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마지막으로 컵에 남아 있던 액체를 다 마시고, 하루를 바라봅니다. 그 눈이 천천히 하루의 눈에 닿습니다. 그의 흐릿했던 눈이 순간 선명해지고, 깊은 정신 아래에 닿아있던 무언가를 끄집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 길게 얘기해준 거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고. 부장 되고 처음 받은 인사니까.. 조금만 조언을 해주면. 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남들보다 잘난 사람. 그러니까 앞서가는 사람들만 보니까 나보다 뒤에 있는 사람들은 보질 못하니까요. 나에 대한 객관화가 필요할 것 같네요. "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말 끝에 짧게 말을 덧붙입니다.
" 본인이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죠? 좀 더 다양하게 할 수는 없을까. 내가 서포터로서 부족하진 않을까. 아니면 내가 사람들에게 짐이 되진 않을까. "
하루의 눈이 살짝 떨립니다.
" 당연하죠. 이제 막 치고 올라오기 시작하는 역할에서는 서포터보다 워리어랑 랜스가 돋보이기 마련이거든요. 앞서가는 사람들에게만 눈을 돌리지 말고 때로는 뒤쳐진 사람들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거에요. "
그는 옷깃으로 입을 가리곤 짧은 하품을 합니다.
" 왜냐면 결국 치료라는 거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나보다 덜 하게 만들려고 시작한 거거든요. "
...!! 짧은 말이지만 꽤나 선명하게, 하루에게 답을 주고 있습니다. 하루의 치료(C)의 벽이 해제됩니다. 다시금 정상적으로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그리고 청천이가 우리의 빈틈을 노리는 양 옆의 적을 견제해줘! 이런 유형은 밀접하게 연계해서 사냥할거야!"
그렇게 외친 나는, 스으으읍 하고 크게 숨을 들이 마쉬었다. 두렵다. 불안하다. 그러나 그게 이 순간, 몸을 움츠릴 이유는 되지 않는다. 두 다리를 힘껏 움츠렸다가, 그대로 순간 허공을 향해 도약한다. 부장이 보여줬던 그 연계를, 지금 실현할 때다. 육중한 성벽이 그대로 공중에 부웅 떠올라, 바닥에 착지할 때.
쾅 - !!!!
거대한 소리와 함께 땅을 뒤흔드는 진동을 일으키고. 그 충격이 찌르르, 전신에 올라오기전에, 나는 굳센 마음을 담아 방패를 바닥에 내려찍었다
"내가 - !!! 여기에 있다 - !!!!!!"
적들의 기세를 뒤덮는듯한 쩌렁쩌렁한 외침. 적을 움츠리게 만들고, 나를 위협적으로 보이게 만들며 긴장한 아군들의 마음을 풀고,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부여하는 외침을 내보이며, 나는 자세를 취했다.
부동일태세.
나는 지금, 아군을 지키는 벽이 된다.
#부장이 알려준 응용법인, 두 발로 힘껏 뛰어 발구르기 후 부동일태세 연결을 하여 전방의 무리를 위협하고 방어의 자세를 취합니다.
정면은 유진화씨가 막아주고 있으니 나는 뒤의 녀석들을 처리하자 몸을 빙글 돌리고 다리를 굽힌다음 힘을 줘서 땅을 박차 앞으로 날아가며 왼쪽 주먹을 위협 목적으로 휘두른다. 이어서 그 방향 그대로 몸을 틀면소 오른발로 회축을 날려 넓은 범위를 노린다. 난 몸이 무기다. 꼭 주먹만 사용하라는 법은 없다는걸 책에서도 봤고 경험으로도 알고있다. #뒤쪽을 부순다!
도서관에는 책을 쥐고 공부하는 하나미치야와, 세 개의 커피를 사들고 오는 만석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 에릭! "
하나미치야가 활발한 미소를 띄며 손을 흔듭니다. 만석은 에릭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갤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883 " 아하. 대전 후작님이면 조신형 후작님이셔. 워낙 평상시에 미술을 좋아하시기도 하고, 색다른 예술 표현을 좋아하시거든. 그래서 아마 예술회의 이름도 그런 성격을 닮아서 그럴거야. "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 말을 해준 찬후는 곧 화현의 그림을 관람합니다.
" 색 표현. 어쩐지 손유를 닮았네. "
하며 가르킨 것은 꽤 과감한 색감 표현을 시도한 부분입니다.
" 이 부분. 손유는 물감을 짜내서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살짝 녹여서 사용하거든. 그러면 거친 느낌이 나지만 그만큼 색감이 강조되는 효과가 있어. 그래서 그림에 거친 느낌이 남는 거지. "
찬후는 천천히 그린 그림에 대한 피드백을 전해줍니다.
" 이런 색감을 쓸 때는 자신의 감정을 관람자에게 느끼게 해줄 때 좋아. 남들에게 자신의 감정에 몰입하게 하는 때에는 좋게 작용해. 하지만 반대로 에고가 강한 사람들은 이런 스타일을 싫어할 수 있어. 예를 들자면 대전 후작님이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할 수 있어. "
찬후는 품에서 물감 몇개를 꺼내더니 즉석에서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줍니다. 하나는 손유의 방식을 살린 그림의 방식이라면, 하나는 찬후가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각 그림은 같은 호랑이를 그렸지만 손유의 방식은 호랑이가 내보이는 위엄, 감정 같은 것에 집중이 된다면 찬후의 방식은 호랑이의 모습과 의미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 그래서 응용하고자 한다면 각자 방법이 다르므로 신경쓸 것. 이걸로 피드백은 끝. "
>>901 어.. 피시방이나 갈까요? 잊지 마십시오.. 망념을 쓰지 않으면 일반적인 영성은 캐릭터의 생각 방식을 따라갑니다..
잠시 제4의 벽을 넘자면 저 화면 바깥의 아가씨는 여전히 비를 맞아가며 갯벌에서 갈리고 있다지만 아무튼 저는 이 화창한 하늘 아래 초콜릿과 양갱을 사며 돌아다니고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뭐든 비를 맞고 돌아다니지 않는 것에 감사하도록 합시다. 그러니 자아, 외치는 거에요! 저 맑은 하늘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