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후부키의 숲에 있을 적 있던 일이다. 우리 둘은 날적부터 신비한 동물의 곁에서 살았고 덕분에 많은 동물과 함께 공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너와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유니콘의 유무가 아니겠는가. 그 긴 뿔이 달린 말이 내게는 잔뜩 경계를 하더니 네게는 아주 잘 오는 것이다. 아마 내 본성을 알아차려 그런것이 아닌가 싶었다. 유니콘은 네 뺨에 주둥이를 비비며 눈을 감곤 했고, 그럴 때마다 나는 네가 참 부럽곤 했다. 너는 무조건적인 신뢰를 받는 존재이지 않은가. 나도 신뢰를 받긴 하지만 유니콘만은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 속상했다. 그래서 친해져보고 싶었다. 네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내가 각설탕을 들고 다가간 날이었다. 내 모습을 보고 잔뜩 경계하던 그 빌어먹을 말새끼는 내게 무자비하게 앞발을 굴렀고 나는 넘어지고 만다. 내가 깔리기 직전의 순간, 아직 마법도 못쓰던 나이의 너는 칼을 들고 뛰쳐나와 유니콘의 목을 내리찍었다. 고통에 겨운 말의 울부짖과 발작 뒤로 네가 몇차례고 더 칼을 내지르자 기어이 그륵거리는 기묘한 숨소리 사이로 유니콘이 숨을 거둔다. 너는 유니콘이 쓰러지자 고개를 돌려 나를 봤고, 나는 피투성이인 너를 올려다봤다. 평소에는 널 보면 나와 별 다를게 없어서 심통이 났거늘, 오늘은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너는 이제 나와 다를 바 하나 없는 존재기 때문이다. 네가 앞서는 일이 이제는 영영 없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반씩 나눠가진 존재고, 그 무슨 일이 있어도 달라져서는 안 됐다. 하지만 너는 그날 공교롭게도 유니콘의 피가 입에 튀었고 그 저주가 효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너도 마찬가지다. 내 앞에서 너는 결국 죽었다. 죽지 못하게 하려고 디터니 원액을 쓰려 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날의 참상은 참 우습게도 단란한 저녁식사 당시 일어난 것이다. 나는 지팡이를 휘두르던 순간을 기억한다. 마마는 왜 그러냐며 그만 두라고 붙들었지만 저기 밥상 옆에서 몸이 양단이 났고 파파는 고함을 내지르다 아바다 케다브라 마법에 목숨이 사라진지 오래다. 너도 용감하게 달려들었지만 일전의 유니콘과 같이 목을 베여 숨을 거뒀다. 너는 그래도 부모에 비해서 꽤 오래 살았다. 섹튬셈프라는 네 목을 양단할듯 매섭게 스쳐 지나갔는데도 말이다. 나는 네가 내 이름을 연신 부르며 몸이 발작하듯 꿈틀대는 것을 봤다. 경동맥이 잘리지 않아서 너는 꺽꺽대며 고통스러워 했다. 그리고 너는 뭐라고 몇번 뻐끔거리다 손을 바닥에 떨궜다. 살고 싶다는게 유언이었다. 고작 삶을 부르짖고 끝나버린 것이다. 네 손은 아직 따뜻한데도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된 날이었다. 나는 그날부로 기어이 미치고야 만다. 네가 달라져서는 안 되는데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라온에서 당신을 본다. 월식 주막에서 나와 마주앉은 당신은 발렌타인 샬럿 언더테이커로, 6년 전 네가 죽고나서 네 죽음의 흔적을 모두 덮어가려준 정이 있는 사이다. 그렇지만 당신은 6년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말랐던 몸이 보기좋게 변하고 머리는 이미 절반이나 하얗게 새어있다. 꼭 너와 나의 어린날을 섞어둔 것 같은 색이다. 당신은 밭은 기침을 몇번 하고는 나를 내려다본다. 나는 주변을 몇 번 살피고는 당신에게 물었다.
"여긴 왜 왔지?"
당신은 잠시 말을 고르다 내 모습을 보고 웃는다. 나는 당신의 웃음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팡이를 만지작댔다. 당신의 웃음은 늘 불길함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 날카로운 지팡이의 끝단이 손가락을 찌르고 파고들 때 당신이 가느다란 손가락에 깍지를 끼고 모은다. 중지에 못보던 반지가 보인다. 당신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머플리아토 마법이 걸렸다. 비밀 얘기를 하겠다는 건가보다. 당신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내게 발언권을 주는 것 자체가 미친짓임을 아는데도 늘 대화의 시작을 내게 준다. 당신은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 대뜸 와서 변함없는 머리를 괜히 잘라주지를 않나 이렇게 식사를 하질 않나. 그마저도 당신은 반절도 먹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가 아무말 없이 있자 당신이 손을 올려 하얀 머리카락을 만지작댄다. 나는 불쾌한 시선으로 당신을 쳐다본다. 한참의 침묵 뒤에 지고 만다.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무슨 일인데." "못 본 사이 말이 거칠어졌군 그래. 어디에요? 하던 자네는 뒤졌나보군?" "한 번만 더 말대답으로 개지랄 떨면 내가 너 죽여버려요." "무섭군. 울 뻔했어." "표정 보니까 즐기는 것 같은데." "벌써 들켰나? 눈치도 빨라졌어." "너 진짜 짜증나요. 용건이나 말해." "그렇게 말한다면야."
당신이 들어올린 병에서 붉은 액체가 찰랑거린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을 뻗어 당신의 목을 기어이 한 손으로 쥐고 말았다. 저게 뭔지 알기 때문이다. 유니콘이 쓰러졌던 순간이 겹친다. 그때도 저런 피가 보였다. 네가 죽던 날도 떠오른다. 다 당신 때문이다. 이대로 힘을 주면 당신은 고통스럽게 바둥댈 것이다. 손등에 힘줄이 돋아날 무렵 시선이 몰렸다. 싸움 나려나봐. 하고 수군거리는 목소리에 나는 슬슬 자리에 앉았다. 괜한 파문을 일으켜 자극적인 소문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얄밉게 이죽였다.
"자네 하는 짓을 봐서 필요할 것 같아서. 슬슬 끝물이지 않나." "네가 어떻게 알아." "가면도 안 챙겨왔으면 답은 뻔하지. 내 친히 보존 마법으로 싱싱하게 보관하고 있었으니 걱정 말게."
날선 손톱으로 금방이라도 뺨이라도 치고싶은 심정이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 당신은 내 구세주다. 당신의 말대로 학기의 끝물이라 내 정신도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1년 뒤면 나는 후부키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겪어야 할 시련이 아주 많다. 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다가 당신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손을 쭉 뻗자 당신은 병을 쥔 손을 뒤로 한다. 나는 팔을 쭉 올리다 내려버리곤 있는대로 성질을 냈다. 테이블을 쿵 내리친 것이다.
"뭘 원해?"
당신은 내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한타래 쥐어 입을 맞춰주고는 속삭인다. "글쎄, 왈츠 한 곡 어떤가. 그렇다면 내 친히 주도록 하지." 하는 당신의 표정은 조롱이 가득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날카로운 손톱으로 당신의 뺨을 두어번 쓸고 눈을 내리깔아 당신을 내려다본다. 짜증이 치밀어오르지만 내 본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유일한 생존자를 경히 대할 수 없다. 나는 테이블 위에 식사의 값을 올려두고 당신의 뺨을 쓸어내리며 그 흉흉한 안광과 함께 당신을 이끌어 밖으로 나선다.
사실 현궁이라는 건 크게 상관이 없었다. 단태는 본디 체온이 낮은 편이라 더위를 잘 느끼지 못했으니까. 대신 건 선생님의 말에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어조로 재잘재잘 맞장구를 치면서 대답했다. 그런데 이 군고구마를 백궁에서 구웠다고? 백궁 학생의 말에 단태가 군고구마를 받아들고 잠시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주문을 외운 뒤 건 선생님의 군고구마가 두개로 늘어났다. 물건을 늘리는 마법인가. 정말 쓸모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단태가 쥐고 있던 군고구마를 책상 위에 올려둔 뒤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제미니오."
책상 위의 군고구마를 향해 주문을 외웠다.
//성공 실패 다이스도 굴려야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다이스도!:) .dice 1 2. = 1
그녀의 여우 패트로누스는 자신의 본분보다 주인에게 잘 보이기를 원하는 것처럼 그녀의 어깨를 왔다갔다 하며 장난을 친다. 그런 점은 그녀를 닮지 않았을까. 그녀는 패트로누스의 장난을 받아주며 에반스 교수가 서류가방 여는 것을 보았다. 잠금 해제 주문으로 열린 가방에서 검은 그림자 덩어리 같은 것이 나오자 패트로누스도 장난을 멈추고 그것을 주시한다.
"어둑시니..."
응시할수록 커지는 듯한 어둑시니를 보다가 교수의 지시가 떨어지자 패트로누스가 앉은 쪽 팔을 들었다. 그 끝을 어둑시니에게 향하고, 짧게 지시를 내려 패트로누스를 보낸다.
"Go. 리키."
아우우! 장난스럽게 울음소리를 낸 여우 패트로누스가 그녀의 팔을 내달려 어둑시니에게 몸통을 들이박는다.
건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는 듯 학생들이 당황한 기색입니다. 건은 까르르 웃으면서 자신의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 제미니오 마법으로 늘어난 것은 어떠한 마법적 효력을 갖고 있지 않아. 예를 들어, 이건... 곤의 지팡이인데 내가 여기에다가 제미니오 마법을 걸어도 지팡이의 효력은 없는 거지! '
건 이 새X 어디있어!!!!!!! 하는 곤 선생님의 외침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곧이어, 건의 손에 들려 있던 붉은 지팡이는 자신의 주인을 찾아 창문을 부수고 날아가버렸습니다.
' 와하..... 곤에게 죽지 않게 도망쳐야겠네! '
당연한 소리를. 건은 까르르 웃으면서 복사 된 지팡이가 사라지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 단태 학생도 한 번에 잘 만들었네! 보다시피, 몇 시간이 지나면 이게 사라져버려! 그러니까 장난칠 때는 꼭 조심해서 장난치기다? '
그는 주르륵 미끄러지듯이 교탁에서 내려왔습니다.
' 자, 그럼 어디보자..... 단태 학생부터 내 쪽으로 와볼래? 퀴즈 맞추면 맛있는 거 줄게! '
텐션이 너무 높습니다.
>>36 펠리체
어둑시니는 형체가 없이 사라졌습니다.
' 이, 이렇게.. 어둑시니를 없앨 수도 있답니다..... '
에반스 교수가 희미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품에서 초콜릿을 하나 꺼냈습니다. 덜덜 떨면서도 펠리체에게 초콜릿을 건네주는군요.
' 패, 패트로누스.. 에게 이, 이, 이름을 지어줬네요.... '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에반스 교수는 여기저기 다른 학생들을 봐주러 다니는 것 같습니다.
당신에겐 시간이 남았습니다. 뭘 할 건가요? 누군가에게 질문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같은 수업을 들으러 온 같은 기숙사 학생들이 제법 많으니까요. 학생들은, 학교에 있던 선비탈에 대해서 수군거리고 있었습니다. 몇몇 학생이 학년 대표, 윤 같은 단어를 입에 올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속삭임이 무색하게도, 주양은 괴상스러운 음정으로 크게 되묻고 말았다. 얼마 안가 제 입을 가리며 아하핫.. 하고 멋쩍게 웃어버리기는 했지만.
맙소사. 어떻게 이런 게 나올수 있는가.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은 가져본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가. 한참 멍한 눈빛으로 당신과 찻잎을 번갈아보기만 하던 주양은 이윽고 고개를 세차게 내저었다.
".. 다. 단언컨데, 없어요..! 저, 저랑 내기 하실래요..?!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데 청을 걸게요..!!"
어깨에 앉아있던 청이 머리로 가서 콕콕 쪼는것이 느껴졌으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 지금은 그 이상으로 쪽팔리고 부끄러웠으니까. 점에서 이렇게 나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으니까. 잠시동안 주양의 시선이 교수님의 볼에 머물렀다. 교수님이라는 자리만 아니었다면.. 저 볼을 꼬집어 쭉 늘리는건데.
역시 이건가. 선비탈이 그 자리에서 정체를 드러냈던 것이 화근이었던거다. 선비탈과 윤을 엮는 소문이 퍼진 모양이었다. 이렇게 될 걸 윤이 모르지 않았을텐데. 속으로 의문을 삼키며 동갑의 학생들을 보고 얘기한다.
"그렇게 따지면 윤 선배와 자주 같이 있던 저도 탈이겠네요. 그리고, 같은 탈끼리 고통을 공유하는 건 좀 이상한데요? 저번에 탈 두명이 동시에 나타났을 때도 그런 현상은 없었고. 굳이 두 사람을 엮자면, 윤 선배가 그 탈한테 뭔가 당했었다는게 좀더 신빙성 있지 않나요?"
용서받지 못할 저주를 서슴없이 쓰는데 다른 저주라고 못 쓰겠냐고,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소리들을 늘어놓다가 탈옥할 수도 있다는 말에 에? 하고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거랑 탈옥이랑 무슨 상관 관계인가요? 아즈카반의 간수는 디멘터인데 그들에게 대화는 필요 없잖아요. 탈옥할 수도 있다, 라는 건 아즈카반이 아닌 다른 곳에 수감되기라도 한 것 같네요. 뭐, 아즈카반이라고 탈옥을 못 하지는 않겟지만."
단태는 주양의 대답이 시간을 오래 잡아먹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답을 재촉하거나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주양을 물끄러미 똑바로 바라보다가 주양에게 대답이 돌아오자, 자신의 손을 입가 근처로 올리며 조금 천천히 문지르듯 매만지고 눌러냈을 것이다. 꽤 오랫동안 입고 있던 것은 균열이 일어나고 찢어져버렸다고 해도 갈무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이 다시 단태의 얼굴에 미미하게 머무른다.
"계속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행동하면 우리 허니버니가 익숙해질까? 적응이 안되도 상관은 없는데 말이야. 달링?"
단태는 자신의 볼을 바라보는 주양의 시선을 느낀 이후부터 자신의 볼을 손으로 가려내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주양이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에 짧게 헛기침을 하며 슬그머니 자신의 볼을 가렸던 손을 내렸다. 주궁에 있는 주양에게 볼을 꼬집혀본 전적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사실, 그 행동은 어린 조카가 있고 주씨 가문의 소가주로 불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단태는 가문 내 직계 중 막내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에 익은 어리광과 비슷했다. "걱정하지마." 가볍게 친애의 표시를 해보이고 단태는 뒤로 물러나며 언제 볼을 가리고 고개를 가로젖는 행동을 해보였냐는 듯, 주양의 뺨에 손을 올리고 슬그머니 건조하고 메마른 웃음을 지었다.
"너의 마지막까지 내가 내 눈으로 봐줄게. 그 마지막이 어떤 모습인지."
이거 아니야? 라는 물음에 단태는 이 이야기가 시작되고난 이래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어떤 말도 없이 그저 능청스러운 웃음을 뻔뻔하게 지어보였을 뿐이다. 어떤 의미인지는 네가 생각해봐. 나는 대답해주지 않을거야 하는 웃음이었다. 뒷짐을 지고 단태는 걸음을 다시 옮기려다가 멈칫했다. 우리네 가문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달라는 말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냐고? 샐쭉하니 가늘어진 암적색 눈동자가 어둑한 여름밤 아래에서 암암리에 섬찟하게 가라앉았다.
"설명하기가 힘든데,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우두머리가 없는 집단의 규칙이지. 나는. 나에 대해 궁금해졌다는 건, 네가 나를 그만큼 좋아한다는 뜻이겠지?"
((랜선 초코우유에 행복해져요..)) 민초소주+막걸리..정말 형용하기 어려웠어요...🙄 어째서 이런 조합을..? 초반엔 취하긴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물도 마시고..웩... 하다보니 지금은 좀 낫구..옹알옹알.. 문제는 제가 방금 와이파이 공유기를 건드려서 재부팅을 하는데...어라..연결이 느리게 돼요..? 한국인인 잉주는 버틸 수 없어요..이이이이..😬
설택영: 299 형광등을 갈 줄 아나요? - 갈 줄..... 안다! 직접 해본 적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방법을 아는 정도지만. 머글 문화를 잘 아는 편이고 관심도 많기 때문에~ 어느날 형광등 가는 법이 궁금해져서 >유튜브<에 >검색<해서 >동영상<으로 배웠지롱!
251 눈치가 빠른편인가요? - 제법? 부정적인 감정 부문을 파악하는 게 빨라. 특히 짜증이나 노여움의 기미 같은 걸 빠르게 캐치하는 편.
041 좋아하는 뮤지션 - 섬세하고 서정적인 가사를 쓰는 가수를 좋아해. 곡 분위기는 기본적으로 잔잔한 걸 선호하지만 취향에만 맞다면 튀는 노래도 얼마든지 오케이. 어쩌다보니까 내가 트로트 드립을 좀 치긴 했는데 그거 말고 다른 노래도 많이 들어. 심규선, 안에은, Clean Bandit, 요아소비 등등...을 좋아하지 않을까?🤔 오너의 지식을 뛰어넘지 못해 결국 오너와 취향이 겹쳐버리고 마는데....
주 단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누군가에게_소중하다는_이유로_100명의_일반인_대신_구해졌다면 자신을 그렇게까지 소중하게 여겨줄 사람이 있는지부터 땃태한테 물어봐야할 것 같은데(?) 아니 그래서 무슨 답을 원하는거냐. 진단:/ 감정적으로 굉장히 둔화되어 있는 애한테 뭘바라는거야.....o<-<
꿈_속에서_어린_자신이_울고_있다면_자캐는 자신이 울줄은 알았군? 하고 첫번째로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아 이건 꿈이구나. 하고 인지할 거고. 바로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자신이 울만한 이유가 뭔지 생각하다가 그냥 그 자세로 지켜보기만 할것 같네:)
자캐의_선물에_대한_만족도_별_삼_단계_반응 만족도는 별 하나~세개로 표시. ★-평범하게 고마워한다. ★★-고마워 달링, 이런 선물은 언제 준비한거야? ★★★- (고마워라는 말보다 대체 이걸 왜 주는거지? 라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더는 얘기하지 않겠다는 듯 너는 고개를 끄덕이고 장죽에 시선을 옮긴다. 입에 부리를 대고 잠깐의 정적이 지나면 희뿌연 연기가 입을 타고 허공으로 퍼진다. 그리고 또 다시 연초와는 다른 기묘한 쑥향. 가볍게 고개를 기울이다 보면 그 향이 꽤 오래 남는 것이 좋은지 발을 두어번 동동 구른다.
"부끄럼쟁이에요? 귀여워. 기린은 문카프 친구들이구나."
꼭 문카프 같다 생각이 들었다. 수줍음이 많은 부끄럼쟁이들. 네 아무리 세상사에 둔감하고 천진난만하여도 농담인 건 아는 법이다. 농담을 구분치도 못했다면 나는 아무런 기숙사에도 갈 수 없고 아즈카반에 있었을게 분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민한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문카프다. 기린궁은 지팡이를 쓰지 않는다고 하니, 누군가는 분명 그 광경을 싫어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광경에 매료될 것이다. 하지만 두어번을 더 생각해도 숨는다니. 문카프 같지 않은가. 너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고 달을 보며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답했다. "그렇구나. 기린도 후부키일 적이 있어요. 눈안개는 참 예쁜데.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리고는 와아, 하고 소리를 높인다. 스베타? 하고 한번 혀 위로 당신의 이름을 굴려보고는 괜찮다는 듯 손사래를 친다. 그리고 나지막히 웃었다. 딱 외견으로 보이는 나이대의 웃음소리다.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는.
"이노리 나이 상관 안써요? 1학년 애들도 이노리 처음 보고 친군줄 알아- 그래도 괜찮아. 그게 행복한 선택이면 괜찮으니까? 스베타도 편하게 대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 :D 잠깐 컨디션 돌아오게 할 겸 쉬고 있었을 뿐이니까 :) 이제 다시 살아났으니.. 오늘도 해뜰때 잠들지 않을까? () 히히히 물총맛이 어떠냐~! 더위를 싹 날려버리는 시원함... 시원함..... 흑 어장이 4d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급 현타)(?)
