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지면 걸어와야한다니.....무섭다(?) 하지만 날씨가 잘못됐는걸?:Q 내 입맛을 앗아간 날씨인걸? 땃쥐는 잘못 없는걸~~~? 주전부리 사려면 나갔다와야하는데 지금 시원하게 샤워하구 뽀송하게 말린 여름이불 위에서 뒹구르르 중인걸.... ((하지만 랜선포옹은 좋음))((파닥파닥))
환청케이크를 사서 먹어본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망할 목소리가 그저 환청이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누군가가 나를 부르기도 하고, 그때 느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기괴한 헛소리가 귀에 가득찼다. 입에서는 단맛이, 귀에서는 환청이 들려 정신이 없어 입에 꾸역꾸역 넣는 것같이 케이크를 뱃속에 집어넣었다.
당과점에 들르면 보통은 간식을 사서 돌아가지만 가끔은 그 옆에 카페테리아에서 먹기도 한다. 그러는 이유야 다양하지. 당장 배가 고파서나 당이 떨어졌거나 그냥이거나. 오늘은 다른 곳을 돌아다니다가 목 말라서 주스나 마실까 하고 왔다. 밖에서 무지개 음료를 마실 수는 없어서 호박주스를 사서 아무데나 빈 자리에 앉아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데, 누가 대뜸 근처에 앉았다.
"......"
달고 있는 노리개로 보아 청궁 소속인 건 알겠는데 얼굴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꾸역꾸역 환청 케이크를 먹고 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건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는 그를 지그시 응시한다. 한마디 툭 나간 건 조금 뒤였다.
"전 그거 맛있던데요."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식감이라던가 달달한 맛이 딱 그녀의 취향이었으니까. 의미없이 툭 던진 말에 뭐 대꾸 하려면 하란 듯 물끄러미 그를 보았다.
백정이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단순히 무지개가 예쁘기 때문에 중에게 먹일 생각이었습니다. 무지개 감상 좋잖아요?
‘ 무지개 끝에는 보물이 있다고 하니까. ’
백정의 말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로, 이 무지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둘째로, 이 무지개의 끝에는 중의 입이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백정은 기대 어린 표정을 지었습니다.계산 되자, 백정은 이노리가 사준 음료와 간식들을 모두 정장 마이 주머니 안에 넣었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덜그럭, 소리가 안에서 나는군요.
‘ 응, 만족해. 엄청. ’그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미소를 짓는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습니다. 쪼르르 이노리의 뒤를 따라 나오던 그는 탈이 제대로 허리춤에 달려있는지 확인했습니다.
‘ 맛있는 거 줬으니까 다음에 먹을 거 주러 올게. ’
그 말을 남긴 백정은 한 마리의 매로 변했습니다. 매는 그 상태로 휙 날아갔습니다. 그러고보니, 혜향 교수가 매 패밀리어를 데리고 다닌다 하지 않았던가요?
1. 너와 나는 다른 존재다.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고개를 불쑥 내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기억하노라면 괜히 좋던 기분도 가라앉는 것이다. 이 나이에 고민을 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지만 그 고민이 남들과 다르고 한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잘린 네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고개를 숙였다.
7. 고모님께서는 내 자신을 필사적으로 지켜주고 계신다. 나는 처음에 그것이 무엇인줄 몰랐으나 학교를 다니면서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던 것이다. 이정도로 내게 집착하는 이유를 알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다. 나는 전주 이씨에 입적되고 나서 단 하루도 마음 놓던 날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산다면 지금보다 배로 미쳐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9. 내가 현궁을 택한 이유는 후부키가 그립기 때문도 있지만 백궁에 한서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때의 나는 수틀리면 금지된 숲으로 뛰쳐들어가 죽어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도 있다. 청궁의 생기는 내게 후부키의 단란한 날을 떠올리게 하여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트롤은 떠날 기미가 없다. MA라 불리는 신의 장난이라고 해도 친해질 수도 없는 존재에게 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너는 포기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포기할 사람은 아니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죽는 건 아깝기 때문이다. 너는 트롤이 있는 곳으로 분주하게 달리고는 목청을 높였다.
저번에 지팡이로 찔렀던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너는 봄을 부르는 봄바르다와 링고가 들어갔으니 사과향이 날것같은 콘프링고 주문을 쓰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친구가 알려준 효과 좋은 놀이용 주문을 써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니지 않고 가정교육을 이수한 너의 장의사 친구가 말하기를, '재미 없는 사람도 단번에 재밌게 할 수 있는 주문이 있지. 가운데에 덕(duck)이 있으니 말입세.' 라고 했다. 그 주문은 친구의 특기였다고 했다. 뭐라고 했더라. 꿈에서도 누군가와 싸웠는데 단 한발 빼고 모조리 격추할 정도로 잘 한다고 들었다. 가문 안에서도 말을 듣지 않으면 최근 리덕토를 쓴다고 했던가?
당연히 너는 '그럼 너 다갓에게 사랑 받아요?' 라는 차마 무시할 수 없는 말을 꺼냈고 친구는 네 볼을 꽉 잡고 '다시는 벽을 넘지 말게.' 라고 했지만 말이다. 볼을 대가로 얻은 주문을 쏘아내며 네가 꺄르르 웃었다.
"리덕토!"
퍽 소리가 났다. 꼭 수박이 깨지면 이런 소리가 나고들 한다. 정말 재밌는 주문이 맞다! 트롤의 배가 퉁실퉁실 흔들리는게 꼭 푸딩 같았다. 그 다음 주문은 뭘 써볼까? 역시 재밌었으니 더 써보는게 좋겠다.
"리덕토!"
너는 트롤이 쿵쿵대자 종종걸음으로 달려서 멀리 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뭘 하고 놀아야 할까 고민하더니, 트롤에게 물었다.
"트롤아, 너 혹시 테마리 신님 봤어요? 네가 부순 테마리 고쳐준 신님한테 공물 바쳐야 해? 그런데 어디 있는지 몰라요?"
어떻게 한 번 더 오게 되었다. 트롤과 마주치고서 하루도 지나지 않은 몇 시간 만에, 또 한 번. 시무룩해져서 돌아오는 걸 친구에게 걸려서 좀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부 다 털려버렸다. 그러자 친구가 하는 짓이, 그렇게 속상하면 가서 주워오라며 등을 떠미는 것 아닌가. 다시는 그 커다란 괴물 앞에 나서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원래 잃어버린 물건이나 실종자는 24시간 내에 찾지 못하면 다시는 찾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이 너무도 그럴듯해 반박하지 못했다. 완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 사실이라 결국엔 속수무책으로 끌려오고 말았다.
"택영아 지지 마! 트롤한테 지지 마!"
……얄밉게 묘한 손짓을 하며 응원까지 해대는 친구를 뒷배로 두고서 말이다. 물론 대책이 없는 짓거리는 아니다. 차마 트롤에게 근접할 엄두는 나지 않는 자신이 멀리서 마법을 쏘면 '우정과 의리의 화신'인 친구가 가까이 가서 칼을 빼오겠다 호언을 했다.
"저거랑 붙어가 이기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니나 쫌 조심하고."
그렇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포기할 수는 없다. 그는 비장하게 한손을 꾹 쥐고 최대한의 집중을 끌어모아서,
아무리 트롤이라도 세 번 연속 스투페파이면 기절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슬쩍 보았지만 완전히 쓰러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를 어질거리게 하기엔 충분했던 모양이다. 대기하던 친구는 잽싸게 달려가...는 게 아니라, 간단하게 아씨오로 물건을 회수했다.
...아 맞다! 아씨오면 되는데 난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마법사면서도 비마법적인 사고에 갇혀 있었던 그는 경악에 찬 얼굴로 친구를 바라보았다.
"첨부터 이래 어렵게 갈 필요는 없었다는 거 아이가...?"
평생의 심력을 여기에 다 때려넣었는데 이럴 수는 없다. 한순간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어 눈이 뾰족해졌지만, 친구가 장도를 쥐여주자 억울함도 눈 녹듯 사라져버린다. 그래, 어쨌든 찾았으면 된 거제... 긴장이 빠져 상체를 축 늘어뜨리다, 조금 늦게 고맙다는 말을 돌려준다. 방에 가서 누워야지, 피곤해서 디다.
이노리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망쳐버린_것은 : 우와...🙄 기숙사 점수요..? 우당탕쿵탕탕! 소리와 함께 모두 망쳐버릴 수 있답니다. 모두가 공들여 쌓아온 기숙사 점수가 한순간에 5점 차감...2점 차감...10점 차감........
자캐의_성실함은 : 이상하게 불성실한듯..하면서도 성실하답니다! 하기 싫어요? 이노리 재미 없어. 하면서도 막상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자캐에게_불로불사는_축복or저주 : 우와.........노코멘트 할게요.😊
이노리?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식으로_내_곁에서_떠나지_마_를_말해보자 : 손을 뻗으면 당신 또한 사라질 것 같았다. 안개처럼 흐려지고 눈보라 치는 후부키의 입구처럼 발자취를 남겨도 금세 사라질까 두려워서인지 입을 한참동안 벙긋거리다 결국 고개를 숙인다. 누구의 것도 아닌 목소리가 입을 넘어서 흘러나왔다.
"시생의 곁을 떠나지 마십시오."
내 곁에서 떠나지 말라고 해도 정작 내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온전히 내것의 목소리로 말할 수 없었다. 사람은 참 이기적이다. 배려하고 싶어도 나는 그 방법을 몰라 이렇게 밀어내면서도 당겨올 수밖에 없었다.
자다가_누가_깨웠을_때_자캐_반응 : 이노리?는 그나마 짜증을 내거나 하지는 않아요. 대신 부스스 일어나서 무슨 일이냐고 묻고, 아무 일도 없고 그냥 깨우고 싶었다 한다면 반응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친한 사람이 그냥 깨워봤다 하면 "이제 저는 깨었습니다..그럼 이제 다시 자도 되겠습니까..? 한 다경(약 15분)만.." 하고 반응하고요.. 안 친한 사람이 그냥 깨워봤다 하면 "즐거우셨습니까? 타인의 하루 일과를 좌지우지 하는 선택을 망설임없이 행하였으니 부디 그러셨기를 바랍니다." 하면서 대답도 안 듣고 다시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아버릴 것 같아요..🙄
자캐와_반려동물은_사이가_좋은가 : 좋..았죠. 한서가 몹쓸 장난만 안 쳤다면 아마 지금까지 같이 했을 거예요. 발렌타인과 달링만큼 사이가 좋았답니다. 그런데 벨보다는 조금 덜하다고 해야할 것 같아요. 언가놈은...얘 건드리면 너희 다 죽여버릴 거다 이 xxxxx들아! 하는 애라서...🙄
>>161 어....어떻게 알았지,,..! 당과점은 몇 년 동안 갔던 곳이라 괜찮은데 처음 가보는 가게 같은 덴 들어가는 데만 해도 꽤 오래...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눈물)
시생의 곁을 떠나지 마십시오. 드르륵 탁.... 드르륵 탁........... 이노리?씨는 뭔가 돌려까기를 잘하는데 간접적인 게 아니라 직설적으로 한다고 해야 하나... 뭔가 욕하는데 욕하는 게 아닌 말을 잘 한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잘못한 사람이 그랜절 박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 ^q^ (그리고 떡밥 주워먹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캡틴 잘자~~~~~ 우리는 아무것도 못 봤어... 응....!!!!!
주단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수제초콜릿을_주는_타입_or_시판초콜릿을_주는_타입 이 아이가, 수제초콜렛을 만들수는 있는지부터 물어봐야함이 옳지 않을까. 그렇다고 시판 초콜렛도 안사는 타입이기는 한데, 사실 본가의 사람들을 벅벅 긁어서 만들어진 수제초콜렛을 주는 타입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자캐가_생각하는_낭만은 (((낭만을 알까요))) 사실 낭만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겠다 이말이야~~~~~:Q
자캐가_흑막이고_정체를_들켰다면_하는_말 단태:우리 달링들, 자기들. 눈치가 너무 빠르잖아. 벌써 눈치를 챌 줄 몰랐는데 말이야. 맞아, 내가 흑막이였어. 혹시 흑막이 아니길 기대한 건 아니지? 자기들.
이거는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반응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데... 만약 어머니로 가정하면...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그녀를 낳은 장본인이, 그 날 그렇게 울었던 사람이, 이제와 그런 말을 할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고통을 감내하고도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하던 그 사람이 맞나. 정녕.
"왜...?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그녀는 지독한 악몽을 꾸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꿈이라면 눈 앞의 이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을테니. 그러나 못을 박듯 다시 들려온 말이 그녀의 정신을 후려쳤다. 퍼뜩 정신이 듦과 동시에 비명이, 절규가 터졌다.
"당신이 낳았잖아!!!!! 당신이!!! 당신이 나를 이 세상에 내보내놓고!!!!! 그렇게.... 그렇게 아플 때조차 붙잡아놓고...... 이제와서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는거야!!!!!!!!!!!"
아아아아악!!!!!!!!
듣는 이의 영혼을 찢어버릴 듯 거친 고성이 몇번이고 몇번이고 울려퍼졌다. 그녀는 목이 터져 소리가 갈라져도 미친 듯 비명을 질러댔다.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아니, 그런 말을 한 사람에 대한 복수심에서였을지, 충혈된 눈으로 제 어미를 바라보며 지팡이를 들었다. 마른 입술 사이로 거칠다못해 갈려버린 목소리가 소름끼치게 흘러나왔다.
"그래, 어, 당신이 못 하겠다면 내가 할게. 직접 없앨 수 없어서 낳았을테니까. 스스로 사라져줄게. 고맙지, 어? 웃어. 당신이 못 했던 일을 대신 해주잖아."
절대 울지 마. 절대 마음 아파하지 마. 당신은 그럴 자격 없어.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스스로에게 지팡이를 겨눈 직후, 그녀의 몸은 그대로 쓰러졌다. 치명적인 주문을 읊는 목소리 대신 몇방울의 피가 떨어지는 소리를 끝으로.
>>178 단태는 대학원생을 부리는 교수 같은 방식으로 초콜릿을 만들어낼 수 있다....(왜곡)
>>17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본 적은 있지 않을까...?? 간다고 해도 최대한 사람 적을 때 잠깐 방문한 게 전부지 싶지만.... 아니 뭐라고 땃태가 끌고 가준다면 엄청 영광이지~~~~!!!!! (좋아서 모니터 씹어먹음!)
>>180 소생도 애매하고 본좌도 이상하고... 그런 의미에선 시생이 최적인 것 같고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싸가지의 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은 뭔가... 말투 때문에 상사나 교수님한테 혼나는 기분이었는데 이노리?씨는 막... 내가 그랜절해야 할 것 같고 그래....
그래 해보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우리 완전 짤처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아서 웃겨...ㅋㅋㅋㅋㅋㅋ 역시 플러팅갓이야 당연하게 명성이 드높군...!!! 시트 다시 보다가 공통점을 찾았는데, 둘 다 자잘하게 흉터 많고 몸 잘 쓰니까 그쪽으로 연관을 찾아보는 거 어떨까??? :0 물론 평범하게 일상에서 자주 봤다거나 하는 것도 오케이!
>>203 ^0^ 응! 그렇더라! 낮에 나갔다가 타죽을 뻔했지!!!!((상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아무튼 일단 대화가 된다는 거에 의의를 두자고(?) 보통 5학년생이면 신입생들 빼고는 다 알지 않을까. 땃태 행동이 예사가 아니기도 하고((현궁의 그 악명높은 선배=땃태)) 오? 오오 좋은데??? 그걸로 접점을 좀찾아볼까? 혹시 팟!하고 떠오르는 딱!하는 좋은 접점 없을까(택영주:사람말 맞아?)
