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 여우 내지는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여자입니다. 당신이 느낀 바가 어떻건간에 그것은 크게 틀리지 않았을테죠. 이 여자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휘두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요. 그녀는 매끄러운 흑발을 지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세상이 한 번 망한 지금도 윤기가 흐르는 좋은 상태의 머릿결을 유지하고 있지요. 머리칼은 그녀가 자신의 장비를 들고 골목 사이사이를 뛰어다닐때마다 뒤를 따르며 나부낄겁니다. 장난기가 담긴 눈은 이질적인 다홍빛 광채가 흐르며 총기 위에 얹혀진 옵티컬 스코프 안을 들여다 볼 때면 세상은 아샤의 눈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이 눈은 아샤의 자랑거리이기도 합니다. 아샤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다른 저격수들과 비교해 보아도 평균 시력이 1.7씩이나 더 좋았으니까요. 이는 이론상 다른 사람들보다 가시거리에 따른 유효사거리가 3배 정도 차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큰 기업의 사병으로 고용되었던만큼 몸매는 미적으로도 건강적으로도 좋은 편입니다. 가슴 사이즈도 일반 여성들과 비교보아도 꽤 자랑할 만큼 있는 편입니다. 본인도 일단은 여기에 적지않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저격을 할 시에는 그다지 좋은 메리트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자가 섬섬옥수라고 이를 정도로 예쁜 형태를 갖추고있는 손이지만 굳은 살과 흉터가 남아있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자의 고운 손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이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깨어 있을때에는 유사시에 대비하여 항상 장갑을 착용하고 있어서, 맨 손을 볼 기회는 그녀가 잠들기 직전 뿐일겁니다. 신장은 173cm. 앙다문 입술의 웃는 얼굴상. 오똑한 이목구비에 묵시적인 상황을 가볍게 냉소하듯 올라간 눈썹. 오른눈 아래에는 눈물점이 있고, 귀에는 작은 피어싱이 있습니다. 여성스러운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지금은 야전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복장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녀는 이것에 대해 불만이 아주 많은 모양입니다.
성격 : 얼마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거의 항상 여유를 잃지않고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를 하며 힘을 빼놓습니다. 이런 느물거리는 태도에 그녀가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샤는 사실 굉장히 계산적인 성격입니다. 모든 것은 계산대로 그리고 순리대로 척척 돌아가야 임무가 틀어지는 일 없이 완수 될 수 있다고 믿고있습니다. 다행히 이 계산이란 것은 아샤의 지휘하에 거의 어긋나는 일이 없지만, 만약에라도 계획이 틀어지게 된다면 굉장히 당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아샤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큰 내색을 하려하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남에게 보이는 것은 자신의 약점이라고 생각하며 싫어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책임을 끌어안으려 하는 자책적인 남모르는 면모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평소의 그녀가 가짜를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아샤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관리 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물자 조달을 위해 시내로 들어서면 잊지않고 트리트먼트와 마스크팩을 챙길 정도로 외모단장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타 : 사태가 벌어지기 전 그녀는 어떠한 기업의 생화학 대응 특수 전투 사설부대의 저격사수로 소속되어 있었다. 이곳 저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하며 계획서를 짜는게 취미였으나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기동시에는 경기용 5.56mm AR플랫폼에 연장총열을 비롯한 다양한 개조를 거쳐 지정사수소총처럼, 거점에서는 .300 윈체스터 탄을 사용하는 사냥용 볼트액션 소총을 원거리 지원 화기로써 화기를 두 정 운용하고 있다. 성의 정확한 발음은 그르-후스콧이다.
"그래, 행복이야─ 엄마도 말했는걸. 아무리 상황이 나쁘더라도 어딘가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행복을 찾아가는 게 살아가는 거라고."
