>1596323080> [ALL/양과늑대/플러팅] "Bite" - Twenty_Nine :: 1001

나랑 단풍 구경하러 갈래? ◆Sba8ZADKyM

2021-10-01 21:35:41 - 2021-12-08 00:26:22

0 나랑 단풍 구경하러 갈래? ◆Sba8ZADKyM (ZOk47WEY.I)

2021-10-01 (불탄다..!) 21:35:41

양과 늑대, 그것은 당신을 칭하는 비유적 호칭입니다.
현존하는 양과 늑대는 평화롭게 풀이나 고기나 뜯고 있겠죠.

그래서 당신은 뜯는 쪽입니까, 뜯기는 쪽입니까?
하하. 뭐건 악취미네요.

선을 넘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부디, 맛있게 드세요.

※플러팅은 자유입니다.
※'수위'는 반드시 반드시 지켜주세요.
※캐조종, 완결형 금지입니다. 민감한 부분은 꼭 먼저 상대방에게 묻고 서술합시다.
※캡틴이 항상 관찰하겠지만, 혹시나 지나친 부분이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웹박수로 찔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트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91097
선관/임시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84096
익명단톡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91098
웹박수 https://forms.gle/svRecK4gfgxLECrq8
이벤트용 웹박수 https://forms.gle/6Q7TyppVp8YgDDiP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Bite

10/4 부터 가을이 시작됩니다.

818 연호주 (D01wSQ7MkY)

2021-11-30 (FIRE!) 21:15:51

저도 오랜만에...? 갱신할게요..!!!

819 아랑주 (f5ZmyfQ46U)

2021-11-30 (FIRE!) 21:21:11

>>818 연호주! 오랜만이에요!!! >:D

820 연호주 (D01wSQ7MkY)

2021-11-30 (FIRE!) 21:40:32

>>819 반가워요 아랑주!!! 이제 슬슬 힘든일이 끝날 각이 잡히네요... (데굴) 흑흑 마지막 일상... 저도 굴리고 싶은데... 8ㅁ8

821 아랑주 (f5ZmyfQ46U)

2021-11-30 (FIRE!) 21:46:47

>>820 끝날 각이 잡혀서 다행이에요.... 8ㅁ8!! (꼬옥) 마지막 일상.... 아직 10일이 남았다고 하고 싶은 마음이 반, 힘든 일이 끝날 때까진 쉬시란 마음 반이네요...

822 아랑 - 해인 (f5ZmyfQ46U)

2021-11-30 (FIRE!) 22:15:40

학생회실에는 해인 선배 혼자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아랑의 표정이 약간 밝아졌다.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말하기 조금 곤란했을 것이다. 해인 선배 아르바이트... 시간 생각하면 용건만 간단히 말하는 게 맞는 걸까?

“ 쪼꼼 상담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시간을 많이 뺏지는 않을 거예요오. ”

배시시 웃는 얼굴에 멋쩍음이 조금 섞여있다.

“ 아무거나 괜찮은데에, 주스가 있다면 주스가 좋아요~ ”

생수라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약간 단 걸 먹는 게 좋을까 싶어서, 주스가 있다면 주스를 부탁했다. 아랑은 해인이 권해주는 자리에 앉아서 해인이 음료를 준비하는 걸 잠시간 바라보았을 것이다. 상담... 해인 선배는 부회장이라 평소에 상담 같은 걸 종종 받겠지만, 막상 아랑이 상담을 청하는 건 처음이라서 조금은 당황하지 않았을까?

해인이 음료를 가져왔다면 그걸 양손으로 들어 한 모금 마신 후에 아주 조금 머뭇거리다가.

“ 3학년은 진로 상담이 끝났지요? ”

눈치 보는 햄스터처럼 동그란 눈을 도로록 굴리다가 물어봤을 것이다.

823 아랑 - 경아 (f5ZmyfQ46U)

2021-11-30 (FIRE!) 22:17:33

“ 잘 지냈어요! ”

밝게 웃는 얼굴로 답하고 경아 선배애는 잘 지내셨냐며 애교 있는 투로 방실거리며 물었다. 와르르 쏟아지는 말보다, 당신이 언니라고 지칭하는 말에 조금 놀랐을까? 당신이 처음으로 언니라는 말을 썼다면 조금 눈이 동그래졌다가 방긋이 접혔을 것이고. 당신이 평소에도 종종 언니라고 지칭했다면 동그래지는 것 없이 방긋이 접히고 고개를 끄덕였겠지. 사준다고 하면 거절은 안 한다. 다만 많이 고르는 게 아니라 신중히 하나만 고르겠지.

“ 신메뉴 있으면 먹어보려고 왔지요오. ”

마시러 온 거라기보다는 먹으러 온 건데, 신메뉴가 음료라면 마시는 게 되려나? 아랑은 메뉴판에 시선을 주었다가 진열된 베이커리를 본다. 음료에 변동은 없지만, 단호박 크림치즈 머핀이라는 처음 보는 디저트가 생겨서 아랑의 얼굴이 화아아 밝아졌던 것 같다.

“ 단호박 크림치즈 머핀이 먹고 싶어요~ ”

음료는...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 없으려나아. 그치만 음료까지 사달라고 하긴 좀 그런가? 아랑은 경아를 말끄러미 보며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음료까지 시켜도 되냐고 물어보는 아랑의 사소한 몸짓에 당신은 햄스터나 토끼 같은 작은 동물이 갸웃거리는 것을 연상했을지도 모르겠다.

824 아랑주 (f5ZmyfQ46U)

2021-11-30 (FIRE!) 22:22:47

생각해보면 해인이는 학생회 부회장이고, 3학년이고 해서 왠지 이런저런 상담이 많이 들어왔을 것 같은 느낌도 있어요... <:3 근데 막상 아랑이가 뭘 상담하는 건 처음일 거 같네요! >:D 아랑이가 원래 이런 상담 각잡고(...?) 잘 안하는데... 고민을 하다하다 안 풀려서 해인이를 찾아간 거니까요 <:3

경아 사복....!!! (맘에 듬!!) 경아 생각보다 추위 많이 타나...?? 경아가 코트 입어서 생각보다 날씨가 추운가 싶기도 하네요 하긴... 올해 가을을 갈!도 아니고 ㄱ... 만 있다가 사라졌죠... <:3 아랑이도 조금 더 두껍게 입혀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해요. 늘 시키던 음료 중 하나라니까 경아가 골랐을 음료가 소소하게 궁금해졌어요. <:3 (코코아?)

답레들 남겨두고 사라집니다... 모두 굿밤 되세요! >:D

825 연호주 (D01wSQ7MkY)

2021-11-30 (FIRE!) 22:45:29

>>821 10일이라는게 생각보다 엄청 짧으니까요... 8ㅁ8 내일은 와서 일상 한번 구해보도록 해야겠어요... (기어감) 잘자요 아랑주! 좋은밤 좋은꿈!

아직 계신 다른분들 반가워요!!!!!!!!!!

