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1:1 카톡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396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 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칼리스토는 계속 뛰었다. 두루마리를 펼치면, 땅 위에 푸른 빛의 궤적이 그려진다. 그 길을 무작정 따라서 병영을 빠져나온 지 약 한 시간. 아직도 목적지로 보이는 곳은 나타나지 않았다. 폴라리스를 납치해 데려간 이들은 분명 카오스일 것이다. 일전에 소란을 일으켰던 탈영병 집단 말이다. 폴라리스는 카오스에게 생체 실험을 당했고, 겨우내 빠져나왔지만 다시금 그들의 손아귀에 붙잡혀버렸다. 카오스가 그리도 아이를 원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 이전에 조달하기 힘든 재료일 인간을 굳이 피험체로 삼는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 궁극적인 목적 또한 결코 알 수는 없지만, 평범한 것은 결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의문이 생겨난다. 폴라리스에겐 키메라를 조종하는 초자연적 능력이 있다. 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사고를 계속하는 새에 빛의 길은 한 폐허 안으로 이어졌다. 전부 부식되고 무너져서 건물로써의 기능도 잃어버린 주택이었다. 칼리스토가 잔해를 밟으며 길을 따라간다. 빛은 지하실로 통하는 계단 아래까지 쭉 뻗어있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계단을 내려갔다. 어두운 계단통에서 작은 빛 하나에만 의지해 내려간다. 깊이가 상당하다.
계속해서 내려간 끝에 칼리스토는 이 시설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거대한 지하 벙커가 그곳에 있었다. 평범한 민가에 이런 게 숨어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연식이 상당히 오래되어 보였는데, 최소한 인류의 후퇴 이전에 건축된 것 같았다. 음습하고 어두운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게 경비가 허술했다. 하기야 아무도 그 존재를 모르는 장소다. 침입자가 들이닥칠 가능성도 없는데 순찰에 병력을 쓰는 건 쓸데없는 낭비다. 하지만 지금 나타난 그 침입자가 복도를 천천히 거닐고 있다. 두루마리는 제 기능을 잘해주었다. 복잡한 벙커 내부는 그저 빛무리를 띠라가는 것으로 헤쳐나올 수 있었다. 가끔씩 활보하는 적 안드로이드는 요령 좋게 피해주거나 은밀히 무력화시켰다. 칼리스토는 아이가 있을 곳으로 거침없이 전진한다.
자세를 낮춰 어느 정도 나아가자, 전방에 입구가 뻥 뚫린 방 하나가 나왔다. 칼리스토는 문턱을 넘기 전에 그 너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중앙의 복잡해보이는 계기판. 그 옆으로 커다란 유리장들이 전시대마냥 진열되어 있었다. 딱 사람만한 물체가 들어갈 크기였다. 그 중 하나에 폴라리스가 갇혀있었다. 구석에 다리를 끌어안은 채 고개를 푹 숙인 모습. 거리가 상당히 멀었지만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빛의 길이 폴라리스가 있는 유리장까지 쭉 이어져 있었다. 과연, 그 이용자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방에는 방해꾼이 하나 있었다. 안경 쓴 남성형 안드로이드였다. 칼리스토가 발소리를 죽이고 문턱을 조심스레 지난다. 안경 안드로이드의 등 뒤까지 다가왔지만 눈치챌 기색은 없었다. 곧바로 그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등허리를 무릎으로 차 자세를 무너뜨린다. 이어서 두 팔을 잡아당겨 등 뒤로 모은다. 순식간에 제압당한 안경 안드로이드가 꼴사나운 비명을 지른다.
"아악, 누, 누구...!" "저 문 열어."
