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 :D 잠깐 컨디션 돌아오게 할 겸 쉬고 있었을 뿐이니까 :) 이제 다시 살아났으니.. 오늘도 해뜰때 잠들지 않을까? () 히히히 물총맛이 어떠냐~! 더위를 싹 날려버리는 시원함... 시원함..... 흑 어장이 4d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급 현타)(?)
"으으. 너는 상관 없을지 모르지만~ 나는 상관 많거든? ... ㅇ, 이젠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또. 또 쪽팔려야 하는 거잖아. 그런건 느낌 별로야, 최악중에 최악!"
자신이 원래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태도를 홱홱 바꾸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더더욱 그게 심한것같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을 처음 보고, 그 치근거림에 순간 오해해버렸을 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느끼는. 그리고 느끼게 될 기분은 한결같을 테니까. 부끄럽고, 쑥스럽고. 자신이 절대 익숙해질수 없는 그런 느낌들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평소보다 더욱 과장된 느낌으로 말하며 툴툴거렸다. 뭐. 그렇다고 정말 그렇느냐고 한다면.. 아마 또 마냥 그런것만은 아닐테지만.
"... 조금은 기쁜걸? 곁에 아무도 두지 않은 채 쓸쓸하게 죽는 것보단, 적어도 내 마지막을 지켜봐줄 사람이 있다는 건 좋으니까. 그때가 된다면~ 분명 우리 청도 없을거거든."
그래서 조금은 걱정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마냥 담담하기 그지없었으나 또 그때가 된다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몰랐으니까. 후회따윈 없이 홀가분하게 세상을 뜰 수 있을지. 아니면 쓸쓸함에 잔뜩 잠식된 채 스스로의 목에 섹튬셈프라를 쓸지. 다가오지 않은. 그래서 그 앞을 내다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그 미래가 마냥 두려울 뿐이다. 사람의 원초적인 두려움은, 지금으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미지에서 오기 마련이었으니.
아무튼. 아까 전까지만 해도 볼을 가리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던 그 사람이 맞나. 다시금 아무렇지도 않게 구는 당신의 반응이 썩 재미있었다. 자신의 뺨에 올려진 차가운 손에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볼을 부비면서, 눈꼬리를 슬쩍 휘고 웃어보일 뿐이었다. 허나. 다시 확답을 주지 않자 주양의 손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예전처럼 볼을 꼬집어도 좋겠지만, 주양은 그저 당신의 볼을 쿡 하고 한번 찌를 뿐이었다.
"또 제대로 이야기 안 해준다, 우리 단태. 자꾸 그렇게 나오면~ 확 그냥 내 멋대로 판단하고 행동할거야? 응?"
일상 외적으로 따지자면, 여기서 중립기어를 놔버린다는 뜻이나 다름없는 이야기. 그리고 일상 안으로 따지자면, 당신이 원하는게 뭐든지. 바람직한 관계가 뭐든지 신경쓰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흐름을 타고 이어갈 것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설령 자신의 모습과는 반대되는 일이 있더라도. 허나 그 변덕마저 이젠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자기 자신의 모순인데도, 당신 앞에서 하도 거짓만을 뒤빕어쓴 채 굴어서일까. 평소대로의 자신은 과연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것일까. 이젠 제법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뭐야~ 그렇게 어렵게 이야기할 것 없잖아. 우두머리 없는 집단의 규칙이 너라면.. 결국 너가 집단 내에서 짱 아니야? 그렇다면 더더욱 보고 싶은데~ ... 글쎄다. 그럴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르고~ 판단은 우리 여보야가 하길 바랄게?"
그렇게 혼란스러움을 겪으면서도 또 보여지는 표정과 말에서는 이젠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나만 당할수는 없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당신의 모호함을 따라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때. 너도 혼란스럽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어딘가 모르게 의기양양하고 뿌듯한 미소를 걸치는 건 덤이었다.
>>204 직접적.. 이라고는 해도 뭔가 딱 이렇다고 할 만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단 말이지..? 그냥 더 재밌게 즐겨보자! 쭈 더 놀려달라! 정도? :D ()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망각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그랬어.. (시선회피)(은근슬쩍 땃쥐구멍 안으로 따라들어감)(?)