826 아랑주 (f5ZmyfQ46U)

2021-11-30 (FIRE!) 23:03:21

>>825 생각보다 짧죠.... 일상 돌리면 시간이 더 빨리가기도 하고요. 그래도 내일 연호주의 일상이 돌아가길 바래요...! >:3!! (토닥... 토닥...) 연호주도 좋은 밤, 좋은 꿈!

언제 뻗을지 몰라도 다시 왔어요... <:3 오늘 답레 올려주셔서 오늘치 기력은 다 써서 답레의 답레는 내일 천천히 올라올테니 해인주랑 경아주는 느긋하게 써주세요...

827 도경아 - 문 하 (sdr/f3qrEA)

2021-12-01 (水) 00:55:14

그래, 생각해보니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같다. 저 무채색의 소년이 엄청난 대회에서 수상한 운동특기생이라고. 그러나 그 생각은 곧 경아의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그것보다는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는 후배 한 명이 신경 쓰일 뿐이다. 저러면 깨면 팔꿈치가 아플 때도 있던데, 같은 생각이나 하면서.

"감사하긴. 별 것도 아닌 걸."

경아는 가벼이 말한다. 잠은 좀 잘 잤니? 하고 건네는 질문은 언제나와 같이 잔잔하고 상냥한 어조다. 경아는 정리를 마치기 위해 반납도서가 잔뜩 쌓인 책상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의자를 다시 빼내어 앉는다. 이 책은 신화 부분, 이 책은 자연과학, 이 책은 신간 도서...함께 갖다둬야 책끼리 분류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그러다 들려오는 당신의 말에 잠시 고개를 든다.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음, 아무래도 그렇지. 높이도 쌓인 책들을 흘긋 보다가 다시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래도 반납도서가 많다는 건 도서관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소리기도 하니까,"

나쁘지 않다고 봐. 어깨를 으쓱이며 가볍게 덧붙인다. 다시 책을 분류하는 작업으로 돌아가려다, 당신의 쥐고 있는 책에서 시선이 멈춘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제법 격렬한 사랑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 대출해줄까?"

잠시 시계를 본다. 대출해주는 건 시간이 얼마 안 걸리니까, 아마 괜찮을 것이다.

828 도경아 - 금아랑 (sdr/f3qrEA)

2021-12-01 (水) 01:06:29

"아, 듣기 좋은 소식이네."

당신을 바라보는 눈길이 따스하다. 당신과는 그래도, 꽤 친한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적어도 경아의 시각에서는 말이다. 경아는 당신의 사랑스러운 면모를 좋아하며 동생처럼 여기기를 자주 했다. 단 사탕을 한둘 챙겨준다던가, 가끔 장난식으로 언니라고 칭한다던가 하는 행동에서도 그런 면모가 드러났다.

"그래? 그렇다면 잘 맞춰 왔네. 방금 주인 분께 신메뉴 설명을 들은 참이었거든."

나름대로 야심차게 내놓은 메뉴라고 했던가. 요즘 단호박 시즌이라 오래 연구했던 레시피 중 하나를 꺼냈다고 했었다. 당신 옆에 선 경아는 들려오는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 당신의 몸짓에 정말 귀여워 못 말린다는 것처럼,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또?"

경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웃는다. 디저트 하나 시키면 음료도 시키는 게 좋지 않겠어? 하고 말하는 목소리가 가볍다. 꼭, 당신에게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말하는 것처럼. 말을 마친 경아는 잠시 가만 있으며 당신의 답을 기다린다.

829 문하주 (WgsP2pp3BI)

2021-12-01 (水) 01:10:42

3.3... 어서와 경아주

830 해인주 (mcwBTABll6)

2021-12-01 (水) 01:23:12

좋은 밤이에요~ 답레는 내일 낮에 ...

831 문 하 - 도경아 (WgsP2pp3BI)

2021-12-01 (水) 01:26:10

"...그렇네요."

문하는 쉬이 납득한다. 언제는 청소년들이 책을 너무 안 읽은 나머지 독해력이 너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져서 문제가 될 정도라는 기사가 나왔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도서관 일이 바쁜 게 결코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문하는 읽다가 덮여버린 책을 거머쥐고, 경아가 서적을 분류하느라 바쁜 데스크로 다가간다. 그러다 경아가 질문해오자, 문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뇨."

어디까지 읽었는지 페이지수가 기억나지 않는다. 덮여버린 책에서 어디까지 읽었는지 이리저리 떠들어보다 아직 읽지 않은 부분을 먼저 눈에 담아버리는 건 문하에게는 대단히 기분나쁜 일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문하에게는 많이 씁쓸한 것이었다. 격렬한 사랑 이야기... 그러나 이 책을 거의 4분의 3쯤 읽은 문하에게 이것은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원치 않는 운명의 구렁텅이에 떨어진 인간군상의 발버둥질로 보였다. 행복하고 싶었을 뿐인, 그러나 그 실패한 시도에 대한 대가로 모든 것들을 빼앗겨버린. 자신에게 몰아치는 폭풍을 집어삼켰다가 뱃속부터 찢어져버린 사람의 이야기. 실패사례 모음집.

책이 그렇게도 마음에 안 들었는가, 문하는 책에 더이상 시선도 두고 싶지 않은 듯했다.

"문학 책은 어디 놔두면 되나요?"

어디라고 가르쳐주고 나면, 문하는 거기에 폭풍의 언덕을 얹어두고는 도서관 카트를 질질 끌고 올 것이다. 경아가 도서 분류를 끝내고 나면 책을 옮기는 것을 도와줄 생각인 모양이다. 몇 번인가 있었던 일이 습관이 되어서, 이젠 인사하는 것만큼이나 당연히, 으레 그렇듯이.

832 문하주 (WgsP2pp3BI)

2021-12-01 (水) 01:26:39

다들 쫀밤~ 3.3

833 강해인 - 금아랑 (gQkpFJaY7A)

2021-12-01 (水) 13:25:45

오랜만에 학생회실에 찾아온 아랑이가 꺼낸 말은 평소 아랑이와는 대화해보지 않은 주제라서 조금 놀랐다. 보통 나한테 상담을 하거나 했던 친구는 아니었으니까. 나야 학생회 부회장 자리에 있고 3학년이라서 같은 학생회 후배들의 상담을 조금씩 받아줬던 경험이 있어서 상담 자체가 새롭거나 하지는 않았다.

" 오늘은 꽤 여유로우니까 시간은 괜찮아. 그렇게 신경 안써도 되는걸. "

아르바이트 때문에 눈치를 보는걸까. 다행히 오늘은 늦어도 되는 날이라 찾아와도 문제는 없었다. 냉장고가 없어서 조금 미지근한 주스를 종이컵에 따라서 가져다주며 아랑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한번 갸웃하며 말했다.

" 우리는 아직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끝난 친구들도 있지. 나는 다 끝났고. 근데 갑자기 그건 왜? "

아무래도 오늘 찾아온 이유와 관련이 있는듯 했다.

