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쭈, 이것봐라. 안밀려? 레오는 주먹을 쥐고 더 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어둠속에 있을 무언가에게 이목을 끄는 것은 이쪽에서도 사양하는 바이다. 다른 기숙사의 학생들은 유령을 자주 보아서 괜찮겠다지만 기숙사 유령이라고는 없는 주궁이다. 그리고 이런 초자연적인 것들하고는 도저히 맞질 않는다. 어둠은 무서웠고 저 속에서 보이지않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거나 갑자기 발목을 잡는다거나 하면 정말 그 자리에서 기절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아까부터 꼬맹이 꼬맹이 하는데. 너 말이야, 키만 크면 단 줄 알아? 진짜 쳐죽여줄까? 키큰걸로 유세떨지마 진짜 쳐죽여버리기전에. 알겠어? "
만날때마다 으르렁대는 사이였기에 이 정도는 인사치레나 다름없는 말이다. 예상대로 청을 두고 단 둘의 시간이 되었다. 겉으로는 '그렇지. 그렇게 나와야지!' 하고 말은 했지만 속으로는 이 쯤에서 그만두고 잠이나 자자는 말을 듣고싶었다. 이 정도에서 그만둬도 괜찮으니까 집에 가고싶어졌다. 주양이 뒤를 돌아있는 잠깐의 시간동안 레오는 잠시 마음을 풀고 푸.. 하고 울상을 지었다. 지금이라도 그만두자고 얘기해볼까? 어쩌면 먹힐지도..?
" 어, 어어? "
혼자 갔다온다는 건가. 레오는 순간 숨을 헉 하고 집어삼켰다. 그렇다는것은 여기에서 혼자 기다려야한다는 것인데. 주양도 혼자겠지만 레오도 혼자였다. 조금의 빛이 있지만 음산한 분위기가 잔뜩 들고 바람소리마저 스산한 곳에서 온전히 혼자. 가능할리가 없잖아. 레오는 주양이 자신의 손을 놓을세라 꽉 잡았다.
" 가,가,같이 가주지 뭐! 혼자 갔다가 기절하면 난 계속 기다려야 되잖아. 그런건 내가 싫거든? 일단 저 쪽 복도 끝까지 가는거야. 거기까지 가면 누워있는 여자그림이 있어. 눈동자가 초록색인 여자그림. 그것부터 확인하러가자고. 어때? "
레오는 놓칠세라 손을 더 꼭잡아 자신에게 당겨왔다. 출발하더라도 같이 가는게 더 낫겠지. 이런 어둠속에서 혼자 기다리느니 같이 가서 이 녀석이 나가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편이 낫겠지. 낮 시간에 돌아다녀 봤을 때 이 복도는 꽤나 넓고 길었다. 양 옆으로도 방이 여러개가 있었고 끝쪽에 계단통이 있어서 위 아래로도 갈 수 있었지. 차라리 그곳이 밝으면 더 밝을테니 거기서 기다린다고라도 해봐야겠다.
"어머나~ 놀라워라. 그만큼 자신 있으시다는 건가? 응? 어머. 뭐지? 어디로 갔을까나 우리 꼬맹이~"
남들이 보면 진짜 사이 안 좋아서 저러는거 아니냐고 오해할만한 모습. 허나 그녀들에겐 이것이 일상이었다. 주양이 당신을 못 보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한껏 대담하게 턱을 치켜올리고 있는 탓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 대목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당신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겠지만, 지금만큼은 당신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대로 천장으로 눈을 돌린다면 그 순간 천장에서 목이 뒤틀리고 관절이 꺾인 채 기괴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무언가와 제대로 아이컨택을 하게 될까봐.
그렇게 기싸움이 끝나고 청을 자신의 방에 내려놓는 순간은. 주양마저도 표정이 풀어졌다. 푹 자자. 잘자라 우리 청 하고 부드럽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목소리가 떨렸다. 지금은 주양 자신이 청이 되고만 싶었다. 아. 이대로 그냥 드러누울까. 다음에 하자고 하고 치일피일 미뤄버릴까. 허나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복도로 다시 나온 상태였다.
"ㅁ.. 뭐야! 역시 너도 혼자 기다리기 무서운 거지, 그치? 아. 아니, 역시 혼자 기다리긴 무서웠구나, 꼬맹이..! 내. 내가 너의 보호자는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특별히..!"
평소답지 않게 홱 당신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주양은 애써 뻔뻔한 척 해 보였다. 자신도 기다리는 과정에서 무서웠다는 걸 말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급하게 정정하는 것은 덤이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분명 지금 장소와는 멀리 떨어져있을 응접실에서 기척이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은 애써 무시했다. 그래. 그저 기분 탓이겠지. 이 늦은 시간에 손님이 어디 있다고. 어떤 정신나간 손님이 이 밤중에 응접실에서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하겠어. 그런 생각들을 하며, 그 사실을 넘겼다.