이름: 예라 니콜슨 叡娜 Nicholson
나이: 19세
외모: 164센티미터. 적정체중보다 약간 적은 편. 명주실같이 차르르 쏟아지는 베이지 블론드빛의 머리카락과, 선명히 짙은 눈꺼풀 사이 말간 보석과도 같은 초록색의 눈동자가 생동감있는 광채를 머금고 있습니다. 어딜 가나 한 눈에 띄는, 유럽권의 선명한 이목구비와 동북아의 앳된 비율을 갖춘 꽃다운 얼굴입니다. 비율 좋게 뻗은 팔다리가 실제보다 키가 조금 더 커보이며, 지나치지 않으나 확실히 존재감 있는 글래머러스한 볼륨감이 있는 몸매입니다. 옷차림은 블라우스를 선호하며 가능한 예쁘게 입고 싶어합니다만, 그럴 형편이 안 된다고 해서 불평하지는 않습니다. 원래는 하의로는 플레어 스커트나 펜슬 스커트, 외투로는 가디건이나 코트를 선호했지만 요즘에는 치마보다 바지가 훨씬 편하다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는지 데님 바지에 후디나 파카 같은 거친 옷들도 곧잘 입습니다. 이번 오디션의 새로운 라운드는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아주 엄격하게 채점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왼머리의 하얀 리본은 소중한 건지 떼어놓지를 않네요.
성격: 소중하게 사랑받고 자랐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상냥하면서도 자유분방하고 마이페이스적인 십대 소녀다운 성격이었습니다. 우리가 알던 세상이 반쯤 파괴되어 버린 지금도 그 성격이 그렇게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평범한 소녀이기에 우리가 알던 세상의 멸망이라는 거대한 사건 앞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지만, 멘탈이 상당히 강한데다 다행히 누군가 의지할 사람이 있었던 덕에 어느 정도 충격과 불안함을 잘 추스르고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어머니에게서 교육받은 독특한 행복론이 있으며, 자신의 행복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철부지같은 면모도 있습니다. 독특한 주관적 행복관을 갖고 있어 행동이 마냥 이기적이진 않지만, 일단 그 행복관에 우선하여 행동하기 때문에 이따금 쓸데없(다고 여겨질 수 있)는 행동을 하곤 합니다.
기타: 아하하, 하고 잘 웃습니다. 차(음료)를 좋아하며,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홍차입니다. 노래를 아주 잘 합니다. 아버지는 유명한 자동차 회사의 수석 엔지니어였고, 어머니는 슈퍼모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동북아 계열이었고, 어머니가 유럽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아시아 출신인 아버지가 지어준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각종 기계와 잡동사니가 가득한 아버지의 차고를 놀이터삼아 자란 덕에, 지금도 기계라면 그럭저럭 만져보고 손질할 수 있으며, 처음 만져보는 기계도 잠깐 살펴보고 작동시켜보는 것으로 작동원리를 파악하는 영특한 면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그랬듯이, 예라도 힘이 굉장히 셉니다. 겉보기로는 별로 근육질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힘이 센지는 불명입니다. 시각은 평범한 편이지만 후각과 청각이 상당히 예리합니다. 시스젠더이나, 양성애자입니다. 딱히 젠더에 대해 객관적인 지식을 갖고 있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뚜렷한 본인의 주관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남자라도 여자라도 상관없다" 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은 다른 주에 있으며, 가장 유명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가자격을 얻어 참가하기 위해 다른 번화한 도시인 이곳으로 왔습니다. 1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평을 들은 참가자가 되어 기획사에서 마련해준 숙소에서 기분좋게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다음 라운드는 그 누구도 예기치 못한 끔찍한 방식으로 그 누구도 예기치 못하게 빨리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사용하는 총은 MP5로, 소음기와 수직손잡이, 레드닷 조준경 등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죽은 경찰특공대에게서 "빌려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여기저기서 빌려온 소방도끼와 맥가이버 칼을 휴대하고 있습니다.