" 진로쪽으로 고민이 있어? 음 .. 하기야 이제 3학년 올라가니까 슬슬 그런 고민이 들겠는걸. "

나도 2학년이 끝날때쯤부터 비슷한 주제로 고민을 했었으니까. 물론 그때는 더 큰 고민이 있어서 드문드문 생각날때마다 가끔씩 고민을 하곤 했었지만 아랑이 입장에서는 큰 고민이 많겠지. 자리를 옮겨서 아랑이의 반대편으로 가서 앉은 나는 아까 우려둔 녹차를 마시면서 아랑이를 바라보았다.

" 하고싶은게 있어? "

사실 가장 중요한건 본인이 하고싶은거니까.

834 아랑 - 경아 (UggePvHqBY)

2021-12-02 (거의 끝나감) 00:26:49

경아 선배는 말을 참 예쁘게 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 그런가? 잘 지냈다는 말이 듣기 좋은 소식이라고 말해주는 것도 좋았지만, 따스하게 바라봐주는 것도 좋아서 아랑을 헤실 풀어진 얼굴로 웃었다. 도서관에서 만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친해진 후로 종종 언니라고 칭해주는 점도 좋아했다. 경아 언니는 아마 자각이 없겠지만, 응석쟁이가 가지고 싶어하는 언니상에 너무 부합하는 사람이야.

“ ...? ”

아랑은 사장님 나한텐 왜 설명 안 해줘요? 라는 표정으로 사장님을 잠깐 쳐다보았다가 들리는 웃음소리에 경아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 가늘게 웃으며 디저트 하나 시키면 음료도 시키는 게 좋지 않겠어? 라는 말이 다정한 권유처럼 들려왔다.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단 뜻이 전해졌기에 아랑은 배시시 웃으면서.

“ 그럼 음료는... 단호박 라떼로 할까요~? ”

아랑의 시선이 메뉴판을 또그르르 구르다가 한 곳에 멈춘다. 단호박 라떼, 라고 써진 곳에.
머핀이 단호박이니까, 음료도 단호박. 단순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냥 흰 우유는 메뉴판에 없고, 스팀 밀크를 시키면 돈이 조금 아까운 걸. 집에서 데운 우유-스팀 밀크=데운 우유-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 손이 조금 더 많이 가면서 머핀에 무난하게 어울릴 메뉴로 골랐다.

“ 머핀은 언니랑 나눠먹을래요~ ”

나눠 먹으면 더욱 맛이 좋게 느껴질 테지. 아마 사장님이 서비스로 작은 초콜릿도 주실 것도 같고.

835 아랑 - 해인 (UggePvHqBY)

2021-12-02 (거의 끝나감) 00:27:40

“ 그래요? 다행이다아. 선배가 여유로워서 기뻐요~ ”

해인 선배는 한 마디를 해도 숨겨진 두 마디도 알아듣는 것 같아. 아랑은 동그래진 눈을 깜박거리다가 방긋 웃었다. 시간을 많이 뺏지 않겠다는 말에 여유로우니까 시간은 괜찮다며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대답을 바로 돌려주는 게 조금 신기하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보단 둔감한 쪽에 속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더 많으니까 해인 선배랑 이야기하다보면 쪼꼼 신기한 기분이 들 때가 있지이. 바쁜 선배가 여유로운 건 기쁘지만, 좀 쉬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역시 시간을 너무 뺏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회장직에, 아르바이트에, 학업에... 해인이 선배는 너무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여유 시간을 드릴 수 있다면 드리고 싶어지는 거야.

“ 맞아요, 이제 3학년으로 올라가니까...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더라구요오. ”

어지간한 대학은 갈 수 있는 성적이지만, 아마 집에서 가까운 대학으로 골라서 갈 테고. 과가 문제일까? 3학년 올라갈 때까지 정해지지 않으면 무난하게 경영학과나 비서학과로 갈까... 하는 생각은 1학년 때 했더랬다. 그런데 2학년이 되고... 3학년이 한계절 반 뒤에 온다고 생각하면, 그때 했던 생각이 정말 맞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어서.

“ 성적은... 가까운 대학이면 어느 과든 지원할 수 있는 성적까지는 진작에 올렸지마안... ”

아랑은 눈썹을 내리며 웃었다. 곤란해 하는 듯한 미소에, 불안감이 묻어나는 것처럼 보였을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이 학과가 아니면 안 되겠다, 싶은 학과는 없더라고요. 아마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지 않아서일 거예요. 제가 뭘 하고 싶은지도... 사실은 잘 모르겠구요. ”

있고 싶은 장소는 명확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곳에 있을 수는 없을 거라고도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가족이 있는 장소, 하다못해 근처에라도 머물려면... 적어도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마땅한 직업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없다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할까요오...? ”

836 아랑주 (UggePvHqBY)

2021-12-02 (거의 끝나감) 00:28:38

답레 올려놓고 스르르 사라집니다... 다들 굿나잇... >:3

837 강해인 - 금아랑 (a.9MSTEQAo)

2021-12-03 (불탄다..!) 19:29:04

생각해보니 아랑이랑은 1학년때부터 알고 지냈는데 이런 고민을 하는건 처음 보네. 그만큼 진로라는 것은 이맘때의 학생들에겐 굉장히 중요한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거겠지. 거기에 3학년은 진로 결정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니까. 녹차를 한모금 마시고서 아랑이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본다. 성적에 관한 걱정은 없어서 그건 또 다행이네.

" 확실히 그건 고민이겠네. 대학에 갔다가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랑 다르다면 스트레스도 받을테고. "

요즘 같이 전문성을 요하는 직업군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여러모로 피곤한 일이 될 것이다. 물론 나도 지금은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기는 하지만 ... 그래도 무언가 대략적으로 길은 잡아두긴 했다.

" 근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수많은 학과 중에서 너가 가고싶은 학과를 정확하게 꼬집어서 골라내는 것도 힘들 것 같단 말이지. 하지만 사람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게 행복할테니까 ... 대략적인거라도 없을까? 굳이 학과가 아니라 직업이어도 괜찮고, 직업이 아니라면 그냥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싶다라는 목표라던지. "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아랑이보다 고작 1년 더 살고 있는 대학도 안들어간 미성년자일뿐이다. 그래서 아랑이의 대답에 확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 그래도 아끼는 동생이면서 같은 학교 후배니까 최대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 사실 아랑이는 뭘 하던 잘할 것 같지만 말이야. 사실 시간은 많고 굳이 3학년이 아니더라도 그걸 정할 수 있는 시간은 많으니까. 시작점이 늦다고 도착점도 늦는건 아니잖아? "

누구나 역전은 가능한 법이니까 말이야.

838 연호주 (osNnvj0x66)

2021-12-04 (파란날) 20:42:16

갱신할게요!! 좋은 밤!

839 해인주 (qBhQNgG4ds)

2021-12-05 (내일 월요일) 00:16:35

갱신!

