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이 떠올라 모든 것을 어두컴컴한 어둠으로 뒤덮고 있는 그 어딘가를 비추는 불빛은 찬란하게 반짝였다. 자연빛이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인공적인 빛만이 겨우 그 어둠 속에 서 있는 이들을 하나하나 비추고 있었다.
거대한 황좌에 앉아있는 이는 전방에 있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 화면은 허공을 가르고 있는 거대한 금을 비췄다. 이내 금은 점점 커지며 허공에 거대한 틈새를 만들었다. 그 너머는 찬란한 태양빛이 가득한 또 다른 세상이었다. 그 빛을 바라보며 황좌에 앉아있는 이는 약한 숨을 내뱉었다.
"아직 통과하기엔 너무 작구나. 이래서야 짐은 물론이며 너희들도 저 세상으로 갈 수 없지 않느냐."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틈이 작다고 하나, 이 전함이 통과하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보다 작은 것이라면 통과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그것이 제대로 도움이 되긴 하겠느냐? 짐은 영 미덥지 못하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황제 폐하. 이미 모든 실험은 끝이 났습니다. 이내 이 전함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구멍이 생길 것이고, 그 순간 모든 것이 우리들의 계획대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 말에 만족감을 느끼며 황좌에 앉아있는 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그 틈 사이로 뭔가가 발사되었다. 검은색 구체로 보이는 그 뭔가는 아무도 모르게 빛이 가득한 세상 저 너머로 넘어가 땅에 조용히 착지했다. 뒤이어 데굴데굴 구르던 그 구체의 벽이 깨지고 이내 거기엔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구체는 녹아내렸다.
허나 땅에는 벌레 한 마리가 들어갈법한 아주 작은 구멍이 있었다. 마치 뭔가가 그 안으로 파고 들어간 것처럼.
[어젯밤, 또 다시 지진이 발생해...] [지진이 발생했을 때 안전대피 방법은...] [아직 건물이 무너지진 않을 정도이나, 갑자기 진도가 커질 수 있어...] [원인은 불명. 아직 조사 중...]
수많은 뉴스가 아침부터 밤까지 방송되었다. 아주 작은 땅의 흔들림이 울렁이다 또 다시 사라졌고, 진열된 TV가 살며시 흔들렸다.
"저기.... 이러시면....." -"에이 빼지 말고, 고등학생이라면 놀 때는 놀 줄 알아야지!"
학교가 끝나고 가볍게 거리를 뛰며 운동을 하고 있을 찰나에 휩쓸린 상황, 분명히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머리를 샛노랗게 염색한 남성이 예미를 향해 헌팅을 가한 것이었다. 확실히 그녀가 꾸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은 탓인지 또래보다 잘 발달된 몸과 더불어 온순해 보이는 인상은 남자들을 꼬이게 하기 충분하였다.
"저.... 집에 가야하는데요?" -"아니 잠깐만 같이 놀자니까...!! 왜 그렇게 튕기는건데!"
그녀의 거듭된 거절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끈질겼다. 분명히 그들이 보기에는 예미라는 소녀는 상당히 좋은 먹잇감으로 보였으니까, 그렇게 대학생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려는 찰나.... 그녀의 손이 유려하게 움직이며 대학생의 손을 벗어났고, 그녀는 그대로 물 흐르듯 남성의 손을 쳐낸뒤, 가볍게 품으로 파고들고는 안쪽 다리 관절 부분을 가볍게 발 뒤꿈치로 쳐서 무릎을 굽힌뒤 그대로 팔을 뒤편에서 꺾었다. 남자는 그녀의 완력을 무시했는지 그대로 빠져나가려 발버둥 쳤지만 그럴수록 제압된 팔에 가해지는 통증은 점점 강해졌다.
-"이....이익!! 이거 안놔?! 제길!! 무슨 힘이....!!" "어 음..... 그러니까....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이 한 발언은 재판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으며, 질문을 받을 때 변호인에게 대신 발언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변호사를 쓸 돈이 없다면, 국선변호인이 선임될 것입니다. 이 권리가 있음을 인지했습니까....? 맞나?"
그녀의 입에서 유창하게 미란다 원칙이 흘러나온다. 경찰도 아닌, 일개 고등학생인 그녀의 언밸런스한 발언에 다들 벙찐것인지 그녀를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지금 이 근처를 지나가는, 자신의 동급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갑작스러운 시선의 주목에 남자를 제압한 모습 그대로 어쩔줄 몰라하기 시작한다. 이럴때 쓰려고 배운 무술들이지만, 렇다고 해서 이렇개 주목받는 상황을 바란 것 까지는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그 자세 그대로 어쩔줄 몰라하던 찰나, 그녀의 귓가로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 엉?"
그 순간 그녀의 무게 중심이 엇나가고, 계속 발버둥 치던 남성이 풀려남과 동시에 그녀가 가볍게 쓰러지며 그대로 자세를 바로 잡았고, 남자는 뻐근한 팔을 연신 주무르며 예미를 바라보다가 두고보자! 같은 삼류대사를 내뱉고는 그대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예미만 있다면 모르겠지만, 분명히 진혁의 통화내역 일부를 들었기에 하는 판단인 것이리라. 그렇게 어안이 벙벙해하던 순간,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예미였다.
"ㅈ, 잘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저, 몸 하나 가눌 정도만....."
그렇게 더듬더듬 자신없게 말하는 것치고는 정말로 본격적인 움직임이었다. 부드럽고 유려하지만 힘있고 날카로운 그 동작은 그녀가 년 단위로 단련해왔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서둘러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내기 위해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다.
눈이 핑핑 돌아간다. 아까 자기 소개 했을때 혀까지 깨문 덕분인지 그녀는 지금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버티고 있는 것인지 이내 신색을 겨우 가다듬으며 오렌지 빛 눈동자로 상대방을 직시하며 가볍게 미소를 머금어 보인다.
"혀를 깨물어 버렸어요. 실제로 밖에서 실전을 해보는건 꽤 오랫만이라가지고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 가볍게 몸을 풀어보인다. 군더더기 없는 행동과 더불어 확실히 불필요한 행동 자체가 없어보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이어지는 말들에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내저으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마침 돌아가는 길이기도 했고, 방향이 맞다면 같이 가자는 뜻일것이다.
"다친 곳은 없지. 다만 나같은 얘에게 헌팅이라니.... 다들 나이에 맞는 행동을 좀 했으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못알아먹을 것 같지만, 만약 출석 순을 키로 했다면 제법 뒷쪽에 위치했을것 같은 키에, 충분히 서양인의 피를 이어받은 그녀로서는 나이를 정확히 지칭하기는 좀 애매할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살포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범죄도 그렇고 지진도 그렇고 뭔가 있는건지.... 왜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지 모르겠네."
진심으로 하는 말인 것인지 그녀는 전혀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진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렌지빛 시선에 담긴 감정은 분명히 진지함 그 자체, 아마 자기같은 인상의 여성보다는 반 아이들 같이 지금 나이대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오히려 더 인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이는 그녀였다.
"그래도 뭐, 큰 지진은 아니니까, 별일은 없겠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조금은 불안한 듯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지구 멸망, 말이 지구 멸망이지,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떠한 아비규환이 벌어질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상상하는 것 자체도 어처구니 없는게 사실이었고 말이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이어지는 말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어딘가에 사는 히어로, 히로인씨가 구해줄지도 모르고 말이지."
이런걸 믿을 나이는 지났다 생각하면서도 만약 진짜 있다면 웃길거 같아서, 끝을 얼버부리는 건 비밀아닌 비밀이었다.
맨날 본인이 느끼기엔 옷입는 법도 모르고 운동이랑 공부만 하는 여자가 뭐가 재밌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건지 잘 모르는 것인듯 했다. 나름 팔방미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정쩡하게 한다면-물론 본인 기준에선- 그것은 전부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던가, 꽃이 이뻐야지 그 값어치를 해내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리 향이 좋더라도, 결국 골라주는 이가 없다면 그것은..... 거기까지 생각을 마치던 찰나 그의 말에 살짝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연다.
"하하..... 만약 그런거라면 당장 지금 마켓같은데 부터 가서 물품을 사둬야 하지 않겠어?"
뭐 어지간한 것은 대다수가 기우로 그치는 법이고 결국은 잠깐의 해프닝으로 스쳐지나가는 그런 일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 모두 어른이 되고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해나가는 것이겠지. 그녀는 잠시간 그렇게 생각하며, 히어로의 정의에 대해 잠시 생각하고는 재차 말을 이어나갔다.
"혹시 모르지, 옛날 만화영화처럼 여기 모두가 히어로일지, 결국 히어로라는 동전의 뒷면은 평범한 인간이니까."
실제로도 외가─어머니가 영국계 미국인이다, 즉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각각 영국인, 미국인─에서 가족들이 걱정된다고 잠시 이쪽으로 피난 오는게 어떻냐 호들갑까지 떨었으니 말 다했으리라. 하지만 아버지에게 잡힌 스케쥴만 하더라도 이미 왕복은 불가능한 시점에, 그렇다고 해서 이곳을 떠날 이유가 되지는 않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기지개를 키며 입을 열었다.
"어차피 히어로가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그건 상관없지 않나?"
그녀가 씨익 웃어보인다. 아, 저 웃음 어디선가 본거 같다. 마치 법정드라마 같은 곳에서 역전을 일으키려는 변호사나 검사가 저런 표정을 짓지 않았던가. 반짝이면서도 단단하고, 절대로 쓰러지지 않을 것 같으면서 약자를 위해 허리를 굽히는 그들의 표정이 저런 표정이었다.
어른이 되면 될수록 그 무게는 더욱 더 무거워지고, 그 걸어나간 길 끝에서 그것이 자신이 가져온 꿈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그 꿈을 가지고 걸어간다. 어른도 알거다. 매일매일 가진 것들이 소중하기에 그렇게 무슨일이 일어나기만 해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그러지 말라는 듯이 손사래를 치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아직 우리 아버지의 반도 못 쫒아가는, 철딱서니 없는 어린애인걸."
진심을 다한 말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선, 자신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평생에 걸친 멘토, 어떠한 부당한 상황에서도 어떻게해서든지 진실을 내고자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아직도 그녀의 눈에 선하였다. 법정에 서서 부당하게 고소당한 살인혐의죄의 남성을 옹호하며 외치던 모습은 그녀에게 있어서 등불이었다.
언제 언제까지나 진실한 마음으로 언제 언제까지나 그날을 위해~대충 이런 느낌이면 되는거겠지? 어느새 해도 점점 사라지고 어둑어둑해진다. 저녁밥 준비가 거의다 됬을지도 모르겠네 마지막에 움켜쥐는게 진짜 가치 있다는건......음, 잘 모르겠다. 난 평소에 었는것도 가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이 더 중요한게 있는걸까
얼굴 쪽은 괜찮지만, 옷 안쪽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는데, 그마저도 잘못했다면 땀이 있는대로 식어버려서 감기에 된통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가 잠시간 쓰게 웃는다. 생각해보니 운동하다가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린 것도 신기하다. 수수한 여자에게 관심을 가진 그 남자들에게 악담을 퍼부어야 하나, 아니면 그래도 이렇게 같은 반 친구들이랑 대화를 하게 만들어 줬다는 데에 고마워 해야하나?
"그럼, 먼저 들어간다? 조심해서 들어가!"
그렇게 그녀는 천천히 달리기 시작한다. 둔할 거 같은 몸매와 다르게 날렵하게 그녀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갔고 어느새 진혁이 아차 싶었을때, 그녀는 저 멀리 시야에서 벗어난 상황이었다.
카페가 영업 준비를 하는 동안, 윤재는 학교에 가기 위해 문 밖으로 나섰다.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는 새학기 첫 달인만큼 바람이 약하게 불자 그는 절로 몸을 살며시 떨었다. 추위에 약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추위를 태연하게 받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입가를 살짝 올려 미소를 지어, 카페 오픈 준비를 하는 부모님을 바라보며 인사를 하며 윤재는 바로 오른쪽으러 꺾어 학교로 향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평범한 아침이었다. 출근 준비를 위해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고, 자신처럼 학교로 가는 이들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이들, 지하철을 이용하는 이들, 그저 걸어가는 이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눈에 담으며 그는 너무 늦지 않게 앞으로 걸었다.
허나 그 발걸음은 그렇게 오래 가지 못했다. 갑자기 땅이 흔들린 탓이었다. 오늘은 바로 전날보다 조금 더 거센 느낌이었다. 건물이 아주 약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고, 유리창마저 흔들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순간적으로 윤재는 근처에 있는 나무를 반사적으로 잡았다. 다른 사람들 역시 당황하며 근처에 붙잡을 것을 붙잡았고, 운전하는 차들은 모두 일제히 멈췄다.
"...!"
근처 2층 집 창가에 놓여있는 작은 화분 하나가 흔들림을 이기지 못했는지 밖으로 떨어졌고 경쾌하게 쨍그랑 소리를 냈다. 다행히 머리를 다친 이는 없었으나 소름을 느끼게 하기엔 충분한 일이었다. 이내 흔들림은 천천히 멈췄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든 진동이 사라졌다.
"...대체 뭐야."
요 근래 하루에 2~3번은 이렇게 약한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다. 원인을 전혀 알 수 없으며, 언제 생길지도 알 수 없는 지진의 연속에 평범한 일상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에 찝찝함을 느끼며 윤재는 다시 학교를 향해 이동했다.
