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을 찌릿거리는 감각이 파고든다. 아직까진 의념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이대로 가다간 변신이 풀려버려! 하지만 몸이 완전히 와이어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태.. 이렇게 나는 두 번째 적에게 패배하게 되는 것인가!
"키-키-키. 얌전히 패배를 받아들여라 트윙클 핑크!"
보, 보통 이런 땐 동료가 나타나서 도와주는데.. 역시 다림이.. 오지 않는건가.. 난, 이대로.. 점점 정신이 아득해져가고 의념도 끊어지려 할 때, 갑자기 나타난 물체가 와이어를 끊고 나를 구해주었다. 나는 와이어가 끊기자 마자 중력의 힘을 이용해 뒤로 물러나 착지했다.
"사, 살았다.."
둘러보니 거대한 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토끼? 와 같은 동물이 나에게 다가왔다. 이..게 나를 구해준건가? 그 날아다니는 토끼는 나를 향해 할 수 있다며 응원의 말을 해주었다. 아무래도 행동으로 봐선 아군.. 같다!
"좋아. 지지 않아!"
다시 공중으로 뛰어들었다간 와이어에 당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나의 의념 중력으로 거대메카 자판기의 발을 묶은 뒤
"키-키이?! 거대메카 자판기여! 어서 움직여라! 저 증오스러운 트윙클 핑크와 그 마스코트 캐릭터 이어래빗을 처단하는거다!"
아무래도 매-드 자판기스트는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저 캐릭터의 이름이 이어래빗이었나? 처음 보는데 쟨 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뭐 어찌됐든,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만큼 성과급은 큰 편이지만요." 라고 말합니다. 하긴.. 의뢰를 해결하고 받는 걸 원화로 환산하면 좀 큰 편이지요?
"그건 그렇네요... 주말이 좋아요" 주말 즈음이 가장 넉넉하게 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청월생이었다면 주말에도 공부를 했을 것 같지만(*오해입니다) 아니면 다음 날이 주말인 날이라던가요?
"몸만 오라고 했으면 더 혼란스러웠을 거에요?" 그러면 갈아입을 옷이랑... 간식 조금이 좋을까요.. 라고 말하면서 까눌레가 맛있는 데를 알아요. 라고 말하면서 거기도 있고요.. 파이가 맛있는 곳도 있고요.. 간단하게 과자류를 사갈 수도 있을까요.. 라고 말해보면서 하루 양은 뭐가 좋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라고 슬쩍 물어봅니다.
"레몬 샤워 도넛이나 우유도넛이나. 초콜릿 도넛같은 것도 있을 거에요." 새콤달콤. 이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먹다가는 살찔 텐데요.. 라고 말하지만. 다림이 네 사이즈로는 기만으로밖에 안 들린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그게 제일 잘 어울리네요. 하루는 그렇게 덧붙여 말하며 키득거리며 웃습니다. 뭐, 그래도 목표한 일을 해낸 후의 만족감은 꽤나 큰 편이었으니 싫지는 않았다.
" 평일은 아무래도 몽블랑의 일도 있고, 학교의 일도 있으니 정신이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 하루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말을 이어간다. 사실 그녀로선 평일도 상관없었지만 중요한 것은 손님들을 챙기는 일이었기에 가볍게 주말로 정한 하루였다. 여유롭게 놀 수 있으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으니.
" 후후, 맘같아선 그러라고 하고 싶지만요. 편한대로 해주세요. "
하루는 부드럽게 ' 저는 파이를 좋아해요 ' 라고 이어진 물음에 답하며 웃어보였다. 무엇을 먹던, 무엇을 입던, 그저 셋이서 즐길 시간은 상상만 해도 즐거웠으니까.