840 아랑 - 해인 (JrhcTaY7aM)

2021-12-05 (내일 월요일) 18:48:02

확실히 그건 고민이겠네. 대학에 갔다가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랑 다르다면 스트레스도 받을테고.

해인의 말에 아랑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학과가 영판 다르다면, 스트레스 받겠지. 학과나 직업... 직업이라면 비서를 생각해본 적 있지만. 가족의 비서가 아닌 타인의 비서라면 되고 싶지도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인 걸 봐서, 내 성향과는 안 맞는 일일까?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싶다, 라면.

“ 무슨 선택을 하든 망설이는 시간이 길지 않고, 한 번 선택한 것에는 언제나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는 사람일까요... ”

망설이는 시간이 길고, 한 번 선택한 것에 언제나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정반대의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면. 망설이더라도 도전하고, 선택한 것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그 선택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싶은지도 모르고. ...아무튼 지금의 자신이랑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 ...그 말은 위로가 되네요, 선배애. ”

시작점이 늦다고, 도착점도 늦는 건 아니라는 말. 아랑은 그 말을 한 번 더 곱씹어 보다가 살짝 웃었다.

“ 뭔가... 한 번도 안 해봤던, 아주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진 기분이에요오. ”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비교적 안전할 선택들만 해왔지만. 이제는 울타리 밖으로, 비교적 안전하지 않은 선택들을 해가야 할지도 몰라. 살아오면서 해본 일보다 안 해본 일들이 더 많으니까. 아랑은 고민을 조금 덜어낸 얼굴로 빵긋 웃었다.

841 아랑주 (JrhcTaY7aM)

2021-12-05 (내일 월요일) 18:50:47

답레 늦어서 죄송해요..!
눈이 요새 좀 건조하고 피로해서... 8_8.. 하루만 쉴까 하던데 이틀만에 답레를 가져오게 되었네요... ㅇ<-<
오늘도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842 아랑주 (JrhcTaY7aM)

2021-12-05 (내일 월요일) 18:53:55

하루만 쉴까 했는데... 이틀을 쉬고 이틀만에 답레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를 적었어야 했는데, 올리고 나니까 빠진 내용이 보이네요 (머쓱) 시간이 너무 빨리가서 금방 리부트할 날짜인 10일이 되겠네요.. <:3 하루하루 시간 가는게 아쉬워요.

843 연호주 (3DK/gYyr66)

2021-12-05 (내일 월요일) 22:40:28

갱신!!

844 홍현주 (YIQ1uRS9dE)

2021-12-05 (내일 월요일) 23:19:54

잠깐 들렀다가요!

845 도경아 - 문 하 (BKDCTh1Q9c)

2021-12-06 (모두 수고..) 02:36:17

"그리고 책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경아답다. 책을 사랑해 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마저 좋아하는-, 그런 사람다운 말이다. 그런 말을 하는 경아는 바쁘다 해도 즐거워 보인다. 그러다 들려오는 당신의 말에 잠시 고개를 든다. 단호하기까지 한 말과 질색하듯 하는 반응이라, 의아한 기분도 든다. 책이 별로였냐 되묻는 대신 경아는 손을 내민다.

"이리 주렴. 어차피 여기에도 문학 책들이 몇 권 있어서 한꺼번에 가져다 두는 편이 나을 거야."

아무래도 답이 명백한 질문 같아 보이니. 세상에 책은 무수히 많고 그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한두 권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특히 폭풍의 언덕은...고전 명작이라 많이 소개되기는 해도 그 내용이 즐겁지 않은 축에 속하지 않았나.

당신이 카트를 끌고 온다면 경아는 분야에 맞게 부류한 책 몇 권을 들고 서있다가, 카트에 옮겨 담기 시작한다. 많기는 해도 분류까지 다양한 것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인지도 몰랐다. 책 권수가 적더라도 하나하나 흩어져 있으면 그만큼 귀찮은 일도 없었으니 말이다.

"이 아이들이 가장 위 칸에 놓아야 하는 책이야."

오늘도 부탁할게, 그렇게 말하곤 조금 미안한 듯 웃는다. 여러번 도움을 받았으나 경아는 당연히 여기는 법이 없었다. 자신이 마땅히 해야하는 일을 도움받는다고 생각해서인지, 늘 고마워하면서도 조금은 미안해 하는 것 같았다. 경아는 책 두어권을 품에 안고, 마치 따라오라는 듯 발걸음을 옮기며 가벼운 질문을 던진다.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네. 그동안 잘 지냈어?"

846 도경아 - 금아랑 (BKDCTh1Q9c)

2021-12-06 (모두 수고..) 02:36:21

사장님을 바라보는 당신의 표정을 훔쳐본 경아는 조용히 웃음을 눌러 담았다. 생각이 투명하게 보이는 얼굴이 귀여운 탓이다. 사장님과 잠시 눈빛을 주고 받는다. 아마 사장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겠지.

"단호박 라떼도 괜찮은 선택이지."

단호박 머핀에 단호박 라떼라, 잘못하면 질리지 않을까 싶은 일관된 메뉴 선택이지만 당신이 괜찮다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경아는 계산을 하려 검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내민다. 영수증 해드릴까요? 의례적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 당신의 말에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보곤,

"정말로? 양이 부족하진 않겠어?"

옅게 웃는다. 말은 조금 짓궂게 해도, 자신을 생각해 말한 것이 퍽 기쁜 모양이다. 건네주는 영수증을 받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당신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치려 했다.

"일단은 자리 가서 앉을까? 나는 창가가 편해서 그쪽에 앉고 있었는데, 아랑이가 다른 자리가 좋다 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도 좋고."

847 경아주 (BKDCTh1Q9c)

2021-12-06 (모두 수고..) 02:37:09

답레를...두 번 정도 날려먹어서 답이 늦었어요.... 미안해요, 문하주, 아랑주........

848 유새슬 - 문하 (b0bHurPkOo)

2021-12-06 (모두 수고..) 02:45:39

그게 무슨 말이야?
왜 그런 말을 해.

묻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바닷물이 폐 속으로 들이친다. 기껏 바닥을 박차고 떠올랐던 보람도 없이, 다시 뭔가가 발목을 잡아채 끌어당기는. 곤두박질친다.
머릿속이 싸해짐과 동시에 점차 입꼬리를 굳힐 수 없게 되는 것을 느끼면서, 새슬은 잠시 숨을 멈췄다. 그만, 그만해.

"앞으로는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

자신도 놀랄 만큼 건조하고 삭막한 목소리가 먼저, 어울리지 않게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는 숨소리가 그 뒤에 따라붙고.
한동안 아무 말도, 소리도 없이 소년의 뺨을 쓰다듬는 손길만이 이어졌다. 여전히 그늘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처연하게 흔들린다. 젖어있는 눈물길을 지워내려 엄지로 소년의 눈가를 쓸었지만, 글쎄, 그게 과연 소년에게 효과가 있었을까? 지금으로선 무엇도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한 감정만이 쓰다.

