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영락하여 비참한 모습밖에 남지 않았다만, 그런 그도 언젠가 먼 옛날에는 평범한 가정에서 소중한 아들로서 평범한 사랑을 평범하게 듬뿍 받았던 적이 있다는 것 같다. 한때 어느 남녀에게 가장 값진 사진으로 여겨졌을 이것은 먼지가 한가득 앉아 골판지 상자에 아무렇게나 던져져있던 앨범에서 발견되었다.〉
자신의 방을 넘어 들어가면 볼 수 있는 자신만의 피아노 연주실 밖 창가를 바라보며 하늘은 혼잣말을 작게 중얼거렸다. 아침부터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점심을 먹은 뒤에도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을 열어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정보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못 나가겠네. 딱히 나갈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그런 혼잣말을 작게 중얼거리며 하늘은 잠시 피아노 의자에서 내려온 후에, 창가로 천천히 다가갔다. 고개를 살짝 내려보니 비가 떨어지며 규칙적으로 동그라미가 생겼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창문을 살짝 열고 아무런 소리없이 조용히 있으니 고요한 빗소리가 주룩주룩 그의 귓가로 들어왔다.
'올해도 고요한 것이 좋네.'
누군가는 비를 싫어할지 모르나 하늘은 비를 좋아했다. 물론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것은 조금 유감스러웠으나, 비 특유의 감성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그 감성을 하늘은 자신이 아는 어휘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었다. 뭔가 소리를 들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마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분위기가 들어 그의 입가에 미소를 만들었다.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다면 우산 없이 저 비를 온 몸으로 맞이해보고 싶었으나, 그랬다간 감기에 걸리고 부모님에게 크게 혼날테니 그는 그 충동을 가라앉혔다.
'녹음해둘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켠 후, 하늘은 창가에 가져갔다. 주룩주룩 고요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녹음하면서 시선은 그 너머로 두었다.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빗물을 튀기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차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고요한 분위기와 발소리, 물 튀기는 소리 하나하나가 하나의 멜로디가 되어 하늘의 마음에 닿았다. 아. 올해도 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구나. 연주하고 싶네. 그렇게 생각을 하던 하늘은 녹음을 마치고 절로 피아노로 시선을 옮겼다.
"딱히 나갈 곳도 없으니 말이지. 연주나 조금 더 할까."
지금 이 분위기를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하늘은 눈을 감았다. 조용히 피아노 끝으로 멜로디를 만들어가며, 이미 있는 곡이긴 하나, 오늘은 이 곡을 치고 싶다고 생각하며 여러 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발을 무대삼아 춤을 추었다. 창가를 닫지 않고, 고요히 들려오는 빗소리를 화음 삼아.
그런 의미에서 새벽자리를 빌려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하늘주는 지금 일상을 돌려도 USB를 뿌리는 것을 하늘이가 안하니까 그것때문에 편파다! 라고 보는 이가 있지 않을까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다. 솔직히. 사실 만월 이벤트때 놀아준 사람들에게 감사 선물 하려고 USB 독백을 올렸다가 주원주에게도 그냥 서비스로 한번 더 할까? 하고 USB를 줬고 마니또에게도 USB를 줬긴 했는데 그래서 주원주가 2개를 받았다만. 아무튼.. 그 이후로 곡 계속 찾기도 조금 힘들고 독백을 일상때마다 올리기도 애매해서 USB 독백 지금은 안 쓰고 봉인했고, 피아노 곡도..사실 요즘 피아노만 계속 쳐대서 좀 딴거 해야겠다 싶어서 결과적으로는 하늘이가 느끼는 분위기를 곡으로 표현하는 것이 못 나오고 있고.. 이걸 편파로 보는 이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
음. 만약 그렇게 느끼는 이가 있다면 정말로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아마 언젠가 또 하늘주가 이쯤 되었다 싶으면 또 쓸 수도 있을거야. 아마. 그런데 아마 당분간은 좀 쉬고 싶기도 하고, 하늘이도 마냥 피아노만 치기보다는 다양한 거 해보고 싶어서.. 그러니까 정말로 이 하늘주가 미안하다. (눈물)
>>62 그 요청 말인데 사실 지금도 유효할진 알 수가 없어서. (흐릿) 그 늑대 피아니스트 때문에 뭔가 되게 관계가 어떻게 되어있을지 알 수가 없으니. 정말로 경우에 따라선 하늘이가 아랑이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니 일단은 노 코맨트다. 그래도 디폴트 값이라면 들려달라고 하면 들려는 주니까!