이름이 트윙클 핑크...? 세상에 세상에... 왜 하필이면 핑크지? 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왜? 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일단은 놀리는데 집중해야지. 키키 그런데 왜 적은... 자판기를? 애초에 적인가? 자판기는 무슨 죄가 있다고? 물론, 요즘에 이상한 자판기가 있다는 건 나도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사람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있는 것이 자판기잖아? 그렇다면, 한 명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런 자판기가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역으로 생각해서 이런 자판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이런 자판기가 탄생되는 거 아니야? 그럼, 자판기가 적인가? 아니면 그런 자판기를 원하는 사람이 적인가? 그보다 귀찮게 하네 멋대로 이름까지 붙이고!!!! 얘 이름은 이어래빗이 아니야! 마빗 이라고! 그리고 처형용 BGM 같은 거 나한테 부탁하지 마! 라고 생각해도 일단은 장단에 맞춰주기 위해 가디언넷에서 처형용 브금으로 뭐가 좋을지 검색을 해보고... 음.. 음.. 이게 좋겠다. 싶어 스피커를 구현해서 그걸로 BGM을 재생한다.
마빗 [ 그런 거 부탁하지 마라빗! 이번 한 번만 해주는 거다빗. 자, 핑크는 어서 악을 처단하라빗! ]
"흠, 그런데 여기서 완벽한 연출을 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하려나.."
혹시 모르니까! 하는 생각으로 스케치북을 다음 장으로 넘겨서 자판기가 있는 땅을 그린다. 그리고 거기에 형상부여!! 물기와 찐득함, 그리고 칙칙한 색을 더해 그 부분을 늪으로 바꾸어 자판기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든다.
"그건... 그렇네요." 여러 사람들에게서 들은 적 있습니다. 실패를 했다거나. 그런 것을요. 하지만 다림은 아직까지 안온한 채로.. 남아 있었을까요? 이런저런 것들을 어쩔 수 없군요.
"평일에는 수업도 있고, 몽블랑 일도 있으니까요." 맞네요. 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다림입니다. 여유롭게 놀려면 모두가 한가로워야 하지 않을까요? 에미리 양이나 하루 양이나. 저 자신이 다 한가로워야 수다도 떨고 간식도 나눠먹고. 파자마 파티의 꽃 중 하나인 뽀송뽀송한 상태에서 나누는 걸즈토크(*환상입니다).. 를 상상한 걸까요?
"파이인가요.." 파이를 사가는 것을 머리속에 적어둔 다림이 웃습니다. 사과파이.. 체리파이... 좋아.. 이런저런 것을 사오는 겁니다. 라고 다짐하면서 살에 대한 걸 듣습니다.
"그건... 그렇죠.." 납득합니다. 다림이가 일상마다 뭘 먹어도 살이 안 찌는 건 의념+활동량인게 분명하다. 그렇게 먹는데 오히려 살이 빠질 만한 일들을 겪으면 빠지니까.. 하지만 하루 양 같은 완벽한 미소녀가 그런 말을 하면 조금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 그야말로 최강의 말썽꾸러기들이구나. " 나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인원확충이라던가 하지 않으려나.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청천이가 선도부에 들어가면 어떨지 상상해본다. 빨라서 빨리 와서 잘 잡을 텐데. 그냥 해 보는 생각.
" 성학교 학생이라서 지나가다 보기라도 한 걸까나. " 하고 확실하진 않다는 말에 대답한다.
" 음료수쯤이야 뭐. 근데 기여도는 어디서 얻은 거야? 의뢰? " 국가 기여도가 걸린 의뢰도 많지 않을텐데. 주변을 휘휘 돌아보는 행동을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자판기를 찾아본다. 하지만 맥콜만 있는 자판기라던가 민트초코우유만 있는 자판기라던가 이상한 것들만 당장 눈에 띈다. 이 주택가엔 이미 제노시안의 마수가...?
나는 깜찍하게 생긴 마법봉 끝으로 의념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어래빗 - 아직 본인이 이름을 말하지 않았으니 - 이 틀어준 처형용 BGM은 100% 아니, 1000% 나의 마음을 불태우고 주위에 보고있던 사람들까지 환호를 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불타오른다!
"너의 죄를 세어라. 거대메카 자판기와 매-드 자판기스트!"