"하. 너. 너나 기절하지 마시지! 내가 이긴걸로 판단하고 그냥 그 자리에 놔두고 돌아갈거라고! 그 여자 그림, 지금 당장 확인하러 가 보자고..!"
그렇게 당신과의 거리를 바짝 좁힌 채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루모스 마법을 쓰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 나아가는 것은 굉장히 아찔했다. 내기에서 주는 기분 좋은 아찔함이 아니라, 꽤 불쾌한 느낌의 것이었다. 그것 마저도 충분히 즐기는 것이 주양이었으나 지금 뭔가를 즐기기엔 두려움이 훨씬 앞섰다. 그래놓고 나중에는 엄청 염통 쫄깃한 감정 기복이었으니 한판 더 하자고 할게 뻔했지만.
".. 그. 생각보다 별 거 없잖.. 아? 너. 다시 돌아가도. 정말 괜찮을 거 같은데? 이 정도로 내가. 기절할 것 같다고 생각한거라니~ 대체 날. 얼마나 얕보고 있던 거야..?"
괜찮을 리가. 당신과의 거리를 조금 더 좁히면서 손을 꽉 잡는데. 아마 정말 그렇게 해버린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찍소리도 못 낸채 서 있다가 혼자 푹 쓰러져 다음날까지 그대로 기절해있을게 뻔했다. 지금 이 복도가 원래 이렇게 길었던가 하는 느낌이 들 만큼 그 그림까지의 거리는 괜히 멀어 보였다. 마치 에스컬레이터 위에 올라탄것처럼 마치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 느릿느릿하게 나아가고 있는 영향이 클 것이다.
"여자 그림이라는 거. 분명 있는 건 맞지..? 너가 너무 무서워서 헛것을 본 건 아니고?"
10세, 열살. 아직은 세상에 대해 모를 나이지만 그래도 그건 알 수 있었다. 어머니가 데려온 막내는 정말 작고... 작구나, 라고.
어머니의 태중에서 채워야 할 달을 하나 반이나 덜 채우고 나온 막내는 당연하게도 몸이 너무나 약했다. 갓난아기일 때는 몇번이고 숨이 넘어갈 뻔 하거나, 조금 큰 후에도 툭하면 열이 올랐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이 반의 반도 되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열에 들떠 누워있는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막내는 단 한번도 울지 않았다. 어릴 때인데도 이렇게 선명하게 기억하는게 그 때문이다. 나는, 아니 우리 넷은 막내의 울음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다. 아기라면 당연히 툭하면 우는게 정상일텐데 전혀 울지 않았다. 어머니 말씀으론 아주 작게 칭얼대기는 했다고 하셨다. 늘 곁을 지키던 어머니에게만 들릴 만큼.
막내에게 뭔가 병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집안이 몸이 약한 태생도 아니다. 나를 비롯한 세 동생은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자란게 그 증거였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이유를 모른다. 찾아도 찾지 못 했으며 유일하게 어머니가 이유에 가까운 사실을 알고 계시는 듯 했지만, 그것만큼은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으실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모르는 일로 남겨두는 쪽을 택했다.
아무튼, 막내의 이상증상은 10년간 질리지도 않고 이어졌다. 그 탓에 한창 놀아야 할 시기에 놀지 못 하고, 많은 것들을 경험할 시간을 허비했다. 그런 막내가 안쓰러워 우리가 곁에서 지켜봐주고 싶어도 일단 나부터가 학교에 가야 했다. 동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번 학교에 들어가면 방학 때에나 나올 수 있었으니, 막내를 돌보는 건 온전히 어머니가 하셨다. 그래서인가.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머니께 부담이 갈 만한 일은 하지 않게 되었다. 아예는 아니고 최소한으로, 가능한 일으키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사고를 치면 아버지가 대응해주셨지만 몹시 죄송스러움이 내 안에 남곤 했다.
10세, 열살. 내가 막내를 처음 본 그 나이가 막내의 나이가 되던 날. 나는 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동시에 백수가 되었다. 원래는 오러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문득 회의감이 들어 그만둬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이건 내가 하고 싶은게 아니라는 생각이 컸다. 내가 그런 선택을 해도 부모님은 아무 말도 안 하시니 길게 고민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졸업 후 할게 없어진 나에게 돌아온 건 막내를 돌보는 일이었다.
"뭐라도 좋으니 가르쳐주렴. 글과 말은 배웠으니 그 부분은 걱정 말고. 이대로는 키도 잘 크지 않을 것 같으니 체력이나 기르게 해주려무나."
