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6 "Mr. Hartmann 이라면 당연히 챙겨드려야지요~ 그분이 편하신 시간에 부탁해 오신다면 바로 상담해 드릴 거랍니다. "
Crei 씨의 앞이라면 마스크를 벗어도 괜찮겠지만 지나가는 진화 선배님이나 다림양께 들키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에 저는 역시 Crei 씨 앞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게 좋겠단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나을 것 같습니다!
"뭔가 매상이 늘어날 거 같은 느낌이라 뿌듯한걸요~ 이런 게 상담의 힘인 걸까요~? "
솔직히 재미로 시작한 연애상담이긴 하지만 주변에서 이런 얘기가 들려오니 상담을 조금 진심으로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잠깐, 그런데 말입니다. 뭔가 굉장히 들키기 직전인 거 같은데..... 이거 정말로 괜찮은 걸까요? 저 정말로 들키지 않을수 있는지요??????
"Miss 다림....저는 괜찮으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
불편하게 먹는 것 같아 걱정된다는 다림 양의 말씀에 저는 정말 괜찮다는듯 손을 저어 보였습니다. 아무튼 이 선글라스와 마스크만은 절대로 사수해 보일것입니다! 절대로요!!!!
"의외로 메딕? 은 아닐 지도 모르지요~ 다른 쪽일지도요~? "
심화포지션을 갖지 않았으니 정말로 아니긴 합니다만, 적당히 두분의 질문에 대답한 뒤 다림양의 질문에 "마스크를 썼을 때 메이크업은 파데가 아닌 톤업 쿠션 같은 걸로 피부화장을 해주면 좋답니다~ " 하고 대답해 보였습니다. 어떻게 이 정도는 괜찮겠지요?
다림의 입에서 글러먹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면 대체 평소의 에릭은 어떤 짓을 하고 다니는 걸까. 미나즈키가 여태 봐왔던 에릭 하르트만은 그저 애인에게 잘 휘둘릴 뿐인 성격 좋은 같은 학년 워리어 정도의 이미지밖에 없었기에 의문은 깊어져만 갔다. ...그러나 만약 에릭이 애인 앞에서만 착한 악덕점장대리라면? 그래서 환자(다림은 이제 더는 환자가 아니었지만 저번에는 분명 아픈데도 일을 하고 있었다)를 부려먹는데도 다림은 아무 말 못 하고 있는 거라면? 분명 농담으로 시작한 얘기였는데, 미나즈키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어서 다림의 양손을 꼭 잡았다.
에릭은... 영웅을 만들겠다고 시빌워를 일으킨다거나.. 보물을 찾겠다고 가서 자신을 홀리게 만들었다거나(엄연히 에릭이 원인 중 하나이기는 하다.) F의 악기연주실력으로 오는 손님을 쫓아내려 했다거나. 다들 유니폼 입는 와중에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있었다거나. 여자친구와의 데이트에 여동생.. 격의 존재를 데리고 가려 했다는 그런 게 생각났지만. 에릭의 명예를 위해 조금 글러먹은 마인드로 뭉뚱그리고 만 것입니다..
"네..에? 에?" 양 손을 잡자 조금 놀란 듯 토끼눈이 된 다림입니다. 원래 얘 손 갑자기 잡히면 토끼눈 됩니다. 손가락만 드러나는 장갑을 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요... 그리고 하는 말에 어떻게든이라는 말을 듣고는
"괜찮은걸요. 에릭 씨도 생각보다 잘 대해주시는 걸요?" 정말로 그러니까 괜찮아요. 라고 말하면서 그래도.. 이렇게 걱정받는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라고 덧붙입니다.
"아마 본인이 요구하진 않을거야. 자존심이 강한 겁쟁이 자식이라서. 혹시 기회가 된다면 에미야씨가 먼저 챙겨줄래?"
나는 나 치고는 매우 신랄한 어조로 얘기했다. 만약에 나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었다면 조금 놀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내 진심이기도 하다. 본인이 미숙하면 인정하고 상담이라도 받을 것이지, 내가 아는 에릭은 괜찮다고 떵떵 허세 부리다가 일이 꼬이고선 자기 혼자 어깨를 움츠리는 헤타레 자식인 것이다.
"실제로 이번 매출표는 꽤 유의미하게 올라가고 있지 않았어? 아무래도 커플 장려 이벤트도 같이 진행중이니까. 물론 가디언넷에서 우리가 홍보를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말이야."
매상표 관리는 다림이가 하고 있으니 구체적인 수치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요 종업원으로써 대략적인 감각은 안다. 손님이 이전에 비해서 뚜렷하게 늘고 있는 듯한 느낌은 있다. 이 기세를 몰아서 연애 상담으로 이어지는 추가 이벤트를 계획해봐도 좋지 않겠냐며, 나는 둘에게 의견을 제안했다. 응? 이런 회의나 제안은 원래 점장에게 하는 것 아니냐구?
몰라 그런 녀석.
"그.......혹시."
뭔가 상당히 필사적으로 사수하려는 기낌이 느껴지자, 나는 음료를 홀짝이면서도 조심스럽게 에미야씨에게 물어보았다.
오늘도 나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뭐라고 해야할까, 요즘 거의 카페에서 살다시피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데. 춘심이는 뭐하고 지낼까 싶으면서도, 딸랑 울리는 종에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려다가.....
나는 눈치챘다.
혼자서 들어오는 저 고독한 분위기. 그러나 부끄럽지도 움츠러들지도 않고, 오버하지도 않는 차분함. 나 또한 외톨이로써 혼밥의 길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써, 언뜻 봐도 알 수 있던 것이다. 그는....혼밥의 고수다. 나는 눈빛만으로 그의 내공을 간파하고, 동질감을 얻었다. 따라서 평소처럼 밝고 환하게 인사하려는 대신,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는 것이다.
"어서오세요. 메뉴는 무엇으로 드릴까요?"
지나친 관심도 아니고, 혼자 왔다는 신기한 시선도 아니고, 그저 덤덤하게. 그것이 혼밥의 길을 걷는 동지들 끼리의 "예의" 라고 할까.
"그래도 염려될 수 밖에 없는걸요." 정말로 괜찮으시다면 좋겠지만.. 여기는 폐쇄된 공간이니까 벗는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말씀드린 거에요. 라고 웃어보입니다.
"그렇네요... 감사해요." 저런 전문적인 지식... 메이크업 부가 아니라면 에미리 님 정도는 되어야.... 그렇다면 교차적인 질문은. 나중에 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라고 느릿느릿하게 생각하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근데 다림 앞에 놓여있는 게 커피가 섞인 거면 망한 거고(대체)
"아하하... 에릭 씨에 대해서 조금 신랄한 평가네요" 그렇지만 조금 그럴 만도 합니다. 매출표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인다는 말에는 사실 포스기 총합이랑 비교만 뽑아봐도 알 수 있어요. 라고 말하지만 연애상담은 포스가 따로 돌아가는 탓에 비교를 한 번 더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양의 상승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연애 상담으로 이어지는 추가 이벤트..." 그러면 연애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겠네요. 안 받고 싶은 분은 걸러지도록 말이에요. 라고 말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