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미 쥬가인 가쉬에 대해서 은후가 설명하자면…. 아니, 은후가 설명한다고 해도 그에 대해 호의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 같은 상황에 부닥쳐있다면 말이다. 가디언 칩을 통해 온 메시지를 확인한 청년은 한숨을 내쉬고, 기숙사에서 나갈 준비를 했다. 유 진화에 대해서 은후가 설명하자고 해도, 그리 긴 이야기는 나오진 않겠다만, 양심적으로, 아는 사이인 그에게 이런 모진 일을 당하게 할 순 없었다.
착잡한 표정으로 청월을 나서서, 이제는 익숙해지려고 하는 카페 몽블랑의 문을 열고 은후는 저벅저벅 진화가 있는 계산대로 걸어갔다.
"진화군, 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
평소의, 얼빠져 보이는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진지한 표정으로 '이건 이야기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라는 포스를 내보이는 은후의 모습은, 진화로써는 조금 낮 설을 수도 있으리라.
>>233 릴리: 우리 엄마 이름이 결혼 전에는 메를린 플라멜이었다는 것이고…… 릴리: 우리 할머니 이름은 결혼 전에는 엘로이즈 시빌르였다는 것이지 릴리: 왜, 신 한국이랑 달리 유럽이나 마도 일본에서는 결혼하면 아내의 성이 바뀌잖아? 릴리: 할머니 이름까지 가르쳐 줬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대충 넘어가도 괜찮아.
>>245 오케이!!! 어떤 상황이 좋겠수!!! 정 없다면 릴리 기록실 문서에 있는 주제를 써도 괜찮아! 예전이었다면 화기 개량에 도움을 주는 일상이었을 것 같기는 한데 지금은 어떠려나? 🤔
오늘도 즐거운.....즐거운? 카페 몽블랑. 카운터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간단히 흥얼거리며 일을 하고 있었다. 딸랑, 하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새로운 손님이 찾아오고, 나는 마침 아는 얼굴이었기에 밝은 얼굴로 인사하려 했다. 그런데....그는 착잡해보이는 얼굴로 망설임 없이 다가오더니, 나에게 엄청나게 진지하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닌가.
"히, 히엑....그, 시, 시간은 괜찮은데...."
나는 오들오들 몸을 떨었다. 도, 도대체 뭘까....내가 그에게 뭔가 잘못한게 있었던가. 기억을 되짚어봐도, 무언가 떠오르는 것은 없는데....너무나도 진지한 그의 박력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나는 거부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 끄덕였다.
"으, 응. 지금이면 괜찮을 것 같아. 손님도 없고......그런데 무슨 일이야?"
솔직하게 말해서 평소엔 유들유들한 사람이 더할나위 없이 진지해니까 엄청 무섭다. 없던 잘못도 생겨나는 기분이다.
가쉬주 : 지금 굉장히 고민중인게, 어제 새벽부터 고민해왔던 커플 음식 챌린지! 그러니까, 가쉬와 릴리가 식사를 함께 식사를 하려고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커플 제한으로(물론 시간대론 아직 그.. 애매한(?)사이.)"누, 누가 커플이래!"(얼굴은 잔뜩 벌개짐) 라는 느낌? 으로 우승하면 3달간 무료 식사 이용권을 주는 챌린지에 도전하게 되는거지. 진행 방식은 다이스! 특정한 횟수동안 특정한 숫자까지 가쉬와 릴리가 식사다이스를 굴려서, 그 숫자까지 가게 되면 성공. 오늘 가쉬와 진화같이 조금 웃긴고 코믹한 씬을 써보는 것도 즐거울까? 해서. 가령 가쉬가 "먹어! 먹으라고!" 하고 강제로 릴리의 입에 음식을.. 물론 이런게 싫다면 제외할테지만! 다이스로 제한을 둬서 일상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에,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씬까지! 해서.. 그런데 자신은 없어. 어떨..까? 그리고 아니면..(이거 아니면 사실 생각나는건 단 하나다.)(알겠지만.)(뭐 다른것도 괜찮지만.)(만약 릴리주가 나와 같은 마음이고, 지금 이 상태에서 좀 더 오래..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는게 좋다면, 그것도 좋고.)(빨리 스텝업(?)하겠다고 한다면. 그것도 좋고.) 가쉬 : 😧 가쉬 : 왜 우리에게 그런걸 시키는거야.
