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농이라는 말을 들으며 웃고 사그릇을 조심스럽게 거두어 들고, 동군이란 이름의 내력을 묻자 "붉은 모습이 태양과 같고, 또한 봄과 같아 동군東君이라 명명한 것이지요." 라며 그 작명에 꽤 자신 있는 양 부드럽게 웃는다. 움찔 놀란 모습을 맹인이어 보지 못했을 리는 없으나, 무릇 그 같은 노인이란 간혹은 일을 그저 관람하듯 지켜보는 편을 선호하기도 하는지라. 또는 경과를 살펴 참견할지 말지를 결정하거나 말이다. ...쉽게 말해 선택적 참견이다. 사분사분 걸으며 설명을 듣던 백월이 흥미롭다는 양 한 손으로 입을 살포시 가렸다.
"어머, 정말요? 나는 어찌나 세상에 무지한지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그래, 불명확한 무늬의 시대가 지나가고 이제 화문花紋이 유행한다라..."
입가에 애교스럽게 손가락을 얹으며 곰곰이 생각에 빠진 듯싶던 백월이 얼굴을 보는 하리의 시선을 느끼자 고개를 내리며 빙긋이 웃어보였다.
"매화문. 고급지고 아름답지요. 어때, 낭자는 매화를 좋아하세요?"
그놈의 매화병이 도진 것이었다. 노래하듯 매화 좋아하니 타령을 한 백월이 빈 손을 사그릇에 느릿느릿 가져다대며 "그러고 보니 나 낭자의 이름도 듣지 못했어요. 무어라 부르면 좋으실지요?" 라 살그머니 덧붙인다.
힝 넘무 갈등되네옹 캐프틴이 몬가 준비하신게 있으면 그걸 뜯어보고 싶은 마음도 잇고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재밌을 것 같은데 대사건3 이후 타임스킵을 생각하면 역시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이...(????? 힝잉잉 어케 해야 제일 아쉽지 않고 재밋는지 갈등되는 것 역시 잘 모루겟어용 스포가 될테니 질문권도 못쓰겟구 으앙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양 동그랗게 떠진 눈이 스르륵 위로 올라가는 사그릇을 향했다. 제 손을 벗어난 것이 아쉽기라도 한 것인지, 잠시간 위를 향해 뻗은 채 멎었던 손가락이 스르륵 접혀 내려갔다.
그러나 그거 참 잘 어울리는 예쁜 이름이어요, 말하며 흘긋 도로 사그릇을 향하는 눈길이 못된 빛깔로 반들거리는 것이, 그새 흉중에 스리슬쩍 자리잡은 탐심이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제 손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빌린 것이든 구경하라고 보여준 것이든 모두 제 것인줄로만 아니, 이래서 이 수적에겐 뭘 잠깐 쥐어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럼요~ 좋아하지요! 저는 모란이 더 좋지만 매화도 참 좋사와요. 겨울 갈 적 제일 먼저 흐드러지게 피어 봄을 알리는 꽃인 것도 좋고, 그리 봄 알리는 꽃이면서도 쉬이 동장군 물러나지 않을 적엔 찬서리 냉골 눈속에서도 꿋꿋이 제 때에 따라 피는 것도 좋고 말이어요."
평시와 같으면 그리 제가 탐심 품은 것이면 이미 낚아채도 한참 전에 낚아채 빼앗고 - 과연 하리가 낚아채어도 백월이 뺏기긴 하였을까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 - 말았을 것이나, 다행히 오늘 하리 마음에는 이 새로 사귄 예쁜 낭자와 친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 흉중에 꿈틀거리는 시커먼 마음은 꾹꾹 눌러참고 그저 제 아는 이야기나 재잘거리고 말았다.
"그리 좋은 꽃이라 그런지 낭자, 그거 아시어요? 있죠있죠... 무림 명문 정파 중의 명문이라는 화산파는 말이어요... 세상에 글쎄 다들 매화를 그렇게 좋아해서 옷에 매화를 수놓고 다닌대요! 심지어 사내들도 말이어요!"
히죽거리는 하리가 슬쩍 까치발을 들어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도 된다는 양 그리 속닥거리려 했다. 그 소리 듣는 '낭자'께서 대체 어디의 누구신가를 생각해보면 그저 터무니없는 노릇이었다.
"모란도 참으로 어여쁘고 좋지요. 큼직하고 적하赤霞보다 붉어 보기 즐거우며, 목단피牡丹皮는 더구나 쓰라림을 더는 데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물론 덜 핀 봉오리를 우려낸 매화차의 고운 향기와 정취 역시 잊을 수 없이 귀한 것이지만요... 언젠가 낭자께 폐물幣物 보낼 일이 생기거든 모란과 매화를 오롯이 모아 담겠어요. 매화는 하물며 목에도 좋답니다."
하리가 더 좋아한다는 모란에 관한 찬사를 잊지 아니하되 누가 매화덕후 아니랄까봐 은근슬쩍 매화도 참으로 귀하고 좋고 아무튼 세상에서 가장 좋아요- 취지의 말을 끼워넣고는 굉장한 덕담이라도 건넨 것처럼 사근사근 웃어보인다. 하리의 검은 심정은 아는지 모르는지, 태양이자 봄은 사그릇에 담은 채로 무방비하게 받친 그대로였다. 하리가 속닥거리려 하자 호기심 가는 얼굴로 귀를 기울인 화산파의 도사, 심지어 사내들도! 하는 대목에서 무척 재미난 것을 들은 양 작게 소리내어 웃음을 보인다.
