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과 영웅서가의 크로스오버 어장입니다. * 크로스오버 기간은 7/10~17일까지입니다. :) * 멀티를 뛰는 사람이 있더라도, 크로스오버가 끝나면 모르는 척 합시다. * AT필드는 누군가를 상처입힙니다. * 가급적이면 누군가가 찾아오면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 잡담을 할 때는 끼어들기 쉽고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합시다.
>>651 " 좋은 이야기일 수 없는 이야기죠. 당연시여길 수도 없지만 멈추게 할 수도 없는, 너무 중요하고 너무 많고 너무 하찮고 너무 쉽게 닳는 세상의 톱니바퀴. 그래도 자기 삶을 사느라 그 밖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인 사람도 있어야 세상은 변하는 게 아닐까요. "
좋은 변화는 좋은 사람에서 나온다, 라는 걸 길게도 늘였던가. 정확히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모든 사람에게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납득시킬 공통된 기준도 없는 허황 같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 적어도 그건 나한테는 '이타적인 사람'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 다의어였을 것이다.
" 모든 법칙을 무시할 수 있게 하는 법칙, 행운과 계략으로 결정되는 기회의 장, 합리적인 분출 수단. 그런 걸까요. "
권역 쟁탈전을 떠올렸다. 그 어떤 문제에서도 자유롭게 싸울 수 있는 시간. 각 학교 간의 합법적인 전쟁과 분쟁이 허용되는 시간. 크게 다투고 나서 권역쟁탈전 때 보자는 경고를 날리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우리 쪽은 죽지는 않는다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둘러대는 듯한 이야기에도 조금 표정을 찌푸리다가.
주방과 식당 사이의 간격을 끌어당겨 길거리 위에 세워놓은 작은 음식점. 눈앞에서 조리되는 음식을 보면 식욕이 생기고, 그 식욕을 절제하는 이성이 일어난다.
" 감각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가 실존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니까요. 그러게요, 머리는 왜 기능하고 있는 것일까요. 결국 모든 감각으로 정보를 받고 있는 건 머리고, 제가 방금 근거로 댄 감각을 받아들인다는 것조차 모두 편한 대로 무의식 중에 조작할 수 있는 게 머리고, 어쩌면 머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고 판단하고 착각하도록 자신 스스로 근거를 만들어내는 망상만을 위한 기관일지도. 그래도 그걸 스스로 증명할 수 없다는 점이 인간의 어려운 점이에요. "
그리고 긴 이야기를 들으며, 평소에 하는 가끔씩 끄덕이는 것이나 반응을 보이는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생각을 했다. 최초의 반응을 내비치기 직전까지.
" 당신은 매우 지쳤거나, 지루하거나, 병에 걸린 사람이네요. 어쩌면 셋 다일지도 몰라요. "
그리고 그 병이란, 분명 엄청나게 지독한 병이겠지.
" 어린 당신에게 무관심하고 힘든 세상이었군요. 삶은 고통이었고요. 어째서 삶을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생명을 받고 이 땅에 태어났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삶을 이어가기 위해 살아가는 미약한 삶을 이어나갔을까요. " " 그곳의 사람들은 이제 풍요에도 지쳐버린 사람들이었겠네요. 모든 사람을 먹여살릴 만큼의 생산력이 있어도 빈곤한 사람한텐 돌아가지 않고, 호화로운 자극에도 질린 사람들이 짐승처럼 자극과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예술이라고 포장하는 비겁자들의 돼지우리. 거기서 당신은 병을 얻었어요. 삶의 궁극적인 종결은 죽음이지만, 삶의 목적이 죽음이라고 착각해선 안되었는데. 당신은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탐구를 포기하고 생각을 석연치 않게 매듭짓게 되었네요. "
언젠가 가디언넷에서 본 영상을 떠올렸다. 제노시아 학생들이 만든 시시한 장난 기계. 작동시키면 자기 자신의 전원을 끈다는, 힘을 들여서 작동시켜도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기계. 그 기계는 모든 사람에게, 나에게도 '쓸모없는 기계'로 여겨졌다. 그 쓸모없는 기계는 바로 당신이었다. 적어도, 당신이 내린 결론이 되지 못한 결론에서는.