아침 일찍 등교하는 것은 그녀의 습관 아닌 습관이었다. 다른 곳보다 체육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샤워실을 아침 일찍 쓸수 있기에 정신을 깨울겸 등교하자마자 가볍게 운동장 몇바퀴와 유산소 운동, 그리고 가벼운 몸풀기등만 하고서 샤워를 하고 교실에서 자습을 하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다. 이렇게 하면 개운한 상태 그대로 공부를 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었지만..... 너무 개운한 나머지 잠이 솔솔 온다는 것도 문제 아닌 문제였다는게 함정이리라.
"으으.... 너무 개운해서 잠이 온다....."
운동부들이랑 협의해서 운동부가 안쓰는 타이밍에 샤워를 한다는건 아주 완벽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누구나 완벽한 계획이 있기 마련이다. 뒤통수 맞고 X되기 전까지는 말이다.'란 말이 있다는걸 그녀는 뒤늦게 떠올리고는 자신 눈앞에 놓여진 사법고시용 문제집들의 문자배열이 어느순간 프로그래밍용 언어로 바뀌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아침에 지진을 경험한 그는 또 다시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금 우려하며 학교에 도착했으나 다행히 지진은 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할 순 없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지진의 빈도와 세기가 늘어나고 있었으니까. 벌써부터 어딘가에선 피난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으니 말 다 한 셈이었다.
한편 그것은 그거고 이건 이것이었다. 일단 그는 바로 자신의 교실로 향했고 조심스럽게 뒷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졸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동급생 여학생의 모습이었다. 꾸벅꾸벅 조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졸린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자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생각으로 천천히 앞으로 향해 자신의 자리로 가려고 했다.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걸어가려는 것이 문제였던 것일까. 그의 책가방이 근처의 책상을 아주 가볍게 툭 건드렸고 그 때문에 그렇게 거슬리진 않으나, 그래도 조용한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의 작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순간 당황하며 윤재는 그녀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아."
깬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사과할 생각으로 그는 그녀가 있는 곳을 빤히 바라봤다. 그의 위치에선 자고 있는지, 아니면 깬 것인지 명확하게 보이진 않았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근처까지 다가가며.
그렇게 한참을 꾸벅이던 그녀의 움직임이 커져 꾸벅이는 강도가 커졌고 이내 그대로 머리를 책상에 쾅! 박으며 굉음과 함께 그대로 그녀의 이마에 크고 아름다운 혹을 하나 만들어 내었다.
"아파라....."
자신의 자업자득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마를 문지르며 솟아오른 혹을 쓰다듬는다. 따끔한 감각과 함께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 느껴지는것인지 그녀는 살짝 바보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행히도 아침일찍 나왔기에 이런 추태를 보는 사람은 없겠지, 하고 안심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찰나.
".....엥?"
있다, 누군가 있다. 이 추태를 본 누군가 있다. 그렇게 상대를 확인하자마나 그녀는 순식간에 아주 볼만한 표정이 되었고, 그 표정은 마침내 울먹임 반, 쪽팔림 반으로 일그러진다. 그리고 마침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어 그는 살며시 눈동자만 회피했다. 설마 저렇게 제대로 머리를 박는 모습을 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저거 괜찮나? 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가 울먹이자 그는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살며시 시선을 회피했다. 정말 제대로 박아서 많이 아프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곧 입을 열었다.
"괜찮아? 보건실...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는데 일단 가볼래?"
물론 지금 시간에 보건실에 사람이 있을 턱이 없었기에 그로서도 말을 꺼내면서 그게 좋은 방법이라고는 차마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도 교무실에 가면 교사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그는 살며시 고개를 교무실이 있는 방향으로 돌렸다.
"많이 아프면 얘기해. ...선생님 계시면 불러올테니까."
말을 마치며 그는 우선 책가방을 자신의 자리에 내려놓았다. 허나 의자에 앉진 않으며, 일단 그녀의 상태를 살피려는 듯, 다시 그녀에게 돌아가서 머리를 박은 부분을 가만히 바라보려고 했다.
아픈게 아니라 쪽팔려서 부끄러운게 더 크다는 것일까, 그는 자신을 걱정해주는 윤재의 행동에 부끄러운듯이 반쯤 울먹이는 표정을 억지로 감춰가면서 자신이 먹으려던 날달걀을 이마에 문지르며 선생님을 부른다는 윤재의 행동을 만류한다. 이러한 꼴을 누구에게 보여주는건 단 한명으로 족했다.
"그냥 조용히만 해주세요.....다른 분들에게 이야기 하지 말아주시고....."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겨우겨우 윤재를 진정시키며 자신은 괜찮다는 제스쳐를 취해보인뒤 사법고시 문제집을 덮고는 그대로 숨을 돌리려는 찰나, 자신의 시선 안으로 윤재의 모습이 들어온다. 이렇게 가까이 남성이 있는건 아버지를 제외하고 처음인건지 그대로 뒤로 빠지려고 하였고....
조용히 해달라는 그 말에 윤재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당사자가 그것을 원한다고 하니 그로서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허나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는지 그녀가 방금 부딪친 부위를 그는 가만히 바라보다 마침내 거리를 띄웠다.
"...그래? 미안."
이성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던 경험이 없는 것인지. 얼굴이 붉게 변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스스로 혼자 납득을 하며 살며시 거리를 띄웠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녀의 자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고, 그 때문에 같은 반이라고는 하나 그다지 교류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애초에 2학년이 되고 나서 며칠 안 지나기도 했었으니까.
자리에 앉은 윤재는 이어 핸드폰을 꺼냈다. 별 생각 없이 메신저를 켠 후에, 들어온 것이 있는지 확인을 하지만 딱히 자신이 보내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말 없이 메신저를 바라보던 그의 시선이 살며시 그녀에게 향했고 그는 오른손 검지를 자신의 입술에 살며시 가져가며 이야기했따.
"아까 일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을게. ...그건 그렇다고 쳐도 공부 열심히 하나 봐. 잘 못 봤지만 공부했던 것 같은데."
이런 아침 시간부터 공부라니. 정말로 열심히 하는구나 라고 혼자서 생각하다 살며시 고개를 앞으로 돌리며 그는 말을 이었다.
조용히 해달라는게 여기서 조용히 하라는 뜻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뜻이었는데 아마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한게 화근이었으리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황급히 머리 앞부분을 잘 골라내 이마의 혹을 감추면서도 이내 오해를 풀기 위해서 서둘러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그대로 이어지는 말에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웃음을 지었다.
"고마워요. 그래도 남부끄러운 행동을 보인건 역시....."
뒷말은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으리라, 학기 초인데 이런 볼썽사나운 꼴을 보인거 자체가 상당히 쇼크일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 그러면서 그녀는 사법고시 문제집을 책상 서랍에 집어 넣은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 걱정해줘서 정말 고맙지만 사실 저.... 음, 그냥 말 놓을께요. 내가 존건 사실 책피고 얼마 안되서인걸....."
그럼 도대체 왜 그렇게 졸았던 것일까.
"사실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나와서 운동을 하는데..... 운동 끝나고 운동부 샤워실을 내가 쓰거든. 근데..... 그거 있잖아. 샤워 끝나고 몸이 노곤노곤해지는거."
..... 이제야 머리에 상황이 그려질 것이다. 가장 황당하지만, 가장 납득이 가는 부분, 그렇기에 오히려 지금의 상황에서 그녀가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히는게 당연한 것이겠지.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윤재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운동을 하고 샤워까지 할 정도면 대체 얼마나 일찍 나온 것일까. 자신으로서는 상상조차 가지 않는 일이었다. 어쩌면 그녀는 생각 이상으로 부지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대단하네."
순수하게 그렇게 생각을 하며 짧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슬쩍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바라봤다. 아직 수업이 시작하거나 학생들이 등교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물론 이미 등교한 학생들도 있을테고, 이곳으로 오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이 교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조금 자는게 어때? 노곤노곤하면 쉬는게 제일이잖아."
이어 다시 한 번 시계를 힐끗 바라보던 윤재는 깍지를 낀 후에 두 팔을 위로 쭈욱 뻗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뒷문 쪽으로 천천히 나갔다. 그러다가 잠시 멈춰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커피 좋아해? ...음료수 하나 뽑는 김에 좋아하면 하나 뽑아오게."
어디까지나 자신의 것을 뽑는 김에 하나 더. 그런 느낌을 살려 이야기를 하며 그는 그녀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아까전에 부끄러운게 어디 다 사라진 듯 이제는 좀 개운한듯 그녀는 편안한 신색을 유지하며 가만히 윤재의 말에 대답했다. 확실히 한번 졸고나니 조금이나마 피로가 가신 듯 아까전보다는 한결 나아보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공부에서 만큼은 확실히 페이스 조절을 해야하기에, 그 상황속에서도 피곤함을 떨쳐내고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리라.
"아으, 못볼꼴 보였네, 미안해."
하지만 부끄러운건 부끄러운 것인지 그대로 쑥스러운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래도 나름 생체리듬은 잘 조절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빈틈을 보이다니 아직 자신이 미숙하다는 걸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이고나서는 윤재에게 다가선다. 항상 교복 아니면 펑퍼짐한 옷을 입고 다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살짝 갸름한 얼굴과는 다른 둔탁한 몸이 언밸런스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운동부 아이들은 알고 있다, 그녀가 얼마나 단련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그럼, 같이 가자. 어차피 이쯤 되면 공부는 물 건너 갔거든."
이미 수포자에 과포자에 가까운 입장이지만, 그래도 문과쪽으로 갈래를 잡은 덕에 성적은 의외로 여유로웠고, 학교 수업 이상으로 공부를 진행하려다 보니 이런 상황이었지, 보통이었으면 학교에 나와서 딴짓이라도 했을것이라 생각하며, 그녀는 윤재에게 다가서서 말했다.
미안하다는 말에 그는 고개를 살며시 양 옆으로 저었다. 애초에 미안할 일이 뭐가 있고 못볼꼴은 또 무엇이겠는가. 전혀 그런 것이 아니라는 듯이 확실하게 뜻을 밝히며 그는 몸을 일으키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같이 가자는 그 말에 그가 보인 행동은 고개를 짧게 세 번 끄덕이는 것 정도였다.
"...편한대로."
이어 짧게 말을 하며 그는 닫혀있던 교실 뒷문을 연 후에 밖으로 천천히 나갔다. 뭘 마시면 좋을까. 그녀에게 커피를 이야기하긴 했으나 자신은 커피를 마실 생각은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자판기에서 파는 커피는 그의 입에 맞지 않았다. 집에서 카페를 하기 때문인지 기준이 자연히 그쪽으로 맞춰진 것을 스스로 인식하며 왼손으로 입을 막고 소리없이 웃은 그는 자판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안 따라왔으면 내가 샀겠지만, 따라 나온다면 각자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물론 말을 꺼낸 것은 나니까 내가 사도 상관은 없긴 하지만."
네가 사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냐는 듯이 그렇게 대꾸하며 그는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 매점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자판기가 있는 곳은 그곳이었기에.
"...지진 피해, 너희 쪽은 없어? 나는 등교하다가 2층 창문에서 화분이 떨어지는 것을 봤어."
그리고 일단 조금 더 지켜보다가 말을 할까 했는데 예미주도 말을 하셨던 것도 있고 해서 저도 말을 하자면...
사실 스레가 지속되려면 잡담과 일상 등의 활동도 필요한 사항이에요. 물론 정말로 내가 바빠서 활동할 겨를이 없을 정도라면 제가 뭐라고 말을 할 수 없긴 한데... 정말로 조용히 있기만 하면 제가 아무리 활동하고 대기하고 있어도 스레가 금방 가라앉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무조건 조용히 있지만 말고 잡담이나 일상, 혹은 썰이라도 풀면서 스레에서 활동을 해주셨으면 하고 바래요.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저 혼자서 노력한다고 해서 스레가 유지될 순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저도 다음주부터는 다시 일해야하니 저녁 시간이 되어야만 올 수 있고..(눈물)
이제는 부끄러운게 전부 가라앉은듯 그녀는 배시시 웃으면서 걸음을 재차 옮겼다. 그러고보니 최근들어 남하고 어울리는 일이 자신답지 않게 잦아졌다고 해야하나, 그녀는 해가 서쪽에서 뜰거 같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간것은 안 비밀. 그간은 일과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아침 6시 즈음의 학교는 이정도로 조용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천천히 윤재의 뒤를 따라 걷는다.
"뭘 그래, 내가 사도 돼, 미래의 변호사가 쏘는건데?"
물론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법률쪽으로 가겠다고 마음을 굳힌 이상, 무엇이다로 될 자신이 있었다. 아니 되고 싶었다. 인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믿어준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항상 몸을 단련하고 또 공부를 한 것이니까, 길에 좌절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으리라. 항상 그렇게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걸어갈 것이다. 그렇게 자판기 앞에 다다르기 직전 의외의 화제에 그녀가 눈을 살짝 크게 뜬다.
"지진??"
그러고보니 실제로 오늘 아침 새벽같이 움직일때도 그랬다. 사람들은 자고 있느라 못느꼈겠지만, 자신은 그때쯤 깨서 아침을 가볍게 먹을 타이밍이었으니까, 어머니도 최근 들어 자주 흔들린다고 말은 했었고 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당장은 피해가 없는데.... 어.... 솔직히 걱정이 안되면 거짓말이려나?"
어제 당장 진혁이랑 대화했던 내용도 있었기에 걱정이 안된다면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일 것이다.
그냥 가볍게 반 친구를 응원하는 가벼운 톤으로 대답하며 윤재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물론 변호사가 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니 그녀가 정말로 변호사가 될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차피 누구나 꿈은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건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그는 별다른 말은 더 잇지 않았다.
