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답답했다. 남들의 기대를 받으면 흠뻑 젖어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힘들어서 주저앉으면 다들 나에게 말했다. 왜 멈췄어? 네가 바라는 것이었잖아. 그들의 기대가 나의 꿈을 무겁게 했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여전히 그 눈에는 나에 대한 관심이 가득했다. 나는 그런 기대를 견디기 위해 몸을 부풀렸다. 작은 틀에 갖혀, 그저 비루하게 몸을 불린 내가 되었다. 어느 날 내가 거울을 보았을 때. 그 곳에는 거대한 살덩이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내 눈과, 코와, 입을 달고 있었다. 한때는 흠뻑 젖어있던 기대의 물들이 빠져버리고 꿈이라는 옷을 잃어버린 뒤에야 나는 지금의 나를 볼 수 있었다.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비루해진 내 몸뚱이에 눌리면서도 힘겹게 나를 받히고 있었을 뿐. 그것을 거부한 채 몸이 무거워 살덩이를 늘린 것은 나였을 뿐이다. 나아가야만 했다.
비아가 알려줄 생각이 없어보이자 살짝 삐뚜름히 입을 내민다. 토라짐의 표정이다. 비아에게는 그마저도 항의가 아니라 그냥 귀엽게 보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름 항의였다.
" 그럼 그 이외의 것 정도는 들어줄게. 아니, 내게 줘. 내가 널 존중하니, 그정도는 나를 존중해줄 수 있지? "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그정도는 존중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짐은 나눠들고 싶었다. 그 권리를 받아내고 싶어, 억지를 부려버렸다. 이러면 안 되긴 하지만... 어느정도는 이해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단호한 표정이 살짝 흐려지자 미소를 유지하며 비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
지훈은 비아를 빤히 바라보며 숨을 내쉬었다. 느린 숨이었다. 어느정도는 납득할 수 있었지만, 어느정도는 납득가지 않았으니까. 아니, 납득가지 않는다기보단 그저 부정하고 싶은 것에 가까웠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란 원래 그런 거였으니까.
" ...응. 알았어. "
그럼에도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납득하는 감정도, 납득하지 못 하는 감정도 묻어두고, 그가 가장 잘하는 무표정으로. 그 이유는 거절당하지도 수락받지도 않았기에.
단순히 감정에 휩쓸리면 안 되는 걸까. 우린 아직 어리잖아. 같은 말은 묻어둘 뿐이었다. 자신은 비아를 존중했다. 그렇다면 그녀의 방식 또한 존중하고 싶었다. 그 말 또한 무표정 뒤에 숨겼다.
가면 아닌 가면. 그 표정 뒤에, 수많은 말과 감정을 숨기고선,
첫 사랑에 대한 감정마저 숨기고선,
" 좋아. "
늘 그랬듯이 어렵게나마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지훈은 이마를 맞대고선 눈을 감는다. 부드럽고, 기분 좋은 온기가 느껴졌다. 그는 나직한 목소리로 비아를 향해 속삭였다.
에미야씨가 충분히 협력해줄 의사가 있는걸 확인한 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안도했다. 요 근래 울적해있는 모습을 보기가 좀 그랬기 때문이다. 그녀는 보아하니 유능한 상담사 같고, 아마도 연이 닿아 도움을 받으면 좀 나아지겠지. 요 근래 그를 언급하며 신랄한 평가를 내렸던 것에 대한 값어치는 그걸로 충분할 것이다.
"음, 그런데 말이야. 연애 상담....이라고 하면 어쩐지 커플 전용 같이 느껴져서 흥미는 있지만 망설이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힘든 것 같더라구."
나는 요 근래 있었던 일을 그 둘에게도 말했다. 연애 상담. 이라고는 해도 아직 커플이 아닌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연애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런 방식의 상담이 상당히 이벤트 취지에 맞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솔로들은 자신의 마음이 연애인지 아닌지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연애 상담' 이라는 타이틀에는 조금 거리감을 느껴 어렵게 생각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릴리와 진석 선배가 그랬었다. 그런 사람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이벤트를 전개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
".....으, 응...."
반쯤 노골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는 에미야의 반응에, 나는 커피를 홀짝이며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니 어쩐지 목소리라던가 저 머리카락이라던가 내가 아는 사람과 닮은듯 안 닮은듯.....
"연애 상담이라고 확실히 명시하는 게 좋..." 그렇지만 진화 씨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확실히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연애라고 하면 막연히 겁을 먹는 솔로적인 분들도 있으니까요." 개중에서 연애경험이 적었던 진화씨가 아니라면 낼 수 없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림은 최소 n회고. 에미야(에미리)도 횟수가 있고... 그러다보니 모솔의 마음을 잘 이해를 못하는 면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만큼 다림이나 에미리가 경험한 사별을 모솔이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요.
"그러면 연애에 대한 고민상담.. 정도가 좋으려나요?" 지금은 생각나는 게 그정도네요. 라고 말하려 합니다.
"신비주의..." 신비주의라고 말하는 에미야님을 빤히 바라봅니다. 저 정도의 머리카락을 풀면 크로와상 머리카락이 풀린 거랑 정말 닮았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게다가... 전용 유니폼을 제작해야 하는 사정상 어느 정도 알아보려 하는 수 밖에 없단 말이지요... 화장품의 냄새라던가도 묘하게 비슷하고.. 의심의 눈초리가 어쩔 수 없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스스로가 밝히지 않는다면 떠봐서 확신이 있더라도 말은 하지 않겠지만.
"에미야님은 상담할 때 목이 마르면 곤란하니까요.." 마스크에 빨대 구멍이 달린 건 어때요? 라고 농담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죽었다 깨니 답레가 있길래 잇고 잡니다(대체)(왜냐면 두통약 먹는 거 까먹어서 먹고 앉아있어서 그럼)
situplay>1596261245>191 대체 그동안 못보던 사이에 미나즈키 군께선 장난꾸러기가 되어버리신 걸까요???? 어쩌다가 이렇게 사람 놀리기 좋아하시는 분이 되신 건지요?????? 가게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 께서 이쪽으로 접시를 들고 오시자 그제서야 어깨를 팡팡거리는 걸 멈추고 제 자리로 돌아오긴 했습니다만 정말이지….정말이지~~~!! 그보다 뭔가 사장님께서 눈빛이 심상치 않아보이시는데, 역시 뭔가가 잘못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들이 우동에 열중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좋사와요🎵 그럼 빨리 먹고 가 보도록 할까요! “
서둘러 비우자는 미나즈키 군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인 뒤, 새우튀김에 대한 예의 차 손을 모으고 잘먹겠사와요- 라 말하고는 다시 젓가락을 잡았습니다. 간만에 행복한 식사인 것 같습니다!
// (대충 이렇게 먹고 서로 헤어진 걸로 막레하는 거 어떻겠냔 앩)(여기서 더 이어주셔도 괜찮단 앩)
안녕하세요 신입분! 시트스레를 보시면 알겠지만, 똑같은 뉴비. 즉 동기인 진화주입니다. 영웅서가에 오셔서 환영해요. 여기는 수 많은 시스템과 정보들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실 지도 모르겠네요. 일단은 아래의 링크에 그런 초보자를 위한 많은 정보들이 기입 되어 있습니다! 시간 나실 때 흥미삼아 읽어보세요.
그러나 제가 뉴비로써 겪은바에 의하면, 저 조언서도 분량이 적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 암기하듯 외우려니 곤란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요 몇일간 적응 하기 위해 챙겨들은 팁과, 같은 뉴비로써 이해한 시각을 간단히 설명드려볼게요.
# 망념이란 뭔가요? 행동은 어떻게 하면 되지요?
설정은 그렇다치고, 실제 시스템에서 망념은 일종의 '피로도'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니면 '행동력'이라고 할까요? 캐릭터의 선언 대부분은 쌓은 망념에 비례하여 의미가 생깁니다. 예를 들면 단순히 '공부를 해볼게요!' 라던가, '열심히 수련해볼게요!' 같은 선언이 아니라 '망념 30을 쌓아서 공부합니다' '망념을 90까지 쌓아서 수련합니다' 등과 같이 선언해야 판정이 이루어지지요. 이 망념은 저런 전체적인 행동으로도 선언할 수 있지만, 집중하여 특정 부위나 스탯을 강화시키는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단순한 이동에 망념이 소모되지는 않아요!
망념은 설정상 최대 90 이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해소하기 위해선 일상을 돌리면 됩니다. 계산법은 '서로가 올린 레스당 3 감소. 한 일상에선 최대 50까지.' 이며, 그 외에는 넷상(가디언넷 게시판이란 설정으로 나메를 닉네임으로 변경해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것)은 '자신의 레스하나당 2.5 감소. 하루에 최대 25, 일주일에 최대 40까지.'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저기 링크에 나오는 추천에도 적혀있듯, 시작할 때 추천되는 행동으론 가디언칩에서 연락처를 찾아 자신과 친근하게 배정된 NPC와 놀거나, 원하는 동아리를 탐색해서 가입해 활동하는 것이 무난한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어장에선 시험이 끝난 직후이기 때문에, 다들 한가하거든요!
# 진행 외적으로 이건 꼭 해두세요!
1. 영웅서가 홈페이지의 기초 가이드를 읽어보자! https://lwha1213.wixsite.com/guardians/%EA%B8%B0%EC%B4%88-%EC%88%98%EC%97%85 위에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잘 적혀있는 페이지입니다. 저것만 읽어도 어느정도 기본 지식은 충분하고, 맨 아래 튜토리얼 보상 까지 있어요. 꼭 챙겨보세요!
2. 영웅서가의 장/단점을 말하고 보상을 얻자!
신입맞이 이벤트라고 해야될까요? 이 어장의 장/단점을 후기로 남기면 1회에 한정하여 망념 인형과 영웅 각성이라는 아이템을 얻게 됩니다.
망념 인형은 일종의 에너지 서브탱크라고 보시면 됩니다. 0 이하에서 일상을 돌리면 추가로 망념 깎이는걸 저장해서, 최대 100까지 채운 후에 언제든 꺼내 쓸 수 있어요. 다만 어디까지나 최대 100까지란 것일 뿐, 사용한 망념 인형은 다시 채워넣을 수 없습니다. 1회용이에요.