>>8 아 그런가요.. 그러면 첫 일상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제가 생각해둔 걸 말해보자면, 아샤와 예라의 첫만남에 대해서 먼저 일상을 돌려보고, 상황이 마무리(아샤가 예라를 데려가거나, 안전한 지점으로 인도하는 시점까지)되어가면 첫만남을 회상해보고 있었다는 느낌으로 현재로 넘어오면 좋을 것 같아요 (❁´◡`❁)
>>14 생각하기에는 지프가 엔진이 망가져서 시동이 안 걸리고, 예라가 아샤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다가 탈출하면서 그 과정에서 아샤에게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걸 생각하고 있었어요. u.u 무전기를 뽑아들었더니 죽은 동료가 좀비로 일어나는 상황도 스릴있겠네요.
>>15 내가 생각하던 것도 바로 그런 상황이야! 순서는 반대이지만 말이야~ 무전의 소리를 듣고 온 예라였지만, 무전은 감염자의 옷에 붙어있었고 다른 생존자의 무전에 응답하기 위해 감염자가 된 아샤의 동료를 해치운다는 느낌~ 사소한 차이니까 어느 쪽이든 상관 없어! 예라주가 하고싶은 쪽으로~
(거대 쇼핑몰을 끼고 있는 어떤 번화가의 6차선 왕복 도로. 한때는 매우 번화한 도시였던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여기저기 멈춰선 채로 먼지투성이가 되어 덩굴에 감싸여가고 있는 차들과, 그 사이를 드문드문 비척대며 돌아다니는, 한때 인간이었던 것들밖에 없다.)
(거대 쇼핑몰이었던 건물의 벽면에 틀어박혀있는 지프 한 대. 벽면에 박기 전에 이미 어딘가 서너 차례 충돌한 듯, 그 지프는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지 않다.)
(지프의 운전석이 열리며, 무언가가 풀썩 엎어진다. 파카에 하네스 차림을 하고 있는 그것은 사람... 아니, 이제 더 이상 그것을 사람이라고 불러줄 수는 없을 듯하다. 이미 종자를 주입당해 상당 부분 침식된 듯, 그것은 등에 조그만 분재같은 식물을 피워낸 채로 사람의 말을 하지 못하고 기괴한 움직임으로 비틀대며 일어설 뿐이다. 그러나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의 가슴팍에 있는 체스트리그에서 무언가 깜빡이면서 소리가 난다는 점일까. 그것은 무전기다. 누군가가 무전부호를 부르면서 무전기 너머의 누군가를 부르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것에 응답을 했어야 할, 지금 그것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이미 좀비가 되어버렸는걸.)
(그렇지만, 이 근처에 아직 무언가 그 무전음에 응답을 할 만한 누군가가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조그만 건물의 2층에서, 어떤 멸망이 쓸고 지나간 아수라장 가운데에 있기는 너무 앳된 얼굴이 초조하게 쏙 튀어나오더니 초록색 눈으로 거리를 훑어보다가 무전기를 달고 있는 좀비를 발견한다.)
(날씨에 비해 두꺼운 파카를 꽁꽁 두른 사람은, 이내 소리없이 그 건물의 입구에서 조심스레 달려나와 소방도끼를 집어든 채로 최대한 조용히 좀비에게로 달려간다.)
(뒤를 잡아 단숨에 목을 치려고 했으나, 달려오는 소리에 좀비가 반응한 건지 뒤를 돌아본다. 그래서 달려온 사람은 좀비의 머리 대신에 팔 한 쪽을 퍽 하고 찍어서 뜯어낸다. 피가 아니라 나뭇조각이 튀고 수액이 흐른다...)
(좀비는 남은 팔을 뻗어서 반격하려 한다. 사람은 발길질로 좀비를 밀어낸 후, 남은 팔도 도끼로 내리찍는다.)
