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314096> [상L]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독백 잡담방 -207- :: 1001

넛케주

2021-09-22 00:39:45 - 2021-09-28 19:18:44

0 넛케주 (LQeWJgDL8k)

2021-09-22 (水) 00:39:45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1:1 카톡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396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 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638 C4LL1STO - 약속 하나 (0WFf1g13WA)

2021-09-24 (불탄다..!) 23:01:44

이전편: situplay>1596314096>359

그들은 무사히 부대에 도착했다.
다만, 숙소로 돌아가도 좋다는 말을 들은 건 폴라리스 뿐이었다. 칼리스토는 병사들에게 끌려가 구치소에 처박혔다. 명령불복종의 죄값은 크다. 칼리스토의 죄목은 '아이를 찾지 말라'는 인류의 직접적인 명령을 위반한 것. 무단으로 부대를 이탈했기에 탈영죄 또한 추가되었다.
폴라리스는 당연히 울고불며 난리를 쳤다. 아직 어린 아이는 군대의 규율을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죄인에 대한 면회가 허락된 건 그로부터 며칠 후였다. 그때가 되서야 폴라리스는 사령관과 함께 칼리스토를 보러 갈 수 있었다.

구치소, 나쁘게 말하면 감옥이다. 그야말로 원시적인 형태의 수용 시설. 현대적인 구치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과 빼곡히 세워진 철창 문을 보면 어디 매체에나 나오는 교도소가 생각날 지경이다. 게다가 지하에 있어서 축축하고 어두웠다. 썩은내도 풀풀 났다.
폴라리스는 자신과 키가 엇비슷한 벨레로폰을 따라 지하로 내려왔다. 다 나간 전등의 빛이 수시로 점멸했다. 눈을 꿈뻑이던 아이가 벨레로폰을 앞질러 달음박질친다. 비어있는 감방을 양옆으로 몇 번 지나치자 누군가 있는 감방이 보였다. 칼리스토였다. 맨바닥에 다리를 뻗고 앉아 허공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긴 머리는 다 잘려나가 어깨에 간신히 닿는 정도가 되어버렸다. 세탁하지 않은 옷은 오일과 먼지가 묻어 지저분했다. 그나마 새로 갈아끼운 팔만이 멀끔해 보였다.

"칼리스토!"

폴라리스는 그녀를 부르며 문 앞에 바짝 붙는다. 그리고 쇠창살을 양손으로 꼭 잡는다. 차갑다. 녹슨 쇳내가 올라온다. 그래도 아이는 손을 놓지 않았다.
아이의 부르는 소리에 칼리스토가 고개를 돌린다. 눈빛은 총기를 잃었다. 얼굴에 그늘이 져있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온다. 폴라리스가 제 앞에 선 안드로이드를 올려다본다. 가까이 있는데도 엄청 멀게 느껴지는 거리다.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철창이란 그런 의미였다.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지."

제일 먼저 폴라리스가 힘겹게 내뱉은 말이었다. 이내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다. 창살을 붙잡은 손이 불안하게 떨린다. 너무 미안해서, 그저 울음 섞인 숨을 내뱉는 것 밖엔 할 수 없다.

"아닙니다."

칼리스토가 새 왼팔을 움직여 아이의 손을 감싸쥔다. 아이의 손은 따뜻하고 안드로이드의 피부는 부드러웠다.

"전부 제 과오입니다. 당신을 보호하지 못한 제 탓입니다."

칼리스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더 빨리 왔었더라면, 자리를 뜨지 않았더라면. 다시금 반복된 후회였다. 그랬다면 아이가 공포에 떨 일도, 상부의 명을 어기는 일도, 여기에 홀로 갇히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폴라리스는 모든 게 자기 잘못인 것만 같았다. 그래서 고개도 차마 들지 못하고 굵은 눈물방울만 뚝뚝 흘렸다. 흐느끼는 소리가 고요한 지하에 울린다.

"저는, 칼리스토가 풀려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해 볼게요."

어느새 다가온 사령관 벨레로폰이 말했다. 그는 뒷짐을 지고 먼 발치에 서서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훌쩍이던 폴라리스가 뒤를 돌아본다. 신뢰와 걱정이 동시에 묻어나오는 표정이었다.
이제 칼리스토는 사령부의 판결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죄 지은 안드로이드 병사에겐 징역형도, 교화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오로지 훈방 혹은 사형. 그 뿐이다. 물론 사형 선고를 받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악의를 가지고 그런 건 아니었잖아요."

군대는 엄격한 곳이다. 상급자의 말만이 절대적인 곳에서, 의도가 선한가 악한가는 고려되지 않는다. 군법을 위반하면 그에 맞는 처벌을 받아야 할 뿐이다.
그런데도 벨레로폰은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고 있었다. 칼리스토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은 인류의 명령을 무시했다. 그러니 그 대가를 마땅히 치러야 한다. 선의라는 이유를 면죄부로 써선 안 된다.

"괜찮습니다. 사형 판결이 내려져도..."
"맞아. 날 데리러 와 줘서 얼마나 기뻤는데."

칼리스토의 말에 폴라리스가 황급히 끼어든다. 아이는 그녀를 바라보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칼리스토는, 문득 생각했다. 이런 존재를 남겨두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버려도 되는 걸까?

"꼭 책에 나오는 왕자님 같았어."

눈물로 범벅된 눈가를 쓱쓱 닦더니 활짝 웃어보이는 폴라리스다. 새빨간 얼굴에 말간 웃음이 피었다.
그래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는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있다. 보호해줘야 한다.

"그러니까... 꼭 나한테 돌아와야 해."

폴라리스가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약속해." 그래서 칼리스토는 약속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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