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게 무슨 상황이지요? Huh???????? 그러니까 지금 집사님께서? 저의 그림자를 통해서? 나타나신 건가요??? 어떻게???? How??????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지금 이 상황이 납득이 안 간답니다???????? 저 지금 정말로 눈이 휘둥그레져있사와요????? 그러고보니 저번에 가족모임때도 이동하실 때 구체가 떴었는데 이것도 설마 그때 그것과 똑같은 방식이신 걸까요????????? 정말로 당황스러운데 저 놀라도 괜찮은 것이겠지요??????????
"오랜만에 뵙는답니다 야마모토 씨.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한데 일단은 침착하게 고개를 숙여 똑같이 집사님께 인사를 드리려 하였습니다. 어른이 오셨을 때 인사를 드리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니랍니다. 시간이 없어보이시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는 게 좋겠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전 보건부를 나오자마자 문자를 드렸습니다, 그말은 즉 여기는 보건부 앞이란 것입니다........!!!!! 누가 동아리 앞에서 중요한 대화를 나누겠나요! 당연히 이동하여야지요!!!!!
"저어~ 혹시 괜찮으시다면 자리를 옮겨도 될까 싶답니다? 그러니까 여기는 별로 말을 꺼내기가 좀 그런 지라... "
보건부 문을 가리키며 멋쩍은 듯 웃은 뒤, "물론 에미리가 에스코트 해드릴 것이어요? " 라고 덧붙여서 물었답니다. 아, 카페를 간다면 몽블랑은 가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제가 지금 변장을 하지 않았지만 가자마자 들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92 흑과 백. 막는 사람과 뚫는 사람. 다소곳이 앉아 판을 살피는 사람과 편히 앉아 판을 내려보는 사람. 두 사람의 바둑에는 다양한 대척점이 있습니다.
신바람. 바둑에서의 신바람은 단순히 즐거워 흥을 돋구는 것 이상으로 상대의 틈을 막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실력은 아득히 부장이 소년을 능가하고 있었고 소년이 찾으려 하던 활로는 휘휘 떨어지는 바둑돌 앞에 집이 될 터조차 되지 않고, 천천히 소년의 집을 야금야금 삼키기 시작하는 백색의 돌들에도 소년은 터를 긋고 제 집을 지키며 방어선을 그어내고 있습니다.
수적석천. 물방울이 끝없이 떨어지면 돌을 뚫듯. 소년은 불리한 형세에도 여전히 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돌을 던지거나, 집수 차이로 경기를 이어갈 수 없게 되자 마지막은 부장과 소년. 두 사람의 대결로 이어집니다.
툭.
좌상귀에서 이어진 흑돌의 길이 백돌의 우하귀로부터 이어진 수에 막힙니다. 활로를 뚫어 만들어진 미생을 가차없이 짓밟고 다음 수를 내린 소년에게 부장은 가벼이 몰아치듯 수를 이어갑니다.
툭.
흑돌과 백돌의 백중세가 이어지던 우상단의 화점의 목이 막히고, 소년은 다른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수를 찾아봅니다. 빽빽한 바둑판 속에 답은 보이지 않고, 소년의 끙끙거리는 모습에도 부장은 허허 웃으며 손을 바닥에 짚은 채, 바둑판을 내려봅니다.
" 어때. 쉽지가 않지? "
그의 표정은 즐거워 죽겠다는 듯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실력에서 밀리기에 일방적으로 끝날줄로만 알았던 지도 대국이 지금과 같이 길게 이어지며 목을 끊고, 집을 부수는 형국에 도달한다면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그 발전이 여전히 즐겁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허조는 자신의 손에 쥔 백돌을 만지작거리다 소년이 돌을 놓은 직후 한 자리에 돌을 놓습니다. 아, 하고 부원들의 탄성이 터지고 부부장의 어쩔 수 없단 표정이 지나고 나자 소년은 판을 천천히 살피다가 이를 꽉 깨뭅니다.
" 미생 걸린 대마로 귀곡사 잡아 종국까지 끌어본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그런데 귀곡사 들릴 돌들을 너가 알면, 너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똑같이 보는 것도 알아야지. "
허조의 돌이 내려진 자리로부터 수 개의 흑돌들이 죽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소년의 손이 가늘게 떨립니다. 입술을 다문 채 판을 여전히 내려보다가. 결국 바둑돌을 내려두고 긴 탄식을 내뱉습니다.