또한 영웅각성이란 아이템은 두가지 효과가 있는데, 하나는 히어로 모멘트라고 중요한 순간 캐릭터를 각성시켜 어마무시한 힘과 함께 명장면을 발동시키는 초필살기와 오퍼레이트 위스프라고, 캐릭터가 원하는 질문 하나를 캡틴이 전지전능한 시점에서 완벽한 답변을 해주는 아이템입니다. 즉 어마어마어마 하게 좋은 아이템들이니, 필히 챙기셔서 유용하게 쓰시길 바랍니다.
#코인이 뭔가요?
현재 진행중인 진행 외적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코인' 을 모아 원하는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죠.
일상을 돌리면 하나당 한개를 얻을 수 있고, 이것을 계산해서 정산스레에 올리면 반영이 되요. 그럼 이 코인을 모아서 어디다 쓰느냐?
홈페이지에서 코인 이벤트 관련된 페이지를 가면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 목록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선택하셔서 구매하시면 되요! 그런데 이 주의 아이템이라고 일반 품목보다 성능이 좋은 레어템들이 매주 갱신될 예정이니 그걸 잘 고려해서 구매하시는게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이 어장에서 '청천' 은 신과 같은 귀여움을 자랑하니 만나면 경외를 표해주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동기사랑 진화주 올림.
======================================
응애 뉴비 진화주가 작성하는 영웅서가 적응하기 숙성팁
#스레 내부 상황은 현재 어떤가요? 요 최근에 "태양왕 게이트"라는 대사건이 벌어져서 수 많은 학생들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살아남은 학생들은 급속도록 강해졌지요. 구체적인 설정까진 모르더라도 이 대략적인 줄기를 알아두시면 좀 더 몰입감 있게 즐기실 수 있겠죠.
또한 현재 스레 내에선 시험이 끝난 직후입니다! 다들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고, 교무실 문도 잠겨 선생님을 보러가기 곤란했지만, 이젠 해방될 때가 왔어요. 자유를 즐기세요!
#친구는 어떻게 찾아요? 가디언칩에 연락처를 찾아본다고 하면, 다이스에 따라 배정된 친구가 검색될 것입니다. 그(그녀)에게 문자나 전화로 말을 걸어 보세요! 다만 개복치에도 써있고 다른 레스주들이 말하듯, 너무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고 방치하면 친구 관계가 해제됩니다. 주의하시는게 좋겠죠?
#동아리는 어떻게 해요? 조만간 동아리 장려를 위한 상향 패치가 있을 예정입니다. 효율이 늘어나거든요! 동아리는 담임선생님에게 찾아가 어울리는 것을 문의하거나, 이미 있는 동아리를 즉시 찾아가서 가입 의사를 밝히면 됩니다. 이후 동아리 활동은
1. 경험치 숙련 : 말 그대로 경험치를 얻습니다 2. 기술 숙련 : 특정 기술 숙련치를 올립니다 3. 기술 획득 : 기술 획득을 위한 수련을 합니다 4. 스테이더스 상승 : 스테이더스 상승을 위해 훈련합니다
이하 4가지로 나뉘며, 당연하게도 망념을 쌓아야만 정상적으로 기능합니다. 초반에 막막한 응애라면 일단 동아리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즐길 수 있어요!
#아이템은 어떻게 구입해요?
1. 해당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장소(대체로의 물품은 상점가, 식품은 식당가)로 이동하면 됩니다. 2. 이후 물건의 자세한 카테고리 (EX ) 검, 방패, 창, 갑옷, 목걸이 등등)와 원하는 내용(얼마 이하, 대략 어떤 효과)를 지정해서 검색한다. 이 때 효율적인 쇼핑을 위해선 자신이 구매할 예산을 지정하는게 권장되고 있음. 3. 검색 결과가 뜨면 아이템이 이름만 몇개 나올텐데, 그 중 구입하고 싶은것을 하나 선택해서 지정 4. 구매 처리가 완료된 후 상세 데이터가 나오면 시트에 반영.
즉, 구매하기 전까진 '정보를 알 수 없다' 가 포인트. 3번에서 지정하는 순간 즉시 구매하는 것으로 처리되니 주의하세요.
#의뢰는 어떻게 해오?
1. 가디언칩에서 의뢰를 검색. 이 때, 위의 물건처럼 어느정도 키워드나 종류를 지정할 수 있음 2. 검색된 의뢰 내용 중 흥미가 가는 것을 확인 3. 확인 후 해당 의뢰를 수주하고 싶다면 수주한다고 선언 4. 이후 해당 의뢰 인원(대체로 3명. 워리어 랜스 서포터의 조합을 극히 권장.)이 한 자리에 뭉쳐서 파티 결성 선언. 이 때 레스캐릭터들끼리 연락을 하는 것은 턴을 소모하지 않으며, 파티로 묶이면 행동 레스가 같이 처리됩니다. 5. 파티장이 게이트 입장 선언 6. 의뢰 진행
~~~~ 이하는 기타 팁 ~~~~~~
스레 내에 연애 관계는 이하루 ♡ 카사 (통칭 1호기) 유진화 ♡ 백춘심 (통칭 2호기) 에릭 하르트만 ♡ 하나미치야 아키나(NPC) (통칭 3호기) 신 은후 ♡ 신 정훈 (통칭 4호기) 서진석 ☆ 서노아(NPC) 한 지훈 ☆ 온 사비아 ♡ 는 커플, ☆ 은 확고한 썸(레스주에 의해서 연애 의사가 확고하게 명시되었음).
#크로와상 : 사오토에 에미리의 머리 모양에서 비롯된 별명. 놀리면 에미리주는 좋아 죽음.
#지훈이의 정신력 : 정신력 갉아먹는 무기쓰다가 팀킬하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롤백하는 대신 잠시동안 검 압수당함. 오니잔슈나 정신력 드립 나오면 대체로 이쪽. 요즘은 오니쟌슈보고 지훈이한테 집착하는 얀데레라는 드립도 자주 나옴.
#OwO쨩 : 가디언넷 일상 하다보면 종종 튀어나오는 아이돌. 정체는 레스캐가 아닌 캡틴이 묘사하는 고위 존재. 흥미로운 정보를 뿌리고 다니고, 귀여움.
#석사 미만 검열 : 음주는 성인의 자유이자 권리이지만, 석사학위가 없다면 취해서 어장에 오는건 용서치 않는다. 농담이 아니라 술에 취해 오는 참치들로 인한 몇몇 문제 때문에 술먹고 취해서 음주 레스 작성 금지임.
그리고 가끔 '한지훈 또 너야?' 이런 소리가 나오면, 지훈이가 옛날에 연플 합의 되기 전에 여캐 이리저리 플러팅 하고 다녀서 마왕이라던가 그런 소리도 들었던 과거가 있어서 그거 관련 밈임. 그 이후로 업보라던가, 아님 뭔가 지훈이가 플러팅을 하거나 사고를 치면 한.또.너 하는거지.
이게 무슨 상황이람. 그러니까, 되짚어보자. 릴리와 난 커플 피자 푸드 챌린지에 도전했고, 릴리의 엄청난 분투덕에 그것을 해치우는데 성공했다. 그래. 거기까진 좋았으나 그 모습에 감동 받은 쉐프가 눈물을 흘리며 박수치기 시작하더니, 다른 쉐프들도 나와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레스토랑 내의 다른 손님들마저 어리둥절해 하다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린 그저 피자를 먹었을 뿐인데!
이거 괴롭히는거 맞지?! 우리한테 심술부리는거 맞지?! ...라고 생각하기엔 쉐프의 표정은 도저히 연기로 꾸며낼 수 있는 표정이 아닌, 감동스러운 영화, 오페라를 관람한 직후의 터져나오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으니. 뭐 '감사합니다!' 하고 관중들을 향해 고개라도 숙여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던 때, 앉아서 나에게 손을 잡힌 채로 있던 릴리가 순간적으로 손을 풀고 깍지를 끼는 형태로 다시 잡더니 홱 하고 날 이끌기 시작했다.
"일단 도망치자!"
"어, 어? 어? 자, 잠깐! 무료 한 달, 아니 평생 무료 이용권은?!"
나는 그대로 릴리에게 끌려 이 레스토랑에서 도주하는(?)모양새가 되었다. 갈채 속을 뚫고 도망치는 우리를 향해 거구의 쉐프가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Qué será, será!"
마치 함께 산책하던 애완동물에게 갑작스럽게 이끌리는 모습마냥 우스꽝스럽게 끌려가게 된 나는 데자뷰를 느꼈다. 이거, 이전에도. 아니... 아, 그래. 떠올렸다. 지난 밤에 꾸었던 꿈(situplay>1596261234>41 situplay>1596261234>42 situplay>1596261234>43)의 상황과 비슷했다. 꿈 속에서도 분명,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올바른 곳' 으로 이끌어 주었다.
그녀에게 손을 이끌려 끌려나가던 나는 깍지낀 그녀의 손을 꽉 쥐고 함께 그 레스토랑에서 출구를 향해 달려나갔다.
"푸흡, 푸하하하핫!"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웃음. 이 작은 분홍색 털뭉치와 함께라면 평생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레스토랑을 박차고 나온 바깥의 봄하늘은, 하늘색 파스텔을 진하게 칠해놓은 것 같이 푸르고, 드문드문 뜬 구름은 작은 솜사탕과 같았다. 아직 어두워지기까진 시간이 있겠지. 나는 그 깍지 낀 손을 풀지 않고, 시선을 빼앗은 하늘을 보며 옆의 그녀에게 말했다.
"저, 릴리. 그... 아직, 어두워지기까진 시간도... 있고 말이다. 그..."
지금의 나에겐 도저히 옆의 그녀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그저 얼굴을 하늘로 감춘 채 이렇게 전달하는 것이 고작.
"...조금만 더, 같이... 있자고."
그렇게 말한 뒤, 깍지낀 그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맞잡은 그녀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지만, 맞잡은 따뜻한 손의 온기가 조금 더 가까워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초초초 대량 주문이다구리!" 평화로운 날 중에 춘덕이가 길다란 주문서를 들고 뛰쳐들어왔습니다. 대량 주문이군요. 주문서를 보면 마카롱 대량주문에 케이크에 타르트에 이런저런 게 많았습니다.