곁에 아무도 없는 것을 상상하는 일이 언제부터 이렇게 고통스러웠나? 이럴 때에는 그냥, 그냥 뒤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만 하면 되었는데. 아무에게도 붙잡히지 않고 얽매이지 않도록. 그러나 지금은 눈부시도록 흰 짐승에게서 시선이 떨어지는 것조차도 그저 아리기만 해서. 차마 자신이 입 밖으로 내밀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꺼냈다. 용기가 없어서, 그리고 또 가슴 안쪽 어딘가가 이상하게 아파서, 그늘을 살피던 시선을 눈꺼풀 아래로 반틈 숨겼다.

"날, 놓을거야?"

어리석게도,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 다시금 제 마음에 꽂혀 오는 비수와 같은 것이 되었다. 짧디짧은 말 한 마디가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이다지도 무시무시한 두려움으로 돌아올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왜 자신은 항상 한 발짝 느린 결과만을 맞이하는지? 아니야, 아니야, 그제서야 비로소 붉은 등이 깜빡이듯이. 무언가를 감지한 머릿속이 시끄럽게 울리는 듯 했다. 분명히 머리를 쾅쾅 울리는 어떤 소음도, 움직임도 없이 차갑고 고요했음에도.

불규칙하게 멈칫거리며, 소년의 얼굴에 닿아 있던 손을 제 쪽으로 끌어서, 이번에는 소년의 손을 제 뺨에 올렸다. 차가워. 소년과는 대조적으로 암흑에 잠기지도, 눈물로 젖어있지도 않은, 아직 남아 있는 미열로 뜨끈한 피부 위에 커다랗고 서늘한 손이 닿을 때. 그나마 반쯤 드러나 있던 눈동자의 일부마저 자취를 감추고.

"나, 나쁜 아이지."

한참 뒤에야 내뱉은 말과 소녀의 표정은, 그것은 고통스러운 자조만이 선명히 느껴지는 웃음이었다.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모를 소리를 나지막한 한숨과 함께 뱉어내고서, 차가운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다른 손을 가져다 소년의 손을 두 손으로 쥐었다. 가지런히 얽힌 손가락과 꾹 감은 눈이 얼핏 보면 무언가를 간절하게 빌거나 기도하는 꼴로 보일 법도 했으나, 고통과 혼란, 슬픔이 질척하게 뒤섞인 무언가만이 선연하게 얼굴에 자리하고 있어 그리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나쁜 아이라서, 욕심을 내서 그런 거지. 나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겁쟁이라서 그래? 내가 아파서? 감히 바랄 수 없는 미래를 몰래 그려봤기 때문이야? 네가 눈물 흘리게 만들어서? 온갖 물음만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고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만 억지로 삼켜내기만 했다. 그걸 꺼내고 나면 따라오는 결과는 항상 혼이 나는 것 뿐이었으니까. 정말로 이 모든 게 끝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

그저 소년의 거칠고 차가운 손만을 꽉 쥐고 있다가 미안해, 하고 속삭이듯 사과했을 뿐이다. 왜일까, 그렇게 흘려 대던 눈물조차도 나지 않았다.

미안해.
미안해.

849 새슬주 (b0bHurPkOo)

2021-12-06 (모두 수고..) 02:46:55

ㅇ(-(.................................................(죽어있음......)

요즘.......조별과제다 동아리 행사다 잔뜩 겹쳐서 난리가 났었네요...........다들.... 좋은 12월...입니다.........날씨가 추우니. 다들.....따뜻하게.........입으세요......................다들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여러분.............

850 문 하 - 도경아 (sMQWZpw5Po)

2021-12-06 (모두 수고..) 03:57:08

"차라리 중간에 잠들어서 잘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폭풍의 언덕을 완독했으면 며칠 내내 기분이 더러웠을 것 같다. 어디서 주워왔는지도 모르는 사생아, 미운 오리 새끼 히스클리프의 이야기가─ 그리고 그가 맞이할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결말이 마냥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래서 차라리 이리 달라고 내미는 경아의 상냥한 손이 마음이 가벼웠다. 문하는 경아를 따라 차곡차곡 카트에 책들을 옮겨담고는, 가볍게 카트를 툭 밀었다. 카트가 가볍게 움직일 만한 양의 책이 아닌데도, 카트는 가볍게 움직인다.

"뭐..."

경아의 간단한 안부인사에, 문하는 짧게 뜸을 들이다 대답한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어요."

잘 지냈냐, 는 말에 잘 지냈다고 대답할 수가 없어서, 문하는 그 어느 쪽으로도 들리지 않을 만한 회색 대답을 했다. 이런이런 일이 있었다, 하고, 자신을 신경써주는 온량한 선배와 나눌 화제로 쓸 만한 이야깃거리가 없었다.

"누나는 좀 어때요?"

적어도 자기보다는 잘 지냈으면 해서, 문하는 짐짓 가벼운 태도를 가장하며 경아에게 말을 건넸다.

851 문 하 - 유새슬 (sMQWZpw5Po)

2021-12-06 (모두 수고..) 04:44:06


※ 노래를 들으면서 읽어 주세요.

그가 어째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한다면, 하나의 명확한 답이 있다. 당신은 그를 너무 오랫동안 혼자 내버려두었다. 이정표가 되어줄 만한 한 마디의 확인도 확언도 확신도 없이 그는 당신에게로 가는 길인지도 아닌지도 모르는 끝없는 안개 속을 너무 오래 떠돌았고... 그 결과, 정신적으로 탈진해버린 것이다.

"모르겠어."

그래서 그는 이렇게 어떤 것도 되지 못하는, 안 하느니만 못한 대답밖에 내놓을 수 없었다. 손은 맥없이 나무 타일이 깔린 바닥을 질질 끌려왔다. 명백히 이 짐승은 죽어가고 있었다. 죽어가는 것이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만이 확실했다. 죽음과도 같은 침묵이 내려앉은 가운데, 소년의 목소리만이 당신의 확신 잃은 질문에 맥없이 대답하는 소리만이 났다. 그러나 그 소리는 침묵을 깬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너무나 미약해서, 겨우 당신에게 들리는 것뿐이 고작이었기에.

"너를 잡고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어."

─장담컨대 그것은 사실이었다! 소년은 참혹할 정도로 망가진 삶을 살았다. 자신의 목숨이 붙어있는 게 온당한 일인가 의심할 정도로 가치관이 뒤흔들려도 보았고, 자기애가 무너져도 보았다. 극한의 상황에 내몰려 남들이 보낼 수 없는 긴 시간 동안 유배당하는 것도 몇 차례고 해보았다. 그러나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과 함께 있으면 그 모든 것을 외면할 수 있었기에- 당신과 맞잡은 손 안에서 미약하게 뛰는 실낱같은 희망을 쥐고 있자면 그 모든 것을 가벼이 털어낼 수 있었기에, 감히 햇살이 드는 환한 날을 기다릴 수 있었기에, 소년은 당신을 바랐고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을 바랐다. 그리고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자신뿐만 아니라 당신에게도 행복이었으면 했다. 그러나...