" 졌습니다. "
결국 아직 소년의 바둑은 바위를 뚫을 만큼은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바위가 문제가 아니라, 그저 바람에 속아 시야가 좁아졌을 뿐일겁니다. 허조는 그런 소년의 어깨를 두드리며 작은 위로를 전해줍니다. 진 것은 맞지만 이를 통해 소년은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 여전히 소년의 눈은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무엇 하나라도 더 얻어가려는 듯. 밝은 눈으로 판을 복기하고 허조의 말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비록 열을 깨닿지는 못하더라도, 둘을 깨달을 재능은 있는 자들. 성현은 소년의 재능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승부욕에 불타 판을 복기하며, 소년은 허조의 말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수재. 우리들은 저런 재능과 열정을 가진 이들을 수재라 부릅니다.
이제 입문 단계라 왜 저기에 두는지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전혀 모르지만 끝날줄 알았는데 끝내 살아남는 저 방법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저런 판단력이 있다면 여러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급한 내 성격부터 실력이 아니라 저 실력을 움직이게하는 사고방식을 배우고 싶다. 경기가 끝나자 다른 부원들에게 조용히 인사를 한다. 한창 학습 중인데 큰소리로 방해하면 미안하잖아
>>495 학원도의 계절은 유독 사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풍경이 유명합니다. 특히 삼월의 말기가 되면 연분홍빛으로 아름답게 피어나, 학생들의 감정을 복돋우곤 하는 봄철의 풍경이 사비아에게도 들어옵니다. 만개한 벚꽃의 떨어지는 첫 꽃잎을 쥐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하던가요? 아마 대부분은 미신이라고 하기도 하는 그 말이지만 괜스런 변덕에 사비아는 나무 앞으로 향해봅니다. 의념을 사용하지 않은 채. 만개한 벚꽃이 바람에 흔들려 살랑여 떨어지는 것을, 손을 펼친 채 가만히 기다리자 대다수의 꽃들은 사비아의 손 위를 흩어가지만 가장 늦게 떨어진 꽃 하나가 조심스럽게 사비아의 손 끝에 기대어 자신의 색을 사비아의 손에 물들이고 있습니다. 만연한 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연한 행운을 마주하였습니다. 하루 간 호감도 증가 속도가 상승하며, 연인 관계의 캐릭터 또는 NPC가 있다면 '벚꽃의 축복' 버프를 받습니다. 사비아는 연애 관계가 아니므로 벚꽃의 축복 버프를 받지 못했습니다.
행운이 1 상승합니다.
>>497 소리가 제 입혀지지 않은 숲 속에서 몸을 구겨가며 나뭇가지들의 틈새로 들어가야 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게 될까. 시현이 가진 생각은 우습게도 이 나뭇가지가 생각보다 튼튼하단 것이었다. 숲이 우는 소리는 듣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움직이는 나뭇가지가 서로 흔들려 풀잎 비비는 소리가 나는 것을 표식 삼아 시현은 부지련히 길을 향했다. 혼잡히 내려앉은 나뭇가지들이 더욱 엉키고 엉켜, 이제는 멀리 보이는 빛줄기가 아니면 어둠만이 내려앉은 길에 들어서고 그 곳에서 간신히 하늘을 본 직후에 시현은 입 속이 비쩍 말라 타고 있는 것만 같은 감각을 느꼈다. 달이, 무슨 달이 저렇게도 붉게 물들 수 있단 말인가. 하늘 위에 달이 아니라 해가 제 내려갈 틈을 잊어 빛을 벗어둔 채 멀뚱히 서 있어야 저런 색이 나올 수 있었다. 그 흉흉함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들을 두고 고개를 들었단 것에 시샘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어디서 불어온 정체 모를 바람들이 가지를 흔들어 잎을 펴게 만들었다. 곧, 새카만 하늘 사이로 옅은 붉은 빛줄기만 스며들었다. 길 저 멀리에는 여전히 백색의 빛이 있었다. 그러나 이 하늘과, 풍경 속에 어떻게 저 곳만은 붉은 빛이 아닐 수 있을까. 그 정체 모를 꺼림칙함이 머릴 어지럽게 했다. 시현은 지식을 떠올렸다. 그러나, 떠오르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현은 공부를 딱히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고 이와 같은 상황은 서포터에게 의존하는 특성상, 딱히 집중하여 들은 기억도 없는 것이 문제였다. 길은 하나밖에 없다. 걸어 들어온 길, 걸어 나가는 길. 그 길 위에 어중간히 놓인 채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499 톡, 토독,
가디언 칩에 담긴 의념을 통해 에릭은 메세지를 써내립니다. 마음 속 꺼림칙한, 피해간 그 것들이 괜히 마음을 짓눌러 쓰는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오늘따라 자판은 왜이리 마음에 걸리는지. 찍어내리는 알파벳이 왜 오늘따라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런 투덜거림 속에서 결국 문자를 보냅니다. 침묵은 길지 않았고, 곧 하나미치야는 문자를 확인했습니다.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에릭이 고민할 틈도 주지 않고.