"현아 아씨 말이야. 암만 그래두 너무한 거 아뇨?" 하고 사건의 발단이 시작됐다. 전주 이씨의 가주 이현아가 최근 벌이는 행동이 가문 사람들이 보기에도 도가 지나쳤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간지 얼마나 됐다고 보낸 편지가 벌써 10통이 넘는다. 덕분에 그녀의 독수리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깃털 상태가 엉망이 됐다. 다른 가문원이 독수리의 다친 날개를 마법으로 치료해주다 목소리를 낮췄다.
"조용히 해, 혼나." "암만 그래두. 애도 부담시럽겠어. 편지를 10통이나 넘게 받는 거 아녀. 입학한 지 이틀 지났어야?" "진짜? 난 일주일인줄 알았네?" "그래. 이틀이라니께? 어제 오늘!" "허 참...그래두 자기 오빠 집 박차고 가주 자리까지 내려놓을 정도로 소중한 자식이라 본인두 애지중지 가슴으로 같이 키웠는데 하나 죽고 하나만 살았어봐. 나라도 애한테 미치지. 난 그렇게 생각하려구." "그게 이해가 안 되는거야 나는."
대화하던 한 가문원이 검은 댕기머리를 배배 꼬며 답한다. "무어가 이해가 안 된디야."
"그렇다구 어떻게 공과 사 구분 딱딱 하던 분이 이렇게까지 일 다 버리고 집착하냐구. 가주님 며칠 전에 보셨어? 언더테이커 가문의 그 어린 도련님에게 섹튬셈프라를 썼더라니까? 고작 티타임 함 가졌다구 그랬다지 뭐야?"
과보호가 지나치다니까?
..
[사랑하는 우리 아이에게.
학교 생활은 어떻니. 나쁠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단다.
늘 그렇듯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안온하길 바란단다. 혹시라도 누군가 너를 방해한다면 부디 참으렴. 수백번의 선행을 했어도 한번의 악행아 너를 끝없이 괴롭하니 말이다.
(중략)
작은 엄마가 이번에 널 욕한 녀석들을 모조리 연행했으니 안심하렴. 아즈카반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밀어넣어주마. 아참, 기분 전환용으로 네가 제일 좋아하는 주스도 미리 보내두마.
방학때 어디 새지 말고 꼭 돌아오렴. 곁에 있고 싶지만 일이 바빠서 안 되겠구나. 그래도 마음만은 네게 있단다. 알아주렴, 아가. 사랑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는 게 더 이해가 안가는걸. 달링. 최악이라는 말을 두번이나 하면 나 상처받을지도 몰라?"
툴툴거리는 주양의 말이나 태도를 보고 있지만 단태는 언제 그랬냐는 양 평소와 다름없이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뻔뻔스러운 말을 재잘재잘거리며 조금은 짖궂고 장난스러운 웃음을 슬쩍 지어보였다. 전혀 상처받지 않을테지만 일부러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한 걸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켜본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단태는 잘 알고 있었다. 가문 내에서 자신이 해했던 이들부터, 더 나아가서는 직계 가족이 자신의 눈 앞에서 사망했던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가족이나 가문 사람들이 아닌 다른 이의 마지막을 본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졸업하고나서는 학원에서 만난 사람들을 만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네가 처음일지도 모르겠군. "적어도 내가 옆에 있으면 쓸쓸하게 죽을 일은 없을테니까 말이야. 왠지 청에게 밀리는 기분이라서 좀 그렇지만?" 뻔뻔하게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자신의 손에 뺨을 부비는 주양의 행동에 마치 사랑스럽고 소중한 것을 쥐는 것처럼 다른 손으로도 주양의 뺨을 감싸려했다. 언제나 그랬듯, 평소와 같은 행동이었다. 볼을 찌르는 행동에는 아까도 그랬던 것처럼 찌르고 떨어지려는 손가락을 깨무려는 행동을 해보였을 것이다. 샐쭉하니 가늘어진 암적색 눈동자가 흘끗 곁눈질로 주양을 응시했다.
