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 라임은, 머릿속에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 듯한 착각에, 살이 떨리운 것은 이 전란이 미경험의 영역이기 때문이었다 항변하고 싶었습니다. 나지막한 언덕배기라도, 그 아래에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있을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자신의 강함을 가늠하기 어려워서, 그저, 잠시 두려움을 느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변명일 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미안하다 멍멍아.
라임은 화살을 쏘아 티레겐을 태우고 있던 은빛 갈기를 마무리합니다. 각기 다른 세계의 존재임에도 서로에게 끝까지 예를 갖추었던 고블린과 스치듯 눈을 맞춥니다.
>>312 즉, 지금의 자신은, 평범하게 원한다면 의념에 '액' 속성을 담아서 공격하거나, 혹은 활용할 수 있었다...아마, 구체적인 건 좀더 단련하지않으면 안되겠지만. 어떤 식으로 다뤄지는걸까...그 해답을 알기 위해선, 역시 좀 더 '액'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 액에 닿으면 퍼지는 불행. 그리고 행운과 불행은 정반대지만 거의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 주변에 불행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왔으니. 라고 해도, 오늘은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충분히 했지... 솔직히 말하자면, 김지민 스승님에게 연락하는 것은 예나에겐 조금 어려운 일이였다. 이미 곁을 떠난 제자였으니, 이제와서 의지하는 일같은건 하고싶지않았으니...무엇보다 그녀는 기천 길드라는 아카데미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무언가를 배우기위해서 정진한단 마음도 컸던 거다. 전화...를 하기전에 우선 메시지를 보내자.
#자신의 은사인 '김지민'에게 행운,혹은 액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서 메시지(혹은 톡)로 물어봅니다.
난 약하지 않아요. 라고 볼멘소리로 말한다고 해도. 어쩐지 그런 인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원래 외모에는 큰 힘이 있지 않나요?
사실 녹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녹고 있으니까요. 흘러내리는 것보다 빠르게 사라지자 약간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먹는 화엔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브레인 프리즈가 걸린 것에 입 안에서 녹여서 맛을 느껴보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어련히 알아서 하겠는가란 관념이 입을 열지 않도록 했습니다.
"네. 카레요. 꽤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보니 편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녁이 인도카레가 되면 드물게 당혹스러워하는 지한의 표정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지한은 기껏해야 3분카레나, 일식풍이 묻어나는 고체카레 정도만 생각했을 거에요. 하지만 여기에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고 화엔 씨가 생각하는 카레가 어떤 카레냐고 물어본다면 막을 수 있..
"그래요.. 그럼 재료를 사서 돌아가죠." 그래. 내가 잘못 생각했다. 카레 쪽은 화엔에게 맡긴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면 차라리 나중의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게 훨씬 낫겠어요. 그럼 저는 원래 사기로 했던 식재료들을 사고.. 나중에 합류할 건가요? 라고 물어봅니다. 사기로 한 생필품들을 먼저 산 뒤 배달시킬 건가요? 라는 선택지가 포함된 질문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말을 좀 더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일단 검을 주우라고 하셨으니 검을 줍자. 잠시 뒤에 다가올 어두운 미래(기절)을 예상하며, 조금 느려진 걸음으로 검에 다가가 검을 들어올리면 그때부터는 긴장을 끌어올린다. 오른손으로 천천히 들어올린 검이 중단까지 올라왔을 때 왼 손을 옆으로 빼면 준비는 끝.
여전히 교관님의 자세에는 틈이 없고, 그 방어를 뚫어내려면 이쪽에서 어떻게든 수를 내야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압도당하는 상황. 이쪽에서 이겨먹을만한 요소라면.. 순수한 힘 정도일까?
" 자, 그럼. 갑니다. "
검을 들고 교관님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거리를 좁혀나간다. 급하게 파고들어봤자 오히려 교관님의 대응에 따라 리치가 과하게 좁혀져 역공을 당할거란 판단이었고, 그 상황에서 검으로 대응하기가 난처하다고 원래 하던대로 개싸움을 펼치자면 유효한 공격은 커녕 방금 배운것을 하나도 못 써먹는 상황이 되어버리지 않겠는가.
천천히 걸어가며 아슬아슬한 리치가 되었을 때 오른손을 가슴쪽으로 끌어 당기며 좌상에서 우하로 가볍게 내리그으며 공격. 동시에 상대의 반격에 대응하기 위해 왼손을 명치 옆까지 올리며 교관님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교관님이 뒤로 물러난다면 앞으로 천천히 전진하며 압박을 시도할 것이고, 교관님이 역으로 들어오신다면 왼손으로 대응하면서 옆으로 뿌려진 오른손을 옆으로 눕힌 뒤, 검 손잡이를 이용해 옆에서 찍어올리듯이 공격하려는 생각으로
화엔주,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저번에 선관 짜던 건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아서 미리 써둔 레스 남겨놔요! 나중에 여유 되실 때 천천히 답해주셔도 괜찮습니다!
>>106 새벽에 나누던 선관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똑같은 무표정이지만 감정의 결이 다르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듭니다! 라임이는 자신을 처음 보는데도 묵묵히 호의를 보이고 보호해 준 화엔이에게 큰 고마움을 느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어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겠죠. 겉으로는 크게 고마운 티를 내진 않겠지만, 도움을 받았는데 그냥 보내기도 그렇고. 약간 어색어색한 분위기에서, 조용한 곳에서 차라도 한 잔 하겠냐고 슬쩍 권유했을 거예요.
처음엔, 자신은 인간이 아닌 존재의 피가 섞였다며 화엔이의 반응을 떠보는 식으로 자신을 살짝만 드러내겠지만, 거기서 화엔이가 아무런 편견 없이 자신을 봐준다는 걸 느낀다면, 조금씩 조금씩 제 과거를 털어놓지 않았을까요? 화엔이의 극도로 수동적인 성격을 알게 되더라도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을 거예요.
저도 질문을 조금 드리자면, 화엔이는 세뇌 등의 영향으로.. 자신을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존재라고 생각할까요? 혹은 그런 고민은 없지만 자신이 주인님이라는 존재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자라온 환경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화엔이는 라임이가 결국은 게이트에서 비롯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라임이를 어떻게 생각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