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는 마음이 심란했다. 소문을 듣자하니 탈 하나가 백궁 6학년 학생대표에게 집착하다 죽었다고 한다. 한서나 여타 다른 '누군가 곤경에 처해도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하겠거니' 부류의 학생들은 얘기를 전해듣고 크게 놀랐다. 그런데 다른 소문이 퍼졌다. 현궁 6학년 학생대표가 금지된 저주인 크루시아투스 주문을 맞았는데, 백궁 6학년 학생대표도 똑같이 금지된 저주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진 사감 선생님을 제외한 셋 모두가 현궁 대표만을 달래주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는 것이다. 한서는 그 소문이 사실이냐 물었다. 상황을 보고 교수님을 찾기 위해 도망쳐왔다는 학생은 자기가 한 말이 거짓말이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했다. 깨트릴 수 없는 맹세를 쓰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한서의 머리속이 새하얘졌다. 가문의 신념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여 약자를 위해 살며 남은 생을 속죄하기로 했는데 덜컥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가족이 공격을 받았단 사실을 들어버렸다.
"그럼 그 현궁 대표는 어디 갔는데?" "몰라. 시체를 보더니 얼굴이 새하얘져서 도망쳤대." "어디로 갔는지는 몰라?" "기숙사 안에 있겠지. 나라도 그런 이상한 광경을 봤으면 도망쳤을 걸?" "나 먼저 간다." "야, 아직 위험해! 교수님이 나가지 말라고…… 야!! 이한서!! 어디가!!"
한서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현궁을 향해 뛰었다. 분명 아팠을 것이다. 가주님께 듣기로는 당시에 적어도 여섯번이 넘게 맞았다고 들었다. 그런 애가 크루시아투스 저주를 또 맞았다니! 어린 시절 각인된 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을까?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으면 어쩌지? 누군가 보면 한서의 모습을 보고 위선자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았다. 이건 해야만 하는 일이다. 차라리 같이 찾아줄 걸 그랬다. 그랬으면 공격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마음 한켠에 그간 새겨진 죄책감이 요동쳤다. 하지만 이미 맞아버렸으니, 울지 않게 달래주고라도 싶었다. 현궁 앞을 다른 학생이 사감 선생님께 허락을 맡았냐며 막아 세웠지만 밀쳐서 무작정 들어갔다. 얼음 호수에도 없고, 기숙사 창문으로 부엉이를 날려봤지만 없다. 대체 어디로 간걸까? 조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한서는 그때 금지된 숲 입구에서 작은 소리를 들었다. 희미했지만 울음소리다! 홀린듯이 금지된 숲 금줄을 넘어 뛰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예전에 이렇게 비슷한 괴물이 나타나서 잡아먹으려 했다던데, 그때의 기분과는 전혀 달랐다. 네 울음소리기 때문이다. 한서는 이 울음소리를 아주 잘 안다. 원내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다. 너는 아주 서럽게 울곤 했는데, 지금처럼 서럽지는 않을 것이다. 풀숲을 마구 헤치고 금지된 숲의 한적하고 널따란 바위가 있는 곳에서 우뚝 멈춰섰다. 너를 마주쳤기 땨문이다. 차라리 찾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가 훅 끼쳤다. 너는 다소곳하게 바위에 앉아있었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옆으로 훅 꺾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이 바위를 덮고 네 얼굴은 눈부터 휘어 미소가 온 입가로 퍼진다. 가늘게 찢어질듯 휜 눈 밑으로 발그레 홍조가 띈다.
"으앙-"
네가 입을 벌리자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동안 우는 소리를 흉내내던 너는 한서가 공포에 질려 주저앉자 차갑게 내려다본다. 재미가 없다는듯한 시선이다. 그리고 지팡이 휘두르는 소리와 나지막히 '섹튬셈프라' 하고 읊던 목소리에 한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목에서 피가 튀고 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피끓는 소리를 뒤로 너는 웃었다. 한참을 웃으며 한서가 너를 부축해 데려가는 순간엔 눈을 까뒤집고 그대로 축 늘어졌다. 네 세상은 암전됐고, 정신 잃은 그 사이 드는 생각은 방금 누가 울었더라 하는 것이다.
>>148 천만에. 레이드 때의 땃태에게 이입하면 내가 이벤트 내내 반응이 좀 메말라지거든. 혹시나 불친절하고 관심없는걸로 보일까봐 걱정이였어. 게다가 모바일이다보니 반응 을 다 추려서 하기 힘들고;-; 이렇게 질문해주면 압도적으로 감사합니다......내가 첼 많이 애껴...88
>>150 이입하면 시야 좁아지는 참치 그거 나야~~ ㅋㅋㅋ;;; 솔직히 그런 상황에 주변을 다 신경 쓰는게 대단한거지 내 캐 하나에 몰입하기도 빠듯한데;; 적어도 난 반응 없어도 아무 감정 안 가지니까 걱정 말라구 (찡긋)(꼬리붕붕) 나도...나도 우리 땃태 지켜보고 있어...쭈랑 백년해로하는거 꼭 보고 말테다...!!!