"으으. 너는 상관 없을지 모르지만~ 나는 상관 많거든? ... ㅇ, 이젠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또. 또 쪽팔려야 하는 거잖아. 그런건 느낌 별로야, 최악중에 최악!"
자신이 원래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태도를 홱홱 바꾸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더더욱 그게 심한것같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을 처음 보고, 그 치근거림에 순간 오해해버렸을 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느끼는. 그리고 느끼게 될 기분은 한결같을 테니까. 부끄럽고, 쑥스럽고. 자신이 절대 익숙해질수 없는 그런 느낌들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평소보다 더욱 과장된 느낌으로 말하며 툴툴거렸다. 뭐. 그렇다고 정말 그렇느냐고 한다면.. 아마 또 마냥 그런것만은 아닐테지만.
"... 조금은 기쁜걸? 곁에 아무도 두지 않은 채 쓸쓸하게 죽는 것보단, 적어도 내 마지막을 지켜봐줄 사람이 있다는 건 좋으니까. 그때가 된다면~ 분명 우리 청도 없을거거든."
그래서 조금은 걱정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마냥 담담하기 그지없었으나 또 그때가 된다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몰랐으니까. 후회따윈 없이 홀가분하게 세상을 뜰 수 있을지. 아니면 쓸쓸함에 잔뜩 잠식된 채 스스로의 목에 섹튬셈프라를 쓸지. 다가오지 않은. 그래서 그 앞을 내다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그 미래가 마냥 두려울 뿐이다. 사람의 원초적인 두려움은, 지금으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미지에서 오기 마련이었으니.
아무튼. 아까 전까지만 해도 볼을 가리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던 그 사람이 맞나. 다시금 아무렇지도 않게 구는 당신의 반응이 썩 재미있었다. 자신의 뺨에 올려진 차가운 손에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볼을 부비면서, 눈꼬리를 슬쩍 휘고 웃어보일 뿐이었다. 허나. 다시 확답을 주지 않자 주양의 손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예전처럼 볼을 꼬집어도 좋겠지만, 주양은 그저 당신의 볼을 쿡 하고 한번 찌를 뿐이었다.
"또 제대로 이야기 안 해준다, 우리 단태. 자꾸 그렇게 나오면~ 확 그냥 내 멋대로 판단하고 행동할거야? 응?"
일상 외적으로 따지자면, 여기서 중립기어를 놔버린다는 뜻이나 다름없는 이야기. 그리고 일상 안으로 따지자면, 당신이 원하는게 뭐든지. 바람직한 관계가 뭐든지 신경쓰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흐름을 타고 이어갈 것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설령 자신의 모습과는 반대되는 일이 있더라도. 허나 그 변덕마저 이젠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자기 자신의 모순인데도, 당신 앞에서 하도 거짓만을 뒤빕어쓴 채 굴어서일까. 평소대로의 자신은 과연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것일까. 이젠 제법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뭐야~ 그렇게 어렵게 이야기할 것 없잖아. 우두머리 없는 집단의 규칙이 너라면.. 결국 너가 집단 내에서 짱 아니야? 그렇다면 더더욱 보고 싶은데~ ... 글쎄다. 그럴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르고~ 판단은 우리 여보야가 하길 바랄게?"
그렇게 혼란스러움을 겪으면서도 또 보여지는 표정과 말에서는 이젠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나만 당할수는 없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당신의 모호함을 따라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때. 너도 혼란스럽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어딘가 모르게 의기양양하고 뿌듯한 미소를 걸치는 건 덤이었다.
>>204 직접적.. 이라고는 해도 뭔가 딱 이렇다고 할 만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단 말이지..? 그냥 더 재밌게 즐겨보자! 쭈 더 놀려달라! 정도? :D ()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망각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그랬어.. (시선회피)(은근슬쩍 땃쥐구멍 안으로 따라들어감)(?)
"현아 아씨 말이야. 암만 그래두 너무한 거 아뇨?" 하고 사건의 발단이 시작됐다. 전주 이씨의 가주 이현아가 최근 벌이는 행동이 가문 사람들이 보기에도 도가 지나쳤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간지 얼마나 됐다고 보낸 편지가 벌써 10통이 넘는다. 덕분에 그녀의 독수리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깃털 상태가 엉망이 됐다. 다른 가문원이 독수리의 다친 날개를 마법으로 치료해주다 목소리를 낮췄다.
"조용히 해, 혼나." "암만 그래두. 애도 부담시럽겠어. 편지를 10통이나 넘게 받는 거 아녀. 입학한 지 이틀 지났어야?" "진짜? 난 일주일인줄 알았네?" "그래. 이틀이라니께? 어제 오늘!" "허 참...그래두 자기 오빠 집 박차고 가주 자리까지 내려놓을 정도로 소중한 자식이라 본인두 애지중지 가슴으로 같이 키웠는데 하나 죽고 하나만 살았어봐. 나라도 애한테 미치지. 난 그렇게 생각하려구." "그게 이해가 안 되는거야 나는."
대화하던 한 가문원이 검은 댕기머리를 배배 꼬며 답한다. "무어가 이해가 안 된디야."
"그렇다구 어떻게 공과 사 구분 딱딱 하던 분이 이렇게까지 일 다 버리고 집착하냐구. 가주님 며칠 전에 보셨어? 언더테이커 가문의 그 어린 도련님에게 섹튬셈프라를 썼더라니까? 고작 티타임 함 가졌다구 그랬다지 뭐야?"
과보호가 지나치다니까?
..
[사랑하는 우리 아이에게.
학교 생활은 어떻니. 나쁠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단다.
늘 그렇듯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안온하길 바란단다. 혹시라도 누군가 너를 방해한다면 부디 참으렴. 수백번의 선행을 했어도 한번의 악행아 너를 끝없이 괴롭하니 말이다.
(중략)
작은 엄마가 이번에 널 욕한 녀석들을 모조리 연행했으니 안심하렴. 아즈카반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밀어넣어주마. 아참, 기분 전환용으로 네가 제일 좋아하는 주스도 미리 보내두마.
방학때 어디 새지 말고 꼭 돌아오렴. 곁에 있고 싶지만 일이 바빠서 안 되겠구나. 그래도 마음만은 네게 있단다. 알아주렴, 아가. 사랑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는 게 더 이해가 안가는걸. 달링. 최악이라는 말을 두번이나 하면 나 상처받을지도 몰라?"
툴툴거리는 주양의 말이나 태도를 보고 있지만 단태는 언제 그랬냐는 양 평소와 다름없이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뻔뻔스러운 말을 재잘재잘거리며 조금은 짖궂고 장난스러운 웃음을 슬쩍 지어보였다. 전혀 상처받지 않을테지만 일부러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한 걸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켜본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단태는 잘 알고 있었다. 가문 내에서 자신이 해했던 이들부터, 더 나아가서는 직계 가족이 자신의 눈 앞에서 사망했던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가족이나 가문 사람들이 아닌 다른 이의 마지막을 본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졸업하고나서는 학원에서 만난 사람들을 만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네가 처음일지도 모르겠군. "적어도 내가 옆에 있으면 쓸쓸하게 죽을 일은 없을테니까 말이야. 왠지 청에게 밀리는 기분이라서 좀 그렇지만?" 뻔뻔하게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자신의 손에 뺨을 부비는 주양의 행동에 마치 사랑스럽고 소중한 것을 쥐는 것처럼 다른 손으로도 주양의 뺨을 감싸려했다. 언제나 그랬듯, 평소와 같은 행동이었다. 볼을 찌르는 행동에는 아까도 그랬던 것처럼 찌르고 떨어지려는 손가락을 깨무려는 행동을 해보였을 것이다. 샐쭉하니 가늘어진 암적색 눈동자가 흘끗 곁눈질로 주양을 응시했다.
"내가 안된다고 이야기할 것 같아, 주양아? 한번 해봐라. 꽤 재밌을 것 같으니까."
재미를 추구하는 건 주단태의 성격이 아니었다. 대신 흥미가 생기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졌다. 단태는 주양의 말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고, 뺨을 감쌌던 자신의 손을 떼어내기 직전 뺨을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찔러본다. 정말이지. 이런 상황에서도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자신과는 다른 의미로.
"내가 좋을대로 판단해도 된다고 하면 네가 곤란하지 않겠나. 왜냐면 나는-"
의기양양한 주양의 귓가에 단태가 가까이 다가서며 능청스럽지만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네가 나를 친구 이상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할테니까."
느긋하게 말을 마치고, 단태는 슬그머니 웃으며 고개를 물려내고는 팔짱을 꼈다. "막이래." 하고 덧붙히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산책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216 그럴땐 기어를 박지말고 노선을 정비합시다 튀어나가지만 않으면 그만인것! 어~~ 뒤집힐지는 모르겠네? 난 잘 마무리 될 것처럼 보이는 걸? 에이 고퀄이니 필력이니 따지면 넘 부담생겨~~ 편하게 몰입하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망해하는 땃쥐...귀여워....(유노짤)()
>>217 히익 유노 히이익....!:0 ((깊숙히 숨어버리는 땃쥐)) 잘 마무리 될 것 같아보인다니 다행이기는 하다....여기서 진짜 이도아니고 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릴까봐 쬐까 걱정했걸랑 부담가지지 말라고 해준 것도 고마워!:) 노선은..노선은.........문제가 없을텐데 노를 젖는 애가 문제(?)
"으. 조용히 해! 당연히 이해가 안 가지. 우린 서로의 이해자가 아니라고..! .. 그. 그렇지만 역시 우리 여보야가 상처받는 건 싫으니까..~ 최악이라는 말은 취소라고 해 줄게...?"
마냥 진중하게만 느껴졌던, 이해자가 아니라는 그 모먼트가 어째 이제는 한없이 가벼워지게 된 것만 같았다. 주양의 떽떽거림이 이어지는 탓에 더더욱. 물론 그러다가도 얼른 태도를 바꾸어서 다시 평소대로 능글능글거리며 구는 것이었으나, 입꼬리가 아주 부자연스럽게 올라간 폼이 썩 볼만했을 것이다. 마무리로 살짝 떨리기까지 했으니, 아주 일품이겠지. 이윽고 얼른 표정을 원래대로 만들어냈다. 괜히 웃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속이 후련해지는 그런 웃음이 아니라, 엉성해서 부끄러울 뿐인 웃음에 불과했으니까.
"어머나. 우리 청이에게 밀린다는 생각은 할 거 없어~ 그 애는 나보다 먼저 떠나게 될 테니까. 내 마지막을 지켜보는 건.. 오직 우리 여보 뿐이라구? 그러니까 안심해도 좋아~"
죽음을 논하는 어두운 자리에 안심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둘과 상관 없는 제 3자가 들었을때의 이야기일 뿐. 주양이 느끼기에는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느꼈다. 아무튼. 분명 청은 자신보다 먼저 떠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유일했던 이해자마저 곁을 떠나고 나면, 자신은 정말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할지도 몰랐던 것이었는데. 적어도 이렇게 곁에서 지켜봐줄 사람을 만들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테니 다행이라고 해 두고서.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저 말문이 턱 막혀버린 듯 서 있었으나, 정말로 말문이 막혀버린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손가락을 물려는 행동을 취하는 것에, 물리지 않게끔 손가락을 빼고. 제 뺨을 콕 찔러버리는 것에도 수줍게 웃어 보이며 잘 반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끝까지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자신이 한 이야기의 대답이 돌아올때까지도 한 마디 이야기도 꺼내지 않고 있던 주양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 그런 걸까나. 나. 거기까지는 전혀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우리 여보가. 단태가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조금 의구심이 생겨. 그리고. 이거 하나만 물어보고 싶어졌어."
"나한테 보여주는 그 모습은. 지금 한 이야기들은, 네 진심에서 나온 말들일까? 아니면, 그저 평소 하던 행동의 연장선일까. 이번에도 어물쩡 넘길 생각은 하지 말고 제대로 대답해주길 바래."
평소답지 않게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친구 이상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할거라는 이야기도. 그렇다면 그 관계는, 더 이상 거짓이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일텐데. 이미 지금보다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느끼고. 그것을 당신에게도 표현한 이후이기 때문일까. 세상 어느때보다도 진지한 모습을 담고서, 주양은 다시 되물었다. 맨 처음. 먼저 분위기를 쎄하게 만들며 탈에게 감정을 물어보았던 이유릉 캐내려던 모습과 닮아 있으면서도 다르다.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도, 계속. 그리고 계속. 파해쳐지지 않는 돌 위를 손으로 어떻게든 파보려는 처절한 움직임마냥. 다시 그렇게 물음을 던지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 여보가, 평소대로의 거짓 없이 진실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나는. 어떤 모습이었어? 그리고, 나는 너한테 어떤 사람이길래. 그저 그렇게 행동하겠다는 것 하나만으로 날 친구 이상으로 보겠다는 거야?"
알려줘. 궁금하니까. 궁금해서, 미쳐버릴 지경이니까. 조금 애절하면서도 그 뜻은 명확한 물음이. 당신을 향했다.
"무어,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기야? 어차피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난 사람이라서 누구도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거고,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도 없을테니까."
투덜거리면서도 떨리는 목소리와 부끄러워하는 게 역력하게 드러나는 웃음에 단태는 능글맞은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자신의 귀를 양손으로 가리는 시늉을 해보이고는 대꾸했다. 명확한 사실이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버린다면 그 사이는 끝까지 최후의 최후까지 이해할 수 없는 사이일 것이다. 자신과 당신의 사이처럼. 그래서 단태는 오늘 주양을 만난 뒤 이해자라는 위치에 서지 않기로 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죽음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긴장감하나 없는 게 제 3자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되어서 단태는 낄낄 웃음을 흘렸다. 누군가의 최후를 함께 한다는 게 이해자라는 위치보다 더 나은 위치가 아닌가.
뻔뻔스러울 만치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단태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찔렀던 주양의 뺨을 가볍게 쥐어 꼬집어보려했다. 어물쩡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말라는 말에 손을 떼어내기는 했지만 말이다. 진지한 그 모습에 단태가 팔짱을 끼고 주양을 마주 바라봤다. "좋다. 물어봐라." 암암리에 가라앉아 섬찟해진 암적색 눈동자는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비치지 않았다.
"나는 감정에 중점을 두고 묻는 것에는 이해력이 약해서, 네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힘들어."
나한테 해석이 힘든 고대문자 같은 수업이거든. 팔짱을 끼고 주양의 물음을 끝까지 듣던 단태의 표정은 어느덧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은 건조하고 메마른 무표정이었다. 능글맞은 재잘거림도, 다정다감함도 없이 중얼거리는 목소리도 딱 표정과 어울리는 억양이였다. "하지만, 딱 하나는 알아. 서주양." 고압적이고 독선적으로 단태는 거리를 좁히지 않은 채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주양을 향해 손을 내밀어보였다.
"너는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니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이해자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그것을 포기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라고 단태는 대답했다. 주양에게 내놓고 있는 손, 그 얄쌍한 손목에 뱀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금방이라도 혀를 날름거릴 것 같이 생동감 넘치는 뱀이.
".. 하여튼 못 살아~ 그래 그래. 옳은 일이야. 너가 선천적으로 그런 느낌이었다면, 나는 후천적으로 이 모양 이 꼴이 나버린 사람이라. 결국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건 같지만.."
그래도 이젠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더 이상 진중하지 않으며, 그것으로 거리를 느낄 필요도 없고.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머리를 쥐어짜지 않아도 되는 일.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당신과 자신의 사이는 어느 정도 순탄하게 돌아갔으며, 그로 인해 자신이 깨달은 수많은 사실 중 하나는, 무조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불협화음이라면 어떠한가. 그 역시 하나의 선율일 뿐인 것을.
당신에게 볼이 꼬집히자 주양은 볼이 꼬집힌 쪽 눈가를 가볍게 찌푸렸다. 자신이 볼을 꼬집는 그 우악스러운 손길에 비하면 비교적 살살. 그리고 가벼운 느낌이었으나 왜 당신이 볼을 꼬집으랴고 하면 고개부터 젓게 되는지 알 것만 같았다. 그리고. 분위기는 극적으로 흘러간다. 절정을 넘었더라도 마무리지어지지 않은 채. 그렇게 다시 대단원을 향해 나아갔다.
다시 주양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까 전. 자신이 했던 것처럼. 파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다시 되돌아오자 주양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여튼. 그럴 줄 알았다니까.
"흐으음~ 내가 얼마나 더, 직설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까. 나도 내 기분을 차마 다 모르겠는데, 얼마나 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너에게 이 물음을 몇 번이고 던져주는지 고민해야 하는 걸까나~"
정확히. 어떻게? 몰라. 그 세 단어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아버리는 까닭에 더 정확한 답을 내리기 힘들었다. 허나. 그것들을 배제하고 봐도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대답은 수백가지가 넘어간다. 결국 그렇게 다시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내지 못할 이 상황 속에서. 자신은 인내심이 극에 달했다며 울컥 화를 내가나, 왜 그렇게 모르기만 하냐며 답답해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그저 이해한다며 다시 거짓된 가면을 뒤집어쓸 수도 있지. 이어진 당신의 이야기에. 주양은 깔깔거리며 경박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이해자가 되는 걸 포기해도 괜찮다는 사람.. 정도의 이미지를 가진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미스가 심해도 너무 심하게 난 거 아닐까, 여보야? 고작 그 정도 이미지면서 내게 무슨 대답을 바라는거야? .. 라고는 했지만."
한껏 쏘아붙이듯 이야기했으나, 그와는 상반되게 다시 킬킬거리며 웃음을 흘리는 폼이 썩 예사롭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오시겠다는 거지. 결국. 스스로는 그렇게 판단할수밖에 없으니까, 내가 판단하기를 원한다는 거지. 결국엔 내 진심만을 바라는 거잖아. 이기적인 사람.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움직여줄까. 과연 그때의 너는. 내게 어떤 모습을 내비치며 질색팔색을 해 보일까. 내민 손을 잡으며. 팔찌에 시선을 잠깐 주었다가 떨어트리며 주양은 미소를 더더욱 짙게 머금을 뿐이었다.
"만약 내가. 그 정도의 느낌일뿐인 내가. 너한테 그런 되도 않는 생각을 품고서.. 너를 아낌 없이 내 내기에 끌어들이고 내던지겠다고 생각한다면. 너는 어떻게 할거야? 또 지금처럼 고대문자 같은 수업이라면서. 질색팔색할거야?"
"뭐. 이젠 그래도 상관 없겠다 싶어."
네가 뱀이 되어 숨통을 천천히 얽죄어와도. 한 마리 이리마냥 순식간에 숨통을 끊어버려도. 가문 내에서, 너가 어떤 사람이라도 상관 없었다. 한번 끌려버린 이 흥미는. 이 관심은. 형용할수 없는 이 기분은. 지금 털어내지 않고서는 못 배길것만 같았으니까. 굳이, 진심이라고 한번 더 강조하지 않은 채, 어깨를 으쓱였다.
"자. 이젠 너가 대답을 들려줄 차례야.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짜릿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랄게?"
그러니까. 자신이 진심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게끔 상황을 유도해 나갔으니까. 너도 내 마음을 이렇게 가지고 논 댓가는 치뤄야지. 다시 미소에 환희가 담기기 시작한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안다. 극과 극.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이 상황 위에 섰으니. 먼저 내려갈 생각은, 추호도 없는 채로. 당신의 손을 맞잡으며, 입가에 담긴 환희가 더더욱 짙어진다.
// :D.. 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느냐... 잇기 힘들다면 언제든 이야기해줘도 괜찮아! 내 중립기어가 그저.. 뿌러져서 맛이 갔을 뿐이고 ㅋㅎㅎ..ㅎ.... (얼른 승천해버림)(?)
>>240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려주십쇼 학생님.. 와캅니까 진짜 와 저한테 이런 시련을 내려줍니까.... (통곡)(?)
쭈가 땃태를... 처음에 그 뭐냐 나같은거랑 있으면 행복할 수 없냐니 뭐니 할때만 해도 딱 거기까지만 하고 끝낼.. 그런 사이였는데 말이지...? 지금 여까지 넘어오니까 왠지 땃태라면 자신이 어떻게 나와도 스스로 나아갈 수 있을만큼 강하고 또 굳센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마지막을 보게 해줄거면 역시... 까지 갔고...
