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는 특별한 전화기가 하나 있어요. 어른들은 절대 가지 말라는 깊은 숲에는 작은 오솔길을 지나고 나면 커다란 나무를 베고 남은, 나무 밑동 하나가 있어요. 그 위에는 낡은 전화기 하나가 있는데 가끔 마을 친구들이 거기서 전화기를 들고 소꿉놀이를 하거나, 서로 장난을 치곤 했어요. 저는 그런 친구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바보도 아니고, 전화도 걸려오지 않는 전화기에 대고 여보세요? 하고 얘길 한다고 누가 말을 해주겠어요? 그렇지만.. 이건 비밀이에요? 사실 그 전화기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어요. 우리 엄마는 아주 먼 과거에 우리 아빠가 먼 곳에 떠났다고 해요. 먼 곳에 떠난 아빠는 이따금 나의 생일에 옷을 보내주시거나 용돈을 주시라고 말하며 돈을 주셨다고 해요. 엄마의 그런 말에 왜 나는 아빠를 만나지 못해? 하고 얘기했지만 엄마는 아빠가 너무 바빠서 그렇다고 해요. 그래서 나는 가끔 우리 아빠를 상상하곤 해요. 저는 마을 아이들 중에 힘이 제일 세요! 그러니까 우리 아빠도 저처럼 힘이 세겠죠? 할머니는 제가 아빠를 닮아 큰 사람이 될거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우리 아빠는 아주 큰 키와, 멋진 얼굴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우리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이따금 할머니에게 물으면 아빠는 너무 바빠서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만을 했어요. 어느 날은 또 그게 너무 화가 나서 가족들과 싸우고 밤늦게 숲으로 도망간 적이 있어요. 훌쩍이며 오솔길을 걷고 있을 때, 너무 걸어 어두운 숲속에 혼자 남겨졌어요. 그게 또 무서워서 울음을 터트렸는데 저 멀리서 전화가 걸려 오는 거 있죠? 그 소리를 들으면서 천천히 그 방향으로 갔어요. 그 곳엔 전화도 걸리지 않는 전화기가 울리고 있지 뭐에요? 저는 조심스럽게 전화기를 들었어요. 곧 짧은 침묵이 이어지고, 어떤 목소리가 들렸어요.
여보세요? 듣고 있나요?
저는 깜짝 놀라 전화기를 두고 도망가고 말았아요. 결국 엄마와 마을 사람들에게 잡혀 마을로 돌아왔죠. 볼기짝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맞았지만..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전화기에서 들린 목소리는 아주 멋진 남자 목소리였어요! 그 목소리는 상냥하면서도 부드럽고, 또 아주 멋졌어요! 그리고 얼마 뒤. 가족들 몰래 숲에 나왔을 때.. 전화기가 울렸어요! 저는 그 전화를 받았어요.
여보세요? 듣고 있나요? 여보세요. 듣고 있어요. 누구니? 저는 천 짜는 아멜라네 아들 칼이에요. .. 아멜라? 네가 칼이니? 네! 제가 칼이에요! 오.. 이럴수가..
그 목소리는 매우 놀란 것 같았어요. 아주 잠깐의 흐느낌이 들린 직후에, 그 목소리가 저에게 물어왔어요.
혹시.. 네 할머니의 이름이 요한나시니? 네! 아저씬 누구세요? 오.. 이런.. 신이시여..
"ㅔ제제에가요?" 귀엽다니 그런 평가는 받아본 적이...있긴 하겠죠. 지금 받았잖아요(?) 볼을 누르는 것을 거부 없이 받아들입니다. 살짝 폭 들어간 볼을 보며 미소짓는 거나 귀여움이나. 이건 인간의 귀여움이 아니라. 너구리들이나 미어캣들도 따라잡을 수 없는 삐요삐요귀요미의 귀여움이다.(미어캣 본 적 적음) 얼굴에 희미한 홍조가 돌며 부끄러워하는 다림입니다. 그치만 부끄러울 수 밖에 없다구요!
거짓 없는 순수함은. 다림에게는 조금 두렵기도 한 것이지만.. 그래도 좋은 게 아닐까요? 사실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걸로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