나는 지팡이 끝으로 의념을 모으면서 그 끝을 거대메카 자판기를 향해 겨누었다.
"키-익?! 이, 이럴리가... 이렇게 강한 힘이 남아있을리가...!"
거대메카 자판기는 그 자리에서 움직여 도망치려 했지만 나의 의념 중력 조작으로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것과, 이어래빗의 능력으로 인해(아마) 거대메카 자판기 밑에 깔린 늪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惡(악)!"
"卽(즉)!"
"斬(참)!!!"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의념의 힘을 잔뜩 모은 지팡이를 양 손으로 쥐고 거대메카 자판기를 향해 달려나갔다. 양 다리에 힘을 가득 실어, 중력을 거대메카 자판기와 매-드 자판기스트를 향해! 그것은 마치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 적 메카를 향해 날아가는 주인공 메카와 같을 것이다!
나는 자판기의 동전을 넣는 부분을 향해 정확하게 마법봉을 휘둘렀고, 자판기의 어깨에 타고 있던 매-드 자판기스트는
"아아아닛! 나의 역작 거대메카 자판기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다니! 트윙클 핑크네노오오오오옴!"
하곤 나를 향해 고래고래 악을 쓰기 시작했다. 작은 폭발이 연달아 일더니, 이내 거대한 폭발과 함께 거대메카 자판기와 매-드 메카니스트는 그대로 날아가 하늘의 별이 되어 사라졌다. 이걸로, 학원도의 평화는 오늘도 지켜진 것이다!
"다음엔 이렇게 끝나지 않을테다아아아아아아아 리리컬 트윙클 하트으으으으으으으!"
매-드 자판기스트는 저 하늘을 향해 날아가면서도 나를 향해 예고를 하는 것이었다. 음, 악은 아직 완벽하게 처단 된 것이 아니로군. 하지만 얼마든지 와보라지. 나와 블루(지금은 없지만)가 이 학원도의 평화를 지켜낼테니!
//브금 완전 맘에 들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딱 이거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루 양 같은 분이랑 같이 파자마파티를 한다니. 누가 들뜨지 않겠나요?" 에미리 양하고 같이 한다고 해도 들뜨긴 하겠지마는... 그래도 하루 양 같은 분이랑 같이 한다는 건 좋은 겁니다. 저택이 아니라 기숙사에서 한다고 해도 들떴겠지만? 밝은 목소리를 들으면 자신이 너무 담담했나. 하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걸까..
"사과파이.. 맛있지요." 모 가게를 말하면 하루가 먹은 그 곳이랑 같은 가게일까요? 거기의 파이가 매우 맛있다고 하는 다림입니다. 기뻐하는 하루를 조금 흐뭇한 눈으로 봅니다. 예쁜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풀어지는 걸지도 몰라요. 이런 외모가 다했군..
"저어는... 균형적인 몸매는 아니니까요..." "마른 데는 과하게 말랐고.. 무겁고.." 어딘지 모르게 불균형한 게 있다 보니 좀 그런 미묘한 감이 있다고 말하면서 하루 양이야 말로 어여쁘신 걸요. 라고 말하며 장부를 정리합니다. 곧 설거지를 끝내고 나면 헤어지겠죠. 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하긴 그러긴 했지만요.
그 다음부터는 늘 있는 장면. 악당은 놀래고, 비명을 지르고, 네놈!!! 하면서 복수를 다짐하고 선이라고 불리는 역을 맡은 사람은 필살기 이름을 외치면서, 정의의 구호를 말하며, 악을 처단..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심플하고 간단한 행동 하나로 거대화된 악당이나 기계 같은 것을 팡! 때리고, 그건 펑펑펑펑 하며 작은 폭발을 일으키다가 콰쾅! 하면서 터지는거지. 물론, 이곳은 시가지다. 그런 행동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의념을 사용했기 때문에 내 의념잔향도 있을 거야... 다른 관객들을 더불어 이곳에서 그 어떤 피해도 발생하면 안되기에 폭발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작은 방패나 섬광 같은 것을 그려 구현해내어 피해를 최소화하고 연출로 적절하게 가리고, 큰 폭발의 경우는 한숨 팍 내쉬며 폭발 범위 내에 타기 쉬운 물체나 부서지기 쉬운 물체를 형상 부여를 사용해 보강하여 피해를 최소화!!! 엄청 힘들다...