여기는 '프란체스카'. (종말의 하늘, 종말의 바다) 응답하라 '골리앗'. (하지만 답신이 없다) 골리앗, 들리는가? 응답하라! (멈춰버린 도시에게 왜냐고 묻듯이 외쳐보지만) 골리앗!! 젠장...! (하지만 역시 답신은 없다. 아샤가 입술을 꽉 깨물고 신경질적으로 탁상을 내리쳤다. 엎드린 자세 그대로 멍한 눈동자에 인류 최후의 도시의 풍경이 고스란히 눈에 담긴다. 우스꽝스럽기도하지. 그 누가 최후를 맞이한 세상의 색이 푸른색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역시 그때, 골리앗을 두고 가는게 아니었어. 그 바보같은 무모함을 믿는게 아니었는데. 좀 더 완벽한 계획을 세웠어야했어. 지금에 와서 답신이 없다는 것은 이제... 그 때, 무전기에서 잡음이 날카롭게 울려온다) 골리앗?! (아샤는 덜컥 일어나 발신기를 잡아챈다) 골리앗, 당신 왜 답신을 이제야... (하지만, 잠시간의 침묵) ...아니. 너는 골리앗이 아니구나. (그것이 전혀 다른 자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 너는 누구니~? 서로 인사부터 나누는게 사회에서 약속된 매너인건 알고있지만, 그런 사회는 진즉에 사라졌으니까 생략할게. 괜찮지? (아샤는 세상을 다시 들여다 본다. 역시 골리앗의 위치는 확인할 수 없다... 식별 불가능) 그리고 네가 쓰고 있는 그 무전기는 내 동료의 물건이야. (아샤는 크리그를 조정해 영점을 재조절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있겠지?
...... (무전기 너머에서는 잠깐 몇 번의 다급한 드잡이질 소리가 들렸다.) ...미안해요. (다음 순간, 다시 야무지게 빡, 하고 목질의 무언가가 쪼개지는 소리가 났다.) (무언가 쿠당탕 하는 소리. 그리고 부시럭부시럭 하는 소리.) (잠깐 침묵한다. 아샤가 건넨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 있겠지?' 하는 무게감 있는 한 마디가, 상대방의 말문을 열게 만드는 데 결코 좋은 말은 아니다.) ...그러니까 내 말은─ 헉. (힘겹게 말을 꺼낸 것이 무색하게, 다급하게 헛숨 들이키는 소리가 나더니 후다닥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무전기 너머로 희미하게 잡음처럼 들리는 그것들의 소리. 무리도 아니다. 그 정도 드잡이질이면 주변 좀비들이 다 알아챘겠지.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
따라가지 못한다거나 하는 걸 신경쓰지 않으셔도 좋으니, 아샤주께서 쓰고 싶으신 만큼 써주세요u.u 상황극은 글을 얼마나 화려하게 쓰냐가 아니라 이야기를 얼마나 잘 이어가느냐가 중요하니까, 아샤주께서 아샤언니의 행동을 원하시는 만큼 깔끔하게 묘사해주시면 그것으로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벌써 쫓기고 있는거야? (끄응- 솔직히, 예상 밖인걸~ 아직도 생존해 있는데다가 골리앗의 무전기를 탈취할 정도라면 좀 더 전문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허술해서야... 대체 어떤 녀석인거지? 이래서야 정상적인 교류를 기대하는 건 힘들겠는걸. 차라리 강도라면 쏴죽이고 내가 주우러가면 되겠지만, 시간도 걸리고 리스크가 너무 커. 너무 수고스러운 걸. 그렇다고 무전을 회수 하지 않는 것도 조금 마음에 걸리고...)
(아샤는 고개를 들어 저 멀리에 위치한 도시를 바라본다. 저곳엔 지금, 이름 모를 누군가가 괴물들에게 쫓겨 뛰어다니고 있어. 완벽한 신원 불명의 생존자. 솔직히 죽건 살건 나와는 상관 없는 일. 하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아샤의 시선이 거치되어있는 총기에게로 다시 향했다.) 좋아...~ 어차피 골리앗의 물건도 되돌려 받아야 하니까. (한 번 볼까... 골리앗의 무전을 쓰는게 어떤 용기있는 녀석인지~ 다시 총기 앞에 엎드려 무전발신 버튼을 지그시 눌렀다.)
