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 둘러본 상황은 뜻밖으로 재밌게 돌아가고 있었다. 주양을 부축하는 단태와 그런 단태에게 달려드는 검은 짐승, 레오. 선비탈에게 달려드는 이노리와 아마도 기린궁 소속으로 보이는 여학생. 그에 반해 탈들은 둘 뿐. 고작 둘과 고작 학생들이라는 대치 상황이 새삼- 볼만했다.
그러니 생각해보자. 이 속에 정의 따위가 있을까?
"이런. 아프겠다."
그녀는 제가 건 마법으로 나자빠진 이매탈을 보며 중얼거렸다. 자존심은 있는지 끝끝내 부탁은 안 할 듯 한데.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살짝 흔든다. 당장 손 떼라는 낮은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되려 더 단단히, 옭아매기라도 할 듯 윤을 감싸안고 이매탈을 보았다.
"거기가 어딘지 전 모르겠는데요. 아, 공격하지 말고 지팡이 내려달란 말을 돌려 한 건가요? 그런 건 싫은데. 제대로 '부탁합니다' 하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거에요. 브라키아반도."
말끝에 자연스럽게 주문을 더하며 지팡이를 가볍게 그었다. 매끈한 지팡이를 잡은 손에서 윤이 끼워주었던 반지가 반짝였다.
"명령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조금쯤은 스스로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할 걸요. 자칭 충신 씨."
그 와중에 선비탈이 쓰러졌으니 이제 이목이 이쪽으로 끌릴 것을 염두에... 두는 건 귀찮으니까 관두기로 한다. 교수도 아닌 학생의 추궁 정도는 별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며 주양은 더더욱 제 애인의 품 속을 파고들었다. 이미 공격을 못 맞추고 말고는 주양의 안중에도 없는 듯 보였다. 그래. 이미 그 수를 쓰기로 한 이상은, 더 이상 짜증내거나 할 것 없었다. 한참 그렇게 제 연인의 서늘한 체온을 느끼듯 몸을 가까이 하고 있던 주양은 이윽고 몸을 움직였다. 자신은. 입만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었기에.
"자.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를 두겠어. 새카맣게 숯검댕이마냥 타버려서 잘 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똑똑히 보고 너희 탈한테 알려. 동화학원으로 공격하러 올거면, 이왕이면 뭉쳐서 와 달라고."
그래야 산제물이 늘어나니까. 눈매는 변하지 않은 채 입꼬리만 울려 쎄하게 미소지으며, 주양은 승리를 확신했다. 만약 탈들이 정말 단체로 몰려온다고 해도 자신은 떳떳했다. 그만큼 산제물이 늘어나니까. 자신에게는 탈 몰살계획 말고도 가문원들을 몰살한다는 좋은 계획이 하나 더 있으니까.
".. 한때는 창조신이었던 재앙이시어. 끝 없는 파괴의 산물이시어. 부디 이 자리에 그 존엄성을 이끌고 강림해.. 저 빌어먹을 탈쟁이 놈들의 목숨을 앗아가 주시옵소서."
그것에게 받은 축복 중 하나를, 지금 사용할 생각인 양. 마치 마법 영창마냥 그것에게 간곡하게 올리는 부탁을 읊으며 주양은 미소지었다. 굳이 이렇게 분위기를 잡는 이유는, 간절하지 않으면 또 전처럼 너무 아래로 본다면서 그것의 분노를 살 것만 같았기에.
너는 지팡이로 공격하지 못하자 잰걸음으로 뒤로 물러나 상황을 살핀다. 사감 선생님은 전투를 못하시는 것 같고, 노마지 학생은 공격에 실패한다. 감초 사탕을 같이 주웠던 아이는 크루시오에 몸부림친다. 현궁의 아이가 끌어안는 걸 보니 연인인 것 같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시켰던 학생은 임페리오에 조종 당해 현궁의 아이를 물어뜯는다. 스베타의 공격으로 선비탈이 쓰러지고 단말마가 들린다. 자신에게 크루시오를 쏘았던 자의 것이다. 너는 펠리체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정확히는 윤을 향해. 그리고 시선을 거둔다.