"그런데 네가 잡히지 않더라."

당신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그를 뒤에 버려두고 떠나갈 때마다 소년은 한 번씩의 이별을 경험했다.

당신이 부재하고 있는 시간 동안, 그 실낱같은 희망이 자릴 비운 동안, 소년이 안개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헤매이고 있는 동안, 소년의 내면에 파고들어 기생해 있던 모든 자기파괴적 부정들은 인정사정없이 가혹하게 소년을 물어뜯었다. 네가 정말로 그 손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네가 그녀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거기서 그녀를 건져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녀에게 행복을 안겨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 아이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널 버려두는 거라고 생각해? 그녀에게 네가 어떤 가치라도 갖고 있다고 생각해? 네게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

그를 물어뜯는 자기부정들에게서 그가 자신을 지킬 방패를 당신은 하나도 쥐어주지 못했었다. 그리고 이제 당신은, 감정의 극한까지 몰린 늑대의 마음이 어떻게 죽어가는지를 보고 있다.

"아니야."

당신의 사죄를 그는 부정했다. 그러니까, 당신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당신은 당신의 사정이 있어 소년에게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던 것뿐이고, 소년을 떠날 수밖에 없었지 않은가. 그가 이렇게까지 무너져있는 것은 순전히 그가 나약한 탓이니까. 그것이 당신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사죄할 필요도 없고 사죄할 이유도 없으며 그 사죄에 효력이 있을 리도 없다. 그러니 그 말이 소년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서 가 닿을 리도 없다. 그러나... 당신이 슬퍼하고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큼은 알 수 있었던 모양이다.

"너는 나쁘지 않아. 그러니까,"

그 꼬락서니를 하고서도, 소년은 꼴같잖게도 당신을 위로해보고 싶은 건지, 어떤 의무감이 들었던 건지, 심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석고상 같은 손으로 당신의 뺨을 조심스레 힘겹게 쓸어본다.

"굳이 애써가며 그렇게까지 안해도 돼."

이제 그는 당신을 붙들기 위해 손을 뻗을 힘이 남지 않았다. 당신이 내밀어야 할 차례다... 당신은 그럴 수 있을까?

852 문하주 (sMQWZpw5Po)

2021-12-06 (모두 수고..) 04:47:23

몇 번인가 말했지만, 문하는 Nell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많이 얻은 캐릭터야.

엔딩이 가까워져 오니까 생각이 많아지네. 다들 혐생 무사히 치르길 바랄게.

853 새슬주 (b0bHurPkOo)

2021-12-06 (모두 수고..) 04:53:40

왜..... 안 ㅈ ㅏ.......

음................ 답레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솔직히 감정선을 따라가는 게 조금 버거워서 <:I....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854 문하주 (sMQWZpw5Po)

2021-12-06 (모두 수고..) 05:19:51

과제 제출기한 임박이라 <:D

느긋하게 써줘- 아니면 정 못 따라가겠다 싶으면 어디부터 어디까진 없던 걸로 하고 좀 더 앞으로 되돌아가도 돼

855 문하주 (sMQWZpw5Po)

2021-12-06 (모두 수고..) 05:22:03

주접이 아니라 진지하게 말하는 걸 보니 이번 답레는 정말로 버거운가 보네. 다시 써올까?

856 새슬주 (YkWyYngtEI)

2021-12-06 (모두 수고..) 09:10:48

갱신합니다! 으으윽... 으윽 월요일 아침.....

>>854-855 답레를 다시 써 오고 말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표현력이 부족해서 어떤 느낌인지 정확하게 적기는 힘들 것 같지만 제가 느낀 걸 최선을 다해 표현해 보자면... 어쩐지 둘의 감정의 템포가 지나치게 차이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요. 어렵네요..

[당신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그를 뒤에 버려두고 떠나갈 때마다 소년은 한 번씩의 이별을 경험했다.]

사실 현재의 스레 수위 상 연인 사이인 미성년자 캐릭터들이 설령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도 하룻밤을 같이 지낸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소재가 있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 모습을 나오게 하지 않으려 한 것은 맞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새슬이는 밤마다, 늦으면 새벽마다 집으로 반드시 돌아가게 된 것이고.. 그로 인해서(꼭 이것만이 이유가 아닐 수도 있겠지요) 문하가 서운한 감정 등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이해를 해요.

하지만 이건 진짜로... 1:1을 파서 기준선이 바뀌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제가 양보할 수 없는 하나의 양심같은 것이어서, 아무래도 지금은 문하가 바라는 답을 새슬이도 저도 꺼내기 어려울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는.. 심정입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요. 지금 문하를 붙잡는다고 해도 새슬이는 다시 돌아가게 될 텐데, 문하의 묘사를 빌리자면 그럼 다시 이별을 겪게 하는 꼴이 될 테고....

저는 유새슬이라는 캐릭터의 특성 상 애정을 갈구하거나 표현하는 데에 틀림없이 미숙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하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많은 것들을 내어 주고 있다... 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또 묘사를 보니 그렇게 다가왔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ㅇ(-(......

어쩐지 오랜만에 와서는 장문의 레스로 구구절절 투정만 하고 가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I.. 문하주와 문하가 정확히 어떤 걸 바라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듣고 싶어요.

857 새슬주 (YkWyYngtEI)

2021-12-06 (모두 수고..) 09:11:17

다들 오늘 아침도 활기차게! 이번주도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0~~!!!

858 문하주 (sMQWZpw5Po)

2021-12-06 (모두 수고..) 10:17:26

>>설령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도 하룻밤을 같이 지낸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소재가 있기 때문에<<
나도 그 점에 동의하고 있고, 새슬이와 돌릴 때는 그 점을 유의하면서 서술하고 있었지만...
이번 답레에서는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점에 대해서 사과할게. 문하가 가슴아파하는 점은 새슬이 자신을 떠나간다는 게 아니라 그 보육원으로 돌아간다는 점이었고, 돌아가기 싫은 곳에 돌아가는 새슬이한테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절망하는 것이었는데, 문하의 늑대 증상이 외로움이라는 점까지 생각하며 답레를 쓰다가 새슬주가 인용한 문장에서 새슬이 자신을 떠나간다는 점에만 비중을 과하게 두고 서술해버려서, 새슬주가 지키고자 하는 마지노선을 침범해버린 것 같아. '불가피한 사정' 쪽에 좀 더 비중을 두어야 했는데, 쓰다 보니 내 글을 내가 통제하지 못해서 새슬주를 곤란하게 만들었네...

