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95086> [상L]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독백 잡담방 -197- :: 1001

넛케주

2021-09-03 01:36:00 - 2021-09-05 22:35:04

0 넛케주 (8kAIV8Gpxg)

2021-09-03 (불탄다..!) 01:36:00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1:1 카톡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396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 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206 C4LL1STO - 갈 곳 없는 마음 (lsx4HIF6uQ)

2021-09-03 (불탄다..!) 21:46:01

이전편: situplay>1596293088>508

칼리스토가 폐허에서 발견한 소녀를 부대로 데려온 지 만 하루가 지났다. 소녀는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고열로 앓아누웠었다. 당연하지만 인간에게 처치할 약이 없어서 소녀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운이 좋았는지 소녀는 금세 회복되었다.
그리고 지금. 칼리스토가 막사 안에 들어서자 소녀는 눈을 뜬다. 기척을 알아차린 소녀가 몸을 바들바들 떤다. 죽은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 담겨있다. 덮은 담요를 턱 아래까지 끌어당긴다.
그동안은 안정을 취하게 했지만, 이제는 소녀가 어떤 이유로 지구에 떨어졌는지 알아내야만 했다. 칼리스토는 사령관의 명령으로 소녀를 취조하게 되었다.

"당신... 나한테 뭘 하려고..."

공포스런 시선이 칼리스토를 향한다. 맹수 앞에 놓인 피식자의 반응이다. 칼리스토는 여전히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읊조린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몰라! 모른다고!"

소녀가 날카로운 어조로 쏘아붙인다. 눈 앞의 존재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뒤섞인 눈빛.

"다 너네들 때문이야, 이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어..."

소녀는 한탄하듯 중얼댄다. 칼리스토는 의문을 느낀다.

"'너네들'로 표현되는 존재가 어떠한 행위를 했습니까?"

칼리스토의 질문에 소녀는 이를 악문다. 이 갈리는 소리가 조그맣게 들린다. "난, 난..." 그러더니 그새 울상을 짓는다. 두 눈에서 투명한 것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칼리스토는 그게 무엇인지 몰라 한동안 소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소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 오열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슬픔의 감정을 느낄 때 인간이 흘린다는 '눈물'임을 칼리스토는 뒤늦게 깨달았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종이에 쌓인 초콜릿 한 줌을 꺼낸다. 초콜릿은 귀하다. 자칭 미식가라는 동료 안드로이드로부터 어렵게 구한 것이다. 구겨진 포장지를 열고, 투박하게 소녀 앞으로 내민다. 단 냄새가 난다.

"받으십시오. 인간은 단 것을 좋아한다고 들었..."

순간 소녀의 얼굴이 슬픔과 분노로 일그러진다. 눈 앞의 초콜릿에 관심조차 주지 않고 냅다 소리를 지른다.

"치워! 난 이딴 거 필요 없어!"

소녀가 칼리스토의 손을 내친다. 초콜릿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깨진다. 산산조각난다. 소녀는 다시 울기 시작한다.
칼리스토는 조용히 입을 다문다. 거부 반응이 심하다. 도대체 이 인간은 어떤 일을 겪었지? 무엇이 소녀를 그리 괴롭게 했는가? 한참동안 지켜보아도 소녀는 좀처럼 진정하지 않았다.




낙오된 아이는 프로메테우스 1호로 올려보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우선 소녀의 상태 파악이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소녀는 안드로이드가 순순히 자신을 검사하게 놔두지 않았다. 격렬한 저항에 안드로이드들은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 그 후 소녀는 온종일 막사에 틀어박혀 가만히 있기만 했다. 힘없이 다리를 끌어안고 텅 빈 시선으로 허공을 좇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보고를 받은 프로메테우스 1호의 사령부에선 소녀를 위한 임시 물자를 보내왔다. 의약품과 식량 따위였다. 음식을 계속해서 거부했던 소녀였으나 막상 식사가 눈 앞에 들어오자 체면도 잊고 밥을 허겁지겁 씹어 삼켰다. 그렇게 사흘 정도 지났을까, 소녀는 부대의 안드로이드들이 제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이들은 자신을 괴롭히던 탈영병 무리가 아닌 제대로 된 군대였다.
그리고, 그 사실은 소녀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었다. 이 지옥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 인류의 요람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그런 생각이 든 소녀는 기꺼이 안드로이드들에게 협조했다.
짧은 검진이 이어졌다. 소녀의 신체에서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른 결과가 다소 충격적이었다. 소녀의 체내는 에테르로 가득 차있었다. 비정상적인 수치였다. 본디 정상적인 생명체는 이렇게 많은 에테르를 담고 있을 수 없다.

에테르는 괴물 키메라와 함께 발생한 이차원의 물질이다. 이 성분 불명의 물질은 생명체를 끔찍한 괴물로 탈피시킨다. 뿐만 아니라 환경에 영향을 주어 오염지대를 만들고, 키메라가 발생시키는 초자연적 현상의 자원이 된다.
에테르에 과하게 노출된 생명체는 어느 순간부터 강한 통증을 느낀다. 사지 또한 극도로 하얀 색으로 변질된다. 이는 키메라화의 첫 단계다. 이런 초기 증상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변형된 세포 조직이 하얀 고치의 모습으로 전신을 덮기 시작한다. '오염'된 생명체는 고치에서 짧은 순간을 보내고, 괴물로써 세상에 다시 나온다. 이런 과정을 통해 키메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류는 에테르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완벽한 대응법은 찾지 못했다. 그야말로 불치병과 같다.

다시 소녀의 몸 상태로 돌아와보자. 이 정도의 에테르라면 당장 키메라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소녀는 팔다리가 희게 물들긴커녕 고통조차 호소하지 않고 있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키메라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이 소녀는 언젠가 고치를 짓고 괴물이 될 테다. 그런 위험성이 있는 인간을 프로메테우스 1호로 돌려보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소녀는 돌아갈 수 없었다.
돌아가선 안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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