>>205 타기도 하고 쪄지기도 하고 구워지기도 하는 마법의 한국인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만큼 편하게 얘기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거지~~!!!! 학년 차이도 한 학년밖에 안 나니까 역시 모르기도 힘들 것 같긴 해~ ㅋㅋㅋㅋㅋㅋㅋㅋ악명까지 높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음.... 아무래도 평상시엔 몸 쓸 일이 없으니까 이걸 어떻게 해서 연관을 지어야 할까..... 때는 설택영 3학년... 학생들끼리 싸움난 상황을 말리다 어쩌다보니 싸움에 휘말려버리고,,, 그러던 중 생존력이 발동해버려서(으아악 미안해요!(멱살잡고 줘팸!)) 상대들을 전부 조져버리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정신 없는 상황에 대상을 착각해 지나가던 땃태까지 제압해버리려 하는데....
>>20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k한국인 극한의 여름 생존은 사실 겨울 생존을 위한 훈련..((아무말)) 아니 예시가 너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아악 죄송해요!!!하면서 땃태까지 제압해버리려는 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과연 어떻게 제압했을까. 땃태는.....((대체)) 막장은 막장인데 이게 또 상상하니까 너무 재밌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떼쓰면 넘어갈 것처럼 곤란해하지만... 정직맨은 중상모략과 업무태만은 용서 못해요! (택영: :ㅁ 그른 짓은 용납이 안 되겠는데예, 한 번만 더 그래 말하면 1점 더 감점임더) 음~~~ 그래도 사고가 수습 가능한 선이라면 감점 점수 깎아줄 수는 있을걸... 그 사고 수습을 노리가 처리하기만 한다면....??? ^q^
>>208 으아악 싸우면 안 댐더 때리지 마세요!(주먹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한 판 뜨려다가/or 뜨다가 뒤늦게 '어 잠깐 뭔가 이상한데'하고 멈추고... 일이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입 떡 벌리고 땃태 봄... 이렇게 싸우면서 자라는 학생들이야말로 청춘인거지....!!!!(진짜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무 막장인데 좀 아닌 것 같음 말해줘... 새벽이라서 더 생각이 맛이 갔나봐.... ^q^
아 아니 그치만!!! 땃주는 인간어랑 땃쥐어 둘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엇냐구!!!!(???)
"아하~ 우리 꼬맹이를 말하는거구나, 여보? 근데. 내 질투를 감당할 수 있겠어? 내깃돈보다 훨씬.. 소중.. 한 우리 여보야를 내 곁에만 두기 위해서라면. 나는 지금껏 보여줬던 모습보다 더하게 나올 수 있는데?"
당신의 말을 들으며 키득키득 웃었다. 당신이 알만한 주궁 사람. 이라고 하면 자신의 숙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아직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관계를 모를 것이다. 만약. 친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알게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분명 꽤 볼만한 구경거리일 것이다. 자신의 짓궂은 말에도 반응해주는 당신이. 새삼 다시 사랑스럽다고 느껴졌다. 사랑. 맙소사. 조각나있던 감정이 다시 맞춰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 선택지기는. 꼭 그렇게 다시 물어봐야겠어, 여보~? 당연히 우리 여보야랑 텔레파시가 통했다고 생각한다는 선택지라구! 여보가 그랬잖아? 차라리 그게 좋다고."
그러니까. 내 연인이 원하는걸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 입 밖으로 꺼냈다가는 굉장히 이상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기분에 휩쓸릴것만 같아, 그 말은 목구멍 속에서만 맴돌게 놔둔 채. 주양은 수줍게 웃어보였다. 꽤 어울리지 않는 웃음이다, 여전히.
"어머나.. 만약 그렇게 찾아왔다면.. 나는 너무 좋아서 뿅가버렸을지도 모르겠는걸? 창문 넘어서 찾아오는 우리 여보는 뭔가 박력있는 모습일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
그 모습을 상상하고 더 설렐뻔했다는 이야기는 굳이 덧붙이지 않았다. 허나. 언젠가는 꼭 그렇게 찾아오는 당신의 모습을 한번 보고싶기도 했다. 만약 그 때가 온다면, 기숙사 점수를 깎겠다면서 살짝 겁을 줘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자신의 욕심으로 키스가 길어지고, 곧 당신의 손이 자신의 머리 위에 얹어지자 주양은 눈을 감고 당신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외동이자 첫째. 그 누구도 위에 두지 않았던 자신이, 당신이 쓰다듬어질때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그 대신 당신과의 거리를 더욱 좁히며. 다시 한번 입을 맞출듯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주양은 드디어 올게 왔구나 싶은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를 영영 비밀로 하는 것은 자신의 취향이 아니고.. 그렇다고 바로 말하기엔 아직 준비가 필요했다.
"으으음~ 나는 둘 다 좋아. 여보랑 같이 시간을 떼우면서 책 내용에 관해 이야기해보는걸로 하자! .. 대신, 아무도 듣지 못할맘한 곳에서. 그리고 여보가 먼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이야기해주는거야. 어때~?"
>>231 앟... 렝주는 두통이랑 아주아주 오랜 친구여서 가방에 항상 타이레놀 큰 통에 들어있는거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머리아프면 그 자리에서 꺼내서 두 알 1000mg 와작와작 먹었어서 괜찮습니다 :D!!! 물이랑 마시고 녹아서 약효 퍼지는 걸 기다릴 수 없기때문에 와자자작 먹어서 약효가 빨리 퍼지길 바라는 마음.. 이해하시죠 :ㅇ?
단태는 대답을 듣고 눈을 깜빡이다가 어깨를 살짝 으쓱여보였다. 잘 알고 있으면서, 라는 의미랑 비슷한 행동이었다.
"자기의 질투가 어느정도인지 궁금하거든. 나랑 비슷할까. 아니면 나랑은 좀 다를까."
행동이 끝남과 동시에 키득거리는 당신의 귓가에 단태가 낮고 작게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속삭이고 눈을 맞추며 히죽- 평소와 똑같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자신과 주양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이 됐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평소와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라볼까. 아니면 조금 사이가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챌까. 어느쪽이든, 자신이 직접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야, 소유욕이 강하고 집착도 심한 사람일수록 내 사람을 누군가에게 드러내지않은 채 자신만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일테니까. 그건 단태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아니, 단태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말을 들으며, 단태의 손이 다시 꽤 자연스럽게-혹은 이제껏 드러내지 않고 있던 것처럼- 주양의 턱을 받쳐서 감싸고 끌어당겼다. 손을 대고, 입맞추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웃는 게 보고 싶었거든." 행동과 다르게, 주양의 볼에 닿는 입맞춤은 느긋하고 부드럽기 짝이 없었다. 계속 내버려두거나 거리를 벌리지 않는 이상, 저번의 산책길의 마지막에 했었던 입맞춤 세례를 또 똑같이 하려는 기세가 가득한 입맞춤이였다. 또 다시 입맞추기 위해, 주양의 턱을 감싸쥔 단태의 손이 움직이려다가 잠시 허공에 머물렀다.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다음에는 꼭 창문을 통해 자기를 만나러 가야겠는걸? 자기가 지내고 있는 기숙사 방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만 알려준다면야-"
우리 달링이 원하는대로 찾아갈 수 있지. 하는 대답이 뻔뻔스러울만치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흘러나오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다. 길어지는 키스에도, 그 전에 했던 입맞춤에도 자신의 소유욕이나 집착은 제대로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재밌게도, 원할수록 더 갈증이 나는 느낌이었다. 나만큼 너도 그렇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허공에 있던 단태의 손이 주양의 머리를 쓰다듬고 떨어졌다. 도통 멀어지지 않는 주양을 향해 단태는 이어지는 말에 대답하기 전에 다시금 입을 맞춘 뒤, 키 차이가 얼마나지 않는 주양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댔다.
"아무도 듣지 못할만한 곳이 어디있을까? 아니면 정말로 자기네 기숙사 방에서 마법을 걸어두고 이야기를 나눌까? 어떻게 생각해, 달링? 내가 설명을 못해서 전부 이야기해주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부분만 이야기를 해도 이해해줄거니? 우리 키티."
>>234 그렇다면 이것도 이해하십셔...! (쮸아아아아아아아아압)) >>235 이게 처음에는 인상 잔뜩 찡그리고 으엑.. 했는데 나중가니까 머리아픈게 더 싫어서 그냥 그러려니하고 참고 먹게되더라구용 :ㅇ.. 아마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슴당!
"어머나. 너무 궁금해해도 다치는데, 여보야~ 뭐. 그래도 보고 싶다면 못 보여줄건 없지만~? 아마 여보의 집착과는 조금 다른 쪽일거라고 생각해~"
주양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었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로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니만큼 어쩌면 집착을 드러내는 방식 역시 다를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렇게 되고 싶었다. 서로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집착을 서로에게 보어준다면. 분명 그것 역시 꽤 재밌는 상황을 연출해낼수 있을테니까.
".. 그. 그랬던 걸까나.. 그러면 나는 이렇게 자주 안 웃어야겠는걸? 어쩌다 한번씩, 감질맛나게 웃어야겠다~"
그래야 우리 여보가 애가 타서 나를 더 자극해줄테니까. 지극히 도발에 가까운 그런 이야기를 속삭이며 주양은 한쪽 눈가를 찡긋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본다면 도대체 저게 왜 저러나 싶은 모양새일 테지만, 그래도 우린 특별하니까. 서로 평행선에 놓여 있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아끼기로 했으니까.
입맞춤이 이어지면서도 주양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의 이 상황이 자신에게는 굉장히 환영이라는 듯, 그저 흐뭇한 미소만 짓고 서 있다가. 불현듯 또 다시 입을 맞춰오는 것이다. 아까 전에 이미 한번 욕심을 냈음에도,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애정. 그리고 사랑. 그 감정들은, 아무리 넘치도록 가지고 있더라도 늘 모자라게 느껴질 뿐인 그런 감정이었구나. 그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지금. 자신의 기분은 말로 다할수 없을 만큼 굉장히 오묘하면서 미묘한 기분이었다.
"... 한입에 삼켜버리지 않고 천천히 먹어치우려는 거야? 나는 이런 여보야라도 좋아해줄 수 있지만~"
그러면서도 또 한 켠으로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소유욕을 더더욱 해소해주기를 원하는 듯, 제법 노골적인 표현까지 써 가며 주양은 한쪽 눈가를 찡긋였다. 이윽고, 자신의 기숙사가 있는 방향을 선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만약 다른 학생대표한테 들키게 된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해줘. 내가 학생대표 권한을 역이용해서 걔들 기숙사 점수를 깎아버릴테니까!' 하고.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려는 시도도 보이고.
"어머나. 그럼 그렇게 하자~ 역시 바깥보다는 아무도 없는 방이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테니까. 우리 여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궁금한걸~? 그리고 당연히 괜찮지! 나는.. 단태 너를 이해해줄 테니까. 이건 진심이야."
평소 같았다면, 그저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든 이해자인 척 하려고 하는 거짓된 모습을 보였을테지만, 지금 그렇게 하는 건 전혀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당신과 자신은 예전처럼 애매한 사이가 아니니까. 주양은 자신의 방으로 안내하려는 듯 당신의 옆에 딱 붙어 먼저 발걸음을 옮기다가, 이윽고 다시 키득거렸다.
진도는 썸이상이지. 이정도면 직접적인 고백만 안했지 사귀는거 아니냐고 아ㅋㅋㅋㅋㅋㅋㅋㅋ곡옥 목걸이랑 귀걸이를 한다면 나는 역시 발찌를 채워줘야만!(?) 아니 어디가시나 쭈주여. 자눼는 답레를 봐야하는 의무가 있다네. 우히히 걱정마. 계속 들으면..익숙해질테니((사악한 웃음)) 나야마로, 이런 주가놈 좋아해줘서 고마운ㄱ....으아앟......((기습볼냠에 흐물흐물))
"다치는 걸 무서워했다면 애초에 처음부터 우리 귀여운 토끼를 꼬셔볼 생각도 안했겠지. 나와 다른 느낌의 집착이라면 되려 더 좋고, 보고 싶으니까 보여줄거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아닌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집착이든,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의 집착이든 단태는 어느쪽이든 좋았다. 막연하게 다치는 게 무섭고 싫었다면 그 산책을 하던 와중에 좀처럼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교활하게 진심을 끌어내 원하는 답을 내놓도록 꼬셔내지도 않았을테고. 결론을 짚자면, 단태는 주양의 집착이 어떤 형태를 띄고 있던 간에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런 형식의 도발까지, 너그럽게 받아줄 정도라면 단태는 꽤나 주양에게는 단호하지 않은 편이었다. 어디까지 하는지 보자는 듯이 굴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굴 셈이야, 내 자기? 한번 해봐. 내가 어디까지 인내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다면?" 도발에 대한 단태의 대답이 뻔뻔하게 느껴질만큼 능글맞은 어조로 꽤 나긋하고 다정한 기색을 띄고 흘러나왔다. 찡긋, 능청스레 윙크까지 하는 폼이 여간내기가 아니다.
"내가 뱀새끼가 아니라 짐승새끼라서 말이지, 자기야? 한입에 삼키는 것보다 음미하면서 천천히 씹어먹는 걸 좋아해."
전과 똑같이 입맞춰오는 주양의 모습에 낄낄 웃음을 터트리면서 눈을 깜빡이던 단태는 샐쭉- 눈을 가늘게 뜬 뒤에 주양에게 대꾸했다. 군침이 도는 먹잇감을 먹기 위해 사냥할 때 더욱 신중히 굴어야했다. 완전하게 소유하기 전까지. 사냥은 늘 신중해야한다. 자신을 좋아하는 것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굳이 물리적으로 붙들어놓지 않더라도 자신의 옆에 있도록. 다른 곳으로는 눈돌리지 않도록. 너를 독점하기 위해서라면- 히죽거리며 단태는 웃었다. "좋아. 나도 자기가 어떤 곳에서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으니까." 웃음을 터트리며 눈은 여전히 가늘게 뜬 채로, 이해해줄테니까- 하는 주양의 대답에 짓뭉개듯이 방금과는 다른 느낌으로 꽤 길게 입맞췄다. 물러나지 못하게 손목과 허리를 감싸쥔 손에 힘이 강하게 들어갔다가 떨어지면서 힘이 풀렸다.
지금은 서로가 서로의 이해자가 되지 못하고 평행선을 걷는다 하더라도 상관없는 사이였으니까. 주궁으로 걸음을 옮기던 단태는 더 가늘게 샐쭉 눈을 뜨고 자신이 입고 있는 가디건에 손을 올렸다.
"사실 날 잡아먹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건 자기가 아닐까? 무슨 짓을 하든- ...너라면 너그럽게 용납해줄게."
상상 속의 장면은 이내 현실이 되고, 후부키에 가보고 싶다는 바람은 더욱 맹렬해진다. 자신이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그 기회가 찾아올까. 초대장에는 적힌 시간도, 장소도 없었으니. 그 눈안개를 만나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부푼 기대감이 그 기다림의 시간을 채워 줄 것이기에, 마냥 지루하지는 않을 것만 같았다. 당신의 답에 스베타는 아주 조금만 더 환하게 웃는다. 12월 10일. 1년에서 기억해야 하는 날이 늘었다. 시야의 모든 것들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거리가 희게 젖아갈 때쯤에는. 당신을 위해서 나 역시 케이크를 준비해야겠구나. 생각하며 스베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생일도, 자신의 생일도. 모두 겨울이었으니. 매일이 눈이 내리는 현궁에서는 그 날이 서로의 생일이라 생각하며 케이크를 나눠 먹을 수 있을 것이었다.