어머니의 말씀대로 당시 막내는 겨우 평균적인 체형을 유지하는게 고작인 아이였다. 이 때에는 낯가림도 있어 가족 외 사람에게는 맡길 수도 없었다. 나로서는 학교를 다니는 동안 잘 돌봐주지 못 했던게 미안한 것도 있어서 거리낌 없이 막내 돌보기에 임했다. 어머니 조언대로 밖에 데리고 다니며 걷게 하고, 몸을 움직이게 하고, 그동안 못 했을 경험들을 시켜주었다.
재학 중 내가 잠시 집을 떠났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당시 얻었던 매의 깃털을 선물해준 것이 이 해의 막내 생일 때다. 작고 여린 몸을 지키는 부적이 되어주길 바라서였다.
이 때부터 2년 가량을 내가 맡아 돌보는 동안, 막내는 우리와 비슷하게 자랐다. 평균 키가 큰 집안의 아이답게 금방 쑥쑥 컸으며, 가르쳐주는 건 금방금방 익혀서 가르치는 보람이 있었다. 바깥 경험을 시켜주니 낯가림도 없어졌다. 그렇다고 타인에게 무작정 살갑지도 않았지만. 장난을 치면 자지러지게 웃고 가끔은 성도 낼 줄 아는 보통의 아이가 되었다.
그렇게 보였고, 그렇다고 믿고 싶었다. 끝까지 믿고 싶었다.
그러나 2년 뒤 블리스가 졸업한 해에 나는 막내를 가르치는 것을 관두고 집을 떠났다. 도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에서 도망쳤는지는...
달리 할 것을 정하고 나간 건 아니다. 무작정 집을 나와 방랑길에 올랐다. 그저 집이 아닌 곳이면 어디든 좋았다. 그렇게 내가 떠난 동안, 남은 동생들이 내가 했던 것처럼 막내를 돌봤다는 걸 어쩌다 이어진 연락으로 인해 들었을 뿐이었다.
-
"블리스"
저 때 파이 완전 무책임했어. 갑자기 사라져서 막내 한동안 우울해하는 거 달래느라 얼마나 애먹었는 줄 알아?
"헬리아"
그래도 너 졸업할 때까지 버틴게 용한거야~ 너였으면 절대 못 버텼어.
"블리스"
...인정하기 싫긴 한데. 그건 그렇지.
"델피니"
...... ...... ......
"블리스"
아, 이 XX 또 앉아서 졸아. 졸리면 들어가라니까. 난 몰라. 또 자빠져서 코가 깨지든 이마가 깨지든 알아서 하라지.
" 호,혼자 기다릴 수 있어! 혼자서 있을 수 있는데 혹시라도 네가 기절이라도 하면 내가 교수님한테 설명해야하잖아! 내가 그런걸 하고 싶을 것 같아? 절~대 아니지! "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레오는 가자고! 하고 말하면서 아무렇지 않은척 앞으로 나아갔다. 느린 걸음으로, 아주 천천히 나아갔다. 응접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았다. 방금 지나온 자리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뒤에서 누군가 쳐다보는 것 같았다. 어두운 복도의 끝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레오는 금방이라도 소리를 지를 것 같았지만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그 누군가가 평생의 적수같은 사람일지라도 이렇게나 안심이 될 수가 없었다.
" 한 번만더 꼬맹이라고해. 진짜 쳐죽여버릴테니까! 이 키만 멀대같이 큰게! "
원래라면 빽 소리를 지르곤 달려들었겠지만 지금은 사양이다. 여자 그림을 확인하러 가기로 했지. 복도의 끝에 달려있는 그림을 기점으로 벽이 나오고 계단을 통해 위 아래로 갈 수 있는 그 자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레오는 꼭 잡고 있는 손이 혹시 다른 누군가의 손을 잡고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몇 번이고 잡은 손을 확인했다.
" 그래? 그럼 나 진짜 돌아간다? 진짜 가? 진짜 가버린다? "
뒤를 돌아보았을땐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려서 원래 있던 자리는 새카만 어둠으로 뒤덮혀있었다. 레오는 히익- 하고 답지않게 겁먹은 소리를 내고는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 같이 가줄게' 하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애초에 이런걸 왜 하자고 하는거야. 이런 내기를 제안한 사람도, 그 내기에 응한 자신도 미워졌다.
" 얼마나 얕보고 있었냐고? 푸흡.. 항상 그래왔듯이 개밥으로 보고있었다. 왜! 저 끝에 그림이 있으니까 그걸 확인하고 다음 내기를 정하자고. "
고개를 돌려 주양의 얼굴을 확인했다. 정말 그대로 있는지, 다른 사람은 아닌지. 그렇게 제대로 확인을 마친 레오는 느릿느릿 앞으로 이동했다. 잠깐이라도 말이 멈추면 고옾가 엄습해서 레오는 계속계속 이런저런 쓸데없는 말로 주위를 환기시키거나 시비를 걸곤 했다. 그리고 얼마나 이동했을까. 레오가 그렇게나 말했던 그림앞에 도착했다. 초록색 눈이 인상적인 그림이다. 레오는 휴- 하고 숨을 내쉬면서 잡았던 손을 놓고 몸을 살짝 굽혔다.