아아- 여보세요? 듣고있니? '이름 모를 생존자'씨? 부디 듣고있으면 좋겠네~ 왜냐하면, 지금부터 거기서 내가 살아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거거든. (그러니... 헛수고하지 않게 잘 따라오라고. 아샤가 빠르게 펼쳐둔 지도를 옆 눈으로 훑는다. 머릿속에선 재빠르게 루트가 짜여진다. 저쪽이 이동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그리고,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 어디가 안전할지. 그 최적의 루트가.) 잠깐, 그쪽은 안 돼. 너무 많아. 오히려 불로 달려드는 나방꼴이야. 여기서는 오히려 코너를 돌아야겠어. 거기에 좀 먼 곳에 큰 빌딩이 하나 있을거거든. 거기로가. 중간중간 널 쫓아오는 우즈(woods)들이 있겠지만 뒤돌아보지 말고 전력으로 달려.
명심해. (손바닥으로 감싸 볼트를 젖혀제끼자 탄창에 끼워두었던 .300 탄약들이 약실 안으로 제자리를 찾아 치솟아 올라온다.) 절대, 뒤돌아 보면 안 돼~ 알겠지?
잠깐만요, 나 도움이 필요해요... (다급하게 씨근거리는 소리. 젊은 여자의 목소리다. 달리는 도중에도 운 좋게 무전 버튼을 찾은 것 같다. 아까는 아마 '골리앗'의 품에서 운좋게 무전 버튼이 눌려있거나 했던 모양이다.) 지금 폴 포드 쇼핑몰에서 아버사 애비뉴로 향하고 있... 힉. (다행히도 아샤가 루트를 짜기 편하도록, 그 이름모를 생존자는 자신이 어딨는지 말을 해 주었다. 다만 타이밍이 좀 늦었다. 아버사 애비뉴가 아샤의 위치에서 보인다면, 그곳에 돌아다니던 우즈들의 주의가 한쪽으로 홱 쏠리는 게 보일 것이다.) 그렇네요, 아버사 애비뉴론 못 가겠네... (다행히 그곳은 십자로가 아니라 T자형 교차로였고, 자신이 온 곳과 가면 안될 곳 두 군데를 제하면 가야 할 길은 한 곳만 남기에 앳된 목소리의 여자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헷갈리지 않은 것 같다.) (아샤의 저격총에 이제 그 골리앗의 무전기를 들고 있을 법한 도망자가 보일까? 파카 차림을 한 채로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는 사람은 170센티미터보다는 작아 보였다. 그녀는 한손에는 골리앗의 무전기를, 다른 손에는 골리앗의 체스트리그를 매달고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쫓아오는 상당한 수의 우즈들. 그녀가 무전기를 든다.) 그 은행 로고 걸려 있는 빌딩이요? (그녀가 달려오는 도로 앞쪽의 가장자리에 커다란 기름 운송용 탱크로리가 건물에 처박혀 있는 게 보인다.) (하지만 도로 가장자리에 있기에, 이대로 저 탱크로리를 폭발시켜도 큰 효과는 못 볼 것 같다...)
그래그래~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도와주고 있잖아? 진정하고 내 지시에 재깍재깍 따라줘. 그 분재들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 (그래야 골리앗의 장비를 회수 할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예라의 위치가 이동됨에 따라 무전이 안정권으로 돌아오면서 이제야 아샤에게도 그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여자? 아니... 여자애? 여자애가 이런 곳을 떠돌고 있다고? 그것도 골리앗의 무전을 들고?) ...흐음~
맞아~ 그 은행 빌딩. 여기선 제일 높은 빌딩이거든. 잘 아는데? 여기 온 게 처음은 아닌가 봐? 관광 다니는게 취미니?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도시가 점점 더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바스락거리며 바람을 훑는 소리. 소름끼치는 소리. 이 도시에 들른 방문객을 맞아주고 있는 중인 것이다.)