"아."
당신의 장죽이 향한 방향의 끝에서. 기다리던 문카프가 그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급히 양피지를 챙겨 들면, 문카프는 야속하게도 몸을 돌려 숲의 외각을 따라 멀어지기 시작했을까. 스베타는 멀어지는 문카프를 당황한 눈으로 좇고, 이내 당신을 본다. 우연히도 당신과 만나 함께 했던 시간은 즐거웠던 것이지만. 모든 만남이 그러하듯, 결국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오고 만 것이었다. 아쉽다는 눈치로 스베타는 바위에서 내려오고 당신을 향해 선 채 고개를 숙인다.
"До встречи. 언제 시간 나면... 꼭 놀러 갈게요."
하며 작별 인사는 하였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는지. 머뭇거리던 스베타는 이내 문카프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다시 한번 더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선. 서둘러 걸음을 옮기며 당신에게서 멀어진다.
맛은 제법 괜찮지만 환청이 너무나 거슬린다. 정체불명의 키득거리는 소리, 소리지르는 소리, 접시가 깨지고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소리.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너무나 평화롭다.
"백궁 소속인가요?"
그녀의 하얀 노리개를 보고 펠리체가 백궁 소속임을 추측한 그는 무의식적으로 이전에 읽었던 책에 나온 순혈이 스큅에게 행했던 차별이 떠올라 눈빛이 흔들렸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소녀가 순혈주의에 빠져 스큅들을 차별할 일은 없다. 이 곳에도 스큅들이 많이 있으며 요즘 같은 세상에 아직도 스큅을 차별하는 모지리는 없을 것이라 믿었다.
무엇보다 자신은 스큅이 아닌 그저 머글출신인 마법사이기에 그녀에 대한 불필요한 경계는 하지 않기로 한다.
아성은 지금 자신이 느낀 이 묘한 느낌을 예전에도 느껴본 적이 있었다. 마법을 모르는 머글이었던 초등학생 시절 현장체험학습으로 역사 박물관에서 가서 일제 강점기를 배우고 광복군들의 저항에 가슴 뜨거워졌던 시절. 우연히 마주쳤던 일본인을 보고 들었던 감정과 비슷했었다.
캡틴이 없을 때도 궁금한 점을 올려둔다면 우리 어장의 친절한 청개구리 참치들이 나중에라도 발견하고 대답할 수 있는 선에서는 답해줄테니까 물어보는 건 얼마든지 환영이야:) 물론 땃쥐는.....대답 못해주는 게 더 많으니까 다른 참치들에게....((대체다)) 일단 기본 설정은 위키를 참조하도록 하자.
>>211 아냐아냐 메쳐도 좋고 땃태가 얘 떡발라버려도 좋은걸~~~~ 헐 >괜찮아 달링?< 이거 드르륵 탁 하고 싶으니까 얘가 졌다고 해도 되지? ^~^(땃주: 뭐야 저사람) 정신 차리고 나니까 엉뚱한 사람한테 달려들었죠... 심지어 그 상대가 악명(?) 높은 같은 기숙사 선배죠....? 택영쓰 당혹스럽고 미안해서 연신 죄송하다고 꾸벅꾸벅 사과하면서 난리치지 않을까~ (제대로 싸우지도 않았지만) 막 어디 다친 데나 불편한 데 없냐고 우왕자왕하고~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즐겁게 들어줘서 다행이야... 어떻게든 아무말 무마했다....!!!!
>>214 커어억 벨아 나 아직 안 죽었다(아빠 안잔다 톤)
억울해서 떼쓰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남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대표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 것은 나아아쁜 짓이야! >:| 라고 생각하고 있거든~ 세상에 나쁜 잉이는 없다... 세나잉...? ㅋㅋㅋㅋㅋㅋ 이거 그거 아니냐고... 사고 친 고양이 앞발 잡고 자기가 치우게 하는 거(?) 하기 싫어하면서도 하면 막 잘한다고 응원도 해주고(이미 몰입했음) 다 끝내면 수고했다고 우리 선배 기특해 모드로 진심으로 감격하지 않을까??? 힝...하는 잉이 너무 귀여워~~~~!!!!!
참된 대표의 자세네요! 잉이는 어쩌다가 대표가 된 걸까요..🙄 마스코트인가..?((아니에요)) 고양이 앞발..그거 본 것 같아요!! 카톡 fun 란에서..((그렇게 구체적으로 얘기할 필요는 없지만요)) 응원도 해주고 기특해 모드가 되는 경이랑..ㅋㅋㅋㅋㅋ만약 그렇게 한다면 잉이도 꿍얼꿍얼 하기 싫어에서 이노리가 해냈어요? 잘 했어요? 칭찬 받았으니까 좋아요! 모드가 되겠네요! 기특해하는 경이도 귀여워요!!!! 약간..이런 느낌일까요..?
>>321 얼굴이 사람 닮았다는 거 보고 뭐 뭐지 만티코어 같은 그런 느낌인가...?? 신비동물인가....? 이랬었는데 그냥 기묘하게 생긴 양인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아이 귀여워.... ^~^
>>322 교수 목소리로 날 한번 더 죽이려고....!!! :ㅁ zzzzz마스코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꽤 그럴듯한데...?🤔 여러분 무한동력은 실존합니다. 잉-경의 칭찬과 기특해함의 연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잉이도 좋아하는 거냐구~~~ 그렇게 정신없이 기특해하다가 좀 한참 지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거 깨달음(영: 뭐지 선배 19살인디)
분명히 잉이가 연상인데 정신 안 차리면 자꾸 잉이를 귀엽게 여기게 돼서 은근하게 곤란하게 생각할 것 같아. 사고를 쳐도 골치는 살짝 아프지만 밉게 생각하지도 않고...ㅋㅋㅋㅋㅋ
" 야야, 그래서 내가 선택지를 준다는거 아냐. 잘 들어. 1번, 나한테 죽도록 맞고 쳐죽는다. 2번, 마법약을 만들어서 가져온다. 어렵냐? "
부엉이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고 의뢰겸 심부름도 받아들였다. 다만 문제라면 레오는 마법약에는 조예가 깊지 않다는 것이었다. 보통이었다면 마법약을 만드는 법에 대해서 공부하거나 교수님의 도움을 받거나 친한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구매하는 방법을 택했을것이다. 레오는 조금 발상을 전환시켰다. 어차피 청궁의 녀석들이 싸지른 일이니까 그 녀석들보고 처리하라고 하면 되는게 아닐까- 하는 발상. 레오는 적당히 지나가는 청궁의 학생을 붙잡고 반협박을 하고있는 셈이었다.
" 너네가 싸지른 일이니까 너네보고 치우라는거아냐. 어려워? 친구야- 내 사랑하는 친구야. 왜 이렇게 짜증나게 할까, 응? "
그 학생이 정말 일에 관여되어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어차피 같은 청궁이잖아, 안 그래? 레오는 그렇게 협박아닌 협박으로 마법약을 얻어냈다. 허공에 비춰보면서 제대로 된 약이 맞는지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곤 그제야 이히히 하고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툭툭 쳤다.
" 처음부터 이렇게 쉽게쉽게 했으면 좋았잖아. 왜 사람 속을 긁어? 진짜 쳐죽고싶어? ...뭘 멀뚱멀뚱 보고있어 가 이제. 너한테 볼 일 없어. "
싸우고싶다면 상대해줄수도 있고. 레오는 씨익 웃었고 학생은 재수 옴붙은셈 치고 제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마법약을 챙긴 레오는 가기전 교수님께 들러 제대로 된 약이 맞는지를 확인하곤 부엉이를 찾았다. 형광 부엉이라. 악취미네. 생각해보면 약을 먹이는 것도 일이었다. 그래도 협조를 구해야겠지. 레오는 약을 들고 부엉이와 눈을 마주치곤 이히히, 하고 조금은 소름끼치게 웃었다.
월식 주막에서 학생들을 위한 브런치를 팔기로한다. 피징 위즈비와 고기 샌드위치라고 하는 데 탄산캔디인 피징 위즈비는 그렇다치고 고기 샌드위치를 대체 어떻게 만들면 애들 사이에서도 달다, 맵다, 쓰다, 짜다, 시다 같이 극과 극으로 평이 갈릴 수 있는 걸까? 아니, 애초에 그런걸 팔 수는 있는걸까? 일단 시식은 무료고 마침 배고 고팠으니 먹으러 가본다.
월식 주막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시식해본다.
첫인상은 일단 평범한 고기 샌드위치다. 일단은 먹음직스러워보이고 냄새도 나쁘지 않다. 평범한 고기 샌드위치다. 문제는 맛이다. 대체 이게 무슨 맛일까? 한입 크게 베어문다. 확실히 고기가 연하다.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안정적으로... .dice 1 5. = 2
저번엔 비록 갯바위가 됨과 동시에 음치를 완곡하게 돌린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엔 아니다. 너는 장난을 꾸미는 청궁 학생처럼 숨죽여 웃고는 머리 위에 무언가를 뒤집어 썼다.
이건 머글 학생이 도움을 준 것인데, 결전을 위해 노래도 알려줬다. 자신을 믿으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 하였다. 더불어 율동도 알려줬다! 이건 아주 귀한 기회였기 때문에 너는 열심히 외웠다. 시간이 지나고 너는 감 선생님이 계신 곳의 문을 똑똑 두드린다. 결전의 날이다. 들어오라는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냉큼 문을 열었다.
"이노리 또 노래 불러드리러 왔어요?"
네 머리 위의 토끼 머리띠가 발랄한 발걸음에 맞춰 이리저리 흔들렸다. 이것이 네 비장의 무기, 귀여움 완벽 무장이다. 너는 큼큼 목을 가다듬더니 허리춤에 양 손을 얹었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네가 팔로 크게 원을 그리며 입을 벌렸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네 머글 친구는 좋은 친구였지만 널 닮아 순박한 것 같다. 너는 양 손으로 눈을 비비는 모습을 취한다. 제법 깜찍했다.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마지막 율동은 잠을 자러 돌아가듯 양 손을 모아 볼가에 가져다대더니, 눈을 감는 것이다. 너는 깜찍함을 최대한 어필하기로 했다.
>>0 [아성/샌드위치 시식단을 구해요]완료합니다. 짜다...안정적으로 일관성있게 짠맛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입안에 있는 소금덩이를 뱉어낸다. 대항해시대 때, 선원들이 바다물에 씻어먹었다던 육포가 이것보단 덜 짤 것이다. 황급히 무알코올 막걸리를 주문하려다가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그렇다! 이것은 무알코올 막걸리 주문을 늘리려는 주막의 술책이었다. 그렇다면 이 술책에 넘어가는 건 금물이다. 물로 갈증을 해소한다.
담담히 돌아오는 대꾸를 듣고, 아마도 맛의 문제는 아니었겠지, 라고 그녀는 추측했다. 환청이라면 설명이 다 되어있었을테니 취향이 아니라면 안 사는게 좋았을텐데. 알면서 사는 저런 사람을 가끔 보면 미련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왜 굳이 사먹고 저러는 건지.
"보시다시피요."
잠자코 주스를 마시던 그녀는 소속을 묻는 말에 보면 알지 않겠냐는 듯 어깨를 작게 으쓱였다. 허리춤에 달린 노리개를 보면 물을 필요도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녀가 그의 노리개를 보고 청궁이란 걸 안 것처럼. 청궁이라. 청궁의 특징을 조용히 떠올려본다. 오직 순혈뿐인 백궁과 달리 머글 출신과 혼혈의 비중이 높은 곳. 그가 역사서의 내용을 떠올린 것처럼 그녀도 그녀가 읽었던 역사서의 내용을 떠올리며 시선을 약간 내리 깔았다. 그렇지 않으면 애꿎은 그를 흘겨볼 것만 같았기에.
이대로 자리를 뜰까, 아니면 좀더 있어볼까. 잠깐 고민한 끝에 일단 말이나 꺼내보기로 했다.
"같은 수업을 들은 적 있는 거 같은데, 선배시려나요. 전 4학년이거든요."
아주 없는 말은 아니고 본 듯한 느낌은 들었으니까. 아님 말고, 라고 금방이라도 덧붙일 듯 말하고 힐끔 본다.
일단..이거는 좀 잇고... >>317 ((뭐야 저 참치 이상해))(?) 제대로 싸우기는 커녕 자기가 당했는데 죄송하다면서 우왕좌왕하는 택영이ㅋㅋㅋㅋㅋ아ㅋㅋㅋ누가 그렇게 귀여우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택영이 우왕좌왕하면 땃태가 되려 또잉? 하는 표정이 되서 보다가 사과는 내가 해야하는데 왜 네가 하고 있냐고 하면서 어디 다친데 없는지 참한 선배로 빙의해서 물어볼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방금은 맞았다가는 큰일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어~ 이해해줄거지?^^"하는 말도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언제 이 사건이 일어났다구?(??)
자신의 노리개를 보여주며 청궁소속임을 보여준다, 그녀가 자신의 장신구를 이미 봤는 지 보지 못했는 지 알 수 없으니 한 행동이었다. 약간의 어색한 침묵 속에 아성은 그만 자리를 뜰까 고민하다가 그녀가 자신의 소속을 밝히자 잠시 그녀에게 경계심을 품었던 것을 후회했다. 스큅들에게 행해진 차별은 그저 옛날 순혈주의자들의 만행일뿐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친구는 그저 그들의 후손일 뿐 스큅을 차별하거나 그들의 악행에 동의한다고 볼 수 없다. 그저 학우를 대하는 것처럼 똑같이 최대한 민감한 주제는 피하면서 이야기를 하면 그만.
"당신이 4학년이라면 제가 선배겠군요. 전 6학년이예요. 아마 수업을 같이 들은 적도 있겠죠?"
아성은 딱히 이전에 들었던 수업에 누가 있었는 지 세세하게 기억하는 편은 아니었으니 그녀의 존재가 가물가물하기만 했다.
머글 학생이 사라졌다. 너는 누가 사라져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사람이었지만, 학생 대표라는 자리는 그렇지 않았다. 감 선생임의 신탁을 받은 은혜가 있다보니 거절할수도 없는 것도 있었다. 너는 감 선생님을 달래는 리 선생님을 한번 보고, 건 선생님의 진지한 어조에는 어려운듯 고개를 기울였다. 마법 주문은 숨쉬듯 자연스럽지만 주문을 쓰기 전 이름을 외우는 것은 잘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물흐르듯 쓰면 되는 일 아닌가.
"이노리가 꼭 찾아드릴게요? 베르...베르나르..? 베르베르..? 응, 일단은 해볼게요. 이노리 믿어요?"
탈을 만나면 주문을 쓰라고 했지만 까먹을게 뻔했다. 너는 맨발로 도도도 뛰어간다. 지팡이는 어깨에 걸친 하오리의 안주머니에 숨기고, 크게 외쳤다. 대답할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현궁 주변을 뛰어다니고, 금지된 숲 근처까지 뛰었다.
긴급한 소집에 불려 나가보니, 현궁 학생 한명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단순히 안 보이는게 아니라 뭔가 일이 생겼나보다. 소란스러운 사감들을 보다가 건 사감이 진지하게 하는 말에 그녀는 겉으로나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싸우지 말래도 먼저 공격해오면 대응은 할 거라고.