" 봐, 있지? 내가 거짓말이나 할 사람으로 보여? 휴... 별 거 아니네! 하지만 너 혼자 왔다면 기절했을지도? "
파하하, 하고 웃은 레오는 식은땀을 닦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림의 제목이 보인다. [제목 : 자고있는 여인] 레오는 엇. 하는 소리와 함께 잠깐 굳어졌다. 자고있는? 순간 한기가 찾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등골이 서늘해진다. 자고있는 여인이라면 어떻게 눈을 본걸까. 레오는 어. 어라. 하고 고장이 난 것 처럼 말하며 천천히 몸을 들고 잔뜩 울먹이는 목소리로 주양의 옷을 툭툭 잡아당겼다.
빨리 네가 직접 보란 말이야. 레오는 잔뜩 울먹이는 목소리로 답지않게 말했다. 왜인지 모르게 그림과 눈이 마주친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기절한건 아니었고 도망치는것도 아니었으니 내기는 유효하다. 다만, 겁먹어버려서 자기도 모르게 '언니'라고 분명히 불러버렸지만 지금와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야, 자고있는 여인이라는 그림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으니까.
담배는 그도 피우는 것이고, 실은 무슨 의미인 지 모르니 확인해야 한다. 걸리는 것은 탈이었다. 탈은 추종자의 증표로 생각된다. 물론 당신을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당신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다. 그에게 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타니아에게 하였듯이 의사를 존중하되 해가 간다면 즉각적인 제재를 내려야겠지. 회초리를 들진 않을 것이다. 그는 무의식적인 애정을 갈구하는 사람에게 무엇이 독이 될 수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으니, 그걸 조절해낼 터다.
"소중히 대한다니 마음이 놓이는 군."
역시 엄지가 허전하다. 그는 손가락을 눈에 띄지 않게 꼼지락거린다. 언제 저 반지를 받았더라. 지금이 열아홉이니, 7년동안 함께 한 반지겠구나.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멈춘다. 그는 평온히 당신을 바라본다. 예민한 눈동자는 그대로이나 한결 누그러진 태도다. 상의를 벗는 모습에 눈을 가늘게 좁힌다. 살아있는 사람의 상체를 보는 건 또 처음이다. 오, 이제 보니 죽은 자의 몸과 다를 바가 없다. 다른 점이라면 혈색이 돌고 사후경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반도 없고 말이다.
"놀랍군."
붉은 실이 팔을 휘감은 모습에 그는 짧게 감상평을 내렸다. 다른 뜻은 딱히 없다. 역겹다는 표정도 아니고, 놀랐다고는 하지만 눈이 커진 것도 아니다. 그저 감정없는 한쪽 눈동자로 당신의 팔을 보곤 고개를 기울인다. 주인이 문양을 새겼다. 이걸로 확실시 된다. 눈앞의 당신이 30대 후반이나 40대가 아니라면 필히. 매구는 살아있다.
"자네의 취향이지 않나. 건드릴 생각은 없네. "
그리 말하며 그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그 또한 손가락을 하나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댔을 뿐. 나른하게 미소를 짓는다. 긴 속눈썹이 아래로 깔리며 호선을 긋는다.
모기 날개짓소리가 지금 주양의 목소리보다 클 것이 분명했다. 주양답지 않게 한참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고서는 손을 다시 바로잡았다.
자신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으니 더더욱 두려움이 컸다. 미지의 것에서 오는 공포라는 게 이리도 큰 감정이었던가. 당신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 그냥 겁먹은 것이 아니라 바로 뒤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으로 느껴졌기에 그 두려움은 더더욱 커졌다. 뒤에. 분명. 무언가가. 있을 지도 몰라.
"허어. 그러시겠다..? 간이 부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너의 성장판은 무릎이 아니라 간에 가서 붙어있는 건 아닐까~? 아니다. Hoxy.. 성없찐? 아, 뭐야. 얼마 안 남았네!"