"날아간 저건 어떡하지.. 흠, 괜찮겠지."
그런데 저 사람은 왜 저런담 흠... 어깨를 으쓱 거리고 다시 마스코트 캐릭터 연기로 돌아가
마빗 [ 착한 어린이, 나쁜 어린이, 그렇지 않은 어린이, 어른들도 이런 행동은 절대 따라하지 마라빗.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타인의 재산이나 공공재에 손상을 가하면 고소당하여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으니 연극으로 즐겨달라빗 ]
뭉쳐왔던 응어리를 전부 해치우는 것과 같이 가슴이 상쾌해진다. 버릇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거. 역시 악을 처단하는 행위란, 굉장히 즐거운 것이다. 그러고보니 저 마스코트 캐릭터 비스무리한건 뭘까. 매-드 자판기스트를 날려버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그 날아다니는 토끼는 주위의 사람들을 향해 안내문구 비스무리한 것을 말하고 있었다. 연극은 아닌데 말이지. 뭐 상관은 없지만.
쏟아지는 플래시와 환호. 그리고 나를 향해 외쳐오는 "포즈좀 취해주세요!" 하는 말에 나는 거리낌 없이 지팡이 끝으로 의념을 모을 때의 포즈나 변신할 때의 포즈. 두 손으로 지팡이를 잡고 적을 대치할 때의 포즈 등을 취해주었다. 주목받는 기분, 나쁘지 않아! 그러던 와중, 나의 코스튬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차, 변신 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그럼 여러분. 리리컬 트윙클 하트. 응원해주세요!"
하는 마무리 홍보용 멘트를 잊지 않고 모두에게 전한 나는 그대로 모두가 보이지 않는 으슥한 골목길로 도망쳐왔다. 정확히 모두의 시선이 끊긴, 나 혼자만의 장소에서 - 피유우우웅 - 하고 전원이 꺼지는 소리와 함께 변신이 풀리고 원래대로의 옷으로 돌아왔다. 머리 색까지 검은색으로 말이다. 이런 모습을 아는 사람에게 들켰다간.... 뭐 다림이는 그렇다 쳐도, 아는 사람에게 이걸 들키고 싶진 않다.
"친해지는 것이나 가까워지는 게.. 쉽지 않은 편이니까요..." 저는..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라고 조금 망설이다가 그렇게 말하면서 그런 과정을 버텨내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그럴 만한 가치가 없어 보이도록 노력하는 건.. 이라고 말하다가. 너무 많이 말해버렸다는 것처럼 눈을 살짝 피합니다.
"파이는 맛있죠.. 음. 처음은 언제나 강렬한 편이니까요?" 다림이 화제를 돌리려는 것처럼 파이에 관심을 보입니다.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나누어먹으면 그런 느낌이 날지도 모르겠어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으...읏.. 이런 칭찬은 역시 익숙하지는 않네요..." 익숙하지는 않지만, 다림은 하루의 칭찬에 볼을 살짝 붉힙니다. 미소녀의 칭찬.. 대단해...
"고마워요 하루 양..." 하루 양이 없었다면 혼자서 다 처리해야했을 텐데요. 도와주셔서 빠르게 끝나는 편이네요.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에미야 씨도 도와주는 편이려나...? 그건 알 수 없지만..
"그럼 슬슬 문을 잠그고.. 갈라지는 길까지 갈래요?" 불을 끄고 문단속을 하고 그런 것이 필요하지만. 그거야 의념으로 강화하면 금방 끝나는 일이지.
" 아아... 그때. " " 입학하자마자 고생이었네, 정말. 흔히 있는 일은 아닌데. " 흔히 일어나진 않는 비극. 그때,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더라. 잘 기억나진 않지만, 적들을 상대하고 있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나도 싸웠다면 조금이라도 뭔갈 바꿔봤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 늦은 일이었겠지.