복도를 지나 매점이 있는 곳으로 연결되는 길로 발을 내딛으며 그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어 충분히 공감한다는 듯,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용한 어투로 이야기했다.
"...나도 그래. 원인불명이라고 하는데 원인불명치고 좋은 것은 없었어. 뭔가 불길해."
뭔가 가슴이 속에서 두근거리는 듯한 느낌임을 살며시 덧붙이며 그는 고개를 저었다. 곧 잊으라고 짧게 말을 덧붙이며 그는 자판기 앞에서 멈춰섰다. 가만히 음료수를 눈으로 흘겨보다 콜라 하나를 뽑은 그는 그녀가 뽑을 수 있도록 살며시 자리를 비켰다.
"지금 이게 계속되면 피난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물론 우리 집은 카페를 하고 있어서 마음대로 갈 수도 없지만."
법정에서 당당히 약자를 위해 덤벼든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배운것이 있다. 소리지를 힘 조차 없는 무고한 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절대 정의가 아니라는 것, 어린 시절 그 모습은 그녀에게 횃불이 되어주었고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지금까지도 노력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중학생 3학년 시절 사온 법전은 아직도 집에 꽃혀 있었고, 한 부분이 움푹 패일 정도로 그녀는 법전을 넘겨가며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으니까.
"원인 불명, 이라기 보다는 아직 밝혀 내지 못한게 아닐까, 언제든지 드러낼수 있는게 더 무서운 법이거든."
그렇게 대꾸하던 그녀는 별 생각 없다는 듯이 자신의 카드를 대서 결제 준비를 해놓은 뒤, 무가당 블랙 커피 캔 하나를 꺼내 마셨다. 아무래도 따뜻한 음료를 뺀 탓인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캔커피는 찬 기운을 발하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커피를 들이키며 그녀는 중얼거리는 말에 별 문제 없다는 듯이 대꾸하였다.
"무슨 해프닝이 있던 간에 못 움직이는 것도 참 우습지만, 결국은 도망가지 않는게 정답일지도 몰라. 응."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그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으로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이번주 토요일이었나, 약속이.
"부모님이랑 집에서 고지라 파이널워즈 보기로 했네,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괴수영화 매니아라서 말이야."
아버지를 따라가고 싶다는 그 말에 윤재는 순수하게 의문을 표했다. 물론 그 이상은 그녀의 삶일테니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은 역시 좋지 않을까 싶어 그는 더 이상 물음을 던지지 않았다. 어느 쪽이건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 이상 열심히 할테니, 그 관련으로 너무 캐는 것은 좋지 않겠다고 판단한 탓이었다.
지진에 대한 그녀의 가설은 그에게 있어선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허나 원인불명과 밝혀내지 못한 것이 대체 무슨 차이일까 그런 의문을 살짝 품을 뿐이었다. 괜히 그의 고개가 땅 아래로 향했고 다시 하늘로 향했다. 아무리 봐도 요 근래 계속 있는 지진이란 마치 헛소리인것처럼 평화로운 풍경만이 그의 눈에 비쳤다.
"...그때는 지진이 없길 바랄게. 영화를 볼 때 실제로 지진이 나면 무섭잖아. 물론 요즘 있는 것은 그냥 가볍게 흔들리고 마는 거니까."
별 일이 있겠나라는 생각 속에서도 문뜩 떠오르는 것은 이유모를 불안함이었다. 대체 무엇이 자신을 이리도 불안하게 생각하게 하는지는 알 길이 없었으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별 일 없겠거니 혼자 최면을 걸듯 중얼거리는 것 뿐이었다.
아, 역시 자기소개 시간때 너무 얼버부리고 넘어갔나봐.... 역시 소극적인 그녀의 성격 탓에 자기 소개 시간에 제대로 못한게 화근이었는지 그녀를 1학년때부터 알고 지냈던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가족 상황조차 모르는 이들이 분명히 많았다. 이 소극적인 성격을 못 고치면 분명히 문제가 생길거라 생각하며 그녀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입을 열었다.
"모르겠네, 외가쪽에서 자기네들한테 피난 오라고 난리긴 하거든."
그 외가가 미국이라는건 죽었다 깨도 말 못하지만 말이야. 나름 안전한 대책은 있지만 도망갈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아버지라면 도망가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야한다는게 지론이었으니까. 그게 지진한테도 통용되는 말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확실히 새학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지각은 좀 그렇지? 먼저 들어가, 괜히 이상한 소문 나겠다."
왜 그런거 있잖아, 젊은 남녀 두명이서 아침부터 얼레리꼴레리 그런거 말이야, 그렇게 장난스레 덧붙인 그녀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그가 걸어가던 반대편으로 나아갔다. 아직 시간 여유는 분명히 있었다. 잠도 좀더 깰 겸, 아침 산보를 즐길려는 심산이리라.
"황송합니다. 허나 이 전함이 통과할 정도로 커다란 구멍을 만들기 위해선 그만큼 많은 혼란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며칠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황좌에 앉아있는 이의 불평에 오른편에 서 있는 사내가 꾸벅 고개를 내리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그 설명에 납득했는지 황좌에 앉아있는 이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불평을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는지 황좌에 앉아있는 이는 잔에 담겨있는 보라색인 무언가를 마셨다.
"그래. 그것은 지금 제대로 일하고 있는거겠지?"
"물론입니다. 지구인들은 며칠 후, 자신들이 무슨 일을 당할지 상상조차 하지 못할겁니다. 애초에 이건 지구인들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겠습니까?"
ㅡ비싸기만 겁나 비싸네. 확 무너져내리라지. ㅡ아주 좋은 곳에 산다고 잘난척하는거 봐라. 진짜 붕괴되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황좌에 앉아있는 이가 바라보는 모니터의 화면이 바뀌었다. 땅 속을 파해치면서 나아가는 무언가가 있었고 그 무언가는 두 손을 높게 들어 지면을 있는 힘껏 강타했다. 동시에 화면이 우르르 흔들렸고 아주 작게 비명소리와 당황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래. 만족스럽게 활동하고 있구나. 그럼 이후는 암흑 전사에게 맡기는데 지구인들이 대항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애초에 지구인들의 그 어떤 병기도 암흑 전사에게는 무용지물입니다. 우리들은 그저 며칠 후, 지구인들이 혼란과 혼돈 속에서 소멸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만족스럽구나."
상당히 유쾌한 웃음소리가 그 근방을 가득 채웠고, 그 웃음소리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땅속을 파해치면서 다니는 그 무언가는 정말 빠르게 여기저기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집중 : 하나에 몰두하면 다른건 눈에 안 보임 가속 : 무도로 단련된 육체는 순간 가속도 충분 신뢰 : 사람을 믿는 마음 만큼은 확실함 번뜩임 : 순간적인 상황판단만큼은 일품 보급 : 기가톤케일 - 빅토리아호 보조 밧데리(.....) 기대 : 우군 엄호에 특화(특히 합체)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눈을 감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너희도 마땅히 따라야 한다..... 지금 저 아래 있는 사람들은 무력하게 도움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그것을 외면해놓고 뭐가 정의냐!! 대답해보라고!! 니들이 꼭대기에선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옳다고 정의내린 사람들이라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눈을 감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너희도 마땅히 따라야 한다.....] 지금 저 아래 있는 사람들은 무력하게 도움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그것을 외면해놓고 뭐가 정의냐!! 대답해보라고!! 니들이 꼭대기에선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옳다고 정의내린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괄호안에 들어간 대사파츠는 각국에서 들어오는 압력들을 말하는거고, 지금 그 답변을 예미가 말하는거다!!
안녕하세요, 자정이 넘었네요 갱신하겠습니다. 미묘하게 현실적인 주제가 오고 가고 있었군요. 명심하세요, 인간들은 자신들을 파멸시키도록 하는데 굉장히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수십번을 멸망시키고도 남을 무기를 한 가득 쌓아두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돌격 : 돌격해라, 짐의 병사들이여, 오직 나만의 영광을 위해 기합 : 기합? 천박하구나, 짐의 힘 앞에선 무력하도다 우정 : 우정같은 알량한 힘에 기대다니, 그 또한 나의 것이다. 직격 : 일격이라도 버티면 칭찬해주지 격려 : 무력하도다, 그 만용에 경의를 용기 : 절망하라, 그토록 외치던 용기 또한 나의 것이니
>>504 물론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능했지만 정말로 열심히 자신을 단련하는군요! 멋지다!! 장차 훌륭한 법률 쪽 일을 하는 이가 될 거라고 믿어요!! 윤재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일할 땐 자신이 커피를 낼 정도로는 타는 편이에요. 바리스타 쪽에도 관심이 있어서 알게 모르게 공부도 하고 있고요. 물론 장차 꿈은 카페를 이어받아 마스터가 되는 거지만요!
>>521 세상에. 이런 못된 유가족을 보았나! 아무리 유가족이라도 모든 것이 다 허락되는 것은 아니건만!! 일단 무사히 일을 해결했고 큰 일은 없었으니 다행이고... 확실히 저런 일이 있었으면 아무래도 예미는 단련도 게을리 할 수가 없겠네요. 어쩌면 기억 속에 정말 강하게 박혔을 것 같기도 하고요.
왜냐면 결국에는 혐의 자체가 있는게 의심 정황이 포착되는것 그 자체였고, 유가족들에게는 위로 받을수 있는 그게 사라진 셈이니까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던거겠지. 그래서 아버지가 말하길.....
"지금 내게 복수를 해서 풀린다면, 하시죠. 그렇다고 해서 죽은 자가 돌아오지는 않겠죠. 그 고리를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인것입니다. 분명 당신은 해냈다는 감정이 들겠지요. 하지만 그걸 지금 돌아가신 고인 분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걸까요? 오히려, 당신이 그들의 진짜 슬픔을 이해한다면 이리 하시면 안되는것 아닙니까?"
결국 그 유가족은 눈물을 터트렸고, 유가족과 살인혐의자였던 남자와 대면시켜 제대로 이야기를 이어나감과 동시에 2년간의 공모 끝에 진짜 살인범을 체포, 그대로 법정에 넘겼어
심지어 그간 연줄이 생긴 아버지는 그냥 검사랑 같이 살인범을 법정에 세워서 직접 조져버린 것으로 마무리!
>>544 음... 그럼, 이렇게 한번 말해보겠습니다. 설화를 뒤따르며 보좌하는 메이드가 있다는 것은 어떻습니까? 본래 천아 고아 였던 그녀를 설화와 친분을 같게 되었고 가문에 거둬 준 것입니다. 자신을 거둬 준 보답으로 헌신하고자 선택했다고 하는 느낌이로군요
>>545 그것도 멋진 연출이 될 것 같습니다. 떨어져 가면서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갈 것이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열망과 기도에 응답하듯이 웅장한 자태를 들어내며 삼두룡이 나타나 받아 주는 것이죠. 그 비현실적인 풍경에 잠시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던가
날이 가면 갈수록 지진의 빈도는 더욱 커지고 그 규모도 강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땅만 흔들리는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건물마저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고 자연히 도시 분위기는 혼란 그 자체였다. 이대로 가면 정말로 큰일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고, 피난을 준비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학교도 휴교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으나, 아직 휴교 발표는 없었고, 학생들은 자연히 오늘도 어김없이 학교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을 해결한 윤재는 매점으로 가서 가볍게 마실 빵과 음료수를 하나 사서 학교 뒷뜰로 향했다. 그 순간 갑자기 정말로 큰 지진이 일어나 윤재는 정말로 깜짝 놀라 몸을 아래로 낮췄다.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고 계속 흔들리던 지진 속에서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고 윤재는 괜히 침을 삼키며 눈동자를 가만히 굴렸다. 그렇게 이어지던 지진이 겨우 멈추자 그제야 윤재는 겨우 몸을 일으켰고 식은 땀을 교복 소매로 닦아냈다.
"...아."
가만히 주변을 바라보던 도중, 그의 눈에 같은 반 여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시선을 고정하며 그는 그녀에게 물었다.
설화는 수업이 잠시 멈추어진 시간. 그때 학교 뒷뜰에서 그곳의 작은 자연이 만들어낸 그늘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현대에는 전자 책 혹은 E-book이라 하여 간단하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 쉽게 볼 수 있지만 종이 책은 그 나름의 풍류를 느끼게 해줍니다. 실내에서 읽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오늘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야외 활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녀라도 이러한 소박하고 꾸며진 것들이 보여주는 자연의 단편에 불과할지도 모르더라도 자연 그 자체의 자태에서 우러나오는 풍경까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이렇게 굳이 그녀 자신의 태생적인 성질에 불구하고 야외에 나와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강렬한 진동이 그녀와 모든 것을 덮쳐왔고 그 기세를 쉬이 거두지 않았습니다
“네, 괜찮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사그라 들었을때 설화는 몸을 추스리고는 마침 근처에 있었던 동급생의 질문에 그를 한번 바라보고는 그렇게 답하였습니다. 이번에도 울리며 몸무림치는 땅의 움직임. 그래요, 지진이라고 불리는 현상인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 지역 환경의 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것은 이 지역의 지질 구조에 무언가 변화가 어떠한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전조로 앞으로 더욱 큰 지진이 있을 거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말로, 대규모의 지진이 본격적으로 덮쳐온다면 많은 피해는 필연적으로 뒤따라 옵니다. 그때 저희는 어찌해야만 할까요 사람은 저마다 다양한 선택을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와 그 가족은 선택해야만 합니다. 어쩌면 자연은 그 선택조차 허용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되었든 아직 그것은 오지 않았으며 설화에게는 지금 할 일이 있습니다. 다시금 책을 펼치고는 독서를 재개하였습니다
그의 말 끝이 좀 더 길게 이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그의 표정은 난감한 느낌으로 뒤바뀌었다. 방금 전까지 땅이 그렇게 크게 흔들렸는뗴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독서를 하고 있는 그 모습이 그로서는 신기할 뿐이었다.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 것일까? 생각을 하며 윤재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대단하네. 방금 전까지 그렇게 지진이 있었는데."