" 당신은 상처입은 자기 자신의 신체를 낫게 하려고 하는 나무인형 같아요. 스스로 나을 수도 없고 치료도 받을 수 없는 무생물이 자신은 나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아요. 얻지 못한 증명을 얻고 싶어하고 있어요. 근본적으로, 23구 사람들과 당신은 다르지 않아요. 완벽하게 같진 않지만.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체념 속에서, 당신의 공포일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대상인 죽음을 몰고 다니면서 뒤틀린 삶의 목적을 갈아치우고 더 오래 자기 자신을 지속하려 하고 있어요. 당신은 스스로가 삶에 대한 의지가 희박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의 생각과 행동은 살아가기 위한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당신은 미친 사람에 가깝고 미치기 직전이지만 아직 미치진 않았고, 정상인과 미친 사람 가운데에 걸쳐 있지만 어느 쪽에도 확실히 힘을 싣고 있진 않네요. 이 모든 건 망상이고 비약이지만, 저한테는 그렇게 느껴져요. " " 이제 보니, 아까 제가 했던 말은 헛소리였어요. 감각을 받아들이는 머리도 살아 있지 않은 존재를 살아 있다고 스스로 속게 할 순 없어요. 살아있는 사람이 스스로를 죽어있는 사람이하고 착각할 순 있더라도요. 몸이 아직 살아있고 앞으로도 살아가도록 기능하지만, 사람의 의식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는 우습고 끔찍한 최악의 생각을 하고 실행하는 것조차 막지 못하는 무력한 것이 어떻게 그렇게 하겠어요? "
다림은 품에 술병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게.. 왜 다림에게 들려있는지 구구절절한 설명은 컷하고. 대충 교사진 경품에 룰렛이 가버렸다는 이해할 수 없는 본인의 운 때문에 걸린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술 좋아하는 교사진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으니 춘덕이에게 줘서 고량주 플람베라도 해주세요. 를 해야 하겠지요.
"그냥 소주같은 것도 아니라 고량주라니..." 알코올이 무려 40%를 넘는 대단한 고량주! 맛도 좋다고는 하는데 마셔본 적 없는 다림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입니다. 그러다가 아조씨를 만나게 된다면 그 술을 넘길 수 있지만 그걸 모르는 다림이 문제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런 아조씨를 학원도 내에서 본 적 없는 게 분명합니다. 벤치에 앉아있는 분을 무시하지 못하는 다림의 호기심 일 잘했어!
"어... 그러고보니 요즘 이세계인분들이 많이 보이던데요." "혹시 이세계인이신지 아닌지 모르겠어서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아니라면 그냥 지나갈게요"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흘깃흘깃 쳐다보는 게 대놓고 보는 것보다 신경을 쓰게 만드는 그것입니다.
첫째로, 사내는 당신이 말을 걸기 전부터 술에 자동적으로 시선이 가고 있었다. 안 그래도 불편하기 짝이없는 곳에서 하룻밤을 보낸터라 심기가 불편했는데 슬슬 취기도 다 가셨기 때문이었다. 둘째로, 애초에 그런식의 (사내 기준에서) 어설픈 떠보기에는 일부러라도 걸리는 성격이었다.
"그런걸 들고있으면 아니더라도 맞다 하지 않을까. 곤란하면 이 자리에서 지금 당장 전부 처리해줄 수 있는데."
그러니 평범한 상황이었다면 당신에게 말도걸지 않았을 사내가 당당하게 이런말을 하는것이었다.
말을 걸지 않았는데(엄연히 혼잣말이었다) 걸려진 것처럼 말을 다시 걸다니. 조금 놀라긴 했지만 다림은 의념각성자. 놀라지 않은 척은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술병을 떨굴 뻔했지만 신속을 강화해 잡아채서 안 그런 척 한다거나.
"어.. 이거 말씀하는 거 맞나요..?" 고량주를 흔들거립니다. 그것에 눈이 가면 그렇구나.. 고. 일단 성인이니까 괜찮겠죠. 라고 생각합니다.
"가지실래요?" 화색이 도는 다림입니다. 이걸 들고 계속 다니다간 성학교의 불량학생급으로 찍힐 것만 같다고요 안 그래도 이번 시험이 망해서 큰일인데 술까지 들고 있다니! 그건 무리입니다. 라고 생각하고는 술을 바로 내밉니다. 아마 술 뚜껑을 따면 고량주 특유의 그 알코올과 곡주의 향이 훅 풍기지 않을까요. 다행히도 학생이라고 이상한 거 넣어주진 않은 모양입니다.
사현주도 예에에에전에 다른 곳 뛰다가 초카방 처음 봤을땐 오 괜찮네 근데 상L니까 구경만 해야지 -> 하던 곳 엔딩남 -> 저기 아직도 남아있네? 으음.. 개인 자캐 용용이하고 세계관들고 가볼까? -> 생각보다 재밌음 -> 중간에 상판 현탐와서 접음 -> 다시 옴 -> 뭐임 왜 여기 아직도 있음? -> 다시 시작함
"중식 전문 너구리에게 줘서 플람베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요?" 아예 어떻게 처리할 지 모른다는 말은 아니에요. 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춘덕이가 받아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사실 맞습니다. 어떻게 처리하지. 로 고민을 했어요. 그렇다고 어디에 따서 꼴꼴꼴 붓고 그러면 음식물쓰레기 무단투기잖아요. 선도부에게 잡혀가요(아니다)
"준다면 사양하지 않는다면 다행이네요" 술에 취해서 난동부리지만 않는다면요. 라는 농담을 말하고는 냉큼 술병을 넘깁니다.
"술을 많이 마셔본 적은 없어서 맛은 잘 모르겠네요" *다림은 술 마셔본 적 있다. 김진단(대충 왕게임이나 진겜같은 걸 할 때 꺼내오는 게이트 내 인물)네에서 마시고 뻗었던가... 어쨌든 다림은 그걸 잊은 척 하고는 어떤 맛인지 궁금한 것처럼 넛케이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얀색 눈이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묘하게 흥미진진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