목을 움직이는 주양의 동작이 긴장감에 경직되어 꽤 뻣뻣했다. 그럼에도 평소 하던것처럼 이런저런 시비를 걸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그림과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내심 안도하면서 조금 더 목소리를 키웠다. 가면서 괜히 잘 닫힌 문 너머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나,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진짜 있었네..? 뭐. 너가 적어도 헛걸 본 건 아니라는 뜻이겠지~ 용캐도 정신 잘 부여잡고 있었구나? 나 혼자 왔으면 그림이랑 입까지 맞췄을텐데. 아쉽네~"
정말 그런 미친짓을 할 만큼 제정신은 아닐테지만. 함께 나아가는 과정 중에서도 약간약간씩 오싹함을 느꼈는데 혼자 왔으면 눈 앞에 보인 그림을 귀신으로 오해하고 키스고 뭐고 귀신이 나타났다며 이 저택은 저주받았느니 어쩌니 하며 당장 엑소시스트를 불러와라는 등 난리를 칠 게 분명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결국 주양은 폭소를 터트리고야 말았다. 언니라는 호칭도 호칭이었으나, 그림 속에는 눈을 감은 채 잠든 여인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딜 보아도 눈동자의 색이라고는 알 수 없는 그림이었다. 아까 전의 긴장감도 날려버리고서, 제목과 그림을 번갈아보며 여유만만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이겼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기기는 무슨. 당신이 없었다면 중간에 뻗었을거면서.
"꺄하하하하핫!! 우리 귀여운 꼬맹이, 헛걸 봤구나! 응? 봐봐. 다시 보라구~ 이렇게 이쁜 언니가 코~ 하고 자고 있는데. 어딜 봐서 초록색 눈이야~? 아. 그러네! 초록색 눈이 얼핏 보이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 언니는 모르겠는걸?"
제목도. 그림도. 어딜 봐도 눈을 뜨고있는 여인아 아니라 자고 있는 여인이었다. 만약 주양이 선봉으로 나가 그 광경을 봤다면 절대 이렇게 웃고 있을수는 없었을 것이다. 신랄하게 이어지는 비꼼이 퍽 일품이었다. 당신에게 언니라는 말까지 듣고 난 이후라, 그 쾌감은 이루 말할것 없이 컸다. 아까의 두려움은 전부 이 쾌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앞으로는 내기 말고 다른 것에 맛을 들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그리고 앞으로 당신을 놀려먹을거리가 하나 늘었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희열을 느끼면서 주양은 만족스럽게 입술을 습 하고 혀로 핥았다.
"이제 다음 단계지? 이 언니, 우리 꼬맹이 앞에서는 자비가 없으니까 바로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보실까? ... 지만. 너무 겁먹은 거 아니냐구. 자, 괜찮아. 그저 사람이 자고 있는 그림일 뿐이야. 무서우면 헛걸 볼 수도 있으니까.. 크흠. 그러니까 정신 차려라~ 이 말씀이야. 너가 겁먹어버리면, 내기가 재미 없게 흘러가게 될 거라구!"
자연스럽게 이 언니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붙였다. 앞으로 그 호칭은 평생동안 당신 앞에서 붙겠지. 그러면서도 한 켠으로는 당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인지, 아까의 경박한 언행은 잠깐 접어두고 어울리지 않게 제법 온화한 목소리로 당신을 달래주기 시작했다. 아무리 티격티격 해도 친구는 친구다. 그리고 동생은 동생이다. 자신이 이겨먹기는 딱 좋은 기회였으나, 여기서까지 그 투쟁심을 불태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주양은 당신의 머리를 다정한 손길으로 쓸어주었다. 그러고 나서야 부끄러웠는지, 헛기침을 하면서 내기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는 것이다.
일단 이겼다는 생각이 이미 들긴 했으나 주양 자신이 언급한 내기 조건에서의 승패는 결정나지 않았다. 당신은 끝까지 정신을 잃지도, 도망치지도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이 내기는 아직 끝이 아니다. 앞으로의 미지를 향한 한 걸음을 내딛는 과정일 뿐이다.
".. 진정했으면 이제 가자. 아직 우리는 내기를 끝내지 않았다구? 여기서 무승부로 돌려버릴 순 없지~ 안 그래?"
아까보다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리고 한층 순해진 말투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주양은 슬쩍 고개를 돌려 그림 방향을 돌아보았다.