적어도 자신이라면 시도도 못할 거라고 쌩각하며 그는 두 손에 쥐고 있는 빵과 음료수를 바라봤다. 다행히 놓치진 않았으나, 지진 때문예 괜히 두 손에 힘이 강하게 들어간 것인지 빵 포장지가 살짝 구겨져 있었고, 그 내용물도 살짝 뭉개진 상태였다. 괜히 아쉬움을 느끼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작게 숨을 내쉬었다.
"무슨 책을 읽는거야?"
아주 작은 호기심을 느끼며 그는 그녀에게 그렇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책을 읽는 것으로 보아 정말로 재밌는 것인지, 흥미로운 것인지. 그로서는 조금 궁금했던 모양이다.
설화는 잠깐 전 동급생의 질문에 그 말을 남기고는 제 일에 몰두하며 자신의 근처의 동급생이 모습이나 행동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설화 자신도 이 앞에 동급생에게도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네, 있었지요... 그런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골적으로 무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설화는 재차 동급생의 그녀를 대상으로 하는 분명한 감탄사와 함께 흘리는 말을 듣고는 곧 여전히 책을 읽으면서도 한번 슬쩍 그에게 눈을 돌려 바라보고는 담담히 되묻듯이 대답함으로써. 아무래도 이 앞의 동급생은 설화의 행동에 조금 놀란 것만 같습니다. 아마도 지진에 관련하여 그런 것이겠죠 명백히 밝히자면 그녀라고 해서 지진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을 두려워하고 움츠려 있어 봐야 아무런 이득도 없습니다. 그 공포를 알기에 더더욱 냉정하게 판단을 해야 합니다. 지금, 지진은 지나갔습니다.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지금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는 더 나을 겁니다. 지진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고 그렇다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지가 품은 분노가 아직 점잖을 때 우리들은 가능한 많은 것들 누리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때가 되면 이런 사소하고 한가한 여유는 귀중해질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저자인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동급생의 질문에 설화는 여전히 그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고 흘깃 보고기만 하고는 무덤덤하게 저자의 이름과 책의 이름을 말해주며 대답하였습니다. 그것은 종교와 신성에 관하여 과감하게 해체하고 그것을 새롭게 인지하고 정의하며 정리해보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몇몇 사람들에게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내용이 많습니다. 특히 신실하고 독실한 신자의 경우에는 말이죠
리처드 도킨스의 신이 무슨 책인지 전혀 알 길이 없었기에 윤재는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소설인지 비문학인지도 예상이 안 가지만 그래도 소설이 아닐까 생각만 할 뿐이었다. 물론 전혀 다른 철학계열일수도 있지만 그런 쪽은 영 머리가 아픈지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튼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그저 대답만 하며, 계속해서 책을 읽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는 괜히 무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괜히 말을 걸었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말을 거는 것이 방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기도 하며. 아무런 말 없이 음료수를 딴 후에 그 내용물을 마시던 그는 작게 숨을 내쉬면서 이야기했다.
"혹시 방해되었어? 그렇다면 미안."
책을 읽는데 말을 거는 것이 방해가 된다면, 굳이 더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조용히 자리를 뜨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그는 우선 그녀의 답을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러다 그는 가만히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보다 나름대로 이야기를 한 마디 덧붙였다.
동급생의 말에 설화는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짤막하게 말했습니다. 그가 말한 실제 의도가 무엇이든 '어렵다'는 표현을 이 책에 대상으로 한다면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세 가지 문자에 내포하기에는 많은 것들 말이죠.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저마다 각자의 사람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단순히, 설화가 이것을 읽고 있는 것은 그녀가 이것을 읽기 원하기 때문이고 어떤 식으로든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려움이란 표현은 그다지 문제기 되지는 않죠
“아니요, 딱히 방해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 귀하는 자신의 목적으로 이곳에 도달하지 않으셨나요? 자신의 목적을 계속 수행하세요”
설화는 동급생의 자신이 방해되었냐는 물음에 그때가 되어서야 책을 읽고 있던 동작을 멈추고는 동급생을 바라보며 그에게 시선을 맞추고는 도리어 왜 그렇게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태도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는 나름의 일종의 배려심에서 나온 행동이겠지요. 더불어서 더는 계속 관련될 이유도 없다고 판단해서도 그럴 것입니다. 그가 들고 있는 것과 동시에 지금 행하는 행동을 바라보건데 아마도 본래라면 그는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데 열중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대지가 그 격한 움직임을 통하여 그녀와 그를 이어주었을 뿐입니다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옮은 말이지만, 지진에 대피하고자 한다면 탁 트인 공간이 더 낮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그런 곳에 가장 가깝지요”
이어서 동급생의 걱정 섞인 듯한 충고에 설화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어느 의미로든 간에 동급생은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 정도는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말해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선의라는 것이며 그럴 것입니다 간혹 몇몇 사람들은 이러한 행위에도 큰 의미를 두고는 하여 문제가 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무언가를 하는데 있어 굳이 큰 의미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무런 이유도 없어도 됩니다. 단지 그렇게 하고 싶어서 라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귀하라니. 같은 반에게 그렇게 말을 하는 이가 있을 줄은 몰랐어. ...이상하다는 건 아니고."
그저, 요즘도 그런 표현을 쓰는 이가 있구나 싶어 윤재는 살짝 당황하는 눈빛을 보였다. 소설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법한 표현을 실제로 들은 사람의 심정이 이런 것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며, 몰라도 상관없는 사안을 하나 배우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아무튼 방해되는 것은 아니라고는 하나, 목적을 수행하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또 그런 것은 아닌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결론은 편한대로 하라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추측하며 그는 뭉개진 빵이 들어간 빵 포장지를 뜯어 빵을 한 입 먹었다. 너저분한 느낌이긴 하나, 그래도 맛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빵을 몇 번 씹으면서 그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아무리 잘 모르는 이라도 같은 반이면 걱정 정도는 해. ...아예 관계없는 이라면 또 모를까.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의 신경은 쓸 것 같지만."
그저 의미없이, 딱히 답을 기대하지 않는 대답을 하며 윤재는 땅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땅을 바라봤다. 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지진이 나는 것인지. 괜히 땅을 발로 콕콕 찍어보다가 그는 행동을 멈췄다.
"사실 제일 안전한 곳은 대피소 같은 곳이 아닐까 싶지만. ...왜 갑자기 이리 지진이 벌어지는걸까.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져서 골치가 아파."
동급생의 그런 말에 설화는 작게 웃고는 되묻듯이 말했습니다. 너무 고리타분한 어법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런데도 여전히 옛 시대에 머물러 있고 그에 더해 역행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인제 와서는 그녀의 행동은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동급생보다 책에 우선하고 있는 것이 아닌 책보다 동급생에게 있었습니다. 그와 대화에서 그를 확실히 바라보며 시선에 맞추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표현하듯이 설화가 책을 읽는 것을 완전히 멈췄다는 것은 아닙니다
“상냥한 생각이네요.”
이어지는 동급생의 말에 설화는 그렇게 짧게 소감을 내비치듯 말했습니다. 사람이 좋다고 말해야 할까요 아니면 오지랖이 넓다고 해야 할까요 둘 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사실, 어느 쪽이든 설화에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그것이 다 개성이라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사실, 수년간 늘 함께하게 될 사람을 대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하지 못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다릅니다. 학교에는 온갖 인간 군상이 존재합니다
“그렇겠지요, 피난은 과정일 뿐이지요. 갑자기 하는 것은 인간만의 관점이에요. 자연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그 모습과 성질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근 일대의 지각 구조에 무언가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설화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덧붙여 설명하듯이 말합니다. 지진이란 대지 자체가 갈라지는 것이니만큼 그 대지에 지태 세운 건물은 어떤 식으로든 완전히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적으로 대응할 목적으로 설계와 설비가 갖춰진 건축물이 더욱 더 안전하다는 것은 명백한 것입니다. 동급생이 언급한 것과 같이 지진은 어느 날을 기점으로 점점 거세져 가고 있습니다. 무언가가 다가오듯이. 그 앞에는, 미래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자연의 힘 앞에 무력하게 스러져 비탄에 빠진 사람들? 그렇다 하더라도 여타 많은 지진으로 인한 결과가 그랬듯이 그것조차 그저 한순간에 덧없는 기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간들은 꿋꿋이 쓰러져 간 것들을 다시금 일으켜 세우며 그때보다도 더욱 번창해왔습니다
당신이라는 표현이라니. 역시 동급생끼리 쓸 표현은 아니지 않나 생각을 하면서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상대가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그건 또 어쩔 수 없는 일이었기에 이어 그는 편한대로 해도 좋다고 이야기를 하며 더 이상 그 관련으로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듯이 입을 꾹 다물었다.
빵을 마저 먹으면서 음료수를 먹으니 약간의 허전함이 채워져 그는 괜히 만족함을 느끼며 자신의 배를 교복 위로 가볍게 통통 치다가 오른손을 아래로 내렸다. 아무튼 이어 지진에 대한 그녀의 생각에 그는 오른손을 머리에 올리고 가만히 긁적이다가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하지만 그러면 원인불명이라고 하긴 힘들지 않아? ...난 원인불명이라는 자연재해는 들어본 적 없어. 물론 내가 모르는 걸 수도 있긴 한데."
일단 확실한건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집, 즉 카페를 떠올렸다. 여기에 가게를 차린 만큼 쉽게 피난을 갈 수도 없으니 그저 큰일만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그는 작게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어느 쪽이건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야. 그러니까 조심해. ...나도 조심할거니까. ...교실 들어갈거야?"
다시금 동급생의 언행에 설화는 작게 웃고는 그렇게 지금에서야 그녀는 앞의 동급생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듯이 누군가가 보기를 시대에 엇나가버렸다고 평할 그러한 행위들은 그녀의 선택이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행동입니다. 그리고 동급생이 말해주었듯이 그 행동들은 그녀의 무언가의 바뀌게 되는 계기가 없는 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그렇지요. 그러나 인간이 규명하지 못하였을 뿐, 모든 것에는 인과 관계가 존재하는 법이에요. 원인 불명이라는 것은 그저 알 수 없다는 것이지 원인 없이 제 스스로 이루워진다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지요”
거듭 이어진 동급생의 말에 수긍하면서 동시에 그에 설명을 겯들이듯이 설화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결국, 그것도 어느날이 되었든 간에 어떤 형태로든지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머나만 옛날 인간들은 그저 거기에 있었을 뿐이며 계속되어 왔던 자연의 현상들을 경외하거나 하면서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것들로 치부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인간들이 거듭 성장해오면서 달라졌고 되려 그러한 것들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씌이도록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 점은, 저도 동의한답니다. 어째서인가 일반적인 지진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아요. 그저 그렇게 느껴질 뿐에 지나지 않는 이전 다름이 없는 것일지라도. 교내는 휴식 시간이 끝나면 그에 맞춰 돌아갈 생각이랍니다. 혹은, 저와 함께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설화는 동급생의 말에 긍정하여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도 그러한 유사한 느낌을 지닌다는 식으로 소감을 답하며 동시에 동급생의 질문에 조금 장난스럽게 묻듯이 설화는 말했습니다. 조금 장난스럽게 묻기는 했지만 정마로 그가 그것들 원한다면 하지 못할 것도 아니였습니다. 휴식 시간이 끝나기 전에 교내로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보통, 더 빨리 복귀하면 좋으면 좋았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은 참 별별 호칭은 다 듣는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귀하, 당신, -씨. 평소에는 듣지 못할 표현들이니 나중에 집에 가면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자랑 정도는 해도 좋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는 스스로 결론을 내리며 마무리를 지었다. 물론 대수롭지 않은 대답이나 돌아올 것 같았지만 말을 한다고 해서 딱히 손해볼 것도 없었고 나쁠 것도 없다는게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아무튼 그녀의 말에는 크게 동의하며 그는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인이 없을 수는 없었다. 허나 대체 그 원인은 뭐란 말인가. 대체 뭔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단 말인가. 그리고 며칠전부터, 정확히는 땅이 흔들리기 얼마 전부터 느끼던 불안함의 원인도 스스로 알 수 없었다. 뭔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하지만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가장 불안한건, 부모님에게 물어도 그런 느낌은 딱히 없다는 것이었다. 그 점이 그를 내심 불안하게 만들었다. 애초에 자신은 부모님의...
딱 거기까지만 생각을 하며 그는 고개를 저었다.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 없이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하며 그는 곧 그녀의 말에 이어 대답했다.
"네가 돌아가겠다면 같이 돌아가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같이 안 가도 상관없어. ...그냥 지진이 요즘 벌어지니 밖에 있으면 조심하는게 낫지 않나 싶어서 말한 것 뿐이야. ...말했다시피 난 전에 등교할 때 화분이 떨어지는 것도 봤으니까. 물론 여기는 그런 건 없지만..."