문하는 지금 완전히 절망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붕괴되어가는 상태야. 그렇지만 나도 새슬이가 문하의 옆에 계속 같이 있어준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새슬주가 정해놓은 마지노선도 마지노선이고, 청소년보호법이라는 것도 있고 말야...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생각한 해답은 정확히 말하자면 새슬의 입으로 꼭 다시 돌아오겠다거나, 기다려 달라거나, 내게 있어 너는 어떤어떤 사람이니 포기하지 말아달라거나 하는 말을 해서 문하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거였어. 나는 개인적으로 인간관계에 있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위치인지 주기적으로 확인(우리 사이 아직 괜찮지? 하고 물어보는 것보단, 서로에 대한 애정이나 신뢰를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는 그런 것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이것도 뜬금없는 전개일 것 같고, 새슬이나 새슬주에게 지나친 요구가 될지 몰라서 말을 꺼내기 조심스럽지만 말야. 그래서 답레를 다시 써올까? 하는 말을 하기도 했고. 이건 아직도 유효하니까 아무리 해도 답레를 쓰기가 곤란하다고 하면 답레를 고쳐올게.

그리고 서운한 감정에 대해서 말인데... 문하는 새슬이가 돌아가는 게 섭섭하긴 해도 그렇게 문제삼지 않았을 거야. 만일 새슬이가 돌아가는 곳이 평범한 가정이었다면 별로 섭섭함도 느끼지 않았을 테고. 그렇지만 새슬이가 돌아가는 곳이 보육원이기에, 문하는 섭섭함을 넘어서 공포와 절망을 느끼는 거야. 혹시나 지금 이게 내가 새슬이를 보는 마지막 순간이 아닐까, 하고.

투정해도 괜찮아. 오히려 내가 그런 불평불만을 들어도 듣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혐생에 너무 시달려서 그런가, 글을 쓸 때 도무지 캐릭터의 감정선 통제가 안 되고 있어서... 종강 때까지 휴판하는 게 나으려나...

859 문하주 (sMQWZpw5Po)

2021-12-06 (모두 수고..) 10:18:31

다들... 이번 주도 잘 보내길 바랄게.

860 강해인 - 금아랑 (qg17Uqso5M)

2021-12-07 (FIRE!) 00:28:24

망설이지 않는 시간이 길지 않고 확신을 갖고 나아가는 사람이라 ... 아랑이의 말에 나는 흠, 하면서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이상적인 인간상이기도 하지만 조금 엇나간다면 고집이 센 인간상이니까. 하지만 아랑이는 잘해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작게 웃어보였다. 이 웃음의 의미를 아랑이가 알까 싶긴 하지만.

" 그렇게 느껴진다면 정말 다행인걸. "

고작 나라는 인간이 해줄 수 있는 말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다면 오히려 이쪽에서 고마워할 일이다. 내가 인생의 선지자, 현자 같은 사람도 아니고 아까도 말했지만 결국 아랑이보다 고작 1년 먼저 태어난, 어찌보면 또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 새로운 일이라 ... 도전은 언제나 좋은 법이야. 다만 도전도 지나치면 독이 되니까 ... "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겠지.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으니까 길을 찾기 힘들때 등불이 되어줄테다. 안타깝게도 내 등불은 그다지 밝지 않아서 길을 밝혀주기엔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 나보다 더 밝은 사람은 많을테니까 말이야.

" 하지만 또 무작정 새로운 일을 하기엔 리스크가 클지도 몰라. 나중이면 모를까 첫 도전은 좀 쉬운걸 해도 좋을지도. "

이런 세세한 잔소리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나도 모르게 이입했나보다. 웃으면서 이미 다 식어버린 차를 한모금 마신다.

861 아랑 - 경아 (Bzk4dwy6aQ)

2021-12-07 (FIRE!) 23:11:25

검은 지갑이 어른스러워서 멋있어 보이는 건, 그 지갑을 꺼낸 상대가 경아선배라서일까? 아랑은 짧게 생각에 잠겼다가 양이 부족하진 않겠냐는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빵긋 웃었다.

“ 전 어디든 좋으니까 언니가 편한 자리로 가요~ ”

아랑은 경아에게 애교 있게 속살거리곤 눈웃음 지었다. 창가에 앉는 것도 좋지. 바깥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옷차림이나, 거리에 뒹굴거리는 낙엽에서 가을이 느껴질 테니까.

“ 이 카페는 아주 오랜만에 온 거 같아요, 저. ”

“ 근데 오늘 오길 잘한 거 같아요, 경아 선배랑 만났으니까아! ”

아마 경아가 안내해주었을 창가 자리에 앉았다면, 아랑은 잠깐 창가 건너를 내다보다가 경아를 마주 보며 방긋 웃는 얼굴로 말문을 열었을 것이다. 아랑은 이 카페를 자주 찾지는 않았다. 한적한 곳에 있고,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지만, 매번 신메뉴를 내어놓는 카페는 아니기 때문에. 잠시간 잊었다가 어느 계절이 되면 생각나서 꺼내보는 오래된 책처럼, 하나의 계절이 지나갈 때쯤에 한두 번 방문했다.

“ 언니는 단골 카페일까요? 사장님이랑 좀 친해보였거든요~ ”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말을 했으면 단골이겠지? 딱히 단골 카페란 것이 없는 아랑은 궁금한 것이 있었다.

“ 저는 단골 카페가 없어서 그런가아 좀 궁금한 게 있는데에... ”

늘 먹는 걸로 주세요~ 라고 말하면 진짜로 기억하고 그 매번 먹던 메뉴를 주시나요?

라며 아랑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 단골 카페가 생기더라도 아랑은 해볼 일이 없는 멘트이긴 했다. 어떠한 카페가 맘에 들어서 참새가 방앗간 지나가듯 찾아가게 된다 하더라도 매번 같은 메뉴를 시킬 일은 없기 때문에.

862 아랑 - 해인 (Bzk4dwy6aQ)

2021-12-07 (FIRE!) 23:13:57

작게 웃는 모습 때문일까. 어쩐지 마음에 안도감과도 비슷한 감정이 번진다. 아랑은 안심이 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래서 해인 선배를 찾아오게 되었을까? 어리광을 받아주는 걸 싫어하지 않고, 또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라서. 그래서 나는... 가족에게 말하기 힘든 걸 아주 조금만 털어놓고 싶어진 걸지도 몰라. 아랑은 배시시 따라 웃었다.

“ 너무 위험한 도전은 안 할 거예요~ 걱정해주는 사람이 지금 제 눈앞에도 있으니까요오~ ”

사소한 도전이라면 어쩌면 꽤 자주 하고 있다. 편의점 신상 과자를 먹어 본다던지, 걸어본 적 없는 방향으로 걸어서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가게를 방문한다던지 하는 것들. 아랑이 하고 싶었던 아주 새로운 것은... 좀 더 미지의 일을 해보는 거였을 테지만. 미지의 일이라고 떠오르는 게 머릿속에 떠오른 게 어째선지 불량학생이 할 일탈 같은 거였어서... 아랑은 그 떠오른 이미지를 빠르게 지우며 방실 웃었다. 새로운 일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클지도 모른다며, 첫도전은 좀 쉬운 걸로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는 해인의 앞에서 ‘일탈 (예를 들면 담배) 같은 게 떠올랐는데 해도 되나요?’ 라고 할 수는 없잖은가. 아, 근데 일탈은 아닌데 떠오른 게 있다.