대응이라 하니 문득 손가락의 위화감이 그녀의 신경을 이끈다. 목에 걸린 로켓도. 그러고보니 그녀는 이것들 덕분에 공격받을 위험은 없었다. 그럼 마주치게 되면 말이나 걸어볼까. 탈이라면 누구든 관심은 있었으니. 심각한 주변 분위기와 달리, 혼자만 딴 생각을 하며 천천히 흩어졌다. 이리저리 찾으러가는 학생들을 보다가 이 중에 윤도 와 있나 싶어 한번 둘러보았다. 소집령은 모두에게 내려진 듯 하니 말이다.
윤을 찾는 김에 겸사겸사 그 사라졌다는 학생의 흔적도 찾아보았다. 그래봐야 달리 보이는게 있을까 싶었지만.
만약에 탈이 나타나면,이라는 말을 듣자 표정이 한층 더 심각해진다. 설마하니 사라졌다던 학생이 탈의 음모에 휘말린 건 아니겠지? 불길한 가정이 새록새록 피어올라와 표정이 절로 창백해진다. 그것만은 아니길 바라는데, 최근에는 습격이 뜸해졌다 한들 이곳이 공격당한 것도 횟수로 따지면 몇 번은 되었으니 또다시 그쪽에서 수작을 부린다 가정하기에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출발하기 전 가슴을 짚고 한참을 심호흡을 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준비되기엔 일렀다. 혹여라도 다른 학생들로부터 뒤쳐질까 싶어 그는 저조한 심력을 억지로 끌어모아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아무 일도 아니었음 좋으련만.
"까먹지 말자. 베르밀리어스, 베르밀리어스, 베르밀리어스……"
택영은 입으로 연신 주문을 중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까지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건만 벌써부터 긴장이 최고조에 가깝다.
학생이 마지막으로 목격 된 곳은 학교 앞 숲입니다. 학교 앞 숲은 조용합니다. 보통은 니플러나 다른 생물들 때문에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꽤 조용합니다.
[30이하]
부스럭 소리가 들립니다. 니플러가 어디선가 훔친 갈레온을 배에 달린 주머니에 넣고 있습니다. 니플러의 소리였나봅니다.
[60이하]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멀리서 웃는 소리도 들립니다. 어디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 이 쪽이야!!! '
윤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그 방향으로 가봅시다.
[90이상, 공통]
퍽, 소리와 함께 학생 한 명이 땅 바닥에 나동그라졌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있는 방향으로, 두 남성이 똑바로 걸어왔습니다. 한 명은 중 탈을 쓴, 검은색 한복 차림이었고 다른 한 명은, 검은색 갓을 쓰고 보라색 머리를 단정하게 넘긴, 알이 큰 안경을 쓴 청년입니다. 청년의 녹안은 다른 탈들 처럼 세로 동공입니다.
갓을 쓴 청년 또한, 탈이라고 말하듯이 그의 옆 머리에는 초랭이탈이 달랑달랑 달려 있습니다.
' 와하! 안녕?! '
초랭이 탈을 쓴 청년이 당신들을 보며 반갑게 웃었습니다.
자, 사감들을 부르기 위해선 베르밀리어스 주문을 외우면 됩니다. 아니면, 그 둘의 무장을 해제시키기 위해서 엑스펠리아르무스 주문을 써도 됩니다. 아니면, 선빵 필승이랬다 했으니, 폭파 마법인 봄바르다나 절단 마법인 디핀도를 써도 됩니다.
두 청년은 당신들에게 아직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갓을 쓴 청년은 바닥에 쓰러진 1학년 학생의 등을 발로 지그시 밟았습니다.
' 역시, 머글의 비명 소리만큼 짜릿한 건 없네! 그래도, 노래를 들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모였구만? 그렇지, 중탈? ' ' ........ '
너는 1학년 학생을 찾았다. 정확히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상태의 학생을 찾은 것이다. 굴러오는 1학년에게 다가가던 네가 멈춘다. 아무리 천진난만한 네가 생각해도 좋은 상황이 아니다. 너는 입술을 꼬옥 깨문다. "싫어." 하면서도 두명의 인영이 가까이로 다가오자 다시 활짝 미소를 짓는 것이다.
"너- 안녕이에요? 그런데 1학년 놓아줘요? 이노리 데려가야 해요?"
종종걸음으로 다가가려 한다. 너는 손님에게도 제법 친절했기 때문이다. 뒷짐을 지고 고개를 기울이자 여우가면의 방울이 딸랑였다.
레오의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두 개의 탈을 보자마자 버니가 썼던 편지의 내용이 떠올랐고 뒤이어 호되게 당했던 지난 기억이 떠올랐다. 죽음의 문턱까지 끌려갔던 순간들. 레오는 몸을 덜덜 떨었다. 겁을 먹었냐고 묻는다면, 아마 아닐것이다. 레오는 흐리게 미소를 짓고 부들부들 떨면서 뭔가 흥분하듯이 그리고 조금은 히스테릭하게 이히힠... 하고 웃었다.
" 야, 교수님 부르지마. 그 뭐야, 그 마법 쓰지마 그거. "
레오는 뒤를 돌아 학생들에게 말하곤 주먹을 쥐었다. 꼭 쥔 주먹을 서로 쿵, 하고 맞부딪히곤 한 번더 쿵 하고 부딪혔다. 느린 리듬감으로 쿵, 쿵, 쿵, 하고 몇 번을 더 부딪히곤 꼭 쥔 주먹으로 가슴팍을 또 다시 쿵, 쿵, 하고 세게 쳤다. 주변에서 지금 뭐 하는 것이냐고 묻자 레오는 탈에게 시선을 고정한채 이히히..히힠... 하고 히스테릭하게 웃었다.
" 뭐..하긴.. 이히히.. 다 쳐죽여버리기전에 주먹 달구고있지.. 몸도 달구고 말이야.. 이히히.. 야, 내가 교수님 부르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다? "
주먹이 새빨개지고 레오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어이~' 하고 큰 소리로 말하며 손을 들어보였다. 저 두놈에게 크루시오를 먹이고 주먹으로 얼굴을 반으로 갈라줘. 라는게 내용이렷다. 레오는 지팡이를 꺼내들곤 천천히 다가가다가 속도를 높여 달렸다.
" 저 두 새끼, 전부 내꺼야 아무도 건드리지마. 내가 다 쳐죽인다!!!! 봄바르다! 봄바르다!! 봄바르다!!! "
아무렴 나름의 생각은 있었다. 여기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크루시오를 썼다간 누구보다 먼저 아즈카반으로 끌려간다. 우선 상황이 어지럽게 흘러가야한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 학생들이 잠깐 기절해준다거나 정신을 못차릴 정도가 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
천천히 걷다보니 여러 학생이 보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소리도 들린다. 그 중에 가장 선명히 들린 건 어느 비명소리, 보다 윤의 외침이었다. 어째 안 보인다 싶더니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나보다. 그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가자 기다렸다는 듯 탈 두명이 나타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먼저 윤을 찾아 그 옆으로 갔을 것이다.
"찾았잖아요, 선배."
그런 다음에야 탈들을 보고, 바닥에 나동그라진 학생을 발견하고서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중얼거렸겠지.
"그런 건 노래가 아니라 소음이라고 하는 거에요. 그리고, 당신도 시끄러우니까 좀 조용히 해줄래요?"
촐랑촐랑 떠들어대는 초랭이탈이 마음에 안 들었나보다. 바닥에 쓰러진 학생을 밟는 건 눈길도 주지 않고 그 입이나 다물라는 듯 지팡이를 들어 초랭이탈의 얼굴을 겨누었다. 빗나가도 상관없었지만.
"글레시우스."
주문을 쏘고나선 초랭이탈과 대조적으로 조용히 가만히 있을 뿐인 중탈을 힐끔 보고, 잠시 지팡이를 내린다.
툭- 단태는 지팡이 끝으로 자신의 뺨을 한번 두드렸다. 머글 학생, 초랭이탈, 중탈. 그리고- 아는 얼굴과 모르는 얼굴들의 학생들. 공격마법을 날리거나 물리적인 제압을 하지 않는 이유는 책에서 본 내용을 곱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초랭이탈이 눈에 익은 사람이었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름이 뭐였더라- "태민..." 강태민이었지.
"즉흥곡을 좋아한다는게 고문으로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좋아한다는 건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태민 오라버니."
책에서는, 중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책을 받으러온 리 선생님이 남긴 말도 중탈에 대한 이야기였다. 단태의 지팡이가 중탈을 향했다가 곧 초랭이탈로 방향을 틀었다.
크루시오라, 레오는 조만간 자신이 쓰게 될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얼굴에 주먹을 꽂아줄 모습까지. 솔직한 감상으로는, 꽤나 짜릿했다. 레오는 잠깐 아성을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탈들을 바라보았다. 아직 아니다. 상황이 더 어지럽게 돌아가고 더 정신없게 돌아가야한다. 누구도 자신을 보지 못할만큼 어지럽고 그 누구도 타인을 신경쓰지 못할만큼 정신없어야한다.
" 아하, 회복? 맞고 버티겠다 이거야? 그래그래. 이것도 버텨봐 그럼! "
레오는 지팡이를 빼들었다. 둘을 전부 공격하기보단 한 명을 먼저 쓰러트리는 쪽이 좀 더 수월하겠지. 한 차례 더 머리를 쓸어넘기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공격하려면 하라지, 레오는 별로 두렵지 않아졌다. 상대가 강하게 나온다면 오히려 이 쪽도 더욱 강하게 나갈 수 있으니 좋은 것이다. 싸움이란건 원래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만큼 자신도 아프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흥분되는 것이었으니까.
초랭이탈이 쓰러진 1학년을 향해, 금지된 저주 크루시오를 날렸다. 학생은 용서받지 못할 저주로 인한 고통에 몸부림쳤다. 아성은 크게 분노하며 플리펜도에 맞아 뒤로 나뒹굴고 있는 초랭이 탈에게 달려들었다.
머리속이 분노로 가득한 지금, 어떤 마법을 써도 제대로 나가지 않을 것이며 도리어 그들에게 잡혀있는 학생들만 위험해질 것이 분명했다.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주문은 주문(물리)였다. 무엇보다 놈들은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아성에게 정신이 팔릴 것이고 동료들은 그들을 손쉽게 제압하거나 교수님들을 불러 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아성은 자신이 생각한 그대로 크루시오에 맞아 고통으로 땅을 뒹굴고 있었다.
"크아악!!"
전신을 찢어발기는 듯한 고통, 전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불에 타는 고통이 느껴졌다. 제대로 된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가 없다. 용서받지 못할 주문이 왜 용서받지 못하는 건지 온 몸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눈앞에서 크루시오를 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너는 비명을 지르는 학생을 내려다본다. 다른것도 아니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고문의 현장에서는 누군가 웃는 소리도, 지팡이가 휘둘러지는 소리나 대화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너 지금 뭐 했어요?"
알면서도 굳이 물어보는 것이다. 저건 크루시오다. 너는 저 주문을 잘 안다. 얼마나 아픈지도 안다. 네가 아성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저거 아픈데, 저거 아파, 당연히 아파. 아플 리가 없나? 이젠 아프지 않지만 아플 거야.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니 몸이 밧줄에 묶이고 뒤로 쿵 넘어졌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오늘은 고모님께서 재갈을 안 물려주신다는 생각이었다. 오늘은 혀를 안 깨물거라고 생각하셨나보다. 응, 안 깨물거다. 말 잘듣는 착한 아이지 않은가. 넘어진 그대로 허공을 쳐다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이 나라에서 쓰일 언어도 아니었다. 神様. 하고 운을 떼며 소리없이 입만 뻐끔거린 것이다.
저의 죄입니다. 무지와 방종으로 인한 일입니다. 용서해주세요. 신님 용서해주세요. 저 때문이에요. 제가 죽였어요. 저 때문이에요. 고모님은 내 탓이 아니라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잖아? 아. 이노리, 나의 누이야. 제발 나를 도와줘.. "너는 왜 크루시오 안 써요? 너 착한 사람이야?"
무언의 기도를 끝내고 몸을 꾸물거리며 자리에 앉은 너는 귀에 걸릴듯 입술을 끌어당겨 웃더니, 중을 바라보면서 질문하는 것이다.
비명을 두고서 음악이라니 이 얼마나 악취미에 막귀 인건지. 그리도 좋은지 웃어대는 초랭탈의 모습과, 빗나가버린 제 부적을 보고서 눈가를 구긴다. 어디 한 번 불길에 휩싸이고서도 계속 웃을 수 있을지 볼까. 부적 두 장을 쥐고서 초랭이 탈을 향해 던진다. 그리고서는 들으라는 듯 큰 목소리로 외친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그렇게나 피하고픈 상황이 닥치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의외롭게도 공포를 앞선 분노다. 결코 그릇되지 아니한,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요소를 가지고 태어난 것을 이유로 사람이 저리도 끔찍한 고통을 당해야 할 당위가 있는가. 찢어지는 비명이 귀를 울린다. 그의 낯빛이 희게 질려간다. 고통은 두렵다. 도망칠 수도 없이 발 묶여 강요당하는 상황은 지독하게 싫다. 그러나 주저앉아 현실로부터 도망치지도 못하는 까닭은 순전히 이것이 옳은 일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실종되었던 신입생과 또다른 학생이 표적이 이유는 고작해야 저들이 사람의 피에 급을 나누는 탓이다. 타고나고 이어져 내려오는 선조들의 유전적 소인과 그 계보, 저 역시도 벗어나지 못하는 세분화된 규격을 이유로 해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미치광이 중 하나의 앞으로 달려든 후였다. 그는 폭발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자리에 뛰어들어서는 초랭이의 목을 내리찍으려 했다.
>>525 앗 그런가>...??? ^~^ 사실 초랭이가 하는 짓이 공분해야 마땅할 일이라서 저러는 거야!! :3 그야 14살짜리 애를 고문하고+(현실로 따지자면)인종차별적 이유로 테러를 하고 있고+본인 역시도 그 차별의 요소에 어느 정도 해당하기 때문에+저런 일 참으면 안 된다고 배워서 → 이 4종세트로 극대노했기 때문에!
"태민 오라버니- 아니, 초랭이탈이라고 해야할까. 어찌됐든 오라버니의 취향이 그럴 줄은 몰랐네요. 아니면 탈들은 전부 다 크루시오로 사람을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그런 새디스틱한 취향이 있는걸까."
초랭이탈의 말에 단태는 흘끗, 시선을 그쪽으로 옮기면서 중얼거리다가 다시 중탈에게 시선을 옮겼다. 눈앞에서 갈라지는 탈 안쪽의 얼굴을 본 단태가 지팡이를 다시 겨눴다. "내가 본게 있어요." 드러난 그 얼굴은 혜향 교수님이었다. 어째서? 라는 물음도, 왜? 라는 물음도 필요없다는 듯 단태는 말을 계속 이었다. 정확하게는 혜향 교수님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였다."교수님이 지키고자 하는 건 이 학원의 학생들인가요?"
영화나 만화에서 나오는 영웅과 히어로라면 그의 얼굴에 침이라도 뱉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성은 그저 한명의 소년일 뿐이었다. 책임감도 강인함도 그저 다른 이들과 비슷한 한명의 소년일 뿐이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는 분노도 부끄러움도 없이 이 고통을 끝내길 원했다. 침과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추해진 얼굴을 가리지도 못한 채 불과 1분전까지만해도 박살내고 싶어했던 그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교수가 학생들을 괴롭히고 용서받지 못할 주문을 쓰는 놈들과 한패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리고 동료들의 공격으로 초랭이탈이 쓰러지자 주문에서 풀려난 그는 고통으로 예민해진 몸을 진정시키려는 듯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얼굴을 옷소매로 닦았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서서 초랭이 탈을 노려보았다.