아나 진짜 뭐 이래 횡설수설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쭈식으로 설명 안하고 깔끔하게 오너가 이해할만한 방식으로 요약하자면.. 쭈가 땃태 좋아한대. 그렇대.. 대답은 뭐든 상관없고.. 응... ////////
이해받고 이해하고. 서로 그렇게 살아가는 게 맞다고 하지만, 한명쯤은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이 있는 것도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태는 자신이 볼을 꼬집자, 눈을 찌푸려보이는 주양의 모습에 무표정하던 입가를 끌어올려 배부른 짐승처럼 히죽였다. "지금보다는 더, 직설적인 사람이 되어주길 바래. 아니면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라, 설명으로 나를 이해시켜주는 사람이 되어주던가." 되지도 못할 이해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그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단태는 히죽거리는 웃음으로 다정다감하며 나른하게 속삭였다. 깜빡이던 암적색 눈동자가 가늘어진다.
"그럼 뭐라고 말해주길 원해? 사랑한다는 말?"
자신이 내놓은 손을 잡아오는 모습에 단태는 손 위에 올려져 있는 손을 바라보다가 움직여서 그대로 깍지를 껴 단단히 움켜쥐고 끌어당겼다. 자신의 입술 근처까지 그 손을 끌어당긴 뒤 단태의 행동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주양의 손목을 자신의 이로 물었다가 놓은 것이다. 네 진심, 네 마음. 자신으로서는 이해하지 못해서 끝까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을 보여주길 원했다. 단태는 다른 손을 주양의 등 뒤에 둘렀고, 곧 아래로 내려서 허리를 감싸고 당겨 거리를 좁혔을 것이다. 아, 본가가 한바탕 뒤집어지겠어.
"서주양. 내가 말했을텐데. 나를 네 패밀리어처럼 내깃돈으로 내준다면 내가 그 사람을 물어버릴거라고."
낄낄거리며 단태가 중얼거렸다. 그나마 본가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아주 조금이나마 감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단태는 여전히 감정적인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단태는 영영 이해하지 못할 게 분명했지만, 굳이 그것을 다시 묻지는 않았다. "축하해." 주양의 환희에 찬 얼굴과 반대로 단태는 허무하리만큼 메마른 무표정을 짓고 있다가 입가를 끌어당겼다.
"짐승새끼들을 데리고 있는 짐승새끼의 손을 잡은 것 말이야. 잘 기억해둬. 내 손을 잡은 이상, 너는 나한테서 도망치거나 벗어나지 못해. 난 소유욕이 좀 심한 편이거든."
>>24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환장하겠네 진짜.. 환장할만큼 끝내주는 예언력이라.. 볼을 안 먹고 못 배기겠네..!!! (전투적으로 볼냠)() 사실 오너인 나도 쭈가 하도 뒤틀려있어서.. 그리고 새벽이라 판단력 딸리고 벙쩌서 방향을 잘 못잡고 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젠장 울려라 울려 마음껏 쏘고 터트려라...!!!.!! (얼감)
>>25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얼떨떨하고.. 쭈가 하도 뒤틀려있어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방향성 잘 잡힌것같아서 다행이야 :D..! 아 어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쭈가 그 중립기어를 못 받아들였나봐 계속.. 확답을 요구하면서 질척거리게 되더라고 응... 그러더니만 지가 먼저 중립기어 부수고 박차고 나가버렸고 ㅋ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제 입뽀쪽이고 뭐고.. 신경 안 써도 되는거지...? 수위 선만 안 넘으면...? (급기야)
아니 진심 알딸딸하고 얼떨떨해 크루저 마셔도 이것보다는 덜 취하는 느낌.. 이었는데 진심 ㄹㅇ 이 주식 떡상 왜 진짜냐고 이왜진이냐고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떡락할거라고 호언장담했던 과거의 나... 보고있나...? 주식 떡상했어야.. 히힣... (퀭)() 그리고 나도.. 첼주가 꿀잠잘수 있다면야.. 만족...! 이제 얼른 답레를 가져와보실까 룰루 ^3^
>>253 약간 쭈주를 위해 덧붙히자면......이게 땃태 비설이기는 한데 땃태는 반사회적 장애, 그러니까 사이코패스같은 성향을 약하게 가지고 있고 땃태는 소유욕과 집착이 굉장히 심해.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 더욱. 자기 언니가 연정때문에 부모님과 쌍둥이를 죽였으니까 이해는 못하고... 응. 근데 애가 어느 순간부터 쭈를 살살 자극하면서 질척거리게 만들더라. 난 애가 광공 기질이 있다고 농담한건데 진짜 있었고 왱알. 이게 바로 캐오분리의 고충이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위 선만 안넘으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 않을까.....?
아차차 이거 안할뻔! 둘이 이어진거 넘넘 축하해!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보다는! 둘이라면 서로에게 좋은, 아니지, 유익한 관계가 될 수 있을거라고 선관 짤 때부터 눈여겨 보구 있었다구~~ 아 물론 그때부터 지금을 예상한 건 아니야 관계라는 건 여러가지니까! 그리고 지금도 둘의 관계가 흔한 연인 관계라고만 보고 있진 않아. 음, 이건 내 주관이니까 말야. 보고 불편하면 얘기해줘!
내가 지금껏 본 둘의 관계로는 약간 임시적인? 느낌이 좀 들었어. 단태와 주양이 모두 각자의 목표를 가졌는데 감정 하나로 인해 그 목표를 버리거나 포기할 사람들은 아니라고 느꼈거든. 그러니까 둘의 진정한 시작은 서로의 목표를 어찌한 이후부터가 아닐까 싶더라! 이루던 포기하던 방식을 바꾸던! 아니라면 내가 그냥 졸려서 헛소리 하는구나 해줘 하핳!
앟 첼주 말 너무 고마워. 나도 첼이랑 윤이가 좋은 방향이 되길 바라고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눈물을 머금으며 피로 물든 꽃길도 꽃길이야 엉엉 할 수 있는거 알고 있지? 응원하고 있어:D 사실 더 뭔가 말하고 싶은데 여기까지밖에 안써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그래도 둘이 너무너무 예쁜 한쌍이라는점! 우리 어장 커플 1호!!!!XD
목표를 어찌한 이후부터면....그거 엔딩이후아닌가((대체)) 일단 지지고볶고 가끔 평소대로 자기 달링도 하면서 서사가 잘 나아가도록 해볼게. 너무 고마워 첼주:)
>>259-260 그러나 땃태의 행동은 평소와 같았다고 한다(???) 아잏 그것도 그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흑흑 첼주 스윗하고 아니 왜 거기서 침묵이 있는거지? 어째서 공백인거지????((희번뜩)) 엔딩 이후는...일단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아직 스토리 안끝났고 둘의 서사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윤이랑 첼의 서사도 마찬가지잖아?? 그치? 응! 열심히 해볼게!XD
아니 첼주 여섯시야 여섯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막 피곤해서 아이잉하고 찡얼거리면서!!((쑤다담))
"나는 충분히 직설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런 쪽으로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은가보다. .. 맙소사. 나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주는 건 진짜 못 하는 사람인데. 괜찮아~?"
그냥 차라리. 지금처럼 이해자가 아닌 사이로 남는 게 어때? 하면서, 주양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당신도 느끼고 있고. 자신에게 속삭여주었고.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도 느꼈듯이. 이해자가 아니라도 괜찮으니까. 이젠. 꼭 그 이해자라는 닿지 못할 사이에 목을 매달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그저. 지금의 이 관계를 오롯이 즐길 수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저 그것 뿐이다.
"으이구. 그런 이야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어. 그렇지만.."
역시. 듣는다면 조금은 더 묘해질지도. 슬쩍 입꼬리를 끌어올려, 당신과의 거리가 좁아지는것을 한껏 느끼며. 한 켠으로는, 이렇게밖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수밖에 없는 스스로가 조금은 얄미워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남들처럼, 알콩달콩한 속삭임을. 사랑을 위한 여러 마디를 던지는 편이 조금 더 나을지도 모를텐데. 허나 만약 그랬다면. 그렇게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이 관계는 시작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각각 고장나 있다는 공통점을 가졌기에. 평행선을 걸었으나, 그 시작은 한 점에서부터 시작되었기에. 그래서 이렇게까지 올 수 있었던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얄미움도 갑갑함도 가시는 기분이 들었다. 제 손목을 물고. 순식간에 거리를 확 좁히는 당신의 행동에 윽. 하는 탄식을 내뱉으며 살짝 물러나려 해 보였으나 그뿐이었다. 애초에 벗어날 생각도 없었기에, 그렇게 하고 나서는 당신 쪽으로 몸을 슬쩍 기울이며 편하게 기대는 것이었다.
"내가 아까도 말했지? 내깃돈에게 선택할 권리는 없다고. 그래도 역시 그게 너다워서 좋아. 물어버리든, 휘감든. 마음대로 하렴. 그렇게 하면서 내 내기에. 소중한 것만을 거는 내 내기에. 앞으로도 계속 내걸려주면서, 곁에 머물러주길 바래. 여보야."
결국에는 평생을 함께하자는, 프로포즈같은 이야기를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자신만의 이야기 방법으로 한껏 뒤틀어버리며 입 밖으로 꺼내놓았다. 그 의미 그대로의 이야기를 다시 당신에게 들려줄 가능성은 적었다. 당신이 물어보지 않았기에, 그것을 굳이굳이 다시 되풀이하며 이건 이런 뜻이고 저건 저런 뜻이었다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미친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허나, 언젠가는 해명해주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고야 말았다. 자신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한 당신을 위한 수업이라는 느낌으로. 교과목 이름은 서주양 알아가기, 교수는 바로 자신.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조금은 순진무구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극과 극. 대조되는 모습. 이 상황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을 모습. 결국에는 끝까지 당신은 자신을 혐오하지 않았으며, 제 감정에 대해 잘 받아주고 있었다. 이건. 평소의 도발으로 상대가 주는 반응에 대한 기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짜릿함. 아찔함. 그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이해하기 힘든 감정. 하지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게 결국 자신이 원하던 것이었으니까. 이 결과가, 그 어떤 내기의 승리보다도 더더욱 기쁘게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일일테니까.
".. 그렇다면 벗어나지 않도록 잘 붙잡아줘. 내 목줄은 너한테 쥐어졌으니까, 너의 마음대로. 하고싶은 대로. 원하는대로 날 다뤄도 상관없어. 단태 너의 그 소유욕을.. 한껏 불태우더라도 좋아."
아니. 차라리 그렇게 해줘. 주양은 몸을 약간이나마 뒤로 빼, 기대다시피 히고 있던 자세에서 당신을 마주보는 자세를 한 채 눈빛에 다시금 황홀경을 담았다. 만약 조금만 더 인외적인 느낌이 들어갔더라면 금새 두 동공이 하트모양으로 띄워지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황홀함을 한껏 담아. 그렇게 당신을 바라보며 있다가, 별안간 눈을 감고 입꼬리를 슥 올렸다.
"물론, 나도 호락호락하지 않을거야. 너의 손을 잡았다는 건.. 내 목줄을 네게 넘겨준 것과 동시에. 너의 목줄도 내가 쥐겠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영원히 곁을 떠나지 말아줘. 나의 소중한 내깃돈. 별 희안한 묘사를 써가며 그렇게 이야기한 주양은, 당신의 입술 위에 가볍게 제 입을 맞대었다.
>>261 아니 ㅋㅋㅋㅋㅋㅋ아니 침묵 좀 있을 수도 있지.....아이 있을 수도 잇지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룰루루 루루루....루루....히히...히히히... 첼이랑 윤이 같은 경우는 윤이 행보에 좀 크게 좌지우지 될거라 확답을 줄 수가 없다네~~ 나도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고~~ 그러니 둘의 앞날에 꽃을 듬뿍 뿌려주겠어~~ 이이잉 시러 더 있으꺼야 잘 준비 하는거 귀찮으니까 더 붙어있으꺼야~~~
>>255 앟 맙소사 연정때문에 부모님이랑 쌍둥이를 죽인거.. 였다구 아니 도대체 왜... 어째서...? 오늘부터 땃태가 이해할 수 없는건 쭈주도 이해할수 없음이야 이해할 수 없는것.. 받아들일수 없는 것... 용납할 수 없는 것...!! (희번득)(???) 쭈는 뭐.. 사랑쪽으로 이해 못하고 비유도 이상한데에 대해 큰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정말 사촌동생이 죽음=>고장남이라는 시작부터ㅜ쌩뚱맞고 어긋난 테크를 탄 애라 그랬다..! (어떻게든 설정 풀어보려는 쭈주의 몸부림)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광공임 ㅋㅋㅋㅋㅋ 에서 광공이네..? 가 되어버린 거냐구... 흑흑 그래도 좋아 광공땃태 최고다 짱이다..! 캐오분리의 고충 맞다맞아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먼산..)()
>>256 축하 고마워~! 불편한건 절대 아니야 오히려 첼주처럼 조금 더 부가적으로 해석해주는 사람이 좋아 :D!! 공감할건 공감하고 고칠 부분은 고쳐주고 하면서 설정 더 탄탄하게 만들수 있게 되거든 히히.. 맞아맞아 옳은 해석이야! 감정 하나때문에 서로의 목표를 버릴만한 사람들은 절대 아니고.. 아마 지금 든 임시적인 느낌이 썸이려나? 그쪽으로 가기는 해도 아마 어지간한 찐커플 못지않개 굴 것같기는 해! 미래에 가면 이제 목적 다 이뤘으니까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하는 느낌이고, 지금 땃쭈는 목적은 이루지 못했지만 즐길수 있는 한 최대한 즐겨보자~ 하는 느낌으로 갈 가능성도 있을것같고? 근데 결국 이게 그건가? 싶네 나도 지금 무지 횡설수설중이라 ㅋㅋㅋㅎㅎㅎㅎ..
>>26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아까전에 하도 헷갈린 나머지 결국 질문을 하고 말았었지..! (먼산) 앗 뭐지 머릿속으로만 돌리던 대사.. 기대된다...! 다녀와~! :D 나도 이미.. 잠 다 달아나버렸고.. 이따 1시에 또 나가야하니 중간에 잠드는건 에바죠 암 그렇고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70 아 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못살아 진짜 :D.. 내 심장에 이렇게 치명적이고 유해해도 되느냐 이 말이야 좌심방 우심실 아파서 못 살겠네 진짜~~! (꾸아아아아압) 이 와중에 해뜬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더운 이 날씨가.. 싫다... 아주 끔찍하다.... (먼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ake to hell 부분이? 라고 하려 했는데 뒤늦게 내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목떡 전부가 땃주가 말한 상황에 너무 찰떡이었구나 :D..!! 하 진짜 절대땃태해 숨이막혀 메이데이 땃땃땃땃땃...
헐 땃주 뇌피셜 왤케.. 왤케 쩔어주는거야 아 진짜 최고다 이건 꼭 실물로 봐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게 천추의 한이다...! 서로 목줄 교차해서 잡고있는것도.. 입마개 한 땃태도 쩔어.. 그 입마개 쭈가 채워준겁니다 라고 하면 무리수인가 :D?? ()
>>271 앟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겁먹을 것 없다구~~ 해석은 다양하게 나오는 편이 흥미롭고 재미있으니까! 나오는 해석들으로 이야기도 쭉 이어나갈 수 있어서 좋으니 앞으로도 그런 꿀맛해석들 많이많이 해준다면 쭈주가 감사의 그랜절을 5000번정도 올릴 수 있을것..!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 땃쭈라서 가능하고.. 땃쭈라서 어색하지 않은 그런 느낌일거라는 믿음이 있어! :) 서로의 손을 잡고서 같이 걸어가는 날.. 분명 오게 될거야~ 물론 그러면서도 쭈는 지 목줄을 풀 생각따윈 하지 않고 있겠지만 후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첼주가 코인탈때 뜯어말렸던 게.. 헛고생이 되어버렸어야... (성불)()
슬쩍 입가를 당겨서 웃음을 짓는 모습은 짐승이 웃는 것 같았을까. 단태는 주양의 말을 들으며, 샐쭉 가늘게 뜨고 있던 눈을 살짝 감아서 윙크를 해보였다. 섬찟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무표정으로 하는 행동치고는 기괴하리만치 어울리지 않았다. 이해자가 되지 못하고 될 수 없고, 아마도 끝까지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주양의 말이 일리가 있을 수도 있다. 이해자가 아닌 사이라해도 뭐 어떤가.
"원한다면 해줄 수는 있어. 달링? 근데 정말로 그런 말이 듣고 싶어?"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신에게 소유욕이라는 것과 맞닿아있었다. 연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부모를, 자신의 쌍둥이를 죽인 자신의 언니를 이해하지 못해서, 단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지금까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주씨 가문에 전해지는 기록에 남겨진 것이고, 필연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던 것이라고 해도. 그렇기 때문에 단태는 사랑이라는 이해못하는 감정을 입밖에 낼 수 없었다. 아니 내지 않았다. 낯간지러운 호칭과 낯간지러운 표현을 하는 건 잘 만들어진 껍데기를 뒤집어썼을 때면 충분한 것 아닌가. 탄식과 함께 뒤로 물러나려하는 주양의 행동에 단태는 깍지껴서 잡은 손을 놓아주기는 커녕, 못간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더 세게 쥐었을 뿐이다. 몸을 기대오고 나서야 세게 쥐었던 손과 감쌌던 손에 힘을 조금 풀기는 했지만.
"주씨 가문의 소가주를 그렇게 부려먹는 사람은 네가 유일할거야. 부려먹는 건 좋은데, 그 뒤에 줄 상은 제대로 준비해둬야할걸. 자기야."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평소와 같은 웃음을 낄낄 터트리면서 단태는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잘못 해석하면 평생 곁에 있어달라는 말 같았지만 단태는 끝끝내 그 말을 입밖에 내지 않을 속셈이었다. 자신이 모르는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려주면서도 자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것을 생각하니 그 또한 꽤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었기 때문에 단태는 히죽- 웃었다. 누군가가 본다면 평소와 같을지 모르지만, 평소와 같은 행동도 지금이라면 조금쯤은 다르게 느껴질테니 말이다. 관계가 변한다. 단태는 그 변화한 관계에서 오는 긍적적인 감정을 조금 알것도 같았다.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을 짓던 단태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잡았던 손을 놓고 주양의 뺨을 감싸려는 것처럼 다가서던 손이 입가를 엄지로 누르면서 남아있는 손가락으로 주양의 턱을 감싼다. "나는 목줄을 채우는 취미가 없는데. 목줄보다는 벗어날 생각도 못하게 발목에 뭐라도 채워버리는 게 더 낫지." 단조로운 억양으로 중얼거리던 단태는 다시금 히죽였고 발목에 발찌를 채운다는 게 내 소유라는 뜻이거든, 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주양의 귀에 속삭였다.
"...우리 키티는 사랑한다는 말을 내깃돈이라고 표현하는 모양이야."
가볍게 닿는 입맞춤이었다. 감질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길게 입맞추기에는 지금의 상황은 꽤 여의치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단태는 주양의 목근처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었다. 영원히, 곁을 떠나지 말라는 말에 섬찟한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샐쭉 가늘어졌다. 이리의 목에 목줄을 채워서 쥐겠다는 소리를 할줄은 몰랐지.
