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가는 맛보기 말고 제대로. (잔잔한 호수 같은 그의 목소리가 좋았는지 머뭇거리다가 조용히 중얼거리는 그녀의 뺨이 살짝 분홍빛으로 물든다.) 그건 그렇...! 윽! (그럼에도 억울하다는 듯한 그녀의 원망은 결국 물소리에 묻혀버린다. 두명이 공격하자 정신없이 당하던 그녀는 더 당황스러운 상황에 마주하게 되지만.) 복수...!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듯 그녀는 결국 다시 물속으로 그와 함께 풍덩 빠져버린다.) 푸하... 정말로 다 젖어버렸네... (참았던 호흡을 다시 내쉬면서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은 옷과 머리카락을 떼어낸다. 그러면서도 왠지 즐거워 그를 따라 웃음이 살짝 새어나오는 그녀였다.) ...응, 역시 그렇지? (조용히 대답하는 그녀의 눈이 움찔하는 혜은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혜은이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그녀는 혜은이 그랬던 것처럼 두팔로 혜은의 허리를 감싸 붙잡는다.) ...혜은이 잡혔네. 이게 물놀이잖아, 그치? (혜은의 귓가에 혜은이 했던 말을 똑같이 가만히 속삭여주는 그녀는 미소를 짓고는 있지만 어딘가 위험한 분위기였다.)
좋아, 오늘도 힘내야 하겠는걸. (찬솔은 조용히 들려오는 나연의 중얼거림과 분홍빛으로 물든 뺨을 보며 방긋 미소를 짓곤 기분 좋게 말한다.) 어어.. 복수!? (찬솔은 품안에 넘어진 나연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들려오는 말에 놀란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나연과 물로 빠져버린다.) 정말이지.. 누구 덕분에 말이야.. (나연과 마찬가지로 숨을 뱉어내며 물 밖으로 나와선 중얼거린다. 그래도 나연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고, 물에 젖은 나연의 모습을 은연중에 머리 속에 넣어둔다.)응, 역시 그렇지. (찬솔은 마음이 통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그 사이에 나연이 혜은을 잡아챈다.) ' 나...나연아..!! 자, 잠깐..!! ' (어딘가 위험한 분위기의 나연을 보곤 파르르 떤 혜은이 도망치려 발버둥쳤지만 도망가지 못하고 그대로 찬솔에게도 붙잡힌다.) 나연아, 우리 혜은이 다리 좀 잡아볼래? ( 슬그머니 혜은의 양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들어올리려 하는 찬솔이 씨익 웃으며 말한다. 나연과 함께 혜은을 물에 던질 생각인 듯 했다.) ' 나..나연아, 아.. 안그럴거지..? 그치..? "(혜은은 어색하게 웃으며 나연을 간절하게 바라본다.)
(사이좋게 한번씩 물에 빠진 그와 그녀는 이미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어버린다. 그러나 아직 한 명, 완전히 빠지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그와 함께 그 마지막 목표를 바라본다. 그리고 순식간에 혜은의 허리를 감싸 붙잡는다.) ...응, 혜은아. (평소와 똑같은 목소리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그녀였지만 그 분위기는 어딘가 위험했다. 발버둥치는 혜은을 제대로 꽉 붙잡을 정도로. 그리고 이어서 다가온 그도 혜은을 들어올리려는 듯 붙잡자 그녀는 잠시 말없이 그와 혜은을 번갈아바라본다.) ...혜은아. (침묵하던 그녀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미안, 좋아해. (혜은의 귓가에 살며시 사과와 애정을 속삭여준 그녀는 혜은의 허리를 감싸안았던 팔을 풀고 혜은의 다리를 잡아 그와 함께 들어올리려고 한다.) 공격! (그리고 복수하듯 장난스럽게 외치며 혜은을 물에 던지려고 하는 그녀였다.)