" ...응. 이러다 뭔가 출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 어느 쪽이든 무서운 거다. 청천에게 손짓하며 바로 상점가로 가자는 의사를 표하고, 그리고 나는 청천이보다 느리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으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청천이를 바삐 따라갔다. 그렇게 상점가에 도착하면,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꽤 되는 수의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곳이었을까.
관중들이 가쉬(트윙클 핑크)에게 신경쓰는 사이 마빗에게 손짓하여 스케치북으로 되돌린다. 그리고 관중들 사이를 빠져나와 인적이 드물 것 같은 곳으로 걸어간다. 그러면서도 눈을 고정해 가쉬(트윙클 핑크)가 무엇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본다. 아, 맞다.. 녹화는 여기서 끝. 예상대로인지 트윙클 핑크(가쉬)는 관중들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정확히.. 내가 있는 곳으로. 킬킬킬... 그가 들어가고 마음속으로 10을 센다. 하나, 둘, 셋, 어쩌구 저쩌구 좋아.
"룰루랄라~ 라랄루룰~"
일부러 다 들으라는 듯이 소리를 내며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느긋하고 나긋한 발걸음... 그리고 보이기 시작했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그가.
"부담 보다는..." 눈을 회피하면서 부담은 아니라고 말하는 겁니다. 의외로 정말로 부담이라기보다는 걱정이나. 염려에 가까운 것이었지요. 라고 느릿하게 생각하는 뒷사람입니대. 하지만 그것과 부담이 혼재된 상태이니만큼...
"완전 맛있어져라. 라고 말하고 들고 올지도 몰라요?" 웃는 다림입니다. 그리고 진짜 파이를 들고 올 때 맛있어져라를속으로 중얼거리며 올지도? 좀 더 자주라는 말에 지금으로도 충분한걸요. 교차검증 정도면 가능해요. 라고 말하면서 매니저라서 조금 더 받는 만큼의 일을 더 하는 거니까요. 라고 답하는 다림입니다.
"그래요.." 갈라지는 데까지 같이 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방범을 점검하고, 불을 끄고, 잠가야 하는 것들을 잠근 다음. 열쇠로 잠그려 합니다. 설거지 담당분은 이미 나왔고. 다림과하루가 마지막으로 나오면 몽블랑 영업은 종료입니다.
분명 등을 돌려 걸어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는데, 뒤에서 나의 목소리가 들려와 화들짝 놀라버렸다. 저건 분명 아까 내가 변신한 상태로 거대메카 자판기와 싸우던 도중의.... 설마, 아니겠지? 들킨건 아니겠지? 나는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며 그 자리에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어 이런걸 봤다며, 아는 사람과 닮았다는 말을 굳이 '나'에게 해왔다. 아니다. 아직, 완벽하게 나란게 들킨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을 찔러보고 다니는거겠지. 저런 유도심문에 넘어갔다간 들켜버리고 만다!
"아하하글쎄나는잘모르겠네마법소녀라던가리리컬트윙클하트그런건몰라서말이야그럼난이만."
나는 속사포와 같이 말을 뱉어내곤 마치 로봇과 같은 움직임으로 다리를 90도까지 올려 다음 보폭. 그리고 반대편다리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느린 속도로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가는 문장. '왜 그러지? 휘청거리고 있지않나' 뭐... 이번에는 떨고 있지않나? 지만. 이 사람, 거짓말은 못하는 타입인가? 아니면 당황하면 이러는 타입인가? 뭐, 어때. 느긋하게 그에게 다가간다. 그가 쉼없이 문장을 토해내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다가간다. 내가 재생한 영상의 첫번째 대사만 듣고 마법소녀, 트윙클, 리리컬, 하트, 그런 걸 말한다는 것은 딱 봐도 라는 것이다. 느린 보폭으로 걷는 그에게 마빗을 내보내어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