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게 하나 따달라고 하는 말에 살짝 경악하는 감정을 내비쳤을까. 저걸...마신다고..? 물론 따달라고 하니 따줬겠지만, 하나 더 내밀며 같이 하나씩 마시자고 하는 말에는 고개를 살짝 젓고는 널 위해 사온 거니 너 혼자 마셔야 한다는 논리를 말하며 거부하려고 했을까. 별 표정 없이 맛있다고 말하는 모습에 잘못 사온 건가... 싶기도 했지. 아니, 맛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다행이긴 한데 진 느낌이..
" 보기 힘든 과거를 보고 왔구나. "
한숨을 내쉬며 그래도 수고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줬을지도. 과거를 마주하는 건 힘든 일이니까. 특히 가디언 후보생들 중에선 멀쩡한 과거 갖고있는 놈을 찾는게 더 힘들 정도고... 하여튼.
" 어쩌면 그 강박...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 경향은 네 과거랑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
조심스러운 추측을 또 한번 내밀었다. 추측보다는 가정에 가깝나? 뚱한 표정을 빤히 바라보다가 입꼬리만 살짝 올리고는
" 넌 티아라가 있었잖아. 오히려 티아라를 가지고도 넷 밖에 못 이겼다고 해야지. "
계속해서 다림을 도발하듯 말하는 것이었나.. 부루퉁한 모습이 아까의 힘없는 모습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다가도, 그 넷에 자기가 포함되어있는 것을 눈치채고는 일부러 자신이 졌어도 결국 학생 전부를 이기지 못 했으니 다림이 진 거라는 식으로 말했겠지.
"뭔가 이상한 거라면 화낼지도 몰라요?" 물론 화낸다.. 같은 고급 스킬은 다림에겐 무리입니다. 거절한다면 먹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수긍하고 자신만 마셨겠지. 일부러 사온 건가요? 라는 생각을 하는 다림이군요.
"맛이 있기는 있죠." 맛의 정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무맛이 아니므로 맛은 있겠지.. 과거를 보고 왔다는 것에 흐릿하게 미소짓습니다. 과거뿐 아니라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을 보았다곤 말할 수 없었지요. 하지만 다림주는 패닉하는 묘사를 날렸기 때문에 슬펐다는 후문. 과거랑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는 지훈을 보며 그럴지도요. 라고 무심하게 넘깁니다.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는 것이었을까?
"그래도 지훈 씨는 졌는데요." 다 데리고 와서 다시 다굴을 한다면 모를까요. 라고 말하는 다림입니다. 그리 진지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하죠.. 티아라에게 다시 지배당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뭘 먹긴 먹었으니까.. 할 일은 해야겠지요." 나중에 복습이나. 집안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반그늘 쪽의 화분 하나랑 마치 장식처럼 있는 것을 흘깃 바라봅니다.
"이상한 게 아니라면 주신 걸 어떻게 제가 거절하겠나요?" 고개를 갸웃하면서 마시고는 맛의 개선점은 분명 있지만요. 라고 말하는 걸 보면 맛을 못 느끼는 그런 수준은 아닌데도 아무렇지 않다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말에 그럼 사온 이유가 있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다가 반칙해서 그렇다는 말에 치사하시네요. 라고 해도 티아라는 반칙이죠. 그것에 동의하기 때문에 말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는 겁니다.
"용서를 구하는 방법으로..." "자.." 자기혐오는 안되겠지. 라고 생각하다가 말을 하지 않고 멈춘 뒤, 그저 고개를 숙입니다. 시선을 옮긴 곳을 보면.. 화분이랑 장식장 같은 게 보이겠지만.. 다시 지훈을 바라보다가 하는 말을 듣습니다.
"....알았어요.." "쉬는 걸 보여드려야 안심하실 것 같고요.." 쉽게 수긍하고는 이불을 두르고 있습니다. 뭐... 파자마 파티한다고 새 파자마를 샀던 게 다행인가요? 기존 거 입었으면 쫓아내야 하는 거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