"몽블랑 직원들이 다 잔업을 해야되겠다구리!" 춘덕이의 지휘 아래에 과일손질 파트. 머랭치기 파트 등으로 나누어졌는데. 다림이와 하루는 머랭치기 파트로 배정되었습니다. 머랭이 아주 중요한데요. 왜냐면 머랭은 마카롱에도 들어가고 별립법의 케이크에도 들어가거든요. 거기에 레몬머랭타르트이는 올라가기도 하고 머랭으로 쿠키도 만드니.. 그야말로 머랭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 것..
"하루 양이랑 같이 하니 괜찮네요." 그렇지만 에릭 씨는 점장 대리라는 명분으로 빠졌다나 뭐라나. 건강 S와 신속 S는 오븐 앞에서 조절이랑 과일깎이로 전직했다고 합다(?)
"그러면.. 제가 계란을 깨서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할 테니 하루 양이 머랭을 쳐 주시겠나요?" 꾸준한 머랭치기(참고로 분리된 노른자는 커스타드 크림이나 푸딩을 만드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를 해야 하는 만큼 건강 A가 좋은 일이죠. 물론 중간에 교대해야겠지만요. 다림은 계란을 깨기 시작합니다.
정훈이-과일깎이(왜냐면 과일은 빨리 깎아야 하므로) 진화-오븐이나 불 쓰는 일(건강 S로 버텨라!) 에릭-뭘 기대했어요. 이 분 눈치채고 이미 퇴근해버림. 지금쯤 기숙사에서 놀고 있을지도 모름. 춘덕-총괄 다림하루-머랭머랭 에미야-상담이므로 이미 퇴근했을 듯. or 간단한 물건옮기기 류
"카페가 잘 되는 건 좋아보여요." 좋은 위치에 좋은 걸 팔고 있고 수요도 있으니까요. 라고 생각하는데 이 카페의 전 주인분은 조금.. 돈을 버는 데에 서투르셨던 걸까요 라고 생각해봅니다. 청월생들은 카페인 부족에 시달리는데 커피만 팔았어도..라는 농담을 생각합니다.
"익숙하니까 맡겨달라 하셔도 양 팔을 번갈아 하시고요.." "저랑도 좀 있다가 교대해요" 머랭을 치는 기계적인 것은 의외로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다림은 달걀을 깹니다. 신선한 계란이라서 탱글한 노른자를 보이네요. 행운 덕분인지 노른자가 터지지 않아요. 그렇게 깨뜨리며 모아서 하루에게 건네다가 하루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 카페 일은 즐거운 편이에요."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해본 적은 있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네요. 라고 말하다가 하루 양도 카페 일이 괜찮나요?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노른자를 담은 통이 꽤 찬 것 같네요. 중간중간 춘덕이가 와서 만들어진 머랭을 가져가기도 하고 과일깎이 쪽에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깎여가는 과일들을 구경하기도 할까요?
1. 와! 일상 미리 돌려두다가 진행 끝나고 마무리되면 바로 수련장! -> 안 됌. 진행 이전에 시작한 일상은 수련장 입장 조건에 카운트 안한다고 그랬음.
2. 어...입장 조건으로 돌린 일상 망념 50은 그럼 수련에 반영 못하는건가? 처리 될 때 까진 80은 깎을 수 없으니까 일상 마무리를 기다려야되나? -> 일상 상승 감소치 진행 직전에 통합해서 계산한다고 그랬음. 그러니 수련 올려두면 80 확정 상승을 그 진행 전에 마무리된 일상 만큼 알아서 깎으면 되겠지. 입장조건으로 돌린거 포함해서 2회분이면 얼추 다 깎겠네.
심드렁하게 말하고 구경하는 한편, 얼마안가 거대한 섬광이 터져나가며 모든 고블린들이 쓰러졌다.
" 수고하셨어요. 이제 정산하면 망념양이 뜨거나, 레벨이 오르거나, 아이템을 얻거나 하는게 나와요 "
[정산 이후 게이트에서 나오게 되며, 스폰 위치는 게이트에 입장하기 위해 파티가 모였던 곳으로 판정 됩니다]
" 뭐 그 외에도 딱히 할게 없으시면, 동아리를 찾거나..알바를 구하거나 친구와 놀거나가 있지만. 색다른걸 하고싶으시다면 이런걸 추천해요 "
[1) 허수아비를 통해 훈련해봅시다. 2) 가디언넷에 있는 x튜브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의념속성이 어떻게 응용되어 사용되는지 알아봅시다 3) 컨셉플레이를 해봅시다. 첫 진행 당시엔 굉장히 혼란스럽고 뭘 할지 갈피를 못잡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바로 결과를 바라지 않고 천천히 기다리며 즐기는겁니다]
"하루 양이 보인 행적을 생각하면 안 내어줄 수도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고보면 에릭과의 시빌워에서도 열심히 했고. 숙청여제 때에도 쓰러졌고... 그러니 걱정하는 걸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새치름하게 말하고는 하루가 세 판을 다 머랭을 쳤다면 교대를 기대하며 건네받아서는 머랭을 파바박 치려 할까요. 꾸준히 속도를 유지하면서 친다거나 할 거지만요.
"그럴지도요?" 다림이 생각하기에는 몽블랑에서 일하기로 한 것 자체가 약속이지만 하루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동의합니다. 특별한 약속 없이도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조금은..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까? 그것을 경계하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엉켜버렸습니다. 극단적인 잘라냄 없이는 불가능할 거에요.
"그렇겠지만요.." 무정란이라는 것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춘덕이가 가져오는 거니까 이거 유정란일지도요... 라는 의심점은 있지만 이미 깨지고 머랭이 되거나 노른자장이 될 예정이거나 에그타르트 필링이 될 노른자들을 보면... 그 추측은 잘 모르겠다나요.
"그냥... 학교에서 공부를 하거나 도서관에서 본 거에요.." 대단한 건 아니니까요. 라고 말하는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사실상 다림의 지식은 은근히 편중된 면이 있지요.
시현주가 이해한거 진행 시작!진행 끝! -> 일상 한번 돌리기! 와 일상 끝! 수련장 입장 가능해졌으니 수련장 써야지! 다른분들이 말하는거 일상 망념조건30~50에 한번 마치고 -(대충 이해못하는 이야기들이 가득) -> 션주 머릿속: 뭐지 내가 뭔가 잘못알고있나 일상 한번만 마치면 그게 입장조건이 아니였던건가
오케이 오케이 답변 감사해오 캡뿌. 그럼 기왕 이런 질문이 나온김에 요것도. 가디언넷으로 인한 일상 감소는 코인의 예시를 보건데 입장 조건으론 제시할 수 없겠지만, 그 망념 감소량은 80을 깎는데 보탬이 될 수 있을까오? 아니면 어디까지나 편의성을 위한 조치였던 만큼, 수련장에는 가디언넷을 적용할 수 없을까옹?
>>476 전 지금 다들 이야기하는거보고 '아, 일상 한번 새로 시작해서 마치는게 조건이 아니라 일상 + 부가조건 망념 더 쌓임 + 수련장 이용하면 쌓이는 망념 80 = 100 넘으니 진행전에 어떻게든 빼야되는구나' << 요기까지 생각했다가 어어어 이게 맞나 싶어서 캡틴 올때까지 기다려야겠다 데헷 하는 중이였어요...
>>474 이게 해석따라 다르긴 한데. 모르던 거 물어보는 사람은 당연히 ~~ 한 게 아니냐. 식의 단어를 들으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뉘는게 아하 그렇구나! 하는 사람하고 몰라서 물어보는데 거기에 당연히란 말까지 붙여야 해? 라는 사람으로 나뉨. 우리가 기대한 거는 전자의 반응인데, 진화주는 후자의 반응을 먼저 한 것이지
1. 진행 끝 시점에서 망념이 0이라고 가정 2. 수련장 입장을 위한 일상이 17레스로 마무리 되었다고 가정 3. 수련장에서 수련 레스를 남김 4. 수련이 끝나고 망념이 80쌓임 5. 여기에서 4번으로 쌓인 망념을 깎는데에 2번 일상의 감소량 (-50)을 적용할 수 있는가?
>>498 일단 진행 중에 쌓인 망념은 수련장을 통해 증가하는 망념과는 별개잖아? 진화주의 이야기는 진행 - 수련장 - 진행 사이에 있는 일상을 '모두' 통틀어서 정산이 가능하냔 이야기야. 진행 - 수련장 과정 중 수련장의 입장료인 일상은 이후 수련장 - 진행에서의 정산에 쓸 수 없는 대신 진행 - 수련장 에서는 진행에서 쌓인 망념을 정산할 수 있는 거지
"행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요..." 이걸 뭐라고 해야하지요.. 라고 고민하지만 그 와중에도 몸은 착실히 머랭을 치고 있습니다.
"하루 양이 희생하는.. 그런 건.. 저에겐..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혼자만 하게 하면 제가 악덕상사로 보일지도요?" 저번의 전투불능같은 것도 상당히 컸습니다. 네. 그렇지만 그런 건 다 잘라먹고 그냥 머랭을 치며 그러니까 교대하면서 해요. 라고 말합니다.
"파자마파티..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는 여학생들분이랑 같이 한다면 좋을 것 같다라는 말을 하면서 바로 생각나는 건 에미리님이네요. 라고 농담스럽게 말합니다. 그 외에는 서희 씨라던가. 바다 양이나.. 사비아 언니나 시현 씨.. 그런 분들을 생각해보는 다림입니다. 아마 기회가 있을 때 해봐야 한다는 하루의 생각은.. 부정하진 않겠죠.
"오히려 제가 견문을 더 넓혀야 하겠지요?" 서포터인데 힐링 기술이 없으니까.. 힐킷을 사둔다거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서포터 중에서는 힐..이 상당히 인상깊은 느낌이었을까요?
"은근히 팀워크 좋은 느낌이니까요?" 이대로 의뢰도 갈 수 있겠다며 웃다가 3인이면.. 제가 빠지는 게 역시 나으려나요 라는 말을 합니다. 힘들지는 않습니다. 머랭 치는 거 의외로 익숙해졌고..