>>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가..? 아무리 봐도 그 의미의 무해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이지?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게 좋을걸! (빨판으로 간지럽히기)(???) 나도 더 소름돋으려고 공포영상 보고 있었는데 렝주 답레 보고서 안 그래도 되겠다 했지 뭐야! :D
>>45 주먹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눈 앞에서 그림이 바뀌었으면 그렇게 하고 도망가지 않았을까 싶어! :)
레오는 얼어붙었다. 아니,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 혼자서 여기까지 왔을때 그림의 초록색 눈동자를 보고 '특이한 색이네'하고 말했던 것도 기억하고 있고 왜인지 모르게 자신을 계속 쳐다보는 듯한 눈동자에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의 내공이 느껴진다는 생각까지 했었으니까. 가까이 다가가서 생기있어 보이는 눈동자에 '오-' 하고 감탄했던 것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다시 돌아왔을 때는 분명 눈을 뜨고 있던 그림의 제목이 '자고있는 여인'인데다가 눈까지 감겨져 있었으니까.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이 된 레오는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
" 하아니.. 봐... 다시,다시..! 봐봐 쫌..! "
숨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그리고 목이 막히는 듯한 목소리로 작게 소리치는 레오였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듯했지만 레오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버티고 서있었다.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에도 레오는 가만히 서 있었다. 미동도없이, 그렇게 그림을 쳐다보고 있었다. 왜냐면 레오의 두 눈에는 분명히 보였으니까. 자고있는 여인이라는 제목의 그림의 초록색 두 눈동자가. 뒤돌아있는 주양에게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레오에게는 분명히 보였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제발 뒤돌아서 봐봐' 하고 또 목막히는 소리로 말했다.
주양이 뒤를 돌고 경직되는 모습을 보았다. 레오는 조용히 '봤구나' 하고 속삭였다. 평소 같았으면 자기 말이 맞지 않았느냐며 잔뜩 악을 쓰고 소리질렀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레오는 천천히 뒤를 돌았다. 그리곤 꼼지락거리며 천천히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손을 뻗었고 주양의 손을 꼭 잡았다. 놓기만해. 쳐죽여버릴거야. 라고 말하듯 꼭 쥐고 레오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양을 마주보았다. 금방이라도 울듯한 얼굴. 레오는 그런 얼굴을 하고있었다.
" 가..자.. 뛰,지말고.. 천천..히.. "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가자. 레오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이런데서 뛰어갔다간 정말 무슨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었고 혹시 뛰다가 넘어진다거나 하는 것도 걱정이었으며 신체적 조건은 주양이 훨씬 유리했기에 빠르게 뛰어간다면 레오가 그것을 따라잡을 수 있을리는 없었다.
공포. 다른 의미의 공포였다. 이전의 크루시오나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와는 다른 의미의 공포였다. 이해하지 못하는 그 어떤 것에 대한 공포.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하지 못하는 다른 세계의 것에 대한 공포. 레오는 후우- 후우- 하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있었다. 레오는 꼭 잡은 손에 조금 더 들러붙었고 주양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 떨어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마냥 그렇게 꼭 쥐고 후우- 후우- 하고 심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 길로 쭉 간다면 양 옆에 여러개의 방을 지나게 된다. 다른 학생들이 묶고있는 방부터 해서 응접실따위의 여러 개의 방들. 하나하나가 무언가 오싹한 느낌을 주었다.
' 똑똑 - '
레오는 노크소리를 들었다. 천천히 걸어가던 와중에 분명한 노크소리를 들었다. 학생들이 자고있는 방이었던가. 레오는 우리가 밖에 있는게 시끄러워서 그랬나봐. 하고 조금은 정상적인 생각을 하곤 푸하-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잠깐 문을 열고 들어가서 사과라도 할까 싶었지만 레오는 금새 헙, 하고 숨을 들이마시곤 다시 주양의 팔을 꼭 끌어안고 앞으로 잡아당겼다.
" 노크는.. 보통.. 밖에서 안으로 하는.. 거잖아.. "
눈물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전부 무시하고 앞으로 쭉 가면 빛이 있는 곳이 있다. 빛 안에선 안전할거야. 맹목적인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팡이라도 가지고왔다면 조금 상황이 나았을텐데 그게 아니니까. 달빛이 조금 들어오는 곳이었지만 그 정도의 빛이라도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주변을 밝힐 수 있다면 충분하다. 레오는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면서 천천히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주단태의 오늘 풀 해시는 가만히_있는_자캐가_생각하고_있는_것은 60%는 조카에 대해 생각하고 20%는 확률로 언니에 대해 생각하며 10%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머지 확률은 아무 생각이 없다:D
자캐가_대학을_다닌다면_전공은 순혈인데 대학을 가야할까? ((아님)) 체육전공? 아니면 무난한 문과쪽 전공? 이과 관련 전공은 안할 것 같은데. 왜냐면 오너가 이과와 안친하다.....
자캐가_잃고_싶지_않아_하는_것은 지금 이순간~ 학원에 다니는 시간~ (?) ((이건 비설이 아닙니다라는 팻말)) 농담이고 잃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잃고 싶어하는 게 너무 많아서 탈일 것 같다. ((잠시 비설을 흐린 눈으로 본다))((안본다))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오늘 숙제를 끝마치고 땃쥐는 관전을 좀 하다가 뻗으러 가겠어..컨디션이 너무 너무 안좋다o<-<
당신의 번복된 이야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그저 자신이 할 말만을 늘어놓던 주양의 태도가 일순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당신의 말들을 들었음에도 그저 겁에 질려 헛것을 본 거라고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 뒤를 슥 돌아보고 마주한 그림은.