“ 갑자기 떠오른 건데에, 내년에 학생회장에 출마만 해보는 것도 새로운 도전일지도 모르겠어요~ ”

후후 장난스레 눈을 휘며 말했다. 학생회장에 출마는 해보아도 당선 될 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나온 장난스러운 미소였다. “ 회장은 정말 무리일 것 같고오, 내년에는 반장 선거에 나갈까 봐요! ” 이쪽이 훨씬 실현 가능성 있지이. 생각하며 아랑은 빵긋 웃었다. 생각해보면, 반장을 해본 적이 없지이. 고등학교의 마지막 학년에 할 새로운 도전으로... 너무 적합한데?

생각할수록 마음에 들어.

“ 선배랑 이야기 하니까, 고등학교의 마지막 학년에 할 새로운 도전으로 너무... 좋은 게 떠올랐네요.”

-고마워요.
라고 감사를 전하며 아랑은 맑게 웃었다.

당장 너무나 먼 미래에 할 일은 정할 수 없었지만, 내년에 할 구체적인 목표가 떠오른 것만으로도 고양되는 것을 느낀다. 정말로 반장이 되면 알 수 있는 것도 있겠지. 자신에게 리더십이란 게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있을테고, 뭔가를 책임지는 역할도 해보게 되는 거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일인데다가 얻는 게 있기까지 하니 이게 일석이조고, 도랑치고 가재잡는 일이지 않을까? 근래에 했던 고민이 좀 날아간 것 같아서 어깨가 가벼워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너무 막연한 미래의 일을 생각하는 것보다, 년에 한 번씩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게 나한테 맞는 일인 것 같아.

863 아랑주 (Bzk4dwy6aQ)

2021-12-07 (FIRE!) 23:22:44

경아는 " 늘 먹던 걸로 주세요 " 라는 멘트를 해봤을까, 안 해봤을까가 궁금했어요. <:3 금아랑은 저 멘트를 해본 적이 없어요... 매일같이 새로운 메뉴를 시키는 건 아니지만 신메뉴가 눈에 보이면 그걸 시키고, 또 한 번도 안 먹어본 가게를 찾아다니는 편이라... 단골가게의 늘 먹는 메뉴가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3 미래에는 또 다를지도 모르겠지만요!

왠지 해인이랑 대화하면서 해인이가 밀어주면 (...) 아랑이가 내년에 학생회장 되는 게 실현 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는데요. 아랑이는 1~2학년 때 학생회 경험이 없다보니까 반장에 출마하는 정도가 딱 본인의 힘으로 실현 가능한 알맞은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ㅁㅎ..... 우리집 다람쥐가 회장을 할만큼 대범하진 않아.... <:3

답레와 함께 갱신하고 갈게요! >:3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864 아랑주 (Bzk4dwy6aQ)

2021-12-07 (FIRE!) 23:31:18

>>847 날아간 답레... 8ㅁ8 (토닥토닥토닥)
답레는 저도 늦는걸요... ㅇ<-< 완성이 되거든 편히 주세요 경아주 >:D! 해인주도 답레 텀은 신경 쓰지 말고 편하신 때에 널널하게 주세요! >:3
10일? 까지 이 어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10일에 리부트하니까 9일까지 이 어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 잠깐이라도 경아하고 해인이랑 일상을 나누는 게 좋았고, 또 좋거든요... <:3

865 아랑주 (Bzk4dwy6aQ)

2021-12-07 (FIRE!) 23:37:32

해인이가 밀어주면(X) -> 해인이가 회장 후보로 추천해주면(O)
추천해주면이라고 쓰면 될 것을, 밀어주면...이라고 써버렸네요... ㅎㅎㅎㅎㅎㅎ 해인이가 추천해주는 인재(?)면 뭔가 대단히 믿음직하게 보여서 아랑이가 회장으로 당선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3

866 강해인 - 금아랑 (7x5IK.9kpo)

2021-12-08 (水) 00:26:22

걱정해주는 사람이라 ... 나 말고도 여럿 있을테니까. 그래도 나는 아랑이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대로 무리 같은 도전은 나도 나서서 말려줄테니까. 사람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나도 내가 아끼는 몇몇의 사람은 있는 법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쏟을 수 있는 관심을 나는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모조리 쏟아부을 자신도 있었다. 내가 조금 무리를 할지라도.

" 학생회장이라 ... 의외로 잘 어울릴지도? "

지금 학생회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산들고 학생회가 꽤 바쁘고 힘든 편이라서 마냥 추천을 해주기는 힘들지만 학생회장이라면 아랑이 입장에선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학생회장 자리가 인기가 꽤 많아서 경합도 꽤 힘든데다가 후보도 많아서 경쟁 구도부터 힘들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추천해주긴 좀 그렇다. 나는 내 능력 덕분에 쉽게 차지할 수 있었지만 ..

" 그래도 역시 학생회장은 추천은 못해주겠네. 부회장보다 회장이 더 바쁘거든. "

지금 회장님은 도망다니느라 바쁘긴 하지만 말이야. 어차피 가는 곳은 정해져있어서 잡혀오면서 왜 그렇게 도망 가는지. 그냥 너무 일이 많아서 도망가는거겠지. 일이 많은걸 나도 이해는 하고 있었기에 도망 간다고 질책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런 자리를 아랑이에게 추천해주기엔 양심에 찔리니까.

" 반장이라면 딱 좋겠네. 사실 반장도 꽤 힘드니까 말이야. "

학생회에서 2년. 1학년때는 이런 자리에 관심이 없어서 반장 선거조차 나가지 않았지만 학생회에 있으면 반장 같은 직책은 맡을 수 없으므로 해본 적은 없지만 각 동아리 부장이나 반장과 계속 소통을 해야하는 학생회 입장에서 보자면 반장도 만만치는 않았다. 학생회와 반 아이들 사이를 중재해야하니까. 그래도 학생회장보다는 훨씬 나았기에 나도 그쪽을 추천해주고 싶다.

" 3학년 반장이라면 학교 행사에 크게 참여하지는 않으니까 조금 더 여유로울테고 ... 진학과 입시가 있으니까 그쪽으론 조금 더 힘들게 되겠네. 그래도 그 정도 도전이라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해. 어쩌면 정말 잘해서 1년이 만족스러울지도 몰라? "

반장이 된 금아랑이라 ... 지금은 쉽사리 상상이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대학에 가서 그녀의 소식을 들었을때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한 나는 아랑이의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서 도와줄게 무엇이 있을까하고 작게 고민을 해보다가,

" 반장에 나간다면 ... 내가 도와줄만한건 딱히 없겠네. 반장 유세 같은거 할때 어떻게 할지 알려주는 정도? "

그런 것도 직접 해보는게 도움이 되겠지만 처음부터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은 고집이니까 말이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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