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과 영웅서가의 크로스오버 어장입니다. * 크로스오버 기간은 7/10~17일까지입니다. :) * 멀티를 뛰는 사람이 있더라도, 크로스오버가 끝나면 모르는 척 합시다. * AT필드는 누군가를 상처입힙니다. * 가급적이면 누군가가 찾아오면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 잡담을 할 때는 끼어들기 쉽고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합시다.
"그렇죠.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말은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해요. 그것을 찾기 위해서 모두가 노력하니까...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저는 그것을 한 조각 찾은 듯한 느낌이 드는걸요?"
그렇게 말하며 산들바람과도 같은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이어지는 말은 조금 우울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상대는 과연 자신의 말을 듣고 어떤 대답을 할까. 란은 생각합니다. 내가 멋대로 분위기를 가라앉혀서,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뜻밖에도 진화는 웃어주었습니다. 그래서 란도 마주 웃습니다.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웃음을.
"아아, 자신의 의지로 걷는 길은 자신이 잡아주니까 굳은 진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후회가 없다니 다행이에요. 그리고... 저요?"
란은 멈춰서서는 고민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어린싹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흔들림이 있다 하더라도.
"즐거운 것 같아요. 함께 걷는 길이니까요."
란은 아직 어려, 혼자 고고하게 피지 못합니다. 같은 길이라도 혼자가 아니면 더욱 발걸음이 즐거워집니다. 그런 의미를 담은 말이기는 하지만 역시 모두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나는 음주를 좋아하진 않지만, 필요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안다. 적어도 상대는 술이 사람을 마시는 정도는 아니어 보이니까─아니, 아직 본 것도 아닌데 판단할 수는 없지만.
" 도구, 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니지만, 가디언을 도구라고 부르는 사람은 분명 이 세상의 모든 걸 도구로 보는 사람밖에 없지 않을까요. " " 그건... 우리 쪽에서도 없는 일은 아니에요. 우리 가디언들의 힘의 근원인 '의념'은 사용과 동시에 '망념'이라는 오염을 얻음으로서 대가를 치러요. 망념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거나 비싸고 위험성 있는 중화제를 사용하는 걸로 해소할 수 있지만, 만약 망념이 한계를 넘어서면, 그 사람은 '망념화'라는 상태에 빠져서 되돌릴 수 없는 괴물이 되죠. 그 사람이 평소에 미리 '자신이 망념화가 될 경우 죽여줄 사람'을 선정해 놓았다면 그 사람들에게, 아니면 다른 가디언들한테 그 사람'이었던 것'을 토벌하라는 의뢰가 발주되어요. 가디언은 의뢰가 실패했다고 잘리거나 하진 않지만, 의뢰가 실패했을 때쯤은 이미 죽어있을 확률이 높다는 게... 씁쓸한 점이죠. "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가디언 전용 회선인 가디언넷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만능 발명품, 가디언 칩. 그 칩이 가디언이 몬스터화가 시작되는 순간 위치추적기로 변모한다는 건... 모르거나 일부로 가르쳐 주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가디언 칩은 그런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의념 사용을 정지하는 기능도 있지만, 망념화가 되었다는 것부터 그 정지를 뚫을 수밖에 없었다는 상황이었을 테니 의미가 없을 것이다.
" 글쎄요, 이 세계의 돈이 있으실 것 같진 않은데... 그렇게 생각하면 평범한 음식과 음료라도 지금 당신에게는 '당신의 힘으로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잖아요? 그런 걸 받고 입을 여는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지도 몰라요. "
그렇게 말하면 세상 무엇이 귀하지 않을까마냐는. 메뉴판을 들고 망설임없이 메뉴를 고른다. 상대를 위해선 미리 말했던 우롱차에 야끼소바. 자신을 위해선 식혜와 라멘. 일본식의 아마자케(甘酒)가 아니라 한국식의 술이 아닌 식혜다. 동북아시아 국가의 문화가 섞여 있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 미성년자와 성인이 섞여 있는 아카데미이니만큼 공공연하게 나 술 팔아요, 하고 붙여 놓진 않았지만 야타이가 그렇듯 감주나 사케 등도 갖추어져 있을 것이다. 청월 교복을 입고 있는 나를 보고 사장님의 얼굴에 '이건 뭐야?'라는 듯한 느낌이 살짝 스쳐가는 걸 보면, 아마 주 고객은 성학교생*이 아닐까.
" 그럼, 조금만 기다려볼까요. "
*성학교는 자유로운 교풍이지만 정말 자유롭다 보니 학생들이 게이트 안에서 음주를 하는 등 불량아들도 좀 있는 편이다.
그의 미소에 나도 수줍게 베시시 마주 웃었다. 그 이후에도 우리는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 나는 그 부분이, 무척이나 기뻤던 것이다.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사람들과도 인간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정이라는 이름의 실이 이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어딘가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다행이야. 실은, 나도 그래. 울고 또 울고 괴로워 하다가도, 소중한 사람이 생긴 뒤로...즐거워 졌던 것 같아."
혼자있을 땐 어두운 방에서 홀로, 많이도 울었다. 그러나 요즘엔 울지 않는다. 나와 함께하는 인연이 부쩍 늘고, 소중한 연인이 생기면서, 나는 울기보단 웃게 되었다. 란도 그렇게 함께 걸어가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멋진 일이다.
"고맙긴 뭘!"
그의 감사에 나는 놀란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다시금 해맑게 웃었다. 특별한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감사하다고 해준다면, 이쪽도 감사로 답하자. 나는 그리 생각하며 발게 대답하곤...
>>389 안녕...하세요. (예상치 못한 인사가 와서 그쪽을 돌아보며 응대하긴 했지만, 이 개-난장판에 뛰어드는 사람치곤 여유로운 인사인데. 하고 생각하면서 과즙 어쩌구 하는 말을 이때쯤 했을 것이다.) 저요? 저는 청월 교복을 입고 있으니까 괜찮은걸요. (당연히 괜찮다. 왜냐하면 동북아시아 아카데미의 교복들은 기본적으로 방어력은 없을지라도 더러워지지 않는다는 효과가 있으니까. 상대는 사복을 입고 있다. 교복이 없는 성학교의 학생이라서 관련된 걸 모르는 걸까...?) 아는지 모르겠지만, 교복은 절대 더러워지지 않아요. (무려 가디언칩의 아이템 설명이 보장한 내용이다. 그리고 도와줄까 하는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말한다.) 도와주신다고 하면 고마운 일이지만, 어떻게 도와주시게요...? (도와준다면 사양할 생각은 없다. 뭔가 지금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이나 의념을 갖고 있는 학생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