다들 문하를 다독여줘서 고마워... 우리 문하 최생해야지... 88 여름 독백이라. 나도 조금 힘써볼까.
>>58 안녕, 이현주. 여름이 시작됐어.
>>63 나는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해! 당연히 캐릭터와 많이 접해본 사람이 그만큼 친밀도도 쌓이는 거고 그에 따른 특전을 받는 것일 뿐이지. 한 명이 USB를 받아낼 만큼의 친밀도를 달성했다고 모두에게 USB를 선물할 필요는 없는 거야. 원한다면 하늘주한테 일상 찔러서 하늘이랑 친밀도를 쌓으면 되는 거니까.
>>64 전 하늘주가 usb 독백? 선물? 올리시는 건 당연히 본인이 내킬 때(+글쓰면서 곡이 자연스레 떠오를때) 하셔야 된다고 생각해서 편파라고 생각 안 해봤어요! 맞아요, 하늘주가 피아노 말고도 다른 거 하고 싶다고 하셨죠. 피아노를 사랑하는 소년이어도 항상 피아노만 치는 건 아니고, 하늘이는 본인이 하고 싶은 다양한 거 다해봐도 되는 나이인걸! >:D >>64 앗, 알아두겠습니다 >:3 아니.. 늑대 피아니스트라는 소문 돌아도 아랑이는 소문만 믿기보다 본인이 본 하늘이를 더 신뢰할수도 있는 걸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는 것... <:3 하늘주도 안녕히 주무세요!
>>71 별 상관은 없긴 한데 내가 본 이현주 시트에는 딱히 접점 포인트는 없어보이기 때문에 하늘이가 이현이를 알고 있을진 좀 애매하네. 규리와의 선관이 그런 쪽이었으니까 이현주도 그렇게 설정하고 싶다면 설정해도 상관없어! 아니면 그 참석이라는 것이 연주자로서의 참석인거야?
그 뿐. 사하의 말에, 새슬은 말 한마디 이외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잠시 소녀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얼굴에는 나른한 미소만을 걸친 채. 해피엔딩? 글쎄. 머릿속에서 차오르는 작은 의문을 구석으로 능숙하게 밀어내며 고개를 떨군다. 잠시 멈추었던 손길이 다시금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중얼거리는 것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 사하는 해피엔딩에 있는 거야? 하고.
행복과 행운은 돈 같은 거라 일단 있으면 좋다. 새슬이 작게 키득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럼 많이 찾아 놔야겠다. 행운 한 번 쓸 때마다 클로버 하나야? 사하도 알 리 없는 의미 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클로버 밭을 뒤지는 시늉을 한다. 그렇게 얼마 간 수풀을 뒤적거리며 클로버 몇 개를 더 뽑아들었지만, 번번히 실패할 뿐이었다. 행복이 이리도 많은데, 행운은 왜 이리 만나기 힘든지. 풀 냄새가 밴 손으로 코 끝을 한 번 슥 비비고는, 아ㅡ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자리에 아무렇게나 드러눕는다. 사스락. 목덜미에 스치는 풀잎. 사하가 던진 농담에 작고 경쾌한 웃음소리가 따라붙었다. 그게 뭐야ㅡ( ᐛ )ㅡ
“공부 열심히 하나 봐.”
나랑 딴 세상 사람이네에. 재밌어? 공부하는 거. 나직한 물음. 엘리트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이니만큼 조금만 눈을 돌리면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수업은 고사하고 교실에 앉아있는 것조차 쉽게 볼 수 없는 새슬이 그런 것을 알 턱이 없다. 새슬이 누운 채로 팔다리를 뻗어 눈천사를 만들듯 몇 번 파닥거리다 금새 멈추었다. 햇볕 너무 좋다. 나른한 목소리, 풀어진 웃음.