"..... 응. 가는 게 좋겠다. ... 괜찮을, 테니까. 아마도.."
이미 충분히 해롭기는 하지만 물리적으로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갑자기 저 여인이 눈을 새파랗게 뜨고 그림을 찢고 튀어나와 뒤쫓아오는 일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지금은 당신조차 놔두고 주양 자신의 안위만을 우선시하며 당장 자리를 벗어나버릴 것만 같았기에. 그런 이기적인 생각 너머로 다른 한 켠에서는 그래도 자신은 학생대표니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책임지고 지켜주겠다는 생각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절대 장난이 아니며, 지금의 이 공포는 자신들이 어떻게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다. 머글들이 보는 공포 영화에서 나오는 등장 인물들이 그리도 무기력하게 휘둘리기만 하던 게 괜히 그런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때 방계 사람의 집에 머무르며 머글 문물을 접하는 중 그런 공포영화도 접하면서 풉키풉키하며 멍청한 짓거리를 한다고 비웃기 바빴으나, 막상 그 상황이 되어보니 알겠다. 그들이 그리도 무력했던 이유를. 금방이라도 울듯한 당신 앞에서, 자신만이라도 제정신을 부여잡지 않으면 안된다.
".. 그래도 교감 선생님 저택이니까 별 일 없겠지. 자. 걱정하지 말고.."
그 말을 자기 자신에게 암시를 하듯 중얼거리며. 이 내기의 끝을 보기 전까진 아무리 심상치 않은 상황이 닥치더라도 절대 물러나지 않을 기세를 내비치며 한 손으로 대강 머리를 묶었다. 다른 한 손은 잡혀 있으니 사용하지 못 하는 상태고, 잠깐 놓으라고 하기엔 그 사이에 다른 무언가가 자신의 손을 냅아끌고 다시 그림 앞으로 끌고 갈것만 같았으니. 그 바람에 머리끈이 조금 느슨하게 묶였지만 개의치 않고 당신을 조금 더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들려오는 노크 소리. 주양은 고개를 갸웃였다. 잘못 들은 게 아니다. 분명히 선명하게 들렸다. 이쪽 방에도 주인이 있던가? 별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넘기려는 찰나, 당신의 말에 소름이 돋았는지 주양은 다시 당신을 바라보았다.
"에이, 그래도 보통은 그런 거니까 반대로 하는 사람도 아. 아마 있을거야. 시끄러웠다면 당장 나오라고 해! 누군진 몰라도 그 광경을 똑똑히 봐야 납득하고 다시 들어가겠지!"
당장이라도 노크소리가 들려온 문으로 대꾸를 하려던 찰나,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함이 주양의 행동을 멈춰세웠다. 몸 속으로 파고드는 오한은 평소 느끼던 소름보다 훨씬 질척하게 묻어났으며, 쉬이 씻겨나가지 않았다. 그저. 지금의 이 기분이 극한의 공포에 몰린 나머지 드는 헛된 생각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교감 선생님의 저택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키니 그제서야 몸이 조금 움직여지는 듯 싶었다. 그래도 역시. 이런 현상은 적응할래야 적응할수가 없는 것이다.
"됐다. 얼른 저쪽으로 가자. 저택 다 돌아보려면 아. 아직 한참 남았기도 하니까, 세이브 포인트 같은 느낌으로 일단 빛이 있는 쪽에서 한번 쉬어가는것도 ㄴ... 나쁘진 않잖아..?"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영어 단어를 인용해 말하고서 얼른 그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자신도 무섭기는 했으나 당신이 꽤 무서워하는 모습이었기도 해서, 주양은 발걸음을 조금 빠르게 하며 당신을 이끌었다. 너무 보폭을 크게 한다면 따라오지 못할지도 모르니, 걷는 속도를 적당히 조절하며 빛이 있는 장소까지 나아갔다. 역시 뭐든 빛이 있어야 살만하다. 어둠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공포스럽다는 것을 이번을 통해 잘 깨달았다.
>>90 ㅋㅋㅋㅋㅋㅋㅋㅋ 인정! 쭈는 공포게임 무서워하지만 나는 공포게임 완전 사랑한다구.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가 깜짝 놀래키는거에 약하다! 휘영이랑 첫 일상 돌릴때도 갑자기 놀래켜서 화들짝 놀래는 모습 보여줬었지! :) 랄까 이것도 위키에 안 썼썼었지..? 이래서 설정빵꾸가 무섭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며, 후회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나로 인해 죽음을 보거나 유해한 영향이 퍼지는 걸 보면서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줄곧 내키는 대로 행했고, 생각한 적 없거나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나 자유롭고도 무책임하게 살면서 한 순간도 돌아보거나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지금 이 순간, 나는 처음으로 후회라는 걸 느꼈다. 내 앞에 널 보며 일생동안 느끼지 못 했던 후회와 절망을 한번에 몰아 받은 기분이었다. 그것들로 이루어진 새까만 늪에 빠져 숨이 막히는 듯한 감각을 느끼며, 나는 중얼거렸다.
