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 750GP를 들고 정훈은 바깥으로 나옵니다. 그래도 너구리 왕도 책망하려는 듯한 투는 아니었으니. 괜찮을겁니다.
>>508 하나미치야는 조용히 에릭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미 안다는 듯, 모르지 않았다는 듯, 천천히 꽃잎을 에릭의 입술 위에 올린 채 걸음을 옮겨 뒤로 물러납니다. 그 눈빛은 천천히 허공을 향하여, 흩뿌리는 벚꽃잎을 향하였다가 후, 하, 하고 숨을 고르곤 다시 에릭에게 향합니다.
볼께가 붉게 물들었다. 짐짓 예상하기론 부끄러운 듯 보였다. 그 눈길은 에릭을 향하였고, 천천히 에릭을 넘어갔다. 에릭을 보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눈길을 피하더라도 어느 곳으로 시선을 넘기더라도 눈은 천천히 움직여 에릭을 향하였다. 이전부터, 지금까지 참 눈을 끄는 사람이었다. 좋아하지만 그는 사랑한단 말을 어려워했다. 자신의 사랑이 어떤 방향인지 모르는 것만 같았다. 사랑이라는 말 대신 손을 잡고, 억지로 끌고, 어딘가로 걷고,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다. 세게 손을 당기는 날이면 손이 아프기도 했고 투정을 부릴 때면 그 툴툴거림에 상처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제외하더라도 하고싶은 말이 많았다.
그에게 사랑이란 무엇이었을까? 그는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곤 했다. 무엇보다 서툰 능숙함이 그의 매력이기도 했고 나 역시도 그 서툰 능숙함에 서툰 사랑을 시작했기에, 그에게 그 서툼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그는 급해보였다. 무언가에 쫓기듯, 자신의 정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 문을 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하던 내 모습이 그의 모습과 비교되어, 그를 내려보게 했다. 그는 높은 곳에 있는 나를 바라보면서 박수를 쳤고, 축하해주었고, 서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는 거짓말마저 서툴었고 그런 것이 너무나도 눈에 쉽게 띄었다는 것은 끝가지 알지 못했다. 대신 나는 그 서툼을 받아주기로 했다. 그의 서툰 투정도, 분노도, 원망도, 질투도. 그 모든 것들이 적절히 섞여 나에 대한 감정을 이루었음에도 나는 말 대신 그를 기다렸고, 그의 행동을 기다렸다. 결국 그가 나만의 영웅이 되기로 했을 때. 서툰 영웅이 되어 나를 위해 행동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리고, 나로 인해 스스로를 부끄러워 하였을 때. 나는 잘못된 것을 알고도 잘못됐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스스로, 자신을 바닥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끌어내려지는 모습을 지켜본다면, 그리고 그것이 같은 시선 속에 있다면 나는 손을 뻗을 것이다. 그것은 거짓이 아니라, 내 지금까지의 경험과 삶 속에 이루어진 결과였다. 그러나 내가 보는 시선 아래에서, 더 아래로 끌려가고 있던 그를 나는 가만히 볼 수밖에 없었다. 당연했다. 이미 나로 인해 이루었던 감정을 내가 부술 수 없었으니까.
내가 그를 없애는 것만 같았으니까.
" 그만. "
그래서 회피하고 싶었다.
" 있지. 난 지금도 에릭이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해. "
그런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 그러니까.. "
그런 용기를 잃어갔다.
" 난 널 믿고 있어. "
그러나, 여전히 널 믿고 있다.
" 사랑하니까. "
그런 바보같은, 어린 여우 한 마리의 이야기였다.
하나미치야는 에릭의 말을 듣곤 살짝 물러나 하늘을 바라봅니다. 오늘의 하늘은 무슨 색일까요. 어떤 형태를 하고 있을까요. 먹구름이 끼지는 않았을까요? 아니면 비가 오려고 하지는 않았을까요.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듯. 하늘에는 조금의 구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미치야는 웃고 있습니다. 대신 에릭을 향해 천천히 다가와, 그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떠나갑니다. 그대로, 장난스럽게, 너를 홀리기 위해. 그런.
여우 한 마리가.
지킬 수 있는 힘은 있습니다. 스스로 선택하였으나 후회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에릭은 강해져야만 합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더 높은 길을 가기 위해.
나는, 약해빠졌던, 누군가를 질투했던, 누군가를 바라보기만 했던. 에릭 하르트만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당신과, 나와, 우리의 친구가 같이 보았던. 그 날의 석양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웃습니다. 어쩐지 얼굴에 지어진 미소가 쉬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당연했습니다. 이 순간이 좋았으니까요. 서툴더라도, 이제야 하고픈 것을 찾았으니까요.
많은 것을 묻어두십시오. 그리고 많은 것을 파해쳐 내십시오. 그 모든 것을 모아 흐트러진 모래성을 만들어내십시오. 그리고, 그 것에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당신은 지금까지 수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당신의 앞에 있습니다.