" 릭투셈프라 "
크루시오로 고통받고 있던 직후에 썼던 터라 주문 조준을 제대로 할 수는 없었다.
명중시) 간지럽히기 주문. 보통은 장난으로 상대를 괴롭게하다가 마는 주문이다. 그러나 아성은 이 주문을 그칠 생각이 없었다.
"처음 1분간은 즐거울꺼야. 그런데 1분 후는 어떨까? 말을 할 수도 없을 것이고 이성적인 사고도 힘들꺼야. 그래, 크루시오같은 주문을 왜 굳이 써야할까? 이런 재밌는 주문이 있는 데"
레오는 들고있던 지팡이를 떨어트리고 사고와 몸이 정지해버렸다. 깨진 탈 속에서 보인 얼굴이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이었으니까.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 뭐냐고 물으면 레오는 항상 '신비한 동물 돌보기' 라고 말했다. 동물을 보는것도 즐거웠고 교수님도 좋았으니까. 그래서 가끔 신비한 동물을 보러가는 날이 되면 전날엔 긴장되서 잠이 안오기도 했었고 문카프 사건때는 몸이 아프고 친구들이 당한것보다 그 좋아하는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이 엉망이 됐다는 것에 더 화가 났었다.
" 교수님이 왜 거기계세요..? 아니, 잠깐만요. 잠깐잠깐. 교수님이 왜 거깄어요? 교수님이 왜 거기있어? "
허, 참. 레오는 헛웃음을 치고는 한 걸음을 더 다가갔다. 느릿느릿 다가가선 자신이 본 게 맞는지 한 번더 확인하고는 무언가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히스테릭하게 그리고 신경질적으로 웃어젖히던 레오는 한 순간 뚝 하고 웃음을 멈추곤 싸한 눈빛으로 교수님을 아니, 중을 바라보았다.
" 야, 이 개새끼야. 묻잖아. 니가 왜 거기있냐고. ...대답안해? 그래, 하지마 그냥. 하지말고 너 이리와. 그냥 내가 쳐죽이는게 속이 더 풀리겠다. 더러운 위선자새끼. 뭐, 신비한동물이 좋아? "
여태껏 속고 있었다. 계속 기만당하고 있었다. 얼마나 비웃었을까. 얼마나 무시했을까. 그 모든 감정이 뭉치는 것이 느껴졌다. 다리가 떨리고 꼭 쥔 주먹이 떨린다. 화가 잔뜩 나는 감정. 증오와 분노가 깊은 한 숨에 배어나는 느낌. 이러면 안된다는 건 잘 알고있다. 로아나는 철과 같아서 주변 환경에 너무나 쉽게 동화된다. 그러니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면 그건 버틸 수가 없잖아.
" 너, 이따 보자. 네뷸러스 " *안개를 뿜어내는 주문
주워든 지팡이에서 안개가 퍼져나간다. 끝도 없이 퍼져나간다. 한 치앞도 분간하기 힘들만큼 안개는 레오를 감쌌다.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하게끔 퍼져나갔다. 레오는 잘 알고있었다. 지금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이런 깊은 증오와 분노 그리고 화를 꼭 안고 있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는 이미 봐두었다. 레오는 안개를 펼치고 또 펼쳐 자신을 완벽히 가리곤 초랭이가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 안녕? "
그리고 레오는 미소지었다. 입이 귀에 걸리도록 크게 미소를 지었다. 검은 머리와 노란색 눈은 검은색 표범을 연상시키기엔 충분한 것이었고 밤이오면 그 눈이 빛나는것만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레오는 지팡이를 겨누었고 길게 말하지도 않았다.
초랭이탈의 속삭임에 그녀는 웃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애초부터 기대도 안 했지만 말이다. 너무 순순히 알려주면 재미 없잖아.
옆에서 탈이 부서져 얼굴이 드러난 중탈- 혜향 교수를 보고도 별 반응을 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고, 그 정체가 어쨌든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으니까. 부적을 맞고 쓰러지고도 시끄러운 초랭이탈을 보고서 그녀는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그걸로 초랭이탈을 공격할까 싶다가도 돌아서 학생들을 향했다. 그리고 들으란 듯 말한다.
"이대로 잡혀가면 재미없으니까, 이번만이에요."
그리고 주문을 읊었다.
"프로테고."
그녀의 행동은 언뜻, 그녀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일 법 했다. 그녀의 앞을 막는 것이었으니까.
손을 뻗으려는 모습에 가만히 묶인 매듭이 있는 부분을 쭉 내밀던 너는 탈이 세로로 갈라지자 가면 속의 눈동자를 동그랗게 떴다. 아, 저 사람. 네가 아는 사람이다.
"아- 세스트랄 교수님-"
너는 가면 속의 눈을 휘었다. 혜향 교수님의 패밀리어는 매, 원내에서 만날 수 있다 했던 추종자인 마노 경, 배신자가 학교를 떠나면 너흰 죽고 배신자가 남아있으면 계속 공격받아. 어떻게 할래? 라고 묻던 책. 소속되지 못하는 자를 광인이 어찌할지 궁금해하시던 분이여, 참으로 영민하시며 저를 꿰뚫고 계시옵디다. 그것이 히죽 웃었다. 너는 느슨해진 줄을 홀로 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가면을 벗었다. 까치발을 들고 손을 뻗어 얼굴을 덮어 가리는 손을 조막만한 손으로 꼭 쥐려 한 것이다.
"이노리 가면이라도 쓰고 계셔요? 얼굴 계속 잡으면 아야해."
너는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교수를 한참 쳐다보다 고개를 돌렸다. 손가락을 튕기자 아무런 말도 없었는데 저 멀리서 한 물체가 날아오지 무언가. 아주 단단해보이는 그것은 한눈에 보아도.. 짱돌이었다. 어딘가 익숙해보이는 자세를 취하며 그 돌을..
"이노리랑 야구해요? 이거 못 쳐내면 바보야?"
초랭이의 머리를 향해 던지려 한 것이다. 그리고는 뒤로 휙 돌며 외쳤다.
"세스트랄 교수님 공격하면 안 돼-!! 이노리 세스트랄이랑 못 친해졌어요? 책님도 안돼안돼- 했어요? 이노리한테 배신자가 학교 떠나면 우리 다 죽는다고 했단 말이야-? 이노리 아야한거 싫어요-?"
중탈의 행동에 화들짝 놀라며 주양은 냅다 달려갔다. 당신이 그렇게 자해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결국 나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더 질질끌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얼른 혜향 교수의 곁으로 향하며, 이어지는 상황에는 같이 벙찐듯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일순. 촛점을 잃은 눈빛이 자신의 숙적을 향했다.
"..... 꼬맹이. 너는 나중에 나한테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길 바랄게?"
탈에게 교육받는다는 것. 그것은 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째서 그런 자의 말을 듣고 있는건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일단.. 우리 교수님. 크루시오 더 쓰면 내가 지져버릴거야? 일단 저 탈놈의 입부터 다물게 해야지. 인센디오!"
레오는 주문을 거두었다. 몇 대 더 때려줘야 속이 풀리겠지만 지금 급한 볼일은 이쪽이 아니니까. 레오는 고개를 돌려 교수님, 아니 중을 바라보았다. 당신을 교수로서 정말 존경하고 또 좋아했습니다. 지팡이를 허리춤에 푹 꽂은 레오는 저벅저벅 다가갔다. 생각같아선 바로 크루시오를 꽂아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뼈와 살로 부딪히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 우리 할 얘기 있잖아. 그치? "
레오는 손목을 돌렸다. 주문을 쓸테면 쓰라는듯 전혀 개의치 않아하며 머리를 쓸어넘기며 다가갔다. 부네의 주문이건 뭐건 관계없이 레오는 그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했다. 검고 강하게, 강철의 의지라면 그런것이니까.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을때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해방감을 얻었는지는 말로 다할 수 없었으니까.
" 근데 피차 서로 말 하고싶은 처지는 아닐것 같고.. 그래. 너 이리와, 쳐죽여줄게 "
이리오라고 말은 했지만 되려 레오가 다가가고 있었다. 점점 속도를 높여 달음박질했고 주먹을 꽉 쥐었다. 교수고 뭐고 다 필요없다. 얼굴에 제대로 몇 대를 꽂아주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을 기분이었다. 레오는 몸을 던졌다.
한순간 주변의 모든 것들이 멀어지다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든다. 풍경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만 같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긴장 때문인지, 당장의 모든 것들에 혐오감을 느끼기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구역질이 나려는 감각을 어떻게든 가라앉히려 하며 그는 눈앞의 상대에게 집중을 다했다.
칼 교수가 알려준 하늘의 동향이 말하기를, 배신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했었다. MA는 학생들을 지키는 쥐새끼가 있다 일렀고. 그것이 이 상황을 이르는 것이었다면 차라리 영원히 알 일 없는 게 더 나았을 거다. 찬물을 뒤집어쓴 듯 서늘한 불쾌감이 머리로부터 젖어든다. 택영은 차가운 눈으로 혜향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이 맡은 수업에 순수한 열의를 가진 사람으로만 보였다. 문카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며 기뻐하였던 얼마 전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한데, 참 우스운 일이다. 속으로 그리도 역겨워할 게 뻔한 반쪽짜리 마법사들의 핏줄 앞에서 웃는 척을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교수님도 내 같은 사람이 인간으로 안 보이는 부류였어요? 목구멍까지 치솟는 말을 삼킨 것은 순전히 MA가 일러준 경고 때문이었다. 오로지 홀로 다른 행동을 하는 쥐가 떠나버리면 학원의 모두가 죽을 것이라는 끔찍한 예언 때문이다. 당장 그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을 참기부터 한 것은.
"욕은 안 하겠십니더. 양심이 있으면 피하지 마십쇼. 절때로 도망가지 말라꼬예."
아, 끔찍한 일이 너무나도 많아 도망가고만 싶다. 시선에 몰린 것인지 어떤 이유 때문인지 혜향이 자신을 고문하기 시작하자 서늘하던 택영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미워하고 싶은 부류의 사람이라도 누군가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끔찍하다. 그 누군가의 고통마저도 자신의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와서……. 그는 스스로를 향하는 혜향의 지팡이를 잡아채고 손을 비틀어 빼내었다.
"이따구 짓으로 피할 생각 하지 말라 안 캤냐고!"
분노한 듯 외치지만 그 자신의 얼굴 역시 두려움에 차 있다. 가쁜 숨소리가 짧은 정적을 울렸다.
또 크루시오. 너는 교수님이 직접 크루시오를 쓰는 모습에 흥미가 생긴 고양이처럼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다. 보통 고통이 아닐 텐데 자신에게 쓰는 이유는 교수님 또한 방종과 무지로 인한 것이 아닐지 생각이 든다. 교수님은 결국 너와 같은 것이다. 죄책감에 몸부림 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일 뿐이다. 너는 돌이 프로테고에 막히자 은발의 소녀를 빤히 쳐다본다. 그것도 잠시다.
"혹시 이노리 때문에 맞을 뻔 했어요? 미안해- 다치지는 않았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잠깐 두 걸음만 옆으로 가줘요?"
저 사람이 위험하지 않을 선택을 하면 된 것이기 때문이다. 너는 히죽 웃고는 지팡이를 겨눈다. 정확하게 초랭이를 향하고, 네가 최근 배운 가장 즐거운 주문을 쏘려 했다.
뭐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또 공격을 막는 것이 보였기에 너는 이쯤되면 피해야 하거늘 몸이 둔하여 피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한패인지 의심한다. 후자라면 안타깝게도 네가 뭐라고 할 권한은 없다. 저 사람이 행복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너 또한 행복할 권리가 있음은 속으로 담아둘 뿐이다. 그리하여 네가 지팡이를 꺼내들고 봄바르다를 쏘아내려 준비할 무렵.
너는 자리에 주저앉는다. 황홀한 감정에 머리를 감싸쥐며 눈을 감는다. 휴전이란 목소리도 가늘게 울려퍼지고, 돌아간다는 소리도 울려퍼진다. 너는 고개를 파묻고 둘이 사라지기를 기다린다. 황홀한 감정도 끝이다. 비참한 감정이 둑을 터뜨리며 치고 들어온다. 행복해서는 안 될 존재가 행복했기 때문이다. 너는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교수님 앞을 막아서려 했다.
"교수님을 공격하면 안 돼요. 책님이 그랬어요! 배신자 없어지면, 우리 다 죽는다고 했어요? 배신자가 남으면 공격 받는게 멈추진 않을 거라고 했는데, 이노리는 죽기 싫어! 차라리 교수님을 어디에 감금해놓고 그 뒤에 때려요! 아즈카반은 안 돼!"
아. 너는 꼭 아이가 우는 것처럼 손바닥으로 얼굴을 덮어 가렸다. 그리고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듯 계속 중얼거렸는데, 그 사이로 새치 몇가닥이 보인 것 같았다.
"교수님은 안 돼요..아즈카반 무서운 곳이랬어..그런 곳에 보내도 상관은 없지만, 교수님 떠나면 죽어요. 죽기 싫어, 이노리는 죽기 싫어..죽기 싫단 말이야..교수님이 나쁜 사람이라도 죽는 게 더 무서워..책님이 그랬어요..책님이..죽고싶지 않아, 살고 싶어. 살아서 후부키로 갈 거야..돌아가게 해주세요, 살아서 졸업하고 싶어요.."
이건 싸움이 아니다. 그저 치기어린 분노와 화의 표출일 뿐이다. 무슨 대답을 듣더라도 레오는 다시 주먹을 들었을 것임을 레오는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미칠것같았으니까. 화와 증오에 몸이 잡아먹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레오는 주먹을 높이 들었다.
" 야, 이빨 꽉물어라. 어차피 조금 있으면 다 없어질지도 모르지만. "
레오는 임페리오가 풀림과 동시에 몸을 던졌다. 이제와서 다른 탈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풀어야할 해후가 남은것은 이 뿐이니까. 싸울때처럼 그리고 표범이 먹이를 잡을 때처럼 몸을 던져 올라탄 레오는 주먹을 꽉 쥐고 교수님을 아니, 중을 내려다보았다. 레오는 다시금 이빨 꽉 물어, 위선자새끼야. 하고 말하곤 한 대를 내리 꽂았다. 퍽 하는 소리가 제법 경쾌했고 뼈와 살에 닿는 느낌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한 손으론 멱살을 쥐고 다시 한 대를 내리 꽂았다. 그리고 다시 한 대를 더. 그리곤 두 손으로 멱살을 잡고 들어올려 코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목이 메이는 듯한 소리로 말했다.
" 당신을 교수로서 정말 좋아하고 또 존경했어. 그건 알아둬. 이 위선자야. "
신경질적으로 멱살을 놓은 레오는 중이 바닥에 세게 부딪히던 말던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남은 감정이 전부 풀릴때까지, 스스로가 진정할 때 까지 계속 때릴 생각이었는지 레오는 다시 주먹을 높이 들어 한 대를 더 내리꽂았다. 그리고 또 다시 주먹을 들었다. 듣고싶은 답도, 묻고싶은 질문도 없다는 듯이. 누군가 말리지 않는다면 정말 계속할 기세로 주먹을 들고, 내리 꽂기를 반복했다.