"좋은 분이라뇨..." 부끄러워지는 듯 묘하게 머랭을 치는 속도...는 멀쩡합니다. 그런 부끄러움 때문에 속도를 늦추거나 빠르게 할 일은 없다. 같은 걸까요? 상사로써 좋은 분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급자로써 잘하느냐..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네요.
"에미리 양... 말해보면 좋은 반응이 온다면 좋겠네요." 여러 사람들이랑 하는 것도 좋지만, 북적이는 것만큼이나 소수로 여러 번 하는 것도 좋을 거에요. 라고 답합니다. 조급할 필요없다. 라는 말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을 가지게 된다고 말하며 고개를 살짝 숙입니다.
"하루 양을 두고... 어디로 가긴 힘들죠." 두고 가지 말라는 말에 그렇게 말하면서 그래도 좋은 시간을 보내야 할 때에는 알아서 슬쩍 자리를 피해줄 거라고 말하면서 다 친 머랭을 봅니다. 세 판 분량을 하고 나니 이제 주위가 좀 보일지도.
과일깎이-맨은 과일을 깎고.. 버텨라-맨은 버티고 있고... 흠. 머랭이 가장 많은 느낌이지만 어쩔 수 없지요. 머랭이 엄청 들어가는걸요. 케이크와 마카롱과 타르트(머랭 타르트지만)와 쿠키니까요.
"그런 시간을 보내는 건 좋지요." 에미리 양이랑 하루 양이랑 같이 파자마 파티를 한다면 말이에요. 라고 생각하며 그 광경을 상상해보는 것 같네요. 베개를 하나씩 끌어안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과자를 나누어먹는 것... 상상하진 못했겠지만 하루 양이 에미리 양의 머리카락을 말려주는 것도 있으려나요?
"걱정시키는 일은 잘 하지만 걱정을 해소하는 법은 잘 몰라서 걱정이었는데 말이지요." 그래도 다행이네요. 라고 말하며 넘겨준 것에 리듬을 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듬을 타며 탁탁탁 머랭을 치면 뽀얀 거품이 올라오고. 거기에 설탕을 넣고 단단한 뿔이 설 때까지 치면 완성. 중간중간에 춘덕이가 채우러 오거나 별립법에 넣으러 오면 주면 됩니다. 하루가 하는 말에...
"그러기 힘들긴 하죠." 곧 의뢰를 가야 하기도 하고요. 라는 말을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계란을 깹니다. 묘하게 예쁘게 깨지는 달걀이 많네요. 쓸데없는 운이라고 해야하나.. 일상에서 잘 쓰면 그게 좋은 거지 뭐 그리 귀찮게 생각하고 그러는 걸까.. 그렇지만 하루가 웃자 조금은 정화되는 기분일까요. 하긴 하루 양은 어여쁘시잖아요. 역시 눈이 정화됩니다.
이 말은 미리 해야했지만.. 영웅서가의 초기 시스템 모토는 '불완전한 시스템'이었어. 어딘가 빈 부분도 많고 보충도 필요해서, 어딘가 애매한 시스템 말야. 그러다 보니 초기 진행 특유의 실수도 많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너희의 불편한 점들을 상당수 수용하기도 했어. 그래서 어장의 장점 중 캡틴이 참치들의 편의를 많이 봐준다. 는 대답이 나오기도 했고 말야.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참치에게는 장점이 되지만 캡틴에게는 단점이 되기도 해. 나의 경우야 부족한 시스템을 압도적인 현금의 힘으로!!! 하면서 깔아뭉개고 있지만 이게 불가능한 경우가 더 많아. 그래서 참치친화적인 어장들은 캡틴이 점점 재미를 잃어가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캡틴우선적인 어장은 참치들이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아. 영웅서가의 경우에는 60%정도는 참치친화적 어장에 속해. 그걸 대비해서 시스템적인 빡빡함을 빼내고 불완전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목적이니까. 그런데 그게 지금에 와서는 단점이 되기도 해. 왜냐면 어장이 이제 하루이틀 진행된 것도 아니고 6달 이상 진행되었으니까 말야. 그 도중에도 시스템적으로 손보려면 많은 부분은 포기해야하고, 또 어느 부분은 절충해야해. 그런 일이 반복되니까 결국 나도 준비한 시스템 중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리턴이 확실한 부분들을 지우고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의 확실성만 남겨두게 되더라. 이게 진행될수록 캡틴만의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뻥! 와! 개운해!! 하는 요소가 없어지게 돼. 그냥 어느 순간부터 진행이 반복적인 행동 나열이 되고 불편해지기 시작하는거지. 편의를 봐달라는 게 나쁜 거는 아냐. 그런데 그게 쓰기 힘드니까 안 쓰는 게 낫겠다 식의 대답이 돌아오면 시스템 구상을 위해 어느 부분을 갈아버리고 버리는 나같은 사람 입장에선 매우 슬퍼지게 된다는 거는 알아줘.
맛있는 디저트! 당연하지만 다림도 조금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파자마파티의 매력 중 하나는 가져온 걸 나눠먹는 것도 되지 않을까?) 너무 겹치지 않는 게 좋겠지..
"시간이 맞다면 가는 게 맞으니까요" 정말정말 겹치는 일 없게 시간을 두는 게 정답이겠던가. 라고 생각하는 다림입니다. 걱정을 해소시키는 게 무리하지 않으며 노력한다는 말에 가능할까요 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을까요?
"모자란 점원이라뇨. 머랭을 이렇게나 잘 치는데 능력이 충분한 직원인걸요?" 그리고 서빙을 할 때에 사람들이 하루를 보는 것을 보면 대단한 서빙점원인걸요. 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의뢰는 의뢰니까요..." 조금 지연 요소가 있어서 느지막할 것 같기는 하지만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617 구체적인 설정은 짜두질 않아서요! 이름도 하나도 안 정했고ㅠㅠ 아버지랑 오빠 셋은 막연히 아프란시아의 성현이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면 적절할 것 같아요. 덩치크고 남성미있고 인간적이고! 모이면 성현이 4명.. ㅋㅋㅋㅋㅋ 아버지는 그냥 소장님, 사장님 하는 호칭으로 불렀다고 해도 괜찮지 싶은데 어떠실까요!
다음 의뢰의 랜스는, 너였으면 좋겠네.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사람의 사정이란 게 언제나 맞아떨어지지만은 않으니까 지금은 그냥 희망사항으로 두기로 한다. -
열일곱과 열아홉, 어떤 사람들은 감정에 휩쓸리다 못해 그 이상 불타오르고도 남을 나이지만. 나는 그렇게 해서는 사랑하고 싶지 않아. 나에게 존중받고 나를 존중해줄 사람. 언제나는 아니라도 나를 근본적으로 이해해줄 사람. 그걸로 충분했다. 그래서 지금, 날 이해해준 네가 고마웠다. 가깝게 보이는 눈이 기꺼웠다.
" ...기다리고 있을게. "
사랑의 증명이란 쉬운 것이 아니다. 이 감정이, 한 달이라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 친애라던가 동정 같은 이름으로 명명되지 않길 바라. 함께, 듀엣을 하자.
>>613 캡틴이 힘내고 계신다는 건 알고 있어요. 다만 시스템을 쓰기 어려우니까 안 쓴다기보단, 쓸 여건이 안 되서 어쩔 수 없이 내려놓는다는 의미에 가깝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는 캡틴이 준비하신 모든 시스템을 써보고 싶고, 즐겨보고 싶고, 캡틴이 준비하신 건 전부 해보고 싶어요. 다만 그걸 위해서는 어느정도 놓아줘야 하는 부분도 있고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사용할 때의 장점과 사용할 때 놓아줘야 하는 것을 저울질해보고 생각했을 때 이 시스템은 나에게는 조금 안 맞겠다, 아니면 쓰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감상을 말하는 거지 절대로 캡틴이 무조건 편의를 봐줘야 함 이대로면 때려치우고 안 함!! 이런 느낌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캡틴이 새로 준비해주신 시스템들은 감사하게 사용하고 있고, 몇개는 저희를 많이 배려해주셨다고도 느끼고 있어요. 덕분에 어장을 즐겁게 즐기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캡틴
"혼자인 것은.. 적적한 걸까요.." 적적하다고 느낀 적 있지만 그럼에도 잘 느끼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손님을 모을 수 있는 점원이라는 말에 언젠가 하루 양이 아이돌만큼이나 사람을 모은다면 엄청나게 바쁠지도 모르겠다고 우스개소리를 냅니까? 장난스러운 팔 부딪힘이 있었지만 꿈쩍도 안 하네요. 사실인걸요.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니 기대도 참..." 손사래를 치지만 잘 해야 하는 건 맞잖아요. 그렇게 말하며 머랭을 몇 번 더 주고받고를 했을 때. 춘덕이가 다가오네요.
"이정도면 일단은 충분하다구리!" 이제는 잠깐 다른 일을 돕는 건 어떻겠냐구리! 라면서 춘덕이가 나머지 머랭을 싹 쓸어가고 다림과 하루를 다른 배치에 넣으려 하겠네요.
"그..그럼 저쪽에서도 잘 할 수 있기를 바라요." 그렇게 인사를 했을 겁니다. 그런 뒤에 누군가와 일상을 또 돌릴 수도 있겠지?
//17! 이걸로 막레를 할까요! 머랭을 엄청 열심히 쳤으니 이젠 다른 것도 해봐야죠(대체)
미나즈키는 원래 카페에서 공부하는 일을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기숙사에서 공부하면 시끄럽지도 않고, 책상도 넓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심지어 공부를 다 하고 바로 폭신폭신한 침대에 뛰어들 수 있는데 이 모든 장점을 포기하고 카페까지 갈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안녕하세요..."
그러나, 지금 미나즈키는 교과서와 공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몽블랑 문을 열어젖히고 있었다. 왜 기숙사를 포기하고 밖으로 나와서 공부할 결심을 했는가? 왜 하필이면 몽블랑인가? 그 이유는 순전히 유진화 한 명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에릭과 은후는 같은 학년이라 애매하고, 사비아 선배는 바빠 보이고, 성현 선배는 대하기 좀 어렵고... 결국 공부하다가 편하게 모르는 걸 물어볼 수 있는 상대는 진화밖에 없었던 것이다.