그래도 건물이 혹시나 잘못되어서 벽돌이라도 떨어지면 크게 다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설화는 동급생의 그런 말에 아무 말 없이 그저 또다시 작게 웃어 보였습니다. 대지의 흔들림은 날로 거세져 가며 사람들에게 불안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화에는 오늘날에는 조금 고마운 느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와 그녀, 오늘날 이 둘은 그저 스스로 행동을 할 뿐 서로 다르게 흘러갔을 뿐인 것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때마침 대지가 그 몸을 흔들어서 그 둘의 사이를 메꾸어 이어지도록 한 것만 같습니다. 같은 상황을 겪고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끝을 맺는다. 설화에는 나름대로 좋은 일이었습니다. 한 가지보다는 두 가지를 겪고 지내는 게 더 좋습니다
“저에게 맡겨두도록 하시겠다는 거로군요? 온전히 스스로의 선택으로 하여금 존중하고자? 어느 의미로든 좋은 모습이네요. 그렇게 말해주신 것만으로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여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죠”
설화는 여전히 제자리에 남아있는 것으로서 동급생에게 전했던 말에 대답을 대신에 하였고 이어 동급생의 말에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거듭 자신을 자신의 상태를 신경 써주는 것에 설화는 이 동급생에게 더욱 큰 관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이전에 생각하였듯이 그저 단순한 그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자그마한 호의일지라도 상관없는 사항입니다. 이처럼 그녀 역시도 그저 그렇게 느끼고 싶기에 그럴 뿐입니다
“네, 아무쪼록 좋은 일과가 되기를. 짧은 순간이 이였지만 재미있었답니다”
설화는 돌아가겠다고 말한 동급생을 향해서 정중하게 행동를 취하면 작별 인사를 건네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던 소감을 더하여 말했습니다. 그는 최후의 마지막까지도 그녀를 걱정합니다. 어찌 그를 좋게 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갈수록 더 마음에 드는 인물상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사람의 그 하나의 행동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일을 크게 그르치기 쉽습니다. 그것은 서로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현상이 될 것입니다
>>649 어찌하여 그렇게 시선만을 돌아보고 계십니까? 저희는 무엇입니까? 한치 흐트러짐 없이 믿어왔던 선에게 배반당해 버려진다면 선이 저희를 내버렸듯이 저희도 선을 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선을 지키고 악를 쳐서 멸하라고 라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악이란 대체 무엇이며 그 끝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예미주가 괜찮다면 저야 오케이에요! 일단 오늘은 스토리 날이기도 한만큼 정말 지진이 계속 간혈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네요. 막 심각하게는 아니고 그냥 계속 땅이 울리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즉 학교 등교는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으로. (교장:아니. 학교가 무너진 것도 아니잖아요.)
오랫만에 살짝 늦잠을 자버린 탓인지는 몰라도 해가 슬슬 올라오려는게 눈에 보인다. 그래도 시간을 맞춰서 나간다면 분명히 운동부가 오기 전에 샤워실을 쓸수 있겠지, 이제 땅이 흔들리는건 어느정도 익숙해진 느낌인건지는 몰라도, 땅이 흔들리는 타이밍에 맞춰서 리듬이라도 타는 것인지 발목에 아주 살짝 살짝 힘을 주고 몸을 띄워가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정말 세상이 멸망이라도 하려는건가....."
뭐 그건 그거대로 우스운건지 그녀가 피식, 실소를 터트린다. 지진때문에 세상이 멸망한다라, 이거 완전히 공룡 종말설이잖아? 그런 얼토당토 않은 일을 떠올리면서 그녀는 다리에 한번더 힘을 준다. 어차피 결국 학교는 가야하는 상황이니 불평불만은 금지라고 생각하며, 가방에 있는 사법고시 문제집과 법전을 무게추 삼아 그녀는 오늘 아침 운동은 이걸로 퉁치자고 중얼 거리며 다리에 힘을 주고 달려나갔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지진이 커지는 것이 이젠 정말로 땅이 크게 뒤흔들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표정에 지친 기색이 녹아있었고 그건 윤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근처 신호등을 꽉 안고 어떻게든 버티려는 윤재는 땅의 움직임이 겨우 가라앉자 신호등을 놓을 수 있었다.
이런 와중에도 학교에는 가야 한다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보통 이쯤 되면 휴교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휴교 소식은 전혀 없었다. 즉, 오늘도 정상수업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학부모들이 항의를 할만도 하고, 자신의 부모님도 이럴 때 꼭 학교를 가야겠냐고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다른 곳은 아닌 것일까. 괜히 그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고 그는 어떻게든 학교로 천천히 향했다.
혹시나 위에서 화분이 떨어질까 무서워 괜히 건물 근처를 피해가면서 다니던 윤재의 눈에 예미의 얼굴이 보였다. 인사라도 하는게 좋을까 싶어 그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등교길에 보는건 처음 같네."
물론 지진 때문에 나중에 큰일이 있을지도 몰라 일부러 빨리 가는 것인만큼, 그녀 역시 평소에 이렇게 빠르게 등교하는 것일까 싶어 그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운동이 어쩌고 했었지. 그것을 생각해보면 빨리 등교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두 손으로 깍지를 끼고 크게 기지개를 켰다.
흔들림이 커져서 좀 어디 몸을 피했다 가야하나 고민하려던 찰나, 달리던 걸음을 멈추며 그녀가 잠시간 무게 중심을 잃을뻔 했다. 평소에도 다들 가방에 문제집을 넣고 다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가방 무게는 보통이 아니었지만, 그녀의 가방 무게는 거기에 사법고시용 문제집에 법전까지 들어 있다. 당연히 1.5배는 더 무거우리라, 그런걸 메고 달리다가 급정거를 했으니 당연한 것이겠지.
"아이쿠, 잠깐만."
그대로 가볍게 몸을 놀리면서 가방을 벗어 땅에 내려놓고 재빠르게 무게 중심을 잡는다. 흔들림때문에 난이도가 급상승한 것인지는 몰라도 꽤 휘청 거리던 그녀는 그대로 무릎을 꿇어 무게 중심을 억지로 맞췄고, 흔들림이 멈추자마자 가방을 다시 챙겨들고는 수줍게 웃어보이며 손을 들어보인다.
"아무래도 이시간에 등교하는 건 나밖에 없겠지, 주번 하는 아이들 아니면. 근데 사실 이것도 늦은거야, 어제 책 좀 챙겨보느라."
그렇게 답하던 그녀는 가방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에 내가 이걸 메고 내달리다니, 진짜 급하긴 급했나 보구나, 라고 중얼거리면서 이미 땀범벅이 된 등짝의 서늘한 감각을 느끼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래도 여분 교복이 학교에 있으니 보송보송한 상태로 공부는 할 수 있겠지?
"무섭긴 한데 뭐 어쩌겠어. 저기 높으신 분들이 요구 하는게 그거였으니. 일단 흔들리는건 잠깐 멈췄으니 어서 가자, 차라리 대피하더라도 학교 운동장 같은 개활지면 상대적으로 안전할꺼야."
지금 이 시간도 늦었다니. 그렇다면 평소엔 더 빨리 등교를 한다는건데. 일어나자마자 바로 등교라도 하는 것일까 생각을 하며 그는 괜히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역시 조금 이른 시간이었기에 그녀에게 신기함을 느끼기도 하며, 그와 동시에 대단하다고 느끼며 윤재는 자신도 모르게 손뼉을 세 번 치고 두 손을 아래로 내렸다.
아무튼 지금은 땅이 가라앉긴 했으나, 오늘은 요상하게 여러 번, 간혈적으로 계속 땅이 울리고 있었다. 이쯤되면 정말로 휴교를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괜히 원망스럽게 하늘을 바라보지만, 당연히 핸드폰으로 휴교입니다! 라고 뜨는 것은 없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는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라니. 정말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우리 부모님은 오늘 그냥 결석하라던데, 그렇다고 진짜 결석할 수도 없잖아. ...그래. 차라리 학교가 좀 더 안전할 순 있겠네."
여차하면 지하실 같은 곳을 열어서 대피할 수 있게 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며 윤재는 우선 발걸음을 앞으로 옮기며 학교로 향했다.
농담이 아니라 대충 학교까지 가는데 30분 정도 잡고, 가서 한시간 정도 운동 가볍게 한 다음 샤워까지 다 하고서 문제집까지 보면 그마저도 꽤 빠듯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새벽 4시 반에 움직인다는 말을 이야기 하고서는 그대로 윤재의 반응에 뭐 상관 없지 않냐는 반응으로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핸드폰을 바라보는 윤재의 심정은 알겠지만.... 지금 시간이면 애시당초 너무 일찍이었다.
"아마 그런 알림문자는 학교에 학생들이 반쯤 나오고 나서 오지 않을까? 매번 그랬잖아."
높은 사람들은 항상 그래왔다. 항상 무언가 일이 터지고 나서야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아버리는 그런 상황을 종종 연출해왔으니까, 누군가 그랬지, 가장 무서운건 적이 아니라 무능한 아군이라고. 지금 상황이 딱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어서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피난이라..... 외가쪽에서 오라고는 했는데, 응, 부모님 두분 다 거절하셨어. 이유는 음..... 걱정 크게 안해도 될거 같다고 하시더라."
변호사를 하던 감때문인지는 몰라도 무언가를 믿고 있기 때문인지, 아버지나 어머니나 두분다 요지부동이었다. 물론 자신도 부모님을 믿기에 걱정을 크게 하지는 않지만, 역으로 그렇기에 더욱 도망가야 하는거 아닐까 하는 마음도 머릿속에 조막만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괜히 불평을 약하게 뱉어내며 그 말에 크게 공감하며 윤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빠르게 문자를 보내주면 좋겠으나 꼭 1교시가 시작되기 직전에야 그런 것을 안내하니, 지금처럼 등교하는 이들은 대체 무슨 죄인가 싶어 조금 짜증이 나는지 그는 괜히 땅바닥에 있는 돌멩이를 약하게 걷어찼다.
하지만 적어도 당장 땅이 흔들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이대로 가라앉는다면 참 좋겠으나 뭔가 모를 불안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커지는 이 불안함은 대체 무엇인지. 자신이 위험에 빠질 것을 직감하는 인간의 초감지 능력이기라도 한 것인지. 참으로 바보 같다고 생각을 하며 곧 윤재는 고개를 저었다.
"...대단하네. 상가 사람들중에선 벌써부터 짐 싸는 사람도 있던데. 우리 부모님도 조금 생각해봐야겠다고 하고 있고. ...절대 안 간다고 했었지만 역시 불안한가봐."
카페를, 집을 버리고 피난을 가는 것은 역시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일터이자 삶의 둥지를 버리고 도망치는 것이니까. 오늘 하교하고 나면 바로 피난 가는 것은 아닌지 괜히 걱정을 느끼기도 하며 윤재의 입에선 괜히 더 한숨일 흘러나왔다.
"...적어도 지금은 서로 피해 안 보게 잘 대처하면 될테니까. 그러니까 혹시나 내가 미처 모를 위험을 발견하면 얘기해줘. 나도 반대로 할테니까. ...적어도 지진 때문에 죽는 일은 없어야하잖아?"
이를테면 저 위의 화분이라던가. 근처 3층 건물 베란다에 놓여있는 화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그는 괜히 피식 웃었다. 떨어지진 않을 것 같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이내 학교 어느덧 저 편에 보였고 그는 그에 맞춰 발을 움직였다.
자기 입으로 민사 소송에선 패가 승보다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더 많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그 바닥에서 50대 50이면 승률이 꽤 높은 편이었다. 거기에 항상 남들이 하기 꺼려하는 국선 변호사에서 억울한 누명 벗기기로 유명세를 탔다면 더욱 믿을만 하리라. 아버지는 항상 그랬다. 그 사람이 믿는 것 만으로도 주변 사람들는 힘을 얻었다.
"위험한 거라..... 내 가방?"
분위기도 풀겸 농담조로 말을 내뱉는다. 하지만 의외로 정답일 수도 있었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그녀의 가방은 꽤 무거운 편이었고, 잘못해서 법전에 얻어 맞기라도 한다면 어느 만화처럼 머리에 찍혀서 크게 다칠 수도 있으리라. 그러거나 말거나, 저멀리 다가오는 학교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 학교, 설비는 잘 되어 있잖아. 의외로 쓸만한 대피소일껄? 샤워실이나 다른 것도 있고 말이지."
그렇게 위안을 주면서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저 멀리 있는 학교를 보았다. 재차 지진이 오기 전에 서두르자는 듯 그녀는 턱짓으로 학교를 가리키며, 걷는 속도를 올렸다.
농담조에 돌아오는 것은 정말로 가벼운 농담조였다. 설마 그런 일이 있겠냐 싶겠지만 가방을 위험한 것으로 치부하는 그녀의 말에 그가 내놓는 약간의 장난성 농담이었다. 어디까지나 장난이었기 때문에 그녀에게서 멀리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이럴때일수록 서로 돕고 도와야하는 법이었으니까.
괜히 땅이 더 울리지 않을까 싶어 윤재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 허나 특히 더 움직이는 일은 없었기에 다시 한 번 안도했고 그에 맞춰 그의 발걸음 역시 상당히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오늘 학교에 갔다가 정말로 크게 지진이라도 일어나면 당분간 학교에서 지내게 되려나. 괜히 움직였다가 더 위험할 수도 있으니 말이야. 그래도, 그건 조금 꺼려지네."
침대도 없고, 내 개인 공간도 없고. 그렇게 작게 아무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발걸음에 맞춰 자신 역시 발을 옮겼다. 점점 학교가 가까워지고 어느덧 교문까지 도달하자 그는 그쯤에서 발을 멈췄다. 혹시나 교문 쪽에 뭐가 붙어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만히 둘러봤지만 역시 아무 것도 붙어있지 않았다.
