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은... 영웅을 만들겠다고 시빌워를 일으킨다거나.. 보물을 찾겠다고 가서 자신을 홀리게 만들었다거나(엄연히 에릭이 원인 중 하나이기는 하다.) F의 악기연주실력으로 오는 손님을 쫓아내려 했다거나. 다들 유니폼 입는 와중에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있었다거나. 여자친구와의 데이트에 여동생.. 격의 존재를 데리고 가려 했다는 그런 게 생각났지만. 에릭의 명예를 위해 조금 글러먹은 마인드로 뭉뚱그리고 만 것입니다..
"네..에? 에?" 양 손을 잡자 조금 놀란 듯 토끼눈이 된 다림입니다. 원래 얘 손 갑자기 잡히면 토끼눈 됩니다. 손가락만 드러나는 장갑을 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요... 그리고 하는 말에 어떻게든이라는 말을 듣고는
"괜찮은걸요. 에릭 씨도 생각보다 잘 대해주시는 걸요?" 정말로 그러니까 괜찮아요. 라고 말하면서 그래도.. 이렇게 걱정받는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라고 덧붙입니다.
"아마 본인이 요구하진 않을거야. 자존심이 강한 겁쟁이 자식이라서. 혹시 기회가 된다면 에미야씨가 먼저 챙겨줄래?"
나는 나 치고는 매우 신랄한 어조로 얘기했다. 만약에 나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었다면 조금 놀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내 진심이기도 하다. 본인이 미숙하면 인정하고 상담이라도 받을 것이지, 내가 아는 에릭은 괜찮다고 떵떵 허세 부리다가 일이 꼬이고선 자기 혼자 어깨를 움츠리는 헤타레 자식인 것이다.
"실제로 이번 매출표는 꽤 유의미하게 올라가고 있지 않았어? 아무래도 커플 장려 이벤트도 같이 진행중이니까. 물론 가디언넷에서 우리가 홍보를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말이야."
매상표 관리는 다림이가 하고 있으니 구체적인 수치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요 종업원으로써 대략적인 감각은 안다. 손님이 이전에 비해서 뚜렷하게 늘고 있는 듯한 느낌은 있다. 이 기세를 몰아서 연애 상담으로 이어지는 추가 이벤트를 계획해봐도 좋지 않겠냐며, 나는 둘에게 의견을 제안했다. 응? 이런 회의나 제안은 원래 점장에게 하는 것 아니냐구?
몰라 그런 녀석.
"그.......혹시."
뭔가 상당히 필사적으로 사수하려는 기낌이 느껴지자, 나는 음료를 홀짝이면서도 조심스럽게 에미야씨에게 물어보았다.
오늘도 나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뭐라고 해야할까, 요즘 거의 카페에서 살다시피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데. 춘심이는 뭐하고 지낼까 싶으면서도, 딸랑 울리는 종에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려다가.....
나는 눈치챘다.
혼자서 들어오는 저 고독한 분위기. 그러나 부끄럽지도 움츠러들지도 않고, 오버하지도 않는 차분함. 나 또한 외톨이로써 혼밥의 길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써, 언뜻 봐도 알 수 있던 것이다. 그는....혼밥의 고수다. 나는 눈빛만으로 그의 내공을 간파하고, 동질감을 얻었다. 따라서 평소처럼 밝고 환하게 인사하려는 대신,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는 것이다.
"어서오세요. 메뉴는 무엇으로 드릴까요?"
지나친 관심도 아니고, 혼자 왔다는 신기한 시선도 아니고, 그저 덤덤하게. 그것이 혼밥의 길을 걷는 동지들 끼리의 "예의" 라고 할까.
"그래도 염려될 수 밖에 없는걸요." 정말로 괜찮으시다면 좋겠지만.. 여기는 폐쇄된 공간이니까 벗는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말씀드린 거에요. 라고 웃어보입니다.
"그렇네요... 감사해요." 저런 전문적인 지식... 메이크업 부가 아니라면 에미리 님 정도는 되어야.... 그렇다면 교차적인 질문은. 나중에 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라고 느릿느릿하게 생각하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근데 다림 앞에 놓여있는 게 커피가 섞인 거면 망한 거고(대체)
"아하하... 에릭 씨에 대해서 조금 신랄한 평가네요" 그렇지만 조금 그럴 만도 합니다. 매출표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인다는 말에는 사실 포스기 총합이랑 비교만 뽑아봐도 알 수 있어요. 라고 말하지만 연애상담은 포스가 따로 돌아가는 탓에 비교를 한 번 더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양의 상승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연애 상담으로 이어지는 추가 이벤트..." 그러면 연애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겠네요. 안 받고 싶은 분은 걸러지도록 말이에요. 라고 말을해봅니다.
사람을 놀리는 게 이렇게 재미있으면 안 되는데. 미나즈키는 평소답지 않게 소리내어 웃기까지 하며 에미리에게 어깨팡팡을 맞다가, 새우튀김과 돈까스를 가지고 나오던 사장이 미묘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자 아무렇지 않은 척 헛기침을 하며 우리는 그냥 친구 사이이며 자신의 옆에 앉은 에미리는 여동생 분장이 취미인 유우토 형이 아니라 정말 자신의 소꿉친구인 사오토메 에미리가 맞음을 어필하는 눈빛을 보냈다. ...당연하게도, 딱히 잘 통한 것 같지는 않았다.
>>178 춘심이는 제노시아 2학년이고 장인의 혼 특성에 처음에는 아이템 제작에 더 큰 비중을 두려고 했지만 최근에 전투 쪽으로 경험을 쌓으려고 방향을 다시 잡았어요! 캡틴의 배려로 무기술도 변경해서 다이안과 같은 창을 사용해요. 저는 선관을 짤 주제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서 찌르기가 어려운데 혹시 다이안주가 하고 싶으신 선관이 있다면 언제든 찔러주셔도 괜찮습니다!
만약 미나즈키가 다림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었다면 오늘 미나즈키와 에릭의 시빌워 2탄이 열릴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나즈키는 진정한 듯 다림의 손을 놓아주곤 등을 의자에 푹 기댔다. 그래, 설마 에릭이 그렇게까지 악덕업주겠는가. 같은 학생끼리 그럴 리 없지.
"그렇다면 다행이고."
하지만 그런 상태로도 다림에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진화와 같이 도망쳐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것만은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