얼마나 지났을까? 흔들거리는 봄바람을 타고 무언가가 시야 한 구석에서 팔랑거렸다. 나비였다. 노란 것과 하얀 것 한 쌍이 머지 않은 곳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봐봐, 새로운 짝꿍이 왔네에. 새슬이 중얼거렸다.
그 뿐. 사하의 말에, 새슬은 말 한마디 이외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잠시 소녀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얼굴에는 나른한 미소만을 걸친 채. 해피엔딩? 글쎄. 머릿속에서 차오르는 작은 의문을 구석으로 능숙하게 밀어내며 고개를 떨군다. 잠시 멈추었던 손길이 다시금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중얼거리는 것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 사하는 해피엔딩에 있는 거야? 하고.
행복과 행운은 돈 같은 거라 일단 있으면 좋다. 새슬이 작게 키득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럼 많이 찾아 놔야겠다. 행운 한 번 쓸 때마다 클로버 하나야? 사하도 알 리 없는 의미 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클로버 밭을 뒤지는 시늉을 한다. 그렇게 얼마 간 수풀을 뒤적거리며 클로버 몇 개를 더 뽑아들었지만, 번번히 실패할 뿐이었다. 행복이 이리도 많은데, 행운은 왜 이리 만나기 힘든지. 풀 냄새가 밴 손으로 코 끝을 한 번 슥 비비고는, 아ㅡ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자리에 아무렇게나 드러눕는다. 사스락. 목덜미에 스치는 풀잎. 사하가 던진 농담에 작고 경쾌한 웃음소리가 따라붙었다. 그게 뭐야ㅡ( ᐛ )ㅡ
“공부 열심히 하나 봐.”
나랑 딴 세상 사람이네에. 재밌어? 공부하는 거. 나직한 물음. 엘리트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이니만큼 조금만 눈을 돌리면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수업은 고사하고 교실에 앉아있는 것조차 쉽게 볼 수 없는 새슬이 그런 것을 알 턱이 없다. 새슬이 누운 채로 팔다리를 뻗어 눈천사를 만들듯 몇 번 파닥거리다 금새 멈추었다. 햇볕 너무 좋다. 나른한 목소리, 풀어진 웃음.
얼마나 지났을까? 흔들거리는 봄바람을 타고 무언가가 시야 한 구석에서 팔랑거렸다. 나비였다. 노란 것과 하얀 것 한 쌍이 머지 않은 곳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새로운 짝꿍이 왔네. 새슬이 중얼거렸다.
집안 교육 때문에 교양으로 배워서 콩쿠르는 한 번 나가서 상 타고 그 이후로는 딱히 대회에 나가지 않지만 손님으로는 참석했을 거 같아서요. 그 이후 참석한 연주회에 하늘이가 뛰어난 연주를 보여주고 1등 상을 탄다면 지원 받지 않겠냐는 제안이나 이런저런 연주회가 있는데 어떠냐는 등의 초빙 제의도 건넸을 거 같은데.. 하늘이는 거절할까요?
>>78 뭐야?! 이런 설정이 있었다구?! 부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음. 아마 하늘이로서는 그런 제안을 받으면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고 할 것 같아. 딱히 싫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물론 자신으로서는 기분이야 좋겠지만.. 자신보다 더 뛰어난 연주를 하는 이도 많고 1등 상을 타는 이들도 많은데 왜 굳이 자신에게 그런 지원을 하는지, 하늘이로서는 의문을 가질 것 같거든. 사실 하늘이가 대회 나갈때마다 상 싹쓸이하고 오는 애는 아니라서. (양 밸런스 패치) 그래서 아마 지원은 마음만 받겠다고 할 것 같고, 초빙 제의는... 그냥 듣기만 하는 거라면 갈 듯 한데 직접 연주하는 거라면 아마 거절할 것 같아. 좀 더 친해진 후에, 친밀해지고 교류도 생긴 후에 한다면 모를까. 완전 초면 상황에선 저게 하늘이의 한계일듯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