(아샤는 쌍안경을 눈에 가져다댄다.) 찾았다. (수 많은 우즈들.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다가, 라는 말이 있던가? 그 안에서 살아있는 사람을 찾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어머, 진짜 여자애네... (그것도... 천성 여자애같아 보이는데. 저격수란 극한의 거리에서 상대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눈을 가지고 있는 아샤는 단번에 예라의 인상을 파악해낸다. 165 전후의 키, 뛰는 폼은 그저 그렇고,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앳됨... 무엇보다 저 얼굴을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탱크로리 너머, 그 사각에 가려 보이지 않던 우즈가 모습을 드러내며 예라를 위협적으로 덮쳐온다. 순식간이다. 그 갑작스러운 위협에서 죽음이란 안식보다 감염이라는 공포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그리고 우즈는 그대로 달려들어 예라의 몸에 접촉했다가ㅡ) 멈추지 마-! (그대로 미끄러지듯이 쓰러진다. 무언가가 때리고 간 것 처럼 파괴된 뿌리. 예라가 그것을 확인했을때, 아샤의 무전에 뒤이어 파도치는 것과 유사한 파공음이 쏴아- 하고 멀리서부터 밀려오는 것이 들린다.)
끼릭ㅡ 찰칵 (여기서 탱크로리를 쏘는 것은 NG야. 거의 파괴된 탱크라 몇 발 정도 명중시키면 폭발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소음.) ㅡ파학 (폭발은 강력한 소음과 파급력을 동반하게 되어있어. 그걸 듣고 온 우즈들이 몰린다면... 아니, 우즈라면 다행이야. 만약 또 다른 사람이 찾아온다면 저 애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게 돼.) 끼릭ㅡ 찰칵 (변수. 너무나 변수야. 섬멸효과는 떨어지더라도 여기서는 하나하나 저격 하는 수 밖에 없어. 그렇지 않으면 사람 목숨은 커녕.) ㅡ파학 (골리앗의 장비를 회수하는 것도 애매해진다.)
(우즈들은 예라의 뒤, 그리고 앞, 전 방향으로 접근해오는 족족 나무 파편과 수액을 흩뿌리며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우즈들이 쓰러지는 대로 여전히 멀리서는 간격을 두고 파도소리가 들려올 뿐이었다. 빌딩에 거의 접근 했을때 무전이 송신되어온다.) 안으로 들어가면 우측에 비상 계단이 있어. 문 잠글 생각은 하지도 말고 단번에 5층까지 올라가. 할 수 있지?
(후드에 얼굴이 반쯤 가려있긴 하지만, 턱선이나 입은 옷가지나 몸매 선까지만 보더라도 충분히 소녀다. 한 손에 수액과 피가 범벅된 소방도끼를 들고 있고, 분재 떼한테 쫓기고 있긴 하지만.)
코너 돌면 보이는 제일 큰 빌딩이 그거라서요...!
(씨근대는 소리가 답변으로 돌아온다. 여기에 자주 온다거나, 여기 토박이라거나 하는 건 아니라는 듯한 투다. 그렇지만 지금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그렇게 적합한 때가 아니다.. 알기도 전에 저 아이가 시체가 되던가 분재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은가.)
아아악!
(그러나 아샤의 지시보다 예라의 본능이 더 빨랐다. 탱크로리 사각에서 뛰쳐나온 우즈의 머리통이 매섭게 휘둘러지는 도끼날에 순식간에 머ㄹ/ㅣ통이 된다.) (아샤의 총알이 우즈의 몸에 착탄하는 게 더 빠르긴 했지만, 어찌됐건 우즈는 무너지듯이 쓰러졌다.)