칼리스토는 그의 말을 끊어먹으며 사납게 일갈했다. 지레 겁먹은 표정을 한 안경 안드로이드가 계기판 앞으로 내던져진다. 달달 떨던 그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버튼과 레버를 몇 번 조작하다가, 판 아래의 빨간 버튼을 강하게 누른다. 곧 사방에서 붉은 빛이 점멸하기 시작한다. 시끄러운 경고음과 함께 경보가 울린다. 그의 돌발행동에 칼리스토가 인상을 찌푸렸다. 안경 안드로이드는 뒤를 잠깐 돌아보더니 그대로 도망치려 했다. 그 뒷덜미는 칼리스토에게 손쉽게 잡혔다. 안경 안드로이드를 넘어트려 뒤통수를 잡고 바닥에 내리친다. 둔탁한 소리가 몇 번 울린다. 빨간 오일이 사방에 튄다. 큰 타격을 입은 안경 안드로이드는 단말마도 내지르지 못하고 작동을 정지했다. 금속 손아귀의 힘은 강하다. 즉사하진 않더라도 핵심 부품은 파괴되었을 것이다. 칼리스토는 서둘러 유리장 앞으로 향한다. 소란을 눈치채고 고개를 든 폴라리스의 얼굴에 온갖 감정이 서려 있었다. 그녀의 등장에 퍽이나 놀란 것 같았다.
"물러나십시오."
아이에게 조용히 이른다. 방법이 없다면 힘으로 뚫으면 된다. 그 말을 들은 폴라리스가 반대쪽 벽에 바짝 붙는다. 이윽고 칼리스토가 기체에 힘을 싣고 유리장에 돌진한다. 몇 번을 반복하니 유리에 금이 하나둘 생겼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딪히자, 날선 소리와 함께 유리가 산산조각난다. 칼리스토의 몸이 옆으로 기운다. 통각 센서가 비명을 지른다. 찢어진 인공 피부 사이로 쇳덩이 기체가 흉하게 드러난다. 날카로운 충격에 칼리스토는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폴라리스가 잽싸게 달려와 안긴다. 작은 숨소리가 새근새근 들려왔다.
경보 요란하게 울리는 복도 사이로 칼리스토가 달려나간다. 동력을 폭발시켜 더욱 빠르게 질주한다. 경보를 듣고 몰려든 전투원의 수는 상당했다. 하마터면 꼼짝없이 휘말릴 뻔했다. 아슬아슬했던 교전의 흔적은 그녀의 기체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절단된 어깨에서 끊어진 전선이 튀어나와있다. 진한 오일이 묻은 단면부에서 작은 스파크가 힘없이 인다. 길게 내려오던 하얀 섬유 머리카락은 볼품없이 잘려나갔다. 시야에 노이즈가 끼어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칼리스토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 안에 꼭 안겨있었다. 그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어깨를 미세하게 떨고 있다. 칼리스토의 손아귀에 쥐인 두루마리가, 방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벙커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그 효과를 익히 알게 된 칼리스토는 푸른 빛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따라간다. 너른 복도에 다급한 발소리가 여럿 겹쳐 울린다. 추격자들이 끈질기게 쫓아오고 있다. 뭐가 그리 절박한지 소리를 꽥꽥 지르며. 물건이나 무기 따위를 던져대기도 했지만 그녀에겐 별 위협이 되지 못했다. 마지막 문을 넘어가자 시커먼 어둠에 휩싸인 계단통이 보인다. 칼리스토는 계단을 두세 칸씩 건너뛰며 걸음을 서두른다. 한참을 올라오자 미약한 태양빛이 새어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지상에 발을 딛자 선선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 벌써 동이 트고 있었다.
얼마를 뛰었는지도 가물가물해질 무렵, 칼리스토가 뒤를 살짝 돌아본다. 따라오는 적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뛴다. 구불구불하게 자란 나무뿌리를 뛰어넘고 무너진 잔해를 밟고 올라간다. 기체에 충전된 전력이 바닥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곧 지평선 너머로 부대 진영이 나타났다. 남은 힘까지 전부 끌어모아 죽을 기세로 달린다. 병영이 코 앞까지 다가왔을 무렵에야 칼리스토는 달리기를 멈춘다. 익숙한 풍경이 보이자, 여태까지 불안한 기색을 보였던 폴라리스가 먼저 품에서 빠져나왔다. 그새 숨죽여 울었는지 눈가가 벌겋다. 칼리스토는 아이와 같이 천천히 걸어간다. 입구에 다다르자, 그 옆의 보초가 말 없이 창을 겨눈다. 칼리스토가 남은 팔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이제, 안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