"내가 안된다고 이야기할 것 같아, 주양아? 한번 해봐라. 꽤 재밌을 것 같으니까."
재미를 추구하는 건 주단태의 성격이 아니었다. 대신 흥미가 생기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졌다. 단태는 주양의 말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고, 뺨을 감쌌던 자신의 손을 떼어내기 직전 뺨을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찔러본다. 정말이지. 이런 상황에서도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자신과는 다른 의미로.
"내가 좋을대로 판단해도 된다고 하면 네가 곤란하지 않겠나. 왜냐면 나는-"
의기양양한 주양의 귓가에 단태가 가까이 다가서며 능청스럽지만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네가 나를 친구 이상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할테니까."
느긋하게 말을 마치고, 단태는 슬그머니 웃으며 고개를 물려내고는 팔짱을 꼈다. "막이래." 하고 덧붙히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산책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216 그럴땐 기어를 박지말고 노선을 정비합시다 튀어나가지만 않으면 그만인것! 어~~ 뒤집힐지는 모르겠네? 난 잘 마무리 될 것처럼 보이는 걸? 에이 고퀄이니 필력이니 따지면 넘 부담생겨~~ 편하게 몰입하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망해하는 땃쥐...귀여워....(유노짤)()
>>217 히익 유노 히이익....!:0 ((깊숙히 숨어버리는 땃쥐)) 잘 마무리 될 것 같아보인다니 다행이기는 하다....여기서 진짜 이도아니고 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릴까봐 쬐까 걱정했걸랑 부담가지지 말라고 해준 것도 고마워!:) 노선은..노선은.........문제가 없을텐데 노를 젖는 애가 문제(?)
"으. 조용히 해! 당연히 이해가 안 가지. 우린 서로의 이해자가 아니라고..! .. 그. 그렇지만 역시 우리 여보야가 상처받는 건 싫으니까..~ 최악이라는 말은 취소라고 해 줄게...?"
마냥 진중하게만 느껴졌던, 이해자가 아니라는 그 모먼트가 어째 이제는 한없이 가벼워지게 된 것만 같았다. 주양의 떽떽거림이 이어지는 탓에 더더욱. 물론 그러다가도 얼른 태도를 바꾸어서 다시 평소대로 능글능글거리며 구는 것이었으나, 입꼬리가 아주 부자연스럽게 올라간 폼이 썩 볼만했을 것이다. 마무리로 살짝 떨리기까지 했으니, 아주 일품이겠지. 이윽고 얼른 표정을 원래대로 만들어냈다. 괜히 웃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속이 후련해지는 그런 웃음이 아니라, 엉성해서 부끄러울 뿐인 웃음에 불과했으니까.
"어머나. 우리 청이에게 밀린다는 생각은 할 거 없어~ 그 애는 나보다 먼저 떠나게 될 테니까. 내 마지막을 지켜보는 건.. 오직 우리 여보 뿐이라구? 그러니까 안심해도 좋아~"
죽음을 논하는 어두운 자리에 안심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둘과 상관 없는 제 3자가 들었을때의 이야기일 뿐. 주양이 느끼기에는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느꼈다. 아무튼. 분명 청은 자신보다 먼저 떠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유일했던 이해자마저 곁을 떠나고 나면, 자신은 정말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할지도 몰랐던 것이었는데. 적어도 이렇게 곁에서 지켜봐줄 사람을 만들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테니 다행이라고 해 두고서.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저 말문이 턱 막혀버린 듯 서 있었으나, 정말로 말문이 막혀버린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손가락을 물려는 행동을 취하는 것에, 물리지 않게끔 손가락을 빼고. 제 뺨을 콕 찔러버리는 것에도 수줍게 웃어 보이며 잘 반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끝까지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자신이 한 이야기의 대답이 돌아올때까지도 한 마디 이야기도 꺼내지 않고 있던 주양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 그런 걸까나. 나. 거기까지는 전혀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우리 여보가. 단태가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조금 의구심이 생겨. 그리고. 이거 하나만 물어보고 싶어졌어."
