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식 주막에서 학생들을 위한 브런치를 팔기로한다. 피징 위즈비와 고기 샌드위치라고 하는 데 탄산캔디인 피징 위즈비는 그렇다치고 고기 샌드위치를 대체 어떻게 만들면 애들 사이에서도 달다, 맵다, 쓰다, 짜다, 시다 같이 극과 극으로 평이 갈릴 수 있는 걸까? 아니, 애초에 그런걸 팔 수는 있는걸까? 일단 시식은 무료고 마침 배고 고팠으니 먹으러 가본다.
월식 주막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시식해본다.
첫인상은 일단 평범한 고기 샌드위치다. 일단은 먹음직스러워보이고 냄새도 나쁘지 않다. 평범한 고기 샌드위치다. 문제는 맛이다. 대체 이게 무슨 맛일까? 한입 크게 베어문다. 확실히 고기가 연하다.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안정적으로... .dice 1 5. = 2
저번엔 비록 갯바위가 됨과 동시에 음치를 완곡하게 돌린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엔 아니다. 너는 장난을 꾸미는 청궁 학생처럼 숨죽여 웃고는 머리 위에 무언가를 뒤집어 썼다.
이건 머글 학생이 도움을 준 것인데, 결전을 위해 노래도 알려줬다. 자신을 믿으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 하였다. 더불어 율동도 알려줬다! 이건 아주 귀한 기회였기 때문에 너는 열심히 외웠다. 시간이 지나고 너는 감 선생님이 계신 곳의 문을 똑똑 두드린다. 결전의 날이다. 들어오라는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냉큼 문을 열었다.
"이노리 또 노래 불러드리러 왔어요?"
네 머리 위의 토끼 머리띠가 발랄한 발걸음에 맞춰 이리저리 흔들렸다. 이것이 네 비장의 무기, 귀여움 완벽 무장이다. 너는 큼큼 목을 가다듬더니 허리춤에 양 손을 얹었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네가 팔로 크게 원을 그리며 입을 벌렸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네 머글 친구는 좋은 친구였지만 널 닮아 순박한 것 같다. 너는 양 손으로 눈을 비비는 모습을 취한다. 제법 깜찍했다.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마지막 율동은 잠을 자러 돌아가듯 양 손을 모아 볼가에 가져다대더니, 눈을 감는 것이다. 너는 깜찍함을 최대한 어필하기로 했다.
>>0 [아성/샌드위치 시식단을 구해요]완료합니다. 짜다...안정적으로 일관성있게 짠맛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입안에 있는 소금덩이를 뱉어낸다. 대항해시대 때, 선원들이 바다물에 씻어먹었다던 육포가 이것보단 덜 짤 것이다. 황급히 무알코올 막걸리를 주문하려다가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그렇다! 이것은 무알코올 막걸리 주문을 늘리려는 주막의 술책이었다. 그렇다면 이 술책에 넘어가는 건 금물이다. 물로 갈증을 해소한다.
담담히 돌아오는 대꾸를 듣고, 아마도 맛의 문제는 아니었겠지, 라고 그녀는 추측했다. 환청이라면 설명이 다 되어있었을테니 취향이 아니라면 안 사는게 좋았을텐데. 알면서 사는 저런 사람을 가끔 보면 미련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왜 굳이 사먹고 저러는 건지.
"보시다시피요."
잠자코 주스를 마시던 그녀는 소속을 묻는 말에 보면 알지 않겠냐는 듯 어깨를 작게 으쓱였다. 허리춤에 달린 노리개를 보면 물을 필요도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녀가 그의 노리개를 보고 청궁이란 걸 안 것처럼. 청궁이라. 청궁의 특징을 조용히 떠올려본다. 오직 순혈뿐인 백궁과 달리 머글 출신과 혼혈의 비중이 높은 곳. 그가 역사서의 내용을 떠올린 것처럼 그녀도 그녀가 읽었던 역사서의 내용을 떠올리며 시선을 약간 내리 깔았다. 그렇지 않으면 애꿎은 그를 흘겨볼 것만 같았기에.
이대로 자리를 뜰까, 아니면 좀더 있어볼까. 잠깐 고민한 끝에 일단 말이나 꺼내보기로 했다.
"같은 수업을 들은 적 있는 거 같은데, 선배시려나요. 전 4학년이거든요."
아주 없는 말은 아니고 본 듯한 느낌은 들었으니까. 아님 말고, 라고 금방이라도 덧붙일 듯 말하고 힐끔 본다.
일단..이거는 좀 잇고... >>317 ((뭐야 저 참치 이상해))(?) 제대로 싸우기는 커녕 자기가 당했는데 죄송하다면서 우왕좌왕하는 택영이ㅋㅋㅋㅋㅋ아ㅋㅋㅋ누가 그렇게 귀여우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택영이 우왕좌왕하면 땃태가 되려 또잉? 하는 표정이 되서 보다가 사과는 내가 해야하는데 왜 네가 하고 있냐고 하면서 어디 다친데 없는지 참한 선배로 빙의해서 물어볼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방금은 맞았다가는 큰일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어~ 이해해줄거지?^^"하는 말도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언제 이 사건이 일어났다구?(??)
자신의 노리개를 보여주며 청궁소속임을 보여준다, 그녀가 자신의 장신구를 이미 봤는 지 보지 못했는 지 알 수 없으니 한 행동이었다. 약간의 어색한 침묵 속에 아성은 그만 자리를 뜰까 고민하다가 그녀가 자신의 소속을 밝히자 잠시 그녀에게 경계심을 품었던 것을 후회했다. 스큅들에게 행해진 차별은 그저 옛날 순혈주의자들의 만행일뿐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친구는 그저 그들의 후손일 뿐 스큅을 차별하거나 그들의 악행에 동의한다고 볼 수 없다. 그저 학우를 대하는 것처럼 똑같이 최대한 민감한 주제는 피하면서 이야기를 하면 그만.
"당신이 4학년이라면 제가 선배겠군요. 전 6학년이예요. 아마 수업을 같이 들은 적도 있겠죠?"
아성은 딱히 이전에 들었던 수업에 누가 있었는 지 세세하게 기억하는 편은 아니었으니 그녀의 존재가 가물가물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