"그것 아세요, 낭자. 과연 화산파의 사내들은 옷에 매화문을 수놓음을 물론이요 한갓 잔과 그릇에도 매화를 박고 허다한 날에 매화를 보며 매화를 노래하거니와 심지어는 꿈에도 매향을 맡는답니다. 나 화산에 잘 아는 사내가 둘 있는데, 그네들 역시 다를 바가 한 점 없어 곁에 있으면 마치 튼튼한 춘매春梅 두 그루를 보는 듯싶답니다."
자신의 정체는 능구렁이같이 쏙 빼놓으며 하얀 손을 대고 소곤거리려 한 백월은 말을 갈무리하며 고개를 살짝 곁으로 기울였다. 비녀의 매화 장식이 대롱거린다. 백월이 달과 같은 눈을 접으며 소녀같이 미소한다.
"나도 어쩌면 그 향에 배고 만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전 답레에서 하리 이름을 슬쩍 물었는데 별로 티가 안 났나 봐용! 그냥 없던 단락인 걸로 하고 지나갈게용! 큰 상관없으니 개의치는 마시구용!
"어머, 정말요? 그저 예쁘고 향기로와 보고 즐기기에만 좋은 줄 알았는데 그런 효능까지 있었다니... 어쩜! 괜히 매화가 뭇 사람들에게 그리 칭송받는 것은 아닌 모양이어요!"
기껏 하리가 좋아한다 하여 모란에 대한 찬사 꺼내어준 백월에게 미안하게도, 저 좋아한다던 모란에 대한 칭찬에는 시큰둥히 넘기던 것이 폐물로 모란과 매화 보내리란 이야기나 백월이 좋아한다는 매화에 대한 이야기엔 당황스럽도록 크게 반응하는 하리였다. 은근슬쩍 끼워들어간 매화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취지의 말에 잠시의 고민도 없이 얼른 귀가 팔랑거려 '정말! 어쩌면 매화가 더욱 귀하고 좋은 꽃인지도 모르겠사와요~' 하며 히죽거리는 꼴이 우습기 짝이 없었다.
실은 이 길거리에서 밥 빌어먹고 살던 수적에겐 매화나 모란이나 똑같이 그저 먹지도 못하는 - 백월 말 들어보니 차로 먹기는 하는 모양이었지만 - 풀쪼가리에 불과하여, 지금껏 모란 아끼는 듯한 언행은 정말 제 마음에서 우러난 취미판단이라기 보다는 그저 모란이야말로 화중지왕이라 하는 세상 사람들 소리 듣고 꾸며낸 취향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제 지금 하리 보기에 참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규수이신 이 예쁜 낭자께서 매화가 더 좋다 하시니! 그저 백월 하는 것이라면 다 좋아보여 지금도 호시탐탐 동군이 담긴 사그릇 노리고 있는 이 못난 자의 취향 따위야 손바닥 뒤집히는 것보다 쉽게 바뀌고 마는 것이었다.
"잔과 그릇에까지요? 사내들이 정말 그리한단 말이어요?"
귀엣말을 마치고 한 발짝 물러난 하리의 눈동자가 백월의 말에 동그랗게 커졌다.
"허다한 날 매화를 보고 노래를 하고 꿈에서까지 매향을 맡다니! 그만하면 그저 매화를 좋아한다 할 것이 아니라 거의 매화에 미친 지경 아니어요! 세상에나. 저는 그 도사님들이 그냥 조금 좋아하고 마시는가 했는데. 그렇게까지 상사병 앓듯 사랑하실 줄은 몰랐사와요."
잠시 거친 수적 사내들이 백월이 묘사하듯 그리 매화에 빠져 꽃 단 모습 상상해보던 하리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올라온 욕지기에 일그러졌다 급히 도로 돌아왔다. 매화꽃 꽂은 장삼이 아저씨라니! 으악 끔찍해!!! ...그런데 그래두, 여기 계신 낭자와 같이 아름다운 분의 오라버니라면... 그런 모습도 꽤 괜찮을지도... 하며, 소녀같은 백월의 미소를 보고는 헬렐레 얼굴이 풀어져 그 오라비 모습을 상상해보고 히죽거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화산에 잘 아는 사내 둘이요? 그 둘만 보면 춘매 두 그루를 보는 듯 하구? 게다가 낭자두 그 향에 배셨다구요?"
그리 히죽거리던 얼굴이 이어진 백월의 말에, 이번에는 그 얼굴에 홀린 탓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히죽거리기 시작했다. 한껏 광대가 솟은 채 초생달이 된 눈길이 백월을 향하니, 어째 불쾌하게 웃는 초록빛 개구리 한 마리를 연상시켰다.
"히히... 낭자. 마음에 품으신 분이 화산에 계신 모양이어요!"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그러면 삼각관계가 아닌가!! 이리 음전해보이는 규수께서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숨기고 계셨다니! 어느새 또다시 백월 곁으로 바짝 다가온 하리가 은근슬쩍 옆구리를 쿡쿡 찌르러 드는것이, 얼른 썰을 풀어보세요! 당장!! 하고 외치기라도 할 기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