"...원인불명의 지진이면 조금 쉬게 해줘도 좋을텐데. 있잖아. 며칠전부터 계속 벌어지는 이 지진의 원인이 아직도 불명인 것은 조금 이상하지 않아?"
"너무 그러지 마, 돈 떨어진거 없어. 가끔 운좋게 5천원짜리 주운적은 있는데 그 이상은 무리더라야."
윤재가 무엇을 걱정하는지는 대강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요 일주일간 큰 피해 사례는 없다는걸 대강 들은적이 있었다, 당분간은 좀 무섭더라도 어떻게 스스로 자기 위안을 하면서 지내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가볍게 그의 어깨를 두드려준뒤 그녀는 오렌지빛 눈동자를 빛내면서 입을 열었다.
"뭐 어쩔수 없는 상황에선 참아야하는 거 아니겠어? 앞으로도 무슨일이 벌어질줄 알고? 그러니까 마음 단단히 먹자고."
정말 깔끔하다 못해 청소까지 잘 되어 있는 교정을 바라보며, 그녀는 혀를 내둘렀다. 학생들 학교오는건 둘째 문제고 이렇게 등교전에 이미 이리 청소를 해놓다니, 이거 교징선생님 노동법 위반으로 고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버지에게 콱 찔러봐? 그녀는 그렇게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대꾸를 했다.
"그건 좀 이상하긴 한데, 뭐 이렇다할 지각변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근데 그렇다고 모르는걸 알려달라고 하는 것도 그렇잖아?"
그녀라고 해서 알고 있는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그렇게 의심한다면, 의외의 곳에 답이 있는게 아닐까? 그녀의 시선 끝에 그가 걸린다.
윤재가 하는 말에 대해서 심각하게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허투루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녀는 딱히 무시하지 않는다는 태도로 윤재를 바라보았다. 물론 그가 생각한게 맞을 수도 있다. 초자연적이다, 비현실적이다, 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설명할 수 있는 것들도 적지 않았으니까.
"그런걸 생각할 필요가 없어. 언제나 사람은 종말을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절망할 필요도 없는거지. 우린 지금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지 않으니까."
종말이니 어쨌느니 하는 윤재의 말에 그녀가 안심하라는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천천히 그의 어깨를 두드려 준 뒤 기지개를 폈다. 올때 땀도 충분히 흘렸겠다, 시간도 충분하고 그냥 이대로 샤워나 하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녀가 개운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운동은 이미 아까 오면서 봤잖아? 그게 오늘 아침 운동 대신이야. 이대로 샤워하러 갈꺼긴 한데.... 왜? 설마...."
사실 지금 분위기에선 홍보를 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단 첫 스토리를 해보고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일단 제가 다음주는 친구와 토일월 해서 놀러가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이 없거든요. 정말로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이 분위기라면 제가 돌아오면 스레가 파묻혀있을 것 같은 예감이라서. (흐릿)
>>754 아니. 그런 의미는 없는데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시면 저도 뭐라고 할 말이 없어지는지라. 그렇게 따지자면 그냥 학교 박살내고 로봇을 개인 소유하면 모든 것이 다 끝나지 않나 싶기도 하고..(침묵) 난동을 부리면 어떻게 되냐고 해도... 그야 전함 빅토리아 호가 박살이 나고 격추가 된다는 말밖엔 할 말이 없네요.
비스트 타입 : 공중으로 날아 올라 성층권에서 한번 선회후 브레스 포격, 폭발 사이로 급강하 다이브, 날개를 휘둘러 적을 베어가르는 장면 머신 타입 : 포룡으로 선제 포격후 급가속, 검룡으로 올려 베어 띄우고는 칼을 집어 넣고 적의 콕핏에 주먹을 꽂아 넣은뒤 검 뽑아들기(파일벙커처럼)
빅토리아 호는 기본적으로 싸우는 전함은 아니지만, 일단 미사일 포대에 미사일을 장전하고 연속으로 쏘는게 있을테고, 포대가 조준을 시작해서 적을 록온 한 후에, 모니터를 바라보던 윤재가 작게 한숨을 내쉬고 발사!! 라고 크게 외치면서 오른팔을 앞으로 뻗은 컷인이 나오고 발사하는 그런 것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날이 가면 갈수록 지진은 더욱 거세졌고 수업을 듣는 와중에도 땅은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다. 허나 결정적으로 정말로 큰 느낌은 아니었고 정말로 가벼운 진동이 간혈적으로 일어나는 페턴이 이뤄졌고 그 때문인지 아직 휴교령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위험하니 어지간하면 교실 밖으로는 나가지 말라는 교장의 안내 방송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때는 오전 11시. 점심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3교시 무렵의 시간이었다. 열심히 수업을 듣거나 졸고 있거나 아무런 어떻게든 수업시간을 보내는 와중, 갑자기 창 밖에서 뭔가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을 것이다.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면 하늘 위에 검붉은색 금이 가는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그 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점점 더 커져왔고 이내 하늘에 검은색 구멍을 만들었다.
ㅡ들리나? 지구인들이여.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어느 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나이를 구분하긴 조금 힘들어보였으나, 그 목소리는 분명하게 모두에게 들려올 정도로 강렬하게 머릿속에 울려오고 있었다.
ㅡ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이 보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ㅡ우리는 너희들이 사는 그 세계가 아닌 또 다른 세계의 존재. 암흑 제국 다크 매터. ㅡ지구인들이여.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암흑 제국 다크매터는 너희들을 말살하겠다.
공부를 하면서 잠시간 다음 모의고사는 어떻게 대비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지진에 맞춰서 들고 있던 펜을 떨어트린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진짜 지진이 잦아지긴 했는데 이거 도대체 어떻게 되먹어가는 거지?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는 듯이 하품을 한번 하고는 잠시 기지개를 펴며 펜을 집어든다.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 순간,
"엥?"
이게 진짜였어?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 나눈 대화가 떠오른 것일까, 의외로 감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가 옥상으로 향하였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간헐적인 마치 몸부림치는 듯한 대지의 울림과 요동, 그것을 지진이라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도록 느끼는 것을 제외한다면 설화의 삶은 여느 때와 같았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 본문인 학업에 정진하는 행위를 방해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거침없이 학교에서는 각자 학생들은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만큼은, 어쩌면 앞으로도 마냥 그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학교 밖으로부터 들리는 듯한 어떠한 소음과 함께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창밖으로 내비치는 그곳의 풍경에는 하늘이 갈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되는 것과 그와 동시에 어떠한 또 다른 소리가 여성과 같은 것이 울립니다. 그 내용은 허무맹랑하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실제이며 그것은 정확히 하늘의 변화를 지적하며 언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교내 방송에 멋대로 이상한 내용을 송출하고 있습니까? 하지만 느낌이 뭔가 이상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방송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설화는 그저 그러한 생각들은 하면서 창밖을 바라봐 내다보며 아무런 말도 없이 무덤덤하게 그저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녀가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놀랍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갑자기 저런 초자연적 현상을 목도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확실한 것은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밖에 없으며 삽시간에 퍼져나가 수많은 이들에게 오고 내리게 될 것이라는 것 정도입니다
예미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담임은 그녀를 만류하려고 했고 당황한 듯한 다른 아이들 역시 어떻게든 진정시키려고 했다. 혼란은 조금씩 커져가는 것 같았으나 특별히 더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 했고, 뭔가 이상한 사태라고 파악했는지 그 구멍 근처로 전투기가 날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전투기가 슝, 슝 날아가는 모습이 보일 때 쯤,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ㅡ그래. 최대한 많은 병기가 모여야지. 너희들이 자랑하는 그 보기만 해도 증오스러운 병기에게 더는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하게 보여주마. 나와라!!
그 목소리가 끝이나자 동시에 땅이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건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아주 큰 지진이었다. 책상이나 다른 뭔가를 잡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땅이 강하게 흔들렸고 교실 내부의 물건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시계, 달력, 사물함 위에 올려둔 것들, 교과서 등등. 참으로 많은 것이 바닥에 떨어졌고 학교 근처의 지면에 금이 갔고, 그 안에서 검은색 빛기둥이 위로 솟아올랐다.
ㅡ자. 암흑 전사여. 지금까지 열심히 모은 혼돈 에너지를 흡수해서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암흑전사로 각성해라!!
마치 명령을 내리듯 여성의 목소리가 거세게 울렸고, 검은 빛줄기는 이내 점점 땅으로 다시 흡수되는 듯 했다. 그와 동시에 또 다시 거대한 지진이 근방을 덮쳤고, 검은 빛줄기가 솟구친 그 곳에서 뭔가가 등장했다. 그건 거대한 갈색 두더지였다. 두 팔에 빠르게 회전하는 드릴을 달고 있고, 이마에도 빠르게 회전하는 드릴이 달려있었으며, 두 팔과 머리에 강철로 만들어진 방어구와 헬멧을 착용하고 있는 거대한 두더지의 두 눈이 붉게 반짝였다. 갈색 두더지의 몸에는 검은색 기운이 솟구치고 있었다.
이내 전투기들이 빠르게 돌진해서 두더지 쪽으로 미사일을 날렸지만, 날아오는 미사일을 터지는 일 없이 모조리 흡수되어 소멸하듯 사라졌다. 아주 가볍게, 두더지는 드릴을 날려 전투기들을 일제히 격추시켰다.
입가로 헛웃음만 나온다. 오늘 일때문에 지방으로 내려가셨다고는 들었는데 그나마 다행인가? 나밖에 지금 여기 있는게 그나마 다행인데 내가 죽게 생겼구나. 아버지, 아버지 예감이 오늘만큼은 틀렸나 보네요. 그래도 뭐 괜찮아요. 그녀는 잠시간 숨을 깁게 들이쉰 뒤,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선생님을 뒤로 한채 그대로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선다.
"아....."
진짜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들어맞는게 너무 짜증나는데? 그녀는 잠시간 허탈한듯 화려한 폭죽들을 바라보며 너털 웃음을 흘렸다. 냉정을 찾고 싶지만....
다른 동급생들과 선생님이 다양한 이유로 분주하게 활동하는 설화는 여전히 제자리를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하늘에 갈라지고 이상한 것들을 주절 거리는 여성의 소리 만으로도 충분히 이상한 일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설상가상이라고 해두어야 할지 상황은 좀 더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창 너머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외부로부터 큰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는데 그것은 군용기로 보이는 것이 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좀 갑작스럽지만 지금 이 상황은 전시에 준하거나 그 자체인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국가에서 침공했습니까? 지금 상황대로 추정하자면 자신을 암흑 제국 다크매터라는 우스운 식으로 소개하는 자들 일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좀 못 미덥지만 초자연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있으니 지금은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다시 여성의 소리와 함께 지금 까지와는 그 격이 다른 격렬한 진동이 모두를, 학교 건물에 갑작스럽게 덮쳐왔습니다. 당연하게도 설화도 그 흔들림에 휘말렸습니다 최대한 도움이 될만한 사물을 부여잡고 그러게 버텨내었고 몸을 추스리고는 일어서 다시금 창 너머로 비치는 그곳에는 왠 이상한 일종에 두더쥐와 같이 보이는 거대한 크기의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형태만 보면 조금 우습지만 결코 웃을만한 것은 아니 였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군용기들은 무력하게 손쉽게 파괴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야 말로 지금 교내는 혼란이라는 이름의 꽃이 만개하였습니다. 괜히 호들갑 떠는 것이 아닐 뿐 설화 역시도 지금 이 상황에 충분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자. 자. 얘들아! 진정해라! 그리고 누가 가서 예미를 데려오고! 너무 위험하잖니! 그래. 어서 지하실로 대피하자꾸나! 모두들 일어나야..우왁!!"
두더지 모양의 괴수는 두 손에 달려있는 드릴을 땅에 내려찍었고 동시에 그 근방에 거대한 지진이 일어났다. 걸을래야 걸을 수가 없을 정도로 커다란 진동은 누군가를 겁에 질리게 하기 충분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윤재 역시 제대로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한쪽 다리를 꿇은 채로 책상만 꽉 잡고 있을 뿐이었다.
ㅡ자. 암흑 전사 드릴 몰라이너. 인간들을 말살해라. 가장 가까운 곳의 건물을 파괴해서 모두 붕괴해려라! 짐의 명령이다!
여성의 목소리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암흑 전사라고 불리는 괴수의 시선이 모두가 있는 학교, 일광고로 향했다. 금방이라도 건물을 박살내버릴 것처럼 드릴은 정말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고 크기가 거대한만큼, 근처까지 오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문제였다.
"얘, 얘들아! 빨리 도망쳐!!"
담임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리는 와중이었다. 갑자기 하늘의 태양이 눈부시게 반짝였고, 그 태양에서 뭔가 거대한 빛이 떨어졌고 2학년 3반 교실, 그리고 옥상에 있을 예미를 덮었다.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말 그대로 정말로 환한 빛의 공간 그 자체였다. 몸은 붕 떠 있었고, 벽도, 바닥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가운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ㅡ지구의 학생들아. 나는 태초부터 지구를 수호하던 신 중 하나. 지금 지구는 다른 세계의 침략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ㅡ너희들을 당장에 구하고 싶으나, 나는 또 다른 추가 침공을 막기 위해 저 하늘의 구멍을 긴 시간동안 막아야만 한다. 그러니까 묻겠다. 마음에 품은 꿈. 그 빛을 가진 학생들아. 너희들에게 힘이 있다면, 너희들은 지구를 지킬 수 있겠느냐?