>>15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귀여워)((쑤다다다담)) 땃태가 따라가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네가 돌아올 곳은 내 옆이라는 의ㄷ...아니 의지의 표명이지(?) 포트키는 위치 지정을 할 수 있다니까:) 진짜 첼이 백년해로한다면 매구님 갱생 안해도 돼.....o<-< 백년해로해줘....
나는 몸을 일으켰다. 기숙사 천장이다. 한서는 나를 숨겨두고 잘도 디터니 원액을 바른 것 같다. 하오리가 없어 허전한 몸을 일으키며 새하얀 눈동자가 디터니 원액이 담긴 병을 내려다본다. 아마 한서는 이걸 두고 정신을 차리면 한번 더 바르라고 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바를 사람이냐면 당연히 아니다. 나는 천천히 마법사 체스판을 본다.
"안타까운 내 도련님. 만일 나와 연이 없더라면 좋은 사이가 되었을 터인데."
나는 전주 이씨 가문에 그렇게 큰 악감정이 없다. 하지만 한서라는 사람을 쓰고 모질게 굴어야만 한다. 물론 사소한 복수도 있지만 뒤로 둔다. 그건 전부 한서의 업보기 때문이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 나를 수단으로 쓴다. 내가 그것도 모를 줄 아는 사람으로 보이나? 지금까지 해온 일을 언제든 그만둘 수 있었으면서 한서는 가족의 압박 때문에 그랬다고 합리화를 한다. 교내에서는 보는 눈이 없기 때문에 거짓을 고해도 됐을 것인데 굳이 나를 괴롭혔으면서 이제 와서 약자를 위해 선다니 가당치도 않다. 이번에도 내 몸에 손을 대고 디터니 원액까지 바른 죄는 톡톡히 치를 것이다.
"돌아오지 않은 걸까."
나는 목을 더듬는다. 크루시오로는 고통이 느껴졌기에 다시 감각이 돌아온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나는 괜히 목을 몇번 더 만지작거리고는 눈을 감았다. 오늘은 잠이 부족한 날이다. 아니면 피가 부족한 날인가.
>>155 음~~ 그 집착 한스푼...최고야.... (흐뭇)(아낌없이 배를 허락함) 그것은 너무나 멀고 어려운 길... 백년해로... 먼 미래보다는 당장 앞이 더 신경쓰이긴 해! 이매의 죽음으로 인해서 첼이한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지 할미탈은 어떻게 나올지~~ 아까 캡틴이 이매탈을 살릴 수도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서 첼이 그걸 안다면 시도 할거 같기도 하고....블라블라...
>>158 우리 어장에 집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어벙벙한 표정으로 계속 쑤다다담)) 음~~ 맞아 그건 그래. 앞이 먼저 신경쓰이기는 하지. 땃태는 상황도 봤고 바로 옆에서 쭈가 하는 말도 들었으니 이 복잡한 심경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왱알왱알. 확실히 그건 궁금하다! 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지 말야.((아니 근데 그걸 알게되면 시도한다구???)) 띠용?
>>159 확인을 위한 일상...일상이 시급하다...!! ㅋㅋㅋㅋㅋ 첼이는 어느 쪽이 죽던 상관은 않는데, MA의 개입으로 죽은 건 부조리하다고 생각했거든. 너무 충격적이기도 했고. 이제 교류가 가능할까 말까 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사라진게 안타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윤이가 슬픈 표정을 지었으니까. 멋대로 하진 않고 윤이한테 먼저 묻겠지만?
>>160 아ㅋㅋㅋ진짜로 시급한거 아니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앗 역시 윤이한테 먼저 묻는거구나. 으음 그럼 윤의 답에 따라서 첼의 선택도 달라지려나?:0 갑자기 등장한 절대적 존재에 의한 사망은 좀 많이 충격적이기는 했지. 아무리 다른 사람들을 많이 해쳐본 땃태도 그 장면에서는 어....((흐린눈)) 자꾸 기승전 땃태 반응으로 가는거야 땃쥐! 정신차려!((셀프 뺨싸다구 챱챱))
>>161 그렇겠지? 윤매구님이 하고싶은대로 하라곤 했지만 그래도 목숨 관련된 일인데 막 하믄 안되지~~ 근데 물었는데 또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하면 그때는 이제 선택장애 오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첼 개인의 선택으로 넘겨지면 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겠지만 :3 왜 왜 나 땃태 반응도 궁금해 진행 막레 후에는 반응을 안 올리니까 다들 어떤지 궁금하단 말야!!!