혜향은 힘이 빠져 늘어진다. 반사적으로 그를 부축하려 하다 한순간 멈칫거리고 만다. 잊어서는 안 된다,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을 지키겠단 미명을 달고 있더라도 저 자는 용서받아선 안 된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쓰러진 교수를 보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해 초조감으로 이가 마구 갈린다. 지팡이를 뺏고 몸의 힘도 빠진 상태라면 사실상 거의 완전하게 제압당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지만 방심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그래, 분명히 그럴 테지만 이상하게도 그에게 아무런 짓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로 그에게 손을 대지 말아야겠다는, 이유 모르나 너무도 확고한 의지가 뇌리에 가득찬다. 그는 가만히 선 채로 혜향을 바라만 보다 뒤늦게 상황을 깨닫는다.
쓰러져 있던 탈은 사라졌다. 곧 직전까지 느꼈던 감각이 진득한 황홀감이었는 것을 알아차린다. 주먹이 굳게 쥐이며 숨이 깊게 내리쉬어진다. 택영은 혜향의 말에 대답했다. 표정 없는 낯에는 식어서 가라앉은 분노의 찌꺼기만이 남아 잠연하고 있다.
"주면 우얄라꼬예. 여 있는 학생들 전부 당신한테 신뢰를 잃었는데, 걸 말이라꼬 합니꺼?"
꽉 쥔 손아귀에 핏줄이 선다. 말릴 틈도 없이 그는 반대쪽 손으로 양 끝을 마주 잡고 지팡이를 부러뜨려버렸다. 양단된 지팡이의 나무조각이 부스러지며 땅 위로 떨어졌다. 빼앗은 조각들은 사감이나 교장에게 주면 되겠지. 택영은 그것을 갈무리하며 말했다.
"아까부터 계속 말했었죠. 도망가지 말라꼬. 감내할 자신이 없었음 첨부터 그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당신이 자길 암만 뚜드려 패봤자 우리 엿 먹이는 짓밖에 안 됩니더. 그이까 다시 말하는데, 치사하게 피할 생각 하지 마소."
그러니까 현재,,,, 처음에는 쥐새끼가 학원에서 나가게 되면 학생들의 목숨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혜향을 잡아두려는 의미에서 피하지 말고 도망가지 말라 했었는데, 점점 의미가 바뀌어서 >사정이 어쨌거나 추종자 집단에서 활동한 혜향을 용서하지 못하겠음. 설령 사정이 있었다한들 그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더더욱 용서하지 못할 일임. 죄책감을 느껴서인지 도망치고 싶어서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자기 자신을 해하려는 행동은 고통으로 잘못을 피하려는 행동임. 그러니 백혜향 당신은 더는 그 무책임한 짓은 그만두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것.< 이라는 의미로 말하게 됐네.... 아무튼 나도 몰랐는데 얘 화내면 꽤 싸늘하구나..... 🤔
말려진 레오는 멀어지면서도 계속 몸을 버둥거리고 앞으로 튀어나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자신을 말리던 이를 팔꿈치로 몇 대 쳤을지도 모르지. 이제와 질문과 답변이 무슨 소용일까, 믿었던 교수님이 적의 일부였는데. 그 동안 계속해서 기만당하고 계속해서 무시당하고 있었을터인데. 그걸 어떻게 참는단말인가. 몇 대 때려준 것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다. 정말 쳐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뭐..? "
레오는 잠깐 진정한듯 움직임을 줄이고 혜향이 하는 말을 듣더니 어이가 없다는 파하하하,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큭큭대던 레오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기곤 으르렁대며 이빨을 세웠다.
" 지금 나보고 그걸 믿으라고? 야, 넌 진짜 안되겠다. 이리와. 내가 쳐죽여줄게 이리오라고! "
레오가 애니마구스이기 때문일까, 어째서인지 레오가 소리지르는 모습이 짐승이 포효하듯 목을 긁어내는 느낌이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목을 긁어가며 소리치고 있었고. 누군가 말리던 그렇지 않던 레오는 또 다시 앞으로 뛰쳐나가려했다. 눈 앞에 보이는게 없다라는것은, 이런 느낌인걸까.
자신이 아는 얼굴과 알지 못하는 얼굴들을 향해 암적색 눈동자를 굴려낸 단태가 잠깐 한쪽에 머물렀다. 시선의 끝에 잡히는 건, 역시나 자신의 연인이었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 학생들이, 셋. 자신은 포함시키지 않는다. "잘생긴 얼굴이 엉망이 되셨네요. 교수님." 지팡이를 거둬들이면서 단태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깨트릴 수 없는 맹세를 했다면, 그의 말을 납득할 수 있다. 자신이 봤던 책에 적혀 있던 내용을 떠올렸다가 단태는 고개를 까딱 기울였다.
"깨트릴 수 없는 맹세를 하셨으면 어쩔 수 없네요. 그럼 돌아가세요."
지팡이를 아예 집어넣은 뒤에 단태는 팔짱을 끼며 이야기했다. 탈들에게 돌아가라, 라는 말이었다.
"학원에 있는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내기를 위해서라도 교수님은 여기서 돌아가셔야할테니까." 아즈카반에 가게 되는 것도, 그 조건에 맞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갔지만 단태는 그말만 하고 윤이 붙들고 있는 레오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와 우리를 살리야겠다 생각했는데요. 저도 읽었습니더, 당신이 가면 우리가 죽는다는 거."
책으로 알게 된 내용이 이거였던 모양이다.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서 얻는 게 무언가. 어느 쪽도 되지 못할, 가장자리를 떠돌게 될 선택을 할 만치 중한 게 있기라도 했나. 그에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일말의 정이나 인간성은 믿지 않기로 했다. 택영은 눈을 꾹 눌러 얼굴에 오른 열을 식히려 했다.
"얘기를 좀 해봅시다. 것보단 근본적으로 중요한 기 있지 않심꺼. 맨 첨에, 애초에 왜 탈 쓰는 짓거리를 하기로 했습니꺼. 내사 애매하다 쳐도 순혈 아닌 사람들은 참 유감이 많지 싶은데예."
몸을 계속 버둥거리다 빠져나온 레오는 당연하다면 당연하다는 듯이 다시 달려들었다. 이를 악물고 몸을 던지듯 달려나간 레오는 다시 두 손으로 멱살을 콱 쥐곤 주먹을 쥔 한손을 높이 들곤 혜향을 노려보았다. 주먹은 맹렬한 기세로 떨어지는듯 하다가 힘을 풀고 툭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레오는 다시 멱살을 쥐고 눈을 빛냈다.
" 개소리 집어쳐. 너, 내가 계속 지켜볼거야. 언젠가 둘이 있는 시간이 오면 그 때 보자고. "
신경질적으로 멱살을 푼 레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머리를 쓸어넘겼고 퉤, 하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 입에서 단내가 돌았고 아직 응어리진게 영 풀리지 않았다. 후- 하고 깊게 심호흡을 한 레오는 다시 뒤를 돌아 혜향을 노려보더니 다시 뒤를 돌아 등지고 돌아섰다.
" ..Scheiße!! "
그리곤 주먹을 쥔 손으로 빠르게 퍽 하고 나무를 쳤다. 뭐라도 쳐야 속이 풀리겠다는 기분이었겠지. 레오는 이 감정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뭐가되었던 여기 더 있어서 좋을 일은 없을거야.
각자의 반응이 다르다. 일단 너는 죽음을 비정상적으로 두려워했고, 누군가는 교수님을 때리다 자리를 떠난다. 지팡이를 부수는 학생도 있었고, 이게 뭐 대수냐는듯한 반응도 있었다. 너는 일렁이는 눈동자를 가라앉히고는 얼굴을 가린 손을 풀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만 눈시울은 붉었다.
"아무리 그래도 교수님의 죄는 지워지지 않아요? 희생한다고 해도 찰나일 뿐이에요? 희생이 찰나라고 해도 악인이라도 품어주는 것이 후부키에요. 앞으로 계속 다른 학생을 지켜보이시면 돼요? 속죄하세요. 본인이 행복할 선택을 하시면 되는 거예요."
너는 교수님께 한걸음, 두걸음 다가간다. 주저앉은 교수님을 향해 시선을 내리꽂고 주변에 떨어진 여우 가면을 집어든다. 은발의 학생을 쳐다보고 너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그 의견 괜찮아요? 이노리는 동의할게요."
그리고 고개를 돌린다. 교수님을 마주하며 쓸쓸하게 속삭였다. "무지개 음료는 입에 맞으셨을까." 하고 한번 질문을 건네고는 가면을 쥐어주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나지막히 입술을 달싹였다.
"도망칠거면 후부키로 가요. 가면은 교수님 빌려드릴게요, 그런 이상한..남에게 소속됐다는 그건 쓰지 말기여요. 안 돌려주셔도 돼요. 어차피 이노리는 다른 가면 있어서 필요가 없어요?"
하며 너는 끝까지 그를 용서했다. 들끓는 속의 분노를 잠재우면서. 분노할 대상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너무도 명료하고 순수한 대답에 오히려 허탈할 지경이다. 한순간 두 눈이 커지며 혜향을 잠자코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말문이 막힌 거다. 그 말에 느낀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불신인지, 안도인지, 분노인지, 의문인지, 억원(抑冤)인지……. 차라리 두려워했을 때나 분노했을 적에는 이렇게까지 괴롭지 않았다.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부조리하게 여길지 의지를 확고하게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을 보라, 당신은 그저 무력하게 괴로워하고, 나는 막무가내로 요동치는 감정을 따라잡지 못해 흔들리기만 할 뿐이다.
"……정말로 그기 답니꺼. 진짜로 그게 다랍니까? 다른 잘못은 한 개도 없고 그게 이유 전부다 그거요?"
열 오른 눈이 붉어지며 눈시울이 젖어든다. 찌푸린 눈살을 던지면서 택영은 결국 눈물을 떨구었다. 그는 소매로 그것을 거칠게 닦아내고 혜향에게서 몸을 돌렸다.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당장은 자리를 피해 숨고만 싶은 마음을 참아내고 누군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의견이네예. 일단 찬성입니더."
교수가 학원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고, 그것이 모두의 생명과 직결된다니 막무가내로 처벌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레오는 나무를 주먹으로 한 번 더 때렸다. 괜히 욕지거리를 뱉으며 나무를 치면 그나마 화가 조금 풀리는 기분이었기 때문에 그랬을까. 울고싶은 마음도 있었고 화가 잔뜩나는 마음도 있었다. 믿었던 교수님이, 가장 좋아했던 교수님이 탈쟁이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어보면 오히려 우리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했었는데 이제와서 그런 말을 누가 믿겠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을 욕할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당장 자신부터도 그 탈 중 하나와 밀회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레오 나름의 변명을 대보라고 한다면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 수는 없었기에 이렇게 했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배운 것을 잘 써먹어 한 번을 잘 넘겼고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제대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을 테니까.
" 몰라.. 그냥 다 몰라.. 그만하고싶다 이제.. "
한숨을 푹 내쉬며 발길이 닿는대로 걸었다. 답답한 속을 어떻게든 풀고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귀곡탑이었을까. 아무도 없는 장소. 내가 뭘 하던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장소. 남은 화를 풀어낸다거나, 이 울고싶은 마음을 풀어낸다거나 할 수 있는 장소. 레오는 또 적당히 바위를 골라잡고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 페리큘럼. " *폭죽을 쏘아올리는 마법
이 곳에 오면 널 만날 수 있다. 페리큘럼은 우리 둘의 신호였으니까. 적어도 널 만나서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이야기라도 들어야겠다 싶었다. 네가 무슨 말을 하던 상관없다. 그저 내 남은 감정을 소비할 곳이 필요할 뿐이었으니까.
레오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피곤하단듯한 미소를 짓곤 손을 살짝 들어보였다. 정말 기뻐보이는 표정이었다.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정말 기쁜 표정. 레오는 과연 자신이 오늘 한 선택들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듣고싶었다. 그리고 그 밖에 여남은 일들에 대한 답들도.
" 이히히.. 그래도 칭찬해주니까 기분은 좋네. 뭐, 반쪽짜리 성공이긴 했지만. "
두 녀석 다 먹여줬어야하는데 방해꾼이 붙는 바람에 아쉽게 됐어. 레오는 그렇게 덧붙였다. 반은 진심이었고 반은 아니었다. 한 편으로는 오히려 누군가 와서 막아주었기에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면 정말 그 자리에서, 남들이 보는 앞에서 크루시오를 쓰고 아즈카반에 끌려갈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 선배님, 버니. 처음 만난 날에 내가 시간 빼준거 기억하지? 오늘은 네가 좀 어울려줘야겠다. 괜찮지? "
일도 잘 했는데, 그 정도 상은 줄 수 있잖아. 레오는 그렇게 덧붙이며 조금은 어색하게 이히히, 하고 웃었다.
>>398 "글치만 그래 막 뎀볐는데! 몸이 괘않아도 마음이… 그…, 놀라면 심장에 안 좋다 아임꺼."(?) <<막 이렇게 자기가 먼저 잘못한 거 맞으니까 어쨌거나 잘못한 거라고 사과하지 않을까~ 그리고 당연히 이해한다고... 갑자기 달려들면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데다(그리고 자기도 놀라서 저기 있는 사람들 다 조져버렸다고 tmi 살짝 뿌림) 땃태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메쳐줘서 깔끔하게 엎어졌으니 괜찮다!라고 멀쩡함 어필하지 않을까??? 그러나 설택영은 이후 며칠동안 등짝이랑 허리가 아파서 옆으로 누워서 자는데....(?) 그동안은 그냥저냥 지나가다 자주 보는 선배... 정도였는데 이걸 계기로 말도 나누고 좀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으으으음~~~ 적당히 작년 일이라고 하는 거 어때?? 아무리 그래도 1학년이나 2학년때 전부 쓰러뜨렸다고 하면 학원 짱먹는 수준이라 밸붕 아닐까 해서 ^q^
>>798 그말을 들은 땃태, 표정이 묘하게 바뀌며 "...현궁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궁 규격 외의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니까." 할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tmi뿌리면 널부러져 있는 학생들 손이 아니라 발로 가볍게 툭 해보다가 깔끔하게 메쳐줘서 괜찮다고 하는 택영이의 말에 웃을거 같아ㅋㅋㅋㅋ아니 괜찮음 어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도 좀 나누고 나름 괜찮게 지낸 선배 괜찮아! 사실 택영이가 한번씩 질색하면서 차라리 이름을 부르라고 땃태 호칭에 태클거는 것도 생각나는데 어때?:D 사실 알고 보니 악명이 그 악명이 아니라 이 악명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고.......((대체)) 좋아! 작년으로 하자! 1년 정도면 나름 나쁘지 않게 친해졌을거구:)
>>803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기가 규격 외라는 건 몰라서 어리둥절해버리고... 앗싸 땃태를 웃게 했다니 세상에 영광이 따로 있겠습니까 이게 바로 금메달급 명예지(아무말) ㅋㅋㅋㅋㅋㅋㅋ아 맞아 플러팅을 당하면 질색하는 것도 인지상정이지! 사실 이친구.... 집에서 하도 와랄라 하고 예쁨당해서 얼굴 칭찬이나 귀엽다거나 하는 소리엔 꽤 면역이 있긴 해... 하지만 달링이나 자기같은 발언에는 좀 무서워서 히이익 할 것 같네 ^~^ 세게 말하지는 못해서 막 소심하게 "그, 자기나 달링 같은 거는 쫌 남사시럽어서… 이름으로 불러주심 안될까예…"이러지 않을까??? 그리고 아참!!! 친하다면 얼마나 친한 걸로 설정해볼까??? 친한 정도에 따라서 말투나 호칭 같은 것도 달라질 테니까~ 그새에 꽤 많이 친해졌다면 반말이랑 누나 호칭도 가능하다! :3
>>811 규격 외 맞아......현궁에 있는 애들 전부 규격 외야......((흐린눈)) 택영이는 집에서 와랄라 하고 예쁨 당해서 면역이있다.....((메모)) 앟ㅋㅋㅋㅋㅋㅋㅋ무서워서 히익하는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그 호칭이 널 해치지 않아 택영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름 불러달라고 하면 딱 그때만 이름 불렀다가 뒤에 자기야 붙히는 애가 땃태야~~~:P 친한 정도!!!! 막 엄청 친하다!!! 짱친!!!까지는 안되지만..(이건 우리 주가놈 설정 때문에) 약간 이야기 나누다가 존대랑 선배 호칭 꼬박꼬박 쓰다가 히이익하는 상황이 되면 누나호칭에 반말 쓰고 실수했다!하는 정도의 사이....?((대체))
교수님께서 추종자였음이 밝혀진 이후 백궁의 학생대표인 윤의 말대로 사감 선생님께 변명을 둘러댔다. 혜향 교수님이 탈에게서 지켜줬다고 둘러댄 뒤 기숙사로 돌아가 상자를 하나 들고 아무도 모르게 밖으로 나왔다. 금지된 숲을 찾는 건 흔한 일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혜향 교수님께서는 다른 사람과 동행하라 했지만, 아쉽게도 그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추종자의 말이었으니 믿기도 어려웠다. 작은 체구로 도도도 달리던 것이 숲길로 들어서자마자 우두둑 소리를 내며 모습이 변했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누구의 것도 아닌 한복을 입은 모습이다. 발랄하던 몸가짐은 어느새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조용하게 8을 그리며 걷는다. 저 멀리서 지켜보던 야생의 올빼미가 날아와 어깨에 자연스럽게 앉고, 새끼 니플러 한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쪼르르 올라와 머리 위에 자리를 잡는다. 금지된 숲은 을씨년스럽고 나무 그림자가 흔들릴 때마다 공포심을 주었지만 결국 이곳도 숲이었다.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깊게 들어가지 않고 숲 입구 근처에 있는 바위에 앉았다.