"제대로 목줄을 붙잡는 게 좋을거야. 자기. 왜냐면-"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하고 단태는 되돌려주듯 주양에게 똑같이 가볍게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아니 첼주랑 쭈주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것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답레쓰고 올렸다가 맥락없이 빵터졌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72 앟ㅋㅋㅋㅋㅋ아니 땃땃땃땃하면 진차 모스 부호 같다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나저나 한시에 나간다니 제일 끔찍한 시간에 나가는구나 쭈주:( 역시 몆시간이라도 재웠어야했어....((통곡)) 일단 나가서 꼭 달고 차가운거 마시면서 두통 조심하는거야! 목떡 처음부터 끝까지가 땃태가 쭈에게 하는 말 같지? :D 나도 잠깐 듣다가 주식 떡상한 뒤에 무심코 가사 보고 흠칫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마개를 쭈가ㅋㅋㅋㅋㅋ아~ 물론 당연한거 아닌가?:D흑흑 내가 지갑이 빵빵했다면 커미션 바로 신청했을텐데 8ㅁ8 결국 내 상상력으로 끝내야하고 실물로 못보고.......((눈물))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 짐승은 자기 주인도 물줄 알아.. (드르륵 탁..)(심하게 고장남)
어우 일단 커피한잔 타서 마시고 답레 이어야겠다 :D..!! 입마개 좋지요 아주.. 아주 최고지요 음후훗... (땃주:쭈주 나가)
>>273 앗 질수없다 나도 윤첼 계속 지켜본다..! 비록 요즘따라 더위에 시달리고 녹초가 되는 일이 잦아서 반응은 뜸할지라도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걸 떡상으로 되돌려줄줄은 몰랐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흑 날 죽지 못하게 만들다니 이게... 업보청산....? 그치만 이 원한 기억해두겠어 각오해..! (첼주 따라하기)(?)
후 역시 이런 여름에는 커피에 얼음 무조건 들어가줘야해 그렇고말고~! :D 느긋하게 커피 한잔 하고 기름칠도 받았으니까 다시 답레를 써보실까나~! (팔팔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아마 이대로 오늘 밤까지 쭉 달리고 기절하듯 푹 자고 일어날테니까? 밖에서도 졸리면 카페인음료 마실 예정이야. 알코올은 몸에 안 받지만 카페인은 문제없다는 말씀~! :)
앗 그리고 답레 잇기전에 조금 주절주절하자면.. 맞아 목떡 진짜 너무 찰떡이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목떡 듣고서 소감 남겼을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네 이게 이렇게 치고 들어와버리네..! (마냥 부끄러움) 두통 조심할테니 걱정 말구~ 입마개 쭈가 채웠다고 공식화시켜줘서 기뻐 아주 뿌듯한것이야 :D..! (춤을 추며)(?) 앟 커미션..은 괜찮아 내 지갑 사정도 여의치가 않으니.. 그냥 머릿속에 있는 밥아저씨에게 그림을 맡겨보자~! ()
얼음 동동 띄운 커피 못참지....쓰읍..나도 가게 열시간되면 가서 사와야겠다:) 앟 카페인에 팔팔해진 쭈주 귀엽다((쑤다다담)) 카페인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카페인에 문제 없다는 말에 쭈주도 피에 카페인이 흐르는 사람이라는 걸 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칠 생각은 없었는데..없었는데요 가사가 잘못한거야((급기야)) 누구나 머릿속에는 밥 아저씨가 있지. 좋아 밥아저씨에게 맡기자구(???) 너무 좋아하니까 막 옷차림까지 주책으로 쏟아지려하네 정말....o<-< 내 안의 밥 아저씨....너무 진심이다..
"꼭 그렇게 확인사살을 할 필요는 없잖아, 여보야~ 나한테 또 볼 꼬집히고 싶어서 그러는거지, 응?"
물론 이 상황 속에서 또 다시 볼을 꼬집으려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도 차근차근 업보를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편하겠지. 언젠가는 꼭 지금 느꼈던 볼 꼬집기 욕구의 배로 당신의 볼을 한껏 꼬집어주겠다고 생각하며 키득거렸다. 원래도 거리낌 없이 하긴 했지만. 이젠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것에 거리감을 느껴봐야 무슨 소용인가. 이미 내 사람인데.
"그럼 나중에. 내가 내 입으로 직접, 사랑한다고 해달라는 말을 할 때 해주길 바랄게? 이 세상에는, 사랑한다는 말보다도 좋은 이야기가 많을테니까. 우리가 서로에게 속삭일 이야기들처럼~"
꼭 사랑한다는 단편적인 말이 아니더라도, 그 애정을 각자의 색깔으로 드러내는 편이 훨씬 더 재미있을테니까. 지금 당장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것은 당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더 쉽게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 납득할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아까 자신이 떠올렸던 서주양 알아가기 시간을 가지기 전에, 우선 자신도 어느 정도는 당신에게 맞춰서 나아가야 할테니까. 자신이 뒤로 물러서려 해도 놓아주지 않은 채. 오히려 더욱 세게 끌어안는 모습에 눈빛이 흔들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우리 여보, 너무 거친 거 아니야? 하고. 다시 여유롭게 웃을 수 있었으니까.
".. 어머나~ 나는 그저. 우리 여보야가 하겠다는 대로 풀어주겠다는 의미로 말한 거였지만.. 역시. 여보가 말한대로 그런 유일한 사람이 되는 편이 낫겠다! .. 걱정 마. 여보가 만족하고도 남을 상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테니까?"
자비를 베풀어 애매한 사람으로써 남는 것보단. 그 어떤 자비도 없이 대하며 특별한 사람으로 남는 편이 나았다. 지금 이것을 자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주양이 생각하기에는 이것 역시 일종의 자비였으니. 그 뒤에 줄 상이라는 이야기에, 주양은 잔망스러운 미소를 내걸었다. 겜블러의 내기에 도움을 주는 내깃돈은 예쁨받아야 마땅하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그에 대한 댓가를 주겠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가뿐하게 입맛을 다셨다.
"발찌? 여보야 치고는 조금 가벼운 방법이네~ 내가 생각하는 여보는 족쇄라도 채워서 잡아놓을 것 같았거든! .. 뭐. 어느 쪽이든~ 내가 너의 소유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족쇄보다도 더한 뭔가를 걸어놔도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그 전까지만 해도, 아마 평생 모르고 지낼거라고 믿고 있었던 이야기가 들려오고. 주양은 조금 과장스럽고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하면서 키득거렸다. 허나. 이전까지 하던 단순하고 허무맹랑한 역극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의 자신이 그저 가면을 쓴 채 그 가면에 맞게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라면, 지금은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아무리 과장이 섞였다고 한들. 뒤이어지는 이야기, 족쇄보다도 더한 뭔가를 걸어놔도 상관 없을거라는 이야기는 과장 없는 진심이었다. 차라리 그렇게 되는 것도 좋겠다고 느꼈다.
".. 맞아. 겜블러에겐 목숨만큼 소중하지. 절대 잃을 수 없고~ 넘겨줄수도 없으면서. 오로지 나의 소유여야만 한다는.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여주면 돼, 여보야. 그러니까. 너는 나한테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당신이 먼저 당신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알려주었으니, 자신도 이 정도는 알리는 게 좋겠다 하는 생각이었다. 너무 일방적으로 받기만 한다면 분명 틀어지고 말테니까. 지금 이 모습이. 당신의 손을 잡고 주고받았던 이 대화가, 그저 한 순간의 불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 감질나게 짧은 입맞춤이 끝나고, 주양은 한 걸음 물러나 다시 요망하게 미소지었다. 오늘은 이 정도로 끝내지만, 다음에는 절대 그냥 물러나지 않을거야. 그런 느낌의 미소였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부지런하고 성실한 학생대표들이 슬슬 먼저 순찰 전 워밍업같은 느낌으로 기숙사를 도는 모습을 종종 봤으니까. 여기서 더 나갔다간 분명 기숙사 점수를 깎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조금은 여운을 남기고서. 이어지는 말과 답례라도 하듯 다시 전달되어온 입맞춤을 받고 경박스럽게 웃었다.
"으응~ 오히려 좋은걸~? 과연 목줄을 엉성하게 붙잡고 있게 된다면, 너는 나를 얼마나 물어줄까. 우리 여보야의 비유를 빌려 여보를 짐승이라고 칭하자면~ 짐승을 길들이는 데, 그정도 물리는 건 어쩔수 없는 일이잖아?"
마치 스스로의 말에 자문자답하듯 이야기를 이어가며 주양은 어깨를 으쓱였다. 정 안되면, 목줄과 입마개를 채워서라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줄게. 그렇게 한다면 분명 너를 온전히 소유할 수 있겠지. 그런 이야기들도 더해가면서 마냥 흥미롭다는 듯 구는 것이었다.
>>282 부빗부빗은 뭔가. 이건 날 죽이려는 요망한 술수렸다?:Q 하긴 원래 k한국인의 피에는 카페인이 흐르는 법이며 지금 아이스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급한대로 편의점 갔다왔는데 오늘 날씨는 불지옥이다. 아싸 웨이터야 오늘 화끈하구나 느낌?(???) 앟 옷차림...옷차림 좋아. 답레 쓰러다녀오는 동안 1시 약속인 쭈주를 위해 풀어주겠다:D 일단 검은색 셔츠와 검은색 슬렉스는 둘다 통일하고, 쭈는 넥타이 착용에 핏이 타이트한 슬렉스여야하고, 땃태는 좀 흐트러진? 넓이가 좀 있는 슬렉스여야한다. 둘다 구두(굽이 있어도 되고 없는 구두여도 오케이) 착용하고 있는 그런 느낌?
>>28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죽이려는건 아니지.. 땃주가 죽으면... 나는 지금 이 모먼트를 더 못 보는거잖아..? 내가 땃주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릴것이야 후후.. (어뷰징)(?) 아니 비유가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망했다 오늘 쭈꾸미 찜 확정이다.... (벌써부터 죽어감) 헉 너무 좋아 땃주 말대로 굽 있는 하이힐 신고 있어줘도 좋고 굽 없는 정장구두같은 느낌이라도 좋아 88.. 까만셔츠 까만슬랙스라니 역시 땃주야 뭘 좀 아는구나..? 슬렉스 디테일 다른것도 너무.. 너무 최고야 흑흑 나 쭈꾸미 진짜 삶에 여한이 없어야.. (???)
((((쭈주의 반응에 흡족해하며 답레를 작성 중인 땃쥐)))) 슬랙스 디테일이 다른 이유는 둘이 입는 옷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다르니까 당연하지:) 아ㅋㅋㅋㅋ사실 입마개 없이 땃태랑 쭈 립이 번져 있는 것도 좋......((뇌절 컷)) 격한 부정은 격한 긍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앟 난 지금 레오 반응이 제일...제일 그래...얘네 둘이 사귀는데 얘네가 제 친구고 제 라이벌이에요 라는 느낌일거 아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나도 땃태라면 발찌가 아니라 족쇄를 채울텐데?:0 했긴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답레쓰러 갈거여!
>>28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당연함마저 최고라고 느껴버리는거지~~! 아니 잠깐만 뭐라구 컷당하지 말고 조금 더 이어봐봐 아이 참 우리사이에 ㅎㅎ.. (같이 컷) 아 맞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땃렝쭈 삼각관계..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는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겠는걸~! 신난다 신나~!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땃태하면 족쇄지~! 그래도 쭈를 배려(?)해서 발찌 정도로 낮춰준거라고 생각할래 히히
볼을 꼬집히고 싶어서 그러는거냐는 말이 들려오기가 무섭게 단태는 고개를 뒤로 조금 물려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좌우로 저어보였다. 아무리 이런 상황이라고 하지만 역시 볼이 꼬집히는 건 정말 사양이었기 때문이다. 고통에 익숙한 것과 볼이 꼬집히는 건 단태에게 있어서 전혀 다른 의미이기도 했고.
"굳이 사랑한다는 말까지 하면서 확인이 필요한지 의문이기는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한번쯤은 생각해볼게. 자기야."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이 있다는 주양의 말에 대해 단태가 건조하고 단조로운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게 꽤나 다정다감하게 중얼거렸다. 뒤로 물러나려는 것을 붙잡는 손에 힘이 강하게 실렸다. 자신이 말하는 소유욕이란 이런 것이었다. 아주 잠깐동안 자신에게서 떨어지거나 물러나는 걸 용납하지도, 납득하지도 않겠다는 뜻이었다. "나름 자기한테는 다정하게 굴고 있다고 생각은 안하고?" 하며 단태는 대답했다. 히죽이는 미소가 꽤, 어울리지 않았다.
"마음에 안들면 상 대신 그 상대방을 물어버릴 수도 있어."
물어버리겠다던가, 상을 달라던가 하는 모습은 단태가 말하듯이 짐승새끼와 같았다. 보상을 줘야만 납득을 하는 그런 짐승. 또는, 납득을 하는 척 하는 짐승. 단태는 잠시 이어지는 말에 자신의 턱에 손을 대고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을 것이다. 족쇄라는 말에 흥미를 가졌거나 아니면 조금 혹한 것 같았다.
"학원에서 족쇄를 채워놓을 수는 없잖아? 족쇄가 더 좋으면 그건 나중에 우리 가문에 놀러오게 된다면 그때 생각해볼게."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주양의 다리 근처에 오래도록 머무르다가 떨어졌다.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저 예쁘장한 발목에 발찌도 좋지만 족쇄를 채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되려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지. 암적색 눈동자에 숨길 생각이 없어보이는 소유욕이 드러났다가 가라앉았다. 그래도 지금은 아직 학생의 신분이고, 학원 내에서 족쇄를 채우게 되면 그것도 나중에 가면 시끄러운 소란이 될 수도 있으니까.
감질맛 나는 입맞춤에 단태는 잠깐 입맛을 다셨다. 애가 탄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 그저 감질나게 짧은 입맞춤이 처음이라, 낯선 기분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더 나가면 그것또한 귀찮아질 게 분명하다. 입술 위에 남은 여운과 낯선 기분에 단태는 입맞춤을 되돌려주기에 이르렀지만 더 나아가려는 것을 멈췄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긴 입맞춤도 아니고 그저 가벼운 입맞춤일 뿐이잖아.
"그렇게 물리고 싶으면 한번 물어줄까?"
주양에게 자신의 이마를 맞대고 느긋하게 부비면서 단태는 낄낄거리는 웃음과 함께 말하고는 주양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네가 날 얼마나 잘 길들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그 누구도 손댈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길들이지 못한 짐승을 길들여보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다. "잘 노력해봐. 자기. 길들이지 못하면 짐승에게 물리는 걸로 끝나지 않고 잡아먹혀버릴 수도 있으니까." 이어지는 말은 능청스러웠다.
이번에는 트롤인가. MA님은 전의 그 게도 그렇고, 이번의 유리병 사건도 그렇고 장난을 좋아하시는 걸까. 준비를 마친 단태는 트롤이 나타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크네?"
보통 트롤이 저렇게 컸나. 단태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정도 크기의 트롤을 학원 앞까지 나오게 한 MA님의 장난은 역시 심하다고 생각하며 지팡이를 들어서 첫 주문을 외웠다. 첫 주문은, 봄바르다 막시마로 몽둥이를 휘두르는 트롤의 다리를 노렸다.
폭발이 일어났고 단태는 위협적으로 휘둘러지는 몽둥이를 피해 냉큼 머리를 확 숙였을 것이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게 시원하면서도 조금 오싹한 기분이었기 때문에 지팡이를 트롤이 든 몽둥이에 겨냥하고 두번째 주문을 외웠다. 저거 맞았다가는 뼈가 부러지는 정도로 끝나지는 않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누구라도 데려와서- 거기까지 생각하던 단태는 곧 히죽-웃는다. 그래도 탈들을 상대할 때보다는 별거 아닐지도.
"리덕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단태는 곧바로 다시 주문을 이어서 외웠다. 언제부턴가 자신이 곧잘 사용하고 있는 주문이었다.
그게 보기 위해서 노력하면 되는 일이던가. 너는 그럼에도 순진무구하게 믿고 한치의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너는 아무것도 모르던 백지였기에, 그 사람이 이렇다고 주장하면 곧이 곧대로 믿었기 때문이다. 너는 수업을 들으며 활짝 웃었다. 길찾기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한다. 후부키에 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피냄새는 잘 모르겠다. 앞으로 세스트랄을 만날 때는 손바닥을 지팡이로 찌르면 될까 싶다.
"아- 먹었어요! 아하하, 간지러워."
기가 막히게 목 쪽으로 머리를 댄다. 나는 입술을 달싹였다. "아무것도 없어." 하고 작게 청년의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다시 눈을 휜다. 뒤로 물러나는 모습마저 경이로웠다. 너는 교수님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가끔 보러 와주면 좋아할 것이라는 건, 점점 더 친해져서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지금은 니플러와 다람쥐, 뱀 정도만 나의 친구인데 여기 숲의 다른 동물들도 친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
"응! 꼭 보러 갈게요. 이노리 세스트랄 친구 좋아요?"
보려는 것이 목적이었나? 너는 잠시 과거를 더듬는다. 그러니까..그러니까..아! 너는 잠시 입술을 우물거리다 딱 그 나이대의 아이처럼 바람 빠지는 작은 웃음 소리를 냈다.
"꼬리털 받고 싶었는데, 후부키도 가보고 싶었는데.. 이노리 더 친해지면 할래요. 처음부터 받으면 무례한 일이야. 친구사이에 부탁만 있으면 안 된댔어요? 그리고 냉큼 후부키에 가버리면 교칙 위반일지도 몰라요?"
너는 교수님을 잠시 빤히 쳐다본다. "아니면- 교수님이 이노리랑 후부키 가줄래요?" 하고 묻는건 순수했지만 그 안의 장난기는 마치 청궁의 학생이 장난의 시동을 걸듯 전혀 순수해보이지 않았다.
세스트랄((개정에서는 세스트럴이죠..?))을 보는 조건은 조데굴 여사님께서 죽음을 수용하고 이해하며 내면화한다...라고 하셨는데 정말 지성체 한정일지 궁금해지네요. 🤔 제 뇌피셜인데 세스트럴은 보기 어려운 동물인 만큼 애지중지 하던 반려동물 내지 곤충이 죽는 것 같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제법 흔한 상황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인간의 죽음이 가장 대표적인 이유도 세스트럴을 만날 조건이 희소하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그런 것이 아닐까 싶고요. 🙄
너는 마땅히 같이 갈 친구가 없다. 대다수 너와 놀아주기는 하지만 금지된 숲에 같이 가줄 정도로 담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같이 세스트랄을 볼 수 있는 사람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아랫 입술을 비죽 내밀고 불만을 표하던 너는 기숙사 점수라는 말에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숙사 점수를 300점이나 모으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차근차근 하다보면 후부키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가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이냐면…….
나는 교수님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갈곳을 잃은 망자처럼 초점조차 없는 눈동자가 교수님을 한참동안 응시하더니, 이윽고 입술의 양 끝이 올라간다. 말 그대로 작위적으로 올라가기만 했지 감정을 내포하지는 못했다. 색실반지를 한번 만지작대니 귀에 있는 노리개 귀걸이가 신경쓰였다. 그럼에도 언제는 안 그랬냐는 양 또 어디선가 듣지 못했던 차분한 청년의 목소리로 입술을 달싹이는 것이다.
"……그러게요. 저는 의중을 끝까지 알 수가 없을 거예요." 돌아가셨으니까. 나는 앞으로도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유령으로 남아있더라면 소리라도 지르셨을까. 품에서 가면을 꺼내 다시 쓴다. 달각거리는 소리와 방울의 짤랑거리는 소리가 잠시 숲에 으스스하게 퍼지더니 입술만이 빙그레 다시 휘었다. "으응. 알았어요. 안 돌아가면 이노리 점수 위험해요? 칼 교수님도 이노리가 이리오너라 했다고 점수 깎으려 했어요. 치사해-" 하고 불만을 한번 표시하고는 빙글 돌았다.
"교수님 패밀리어는 어디 있을까요. 꼭 찾길 바라요? 이노리한테도 나중에 소개시켜주기야? 이노리는 동물 친구는 누구든 좋아해요?"
단태는 다시 그 자리에서 트롤을 마주한 뒤에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뻔뻔한 태도로 히죽- 하니 웃으며 지팡이를 가볍게 흔들어보였다. 우리 두번째 만나던 거였지? 불타던 곳은 다 나았어? 트롤은 회복력이 좋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재잘재잘, 능청스럽게 느물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섹튬셈프라."
트롤의 다친 팔을 향해 주문이 날아들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한곳에 꾸준히 한가지 마법을 쏟아부으면 어떨까 하고 말이야." 단태의 목소리는 평소와 비슷하게 느물거리는 목소리였지만, 히죽 웃고 있는 얼굴은 평소와조금 달랐을지도 모른다.
"섹튬셈프라."
똑같은 주문을 한번 더 외우고, 쉴틈없이 한번 더 단태가 똑같은 주문을 외웠다. 섹튬셈프라라고. 하지만 정작 단태의 입에서 나온 것은 다른 주문이었다.