잠깐만요...
(예라는 잠깐 멈춰 주변을 둘러보더니, 트레일러 뒤에 매달린 탱크로리가 아니라 트레일러 옆구리에 달려있는 트레일러의 연료탱크 밑쪽을 도끼로 쾅 찍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연료탱크에서 콸콸 쏟아지기 시작한 디젤유는 도망치는 예라의 뒤로 길을 가로지르듯 흐르며, 뒤에 달려드는 우즈들과 예라의 뒤를 가르듯 아스팔트 위에 검고 굵은 선을 그린다.)
저 탱크로리 비었어요. 당신 여기가 보이죠, 혹시 불타는 총알도 있나요?
(예라가 다시 달리는 게 보인다. 아샤의 몇 차례의 지원사격으로 자신이 아샤의 시선 안에 들어있다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폭발이 아니라 불만 놓는 것이라면...?)
흐응...? (저 애, 순간적이었지만 지금 분명 도끼로 우즈의 머리를 반 갈랐지... 꽤나 움직임이 좋은걸? 완전히 변형된 우즈는 일반 나무와는 조직이 달라서 성인 여성도 단번에 가르기는 쉽지 않을텐데. 우즈까지 가지 않아도 멀쩡한 나무를 양단하는 것은 숙련된 나무꾼에게조차도 힘이 드는 일이야. 아니면, 그저 죽기 직전에 나오는 괴력 그런걸까?) 어느쪽이든 재밌는걸 봤네...~
불타는 총알? 소이탄을 말하는 걸까~? 미안하지만 그런 고급 장비는 가지고 있지 않아~ 끼릭ㅡ 찰카닥 (하지만-) 너는 총알의 온도가 섭씨 250도 가볍게 웃돈다는 걸 알고있니? ㅡ파학
(아스팔트 위로 콩 볶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불길이 치솟는다. 총알이 디젤이 흩뿌려진 지면에 마찰하며 불길을 일으킨 것이다. 예라를 따라오던 우즈 무리들은 점점 속도를 감속하다가 이내는 쓰러져, 하나의 장작으로 변해버린다.) 캠프파이어를 봤다고 너무 안심하지 않았음 좋겠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웃기는 얘기지만, 그 나무 요정들중에서는 불에 면역을 가진 녀석들도 있거든. (불꽃을 몸에 두른채 여전히 예라를 쫓아오고 있는 우즈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오히려 불이 번짐으로써 위협적으로 변해버린 개체들이다.)
어때? 5층까지 올라왔니? (예라가 뛰어 올라간 비상계단. 아샤는 5층까지 올라가라고 했지만 예라는 그럴 수 없다. 건물이 벽 째로 함몰되어 계단을 막고있기 때문이었다. 고작 4층에서 멈추는것이 전부였다. 방금 불로 우즈들을 구워버렸기 때문에 당장 급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지만, 이대로 시간을 끈다면 결과는 마찬가지일게 뻔하다. 아직 쫓아오는 우즈들이 있었다. 그리고 방금의 소란으로 우즈는 더 몰릴 것이다.) 뭐가보여? 말해 줘. (계단으로 5층을 올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은행 사무실을 맡고있던 이 층은 아직 남겨진 사무용 책상과 이끼와 덩굴로 침식된 잡동사니를 제외하면 창문으로 투명하게 뚫려있었다. 바로 옆 건물이 보일 정도로... 예라가 다가가서 보면 바로 5층에 옆 건물로 걸어 이동 할 수 있도록 판자를 덧대어 다리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만약을 위해 만들어 놓은 다리 같았다. 하지만 올라갈 수가 없으니 그것을 지금 이용할 수는 없다.)
(고민하는 순간에 계단통로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살인나무들이 예라가 있는 층까지 올라오려 하는 것 같았다. 깨져 있는 창문. 그리고 비어있는 옆 건물. 선택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