-가쉬가 포함된 아프란시아 밴드가 청월 앞에서 깽판을 배달온 둘이 구경(?)(농담이다) -제노시안이 파묻혔다! 파내줘!(1 ~n0 다이스로 100 채우기) -일상 치트키 몽블랑..인데 연속 몽블랑은 쪼금.. -랜스 없이도 가능한 단순한 작업 의뢰 나가기 -에미야의 유니폼을 만들어주기 위해 쇼핑 짐꾼으로 쓰기 -기타 제시사항
"진화 씨. 시간 괜찮으시면... 으로 걸려온 것은 랜스가 없어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일종의 채집 의뢰를 같이 갈 수 있냐는 물음이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서포터 혼자서도 수행할 수 있지만 가끔 몬스터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워리어를 대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네요. 다행히도 몬스터는 겁이 많아서 막아내면 도망치는 게 우선시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볍게 받았어요." 라고 말하면서 저쪽을 보면 나무들이 늘어선 군락지가 보이고 거기에 달려있는 몇 가지 과일같은 것들을 봅니다. 딸기같은 것으로 봐도 될 겁니다.
"목표는 간단하게 몇개씩 따는 거지만요." 가볍게 말합니다. 그 외에 보너스로 나무 밑에서 자라는 풀을 채집하는 것도 보너스이므로 열심히 일해보는 겁니다. 성공하면 과일을 몇 개 받아갈 수도 있을 테니까.. 라는 겁니다.
오늘도 화목한 카페 몽블랑. 요즘 내가 이 곳에서 상주하는 NPC 가 되어가는 기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뭐 좋지 않은가. 솔직히 점장의 권위도 실추(?) 했고, 손님이 없을 땐 내 개인 시간으로 이것저것 쉬거나 놀거나 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지금도 언제나처럼 손님이 없고 한가하자 디저트 연습이란 명목으로 간식을 만들어서 냠냠 먹고 있던 참이었다.
"응? 아, 미나즈키구나. 어서와."
그러던 도중 익숙한 얼굴의 후배....아니 이젠 후배가 아니던가...그렇게 생각하면 좀 절망스러운데. 어쨌거나 청월 시절에 알고 지냈던, 이 카페 단골인 미나즈키가 찾아오기에 나는 웃으면서 반겼다. 그런데 어째 표정이 그다지 즐겁지 않은데. 의아하던 나는 그의 손에 들린 교과서와 공책을 보고 아하. 하고 깨달았다. 카페에 공부하러 왔구나.
"바쁘진 않아. 아, 미나즈키도 간식 먹을래?"
한가해서 쉬던 도중이었어~ 라고 가볍게 대답하며, 나는 내가 먹던 간식 그릇을 그에게도 내밀었다. 직권 남용 아니냐고? 단골인데 이 정도 서비스는 아마 괜찮겠지. 애초에 단골이 아니어도 막 서비스 해주고 있고. 점장이 없으면 가게는 원래 점원의 마음대로인 법이다.
나는 드물게도 그녀의 권유에 고개를 기울였다가, 아하. 하고 깨달았다. 간단한 채집 의뢰인가. 나쁘지 않은걸. 어차피 특별히 바쁘지도 않았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나 겁이 많은 몬스터라면, 내 【발구르기】로도 간단히 내쫓을 수 있을테니까. 무엇보다 채집 대상이 과일인 것이 마음에 들었다.
"괜찮을 것 같은데? 응, 동행할게."
별로 어려워 보이는 의뢰도, 오래 걸릴 것 같은 의뢰도 아닌지라 나는 흔쾌하게 동의를 포시하면서 군락지를 한번 살펴보는 것이다. 이걸 보니 마침 떠오르는게 있었다.
"혹시 우리 상점가에서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해? 이계의 과일로 만든 아이스크림. 저거 몇개 얻어가서 재현 못해보려나?"
그녀와 처음 만난 계기는 상점가에서 같이 쇼핑했던 것이었지. 그 때 게이트산 과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상당히 맛있었던 것이 인상 깊다. 나는 나무에 잔뜩 자라나있는 과일을 보면서, 그 추억을 떠올리며 웃었다.
"네 채집 의뢰에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의뢰지만 혼자서는 역시 쫓아내기 곤란할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발구르기를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들었다면 발구르기를 해서 과일이 떨어지면 곤란하니 방패로 깡! 이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을까? 동행하는 데 동의하고 군락지를 보던 진화 씨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렇네요. 이계의 과일로 만든 거 꽤 맛있었어요" "상당히... 대단했다는 느낌이었죠?" 몇 개 얻어가서 재현하는 거.. 가능할지도요? 너구리 왕님은 게이트산 과일로 케이크도 만드시더라고요. 먹어본 적은 없지만요. 라고 말하면서 과일을 조심스럽게 따 봅니다. 꼭지를 잡고 순식간에 따면 영롱한 빛이 있는 과일이 하나 손에 들립니다.
"바구니에 담고.. 그걸 노리는 몬스터를 쫓아내는 걸로 하면 딱이겠네요" 하나를 담고 또 이리저리 들고 다니는 게 맞겠지요. 다림이 사다리를 타고 따고, 진화가 지킨다거나. 교대로 하긴 하겠지만서도
마침 조금 배가 고픈 차였던지라 미나즈키는 진화와 제일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과자를 하나 집어먹었다. 다른 손님도 없고, 이렇게 단 둘이라면 모르는 걸 물어봐도... 그런데 진화는 공부를 안 해도 괜찮은 건가? 책을 펼치던 미나즈키의 손이 멈췄다. 생각해보면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온 날에도 진화는 여유롭게 카운터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자신이 누군가보다 느리다는 것 자체를 최근 5년간 거의 겪어본 적이 없었던 미나즈키는 혼란에 빠졌다. 학교 안에 몽블랑과 이어지는 비밀통로 같은 게 있나? 아니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순간이동 장치가 있는데 여태 혼자 걸어다닌 건가? 아니면 에릭이 선배의 약점을 잡고 몽블랑에서 노동착취를... 미나즈키는 책을 반쯤 펴다가 말고 진화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좋아, 있다. 그렇게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지만─나이스! 라는 듯한 자세를 하고 있는 내 손에 쥐어져 있는 건 평생 지나가면서 기억에도 남겨 보지 않은, 내가 관심을 보일 거라곤 생각도 한 적이 없던 바로 그것. '연애 서적'이었다...! 꼭 그렇단 건 아니지만 학교별로 학생들의 성향이 극명히 갈리는 만큼, 어느 쪽이 주로 이용하는 서점엔 특정한 책이 없다거나 한단 말야. 청월에 가까운 서점에는 주로 참고서 같은 책─공부법 책은 적다─이 종류별로 있는 반면, 아프란시아에 가까운 서점엔 만화책과 소설책부터 시작해서 '초심자에게 추천하는 종이접기 시작법' 같은 취미 관련된 책이 다양한 분야별로 있는 편. 참고로 이 정보는 가디언넷에서 얻은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이 서점으로 온 나는, 무려 한쪽을 차지하고 진열되어 있는 반짝반짝한 연애서적 코너를 발견하고, 마침내 사냥감을 무엇으로 할지 고르는 일만 남았던 것이다. 근데 이거 집기 전에 제목을 안 봤네. 표지가 엄청 강렬한데. 어디, 책 이름이...
[ 남자 여럿 울려본 언니의 남자 꽉 잡는 법 ]
...잠깐, 뭔가 기억나는 거 같은데.
<회상> [ 가디언넷 ] [ 제목 : 연애법 책 샀다ㅋㅋㅋ 이제부터 나도 카사노바 ㄱㄴ? ] [ 내용 : (대충 제목으로 어그로 끄는 연애서적 표지 화질구지로 찍은 사진) ] ㄴ [ (욕설)ㅋㅋㅋㅋㅋㅋㅋㅋ ] 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ㄴ [ 왜 다들 웃으시죠ㅡㅡ 전 이분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봅니다. 도전해보세요! ] ㄴㄴ [ 얘가 제일 나쁘네ㅋㅋㅋㅋㅋㅋ ] ㄴㄴㄴ [ 악질쉑ㅋㅋㅋㅋㅋㅋ ] ㄴ [ 여자가 넘어오는 게 아니라 님이 선을 넘어가겠네요ㅋㅋ ] ㄴㄴ [ 좀 치네 ㄷㄷ ] <회상 종료>
......응, 가디언넷 스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면 이 책은 내려놓는 게 좋겠다. 표지를 보면서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느낌으로 웃다가 그렇게 책을 내려놓으려는데... 거기엔, 친구가 있었다! 나랑 정말 안 어울리는 책을 손에 쥔 채로 마주치고 말았다!
" 자, 잠깐. 뭔가 생각했다면 모두 오해야. " " 서-설명할 수 있어! 조금만 기다려! "
괜히 허둥지둥하면서 손에서 책을 놓는 것도 깜빡하고 ─딱히 진화가 도망치진 않았을 수도 있지만─아무튼 잡으려 했다...!
학교가 끝난 후 그대로 기숙사에 돌아가기엔 기분이 내키지 않아 재미있는 것 없을까~ 하고 학원도 내를 싸돌아다녔다. 그러다 별달리 할 것을 찾지 못해 공원에 잠깐 쉬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익숙하다기보단, 묘하게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그런 목소리.
목소리의 근원지로 가보니 꽤 오랜만의 지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백춘심. 학원도에 오기 전에 잠시 알바를 했던 곳의 사장님의 딸이다. 정말로 잠시라서, 한 달 하고 도망쳤지만. 제철소 알바의 고수익에 혹해서 들어갔는데, 한 달 동안 정말 뺑이만 치다가 도망쳤다. 그래도 한 달동안 한 덕에 몇 주 동안은 풍요로웠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소장님의 호통이 뇌를 울리는 것 같은 착각에 시달렸다. 겨우 한 달이었는데도 워낙 고생을 했다보니 평생 잊지를 못 할 그런 기억이었다. 나는 그 때 고생한 만큼 되돌려줄까 싶어 골려줄 모양으로 그녀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홱 하고 두 손으로 눈을 가리려고 했다.
간단한 호기심에 물어보면서도, 발구르기로 과일이 떨어지면 곤란할 것이라는 말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그걸 이용해서 반대로 과일을 아래 받아낼 방법만 마련하면 역으로 편하게 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아싿.