...글쎄. 남매는 아니더라도 찬솔 오빠랑 나랑도 뭔가 통하는게 있는게 아닐까? (태연하게 대답하는 그녀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행동은 평소와 달랐다. 찬솔의 지시대로 혜은의 다리를 들어올린 그녀의 얼굴에는 쉽게 보기 힘들었던 짖궂은 장난기로 가득했으니.) 응, 정말로 좋아해. (한번 더 혜은에게 애정을 속삭여준 그녀는 그와 함께 동시에 혜은을 물속으로 던진다. 그리고 물에 풍덩 빠진 혜은이 일어나자 그녀도 키득키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리고 너무하다기엔 찬솔 오빠도 나도 이미 똑같이 당했는걸? (오히려 이것으로 모두가 동등해졌으니. 가볍게 앞머리를 쓸어올린 그녀는 머리를 묶었던 검은 천을 풀어낸다. 그리고 이미 다 젖어서 달라붙기 시작한 백금발의 머리카락을 떼어내어선 높게 하나로 묶는다. 제대로 놀 준비를 하듯.) ...자, 그럼 이번엔 개인전이라도 갈까? (두사람을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묻는다.)
아하하, 오랜만에 진심 좀 내보려구. ...괜찮지? (반팔임에도 팔을 걷어붙이는 혜은을 바라보던 그녀가 웃음을 터트리고는 대답한다.) ...내가 푹 재워줄게. (그에게도 어떤 의미인지 모를 말을 씨익 웃으며 전한 그녀는 그가 뛰어들자 움직이기 시작한다. 세사람이 뒤엉키며 들려오는것은 즐거운 비명과 웃음소리와 이리저리 뿌려지는 물소리였다.) 하아... 하아... 그만... (그렇게 정신없이 놀다가 결국 체력이 아마도 가장 낮을 그녀가 한계에 다다랐는지 먼저 비틀거리며 물에서 벗어나 바위에 걸터앉는다. 그리고 손으로 얼굴에 묻은 물들을 대충 훑어낸다.) ...둘 다 제대로 각오했나보네. 엄청 젖어버렸어. (그래도 왠지 즐거워 키득키득 웃음을 흘리며 그녀는 젖은 옷의 물기를 짠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눈웃음을 지으며 두사람을 바라본다.) ...배고픈 사람, 손~
' 으헤에... 힘들어어... ' ( 나연의 뒤를 이어 물가로 나온 혜은은 철푸덕 아무렇게나 누워선 죽어가는 소리를 낸다. 꽤나 격하게 논 모양이었다.) 나연이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덕분에 정신없이 놀았네. (찬솔은 아직 체력이 남았는지 제일 마지막으로 천천히 머리를 쓸어넘기며 물 밖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 나...! ' (혜은은 힘없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보이곤 다시 뻗어버린다.) 나도 먹을래. 나연이가 끓이려구? 도와줄까? (천천히 물을 짜면서 걸어나온 찬솔이 도와주는게 좋겠냐는 듯 묻는다.)
힘들지만 재밌었어. (혜은이 철푸덕 눕자 키득키득 웃던 그녀는 마치 살았는지 확인하듯 장난스럽게 그런 혜은의 이마를 콕콕 찔러보기도 한다.) ...오랜만에 다같이 신나게 노니까 즐거워서. (예전에 그녀의 언니까지 있었던 때의 그 밝은 모습을 잠시나마 보여준 그녀였으므로. 마지막으로 나오는 그를 보며 다시 그의 체력에 놀라지만 티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럼 다같이 먹자. 마침 밥 먹을 때인것 같기도 하니까. ...아까 혜은이랑 약속했거든. 내가 맛있게 끓여주겠다고. (그리고 그에게 조용히 눈웃음을 지어주며 묻는 그녀였다.) ...그럼 오늘은 오빠가 조수가 되어줄래?
' 건들지마아~ 힘들어" ' (나연이 콕콕 찌르자 울상을 지으며 파들거리는 혜은이었다. 진짜로 꽤나 힘이 든 모양이었다) 뭐, 행복해보여서 좋았어. 역시 오길 잘했네. (나연의 미소를 맘껏 감상한 찬솔이었기에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다정하게 말한다. 분명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으니까.) 둘이 그 와중에 약속을 했던 모양이네. 뭐, 나쁠 건 없으니까 상관없지만 말이야. (찬솔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늘어져서 숨을 몰아쉬는 혜은을 살펴보다 피식 웃는다.) 그래그래, 특급 조수가 되어주겠어. 그럼 조수한테 명령을 내려주시죠. (찬솔은 키득거리며 웃더니 능청스레 연기를 하며 뭐든 시켜만 달라는 듯 말한다.) 뭐부터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