어느정도 마음이 진정되자 지팡이를 꺼냈다. 날카로운 부분을 손바닥에 가져다대며 망설임 없이 그어내자 잠깐의 정적 이후 피가 몽글거리며 배어나왔다. 세스트럴은 피냄새를 쫓아서 오기 때문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니 피골이 상접한 날개 달린 말 한마리가 느긋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하얀 눈동자를 고양이처럼 느긋하게 감았다 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스트럴은 내 모습을 보고 경계하나 싶더니 냄새를 맡고는 누군지 알아봤다는 듯 피묻은 손바닥을 핥았다. 내 모습이 달라도 그걸 눈치채줄 수 있는 것은 신비한 동물이었던 것이다. 어디서 상처가 생겼는지 걱정하는 눈치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단다. 그보다 간만이구나. 그동안 바빠서 오지 못했는데, 며칠 못 보았다고 더 멋들어지게 자라났어."
나는 세스트럴의 머리를 능숙하게 쓰다듬어주며 눈가 주변을 엄지로 훑었다. 서늘한 가죽의 촉감이 말보다는 다른 동물의 것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이것이 세스트럴만의 특징인 것이다. 커다란 머리를 안고 이마를 맞대며 눈을 감자 세스트럴도 동그란 눈동자를 내리감는다. 잠깐의 시간동안 교감을 하고나서 나는 이마를 떼며 자리에 앉았다.
"왜 그러니?"
세스트럴은 말을 할 수 없었기에 가만히 근처에 서서 머리를 연신 부볐다. 내 얼굴을 제대로 마주한 세스트럴은 그 안에 가득 찬 근심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잠시 눈을 내리감았다. 이 관심에 대한 해답을 뱉기엔 자신의 안에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금지된 숲 안의 세스트럴에게 널 데려가면 이 마음이 풀릴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뛰쳐 들어오긴 했지만, 이 감정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세스트럴이 근심을 눈치챌 정도면 보통의 감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눈을 뜨고 괜찮다는 양 손을 뻗어 세스트럴의 주둥이에 손바닥을 댔다. 따뜻한 콧김. 죽음을 상징하는 동물일지라도 생명이 있다는 증거를 명확하게 느끼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네게 걱정을 시켰구나. 미안하다. 사실은 나도 왜 이러는 지 모르겠구나. 대체 뭐가 두려운 걸까?"
추종자가 곁에 있었단 사실이 두려웠던 걸까? 아니면 덜컥 다가온 죽음의 공포가? 그렇다기엔 너무나도 쉽게 진정되던 것이었다. 증오라고 하기엔 나는 그만큼의 분노를 가진 적이 없었으며, 배신감을 느꼈다기엔 그 사람의 선택이었겠거니 싶었다. 세스트럴은 네 다리를 접어 앉는다. 무릎 위에 머리를 올려두고 눈을 감는다. 나는 손을 들어 갈기를 쓸었다.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이 동물이 기특했다. 나는 손을 움직이며 다시금 내 감정을 정리했다.
다른 두려움을 느낀 건 교수와 탈이 아닌 학생 쪽이었다. 학생들은 각자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했지만, 그 모습이 어딘가 모골이 송연해졌기 때문이다. 다들 어른스러웠고,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에 머무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었다. 선악에 대한 구분이 모호할 뿐더러 선택의 때에도 행복할 순간을 찾았다. 그렇지만 어째서 다들 본인이 고통받을 지도 모르는 선택을 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걸까 싶었다. 그리고 선과 악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혼란을 느꼈다. 어떤 사람은 악을 행하기 위해 선을 택했고, 어떤 사람은 선을 행하기 위해 악을 택하는 혼란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가면을 준 것도 그저 이 상황을 자신처럼 덮어 가려 아무것도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이 감정과는 맞지 않았다. 나는 추종자는 왜 나쁜지도 모르고, 학생은 왜 간절한지를 모른다. 모두가 죽기 때문에 살려야 한다고 했지만 대의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내가 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참동안 세스트럴의 갈기를 쓸어주며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다 손을 멈춘다. 이 공포가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 나는 내 자신이 두려웠다. 교수님이 추종자였던 순간에도 배신감은 커녕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행복할 선택이면 됐다고 생각했고, 학생들이 각자의 감정을 표출할 때는 되레 이 상황이 내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참 우스운 일이다. 이기적인 내가 두려운 것이었다. 나는 끝까지 내 죄를 속죄하기 위해 고통을 받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자기합리화에 똘똘 뭉친 위선자. 몸이 바르르 떨렸다. 세스트럴이 눈을 뜨고 진정하라는 듯 입술을 푸르르 떤다.
"고마워."
나는 고개를 숙였다. 아무렴 그렇듯 학교생활은 정말 즐거웠다. 많은 배움, 여러 사람, 매 순간마다의 만남과 새로운 하루. 그렇지만 늘 두려웠다. 이건 내 삶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의 삶이라기엔 껍질을 뒤집어 쓰고 다니며 도망치기 급급한 삶이지 않나. 그래서인지 추종자의 공격에는 솔직히, 기뻤다. 그게 두려운 것이다. 나는 끝까지 나를 놓지 못했다는 사실이. 참 이기적이지! 사람을 셋이나 죽여놓고 나는 또 나대로 살겠다는 것이 아닌가. 내가 헛웃음을 뱉자 새끼 니플러가 머리 위에서 쪼르르 내려온다. 상황을 무마하려는듯 삑삑대며 상자에 지대한 관심을 쏟자 나는 세스트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렇지. 이러려고 온게 아니었는데.."
세스트럴은 고개를 떼어 내 발치에 머리를 기대고는 나를 가만히 올려다본다. 궁금한 건 어깨 위의 올빼미도 마찬가지인지 고개를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다. 나는 눈을 내리감고 상자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손으로 쓰다듬었다. 이건 나의 죄다. 검은색 상자는 금빛 테두리를 가졌는데, 아름답기 보다는 고요함이 먼저 느껴졌다. 상자를 열자 붉은 벨벳이 안을 장식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푸른빛이 감도는 검은 머리카락이었다.
"이거 익숙하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라. 앞으로도 모를 거고..아니, 알게 될까? 나는 교수님이랑 다르니까 용서해줄까? 용서하지 않았으면 해. 내가 죽였거든."
나는 눈을 감았다. 니플러가 이해하기 힘든지 삑 소리를 내자 손을 들어 머리를 간지럽혔다. 이윽고 머리카락 한타래를 세스트럴을 향해 들어올리며 환히 웃었다.
"이노리, 인사해. 네가 보고 싶어하던 세스트럴이야. 참 예쁘지."
금지된 숲 안에서 누구의 것인지 알기 어려운 웃음소리가 울렸다. 이윽고 흐느낌이 되었고, 통곡이 되어 숲을 헤집었다.
>>8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한 친구들이 들어오는 기숙사인데 사실상 기인 모임 아닌지(말넘심) 뭔가 낯간지럽고 부끄럽고 도망가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게 무서운 게 아님 뭐겠어! ^~^ 시간이 좀 지나서 지금은 그냥 은은하게 흐아악...! 하는 게 다겠지만 처음에는 진짜로 :ㅁ 이 표정으로 경악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건 괜찮아 오케이~ 땃태랑은 영혼의 짱친이 못 돼서 더 재밌는 거 아니겠어~~~~(땃주: 뭐지 저사람2) 오~ 그거 좋다!!!! 놀라면 말 편하게 나와버리는 느낌... 땃주 천재인가? 🤔
>>814 일단 현궁에 만월에 날뛰는 어린 이리((땃태))가 있다는 게 아웃....((자캐에게 박한 편)) 은은하게 흐아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처음에 경악하는 표정 넘ㅋㅋㅋㅋㅋㅋ리얼하다 리얼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땃태 분명 낄낄거리며 웃었다ㅋㅋㅋㅋㅋ진짜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혼의 짱친이 못돼서 더 재밌다니..택영주 그런 취향?((갑자기?)) 완전히 친한것도, 아예 친하지 않은 것도 아닌 모호한 경계선이 땃태가 쓰고 있는 껍데기로 대하는 최선일테니까.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야! 그럼 시간도 늦었으니..여기서 마무리할까?:D
>>818 으아악 미안해요!!!를 외치면서 사람 조지는 애 하나... 리틀이리스네이크 땃... 우당탕탕의 이노리(+?)...(끄덕) ㅋㅋㅋㅋ앗싸 또 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게.... 그렇지만 사실이라서 반박을 못하겠군 크아악 X0 이 친구도 마음은 쉽게 열지만 상대 쪽에서 다가오지 않으면 애매한 선을 쭉 지키는 쪽이거든~ 어떻게 잘 통한 건가 이거?? :0 그럼 여기까지로 마무리 하고! 추가할 내용이 있다면 나중에 얘기하거나 일상으로 보충해보자구!! 땃주 수고했어~~~~ :3
설택영: 022 왼손잡이 or 오른손잡이 - 왼손을 더 잘 쓰는 양손잡이! 글씨 쓰기나 젓가락질 같은 정교한 작업은 왼손으로 하고 비교적 간단한 동작들은 오른손으로 해 :3
167 개과 or 고양이과 - 고양이과에 가깝지만 도도하고 마이웨이적인 고양이보단 쫄보고양이야... 겁 많아서 모르는 사람 들어오면 고장나서 이상하게 뛰어다니다가 우당탕탕 숨고... 처음 보는 물건이 생기면 앞발패기 안 하고 한참동안 경계하면서 집 안 못 돌아다니는 그런...🤔🤔
159 집에서 혼자있을 때의 모습은? - 편한 옷 입고 늘어짐! 이건 너무 당연한 거지만 생각해봐도 딱히 특별하게 떠오르는 게 없어서.... ^~^ 집에서는 여름에 더우니까 머리카락도 집게핀으로 깔끔하게 다 올리는데(머리집게 최고!), 학원에서는 기숙사가 현궁이니까 방 안에서나 기숙사 앞 잠깐 돌아다닐 때는 그냥 머리 치렁치렁하게 풀고 다니지 않을까 싶고...
"어머나.. 또 내 호칭이 늘었네~? 나는 말이야. 우리 여보야가 나를 이름으로 불러줘도 좋지만.. 이렇게. 귀여운 호칭으로 불어주는것도 좋아해."
그게 우리 여보야의 매력 포인트니까? 하고. 사랑스러워 미쳐버리겠다는 듯한 눈빛을 하고서 한참 당신을 바라보다가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맙소사. 자신만의 집착을. 그 감당할수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어마어마한 집착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보고 싶다고 말해오는건 네가 처음이었다.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까~ 하며, 간단하게 운을 띄우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고싶다면 당연히 보여줘야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여보가 그렇다면 더더욱! 대신.. 너라도 감당하기 힘들거야? 단태. .. 인내심 테스트라... 한번 해볼까나~.."
스스로를 짐승이라고 표현하는 귀염둥이가, 얼마나 참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것도 하나의 재미지. 안 그래? 짓궂으면서도 잔망스러운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고, 주양은 제 다리를 슬쩍 들고 접은 뒤 당신의 허리춤에 무릎을 가벼이 가져다대며. 더더욱 거리를 좁혀왔다. 지금 당장은 이 자리에 마치 둘밖에 없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그 어떤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곱게 눈꼬리를 휘면서.
"내가 그래서 널 내깃돈 이상으로 바라보고 있는거야. 귀염둥이. 어떤 방법이라도 좋으니까.. 부디 날 천천히. 그리고 맛있게 음미해주면 고마울것 같은걸~?"
그동안. 나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거라구. 도발적인 말이 이어지고 주양은 농염하게 제 입술을 핥아올리며 미소지었다. 당신이 자신을 천천히 음미하는 동안. 자신은 이미 당신을 집어삼킨 채 영원히 제 곁에 둘 생각이었으니까. 묘한 곳에서 승부사로써의 본능에 불이 붙은것이 한 몫 크게 했다.
당신의 다음 이야기에 대답하기도 전에, 강압적이고 긴 키스가 이어졌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되려 충분히 받아들일 가치가 있는. 그리고 받아들이고 싶은 키스였다. 조금은 갑작스러웠고, 자신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으읏, 하고 거통스러운 신음을 새어 나오게 하며 당신의 어깨에 손을 얹고 꾹 움켜쥐었다. 그 와중에도, 당신과 맞추었던 입을 뗄 생각은 하지 않았다.
".. 후. 아하하.. 우리 여보.. 꽤 하는데? 착한 애인에게는 상을 줘야겠지~? 오늘 읽은 책에서 있었던 내용도. 그리고 여보랑 나누고 싶은 이런저런 이야기도.. 전부 알려줄게."
입이 떨어지고 주양은 참았던 숨을 내뱉으며 히죽히죽 웃었다.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평소에 짓던 웃음보다도 훨씬 순수한. 즐거움 그 자체가 느껴지는 웃음을 흘리며. 주양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 말. 감당할 수 있겠어~? 나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을거라구."
그러니까. 그렇게 말한 이상..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손을 잡고 자신의 기숙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 발걸음은 어느때보다 더욱 경쾌했다.
?? 출근 전까지? 아니 거 잠은 자야할 것 아니오. 그래야 월요일이 덜 힘들다구?나도 낮잠을 지나치게 오래자기는 했지만. 게다가 내일 크라임썬 이벤트 있다던데:0 통곡의 평일에는 답레만 놓고 갈 수 있음을 미리 알릴게o<-< 피곤하면 당근을 흔들어달라. 그럼 답레 쓰러 다녀올게:)
>>85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지금 잠이 깨어버린 이상 어쩔수 없어야..! (통곡)() 헉 크라임썬 이벤트.. 내일 꼭 칼퇴시켜달라고 사장님께 애교좀 떨어봐야지 히히 (????) 알겠어~~! 지금 인터넷이 좀 많이 끊기는 느낌이라.. 답레가 조금 오래 걸릴것 같으니 땃주도 피곤하다면 언제든 당근 흔들어주기! 다녀와~!