저거 내가 이름 지어도 저것보다는 훨씬 잘 짓겠다!! 속으로 그녀는 그렇게 외치며, 생김새와 우스꽝스러운 이름과는 다른 로봇의 행동을 보며 내심 감탄까지 한다. 그래도 너희들 되게 노력하는구나, 나라면 그런 이름 받았을때 당장 상관 얼굴에 해고 당할 각오로 사표 던졌을텐데, 아 사표 던지면 해고 당하는거나 마찬가지인가?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숨을 들이킨다.
"그래도 재밌는 구경하고 가네?"
그렇게 천천히 숨을 들이키고 눈을 감는 순간, 그녀의 귓가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공중에 떠오른, 아니 그것보다는 훨씬 편안한 기분과 느낌, 그녀는 그 감각에 천천히 몸을 맡기며 들려오는 목소리에 천천히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어쩌면 이것마저도 아버지를 닮은 것일까? 그녀는 오히려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평소의 소극적이고 불안한 태도보다 훨씬 더 강인하고 믿음직 스러운 모습이었다.
선생님이 언급한 것과 같이 그녀는 크게 위험할 것입니다. 아니면 반대로 그녀가 더욱 안전하게 되는 결과가 되던지. 저 밖에 존재 때문에 도저히 제대로 걸음을 땔 수 없도록 그 진동이 심하여 학교가 무너지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여성의 소리는 또 한번 묘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것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그건 마치 의도적으로 굳이 이러한 것들을 사람들에게 들어내도록 말하는 하는 것만 같습니다. 여성의 소리와 함께 밖에 거대한 존재는 학교를 파괴하려는 것이 명백해 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설화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죽음이나 크나큰 부상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바로 절체절명이라고 하던가요. 선생님의 외침에도 무색하게도 이러한 상황에서 도망은 무의미합니다. 포기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사필귀정. 이러한 상황에서도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가게 마련이라는 것인지 아닌지 더는 학교도 밖에 무언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설화는 교내에 있었음에도 마치 벽을 완전히 투과하듯이 강렬한 빛과 함께 무언가 알 수 없는 장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묘한 감각인데 마치 중력에 영향 받지 않은 아무것도 없는 곳이 있는 것만 같습니다. 더불어서 신기하게도 이러한 빛들에 둘러 싸여있는데도 그녀의 체질에 불구하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이번에는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지금 까지 들려왔던 여성의 소리와는 다릅니다. 그것은 어쩐지 우호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존재가 말하는 것들은 미묘합니다. 정말이지, 오늘은 온갖 종류의 초자연적 현상이란 현상은 전부 겪는 것 같다고 설화는 생각했습니다
“그대가 무엇이든... 이것은 선택과도 같은 허상으로 덧씌운 강요 일지니 모든 것을, 내 모든 것을 지켜낼 수 있는 수단을 부여하여 준다면 기꺼이 받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을 수호신이라고 칭하는 정체불명에 소리에 설화는 대답하였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것이 현실이라면 학교에 곁에 우뚝 서있는 저 무언가의 존재에게 운명을 달리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선택 아닌 선택이라도 괜찮을 것입니다. 부디 거절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길 빌어야 될 뿐
ㅡ그래. 선택의 자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허나 너희들, 마음 속에 꿈을 품은 빛을 지닌 이들이 아니면 이 지구를 지킬 수 없다. 그래. 너희들이 아니면 이 지구는 지킬 수 없다.
ㅡ그 빛으로 지구를 지키고, 어둠 속에 숨은 이를 막아 평화를 지켜다오. 학생들아.
목소리는 천천히 사라지고 빛은 일제히 폭발하듯 확산되었다. 이내 빛이 사라지고 원래 알던 교실 풍경이 보였을 것이다. 놀랍게도 넘어진 물건들은 모두 원래 상태로 돌아갔고, 학생들도 모두 제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어 목소리가 가만히 머릿속으로 울려왔을 것이다.
ㅡ자. 너희들의 팔을 보렴. 팔찌가 있을 것이다.
그 목소리를 듣고 팔을 보면 색색의 팔찌, 정확히는 태양 무늬가 박혀있는 손목시계형 팔찌가 달려있었을 것이다. 그 안에는 반짝이는 작은 빛이 깃들어있었다.
ㅡ지금부터 너희들에게 주는 전함, 빅토리아 호가 발진할 것이다. 자. 발진해라. 빅토리아 호를 받은 학생이여.
"나, 나?"
이어 윤재의 자리를 보면 당황스러워하는 윤재의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그의 팔찌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버튼 여러개가 달려있었다. 이어 윤재는 눈치를 보다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 버튼을 순서대로 눌렀다. 아마 그에게는 그 나름대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무튼 뒤이어 교실이 진동했고, 학교를 향해 오던 암흑 전사라고 불린 두더지 형 괴수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학교의 형태가 천천히 변형하고 2학년 3반 교실이 가장 위쪽으로 올라왔다. 다른 교실들은 모두 재변형되어 복도가 이어졌고 그렇게 변하면서 발생한 틈 속에서 거대한 제트기형 전함의 머리 부분이 올라왔다. 뒤이어 거대한 파란색 제트기는 하늘 높게 발진했고 자리 역시 천천히 변형되어갔다.
ㅡ자. 지금이다. 학생들이여! 너희들과 함께 할 메카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만들어내라. 너희들의 전투를 위한 것들은 너희들이 모두 빛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니 그 이미지를 상상하고 그 이름을 힘껏 불러라!
/그러니까 로봇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 이름을 크게 부르라는 그런 거예요! 10시 10분까지!
기왕 힘을 줄거면 군대가 더 나은게 아닐가 싶다가 마음 속에 꿈을 품은 빛을 지닌 이들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어른, 그것도 명령에 따르는 군인 보다는 학생들의 꿈이 더 강하겠지
"상상....."
신은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 언제나 대리인을 내보내 인간을 다스리신다. 상상해라, 신이 인간을 위해 내려주신 전사를 강한 힘으로 신의 적을, 인간의 적을 쓰러뜨리는 최강의 전사를, 순백의 날개를 가진 전사를 어린 양을 포옹하며 사악한 악마들을 무찌르며 항상 승리만은 가져 오는 존재 기계로 된 몸을 가지고 우리의 적을 무찔러 주소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잔혹한 운명의 화살에 맞아 죽은 듯이 침묵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니면 창칼을 들고 거센 파도와 같이 밀려드는 재앙과 싸워 물리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죽는 건 잠자는 것... 단지 그 뿐 아닌가”
정체불명의 목소리와 그 장소에서 설화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 셰익스피어 저의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The Tragedy of Hamlet, Prince of Denmark), 흔히 줄여서 '햄릿'의 불리 우는 책의 구절을 나지막하게 말해보았습니다. 어째서 이들이였고 어째서 그녀 이였어여만 하는지 이러한 모든 것이 무엇을 위해서 있는 것이고 이렇게 되었는지 설화의 마음을 울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단지 설화는 자신의 소중한 것들, 사랑해 마지 않는 것들을 갖고 지켜내고자 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이 신비롭고 기이한 빛으로 가득한 우리가 터져 나오듯 하여 이내 늘 보았음이 익숙한 교내의 풍경과 그에 괴리되도록 이질적인 그것이 다시금 설화의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서 새로운 것이, 특이한 것이 있다면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전 다름없는 모습이 되었다는 것과 대체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시계와 같은 형상을 갖춘 팔찌와 같은 것이 팔에 채워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소울 리퍼.”
갑작스럽게 떠오른 단어를 설화는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그러한 단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수호신이라며 자칭하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말하는 것을 따르기로 할 따름입니다. 이것은 사실이며 현실이라고 생각되고 이제 그것은 설화에게 주어있습니다. 운명의 화살이 쏘아져 그녀를 맞추려 한다면 맞기 전 그 화살들을 전부 불살라 없애버리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것은 운명을 없애 미래 마져도 불태우는 것입니까? 아니면 예속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스스로를 개척하는 것입니까?
눈을 뜨는 순간 그 공간으로부터 벗어남을 느낀다. 그녀는 천천히 팔에 덧 씌워진 팔찌를 한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게 힘이라면, 지금 자신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 그 순간 그녀의 뒷편으로 거대한 전함이 날아오른다. 그 순간 터져 나오는 소닉붐, 그 여파로 그녀가 그대로 휩쓸려 뒤로 날아오르고, 그 공중에 체류하는 잠깐의 순간에 그녀의 시선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스쳐지나간다. 자신이 상대를 지킨다면, 그 모습으로 변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닐까? 거대한 형상이 그녀의 시선으로 들어온다, 파란색의 미려하고 아름다운 동체가 하얀색 빛을 머금고 천천히 하늘로부터 내려온다, 죽어버린 신의 형상으로부터 태어나는 그것이 아닌, 숭고하고도 강인한 형상이었다. 파괴를 부르는 마신의 형상이 아닌, 지키고 나아가기 위한 성채로서 그녀에게 다가온다.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는 순간 그녀의 입으로부터 거대한 외침이 울려퍼진다.
"기가톤------케일------!!"
그 순간, 거대한 빛덩이가 인지할수 없을정도로 맹렬한 기세를 타고 그녀를 집어 삼킨다, 거대한 3개의 머리와 함께 세상을 파멸시키기라도 하는 듯한 거대한 형상은 그대로 그녀를 그 안에 간직한채 그대로 하늘로 날아 올랐다. 천룡이 비상하는 순간 그녀의 시선으로 별빛이 쏟아져 내린다. 아직 밤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날아오르는 그 시선으로 우주가 잠깐 펼쳐졌고,
"가자."
그 나지막한 한마디와 함께 3개의 시선이 다시 한번 대지로 내려진다. 3개의 입으로부터 광포한 포효가 터져 나오고 용틀임과 함께 입안에 압축되어진 에너지탄이 검은색 로봇을 향해 쏘아져냄과 동시에 급강하 다이브를 시도한다. 엄청난 압력이 그녀를 덮쳐오지만 개의치 않는다는 듯 그녀는 그 장면을 직시하며,
목소리에 대답하듯 윤재가 괜히 소리를 높이면서 어느 순간 컴퓨터처럼 변한, 정확히는 발진한 그 순간부터 변한 자신의 자리를 바라보며 컴퓨터 옆에 만들어진 핸들 두 개를 잡고 있는 힘껏 잡아당기면서 버튼을 꾹 눌렀다. 아마 그 순간부터 로봇을 구상하던 이들의 머릿속에서도 뭔가가 저절로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을 것이다. 자신이 만든 로봇의 이미지, 그리고 자신이 만든 로봇의 조종방법. 그리고 파일럿 복장이라던가. 그 모든 것은 모두 파일럿들의 생각으로 만들어져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었다.
로봇을 구상한 이들의 팔찌에는 SD 이미지 느낌으로 자신들이 구상한 로봇의 모습이 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가 빠르게 여기저기로 이동했고 그들은 아래로 낙하했다. 옷이 자신이 구상한 파일럿 복으로 바뀌는 것을 넘어서서 끝까지 내려가면 자신들이 구상한 로봇들의 모습이 보였을 것이고, 그들은 의자채로 전송되듯 로봇 안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다들 조심해. 발진!"
이어 윤재의 목소리가 내장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왔을테고, 로봇 아래에 장착되어있는 부스터 발진 장치가 발진해서 로봇들을 일제히 뒤로 보냈을 것이고, 전함의 뒷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발진했다.
하늘에서 땅으로 착지하자 보이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로봇들의 등장에 당황한 암흑 전사의 모습이었다. 뒤이어 암흑 제국이라고 소개한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그녀가 시선을 천천히 내리자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의 시선으로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3개의 머리가 비추고 있는 전방의 모습, 그리고 완전히 움직임을 트레이스를 하려고 생각한 자신의 무의식이 투영되기라도 하듯 하얀색 바탕에 혈관처럼 파랜색 실선들이 그려진 타이즈.... 타이즈?! 완전히 몸매가 드러나서 아무리봐도 이런걸 누가 입냐는 듯한 복장이 그녀의 전신을 완벽히 덮고 있었고 그 상황에 당황하기라도 하듯 그녀는 어버버 거리면서 몸을 이리저리 휘적 거리기 시작했다.
"자, 잠깐?! 이거, 이거 누가 보는거 아니지?! 그치?! 제발 아니라고 해줘!!"
그 반응을 따라, 3개의 머리가 허공을 휘적이기 시작한다. 마치 주인의 정신상태를 대변이라도 하듯이 3개의 머리는 우왕좌왕을 반복하고 있었고, 오직 가운데 있는 머리만이 진정하라는 듯 양옆의 머리를 후드려패고, 깨물고를 반복하며 최대한 진정시킨다. 그러기를 잠시, 이내 자신의 움직임을 용이 따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그녀는 천천히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 순간, 그녀의 전신을 감싸기라도 하듯이 천천히 하얀색 레인 코트가 그녀의 몸 전신을 감쌌고, 그제서야 좀 진정이 된 것인지 그녀는 씨익 웃어보이면서 천천히 발을 한차례 구르며.....
"자, 가보자고!!"
날아올랐다, 거대한 하늘이 그녀의 시선으로 들어오고, 화면을 돌려 회전을 시킴과 동시에 3개의 머리가 포효를 내지르며 적을 바라 보았고, 그녀의 의지에 따라 날개에 에너지가 집중되며 하얀색 날개가 창공을 가로지르는 칼날이 되어 그녀를 감싼다.
"아름답고도 웅장한 날개를 펼치고, 모여든 빛으로 적을 배제한다. 딥 다이브 슬래쉬(Deep Dive Slash)!!"