"인기집인 이유가 있다는 느낌이었지~ 그러고 보면...."
생각해보니 최근 다른 차원 외계인에게서 받은 과일 후르츠들이 아직 꽤 남아있다. 효과가 영 괴이 했기에 그것을 먹어도 되는가 의아 했고, 따라서 아직 보관중인데 다림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를 가볍게 물어보는 것이다. 나랑 같이 몽블랑에서 수 많은 다른 차원의 인물들과 교류한 그녀니까, 마찬가지로 이 외계인의 음료도 그럭저럭 많이 가지고 있겠지.
"방심하는건 좋지 않겠지만 말이야. 일단 주변에 별로 위협이 느껴지진 않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과일을 따는 그녀를 올려보곤, 주변을 한번 둘러보며 자세를 취하면서도 어쩐지 평화로운 광경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 했다. 이 정도면 잡담도 충분히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미나즈키는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공부...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얼마 안가서 그는 책을 펼치다 말고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이다. 무, 무슨 일이지? 최근에 내 외모에 관련된 웃기지만 웃지 못할 해프닝덕에 그렇게 빤히 바라보면 어쩐지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이 착실한 후배 입에서도 '선배, 혹시 여자인건 아니죠?' 라던가 나오면 울면서 뛰쳐나가고 싶을지도 몰라.....그래서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야 할지 말지를 한참 고민하면서 힐끔 힐끔 그의 눈치를 살피다가, 결국 도저히 못견디고는 입을 열어 물어보는 것이다.
"그, 내 얼굴에 뭔가 묻었니?"
조금 어색하지만 상냥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기울이며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묻는다. 내가 아는 미나즈키는 상당히 성실한 애다.....엉뚱한 소리는 안할거라고, 나는 어딘가에서 그에 대한 간절한 신뢰를 품었다.
"받게 된 건.. 너구리 왕님 주선이었어요." 친구 분께서 너구리들과 매우 친한데요. 그 덕에 주선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다가 아래 받을 방법만 있다면 편하게라는 말에 따는 방법은 몰라도 그러면 조금 품질이 있을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합니다. 그래도 좋은 의견이었다고 답합니다.
"인기집일 만하더라고요." 아마 늦게 갔다면 다 팔리고 없었을 거라는 답을 돌려주며 외계 개구리의 후르츠라는 것에 6개 얻었는데 그 중 절반이 동일한 음료라서요. 누군가랑 교환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는 진화 씨는 뭐 가진 게 있나요? 라고 말해봅니다.
"그렇네요.. 하긴 따낸 것을 주워먹는 게 그들도 편하단 걸 인지하는 걸지도요?" 따고 있는 동안 방해하면 곤란하단 걸 아는 걸까. 라고 생각하면서 과일을 조심스럽게 따기 시작합니다. 반짝반짝거리는 예쁜 과일들이 바구니에 쌓여가고. 그것을 반납하고 다시 돌아온다거나 하려나요.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오랫만에 좋아하는 만화책이라도 사려고 서점에 온 나는, 익숙한 장신의 여학생을 마주했던 것이다. 나와 어쩌면 가장 친하고도 할 수 있는 친구를 보고 오랫만에 반가운 마음으로 아는체를 하려다가 그녀가 어떤 책을 발견하곤 나이스! 라고 하는 듯한, 엄청나게 기뻐하는 자세를 취하는걸 봤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렇게 좋아하는지, 호기심이 생겼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먼저 말걸기 보다는, 그 책을 잠깐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 남자 여럿 울려본 언니의 남자 꽉 잡는 법 ]
".....?!......!!"
세상에 내가 제대로 본 것이 맞기나 한건가. 그녀가 저, 저런 책을....!? 여, 연애를 시작하려는 건가?! 성실하고 성실한 그녀의 이미지를 180도 꺾어버리는 듯한 강렬한 책에 나는 사랑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구구절절 옳다는 뜬금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발자국 뒷걸음질 쳤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화들짝 놀랐다. 다림이가 너구리 왕과도 아는 사이였단 말인가? 그녀의 인맥이 넓다곤 생각했지만....그렇게 생각하면 너구리 춘덕이가 일하는 우리 카페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는 것도 어쩐지 신기한 시선으로 느껴진다. 너구리왕이라....나도 한번쯤 보고싶네.
"우리도 그런걸 메뉴로 내놓아볼까?"
요 근래 다른 차원 사람들을 위한 신메뉴는 꽤 호평이었다고 얘기하면서, 뭐 가진게 있냐는 말에 잠깐 가디언칩으로 확인해봤다. 개구리가 주었던 아이템들은 대체로 괴상하지만, 음료라면....은신 기능을 부여하는 블루 레모네이드 스무디가 있네. 라고 대답했다. 그 외 다른건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피자라서 영 애매하네. 라고 덧붙이면서.
"그렇게 생각하면 어쩐지 귀여운데. 몇개 정도는 건네주는게 차라리 편할지도?"
과일을 따는 그녀를 보곤, 나는 쌓인 바구니를 옮기는건 내게 맡기라고 말하면서 가볍게 들었다. 요즘 여자라는 오해를 부쩍 많이 받고 있지만 이래보여도 신체도 A 건강도 S 다. 과일 좀 쌓인 바구니 같은건 거뜬하게 들 수 있다.
진화의 기대가 무색하게도, 미나즈키는 진화가 생각만 하던 그 문장으로 말을 시작했다. 이렇게 가쉬에 이어서(물론 미나즈키는 가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지만) '그 질문'을 하는 두 명째 인간이...
"에릭이 선배를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니죠?"
...나오지는 않았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금 미나즈키가 한 질문도 꽤 충격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선배, 혹시 여자인 건 아니죠?' 보다는 낫지 않은가. 미나즈키는 물론 시험공부도 중요하게 여기긴 했지만 그게 제대로 수업도 못 듣고(진화가 수업을 '안' 들을 순 있지만 '못' 듣고 있지는 않았다), 몽블랑에 하루 종일 있으면서(이건 사실일 수도 있다), 다림과 함께 자유를 되찾을 날만을 꿈꾸는(이건 정말로 사실이 아니다) 진화의 일을 해결하는 것보다 중요하진 않았다.
넋을 빼고 있었던 탓에 누군가가 등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느낄 새도 없이 눈앞이 캄캄해졌다. 머릿속을 물음표로 채워 넣으며 눈가를 덮은 손등을 연신 더듬었다. 짓궂은 장난에 태연한 체를 하려고 입을 꾹 다물었다. 목소리를 기억하냐 물어도 이전에 알던 이를 학원도에서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기억에 있는 목소리가 아니어서, 역시 당혹감은 감추기가 어려웠다. 학원도에서 사귄 친구 중에 이런 장난을 칠 사람이 진화나 지훈이 말고 더 있던가 싶다. 그는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를 흉내 내지만 은근히 장난기가 묻어나서 그다지 나쁜 상황으로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뭐야... 누군데."
눈가를 덮은 손을 겨우 붙들고, 잡아내리려 하며 고개를 비틀어 뒤쪽에 섰는 이의 얼굴을 바라보려 했다.
망설이는 그를 보며, 나는 아. 무언가 학업에 고민이 있는걸까. 시험 공부라던가, 연애라던가. 혹은 전투법이나 인간 관계에 대해서 물으려는 걸까. 선배로써 후배의 고민에 나름대로 멋있게 대답해줄 방법을 열심히 고민했다.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진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의지해준다면 무언가 멋진 대답을....
"응응??"
응응????
대화의 흐름을 전혀 못따라가겠다. 한가롭게 디저트를 먹고 있는데 어째서 에릭의 괴롭힘이 언급되는거지? 물론 에릭이 날 괴롭히는? 부분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요즈음에는 내가 반격하는 일이 많달까 사실 따지자면 내가 그를 잔소리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던게 떠오른다. 생각해보면 쭈글쭈글 하다가 요 근래 카페에 얼굴을 잘 비추질 않는데 혹시....
"가, 갑자기 그건 왜....??"
어쨌거나 나는 무언가 오해가 있음을 직감하고, 당황하면서도 거기까지 도달한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친구가 데려간 카페가 너구리 왕님이 운영하는 카페였거든요." 거기에서 너무 맛있는 것들을 먹어버린 탓인지 입만 높아졌다고요. 라고 말하면서 요리라도 배워서 해야죠.. 라고 말하면서 그런 걸 메뉴로 내놓는다는 말에 그래도 괜찮을지도요... 라고 말하다가 역시 공급이 불안정하니까 완전 한정판이 되겠네요. 라고 말합니다. 스페셜 후르츠 파르페 같은 느낌이 되려나?
"블루 레모네이드가 2개쯤이라면 하나.. 교환하실래요?" 1개만 있으면 교환하기엔 그러니 물어보는 거에요.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이랑 케이크는 저도 있으니까요. 라고 덧붙입니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난폭해진다네요." "많이 먹으면 랜스를 데리고 와서 토벌 쪽이 되려나요.." 한두개 정도는 되지만요. 라고 덧붙이다가 들고 가는 걸 봅니다. 돌아오는 동안에 쌓아둬야겠다면서 부지런히 다람쥐마냥 과일을 똑똑 땁니다. 색으로 익은 게 구분이 가서 다행일까요. 그러다가 잠깐 쉬다 보면 나무 밑에서 반짝거리는 풀을 발견할 수 있었을지도.
이 책을 당장 놓으라는 영혼의 지시와 당장 도망치는 진화를 쫓으라는 뇌의 판단이 부딪쳤다. 이럴 때 사람은 제대로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는 법이라서, 그냥 책 놓고 쫓아가자 vs 책을 던져놓을 순 없다, 정중히 놓고 가자 <- 그럴 시간이 어딨냐! 라는 공방전이 먼저 뛰기 시작한 후에야 시작되고 말았고, 결국 나는 책을 들고 달렸다. 서점 문을 통과하는 순간, 삑- 하고 가디언칩 결제 메세지가 날아왔다. 가격이 얼마인지도 확인 안 해봤는데... 몰라! 일단 이 오해를 풀어야만 한다!
" 당장 도주를 멈추고 투항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
아니, 이게 아니잖아!