어째서인지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는 진화의 모습에 은후는 약간의 의문을 가졌지만, 자신의 지금 모습이 문제라는 생각은 전혀 하질 못하고, 가쉬가 사고를 쳐서 그 후폭풍으로 분노에 몸을 떨고 있으리라고 넘겨짚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실수지만, 유감스럽게도 청년은 주변 인물이 두 명이나 엮일 위기에 평정심을 쉬이 찾을 순 없었다.
"좋아요.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손님이 없다는 말에, 고개를 돌려 빈 자석들을 둘러보다, 입을 연다.
"얼마 전에 이 카페 몽블랑에 키가 진화군보다 아주 약간 크고, 검은 눈에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옷을 성의 없이 입고 있으며, 잘생겼지만 행동은 이상하기 그지없는, 16살, 성학교 1학년의 이르미 쥬가인 가쉬군이 손님으로 와서 당신에게 실례를 저지르지 않았나요?"
노기로 가득찬 그의 박력에 압도되어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는 급한 말에도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도대체. 그렇게 친절하고 상냥한 그를 이렇게 까지 급하게 만든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하고 있단 말인가? 나는 당황해하면서도, 뒤이은 그의 말을 경청했고.... 이윽고....
눈의 생기를 잃고 고개를 떨궜다.
"아....그....혹시.....나를 여자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걸던 애를 말하는거니....이름이 이르미 쥬가인 가쉬군이구나. 하하..."
........
하하, 하고 떠오르니 어이가 없어져서 웃었다. 그래도 그 일은 내가 씩씩 거리며 분노의 방패 내려치기로 끝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왜 따지러 온걸까. 말하는걸 보니 친구인거 같은데, 너무 많이 때렸다고 항의하러 온걸까....나는 아직 영문을 잘 모르겠음을 느끼며,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귓가에 이후에 '좋은 시간' 보내자고 하길래, 나도 모르게 열이 올라서 방패로 두들겨 패서 내쫓았는데.....혹시 너무 과했다고 혼내러 온거야?"
그게 아니고서야, 이미 끝난 일에 어째서 저렇게 진지한 태도로 온건지 짐작할 길이 없어서....나는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물었다. 그런데 솔직히, 그런걸로 혼나기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그가 그렇게 불공평한 태도를 취할 것 같지도 않았기에, 나는 여전히 짐작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256 가쉬다노프, 상황을 바라보는 거다. 지금 이 주식 곡선에 올라탄 개미들이 보이나? 그들이 사면…… Dump it. 나는 전적으로 가쉬주의 템포에 맞춰 줄 테니까, 슬슬 줄타기를 끝내야겠다 싶을 때가 오면 언제든 나아가도 좋아. 😏
하지만 말이지…… 오늘은 일단 평행선을 그리는 차트를 유지하도록 하자구…… 크/크/킄…… 이것이 전문가의 주가조작이다……
>>258 오호. 릴리 정도면 전교생의 이름까진 아니라도 얼굴을 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다른 학교 사람인 걸 알아볼 수도 있겠고망. 뻥─이요!!! 를 했다가 일상반영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고치게 될지도 모르겠으나…… 수습할 수 있는 전개는 하나 생각나니까 괜찮을 것 같고 말이지……!!
불쌍한 진화군…. 풀 죽은 진화의 목소리에 은후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으며, 단호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아니요. 그 바보 자식은 몇 대 더 맞아도 괜찮아요."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릴 것이라고 덧붙이며 손을 자신의 이마로 가져다 댄 청년은, 지나치게 많은 열을 낸 반동으로 그 자리에서 잠시 휘청거리고 말았다.
"지나간 일을 문제 삼을 생각도 없고요. 중요한 건 미래에요."
그러거나 말거나, 이 이야기는 멈추어서는 안 된다. 은후는 나름대로 진지한 사명을 지고 이 카페 몽블랑에, 진화를 향해 찾아왔기 때문이다. 소리를 내질러, 약간 거칠어진 목소리가 목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그 바보, 제가 진화군은 남자라고 말해도 전혀 믿지 않더라고요. 조만간 여기에 진화군을 꼬시러 또 가겠다고 했어요. 같은 학교 학생을 죽여버리면, 아무리 성학교라고 해도 최소 자퇴잖아요? 그러니, 다른 직원이 있으면 시간표를 교체하세요. 당분간 나오지 마시란 이야기에요."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