오늘은 테마리를 가져오지 않았다. 또 터지는 꼴을 보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너는 지팡이의 끝단을 유달리 날카롭게 갈아왔다. 손가락을 들어 끝단을 지그시 누르자 살이 파고들고 피가 몽글몽글 맺힌다. 너는 눈을 휘며 털어내듯 대각선 방향으로 쐑 소리가 나게 휘둘렀다. 핏방울이 잠깐 흩어졌다.
"이노리랑 놀아요? 리덕토!"
처음 주문은 가장 근본적인 것이고, 두번째 주문을 준비하며 너는 달려나갈 준비를 했다.
"엑스펄소!"
발 하나를 뒤로 빼고, 지팡이를 휘둘러 주문을 외침과 동시에 폭발 뒤의 연기 뒤로 불쑥 나타났다. 체구는 작았지만 마법의 도움을 받아 폴짝 점프해서 나타난 너는 지팡이를 역수로 쥐더니 트롤의 팔, 정확히는 피부를 깊게 내리찍으려 했다. 이윽고 발로 피부를 박차고 지팡이를 뽑아내며 뒤로 공중제비를 돌았다. 비현실적인 광경만치나 너는 깔깔대며 즐거워했다. 비록 착지는 실패해서 바닥에 철퍽 엎어졌지만.
당신이 숨을 내뱉을 때마다 안개 같은, 쑥 연기가 자욱하게 드리운다. 일련의 의식을 치르는 듯한 그 과정을 본다. 당신의 향수를 불러오는 그 향은, 여전히 자신에게는 그저 매캐할 향일뿐이지만. 싫지는 않다.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스베타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밀어 넣는다. 소리 내어 웃는 대신, 초승달 꼴로 휜 웃는 눈으로 당신을 본다. 말을 할 때에는 몰랐지만, 당신의 말을 듣고 생각하니 부끄럼쟁이라니. 문카프와 정말 같다는 생각이다. 자기들끼리 무리 지어 다닐 것도 그렇고. 당신의 답은 작은 호기심을 부른다. "후부키는, 눈으로 덮여있나요?" 하며 묻는다. 후부키. 당신이 그리워하는 집을 말하는 걸까. 눈안개라는 단어에서 자신의 고향을 떠올리던 스베타는 호명에 눈을 반짝인다. 스베타. 아무에게나 알려주지 않는 자신의 애칭. 당신에게 알려준 것은.. 글쎄. 변덕이다.
너는 마주 웃으며 인간 문카프가 동물 문카프를 만나러 가는 것이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감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어쩐지 눈앞의 친구는 과제를 좋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느덧 장죽의 마른 쑥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김이 한층 사그라든다. 마치 장작을 때도 눈에 젖어 녹아들듯. 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후부키는 눈안개에 덮여있어요. 다들 그 안개를 두려워하지만 안으로 들어오면 계절이 있어. 신비한 동물을 지키려고 그렇게 했다고 들었어요."
그리운 후부키는 눈안개에 덮여있다. 어린 몸의 어깨와 머리 위로 눈이 소복하게 쌓일 때 어디선가 온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향하면 계절에 맞는 숲을 볼 수 있다. 그 안에서 너는 각종 신비한 동물과 함께 나타나 호롱불을 들고 손님을 안내했다. 다친 손님에게 안내를 하고 그날의 저녁은 히츠마부시. 제일 좋아하던 오챠즈케로 먹던 날. 그리고..아, 어떻게 생각해도 참 그리운 나날이다. 돌아올 수 없는 모든 것은 추억이 되기 때문이다. 너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딸랑이는 방울소리가 여름날 풀벌레 우는 소리에 섞여들어간다.
"스베타도 눈안개 좋아해요?"
네가 지금 보고있는 스베타는 꼭 겨울날 마른 나무에 봄날 바람이 찾아와 드는 것 같았기에 그리 물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그렇구나. 한국은 옛날부터 무과 시험을 볼 때 기마궁술에 진심이었으니까 이기지 않을까...사실 요즘 양궁도 압도적이지는 않다고 해. 선수들이 은퇴하고 전세계에서 감독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다고 했나...((잠과 더위에 취한 땃쥐)) 로아는 이게 RPG다라는 맛이 있어서 했었는데 통곡의 현생 때문에 못하고 있고:Q ((꼬옥되서 푸드득))
앗...이디야가 열렸더라면..((토닥토닥을 해요..)) 사실..((소근소근 목소리를 낮춰요)) 낮에 갔더라도 다시 오면 개인카페 사장님 입장에서는 기쁘답니다..부담이 되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얼마 없는 손님이 다시 오면 참 기쁘거든요. 오늘도 와주시고 또 와주셨네. 하고요. 먹던 것도 준비해주시는 분이면 사려심이 깊으신 분일 거예요. 아마 아무것도 안 묻고 가만히 계셔줄 거라 생각해요.😊
그녀의 집안은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간섭을 하지 않는다.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슨 일이 나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는게 일상이다. 그러니 그녀가 그동안의 사건과 근황이 담긴 편지를 보내도 몸조심하라는 내용과 먹고싶다던 간식거리를 보내주는게 전부였는데. 뒤늦게 소식을 들은 남매 중 한명이 극성을 부려 찾아왔었다.
"그래서 누군데." "알아서 뭐하게."
라온, 당과점의 카페테리아에서 두 남녀가 마주보고 앉아 신경전을 부린다. 여성은 두말 할 것도 없이 그녀고 남성은 그녀보다 나이가 훌쩍 있어보이는며 체구도 꽤나 듬직한, 딱봐도 성인이구나 싶은 사람이다. 그녀와 닮은 금안을 했지만 고운 은발이 아닌 초콜릿을 닮은 갈색머리를 한 남성은 자신을 쎄하게 째려보는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며 의미없는 문답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 사람을 가족으로서 인정할 거라고 생각해? 뭐가 켕기니까 그런거 아냐, 어?" "알아서 어쩔건데 그러니까. 마마도 파파도 아무 말 안 하는데 왜 파이만 그래?" "아무도 신경을 안 쓰니까 나라도 신경쓸라고 그런다. 너 어릴 때 생각하면-" "나 이제 열일곱이야. 그 때랑 똑같이 어린애 아니라고. 계속 그 때 얘기 할거면 내 얼굴 다신 보기 싫은 줄 알겠어."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엄포를 놓자 서늘한 분위기가 둘 사이에 흐른다. 그 말에 입을 다문 남성이 더이상 말을 못 하자 그녀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쓸데없는 짓 말고 조용히 돌아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는 그녀를 남성은 잡으려는 듯 하다 만다. 그 일련의 광경은 대화를 듣지 못해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이들에게 입방아 찧기 좋은 상황이었지 않을까. 이미 주변에서 수군수군대는 학생들도 있었고.
"...칫."
주변 분위기를 보고 영 찜찜한 기분이 든 그녀는 그곳을 벗어나 어디든 가려고 걸음을 서두르려 했다. 갈 곳을 딱히 정하진 않은 채 그냥 거기서 빨리 멀어지는게 목적이었다.
또 다시 당신이 고개를 저으면서 뒤로 물러난다. 한결같은 그 반응을 보며 묘한 장난기가 들었는지, 고개가 살랑살랑 저어지는 그 틈을 타 얼른 당신의 머리 위에 제 손을 올려놓았다. 자신이 손을 움직여 쓰다듬지 않아도 알아서 쓰다듬는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키득거리고 있었다.
"어머나. 굳이 그렇게 해야 하는 게 아닌데도~ 그래도 날 위해서 해 주겠다는 뜻이지? 그렇게 말해줘서 기뻐, 우리 여보야."
여보자기 하는 이 호칭이 이렇게나 자연스러우면서도 낯설지 않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허나, 그와 동시에 이번이 처음만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쭉.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공회전하듯 겉돌기만 하더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좀 더 부드럽고 유해졌을지도 모를 그 미소를 내비치며 어깨를 으쓱였다. 다정다감한 말투. 그렇지 않은 행동. 어울리지 않는 미소. 모든 것이 극과 극으로 다가오는 지금이 좋았다. 그렇다고 예전이 싫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애석하게도 주양은 한번 고백이 이어졌다고 예전에 느꼈던 기분들을 싹 잊을 만큼 머릿속이 꽃밭은 아니었다. 당장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정말 답답했고, 애가 탔으니까.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토록 간절하게 무언가를 바래본 적은 또 처음이었기에, 그때 느낀 답답함을 느껴보라는 것 마냥 당신에게 더더욱 몸을 밀착시킬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복은 절대 아닌. 결국 서로에게 좋을 뿐인 상황이 연출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못 써. 너무 과하게 깨물었다가 그 사람이 다시는 나랑 내기를 못 할 상태가 되면 어쩌려고 그래? ... 그래도 역시 그 편도 나쁘지는 않은데? 여보가 할 수 있는 만큼. 그 사람을 힘껏 몰아붙여봐?"
그렇다면 나는 그에 걸맞는 상을 다시 너에게 줄테니까. 진지하게 혼내는 듯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다시 비틀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평소와 다를 것 없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단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렇다면 역시 그것은 지금의 자신은 당신과 함께, 평행선에서 손을 잡고 놓아줄 수 없다는 닷 그 거리를 조금 더 가까이 하면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겠지. 그것 외에는, 자신의 모습은 그저 평소와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게 주양의 생각이었다.
가까워진 거리 만큼이나, 귀와 입의 거리도 가까워졌기에.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며 당신의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이고는 귓볼을 살짝 깨물며 짓궂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근데 지금은 나한테 물려버렸네?" 하는 말과. 그렇게 이야기하며 비열한 듯 얄미운 표정을 내걸어보이는 것은 덤이었다.
"으응, 그렇게 빤히 보고 있으면 부끄럽단 말이야~ 그리고 정말로 나한테 족쇄를 채울 생각인거야, 여보~? 그렇다면 나는 환영이지. 나중에 여보야의 가문에 놀러가게 될 날이 더더욱 기다려지는걸?"
괜히 부끄러운 척 하며 몸을 이리저리 비비 꼬던 주양은 이윽고 경박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족쇄라는 것은 차본젓도 없고. 그리고 차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으며, 찰 생각도 없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당신의 눈빛에서 스쳐지나간 소유욕을 보지 못했을때의 일이다. 그것을 봐버린 이상. 주양 역시 더 과감하게 굴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을 가지고 싶다는 그 마음이. 자신에게 애매함이 아니라 확신으로 다가왔으니까. 짧은 키스는 끝이 났으나, 이대로 거리를 떼버리기는 아쉬웠는지 주양은 한참동안 물러나지 않은 채 있었다. 생각해본다면 자신이 언제부터 주변에 대해 신경썼나 싶었다. 이래놓고 또 나중에 눈치를 잔뜩 보게 될 것이 분명했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 무엇도 신경쓰지 않은 채, 오늘 당신과의 시간을 완벽하게 끝마무리짓고 싶었으니까. 이대로 또 떨어지는 것은, 주양에게 아쉬움이라는 묘하면서도 큰 감정 기복을 가져다주었다.
"있잖아, 여보~? 나는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내가 엉성하게 군다면, 언제든 나를 집어삼켜주기야. 그리고, 너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휘두르는거지. 대신 그 반대의 상황이 오더라도 너무 날 원망하지는 말고~ 어때? 내기 하나 할래?"
내가 엉성하게 굴지 않는다는 데, 너를 걸게. 문맥상으로 참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꺼내놓고서 주양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러니까, 결국 이것 역시도 주양의 소유욕이 어긋난 채 반영된 이야기일 뿐이었다. 자신이 엉성하게 굴지 않고, 제대로 목줄을 쥔 채 길들일수만 있다면. 당신은 완벽하게 자신의 것이 될 테니까. 자신이 생각한것과 반대의 상황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결국 누구에게나 손해따윈 없을 내기였다.
"좋아~ 믿고 있을게, 우리 여보? 내가 마음에 안 든다고. 여길 콱 물어버리거나 하면 안 된다~ 알지?"
만약 그랬다간. 목줄에 입마개까지 씌워버릴거야. 별 생각 없이 던졌던 그 이야기가 문득 머릿속에서 묘하게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만 같아서. 저도 모르게 조금 위험한 미소를 지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잠시 동안은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싶었기 때문에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바로 들리지 않았다. 조금만 더 신경질이 심했다면 귀를 막고 마구잡이로 달려서 그 자리를 벗어나 아예 듣지 못 했겠지. 지금은 뛰지도 않고 그저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윤의 목소리를 뒤늦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금방이라도 뛸 듯하던 걸음을 늦추며 뒤를 돌아보자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뛰었는지 숨을 몰아쉬며 무슨 일이냐고 묻는 윤을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녀. 뭐라고할지 고민하듯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대답을 미루다가, 손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내린다. 그렇게 표정을 정리하고서 싱긋 웃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긴요. 아무 일도 없어요."
윤이 그 말을 믿든 아니든 상관없는 것처럼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듯 보이려 했다. 그래, 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그와 함께인 백설에게도 안녕, 하고 인사하곤 다시 윤을 본다.
"그러는 선배야말로 뭐하고 있었어요? 어디 다녀오는 길?"
그녀는 그가 왔을 방향을 돌아보는 시늉을 하며 어디 다녀오느냐고 되물었다. 연인...이기는 하나 서로 일정을 꿰고 있는게 아니니 이렇게 마주치면 뭐했는지 궁금할 법도 하다. 그런 척을 하며 아주 잠깐 당과점 쪽을 힐끔 보고, 언제 그랬냐는 듯 윤을 향해 생글생글 웃는다.
뒤로 물러나면서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드는 순간 머리 위에 올려지는 손에 단태는 눈썹 한쪽을 치켜올렸다. 꼭 머리를 쓰다듬는 것 같아서 기분이 미묘해졌지만 머리 위에 올라온 주양의 손목을 잡고 끌어내려서 머리 대신 자신의 뺨을 쓰다듬도록 유도하며 "과하게 물었는데 그정도로 다시는 내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밖에 안되는 사람일 것 같은데. 최대한 살살 아프지 않게 물어보도록 해보기는 할게." 방금 들렸던 말에는 대답을 덧붙히지 않은 채로, 단태는 그 뒷말에만 대답하면서 주양의 손바닥 안쪽에 입을 맞춘다.
일부러 이러는건가싶을 정도로 거리가 가까웠다. 떨어지거나 하지 않고 밀착해오는 행동은 단태에게는 그냥 넘길만큼 사소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샐쭉- 가늘어진 암적색 눈으로 주양을 바라보며 한번 더 입을 맞추고 손을 놓아줬을 것이다. 일부러 이러는 건가, 하는 단태의 생각은 주양의 행동에 의해 확신으로 바뀌었다. 분명하게 일부러 이러는 거라고. 처음 경험해보는 자극이 낯설지만, 하! 하고 짤막하게 건조한 웃음이 터졌다. 가스나가- 사람이 돌아버리는 걸 보고 싶은건가. 분명한 도발이었지만 단태는 어이없다는 듯이 다시 건조하게 입가를 당기며 떨어지지 않은 주양의 턱을 감싸쥐었다. "방금 한 도발, 제법 귀여운데 어디까지 도발하면 내가 돌아버릴지 알고 싶은거야, 달링?" 분명 가까운 거리였지만 단태는 끝까지 입을 맞추거나, 받은대로 돌려주는 행동을 해보이지 않았다. 나름대로 인내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족쇄 이야기는 네가 먼저 꺼냈잖아. 도망이라도 가려고 한다면 채울지도 모르지만- 뭐, 잘어울릴 것 같아. 발찌도, 족쇄도."
물러나지 않는 주양의 모습에 단태또한 거리를 떼거나 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더 해보라는 것처럼. 네 진심을 알고 싶고, 네가 어디까지 원할지 궁금하고 어디까지 자신에게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고 보고 싶었다. 소유욕과 집착을 어디까지 받아줄 수 있는지도.
"그 내기는 애초에 성립이 안될 것 같지만 어차피 그 누구도 손해보는 내기는 아니니까 괜찮은 것 같네. 좋아. 대신 내기의 기간은 한명이 죽는 순간까지로 할까."
암적색 눈동자를 깜빡이면서 단태는 낄낄 웃음을 터트리고 가까워진 거리를 더 좁힐 심산인지 이제는 아예 주양의 허리에 손을 대고 있다가 끌어당기면서 귀를 물었던 것을 되돌려주려는 양, 옆목에 얼굴을 대고 살갑게 부비적거렸다. "입마개까지 씌워버리면 나랑 입맞추는 건 포기한다는 뜻인가." 하고 능청스럽게 중얼거리면서 부비적거리던 걸 멈추고 얼굴을 떼어내며 주양과 거리를 벌리려했다. 여전히 주양의 손은 잡고 있는 상태였다.
별이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하늘을 바라본다. 때마침 걸터앉기 좋은 바위가 보여 그 위에 앉아 준비해온 필기도구들을 하나하나 늘어놓았다. 오늘 택영은 혼자였다. 지난번 문카프 관찰 때 억지로 끌려나온 일의 앙갚음을 하고자 이번만큼은 그의 쪽에서 친구를 끌고 나오려 했지만 맥없이 실패해버렸고, 차선으로 설미라도 데려가고 싶었지만 족제비 씨는 저녁잠 중이었기에 건드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결국 터덜터덜 혼자 걸어나와 지금의 상황이다.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예상보다 분위기가 으스스하지는 않았다. 이번 일에는 기척을 내지 않도록 조심히 행동하지 않아도 되기에 초롱을 챙겨들고 나왔더니, 등으로부터 은은하게 빛이 새어 어두운 밤 시간도 고즈넉하게 느껴질 뿐이다. 바람만 조금 더 시원하게 불었더라면 기분 좋은 운치가 있었을 텐데.
아무튼, 이제는 목적을 완수할 시간이다. 그는 하늘에 뜨고 지는 여러 신호들을 받아 종이면에 묘사해간다. 후덥지근하지만 쉬어가듯 느릿하게 흘러가는 미풍을 따라 잔잔한 곡조가 흘렀다.
노래가 이어지다 그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사람 없는 장소가 오랜만이라 마음이 편해졌는지 잠깐 정신이 딴 데로 샜다. 딴짓도 좋기는 하지만 할 일은 끝내고 나서 하자! 택영은 착착 뺨을 가볍게 두드리고 기록을 마저 이어갔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제출까지 내용을 조금 더 다듬어 다음날이 되어서야 칼에게 기록을 전달했다.
그는 보고서를 전달하고서는 별다른 말 없이 칼의 앞에 서 잠자코 대기했다. 듣자하니 기록을 전달하면 교수님이 그 자리에서 의미을 해석해준다 하던데, 사람이라면 호기심이 들기 마련이다. 정말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고 싶었다. 내색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묘한 기대감이 눈에 차있었다.
"객관식 문제가 쉬워, 주관식 문제가 쉬워?" 이노리: 이노리 둘다 어려워요? 그래도 객관식이 나아요? 정해져있잖아.
"네 생김새 중 가장 특이한 점은?" 이노리: 눈동자? 이노리 눈동자엔 설원이 있어요? ((방글 웃어요.))
"원하는 사람 한 명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면 어떤 자를 고를래?" 이노리: 와아! 이노리, 교장선생님을 조종해서 빨리 졸업해버려도 돼요? 아니면 저녁 담당하는 집요정 하나 조종할래요? 오늘 저녁은 히츠마부시 먹게 해달라 할래요! 히츠마부시, 이노리는 오챠즈케! ((신나보여요!))
"그래도~ 물론 우리 여보 말대로 그정도 가치밖에 없을테지만, 그런 쫌생이들이랑 붙으면서 열폭하는 걸 보는것도 나름 재밌는걸? 응. 우리 여보야 착하다~"
당신의 뺨을 열심히 쓸어주고 있던 손바닥에 입맞춤이 전해지고. 주양은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머리에서 제 손이 내려와질때만 해도 조금은 아쉬운 기분이 들었는데 그 아쉬움을 해소하고도 남을 만큼, 기분이 짜릿했다. 친한 사람을 만드는 것은 삶의 질을 달라지게 해주는 데 아주 큰 효과가 있다. 그러면, 그 이상의 사람을 곁에 둔다면. 삶의 질은 얼마나 큰 폭으로 바뀔지 감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지금껏 자신이 그럴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흥미가 끌리고, 진심으로. 청 이상으로 내기에 걸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이렇게 곁에 있었다는 건. 말로 다할수 없을 만큼 독특한 기분이었다.