탈과 윤은 무슨 관계인지 이로 인해 명백히 드러났다. 최소 호의적인 관계일 것이다. 짧은 추측이긴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있다. 저 멍청한 탈이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지한 나조차 내부자는 모른척 하는것이 당연하다는 걸 안다. 덕분에 윤은 저번에 들었던 소문을 이번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탈이 윤에게 집착하는거 알아? 하는 소문은 소곤소곤 퍼져나가고 시선은 더 짙어질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너는 고개를 돌린다. 검은표범이 됐던 학생이 인간이 되었고, 옷이 없기 때문이다. 너는 이매탈을 향해 지팡이를 한번 휘두른다.
"오스카우시*." * 일정 시간동안 입을 지우는 마법.
그리고 안개속으로 자박자박 걸어간다. 너는 안개 속에서 일렁이는 그림자를 보고 하오리를 벗는다. 가까이 다가와서 "안심해요?" 라고 조곤조곤 이야기 해주려 하면서도 하오리를 입혀주려 한 것이다.
"아무도 네 잘못이라고 생각 안해요. 임페리우스 마법이 잘못한 거예요. 증오의 방향을 네게 돌리면 네 마음이 병들어요? 그러니까 걱정 마요."
너는 시선을 멀리 둔다. 학생에게서 시선을 멀리해 아예 보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안개 속이니 괜찮겠거니 싶어 목소리를 낮춘다. 여전히 소녀의 목소리다.
(첼주 레스 보고 걱정하다가 캡틴 레스 보고 안심!)(일단 창 꺼버린것에 대해서 쓰다다다담)
이매는 이번이 첫 등장이라 처음부터 퇴장시키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뭔가 최강자인것 같아서 얘를 죽이는편이 나을것같고.. 선비는 입딜만 하는 애라고 생각되기는 하는데(???) 너무 오래 등장했고.. 근데 살려둔 채 괴롭히는게 더 재밌을것 같기도 하고....!! (고민)(그리고 또 고민) 좋아, 일단 이매 컷하자..!
그것이 웃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니, 이매탈의 입을 빌려 그것이 말하는군요. 당신들의 주변에 서늘학고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습니다. 당신들의 몸을 얽어매듯, 묶듯 공기가 무겁기만 합니다.
' 날 부르는 법에 대해 잘 알았어. 그러니까 이것을 이렇게..... '
그것이 웃으면서 이매탈의 목을 잡더니, 그대로 위로 들어올렸습니다. 우득, 우득 뼛소리와 찢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머리가 없는 시체가, 툭, 떨어졌습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환히 웃고 있는 기괴한 모습입니다.
천벌! 천벌!!!
미쳐버린신에게경외를!대지는아가리를벌려서피를마시고미쳐버려서잊혀진존재의양식을피워내자!
모든 사감들은 거의 조아리듯 엎드렸습니다. 경외하라! 경외하라! 숭배하라!
더 이상, 기괴한 소리와 공기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사라졌습니다.
' ? '
그 모든 상황을 당신들은 물론, 정신 차린 윤이 목격했습니다. 임페리오에 걸린 마범사는 그 주체가 사라지면, 풀려나는 법입니다. 이제더이상여기를 ' ......... ' 봐줄필요가없잖아 윤의 표정이 잠깐 슬픈 듯 변했습니다. 곧이어, 리 사감이 ' 끙... ' 소리를 내면서 일어났습니다.
' 오, 병풍 하이! '
리 사감에게 건 사감이 씩 웃으면서 인사했습니다.
' ....... 그 분께서 왔다 가셨나보네요... 일단, 저 선비탈을 다시 아즈카반으로 넘기죠. '
사감들은 시체를 가리듯 둘러쌌습니다.
당신들은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돌아가야죠. 암요, 잠깐의 휴식을 즐깁시다.
누군가의 복수심이, 아무도 모르게 피어오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시트캐들은 잊혀진 탈의 분노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모든 레이드 이벤트의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수업이벤트가 줄어듭니다. 내일, 각시탈이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