"나한테 보여주는 그 모습은. 지금 한 이야기들은, 네 진심에서 나온 말들일까? 아니면, 그저 평소 하던 행동의 연장선일까. 이번에도 어물쩡 넘길 생각은 하지 말고 제대로 대답해주길 바래."
평소답지 않게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친구 이상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할거라는 이야기도. 그렇다면 그 관계는, 더 이상 거짓이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일텐데. 이미 지금보다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느끼고. 그것을 당신에게도 표현한 이후이기 때문일까. 세상 어느때보다도 진지한 모습을 담고서, 주양은 다시 되물었다. 맨 처음. 먼저 분위기를 쎄하게 만들며 탈에게 감정을 물어보았던 이유릉 캐내려던 모습과 닮아 있으면서도 다르다.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도, 계속. 그리고 계속. 파해쳐지지 않는 돌 위를 손으로 어떻게든 파보려는 처절한 움직임마냥. 다시 그렇게 물음을 던지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 여보가, 평소대로의 거짓 없이 진실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나는. 어떤 모습이었어? 그리고, 나는 너한테 어떤 사람이길래. 그저 그렇게 행동하겠다는 것 하나만으로 날 친구 이상으로 보겠다는 거야?"
알려줘. 궁금하니까. 궁금해서, 미쳐버릴 지경이니까. 조금 애절하면서도 그 뜻은 명확한 물음이. 당신을 향했다.
"무어,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기야? 어차피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난 사람이라서 누구도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거고,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도 없을테니까."
투덜거리면서도 떨리는 목소리와 부끄러워하는 게 역력하게 드러나는 웃음에 단태는 능글맞은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자신의 귀를 양손으로 가리는 시늉을 해보이고는 대꾸했다. 명확한 사실이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버린다면 그 사이는 끝까지 최후의 최후까지 이해할 수 없는 사이일 것이다. 자신과 당신의 사이처럼. 그래서 단태는 오늘 주양을 만난 뒤 이해자라는 위치에 서지 않기로 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죽음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긴장감하나 없는 게 제 3자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되어서 단태는 낄낄 웃음을 흘렸다. 누군가의 최후를 함께 한다는 게 이해자라는 위치보다 더 나은 위치가 아닌가.
뻔뻔스러울 만치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단태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찔렀던 주양의 뺨을 가볍게 쥐어 꼬집어보려했다. 어물쩡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말라는 말에 손을 떼어내기는 했지만 말이다. 진지한 그 모습에 단태가 팔짱을 끼고 주양을 마주 바라봤다. "좋다. 물어봐라." 암암리에 가라앉아 섬찟해진 암적색 눈동자는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비치지 않았다.
"나는 감정에 중점을 두고 묻는 것에는 이해력이 약해서, 네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힘들어."
나한테 해석이 힘든 고대문자 같은 수업이거든. 팔짱을 끼고 주양의 물음을 끝까지 듣던 단태의 표정은 어느덧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은 건조하고 메마른 무표정이었다. 능글맞은 재잘거림도, 다정다감함도 없이 중얼거리는 목소리도 딱 표정과 어울리는 억양이였다. "하지만, 딱 하나는 알아. 서주양." 고압적이고 독선적으로 단태는 거리를 좁히지 않은 채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주양을 향해 손을 내밀어보였다.
"너는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니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이해자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그것을 포기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라고 단태는 대답했다. 주양에게 내놓고 있는 손, 그 얄쌍한 손목에 뱀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금방이라도 혀를 날름거릴 것 같이 생동감 넘치는 뱀이.
".. 하여튼 못 살아~ 그래 그래. 옳은 일이야. 너가 선천적으로 그런 느낌이었다면, 나는 후천적으로 이 모양 이 꼴이 나버린 사람이라. 결국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건 같지만.."
그래도 이젠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더 이상 진중하지 않으며, 그것으로 거리를 느낄 필요도 없고.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머리를 쥐어짜지 않아도 되는 일.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당신과 자신의 사이는 어느 정도 순탄하게 돌아갔으며, 그로 인해 자신이 깨달은 수많은 사실 중 하나는, 무조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불협화음이라면 어떠한가. 그 역시 하나의 선율일 뿐인 것을.