" 힘세고 강한 아침! "
이건 더 아니다! 일단 의념으로 신속을 강화하고 엄청 달린다─!! .dice 1 100. = 53
그대로 좀 더 장난을 쳐볼까 했지만 아까의 전화에서 목소리에 힘이 조금 없었던 것도 그렇고, 계속 장난쳐서 심기를 거스르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조금 퉁명스런 목소리로 누구냐며 나의 손을 풀고 고개를 돌렸다. 굳이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었기에 나는 반가움과 장난기 잔뜩 묻어나오는 미소를 지으며
"여어 백.춘.심. 잘 지냈냐?"
하고 그녀가 꺼려하는 본명을 하나 하나 또박또박 발음하면서 오랜 친구를 만나듯 친근하게 인사했다. 이어 그녀의 머리를 헝크러트리듯 세어번 쓰다듬곤 한쪽 팔로 벤치의 등받이를 잡은 뒤 가볍게 뛰어넘어 그녀의 옆에 앉았다.
처음 만났을 땐 어쩐지 고독해보이는 인상이었는데, 친해지고 나서 보면 굉장한 인맥이다. 외모나 매력과는 다른 신비한 분위기 같은게 있어서 그런걸까. 나는 조금 간탄하면서도, 너구리왕이 운영하는 카페의 음식은 어떤 메뉴에 어떤 맛이었는지 호기심에 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완전 한정판이라....그런걸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도 있으니, 어쩌면 오히려 그게 더 잘 나갈지도.
"하나밖에 없기는 한데. 교환해도 상관은 없어."
왜냐면 블루 레모네이드의 효과는 원리는 모르겠지만 은신과 기척을 지우는데 특화 되있다. 실로 유용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만. 내 역할상 의뢰에 가서 쓸 상황이 얼마나 있을지는.....음, 그건 또 모르는 일인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녀에게 외계인 제 음식 다른 목록을 말해줬다. 성별이 바뀌는 아이스크림, 어린 아이가 되는 케이크, 그리고 파인애플 피자. 이렇게 있네.
"그건 또 신기하네......그럼 사람은 먹어도 되는거야 이거?"
맛있어 보이는 과일 주제에 흥분제 작용이라도 하는건가. 메뉴로 정말 내놓아도 되는지 잠깐 의심하다가, 쉬는 시간에 문득 시선을 돌리면 반짝거리는 풀을 발견하는 것이다.
미안할 거 없으니까 도망치지마, 라는 외침에 순간 이성을 되찾고 잠깐 뛰는걸 망설인다. 생각해보니 뭔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돌아가서 얘기를 하면 확실히 뭔가 알 수 있는게 아닐....
"히에에엑 - !!"
뒤돌아보니 그녀는 살벌한 기색으로, 당장 도주를 멈추고 투항하면 목숨만을 살려주겠다는 선전포고를 하고 있었다. 내가 봐온 만화 책에선 저런 말을 하고 살려주는 케이스는 한번도 없었다고 할까. 저런건 주로 악당의 대사이지 않은가. 그 무시무시한 기세를 본 나는 다시금 이성을 날려버리며, 묶어둔 머리가 찰랑거릴 정도로 열심히 뛰고 마는 것이다.
"....마, 맛이 갔어....!!"
알 수 없는 소리를 외치며 달려오는 비아를 보고, 나는 그녀가 지금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자, 잡히면 안된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짚었다. 그렇구나. 미나즈키는 나를 예의상 선배라고 불러줬던 것이 아니다. 진짜로 선배인 줄 알았던거지....그는 내가 현재 성학교로 전학왔으며, 2학년에 머물러 있단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맙소사. 한 때 후배였던 아이에게 이걸 스스로의 입으로 설명 해야된다니, 현실은 너무 잔혹하다. 그리고 뒤이어진 의문도, 같은 청월 학생이라면 마땅히 가질만한 의문이었을 것이다.
같은 청월이었다면 말이지. 아프란시아 고교는 청월보다 하교 시간이 2시간은 빠르다. 그래서 수업을 마친 뒤에 적당히 쉬다가 카페에 출근해도, 나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다........나는 깊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민망해서 얼굴이 불탈 것 처럼 붉어졌지만, 상냥한 마음으로 챙겨주는 자존심 때문에 속이거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미나즈키. 나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지금은 성학교로 전학 갔어."
그리고.....지금은 2학년이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선배도 아니야.....라고 기어가는 목소리로 덧붙이며, 나는 고개를 떨궜다.
"아니요.. 사실 인맥이 넓은 편은 아니에요."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걸 싫어하진 않지만 그게 깊은 관계를 보장하지 않으니 떠나가는 사람도 꽤 있다면서 말하고는 그래도.. 그러고 싶지 않은 분도 있고. 그게 시연 양이었지요.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묻는 것에 사과 케이크나 라즈베리 케이크의 맛을 말하면서 묘사를 기깔나게 합니다. 아삭하고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입을 씻어주는 객관적으로 매우 맛있는 케이크라고 말하면서 얼마나 맛있었으면 미식 스킬이 생기려고 했다니까요? 라는 농담성 말을 합니다.(*실제로 생김)
"그렇지만 역시 하나만 있는 걸 교환하는 건 조금 두렵네요.." 자신이 가진 3병은 스타후르츠 생과일 주스라면서 먹으면 하루정도는 매력이 조금 높아진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품 중에 신기하게도 마법소녀 복장...도 있다고 중얼거립니다. 그건 좀 부끄러웠던 걸까.
"글쎄요.. 몬스터에게는 너무 맛있어서 먹고싶다라는.. 정확하게는.. 욕망의 비대화로 인한 말로라고 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게이트 창작대회 같은 걸로 쓸까 하다가 내놓은 거라서 먹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게 함정적 요소였다나 뭐라나(대체)
"아 이게 맞네요." 분석 스킬을 써서 보너스라는 걸 알고는 조심스럽게 캐냅니다. 반짝거리는 투명한 유리 이파리같은 풀을 캐내고 다시 과일을 따야 하려나요.
확실히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과, 그게 깊은 관계로 이어지느냐는 별개의 이야기다. 다만 내 입장적으로는 일단 여러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시점에서 충분히 인기인의 자질이 있는 편이라고는 생각한다만. 뭐 이런건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임으로,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넘어갔다. 그리고 뒤이어진 묘사에는 침을 꿀꺽 삼키는 것이다. 너구리들은 요리를 잘하는게 종족 특성 같은걸까...
"음, 그건 그럴 지도."
아쉽게도 나는 중복 물품 자체는 없다....라고 생각하다가, 마법 소녀 복장에 풋 하고 웃음을 터트리곤. 그녀를 보면서 그녀가 마법소녀가 되었을 때를 가볍게 생각해봤다. 어울릴 것 같아서 보고 싶다고 덧붙이는건 덤이다.
"무섭잖아...."
그렇게 말하니까 더 무섭다. 게이트는 게이트란건가....사람에게는 진짜 적용 안되는거 맞아?? 먹어도 되는거야??
"백.춘.심." 그 세 글자에 머리털이 쭈뼛했다.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들으라는 듯이 또박또박 본명을 부른 짓궂은 사람을 한 대 때려주려고 주먹을 쥐었으나, 반가움이 가득한 장난스런 미소에 일단 손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는 얼굴이다. 분명, 예전에 아버지 공장에서 일손을 도왔던 남자애다. 한 달 정도 일하다 그만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거쳐간 이가 한둘이 아니라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얘는 워낙 잘생겨서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었을 뿐이다. 머리를 마구 쓰다듬어 헝클어뜨리곤 벤치 등받이를 훌쩍 뛰어넘어 옆자리에 앉는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다가, 그의 정강이를 세게 차주고 싶은 마음을 겨우겨우 참아내고 주먹을 쥐어 그의 옆구리를 아프지 않게 쿡 찌르려고 했다.
"잘생긴 알바생."
아무래도 짓궂은 장난에 화가 나는 것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더 컸는가 보다. 언짢으려고 했던 기분도 금세 누그러진다.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능글맞은 건 여전하네."
그를 보니까 집 생각이 나서 약간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더 감상에 젖어버릴 것 같아서 픽 웃어버리고 고개를 살짝 돌려버렸다.
사과하는 그에게 나는 애써 밝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이래보여도 독특한 스킬도 얻었고, 연인도 사귀었으며, 최근엔 무시무시한 게이트에 참여해서 살아남았다던가. 등등. 요 근래 자랑할만한 일을 열심히 떠들어댄 기분이다. 그렇게 놓고 보면, 요 근래 열심히 노력해서 무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성과라도 나와서 다행이다. 말할 꺼리가 없었으면 여기서 필연적으로 울적해지지 않았겠는가.
"음....난 괜찮은데. 미나즈키가 편한대로 부르면 되지 않을까?"
다른 학교 사람에다가 이젠 학년도 같으니, 엄연히 말하자면 선배는 아니지. 그렇지만 난 사실 그렇게 불리는게 별로 불편하지는 않다고 할까.....오히려 반대로 미나즈키가 상쾌하게 '진화야! 우리 이제부터 같은 학년이네!' 라고 말하는게 심정이 더 복잡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같은 학년의 몇몇 나이어린 동급생이 '진화군' 이라고 날 부를 때 마다 상당히 묘한 기분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을 피해 학교 건물로 다이안은 숨어들었다. 그리고 교내의 벽에 기대어 교정을 바라봐 멍 때리기 시작했다. 멍 때리며 드는 생각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잡념들로 머리를 가득 채웠다. 특히 미래의 걱정이라던지. 대부분이 미래에 대한 걱정이지만 흐음- 코로 날숨을 크게 내뱉더니 무표정, 이라기엔 근심걱정,특유의 인상 때문에 보기 좋은 태는 아니였다.
" ... "
그것도 폐문과 미세요 라고 적힌 문. 그 문 앞을 막아선 다이안의 근심걱정 타임은 기어코 5분이 넘어가도 배후에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도 모를 터. 주기가 빨라지는 한숨이 더욱 공기를 무겁게 만들더니 으아악!!!! 비명을 내지르며 주먹 쥔 손날 부분으로 벽을 꿍꿍 아프지 않게 두어번 내리쳤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이 세상에서 그렇게 쉽게 쉽게 풀리는 일은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더욱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전에 들은 다림이의 과거라면, 인간 관계에 더욱 어려워 할만도 하다. 그런 그녀가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는 친구는 분명 좋은 애겠지. 나는 속으로 잘 풀리길 응원했다.