문득 자신을 바라보는 주양의 눈빛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단태가 샐쭉-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가를 끌어올려 뻔뻔스러운 웃음이 아닌 조금 느긋한 웃음을 지었다. 바라보는 눈빛에 담겨있는 것을 알 것 같았고, 또한 그런식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눈빛에 담겨 있는 것이 싫냐고 묻는다면 그럴리가. "서주양." 평소처럼 낯간지러운 호칭을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르던 단태는 느긋하던 웃음을 지워내면서 낄낄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특유의 웃음을 터트렸다.
"날 귀염둥이라고 부르는 건 네가 유일할테니까 그건 기뻐해도 좋을 것 같아. 내 인내심이 떨어지는 게 먼저일까, 아니면 네 인내심이 떨어지는 게 먼저일까 한번 시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 너무 인내심 테스트를 하려고 노력은 하지마. 귀엽게 봐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 말이야."
물론, 이런 행동은 환영이지만- 단태는 잔망스럽고 짓궂은 주양의 말을 막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하면서 이마와 이마를 가볍게 부딪힌 뒤 물려내려고 하다가 주양이 하는 행동을 느끼고 시선을 굴렸다. 허리에 닿아오는 접혀진 무릎에, 소리없이 히죽- 웃는다. 자신의 손을 그 허리춤에 닿아있는 무릎 위를 올리고 쓰다듬었다. 계속 입맞춤을 하던 것처럼 단태의 행동은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러웠지만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행동에는 강압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를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약간의 고통스러워하는 신음과 어깨를 움켜쥐는 손에 힘이 들어가지만 입맞춤을 먼저 끊어내려하지 않는 모습에 정말로 말했던 것처럼 차근히 하나씩 음미하면서 삼키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고 있었다. 입맞춤으로 입술을 음미하고 삼켜냈으니까 다음에는 어디를 음미해서 삼키는 게 좋을까. 주양이 숨을 몰아쉴 수 있도록 떼어내고, 단태또한 비슷하게 숨을 내쉬며 히죽- 웃음을 짓는다. "그 이야기라는 게 내가 받는 상은 아닐테지?" 아직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자신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귀를 가볍게 깨물었을 것이다. 이제는 익숙하게까지 느껴지는 도발과 장난스럽게까지 느껴지는 가벼운 유혹이 끝났지만, 단태는 그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는 감각이 꽤 마음에 들었다. 타고난 천성이 그럴지도 모르지만.
"패밀리어를 내깃돈으로 삼는 여자를 여자친구로 삼은 이상, 그정도의 각오는 되어 있는 거 아니겠어?"
기숙사 방까지 가는 길이 짧았는지 길었는지는 신경쓰지 않고 단태는 주궁 내부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가디건을 벗어서 어깨에 적당히 걸쳐두고 주양이 이끄는대로 잠자코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한데에는, 상대에게서도 자신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껴서인 것도 있다. 이 자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곤란한 듯한 그런 느낌. 그대로 두었다면 그가 자리를 떠 더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어찌하겠는가. 그녀는 돌아온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여 반응했다.
"아마 그렇겠죠. 제가 일일히 얼굴을 기억하는 편은 아니라, 언제 어느 수업을 같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것도 이제까지의 얘기지 앞으로는 보면 아 누구, 하고 떠오르게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6학년이라 하니 자연히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어 그녀는 약지에 낀 반지를 슬며시 만지작거렸다. 선배라고 부를 사람이 또 늘어난 것이 조금은 불만스럽기도 했으나, 겉으로 내색은 않고 차분히 그를 대했다.
"펠리체, 스피델리에요. 이름 쪽으로 불러주세요."
가끔 예의를 차린다고 성씨를 깍듯이 부르는 이들이 있었는데 그녀는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았다. 때로는 면전에서 불쾌함을 드러낼 정도로 싫어했다. 그녀의 성씨는 성씨일 뿐이지, 자아는 이름에 있으니까. 이렇게 말했다고 이름을 이상한 별칭으로 만들어서 부르지 않길 바라며 담담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리고, 선배신데 말 편하게 하세요."
윗사람으로부터 받는 정중한 대우는 이름과 마찬가지로 좋아하지 않으니 말이다. 모쪼록 말이 잘 통하길 바라며, 빈 주스 컵을 밀어놓고 지렁이젤리 한봉을 꺼내 봉투를 뜯고 하나 우물거렸다.
이름으로 불러주는것도 좋지만. 이라고 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또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너의 모습에 주양은 그만 경박스럽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사실 우리 여보는 짐승이 아니라 청개구리 아닐까~? 하는 말과 함께, 당신의 볼을 콕 찔러주기도 하고.
"어머나. 우리 여보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해보고 싶잖아~ 그때가 되면. 날 완전히 잡아먹으려 들거야? 또 막, 이 가스나가. 하면서 멋진 모습 보여줄거야? 어느쪽이든 좋을 것 같은걸~?"
자신 역시, 당신이 어떻게 행동하든 전부 환영이었으니까. 당신을 유일하게 귀염둥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못한 채. 이제는 되려 당신을 이해하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은 당신의 단 하나뿐인 이해자가 될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당신에게 더 특별한 사람으로 남을수만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라는 느낌이었다.
이윽고, 길었던 입맞춤이 끝이 났다. 착실히 당신에게 호응해오며 절대 거리를 벌릴 생각은 하지 않고 있던 주양은. 조금 아쉬운듯한 시선을 내비치며 다시금 입맛을 다셨을지도 모른다. 조금 더. 조금 더 길게, 이 시간을 영위하고만 싶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자신은. 내기에서 이기지 못 할지도 모르니까. 그런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 당신에게 더더욱 이 집착을 표출해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후의 일을 아는 우리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으응, 걱정 마~ 그런 시시콜콜한 상을 주면서 퉁칠 생각은 아니니까. 우리 여보한테 잘 어울리는 물건들을 좀 준비해두기도 했고.. 후후훗.."
악세사리를 파는 곳에서 보았던 곡옥 귀걸이와 목걸이. 그것들을 보자마자 맨 처음 든 생각은 당신에게 잘 어울릴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 망설일것 없이 도깨비들이 관리하는 은행에 맡겨두었던 갈레온을 거침 없이 빼오고. 행여나 다른 사람이 먼저 사서 가져가기라도 할까봐 여태껏 뛰었던것보다 몇배는 더 빠른 속도로 뛰어 되돌아가 바로 사버렸지. 그렇게 한 보람이 바로 오늘 빛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졌다. 아까의 근심걱정마저도 잠깐 잊게 할 만큼. 그러다가도 제 귀를 깨무는 당신의 행동에, 주양은 저도 모르게 낯부끄러운 교성을 내지를 뻔 헀더란다. 헉 하고, 숨을 들이키는것 정도에서 멈췄으니 망정이지만.
"짓궂어 진짜.. 그래도 내가 이래서 우리 여보야를 좋아할수밖에 없는거기도 하고~? 그리고 예전엔 그랬지만 이젠 아니라구. 청보다도 더 소중한.. 우리 여보가 있으니까? 그리고 가끔은. 아주 아찔하고 짜릿한 재미를 위해서라면 나는 나 자신도 걸기도 하고~"
굳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앞으로 당신에게 들려줄 자신의 이야기에 당신이 너무 놀라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이야기였다. 미리 경고한다고 해서 나쁠건 없으니까. 적당한 시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주양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서 불을 밝혔다. 주양의 말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지금 이 공간에는 오로지 당신과 주양. 그 둘 뿐이었다.
"자. 소리 안 새어나가는 마법-.. 뭐였더라. 아무튼 그것좀 써주지 않을래? 사용하고 나서, 아까 약속했던것처럼 우리 여보가 먼저 책 내용에 대해 말해주기~"
학교 앞 숲에서 트롤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꽤나 아쉬운 것이었다. 근래 들어 만족도 좋은 샌드백(?)이었으니까. 사람을 상대로는 잘- 쓸 수 없는 공격계 마법들을 이리저리 써보기 딱 좋았는데. 그래도 언제까지나 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변덕으로 나타난 것이 변덕으로 사라지는 건 당연하잖은가.
그런고로 그녀는 다른 스트레스 해소거리를 찾아야 했다. 최근 트롤 때리기 말고 뭘 했더라. 차근차근 짚어가다가, 현궁에서 노래를 불렀던 일이 떠올랐다. 그 때 신탁을 못 듣기도 했으니 다시 가도 되겠지? 사실은 노래보다 악기를 연주하는게 더 좋았지만 여긴 학교였다. 본가처럼 그녀의 악기가 모두 갖춰진 곳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의 남매처럼 합을 맞춰줄 이도 없었지. 아쉬운대로 가능한 걸 하자고 생각하며 현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는 동안 듣자하니 신탁을 들은 학생이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 누구였나, 현궁의 학생대표였던가. 좀, 아니 꽤 많이 별난 사람으로 보이던 현궁 학생대표를 떠올리다보니 어느새 한기가 살갗을 훑는다. 입구에서부터 서늘한 현궁으로 들어가 감 사감을 찾은 그녀는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반주를 깔아줄 오르골을 꺼내 앞에 열어두고, 반주에 맞춰 노래하기 시작했다.
"아아 넌 이제 없으니까 나는 혼자 걸어가고 있어
아아 풀 죽어 있는 것보다 나으니까 정처없이 걸어가고 있어"
저번엔 잔잔히 깔리는 노래였다면 이번엔 시작부터 한없이 가볍게 튀는 분위기가 특징인 노래다. 드넓은 바다를 앞두고 시원하게 부르면 좋을만한, 그런 느낌이다.
"아아 이대로라면 괴로울 거야 라며 되풀이해봐도 다시 바랄테니까
다시 읽어봐도 거짓말은 없으니까 출발하면 돌아볼 수 없을 거야
아무것도 없지만 여행은 순조로워서 「너는 그 꿈을 다시 한 번」
길고 긴 어둠을 빠져나가"
원래 그런 노래인 것도 있지만, 지금 그녀의 목소리는 원곡보다 청량한 고음을 내며 가사를 이어갔다. 맑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가 잠깐이나마 그 자리를 드높은 창공인 것 마냥 느껴지게 한다. 잠시 낮아지나 싶다가도, 탁 트인 고음이 시원하게 공기를 뒤흔든다.
계속 그랬던 것처럼 단태는 볼을 찌르는 주양의 손끝을 이로 가볍게 깨물려는 듯이, 손목을 잡은 채 당겼다. 깨물지는 않고 손끝에 입맞췄을 뿐이지만.
"못보여줄 것도 없으니까 해봐. 완전히 잡아먹든, 원하는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든, 아니면 애가 타서 안달난 모습을 보여주든 할테니까."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으면서도 긍정적이지 않은 느낌이 드는 말투로 단태는 중얼거렸다. 도발을 당하거나 유혹에 흔들리는 건 그렇게 좋아하는 편에 속하지 않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단태는 주양의 행동이나 말에 담겨있는 의미를 눈치챘으면서도 너그럽게 넘어가고 있었다. 평소라면 대답하지도 않았을 말에 긍정적이지 못한 말투로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은 것처럼. 입맞춤이 끝나고 입맛을 다시는 주양의 입술에 엄지를 한번 눌렀다가 단태는 그 입술을 가볍게 문지르고는 이번에는 조금 더 짧고 가벼운 느낌의 입맞춤을 했다. 스킨십에 집착하는 것도 집착이라면 집착일지도 모르고. 혹은 단순하게 확인하고 싶어하는 걸지도 모른다. 어느쪽이든 지금은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도록 어울리지 않게 행동하는 것 뿐이다.
"혹시 전에 말했던 목줄이나 입마개를 사온 건 아니지? 우리 달링. 적어도 졸업하기 전까지는 목줄이랑 입마개를 진짜로 차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과 어조는 뻔뻔스럽게 이어졌다. 히죽-하고 웃는 단태의 눈이 샐쭉하게 가늘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귀를 살짝 깨물고나서 고개를 떨어트린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물끄러미 주양을 응시했다. 소중하다는 말을 듣는 건 기분이 제법 좋았지만 이어지는 말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허락도 안받고 너 자신을 내기에 걸면 그때는 짐승이 주인을 어떻게 무는지 제대로 보여줄게."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뉘앙스였지만 응시하고 있는 암적색 눈동자는 섬찟하게 암암리에 가라앉아 있었지만 곧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단태는 주양의 방에 도착하고 들려오는 말에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내가 지팡이를 안가져왔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자기야?"
능청스럽게 농담을 하면서 단태가 지팡이를 휘둘러서 방음마법을 자신과 주양이 있는 방에 걸었고 침대에 앉은 주양의 옆자리에 앉은 뒤에 지팡이를 갈무리해서 넣으며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 탈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미래에 대해 적혀있는 책을 읽었다고 해야겠네." 말을 이어가면서 턱을 잠깐 괴던 단태는 주양의 팔을 잡고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려는 듯 끌어당겼다. 꺼내진 이야기는 중탈과 초랭이탈,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자에 대한 이야기를 지나쳐서, 책을 돌려받기 위해 왔던 리 선생님이 했던 말까지. 단태는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설명을 더 길게 하려고 했는데 땃쥐 기억력이 바닥이라서 찾아야하지만 그럴 기력이 없었고....0)-(
가랑비가 내리는 어스름한 저녁 시간대, 귀족들은 늘 그랬듯이 사교회를 열곤 합니다. 지금은 사교회가 거의 끝나가는 시즌입니다. 많은 귀족들은 마차로 마지막에 가까운 사교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탐정 사무소에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다급한 목소리의 여성이 빨리 방문해달라고 외쳤지요. [스미스 저택]으로 당신이 서둘러서 이동했습니다. 그 곳에는, 스미스사를 운영하는 오너이자, 이 저택의 주인인 [샘 스미스(43세, 남성)]가 목이 졸려 사망해 있었습니다.
즐거워야 할 사교회에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은 사교회가 한창 진행중이던 저녁 7시부터 10시 사이입니다.
※사건 추정시간: 저녁 7~10시 사이. ※피해자 발견 장소: 4개의 방으로 나뉘어진 헛간, 입구와 가장 가까운 남쪽 방. 의자들 사이에 가려져 있음. 교살. 키가 가장 큰 장신. ※용의자: 피해자의 아내, 피해자의 이복동생, 아내의 친구, 초대 받은 피아니스트, 당신들을 부른 노신사.
※피해자의 아내: 사건 발생 시각에 안뜰을 산책하고 있었음. 첫번째 목격자. ※피해자의 이복 동생: 사건 발생 시각에 혼자 방에 있었다 진술, 피해자와 같이 [스미스 사]를 운영 중. ※아내의 친구: 여성, 피해자 아내의 피아노 교사였음. 절대음감 소유자. ※피아니스트: 저녁 연주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피아니스트. 리허설 도중에 피아노를 연주하다가 갑자기 피해자와 다퉜음.
상처가 있나 확인해보려고 했던게.. 뒤에서 피아노선으로 목을 조르는걸 생각해보니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저항을 하면 목 뒤를 손으로 마구 긁었을테고 그러면 뒤에서 목을 조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혀서 손 끝에 피가 묻게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목에 긁은 상처가 없다면 범인에게 상처가 있겠구나 :ㅇ!! 싶었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