>>163 아 이런 썰 너무 풀고 싶었어 흑흑...8ㅁ8 너무 좋아...왠지 네 마음대로 하렴 하시면서 다이스가 잘 따른다면 위험성도 알려줄 것 같은데..음~~ 근데 선택장애는 진짜 올 것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 쪽으로 기우는구만 음음 좋은 정보야 ((메모))앟 맞아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 진행에 반응 안한다...궁금하다....
>>166 >>167 다이스...맞다 분명 다이스로 더 풀어줄지 말지 나온다 ㅋㅋㅋㅋ 그리고 난 잘 걸린 적이 없지...젠장... ㅋㅋㅋㅋㅋㅋㅋ 빙 돌아가느냐 직선으로 가느냐 차이는 있어도 결국은 하겠지만, 그러면 이제 제물을 누구로 하느냐가 문제야~~ 지금 시점으로는 가문 밖에 없는데~~ 흠... 땃태가 감정에 관해서 그렇게 반응하는게 어째서인지도 궁금하긴 하네. 첼이라면 아 그래? 하고 넘겨버릴거거든.
>>172 땃태가 감정에 대해 반응하는 이유는 그냥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한 호기심 정도야:) 큰 이유도 없고 알려준다고 해서 납득만 할 뿐 완벽히 이해는 못하는 주제에 말이지. 가문의 신념만큼 땃태도 되게 변덕스러운 스타일.......왱알왱알. 아이고 다이스가 첼주에게 웃어줘야할텐데:0 조만간 돌려서 꼭 꽁냥하는 걸 구경할테다(?)제물...그러게. 제물:0
"음~ 발음은 머글보다는 훨씬 괜찮은 것 같은데. 입에 붙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모르겠는걸요~? 그치만 뭐. 한번 써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듣지 못했기에 당신의 말에 담긴 의도가 어떤 느낌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지금은 자신의 흥미가 이끄는대로, 자신이 생각하기에 더 괜찮은 느낌이겠다 싶은 쪽으로 방향을 정할 뿐이었다. 그 방향이 결국 남들이 듣기에는 머글보다 나은 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마 그 사실을 안다면 한참 벙쪄있다가 또 자기 자신은 무뎌졌다며 매일 하는 뻘소리나 하고 있겠지.
"근데 솔직히 서리 아저씨도 그동안 당과점 일 하면서 돈 많이 벌어두지 않으셨을까요~? 혹시 모르죠. 이 당과점이 팔리게 된다면 더 큰 가게를 여실 가능성도 없지 않을거랍니다~"
당과점 사드리는 내기가 싫다면 이 내기는 어떠신가요? 하고 괜히 짓궂은 웃음을 흘렸다. 또 다시 무한의 내기지옥이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런저런 내기를 못 걸었던 탓일까, 자제력이 조금 부족해지기는 했으나 그런것을 자각한다면 그건 주양이 아니었다. 아마 훗날 죽더라도 묘비에 '나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죽었다는 데 내 모든걸 걸지!' 하고 써두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될 날은 까마득하게 먼 이후가 될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아마 자신의 다음대 건을 찾기 전까지가 될지도 모르니까.
"풉.. 맙소사. 뭔가 귀여운 환청이네요~? 저는 뭐랄까. 누군가 끊임없이 속삭이는 그런 것만 느껴지던데 말이예요~"
썩 좋은 부류의 환청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느낌은 충분히 즐길만한 것이다. 케이크 자체가 맛있기도 하니 더더욱 그랬다. 환청을 이겨내면서도 먹을 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한다면 주양은 주저없이 그렇다는 쪽의 선택지를 고를 것이었다.
당신이 환청 케이크를 포장해달라는 말을 듣고 약속했던대로 감초사탕 한 병과 호박주스를 골라 계산하려 하니, 어느샌가 당신의 손에는 지렁이 젤리며 감초 사탕이며 하는 것들이 가득 들려져 있었다. 맙소사. 분명 약속했던 것은 환청케이크 하나, 그리고 호박 주스 하나였는데. 젤리까지 한가득 얹어지게 될 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 했는지 눈을 끔뻑이다가도 이내 경박스럽게 웃어대고야 마는 것이었다.
"우리 선배님~ 통이 너무 크신 거 아니예요? 저같은 후배한테 그렇게 이것저것 다 사주고 싶으시다면야, 저도 질 수 없답니다?"
묘한 곳에서 쓸데없는 경쟁심이 불타올랐다. 감초사탕을 한병 더. 그리고 지렁이 젤리도 세 봉지 정도 더 집고는 어깨를 으쓱여보이는 것이다. 이래뵈도 여기서 지렁이 젤리만 60봉을 사다 나른 사람이었기에,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는 듯 했으나.. 역시 쓸데없는 경쟁심과 자부심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쭉 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