이윽고, 당신에게 턱이 잡혔다. 순간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으나 결국 그것 역시 자신이 초래한 일. 의도하고 있었던 상황임을 인지하고는 주양은 다시 슬쩍 웃어보였다. '우리 여보, 박력있는걸? 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하며, 도발의 연장선을 이어나가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이렇게 쌓은 업보는, 분명 언젠가 또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겠지. 그 형태는 조금 다를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글쎄, 내가 도망갈 일이 뭐가 있겠어? 그래도~ 우리 여보야가 족쇄를 채워줄 날을 생각해본다면. 일단 그러는 척 하는게 여보의 진심을 이끌어낼수 있을테니까 한번 해볼까? 으응, 과찬이어라~"
말 그대로. 자신은 도망칠 생각이 없었다. 두번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그 일생일대의 순간을 자신이 붙잡았다. 그렇다면, 먼저 발을 빼는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다. 그래도 족쇄 이야기는 역시 자신마저도 혹하게 되는 부류의 것이었다. 뒤틀린 애정. 다른 형태의 애정.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위화감도 덜하고 좋아. 그렇게 느끼며, 한참 그렇게 거리를 좁힌 채 있다가. 불현듯 다시 입을 맞춰왔다. 먼저 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제 쪽에서 먼저 나아가는게 당연한 일이었으니. 짧은 입맞춤은 감질날 뿐이니까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쉽사리 입을 뗄 생각이 없어보였다. 한참 그렇게, 깊은 입맞춤을 하고 나서. 주양은 그제서야 입을 떼고 숨을 길게 내쉬며 히죽 웃었다.
"좋아~ 누구 한명이 죽기 전까지, 계속 해보자. 먼저 발뺌하면 알지~? 쫄튀다 그거? 그리고 괜찮아. 우리 여보야랑 키스할때만 입마개를 살짝 벗겨주면 되는 일이고~"
그때 날 잡아먹을 기세로 나와준다면 순순히 먹혀줄게? 하고. 요망한 마무리를 지으며 눈꼬리를 휘게 만들었다. 남들을 먼저 슬쩍슬쩍 건들며 인내심의 극한까지 치닫게 하고. 그리고 끝끝내 지켜가던 인내심이 폭발하는 그 순간을 지켜보며 비웃는 건 지금껏 자신이 해온 일이니까. 남들에게 했던 것과 비슷하게. 그렇지만,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하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냥 평소에 하던대로, 선따위는 지키지 않은 채 내달려서. 그 이상까지 보게 만드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으나 그것은 이후의 일.
"상관없어~ 갑자기 치고 들어오면, 나는 더 짜릿해질테니까. 아아. 이제 여보랑 잠깐 빠빠이 할 시간이구나~? 우리 여보가 주궁이 아니라는 게 엄청 아쉬운걸. 그래도. 다음에 또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테니까~ 그땐 진짜 의미대로의 데이트를 즐겨보자구."
오늘 한 약속. 잊으면 안된다? 하고. 당신 옆에 착 붙다시피 몸을 밀착시킨 채,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670 앟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래도 부끄러운걸..! 앗 쓰다담이라니 땃주는 나를 암살할 생각인건가.. (파스스)(?) 그래도 땃태 요망해지는건 좋다 최고다~! 지금같은 피폐땃태도 좋지만 요망해진 피폐땃태도 기대하고 있겠어 :D 막레는 천천히 주는거야~ 땃주도 화이팅! 줄여서 땃화! (???)
정말이냐고 되묻는 윤에게 그녀는 같은 대답을 번복했다. 솔직히 따져봐도 그녀가 그녀의 남매가 말씨름을 한게 대단한 일은 아니기도 하고. 그 원인이 윤에게 있다고 말한들 별로 신경쓸 것 같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럴 거라면 괜한 얘기는 할 필요가 없지. 너무 많은 말은 오히려 낭비였다.
오늘도 변함없이 까칠한 백설을 보고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한다. 시끄럽게 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가능한 소리를 적게 듣고 싶으니까. 백설을 보고 시선을 돌려 윤을 본 그녀는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가, 원래대로 되돌리며 같이 미소지었다.
"다행이네요. 저도 귀찮은 걸 감수하고 나온 보람도 있구."
남매의 전갈만 아니었다면 오늘은 라온에 나올 생각이 없었다. 그마저도 처음엔 무시하려고 했었는데, 무슨 소리를 하나 들어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나온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만나서 기분이 나아진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던 거다. 저번의 답례를 하고 싶다며 동행을 묻는 말에 그녀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이며 윤의 옆에 선다.
그와 보폭을 맞춰 걸으며 한 손으로 제 옷 위를 슬쩍 만지자, 잘 숨겨진 로켓의 감촉이 천 너머로 느껴졌다. 조금 손을 대고 있다가 내려 가볍게 뒷짐을 지고서 말한다.
"어머니랑은 무슨 얘기 한 거에요? 혹시 혼났어요?"
윤을 보니 일전에 만난 할미탈, 샤오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나서 말이다. 잔소리 한바탕 할 것처럼 보였던 샤오가 생각나 혹시, 하고 물어본다. 윤이 말하는 어머니가 진짜일거라곤 믿지 않으니까.
착하다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뺨을 쓸어주는 주양을 바라보고 있다가 단태는 암적색 눈동자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피식- 짧은 웃음을 흘렸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누군가의 행동에 너그러워지는 건 자신의 조카 외에는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조카외의 사람이 생기다못해 그 사람의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자신의 모습이 참 생소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보인 행동이었다. 턱을 잡은 건 위협의 의미는 아니었다. 주양의 말에 대해 화가 나거나 열이 뻗쳐서 한 행동은 더더욱 아니었다라고는 하지만 사실 약간의 위협이기는 했을 것이다.
도발을 계속 하면 입맞춰버리겠다는 행동이었다. 참을 필요 없다는 도발을 이어나가는 말에 헛웃음을 조금 흘려내기는 했지만 단태는 생각과 다르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쥐었던 손으로 주양의 턱을 손끝으로 쓸었을 뿐이었다.
"네가 진심으로 도망갈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지만, 도망치는 척 한번 해봐. 얼마나 귀엽게 보이는지 보고 싶으니까."
족쇄가 아니라 다른 짓을 할지도 모르고. 선천적으로 감정적인 문제가 있는 이상 제 3자의 눈으로 보면 정상적이지 않은 애정표현이었다. 그것도 마음을 확인하고난 뒤에 할 정상적인 표현방식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 누가 아무렇지도 않게 족쇄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입맞춰지는 바람에 단태는 말을 하거나 채 반응을 내놓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떨어트려놓거나 떼어놓지도 않았다. 입술이 닿는 순간에 짤막하게 웃음을 흘려내며 "잔망스럽기는." 하는 말을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깊은 입맞춤이 끝난 뒤 단태의 암적색 눈동자가 다른 곳으로 향했다가 조금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낄낄거리며 주양의 볼에 짧게 입맞췄다.
"키스할때만 입마개를 풀어줄 생각이면 애초에 입 막을때는 키스로 막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말이야. 나한테는 그게 더 좋을 것 같고."
지금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채 반응을 못한 거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꽤 익숙해질테니까. 주양의 말이 이어지고 옆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자, 단태는 이번에는 퍽 자연스럽게 고개를 움직여서 주양의 볼이나 귀근처에 입맞춰가며 능청스레 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나름 달달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주궁이 조금 앞에 보였다. "다음에는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하자." 그 전에 보고 싶으면 기숙사에 쳐들어갈수도 있지만, 하고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어조로 중얼거리며 주양에게 입맞춤을 하고 손을 떼어냈다. 다시 현궁까지 걸어가는 길이 꽤 길것 같았다.
//이렇게 막레를 주며 다시한번 더 잘부탁한다는 말을 하겠다:D 우리 주가놈...잘부탁해!
그녀의 예상이 맞았다면 맞고 틀렸다면 틀렸을 말에 그녀는 별거 아니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형식상의 어머니일 뿐이었구나. 아마도, 진짜 제갈 윤의 어머니겠지.
"충성이 과하면 성가셔지는 법이죠."
윤이 백설의 턱을 긁어주며 하는 얘기를 듣고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옷 속에 가려진 로켓을 떠올렸다. 늘린다는 말이 나왔다는 건 이것과 같은게 더 있을거란 의미일까. 애초에 유일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의 수족과 그녀를 걸고 넘어지길래 손을 봐줬다는 말을 들었을 땐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일일히 주제를 가르쳐주는 것도 번거롭겠어요."
그리 말하는 그녀도 약간 주제넘을지 모르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적어도 그녀는 그의 심기를 건드릴만큼 나댄 적이 없으니까. 글들처럼 맹목적인 충성을 바칠 생각도 없다. 애정이라면 썩어문드러질 만큼 줄 생각이지만.
"아."
심복에게 들었다는 말에 결국 혼났구나 라고 생각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샤오 씨, 정말 설교 했구나. 그녀는 왜 혼났는지 모르는 눈치의 윤을 보고 또 웃었다. 저번에 만난 걸 말할까 말까 하며 가는 웃음을 흘리다가, 선물을 사왔다길래 고개를 들어 윤을 보았다. 그 장난스런 행동도.
"선물이 뭐길래 그런 장난까지 치는 걸까요. 그냥 저 놀리려고 하는 소리는 아니죠?"
직접 꺼내라는 듯 손을 든 윤을 지그시 응시하며 이걸 어쩌지, 하고 고민한다. 겉으로는 뭔가 가지고 있는 거...같진 않은데. 사실 그가 선물이라는 어이없는 결말이어도 좋긴했다. 윤이 그런 장난을 칠까 싶지만. 어쨌든 일단 한번 찾아보기나 하자는 마음에 조금 머뭇거리며 손을 들었다. 어찌어찌 옷깃을 잡고 또 잠시간 머뭇거리다가 손을 움직여 그가 말한 주머니를 찾으려 한다. 그리고 뭔가 잡히면 이거냐는 눈빛으로 윤을 봤겠지.
내가 전주 이씨 집안에 입적되면서 겪었던 것은 텃세였는데, 이게 또 우스운 것이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른을 조잡하게 흉내 내며 으스대던 으름장이었다. 어른들은 아무런 말이 없는데도 아이들만 분개하니, 이는 가문의 모든 사람이 내게 과분할 정도로 잘해주기 때문에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는 것이 아닌가 싶어 저들끼리 쑥덕이고 심통을 낸 것이 분명했다. 그중에서도 유독 한 아이가 나를 시기하였고 무리를 지어 괴롭힘을 주동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가주 후계자로 거론되는 녀석이다. 독남으로 오냐오냐 자라 갖고 싶은 것을 모조리 가졌던 터라 인내심이 유독 없고 오만방자하던 녀석은 현 가주인 고모가 어느 날 굴러들어온 나를 애지중지 하는 것을 보고, 제 자리에 위협을 느끼다 끝내 그 질투를 참지 못한 것이다. 나는 고모가 손가락으로 치면 깨물면 반창고를 붙이고 옥 반지까지 끼워줄 정도로 끔찍하게 아끼기 때문에 집안에서는 절대 건드릴 수 없으나 제깟 덜 돌아가는 머리로 수를 썼으니, 간접적으로 계속 건드리는 것이 계속되는 것이다. 녀석의 대표적인 수는 아이들끼리 놀거나 하는 일에 나를 배제하는 것이었고, 저들만의 암호를 쓰며 나를 배척하곤 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잔 잔악하던 것은 놀 시간을 선심 쓰듯 알려주는 척하며 내게만 다른 시간을 알려줘 지각하게 했던 것이었다. 자기는 제대로 알려줬다. 으름장을 놓으며 나를 보고 숲에서 자라서 시간 개념도 없는 녀석이라고 다른 가문원 아이들 앞에서 폄하하기도 하는 것이 제법 어른의 엿먹이는 묘수를 쓸 줄 아는 녀석이었다.
어차피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이런 유치한 녀석들과는 안 놀아버리면 그만이거니와 창문을 열면 날아 들어오는 새와 함께 놀면 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아니면 그 이상한 고깔모자를 쓴 마법사와 함께 지루하기 짝이 없고 의미조차 없는 심리치료니, 뭐니 하는 짓을 하면 되는 일이었다. 내 유년 시절에서 녀석에게 할애할 시간은 없었고 입학이 다가와 바빴던 날이 많았다. 녀석은 내가 시간이 지나 무시를 할 때마다 이를 바득바득 갈았는데, 나는 그조차 무시해버렸다. 그게 편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식으리라 믿었다. 그렇게 녀석들과 어울리지 않는 내 나름의 수로 계속 방어하면 좋으련만, 중요한 가족 행사에는 가끔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고모께 가기 싫다고 하여도 그래도 할아버지를 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나를 어르고 달래 데려가곤 하였다. 그런 중요한 때마다 녀석은 내 한복의 소매를 죄 찢어놓는가 하면 남들 보는 앞에서 넘어지는 척하며 내 머리에 음료수를 쏟곤 했으니 그 참 영악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전자는 녀석의 반려동물이 벌인 짓이라 하면 되는 일이며 후자는 당연히 한창 넘어질 나이의 코흘리개 아이들이라 '실수였어요' 나 '제가 잘못했어요' 한마디면 끝나는 일이라 그 점에서는 내가 반박하기도 마땅치 않아 유일하게 기세가 등등하였다. 복수하기에도 그 치졸함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도 없거니와 나는 이 또한 녀석이 행복하였으면 되었다 하고 넘어갔다. 훗날 나도 행복할 선택을 하면 되는 일이고 아직은 때가 아니라 너른 아량을 베푼 셈 치면 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1학년 입학 당시 고모는 녀석에게 '너는 지금부터 우리 이씨 가문을 대표해서 가는 아이고, 누리는 후부키 가문을 대표해서 가는 아이니, 서로에 대한 것을 함부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 했다. 녀석은 후계자 자리에 여전히 집착하여 고모 말이라면 철석같이 지킬 녀석이라 내가 따로 언질을 건네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생각했다. 그렇게 내가 후부키 이노리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여러 기숙사 중 현궁을 택하였을 때 그 녀석은 백궁 하나만의 선택을 받았다. 고작 하나의 선택임에도 그놈의 순혈이 뭔지 내가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양 의기양양하게 다녔으니, 그 안에서도 또 무리를 지어대는 것이다. 나야 뭐 현궁의 얼음 호수나 금지된 숲 근처에 틀어박혀 있어 마주칠 일도 거의 없었으며 만난다고 하더라도 수업 때만 가끔 마주쳤으니 그 녀석도 내게 말도 걸기 전에 친구들이 데리고 가버렸기에 서로 영양가 없는 기 싸움을 할 시간이나 여력도 없었으리라. 적어도 내 딴엔 그랬다는 소리지 녀석은 심성이 고약하며 기가 펄펄하고 이젠 보는 어른조차 없기에 기숙사 방에 들어오면 꼭 부엉이 한 마리를 보내 계속 내게 협박을 하던 것이다. 오늘은 무엇이 마음에 안 들었으며 학교생활을 편히 보내고 싶다면 처신을 잘하라며 으름장을 놓는 것을 보면 참 우습기만 한 일이다. 당연히 그럴 때마다 나는 고모가 제발 답장이라도 해달라며 안달복달을 하며 보낸 편지와 함께 죄 태워버리며 침묵으로 일관하곤 하였다. 제깟 것이 아무리 교내에선 제한할 가문 사람이 없어 날뛰어도 늘 그렇듯 무시하면 되는 일이었다. 놈이 내 발을 걸어 넘어져도, 내 마법 약에 괴상한 재료를 몰래 넣어도, 내가 미쳐버렸으니 하는 이상한 소문을 퍼뜨려 학교생활을 불편하게 만든다 해도 졸업까지만 감내하면 되는 일인 것이다. 녀석이 행복하면 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 생각을 번복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학기 중이며 내가 6학년에 올라갔을 때다.
나는 드디어 6학년이 되어 졸업을 앞두게 되었다. 몇 번째 왔는지도 헤아릴 수 없는 편지를 불태우며 내 멋대로 살아온 것이다. 벗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장의사 녀석이 선물해준 장죽에 쑥을 넣어 대놓고 뻑뻑 피워대기도 하고 아닌 밤중에 종이우산을 쓰고 뛰어다니기도 했으며 기어이 방종에 가까운 생활을 해내고 말았으니 그동안의 변화도 제법 많다. 나는 제법 학생들 사이에서 귀여움을 받았고 그 녀석도 머리가 좀 크니 나를 괴롭히던 빈도가 줄어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마냥 방심하고 살았다. 늘 그렇듯 기숙사 방에서 편하게 쉬고 있더니만 간만에 오는 부엉이의 부리에 글쎄, 또 괴상한 편지가 딸린 것이다. 나는 편지를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그날따라 불길함이 풀풀 피어올라 편지를 불태우지 않고 뜯었으니, 그 안의 내용은 내가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아 올린 내 인내심을 모조리 박살 내는 것이다. 편지의 내용을 용납하기엔 내 인내심은 아주 부족했고, 아무리 후부키의 온화한 성정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그 피마저 들끓게 하였다. 내 가장 큰 비밀을 동네방네 떠들어 졸업을 아예 없던 일로 해버리겠다는 말은 중요하지 않다며 심신을 가라앉혔다. 어차피 발설하는 순간 녀석도 평생 무덤 속에 썩혀 졸업을 못 하게 만들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분을 삭이며 나는 들끓는 피를 겨우 참아내고 넘어가기로 했다.
문제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이 끝난 날이었다. 에반스 그린폴드 교수님이 크루시아투스와 임페리우스, 거기다 살인 저주를 얘기하다 칼 선생님과 혼인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진 날이었다. 흥미롭던 수업이 끝났다. 정확히는 수업이 끝나고 복도로 나가기 전의 일이다. 나는 질문할 것이 있어서 학생들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각 저주에 대해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잘하면 역마법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고, 그 이전엔 내가 생각한 가설이 들어맞아야만 했다. 그렇게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더니 녀석은 수업이 끝난 내 책상 앞으로 굳이 지나가며 6년 동안 마시던 맛대가리 하나 없는 주스를 쳐서 엎지르고야 마는 것이다. 기껏 열심히 필기한 것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더럽혀진 것도 있지만 나는 엎질러진 주스를 보며 들끓는 속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는 지난 밤의 일도 있었으나 이 주스는 오늘 마실 수 있는 마지막 분량이었으며, 고모가 주실 것은 아무리 빨라도 다섯 시간이 지나서야 오기 때문이었다. 그 안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미처 녹지 못한 내용물을 손으로 쥐며 나는 녀석의 사과를 기다렸다. 그래도 사과만 한다면 봐줄 요량이 있었다. 재빨리 기숙사 방에 돌아가면 되는 일이고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도를 나서는 것이다. 되레 날 보고 비웃는 표정을 지으니, 오늘 너 한번 엿먹이고 끝내겠단 고약한 심정은 안 봐도 뻔했다.