순식간에 고도를 낮춘 저공비행, 거대한 몸체에 걸맞지 않은 아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한 기가톤케일은 그대로 날개를 적을 향해 휘둘렀고, 적을 지나쳐감과 동시에 자신의 몸을 그대로 회전 시키며 그대로 상승기류를 타고 날아 올랐다.
먼저 변화를 느낀건 자신의 복장이었다. 붉은 색을 바탕으로 금색의 테부리와 단추를 가지고 있는 교복도 아니고 군복도 아닌 이상하게 생긴 무언가와 검은색의 선글라스 이어서 주변의 공간이 교실이 아닌 무언가의 내부이며 360도가 전부 보이는 조종석 손을 움직여 조작을 하자 정면의 시야에 [Metatron]이라는 문자가 나타났다가 동기화라는 단어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방금전의 이 기체에 대한 정보가 어느 정도 들어왔다. 이거라면 문제 없이 조종이 가능하겠어
"강진혁, 메타트론, 갑니다!"
윤재의 목소리를 들으며 발진을 하자 날개의 모양을 하고 있는 핀팔넬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와 그대로 앞으로 날아간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자 처음 느껴보는 압박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지만 적응했다. 공중으로 날아올라 방패를 잡은 왼손을 왼쪽 뒤로 빔라이플을 잡은 오른손을 오른쪽 뒤로 오른발을 앞으로 왼발을 뒤로 빼서 자세를 잡은 다음 쿠웅, 소리하 함께 바닥에 착지하고 방패로 몸을 가리고 빔라이플로 암흑전사를 조준한다.
-보면 몰라? 바로 앞에 있는 학교에서 나왔잖아"
외부와 연결된 스피커로 여성의 목소리에 대답한다.
-너희는 묵비권을 행사할 수 없으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을까? 글쎄 우리나라에 외계인에 대한 법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몰라서
조금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체질을 타고났을 뿐 평범했을 설화에게 이 모든 상황은 여전히 달갑지 않고 기이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라고 말하게 된다면 그것도 교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느 순간, 마치 그 정신에 두뇌에 직접 새겨지듯이 흘러들어와 새로운 지식들이 마치 이전에도 직접 경험해본 것과 같이 느껴집니다. 무엇이 되었든 지금의 설화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압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도 이제 와서는 일일이 놀랄 필요도 혼란스러워 할 이유도 없기에 그래서 곧바로 그녀의 자리가 바뀌거나 떨어지거나 의상이 바뀌는 등의 온갖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무덤덤한 태도로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것들이 신비롭게 느껴지는 그 마음은 퇴색되거나 빛바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제 설화는 더는 교내의 풍경이 아닌 날카롭고 기하학적인 검은 공간에 어느 한 크고 긴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그녀의 머리에는 특이한 기구가 쓰여 있었고 많은 선들이 그녀를 어루어만지듯이 감싸고 있었습니자 이번으로 3번째의 다른 음성을 듣지만, 설화는 그것이 '소울 리퍼'라 불리는 그녀 자신을 내부에 품고 있는 거대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둘이자 하나로서 연결되어 모든 것을 봅니다 마치 자신의 몸처럼 한뜻으로 움직입니다. 그렇게 이번에도 어김없이 무의미만 소리를 지껄여 대는, 이 모든 것의 원흉이 되는 음성에 대답해 줄 인정도 의무도 가치도 없습니다. 그것이 그녀를 저희를 말살하려고 들었듯이 그녀도 상대를 말살할 것입니다. 사냥하려는 자, 사냥당할 준비를 하여라. 과연 사냥꾼과 사냥감은 누가 될 인가
매그너토스의 몸통박치기와 기가톤케일의 날개 공격을 바라보며 암흑 전사는 두 손의 드릴을 빠르게 돌려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데미지가 안 들어간 건 아닌지 그 몸이 살며시 뒤로 주춤했지만 제대로 서고 공격 태세를 갖췄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여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ㅡ학교? 그래. 거기가 발진기지인 모양이지? 일광고등학교? 고작 고등학생 주제에 전장에 나왔단 말이더냐? ㅡ묵비권 행사? 하하하하! 짐에게는 그런 것은 필요없다. 짐은 도망치지도 않고, 숨지도 않는다. ㅡ나는 암흑 제국의 황제의 자리에 선 자. 너희들 따위를 두려워할 것 같으냐. ㅡ지구인의 병기가 어째서 암흑 전사에게 통했는진 알 길이 없지만, 암흑 전사의 무서움을 얕보지 마라!!
이어 암흑 전사는 크게 괴성을 질렀고 드릴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지금이라도 공격할 것처럼, 정말로 매섭게 노려보는 그 눈빛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한편, 모두의 로봇의 내장 스피커로 윤재의 목소리가 들리웠다.
"다들 잘 들리지? 잘 모르겠지만, 이 전함 빅토리아 호 말인데. 일단 너희들의 로봇을 회수할 수 있어. 위험하면 이쪽에서 알아서 회수할게. 그리고 데이터베이스 컴퓨터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걸로 조사를 할 수 있어."
"일단 조사는 해보겠지만,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서. 그러니까 혹시나 정보가 필요하면 바로바로 요청해줘. 그럼 조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나도 정보를 보낼테니까."
"...힘내."
그것으로 통신은 끝이 났고, 뒤이어 자신을 황제라고 칭한 여성의 공격적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ㅡ너희들 지구인들이 그 무엇을 가지고 와도 종말의 운명은 벗어날 수 없어. ㅡ순순히 종말을 맞이해서 그 죄값을 치뤄라! 지구인!!
/일단 여기까지! 암흑 전사와의 전투는 내일 이어져요! 그리고 모두에게 라봣이 주어졌어요! 축하드려요! 반응레스는 편하게 올려주세요!
>>906 넘기지도 않을 뿐더러 사용하지도 못하겠죠. 인간의 어리 섞음이란. 다른 메카들도 그건 같겠지만 특히 소울 리퍼(+자각 A.I)의 경우에는 설화 빼고는 전부 뇌를 과전류로 태워 죽일텐데요 그리고 암흑 전사에게 맞설 수 있다는 건 똑같이 지구제 병기로는 당해낼 수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그러니 사람쪽을 억류하는 방법을 쓰려나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이긴 하니까요. 그리고 국가에 위협적인 대상이라기보다는 사실 어쩔 수 없는 거라고 해요. 현실적으로 가자면 말이에요. 일단 어디까지나 사적으로 무장을 소유한거고, 그것이 고등학생인만큼 말이에요. 아무래도 군대나 국가 입장에선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고, 군이나 국가는 사정을 잘 모르니까요.
어어. 정말로 진지하게 말을 하자면 그렇게 막 진짜 복잡한 어른들의 세계로 이야기가 흘러가진 않을 거예요. 일단 진지한 정치적인 느낌의 건담이 아니라 조금 가벼운 느낌의 엘드란물풍 분위기라서 막 정치적 흐름, 이용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고등학생이 전장에 나가는건 안되지! 그런 느낌인 거니까... 너무 그렇게 정치적으로 현실에 대입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렇다면 뒤이어 갱신하는 제가 그것을 구경하겠어요! 아니! 그런데 저건 엘도라V?! 빅토리아 팀은 나이를 먹어도 쉬지 못하고 계속 지구를 지켜야만 하는건가!
952예미 - 眞- : 天龍飛上(시간 부족으로 생략한 것 몽땅 수정!!)
(5FWiG.QIus)
2021-08-08 (내일 월요일) 09:51:20
눈을 뜨는 순간 그 공간으로부터 벗어남을 느낀다. 그녀는 천천히 팔에 덧 씌워진 팔찌를 한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게 힘이라면, 지금 자신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 그 순간 그녀의 뒷편으로 거대한 전함이 날아오른다. 그 순간 터져 나오는 소닉붐, 그 여파로 그녀가 그대로 휩쓸려 뒤로 날아오르고, 그 공중에 체류하는 잠깐의 순간에 그녀의 시선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스쳐지나간다. 자신이 상대를 지킨다면, 그 모습으로 변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닐까? 허공 높이 뜨는 순간, 그녀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팔찌의 차가운 감각이 느껴진다. 여지껏 방관자라고 생각하던걸 부정하기라도 하는 듯한 그 서늘하고도 따뜻하고, 냉정하면서도 따스한 감각에 그녀가 눈을 부드럽게 감는다. 살짝 시선을 외면하고서야, 그 사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녀의 손이 부드럽게 주먹을 쥔다. 지금의 이 순간이 비극의 서장이라도 되는 것 마냥 그 우스꽝스러운 촌극속 에서 방관자가 되기란, 불가능한게 아니겠지.
───그렇다면 하다 못해 내 손으로 그 페이지를 불 태우게 해줘.
그 순간, 빅토리아 호 격납고에서 무언가 고개를 치겨든다. 출격 명령 지시 따윈 없었다. 그저 [이름 없는 그것]이 자의로 고개를 치켜든 것이다. 3개의 머리가 동시에 무언가를 느끼기라도 하듯 동시에 격납고 안에서 몸을 일으켰고, 문을 부숴질듯이 찌그러트리며 그 밖으로 비집고 들었다.
{콰우우우우우우우!!}
3개의 머리가 동시에 폭음을 터트린다. 이 순간 그녀에게 날개를 달아주려고 하는 듯 거대하고 반짝이는 빛을 머금은 날개는 밤하늘의 별처럼 창공을 수놓았고, 죽음으로부터 지상에서 일어났던 괴수는, 하늘의 푸르름과 희망을 안겨주고자 하는 그녀의 뜻에 따라 그대로 급강하를 시도한다. 마치 하늘에서 천사가 강림하려고 하는 듯한 그 모습에 그녀는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기가톤....케일...."
그 순간 그녀의 눈으로 검정색 머리카락과 오렌지 빛깔의 눈동자의 여인이 스쳐지나감을 느낀다. 아니, 그것은 장성한 자신.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 아니, 특별한 의미는 없으리라. 그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가르쳐 주는 것 뿐. 피하지 말고 나아가라는 뜻. 그 손을 내 뻗는 순간 천룡은 그녀의 뜻을 따라 그녀를 낚아채며 품안에 안아 들고는 그대로 하늘 높이, 저멀리 열공까지 날아올랐다.
─희망이라는 이름의 검이 오른손에 쥐어지고
선회를 하는 순간 그녀의 눈으로 수많은 별빛이 쏟아지고,
─신념이라는 이름의 대포가 왼손에 쥐어진다.
내려다 보는 순간 푸르른 대지가 그녀의 시선에 맺힌다.
─용이 머리를 들어올리는 순간 어두운 세상의 하늘을 지우고
3개의 머리가 동시에 거대한 에너지를 베어 물고,
─소녀는 정의라는 이름의 달빛으로 태양빛을 오래도록 건네리.
마침내 그 에너지체를 토해내며 적을 사멸시킬 기세로 쏘아내고, 그것에 발 맞춰서 그대로 급강하 다이브를 한다. 구름을 찢어 버리고, 세상을 가르고 천공을 덮은 거대한 용왕이 대지에 천천히 내려 앉는다.
>>957 그래서 첫 등장 이후에 예미가 패닉에 빠졌을때 머리 두개가 어벙벙 거리면서 이상한 짓 다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그 때문이야
기가톤케일에 타면 예미의 의식도 어느정도 기가톤케일을 점거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방식이거든. 예미 혼자서 머리 3개는 다 움직이는게 힘들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무기나 그런건 검룡이나 포룡이 담당하고, 주룡은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면서 예미의 움직임을 전달하고, 예미는 가운데 사령탑 같은 느낌으로 기가톤케일을 조작하면 된다고 보면 될거 같아
그래서 예미가 만약 정신을 잃더라도 주룡이가 임시 사령탑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어느정도 전투는 가능한거지
그리고 >>976 말인데 그런 설정이 있으면 저에게 미리 가능하냐고 좀 물어보고 설정을 해주셨으면 해요. 통신 소통형 드론이라니. (흐릿) 팔찌를 통해서 통신을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드론은 조금 곤란해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저에게 가능하냐고 물은 게 아니잖아요. 물론 여러분들의 캐릭터 설정이니까 여러분들의 자율에 최대한 맡기고 싶지만 저도 엘드란물이라는 풍의 분위기를 가지고 온만큼 어느 정도 지켜줬으면 하는 설정들이 있어요. 애매하면 일단 저에게 물어봐주셨으면 해요.
본격 메카물로 해서 진지시리어스 그런 것을 생각하고 오셨으면 아마 이 스레가 진짜 안 맞을 거예요. 이건 어디까지나 옛날에 아이들이 로봇 조종하던 그런 느낌의 가벼운 느낌을 생각하고 만든건지라.
사실 소울리퍼에 다른 파일럿이 타면 사망한다는 설정도 제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긴 했는데..뭔가 점점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고, 작품을 보는 것도 그렇고 좀 많이 시리어스한 느낌으로 보는 것 같아서 우려감에 이야기드려요.
>>991 아니요. 아니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문제가 되기 전에 메카 설정 쪽으로 이래도 되겠냐 싶으면 미리 물어봐달라는 거예요. 일단 설정하고 문제가 되네. 없애야지. 이런게 아니라요. 저도 스레를 관리하고 있고 세계관을 짠 참치로서 아니면 아닌거지.. 이건 조금 곤란해요. 일단 너무 심각하고 시리어스하게 보는게 아니라면 다행이긴 한데... 그냥 그 점만 조금 주의를 해주셨으면 하고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