당신에게 볼이 꼬집히자 주양은 볼이 꼬집힌 쪽 눈가를 가볍게 찌푸렸다. 자신이 볼을 꼬집는 그 우악스러운 손길에 비하면 비교적 살살. 그리고 가벼운 느낌이었으나 왜 당신이 볼을 꼬집으랴고 하면 고개부터 젓게 되는지 알 것만 같았다. 그리고. 분위기는 극적으로 흘러간다. 절정을 넘었더라도 마무리지어지지 않은 채. 그렇게 다시 대단원을 향해 나아갔다.
다시 주양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까 전. 자신이 했던 것처럼. 파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다시 되돌아오자 주양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여튼. 그럴 줄 알았다니까.
"흐으음~ 내가 얼마나 더, 직설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까. 나도 내 기분을 차마 다 모르겠는데, 얼마나 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너에게 이 물음을 몇 번이고 던져주는지 고민해야 하는 걸까나~"
정확히. 어떻게? 몰라. 그 세 단어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아버리는 까닭에 더 정확한 답을 내리기 힘들었다. 허나. 그것들을 배제하고 봐도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대답은 수백가지가 넘어간다. 결국 그렇게 다시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내지 못할 이 상황 속에서. 자신은 인내심이 극에 달했다며 울컥 화를 내가나, 왜 그렇게 모르기만 하냐며 답답해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그저 이해한다며 다시 거짓된 가면을 뒤집어쓸 수도 있지. 이어진 당신의 이야기에. 주양은 깔깔거리며 경박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이해자가 되는 걸 포기해도 괜찮다는 사람.. 정도의 이미지를 가진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미스가 심해도 너무 심하게 난 거 아닐까, 여보야? 고작 그 정도 이미지면서 내게 무슨 대답을 바라는거야? .. 라고는 했지만."
한껏 쏘아붙이듯 이야기했으나, 그와는 상반되게 다시 킬킬거리며 웃음을 흘리는 폼이 썩 예사롭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오시겠다는 거지. 결국. 스스로는 그렇게 판단할수밖에 없으니까, 내가 판단하기를 원한다는 거지. 결국엔 내 진심만을 바라는 거잖아. 이기적인 사람.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움직여줄까. 과연 그때의 너는. 내게 어떤 모습을 내비치며 질색팔색을 해 보일까. 내민 손을 잡으며. 팔찌에 시선을 잠깐 주었다가 떨어트리며 주양은 미소를 더더욱 짙게 머금을 뿐이었다.
"만약 내가. 그 정도의 느낌일뿐인 내가. 너한테 그런 되도 않는 생각을 품고서.. 너를 아낌 없이 내 내기에 끌어들이고 내던지겠다고 생각한다면. 너는 어떻게 할거야? 또 지금처럼 고대문자 같은 수업이라면서. 질색팔색할거야?"
"뭐. 이젠 그래도 상관 없겠다 싶어."
네가 뱀이 되어 숨통을 천천히 얽죄어와도. 한 마리 이리마냥 순식간에 숨통을 끊어버려도. 가문 내에서, 너가 어떤 사람이라도 상관 없었다. 한번 끌려버린 이 흥미는. 이 관심은. 형용할수 없는 이 기분은. 지금 털어내지 않고서는 못 배길것만 같았으니까. 굳이, 진심이라고 한번 더 강조하지 않은 채, 어깨를 으쓱였다.
"자. 이젠 너가 대답을 들려줄 차례야.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짜릿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랄게?"
그러니까. 자신이 진심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게끔 상황을 유도해 나갔으니까. 너도 내 마음을 이렇게 가지고 논 댓가는 치뤄야지. 다시 미소에 환희가 담기기 시작한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안다. 극과 극.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이 상황 위에 섰으니. 먼저 내려갈 생각은, 추호도 없는 채로. 당신의 손을 맞잡으며, 입가에 담긴 환희가 더더욱 짙어진다.
// :D.. 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느냐... 잇기 힘들다면 언제든 이야기해줘도 괜찮아! 내 중립기어가 그저.. 뿌러져서 맛이 갔을 뿐이고 ㅋㅎㅎ..ㅎ.... (얼른 승천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