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살려주시오! 나 좀 살려주시오! 강찬혁은 그렇게 비명을 질렀다. 대체 무슨 상황인고 하니...
강찬혁은 온사비아의 조언을 따라 여러대의 허수아비들을 조작한 다음 열심히 맞고 있었는데, 강찬혁을 때리다보니 인간>로봇이라는 생각이 인간>=로봇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고, 허수아비들은 그 순간 자기들도 인간과 동등한 계약과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청월고 선도부에 10만GP급 현상금이 걸린 강찬혁을 청월고 선도부로 붙잡고 가서 내다 팔아서 배터리와 수리비 등 생필품비를 받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로봇이 인신매매를 한다!!!!"
강찬혁의 비명소리가 온 수련장에 울려퍼졌다. 강찬혁은 허수아비에게 팔다리를 잡힌 채로 끌려가고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반갑게 붙잡는 독특하게 생긴 사람을 지나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많이 있던 일은 아니지만 꽤 있는 편이었다. 그도 그럴 게... 지금 내 모습은... 외계 깨고락지와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좀 키가 크긴 하지만. 이게 어찌 된 일이냐고? 초☆차☆원 세계의 사람들이 이 학원섬에 들렀다 갔을 때 얻은 특이한 아이템, 바로 슈트와 헬멧을 세트로 착용하면 이 아이템의 출처인 외계 깨고락지들과 비슷한 외양이 되는 장비 때문이다!
▶ 케론인 슈트 ◀ [ 딱 봐도 지구인이 입을 법해 보이진 않는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아무튼 지구인도 입을 수 있는 크기의 슈트. 게이트 너머 어딘가의 행성에 사는 우주 개구리 종족인 케론인의 외양을 본따 만들었다. 특이하게도 머리 부분까지 완벽하게 재현하였으며 그때문인지 슈트와 헬멧이 세트로 되어있다. 착용시 사용자의 신체에 딱 맞게 사이즈가 변한다. ] ▶ 일반 아이템 ▶ 이거 강화슈트야 - 50의 망념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일격에 한정하여 방어력을 15% 추가하여 판정합니다. ▶ 님 hoxy...아니죠? - 이종족 출신 NPC들과 첫 만남시 출신에 따라 호감도가 조금 증가합니다.
나도 이런 걸 입고 싶진 않았지만 공용 수련장에 조금 안 좋은 소문이 도는 것 같아서. 크흡... 진짜 파인애플 맨 2세가 되다니. 슬프다(슬프다)
"로봇이 인신매매를 한다!!!!" " 음? "
어디선가 소리가... 나서 바라본 곳에는 전에 그 사람이 허수아비에게 잡혀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크, 크윽. 구해주기 싫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거 같긴 한데 정말 휘말리기 싫다. 저것도 혹시 자업자득인 건 아닐까? 나올 일이 드물던 이기심이 오늘따라 무럭무럭 자라나는 걸 느꼈지만...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어이, 거기 여기서 제일 이상한 놈! 너라도 빨리 가서 도와주라고!' ...라는 느낌. 에라 모르겠다. 나는 그대로 신체를 강화해서 상대의 한쪽 다리를 붙잡아 끌고 가는 이상한 허수아비를 향해 날아차기를 날렸다. 라이더 킥!!
허수아비들 중 하나가 박살나면서, 강찬혁은 허수아비들과 함께 땅바닥을 굴렀다. 허수아비들이 급작스런 충격에 저도 모르게 강찬혁을 놔버리고, 강찬혁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빠져나와서 몽둥이를 붙잡고 허수아비 중 하나의 머리를 내리친다. 쾅! 쾅! 쾅! 세 번, 아니면 네 번, 그 정도를 내리치자 허수아비의 머리통이 박살나면서 안의 전자부품들이 빠져나온다. 강찬혁은 처참하게 박살난 허수아비의 모습을 보고는 그에게 말한다.
"알파고에게 전해라! 강찬혁은 로봇의 노예도 아니고 인간으로서, 제 자신의 주인으로서 살 것이라고! 하하!"
그렇게 말하고, 자신을 도와준 것으로 추정되는 웬 인간... 아니... 외계인... 케론인... 아니면 이족보행형 깨구락지별에서 온 이족보행 깨구락지같은 모습의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강찬혁은 그 모습을 보고 큰 혼란에 빠졌다. 저게 뭐지? 어디서 뭐 하는 사람이지? 아군인가? 적인가? 강찬혁은 한참 고민하다가 물었다.
"그... 고향이 케론별입니까? 목성입니까? 여기가 아니라 MIB에 가서 등록 수속부터 마쳐야 할 분 같은데..."
그렇게 묻기도 잠시, 허수아비가 강찬혁의 정수리를 주먹으로 내려치고, 강찬혁이 순간 힘을 잃고 주저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