"분명히 잘 어울릴걸. 혹은 의외성이 더해져서 매력적일지도 모르지."
나는 아하핫 웃으며 그녀를 칭찬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죽었다 깨어나도 마법소녀 복장을 입을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닌 그녀지만, 그런 만큼 뭔가 밝고 큐티한 마법소녀 복장을 입으면 갭이 더해져서 귀여울지도 모른다. 만화에선 자주 그랬다.
"그건 조금....염치가 없는걸."
공짜로 받는건 어쩐지 너무 뻔뻔한 것 같아서, 그건 그거대로 나도 망설여졌다.
"음~ 그렇네....."
나는 나무를 옮겨갈 때 마다 부동일태세를 시전한 뒤에 굳건히 버텨 다가오지 못하게 막으면서도 대답했다. 지금은 저렇게 온순하고 겁이 많은 편인 녀석들이 욕망에 부풀면 사나운 괴물이 되는건가. 그렇게 말하니 어쩐지 인간도 다를바 없다는 회의적인 생각도 들고.
"...그러고 보면, 다림이는 사람들이랑 거의 다 존댓말로 대하는 느낌이네."
무심코 말했는데 행운, 이라고 하니까 그녀가 신경쓸만한 소재인 것 같아서. 나는 적당히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진화가 잘 지낸다면 그걸로 된 일이겠지만. 이걸로 에미리도 아프란시아고, 지훈도 아프란시아고, 이걸로 진화 선배도 아프란시아가 되는 건가. 어쩐지 같은 학교 학생보다 아프란시아 학생을 더 많이 알고 지내는 것 같아 기분이 미묘해졌지만 그런 것까지 일일이 따지고 싶진 않았기에 이쪽은 대충 넘기기로 했다.
"그러면 계속 선배라고 부를게요. 그게 편하기도 하고..."
여태 계속 선배라고 부르다가 갑자기 '진화야. 나 왔어.' 같은 말을 하기에도 어색했고. 이렇게 고민도 해결됐으니 이제 공부를... 까지 생각하며 책 쪽으로 고개를 돌린 미나즈키는, 진화가 성학교로 전학을 갔다면 시험공부를 도와달라고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좌절했다.
"의뢰라고 해서 쉽지는 않지만요." 천천히 해야 하는 것도 있고. 천천히 해서는 결코 안되는 것도 있지만. 의뢰가 후자라면 사람간의 관계는 전자일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다림은 예쁘장한 과일을 들어보고는 잘 어울린다는 말에 떨어뜨릴 뻔합니다. 얼굴에 살짝 홍조가 도는 게. 부끄러워하는 걸까요?
"그냥 받으셔도 상관은 없지만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안을 거두어들입니다. 그리고는 그렇다는 말을 하면서 쫓아내는 것을 보며 과일을 따냅니다.
"네. 아무래도 그게 편하니까요?" 아무렇지 않게 받으면서 화제를 천천히 돌립니다. 존댓말.. 그건 역시 힘들지 않습니다. 그저.. 일종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어릴 적부터 습관인 걸지도요..." 예외적인 몇...이었더라. 많지는 않았지만. 반말로 대한 사람은 있긴 했지만요? 라고 말하지만 지금 존재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벽련사계신공闢聯四季神功(SSS) - 아주 먼 과거 왕검조선이 건국되던 시대에 하늘에서 내려온 세 신선. 풍백과 운사, 우사가 스스로의 몸을 지키지 못하고 지배받던 인간들에게 내린. 스스로의 몸을 지킬 수단 중 하나. 포악하고 위협적인 계절의 힘을 육체에 쌓는 것으로 하늘과 땅을 잇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만든 신공이다. 오직 왕검조선의 제사장들에게만 전수되어 왔으며 완성한다면 하늘과 땅. 그 모두를 이을 수 있는 위대한 신선의 일각이 된다 평가받는 무공이다. 현재는 신 한국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모든 내공 기술은 벽련사계신공에 합쳐진다. 평범한 방법으론 숙련도를 올릴 수 없다. - 벽련사계신공 일본 강림闢聯四季神功 一本 降臨 : 자신보다 약한 적들에게 존재만으로도 강한 위압감을 주며 일정 단계 이하의 적인 경우 살의만으로 적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주위의 의념을 통제할 수 있으며 영향권 안에 놓여진 모든 적은 레벨이 15 감소하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 - 벽련사계신공 이본 춘입闢聯四季神功 二本 春入 : 생명이 깃들고 봄이 찾아오는 강대한 자연의 힘을 신체에 받아들인다. 일정 수준 이하의 공격에 면역이 되며 의념을 방출하는 것으로 본인과 상대의 생명을 치료할 수 있다. 자연지물을 스스로 피워내거나 잠재우는 것도 가능해지며 신선 급 이하의 상대에게 입선入仙으로 취급받게 된다. - 벽련사계신공 삼본 수하闢聯四季神功 三本 繡夏 : 모든 것을 불태우고 늘어지게 하는 강대한 자연의 힘을 신체에 받아들인다. 화火 속성 카테고리를 포함하는 공격에 대부분의 대미지를 흘리게 되며 감정 중 분노를 발현하는 것으로 주위 공간에 대한 지배력을 방출하게 된다. 거대한 의념을 불태워 일시적으로 주위 공간을 여름의 지배 하에 둘 수 있으며 이 공간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신선 급의 상대들에게 초선初仙의 경지에 든 것으로 판정되며 선계의 입구에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게 된다.
밝은 계열의 붉은 빛 머리와 연한 분홍빛의 눈. 귀엽다고 하면 귀엽지만 여간 사내답지 않은 행동과 귀염성 없는 태도가 인상적인 아이였다. 한 달 동안 일 할 때도 그녀는 묵묵하게 망치를 두드리고, 그라인더로 갈고, 무거운 것도 별 불만 없이 옮기는 모습이 인상에 남아 있었다. 장난스레 머리를 헝크러트리자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본다. 그래, 저 눈이지. 제철소에서도 가끔 장난치면 저런 눈으로 죽일 듯이 쏘아보곤 했으니까. 등 뒤가 따끔따끔 해오는게 보통 스릴 있는게 아니라니까. 이내 그녀가 주먹을 쥐고 옆구리를 쿡 찌르자 "아야야야야." 하고 아픈척을 하며 오버된 행동으로 옆으로 넘어졌다가 오뚜기처럼 다시 돌아온다.
"헤헤.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고맙구만."
잘생겼다는 이야기는 순수하게 기분이 좋다. 짜릿해. 늘 새로워.
"나도. 뭐, 그 땐 의념 각성도 하지 못했던 때고."
학원도 바깥에서 알던 사람을 또 학원도에서 만난다는 것은 꽤나 각별하다. 은후도 그런 경우지만 은후는 어릴적부터 알아온 친구니 예외이고. 그녀는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홱 고개를 돌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늘 저런 식이었으니까.
"뭐. 그럭저럭. 어찌됐든 죽지 않고 살아있다. 아, 그래. 소장님은 잘 계시고? 아직도 일 할 때 호통치시고 그러냐? 상상만 해도 귀가, 머릿속이 아주 쩌렁쩌렁 울린다. 가쉬! 허리 힘을 쓰라고 했지, 허리 힘을! 사내놈이 말라 비틀어져가지곤!"
어쩐지 미나즈키는 석연찮은 기색이었지만 납득하려는 기색이 강했다. 나도 어쩐지 씁쓸해진 속을 달래기 위해 애써 달콤한 음료와 과자를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생각해보면 여기에 넘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청월에서 지내던 긴 시간에 비해 정말 많은 인연을 쌓고 달라지고 있음을 떠올려 뭐라고 해야할까 기쁘면서도 복잡한 기분이 들긴 했던 것이다.
"응. 그래준다면 고맙고."
여태까지 대해주었던 태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나야 기쁘다. 갑자기 '뭐야. 이제 청월도 아니야? 퉷.' 같은 발언이 나오거나 했다면 아무리 그래도 마음에 큰 흉터가 생겼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어쨌거나 나는 그가 공부하는 것을 흘끔 지켜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기로 했다. 시험을 알려줄 순 없겠지만, 그래도....
"시험이 끝난 직후인데 곧바로 공부라니, 열심히 하네. 의뢰는 잘 다니고 있어? 실기도 중요한 편이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도 얼마전 경호부 부장님에게 큰 실례를 끼쳤던 적이 있었던게 떠올라서, 쓴 웃음을 지었다. 그걸 달래기 위해 상점가에 가서 곰돌이 인형을 사서 선물해줬던 흐름까지 생각해보면, 인간 관계라는게 확실히 그리 녹록치는 않다. 의도가 좋아도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일 같은건 얼마든지 있고, 기계가 아닌 이상 관심에서 멀어지면 거리도 벌어지는게 관계인 것이다. 나는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도는걸 조금이나마 귀엽다고 생각했다. 더 부추기는건 너무 짗궃다고 생각했음으로 웃으면서도 모른체 넘어가기로 했지만 말이다.
"흐음.......그렇게 말하니까 어쩐지 다림이에게서 반말을 들어보고 싶네."
아까전 마법소녀와 비슷하게, 평소의 인물이 그렇게 행동하는게 잘 상상이 안가는 것을 하면 그 격차로 인해 신선한 느낌을 주게 된다. 내가 알기로 다림이는 거의 대부분의 인물에게 정중하게 존댓말을 하는 인물이었으니....반말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얼마전에 찾아갔을 땐 친한사람이라고 해줬으니, 조건은 충족하고 있는거 아니야?"
조금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 때 기세로 뭔가 부끄러운 내기를 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런걸 한 이상 그녀에게서 드물게도 반말을 들을 자격은 충분해진게 아닐까??? 나는 그런 논리를 펼쳐보는 것이다. 물론 별로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으니,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마지막으로 갔던 의뢰가 뭐였지? 미나즈키는 여태 공부한다고 바빴던 탓에 최근 의뢰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수업을 듣고, 검도부 활동을 하고, 공부하고, 교무실에 가보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지훈과 대련하고, 가끔 우동을 먹거나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의뢰의 ㅇ자도 안 보이는 생활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가디언이 아니라 그냥 UGN 사무직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미나즈키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진화를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