그래서 나는 달려 나가 녀석의 머리채를 부여잡아 바닥에 깔아 눕혔다. 그동안 많이 참아오던 것이 기어이 폭발한 것이다. 내가 달려가 뒤통수에 달린 머리채를 휙 잡고 그대로 다니자 녀석의 뒤통수가 바닥에 쿵 찧는 소리를 냈다. 어찌나 큰 소리인지, 작은 체구치고는 무시무시한 힘임을 짐작게 했다. 잉크병이 엎질러지고 깃펜이 땅을 구른다. 양피지가 공중에 흩날렸다. 녀석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나는 녀석의 몸 위에 올라타 주먹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벌어진 폭력의 현장에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몰려들었다. 녀석이 비명을 지르고 반항을 해도 내 주먹이 멈출 리가 없었다. 6년 동안 참았던 울분을 쏟듯 주먹은 얼굴에만 집중했다. 잘난 듯 웃는 얼굴이 이젠 꼴도 보기가 싫었다. 녀석이 허우적거리던 손에 채여 가면이 벗겨지고 다른 학생들이 말리려 들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을 휘둘러댔다. 기어이 녀석의 코뼈가 으스러졌다. 딱 하고 뼈 부러지는 소리와 찢어지는 비명이 울리고 질질 흐르는 피 사이로 나는 한 손으로 놈의 목을 꽉 쥐고 다른 손으로는 지팡이를 꺼내 이마에 꾹 눌렀다. 그러자 목을 쥔 손이 새하얗게 물들지 않던가. 날 선 지팡이 끝이 이마의 살갗을 파고들자 학생들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나고 녀석이 몸을 잔뜩 긴장한다. 이대로는 어떤 마법을 써도 머리가 터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이 교수님과 사감 선생님을 부르러 달려가는 사이 녀석은 벌벌 떨었다.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아무리 내가 보살이라 하여도 가문원이 다 알다시피 자비롭지 않고 할아버지껜 부모, 자식 다 잡아먹은 불쌍한 녀석이란 소리를 들었을 정도의 사람인데, 그런 내 성정을 끝까지 건드리던 오만방자한 자의 최후가 무엇이겠는가. 녀석은 그깟 자리 하나에 욕심을 내 질투하는 머저리에 대가리 안 돌아가는 불쌍한 녀석이었다. 그렇다고 내 자비를 주기엔 앞서 서술하였듯 자비롭지 않은 자였다. 나는 고개를 확 내려 녀석과 눈을 마주쳤다.
"오블리비아테를 써줄까, 봄바르다를 써줄까. 제가 도련님께 선택할 기회를 주니 제법 자비로운 처사 아니겠습니까."
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녀석이 대답도 못 하고 흰 손에 목이 졸려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거슬려서 빨리 끝내버리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입을 벌려 봄바르다의 바까지 발음했을 때 누군가가 나를 콱 붙잡아 녀석에게서 멀리 떼어둔다. 그런데도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이 풀릴 일은 절대 없었다. 나는 하도 흥분했는지 새빨갛게 충혈이 된 눈으로 방해한 사람을 쳐다봤고, 누군지 알아봤어도 그새 날카롭게 뻗은 손톱으로 녀석을 붙잡기 위해 몸을 계속 바둥거렸다. 기어이 몸을 쫙 뻗어 녀석의 옷깃을 잡았을 때 제발 그만하라는 목소리가 날카롭게 고막을 쫙 때리는 것이 아닌가. 머리가 일순 시원해지고 일말의 이성을 찾았음에도 결국 짐승처럼 울부짖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거 놔!!" 하고 말이다. 추후 녀석이 병동으로 옮겨지고 그 일이 가문까지 퍼졌다. 고모와 사감 선생님께서는 각각 교실 안의 상황을 보고 녀석의 후계자 자리를 박탈하고 내가 왜 그랬는지 상황을 이해하는 눈치였지만 이번 일은 심했다 하지 뭔가. 하늘에 맹세컨대 나는 절대 심하지 않았음에도 고작 한 번의 악행을 저질렀다고 그간의 인내와 선행이 수포가 되는 것이다. 대체 왜 그렇게까지 했냐는 질문에 나는 그날따라 색채가 더 짙어진 것 같은 눈동자로 허공을 올려다보곤 눈알을 긁어내듯 손톱을 최대한 세워 얼굴을 좍 그어내며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짐작이 아니라 아마 정답일 것을 알고 있었지만, 더 묻지 않으니 그녀도 따로 말하지 않았다. 그저 어깨를 으쓱이고 글쎄요? 라는 말로 애매한 태도를 보여 무언가 아나보다 싶게만 만든다. 이런 장난 정도는 그냥 넘어가주니까. 덕분에 다음에 샤오를 만나면 할 얘기가 생겼으니 그녀로서는 이득 밖에 없었지.
"다른 방법이 뭔지 궁금한데, 알려주면 안 돼요?"
윤이 찾아보라는 선물을 찾으며 대화를 주고받다가 손끝에 걸리는 무언가를 잡아 꺼내본다. 이런게 있었구나 싶은 작은 상자였다. 이게 선물이 맞는 듯 그가 상자를 가져가 열었다. 의문으로 가득한 그녀의 눈에 보인 건 동그란 보석이 장식된 반지 한 쌍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반지 상자였구나. 내용물을 보고서야 상자의 정체를 깨달은 그녀는 다시금 떠오르는게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반지가 선물이라는 건가?
"어... 으응..."
그녀는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도 지금 상황이 얼떨떨했다. 뭐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싫은 건 아니었다. 싫을 리가 있을까. 악세사리라면 줘도 구석에 처박아 놓던 그녀지만 그의 심장인 로켓만은 이음새 없는 줄로 걸고 다닐 정도다. 그런데 윤이 직접 끼워준 반지를 어떻게 싫다고 할까. 행여나 반지가 빠질까 손을 살짝 쥐고서 가만히 반지를 바라보고, 뒤늦게나마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지금만이 아니라 계속 이것만 있어도 좋을 거 같아요. 그래도 선배가 다음을 말한거니까, 꼭 지켜야 해요?"
반지의 가치가 어찌됐든 그가 직접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건 미래가 있다는 의미기도 하니.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말한 후 눈웃음을 짓고있는 윤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준다. 처음은 아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을 가득 담아서, 라고 할까. 바깥이 아니었으면 볼이 아닌 입술에 좀더 진하게 해줬겠지만. 지금은 가볍게만 하고 아직 상자에 남은 반지 하나를 보고 윤을 보며 묻는다.
"선배도 낄 거에요? 그럼 제가 해줄래요."
그녀는 받은 걸로도 충분해서 꼭 그가 한쌍인 반지를 끼지 않아도 불만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껴준다고 하면 정말 기쁠 것이고, 그가 해준 것처럼 그녀도 그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싶었다. 그리고 가능한 빼지 말았으면, 하고 조용히 생각하겠지. 그런 내심을 가라앉히며 윤을 바라본다. 지금은 얼른 반지를 끼워주고 안기고 싶을 뿐이었다.
눈을 떴을 때는 어두운 공간이었다. 공간 자체에서 이질감이 느껴지고 내가 서있는 것인지 아니면 공중에 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고 양 옆으로는 얼마나 넓은지, 위 아래로는 얼마나 높은지도 알 수 없었다. 레오는 '꿈이구나' 하고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보통 꿈을 꿈이라고 인지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잠에서 깨던데- 레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여차하면 잠에서 깨겠지 라는 느긋한 생각으로 바닥에 누웠다. 역시나 이질감이 느껴진다. 누워있긴 했으나 등을 받쳐주는 것인지 아니면 공중에 누워있는 것인지 헷갈리는 이상한 감각.
" 여유있네. 너 다워서 좋다. "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 레오는 어차피 자신의 꿈인데 별 일 있을까- 싶은 생각으로 '어- 그래.' 하고 대수롭지않게 답하며 일어나 앉았다. 새카맣게 어두운 공간에서 발소리를 내며 걸어나오는 여자아이. 왼쪽 눈에 보이는 흉터가 인상적이었고 건강한 흑발과 표범을 연상시키는 노란 눈동자. 아, 나구나. 레오는 '오~' 하고 조금 신기한듯 자세를 고쳐앉았다.
" 누구냐고 물을 필요는 없는것같고. " " 그렇지. 보시다시피 나는 너야.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네가 없는것처럼 치부하던 너. " 아, 네- 그러시구나- " " 조금 더 솔직한 모습의 너. 필터링되지 않은 너. 순수하고, 날것 그대로인 모습의 너. 남들한테 보여주기 싫고 보여줄 수 없고 꾹꾹 눌러담은 감정이나 기억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너의 모습. 그게 나야. " " 무슨 소리를 하려고.. "
꿈 속의 레오는 레오의 앞에 앉았다. 그리곤 빙글빙글 웃었다. 레오는 조금 당황한듯 거리를 두려고 했으나 레오는 손목을 잡아 제 자리로 끌고왔다.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레오는 물었다. 레오는 빙글빙글 웃을 뿐이었다. 잠깐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이질적인 공간이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무슨 느낌일까, 레오는 어렵지 않게 기억해낼 수 있었다. 하늘이 낮아져서 숨쉬기가 힘든 기분. 입 안에 쓴 맛 사탕이 굴러다니는 기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그런 기분.
" 조금 더 솔직한 시간을 가지는게 좋을것 같아서. 너, 원망스럽지? " " 다짜고짜 뜬금없이 무슨 소리를- " " 나는 너야. 거짓말할 필요도 없고, 숨길 필요도 없어. 조금 더 편해지면 좋잖아? " " 아니 그러니까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니까? 아무리 네가 나라도 나는- " " 쳐죽여버릴 수 있어- 라고 하려고 했지? 자, 시간을 조금 뒤로 돌려보자. 나는 너고, 너는 나니까 긴 설명은 필요없어. 우리가 어딜 보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까. "
페이스가 완전히 넘어갔는지 레오는 조금 벙찐 상태로 시간을 돌려보자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역시 나는 나라는건가. 어떻게 생각할지를 알고있으니 빠져나갈 구멍을 주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할지를 알고있으니 페이스를 몰고올 수 있다. 조금 뒤로 돌아간 시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듯이 한 장면 한 장면이 기억난다. 처음으로 크루시오를 맞았던 날, 두 명의 탈을 만나 크루시오를 맞고, 섹튬셈프라를 맞고, 이상한 동물에게 찢겨 죽기 직전까지 갔던 날. 레오는 보고싶지 않다며 고개를 돌리려고 했지만 레오는 그것마저 알고 있었다는듯 앉아있는 레오의 뒤에 앉아 슬그머니 끌어앉고 턱을 잡아 고정시켰다. 영화관의 스크린처럼 흘러가는 장면들을 보면서 레오는 가만히 속삭인다.
" 그렇잖아. 억울하고, 원망스럽잖아. 증오스럽잖아. 왜 나만 이런 꼴을 당해야했는지, 왜 그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았는지. 그렇지 않아? " " 아니, 아니야. 상황이 상황이었고 싸우는 도중에도 두 명이나 내 신변을 걱정해줬어. 이후에는 다들 그랬고. " " 아니, 아니야. 솔직해져야해. 더 솔직해져봐. 네가 그런 꼴을 당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 혼자서 피를 흘리고, 혼자서 죽어가고, 혼자서 몸이 찢기고, 혼자서 아파해야할 정당한 이유가, 있어? "
레오는, 대답하지 못했다. 애써 무시하고 애써 감춰두었던 그런 것들.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부정적인 에너지와 부정적인 감정들. 레오는 어렸을 때 배운 가문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wie ein Stahl, 강철처럼. 주변이 뜨거울 땐 같이 뜨거워지고 차가울 땐 같이 차가워지는 강철처럼 주변의 상황에 물들어 유연하게 대처하고 강한 자에겐 강하게, 약한 자에겐 약하게 대응하는 사람이 되어라. 쉽게 주변 상황에 물들어버린다는 것은 부정적인 기운이 감돌면 그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부정적으로. 뒤에서 레오를 끌어안은 레오는 볼을 부비면서 귓가에 속삭였다.
" wei ein " " Stahl.. " " 하나씩 얘기해보자. 너무 무시하고 살면 그것도 안 좋으니까. 어차피 나는 너고 너는 나야. 네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는 내가 가장 잘 알아. 그리고 네가 그 말을 하고싶지 않아하는 것도 알고있고 결국은 그 말을 해야한다는 것도 알고있어. 그리고 널 어떻게 도와야 할지도 알고있지. "
레오도 알고있다. 레오는 레오고 레오는 레오니까. 어떤 말을 할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있다. 레오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속에 있는걸 끄집어내라는 이야기겠지. 나는 너고, 너는 나니까. 결국 이게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너의 말을 따르고 싶다는 것을 나는 나는 알고있고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을테니까.
귓가에 속삭이는 부드럽고 맑은 목소리. 볼에 느껴지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감촉. 머리카락의 조금 간질간질한 느낌까지. 너는 완벽한 나구나. 나는 완벽한 너였구나. 레오는 한 번더 고개를 끄덕였다. 레오는 레오의 목에 팔을 두르고 다시 귓가에 속삭였다. '할 수 있지?' 라고. 레오는 '어차피 답을 알고 있잖아.' 하고 답했다. 너는 나고, 나는 너니까. '시작할게'라는 말과 함께 레오는 한 단어, 한 단어씩 물꼬를 틀어주었다. 한 단어씩 물꼬를 틀어주면 레오는 감춰두었던 감정을 꺼내고, 묶어두었던 말을 풀어낸다.
" Why " " Why was it easy for you "
" Did " " Did I deserve the abuse? "
" I " " I can't believe I let it "
" Not " " Not what I wanted "
" See " " See through your bullshit "
" Your " " You're so dramatic "
" True " " True to your form of "
" Face " " Every consequence "
" Un- " " Unintimidated "
" -til " " 'Til the very end "
" It " " It'll never happen "
" Was " " " Was it all a lie? "
" Too " " Many motherfuckin '"
" Late " " That's what you do best "
" Lie " " That's what you do best "
속에 있던 말들을 잔잔하지만 거칠게 전부 쏟아냈다. 부정적인 기운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전부 쏟아냈다. 원망과 증오 억울함과 분노 짜증과 화. 전부 쏟아냈다. 레오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말만 했을 뿐인데 숨이 거칠어짐을 느꼈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 리얼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을때 레오는 가만히 레오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하나가 남았어' 하고 말했다.
"Nero " " Forte.. "
검고 강하게 그리고 강철처럼. 숨이 더욱 거칠어졌다. 하늘이 낮아서 숨쉬기가 힘든 수준이 아니라 하늘이 무너져 내려 숨쉬기가 힘들어진 듯한 느낌.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거나 속을 게워내고 싶다는 느낌. 레오는 잘했어, 하고 한 마디를 남기며 조금 더 세게 끌어안았다. 레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거칠게 숨을 쉬었고 이상한 이질감과 불쾌감에 사백안을 뜨고 호흡을 가져오려 하고 있었다.
"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잖아? 억울하고, 화가나고, 원망스럽고, 증오스럽고. 그 부정적인 감정들. 삼키지 말고 뱉어. 조금씩 뱉어도 좋아. 로아나는 강철처럼 쉽게 물드니까 쉬울거라는거 알잖아? " " 그랬다가는... " <clr black black"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게 나쁜건 아니잖아? 복수는 해야지. 누가 널 한 대 때리면 열 대는 때려줘야하잖아. 살을 취하려하면 뼈를 뺏어야하잖아. 묻어두지마. 다른 사람도 아닌 '나'니까 넌 할 수 있어. 그렇게 해야해. "
레오는 레오의 볼을 쓰다듬었고 '이제 갈 시간이야' 하고 말하며 레오의 앞으로 왔다.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자신의 모습에 짐짓 당황할 뻔 했지만 레오는 그럴 틈도 없어보였다. 레오는 천천히 다가와 레오를 끌어안고 가만히 등을 토닥였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푹 잔듯 개운한 기분이었지만 뱃 속이 간질간질했다. 이 느낌은 싸움을 시작하기 전의 느낌. 내가 아픈 만큼 상대를 아프게 하고싶고 내가 맞는 만큼 상대를 때리고 싶고 내 피를 흘리는 만큼 상대의 피도 흘리고 싶게 하고 싶은 이 느낌은 싸움을 시작하기 전의 기분이다. 화, 증오, 분노, 원망 따위의 부정적인 에너지들. 가만히 누워있던 레오는 한 차례 눈썹이 꿈틀거렸다.
렝이의 독백! ((읽고와요!)) 어쩐지 렝이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같이 차근차근 정리하는 그 묘사가 너무 좋아요!🥰🥰 단어 하나씩 제시하고 하나하나 답하는 그 부분이 특히 인상깊네요. 어쩐지 네 마음을 더 봐봐, 심연까지 봐봐! 네가 보고 인정해! 하는 그 느낌...짜릿해요...
일단 노리 독백. 맞아 감쌤 노리 기숙사점수 안 깎아도 된다 저런건 얼굴에 섹튬셈프라 50만번 맞아도 싸다..!! 왜 어째서 노리가 잘 마시는 주스를 엎어놓고 사과도 안 하는가 확 그냥 쭈 가지고 핀파 날려버릴라.. (????) 텃세 부리는 가문 사람들도 너무했구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한 역마법은 뭘지 궁금하다!
그리고 렝이 독백. 일단 분량 아주 엄청 감탄스러운걸..!! 꿈 속 공간이랑 감각 묘사 사실적이라서 마음에 들어 :) 흐흑 싸울때 조금 더 렝이 신경써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구.. 또 미안한 그런 느낌...! (그랜절)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 하나하나씩 다 하는거 완전 분위기있고 최고야 역시 우리 아가표범 멋져~~!
노리는 어른들이 좋아하다보니 어린아이의 치기어린 질투였답니다. 내가 받던 사랑을 쟤가 갑자기 와서 다 받아가네? 이러다 내 가주 후계자 자리까지 쟤가 뺏어가는거 아냐? 그건 싫어! 미워! 그런 느낌이었어요. 물론 정도가 심했지만요...🙄 지금은 후계자 자리도 뺏기고 순혈이 우월하다 발언했던 것도 전부 들켜서 찬밥신세가 됐답니다. 현 가문 정세는 친머글, 친혼혈주의 및 화합 추구니까요.😊
>>749 아주 그냥 가차없는거에요 :ㅇ!! 참지 못할거야 :ㅇ!!!!! >>750 앟 잉주 어섭셔~!!! 다른 사람이면 못했겠지만 레오와 레오니까 가능했던것 :ㅇ! 이런걸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나와 내가 마주앉아서 이..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고 해야하나? 더 깊이깊이 내려가서 밑바닥까지 보고오라는 그런느낌! >>751 분량이 너무 많아서 부담됐던 한 사람이 여기 있읍니다.... 아임당!!! 잘못은 다이스에게 있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사실 그보다도 그 때 싸울때 너모너모 짜릿했고.. 그러니 만족 :ㅇ!!
>>752 아이고.. 아무리 어린 나이였어도 너무 과했지! 역시 업보는 쌓은 것 이상으로 돌려받는게 옳은 일이니까, 결과적으로 찬밥 신세가 된 그 사람의 모습이 아주 엄청 꼬소한걸~! (뿌듯) 사이좋게 친하게 가자 주의구나. 바람직해! 잉이가 나중에 가주 된다면 분명 잘 이끌어나갈수 있을거야! :) 앗 앗 선생님 풀어주세요 풀어주신다면... 쭈주의 사랑을 한가득... (잉주:쭈주 나가요)
>>754 괜찮아! 분량이 많으면 내가 읽을거리도 덩달아 많아지구 결과적으로 내 눈이 즐거워지니까 아주 만족스러워~! :D 흑흑 맞아 다이스가 잘못했었어 진짜.. 어떻게 1이 그렇게 자주 떠줄수가 있었냐구... (이벤때 떠올리고 흐릿)(얼감) 만족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러니까 만족한 렝주는 쮸아아압이야! (?????)(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압)
>>773 땃태 전용 입마개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어감이 이상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짐)) ((쭈의 폭풍키스면 뭐 잘 지내렴 땃태야. 좋은 게 좋은거다)) 유노랑 모니카랑 둘다 똑같은 얀데레잖아ㅋㅋㅋㅋㅋ전부 싹다 죽이거나 아니면 데이터 삭제가 다른 것뿐이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어느쪽의 쭈든 좋다. 둘다 내놔(?)
이씨 가문의 후계자 후보였던 이한서는 병동에서 퇴원하여 기숙사 방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 미친 새끼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도 주먹을 휘둘러서 코뼈가 부러진 것이다. 감히 자신에게 이런 짓을 한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더 분했다. 원래 모두 자신의 것이었는데, 그 새끼가 뺏어놓고 불쌍한 척을 한다. 그는 감히 굴러 들어온 되먹지 못한 촌놈에게 응당한 벌을 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오늘 기어오르는 꼴을 보고 결심이 섰다. 이 일은 절대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내일 아침이 밝으면 녀석의 모든 비밀을 폭로해서 학교에서 졸업은 커녕 아즈카반에 떨어지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는 기숙사 문을 열었다.
"오셨습니까, 도련님."