웃고 있는 하나미치야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십시오. 그 약속을 이행하십시오. 지금, 당신을 믿고 있을 한 사람을 위해서. 당신의 곁을 지키는 한 마리 여우를 위해서.
▶ 증명 - 에릭 하르트만 ◀ ▶ 증명 ▷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당신은 자신의 연인을 믿지 못했고, 이룬 것에 마음을 짓눌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 굴레를 벗어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만 합니다. ▶ 선택 - 성장을 위하여 ▷ 에릭 하르트만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강해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그 성장은 여전히 더디며 그 시간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결국 스스로 강해져 성장하기 위해선 에릭에게 필요한 것은 증명, 그리고 성장일 것입니다. 권역쟁탈전이 다가오는 6월 전까지. 최소한 엘리트에 걸맞는 실력을 키워야만 할 것입니다. ▶ 6월이 되기 전까지 레벨 35를 달성하여야 합니다. ▶ 선택 - 우정을 위하여 ▷ 하나미치야를 선택하였지만, 그 대가로 에릭은 자신의 친구에게 소홀해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석. 적어도 자신을 위해 항상 제 자리를 지켜주었던 친구를 위해 에릭은 지금까지의 열등감을 벗어던지고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리까지 도달해야만 합니다. ▶ 6월이 되기 전까지 학생회, 또는 학생회 소속 동아리에 가입하여야만 합니다. ▶ 보상 : 하나미치야 이카나의 '마음',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의 억제
>>583 ▶ 선택 - 우정을 위하여 ▷ 하나미치야를 선택하였지만, 그 대가로 에릭은 자신의 친구에게 소홀해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석. 적어도 자신을 위해 항상 제 자리를 지켜주었던 친구를 위해 에릭은 지금까지의 열등감을 벗어던지고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리까지 도달해야만 합니다. ▶ 6월이 되기 전까지 학생회, 또는 학생회 소속 동아리에 가입하여야만 합니다. ▶ 보상 : 하나미치야 이카나의 '마음',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의 억제
풍림화산이라고 하였다 군사를 움직일 때는 질풍처럼 날쌔게 하고, 나아가지 않을 때는 숲처럼 고요하게 있고, 적을 치고 빼앗을 때는 불이 번지듯이 맹렬하게 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지킬 때는 산처럼 묵직하게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가디언의 임무에도 당연한것이며 바둑에도 통하는 이치다.
한창 시끄럽던 부가 오늘따라 조용합니다. 사람이 적기 때문에 나타나는 정적의 문제인지 아무도 없는 듯한 수가 오히려 소리를 잡아먹고 있습니다. 사비아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익숙하지 않은 얼굴을 찾아봅니다. 이미 한 번, 아니면 두 번 정돈 보았던 얼굴들 속에 처음 보는 사람이 하나 보입니다. 연한 잿빛의 머리카락이 길게 늘여진 성숙한 외모가 돋보이는 여성입니다. 한쪽 눈에는 외안경을 쓰곤 눈동자는 청색으로 물들어 쉽게 다가가기 힘든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말하자면 우리들이 흔히 논하곤 하는 안락의자 탐정이 구현된다면, 그리고 그게 매력적인 여성이라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천천히 돌려 사비아와 눈이 마주치자 입꼬리를 살짝 올리곤 손을 든 채 가볍게 흔듭니다.
" 안.. 녕? "
목소리는 작습니다. 또한 여린 느낌이 있습니다. 성숙한 외모와는 반대되게 소심한 듯 작은 목소리로 말을 꺼냅니다.
" 전투연구부.. 새 부원이지? "
그녀는 어떻게든 대화를 이끌어 가려는 듯, 빠른 템포로 말을 꺼냅니다.
>>529 하 - 하 6시간을 하루로 바꿔달란 참치들의 결과를 받아들이십시오! 아직 하루가 지나지 않았으니 민하는 한참 의뢰중일겁니다!
>>530 " 음! "
그는 창에 기대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갑옷끼리 서로 맞물려 철컥대는 소리가 부실 안을 시끄럽게 매우고 있음에도 누구도 집중력을 잃지 않습니다. 아니. 집중력을 잃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저기 있는 남자의 존재감이 춘심에게만 닿고 있기에 그리 느낄 뿐입니다.
" 내 이름은 리엔 디폰. 리엔 디폰 안트오레 피누아 카르웰이라고 한다. 유럽 연합의 백작이자 이곳. 제노시아 나이트의 리더이지. 네가 가진 마음과 기백. 그 것들은 잘 보았다. 그러나! "
그는 그대로 창을 내던지고 춘심을 바라봅니다.
" 그 창에 담긴 전의. 투쟁심. 투의! 그 셋만은 엿보지 못하였다. 네가 기사가 되고자 한다면 네 의지는 어딜 향하는지. 네 창은 어떤 창을 지니는지 내게 증명해보여라! "
퉁. 자신의 가슴께를 치곤 눈빛을 빛내며 리엔은 춘심을 바라봅니다.
" 네 창에 네 기사도가 어딜 향하고 있는지 담아! 내게 내질러보아라! 그 의지. 내 받아내 보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