[ 응. 괜찮아! ]
답변을 보내옵니다.
[ 게이트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벌써 클리어했단 선택지는 아닐테니까. 파티가 해산됐나보네. ] [ (토닥이는 토끼 이모티콘) ] [ 괜찮아. 가끔 의뢰 취소도 있고 할 수 있지. ]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곤 생각하지 않고, 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에릭이 자신을 속였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은 채 하나미치야는 문자를 보내옵니다. 쿡쿡 쑤셔오는 마음의 고통에도, 에릭은 쉽게 진실을 말하지 못합니다. 미움받을까봐,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시인하는 꼴이 될까봐. 만약에라도, 그녀가 실망하는 모습을 볼까봐.
>>500 그녀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하루를 빤히 바라봅니다. 여전한 장난기에 가려, 하루는 부장을 제대로 살핀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밝고, 긍정적이며, 친절하다. 그 세가지가 검술부의 부장을 기억하는 요소였으니까요. 가장 간단히는.. 하루는 검술부 부장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이 무엇이었죠? 문득, 부장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 자신에게 필요한 관계 .. - 그런 부분들이 너에게 .. - 아니라곤 하지만 ..
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 순간에는 몰랐는데.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은 듭니다.
" 응. 그야~ "
부장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을 이끕니다. 그러나 살짝 끌기도 하고, 흐음 하는 어조사를 같이 뱉으며 말을 끌던 부장은.
" 에헤헤. 모르겠어. "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바보처럼 말을 숨겨버립니다.
" 미안.. 난 바보인가봐.. "
부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시무룩한 표정을 짓습니다. 마치 너무나도 미안해서,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503 긴장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내리며 은후는 메세지를 써내립니다. 그간 잘 지내셨어요.. 같은 말을 빼둔 채. 저번에 만난 이후로 잘 지내고 계신가요? 하는 말로 시작하는 메세지 속에 태풍을 숨겨둔 채 은후는 문자를 보냅니다. 문시현은 지금 메세지를 확인하였을까요? 아니면, 바쁜 그이기에 문자는 잠시 뒤에 보게 될까요. 어느 쪽이건 마음은 편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전자였습니다.
[ 축하한다! 그 곳에서 만난 인연이 연이 되어 이어지게 되었단 점이 정말로 사랑스러운 내 아들답다고 할 수 있겠구나. ] [ 다른 소식을 두고 내게 먼저 소식을 알려줘서 고맙단다. 여전히 맘 속에는 어린 소년이었던 네가, 벌써 나이를 먹어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 연인을 만났단 사실이 부모의 입장에선 기쁘기도 하고, 또 슬프기도 하단다. ] [ 여전히 품 속에 품어주어야 할 줄 알았던 내 새끼가, 이젠 타인과 함께 있을 시간이 더 많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게 어쩐지 마음이 아픈 거는.. 아무래도 아직은 내가 아빠라서 그렇지 않나 싶구나. ] [ 언제 연인과 함께 별장으로 놀러오도록 하렴. 맛있는 요리를 대접해주마. 알겠지? ]
얼굴을 보고 얘기할 때와는 다른, 어쩐지 격식이 느껴지는 메세지 속에는 즐거움과, 아쉬움과, 속상함. 그런 감정들이 스며들어 다채로운 감정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그 감정 속에는 질책하거나, 타이르거나, 설득하려 하기보다. 아들의 연애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아버지로서의 사랑이 듬뿍 묻어 있습니다.
>>504 백작이 떠난 후. 드디어 정체된 감각을 벗어내고 난 뒤. 짧은 휴식시간에 지훈은 메세지를 보내봅니다. 저번에 바쁘다고 했으니까. 아마 지금도 바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소켄은 답장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