그러자 바로 날카로운 손톱과 하얀 하오리가 보이지 뭔가. 방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익숙한 모습에 한서는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미친 것이 왜 자신의 방에 있는 것인지 당최 알 수 없었다. 그것은 호롱불이 일렁이자 그림자가 길어지고 짧아지기를 반복했다.
"네가 왜 여기있어?" "제가 여기에 있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셨습니까?" "너 설마.." "못할 것이 무어 있습니까. 제가 아무리 생각하여도 이번 일은 쉬이 넘어갈 수 없어 무례를 범하였습니다." "네가 뭔데 넘어갈 수 있느니 마느니를 정하는데?" "아시지 않습니까."
새하얀 눈동자와 함께 그것이 지팡이를 소맷단에서 꺼내자 그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까 전의 봄바르다가 떠올랐다. 머리를 터뜨리러 왔을 것이다. 맞서 싸우면 되는데 그 충격이 너무 컸다. 죽음의 공포를 직면했지만 이겨낼 수는 없던 사람인 것이다. 그것이 미소를 지었다. 일전에 가주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있다.
─ 한석아. 예, 가주님. ─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아이는 괴롭혀선 안 된다. 어째서요? ─ 그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 그러느냐. 저는… ─ 한석아, 너는 의도를 가지고 자연을 해하려 드느냐? 아뇨, 그럴 리가 있습니까. ─ 그렇다면 나의 말을 이해하는 날이 올 게다. 그러니 다시는 음료를 쏟거나 하지 말거라. 자연을 해하는 행동이다.
후부키는 자연 그 자체다. 이들은 자연 그 자체이자 그 변덕마저 물려받았다고. 지금 저것이 딱 그렇다. 한송이의 눈꽃이지만 금방이라도 눈사태를 일으킬 것 같다. 저것이 위로 툭 떨어지면 손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는 숨을 가쁘게 쉬었다.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한걸음씩 다가오더니 눈앞에 지팡이를 척 겨누는 것이다. 그는 억 소리를 내며 온 몸을 속절없이 떨었다.
"저는 현재 이씨 가문에 소속되어 있으며, 어떠한 직위도 가지지 아니하고 있어 고모님의 권한이 절대적입니다. 헌데 도련님께서 저에 대한 고모님의 명을 어기셨으니 제 선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네가..그게, 그, 장난이었어! 장난." "장난이라."
지팡이가 이마를 꾹 눌렀다. 호롱불의 흔들림이 멈추자 그림자가 일순 길어지며 흰 눈이 가늘게 찢어지듯 미소를 지었다.
"쉬이. 조용히 하시지요.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말이 많은 자를 싫어합니다. 하여 제 패밀리어도 제가 찢어죽이지 않았습니까." "난, 난 몰라!" "아름다운 꽃도 언젠가는 져 버리거늘..우리가 사는 이 세상 누군들 영원하리. 구관조를 직접 훈련시키셨다 들었습니다. 이걸로도 제가 어찌나 화가 나던지..3년동안 꾹 참았는데 잘 되었지요. 도련님은 죽은 제 쌍둥이 이름이 그리도 재미나셨습니까?"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잠시 그가 떨기를 멈춘다.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그저 저것을 놀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왜 죽은 쌍둥이 이름이 나오는 건지 당최 알 수 없었다. 손을 들어 뭔가 말하려 하는 순간 지팡이가 이마를 깊게 파고들었다.
"누구보다 잘 아실 터인데요. 제가 그 입을 찢어 귀에 꿰어드려야 조용히 하시렵니까. 도련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분이시지 않습니까. 죽은 쌍둥이의 이름을 가지고 놀릴 정도로 말입니다. 이로하는 목이 양단나여 죽었거늘 그것이 우스웠냔 말입니다." "너 진짜 무슨 소리야! 이로하는 살아있잖아!" "무슨 소리람."
그것이 웃었다.
"얘, 이로하는 그날 죽었어. 너도, 가문원도, 모든 사람들이 앞으로 영영 모를 일이지. 왜 고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이 나를 비호한다 생각해?"
>>788 휘둘리는 땃태지만 사실 그렇게 유도하는 걸지도 모르지?:D 피폐하다는 건 그런 느낌아닐까? 하고 싶은대로 해, 키스든 뭐든. 하는??((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말했듯이 일부러 그렇게 유도했을 수도 있으니까 돈워리라구 쭈주ㅋㅋㅋㅋ부끄러워서 숨는 쭈주는 쮸압이다. 음쪼쪼!!!😘😘 나중에는 땃태가 주궁으로 쳐들어가야겠다:D
헉, 이만 가봐야겠다. 내일도 통곡의 현생이여서ㅠㅠㅠㅠㅠ 땃바땃바!!!다들 월요일 고생했어. 좋은 밤 굿나잇되길 바래!
공지 확인했어! 캡틴에게서 설정을 털어가자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꼭 참여한다..! 앟 그리고 더블레이드... 다섯번씩만 채우면 되는데 또 2만 잔뜩 띄워주는건 아니겠지 :D..! (불안)(?) 헉 이매님 첫 참전.. 이건 못 참지! 조건 다 채울거야 히히히.. (안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맞아맞아~ 못보겠다고 하는 건 절레절레라구 첼주~! :D () 아껴주는건 좋지만 아껴주면서 풀악셀 밟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뭔가 윤첼이라면 딱 그럴것같은 느낌..! (?)앗 안돼안돼 냉장고는 위험해~! (공업용 냉각기 틀어줌)(?????)
예시가 너무 추상적이라 더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아 몰라 생각을 포기하고 흐름에 맡기겠다! 자 첼아 자아를 갖고 뛰어놀렴!!! (첼 : ???) 아앟 안돼 얼어버린 첼주의 볼은 얼린 쁘띠첼처럼 와그작하고 깨져버린다구~~ 잠깐 이거 내 볼이잖아? 으아아악 으아아아악 내 볼!!! 내 볼!!!!!!!! (기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좋아 바로 그걸 노렸어! (아니다) 첼이도 자기 의지대로 살아숨쉬면서 움직이는거다~! :D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깨져버린 볼에 대한 충격으로 기절한 첼주.. 아주 귀여워... 좋아 첼이가 자아를 가지고 뛰어노는 동안 나는 기절한 우리 첼주를 괴롭혀볼까 음후훗...! (위험한 미소)(볼 힐해주고 낙서)(???????)
어쩐지 다른 독백에서 작은엄마라 썼더라..((머리를 깨요)) 현아의 초기설정이 아버지 동생의 아내인데 동생을 일찍 잃고 유언을 통해 타가문 사람이 가주가 된 케이스라...현재 공설은 아버지의 여동생이라 고모 맞아요...((머리를...또 깨요!!!!!)) 갱신하고 갈게요..다들 일 화이팅..이어요!!
"평생의 목표를 처참하게 실패했다면 그 다음엔 어떻게 돼?" 이노리: 다들 이노리를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다음은 없어요?((기묘하게 미소를 지어요))
"현재의 사회상 중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이노리: 다들 많이 아파요. 왜 아파요? 이노리는 다들 다치는 거 싫어..마법 푱푱 위험해요. 다들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살려 달라 애원하는 악인에게?" 이노리: 다친 자는 악인이라도 품어주는 것이 후부키지요. 헌데 제 묻고픈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따위의 언사로 애원하실 정도면 제가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온전히 받아들일 정도로 절박하게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는 것이겠지요. 허면 선택하시지요. 진정 '모든 사람 앞에서 참회를 선언'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이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겠습니까. 어느쪽이든 당신이 행복할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샌드위치 시식. 아무리 생각해도 꽤 이득인 것이 아닌가. 맛있는 것을 먹어보면서 돈까지 받는다니! 행복한 아르바이트다. 너는 쫄래쫄래 월식 주막으로 들어갔다. 맵다고 비명을 지르며 나가는 학생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시식 해보러 왔어요?" 하고 말하는 것을 보니 강심장임은 분명하다. 너는 네 앞에 놓인 접시를 보고 고개를 기울인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고기 샌드위치였기 때문이다.
"맛있어보여요?"
너는 샌드위치를 손으로 들었다. 윤기 좔좔 흐르는 고기도 그렇고, 소스도 그렇고. 냄새는 맛있어보인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도 너는 막입이라 무엇이든 잘 먹을 것이 분명했고, 너는 샌드위치를 당차게 물었다. 어떤 시련이 닥쳐올지 모르고 양볼 빵빵하게 물고는 입을 오물오물 움직였다.
네가 오물거리다 내용물을 목 너머로 삼킨 것은 입에 샌드위치를 당차게 문 지 한참이 지나서였다. 그렇지만 예의가 있는 건지, 아니면 누군가 먹는걸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야금야금 기어이 샌드위치를 다 먹는 것이다. 이후 부처처럼 은은한 미소를 지어내며 너는 말없이 물을 따라 한컵 마셨다. 그리고 두컵... 세컵 가득이 되어서야 네가 시식평을 말했다.
"맛있어! 하지만 짜요...바닷물이랑 안녕 했어요..."
은은한 부처의 미소만치나 은은한 소녀의 목소리였다. 너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럼 이제 뭘 해야겠는가. 바로 당과점에 가는 것이다. 짠맛의 완성은 단맛이고, 단맛의 완성은 짠맛이다. 불변의 진리 아닌가.
눈안개를 두려워하니 접근하는 이가 없고, 자우룩하니 그 실루엣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속에는 다른 세상이 숨겨져 있다니. 신비한 동물들을 지키기 위한 방어책이지만. 호수 아래 잠겨 있다는 키테즈 같은. 그런 설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 역시 선택되거나 초대받은 이들만 들어갈 수 있을까. 또 가끔씩은 길 잃은 목동들이 우연하게 흘러 들어오는 일도 있을까.
"도원향 같은 곳이네요."
일정한 리듬으로 풀벌레가 울듯. 딸랑, 하는 방울 소리가 울려왔다. 소리에 당신을 바라보다, 질문을 듣고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최초의 기억에서부터, 대부분의 장면 속에 그 흰 눈들이 있었다. 자신이 태어났을 때에도 탄생을 축하하듯. 눈송이들이 소용돌이치며 춤을 추었다고 들었었다. 스베타는 무릎을 감싸던 팔을 풀고서 다리를 쭉 펴낸다.
너는 후부키를 떠올린다. 눈안개에 덮인 후부키에는 방랑자도 찾아오지만 필연적으로 다친 사람들이 오기 마련이었다. 오러에게 쫓기는 어둠의 마법사라도, 혹은 어둠의 마법사에게 공격당해 홀로 살아남은 오러라도. 가문의 권모술수에 당해 삶을 위협받고 도망쳐오는 나그네라도 후부키는 모두 품고 치료했다. 매구도, 마법사 전쟁도. 그 눈안개에 뒤덮인 숲속에서만 살았기에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다. 후부키는 신비한 동물, 그것만이 전부인 삶이었다.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라도 나타나면 극진히 대했다. 너는 가면 속 눈을 곱게 접어 미소를 짓는다. 도원향 같은 곳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스베타도 놀러와요? 마법사 사회를 떠돌다보면 나타나는 눈보라를 놓쳐서는 안 돼?"
너는 졸업 이후 눈안개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씨 가문은 의탁하는 곳일 뿐, 그곳에서 권력을 잡을 생각은 일절 없었다. 권력을 잡아봤자 그 뒤의 일은 또 피바람이기 때문이다. 너는 누군가의 피를 보는것이 익숙했지만 직접 내는 것은 손사래를 치며 거절할 사람이었다. 네 시선이 마주친다. 가면 안에 있었지만 마주친다는 느낌은 인간의 본성이 익히 알아채는 것이지 않나. 너는 입의 양 끝을 빙긋 올렸다. 그 괴상한 성격과 달리 제법 얌전한 미소를 짓는 것은 네 특기였다.
"그렇구나. 눈안개가 오는 날에 버터 케이크를 준비할게요? 누군가의 생일은 축하해줘야 하는 법이에요?"
너의 생일은 언제였더라. 쌍둥이와 같은 날에 태어났으니 굳이 세지 않아도 될 것이다. 헤어진 날은 다르지만 나는 날은 같으니, 그날마다 기억하지 않은가. 스베타가 언급하는 눈이 지나간 후의 길은 눈을 감으면 바로 상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노리도 눈온 다음을 좋아해요! 그래서 현궁이 좋아요? 늘 하얀 길을 볼 수 있어."
눈이 한바탕 지나가면 온통 새하얀 세상이라 함부로 더럽히기 어렵다. 그렇지만 첫 발자국을 내딛으면 그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 현궁에서도 눈이 소복하게 쌓이면 누구보다 먼저 뛰어가는 것이 너였다. 그리고 눈더미에 파묻혀 천사를 만들겠다고 팔과 다리를 이리저리 파닥거렸지만, 안타깝게도 너는 천사가 아니라 구형을 만드는 것에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 둥그런 원형이 만들어진것을 보고 머글 출신 학생이 뭐라고 했더라.
— 아! 저거! 저거!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인체 비례도!!
..라고 했던가.
"매일이 눈안개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스베타는 매일 케이크를 먹을 수 있고, 이노리는 늘 신나요?"
또 의식의 흐름이다. 하지만 쿡쿡 웃는 소리를 듣자하니 이정도는 약한 장난임을 아는 것이다.
마음에 안 들 리가 있을까. 고개를 살짝 저어 그런게 아니라고 확인시켜준다. 윤의 표정이 풀리는 걸 보며 그녀도 미소를 짓고, 다음엔 그녀의 마음에 드는 걸로 사주겠단 말에 꼭이라며 약속받는다.
"이렇게 선물 받는 것도 좋지만, 같이 고르는 것도 좋으니까. 꼭이에요. 안 지키면 삐질거야."
키득 웃으며 장난스런 엄포를 놓다가 목 쪽으로 와닿는 체온에 흠칫했다. 낮게 목을 울리는 소리에 어쩐지 소름이 돋아 미른 침을 삼키며 가만히 있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윤이 있었다.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한 채 넘어가는 상황이 좀 아쉽다고, 그녀는 무의식중에 생각했다. 그 아쉬움이 윤을 보는 시선에도 약간 담겼을지도 모르고.
그녀도 윤에게 반지를 끼워주겠다고 하니 윤이 한 손을 내밀었다. 내민 손을 한 손으로 잡고 상자에서 반지를 꺼낸 그녀는 바로 끼워주지 않고 잠시 반지와 그의 손을 번갈아 보았다. 그 모습이 언뜻,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제대로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었으니 그건 아니었던 듯 하다.
"......"
천천히 약지의 끝까지 반지를 밀어넣고 몇번 만지작대다가 그녀의 양 손으로 윤의 한 손을 꼬옥 쥔다. 비슷하다고는 하나 확실히 크기도 감촉도 다른 그의 손을 쥐고서 말없이 있는다. 잠시 그러다가 윤의 손을 들어 그가 했던 것처럼 손에 입맞춤을 해준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그녀는 손끝을 약간 입술로 물었다 놓듯 했다는 점일까. 그리고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윤을 보며 입술을 달싹거리지만 좀처럼 말을 못 한다. 결국은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작은 한숨과 함께 중얼거린다.
"주변이 시끄러워서 하고싶은 말을 못 하겠어요.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는데."
핑계 아닌 핑계 같은 말을 하며 살짝 시선을 들어 윤을 빤히 바라본다. 세로동공은 아니지만 생김이 고양이를 닮은 눈을 천천히 두어번 깜빡이고, 발돋움을 해 그의 귓가에 소곤소곤한다.
"그러니까, 둘만 있을 수 있는 곳에 데려가주면 안 돼요?"
어디든 좋으니까.
하는 행동이나 말은 그의 이성을 간질간질하게 건드리는 듯 해도, 시선을 마주하며 짓는 미소는 그와 대조적으로 순진해보였을거다. 다른 의도는 없는 것처럼.
이랬다 저랬다 하는 윤의 태도가 얄밉긴 하지만 싫지는 않다. 그가 말한대로 해달라는 걸 안 해준 적은 없었고,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무엇이 아쉬운지 말하지 않은 건 그녀였으니. 그를 마냥 탓할 수 만도 없는 것이다. 아무리 얄밉고 짖궂다고 해도.
"치이. 다 알면서."
샐쭉 웃는 윤을 보며 불만스러운 소릴 내면서도 진심으로 토라지지는 않는다. 이제는 그의 이런 여우짓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니 말이다. 그게 빙산의 일각이라는 건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그녀가 그의 귓가에 속삭인 말에 윤이 짐짓 무게를 실은 듯 말해도, 그녀는 어디든 좋다는 듯 해맑게 웃어보일 뿐이었다. 설령 전쟁터 한복판에 떨어지더라도 그만 곁에 있으면 어디든 좋았다. 그런 그녀에게 귀곡탑 정도는 그저 인적이 드문 곳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래요. 아무에게도 말 안 하면 되는거죠?"
귀곡탑은 라온과 가림빛의 경계이기도 하니 보통 학생들에게는 금지된 구역이기도 했다. 그래도 별다른 경계나 경보 마법 같은게 없는 건 알고 잇었지. 그저 갔던 걸 입다물고 있으면 되는 거라면 못 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앞서 걷기 시작한 윤을 따라가 그의 팔을 꼭 붙들고서 나란히 걸었다.
"미리 말하면 재미 없으니까, 도착할 때까지 비밀이에요."
여우 같은 그라면 이미 예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미리 술술 얘기하는 건 애써 장소를 찾은 의미가 없어지는 짓이다. 그러니 무슨 말을 할지는 도착할 때까지의 비밀이라고 단단히 못박아놓곤, 슬쩍 다른 얘기를 꺼내본다.
"저번에 선비탈이 선배랑 친한 사이였던 거 때문에 말이 좀 도나봐요. 선배도 탈 아니냐고 하길래 그러겠냐고 반박하긴 했는데. 혹시 다른 누가 있어요?"
어느 탈이라고 정확히 꼽지는 않고, 선비탈 이외의 누군가가 학생 혹은 교수로 잠입해 있느냐고, 넌지시 물어본다. 내심은 이매탈의 정체가 궁금한 거였지만 그걸 곧이 곧대로 물었다간 샤오가 알려준게 들킬지도 모르니까. 반지 낀 손으로 그의 팔을 꼬옥 감싸며 알려주면 안되요- 하는 눈빛을 보낸다.
>>938 (((뺏을 생각이셨나요...??))) 노선을 바꿔서 이노리라면 으아앙! 하고 울어버릴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감 선생님을 찾지 않을까요..저 탈일지 아니면 다른 레이드 대상일지 1회용 npc일지 모르는 애가 이노리 가면을 뺏었어요! 노략질을 눈뜨고 당했어요? 하면서...((대체 잉이는,, 뭘까요..))
맥거핀이라도 매력적인 설정이라 두근두근 하답니다...🥰 맞다, 이전의 비설 에버노트 다시 한번만 확인해주실 수 있을까요? 조금 추가된 사항이 있어서요. 그 부분은 제가 날짜 표시를 해두었답니다.
>>983 이미 다 깨어간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참취라는 거지!!!!! 이때싶 첼주 쓰다듬기!!!!!!!!!
>>986 앗....아앗........땃주 일어나.....(전기충격)(?) 오케이~~~~~~ 덕분에 확신을 얻었다구~~~~~ ^~^ 그런데 내가 표준어 객관성이 부족해서 필요한 데는 주석 없고 알아들을 수 있는 데에도 주렁주렁 주석 붙일수도 있으니까 주의하시기... 대충 밑에 쓴 정도면 그럭저럭 오케이... 일까??? 🤔
"예이예이~ 으른들 말씀하시는데 저거*들이 너무 시끄럽었지요? 저는 저어 가서 이 셰끼 마저 칵 직여삐리고* 올 테이까 아이씨*는 일 보소~ 굿빠이~ " "야, 야쫌 야야 잠깐 신발은 신게 해도가. 아 귀때기 땡기지 말고!" "뭐 셰끼야. 그름 귀때기 말고 멀꺼디이* 조 땡겨주까."
*저거: '저희'의 방언 *직여삐리고: '죽여버리고'. *아이씨: '아저씨'의 방언. 사전적으로는 경기와 강원 지역 방언으로 기재되어 있지만, 아저씨 내지는 아자씨를 빠르게 발음하면 아이씨로 들리게 된다. *멀꺼디: '머리끄덩이'의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