"...웃기지.. 널 부순 사람은, 바로 나인데..."
누구보다 아픈 것 또한 나라니.
웃는 입술과 다르게 일그러진 눈에서 뜨거운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 옆에서_계속_지키며_계속_같이하고_싶어_를_자캐버젼으로
그녀는 유달리 욕심이 없는 아이였다. 물욕, 재물욕을 비롯한 대부분의 욕구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필요에 의하지 않으면 뭔가를 가지려 하지 않았다. 이런 그녀는 언뜻 보기에 절도 있는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상은 그 욕구의 대상이 비뚤어져 있었을 뿐이었다.
>>101 아 진짜 요즘 시대에 전자제품 불가능한 거 너무한거 아닌가요 교장샘,,,,,,, (그리고 비밀유출 오지게 되서 파탄남) 그래도 나 둘이 스트리밍하는 거 못버려 뭐지 둘이 번갈아 하면서 아 니가해 쫄? ㅋㅋㅋ 응 아니야 ㅋㅋㅋ 이러고 있는데 둘 다 속으로 oO(하..... 개무섭다...) 이러고 있을 것 같아 ㅋㅋㅋㅋㅋ 오늘도 적폐캐해 한건 해감... ㅎ
>>102 무엇. 이 갓.해시는?? 갓 구몬은?? 학생은 A+일세... 하나 첼이 피폐해지는 거 아니냐며.... ㅠㅠㅠ
>>103 아나 ㅋㅋㅋㅋㅋ 서리는 무슨 만두 젤 좋아해??? 둘이 만두 먹어줘 나 좀 기대중임
>>97 역시 밍주 최고야 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갑툭튀에 약하고 또 쉽게 겁먹는 그런 사람이니까~ 앗 좋다 오늘부터 이건 밍주가 인정한 히든설정이라는 느낌으로 간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맞아 이것도 비설은 비설이지~~!
아니 그리고 집에서 풀어져있는거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우만두 좋아하다니 나랑 취향이 같은데! 역시 참된 사람이었어 밍이는..! :D
뭐니뭐니해도 이 곳은 교감선생님의 저택이다. 이상한 일이 생겼다면 교수님들이 먼저 알고 조치를 취해주었을 것이고 알아야하는 것들이 있었다면 미리 이야기를 해주었겠지. 물리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공포. 등골이 오싹해지고 식은땀이 나는 그런 공포. 레오는 정말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면역이 없던 탓에 직접 목도하자마자 자존심이고 뭐고 전부 내던져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감정 중 가장 강한 것은 공포였으니까. 그래서 그림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자마자 그토록 싫어하던 라이벌을 '언니'라고 불렀고 지금은 이렇게 딱 달라붙어있었다.
한 손으로 잡고있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주양의 한 쪽 팔을 끌어안다싶이 하고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빛이 있는 곳까지만 가면 안전할거야. 막연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빛 안에서는 안전해. 레오는 자신이 과하게 망상하고 있는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시끄러워서 노크를 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보통은 밖으로 나와보거나 하겠지만 부끄러워서 그렇게 했나보지. 레오는 주양의 말이 맞다고 믿었다. 왜냐면, 그렇게 믿고싶었으니까. 떨리는 목소리와 거의 울것만 같은 목소리로 레오는 입술을 열었다.
" 부,부,불만있으면 쳐,쳐,쳐죽여 버린다아...... "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 레오는 고개를 푹 숙이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빛이 있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둡기는 매한가지 였지만 적어도 복도 저 쪽의 완전한 어둠보다는 나았다. 달빛이 들어오는 장소. 학교 기숙사의 달빛보다 훨씬 밝은 달빛이었다. 거기까지 도달하자 레오는 참았던 숨을 한 번에 뱉어내며 적당한 자리를 찾아 주저앉았다.
" 내가 맞다고 했잖아.. 그림이, 그림이, 초록색 눈이라고 했잖아.. "
따질 힘도 들지 않는다. 일단은 진정하고 심호흡을 할 필요가 있겠어. 레오는 두어번 정도 심호흡을 하면서 스스로를 진정시켰고 슬며시 옷소매로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어둠과 미지의 것에대한 원초적인 공포는 생각보다 강한 것이었다. 지팡이라도 가져왔다면 좀 나았을텐데. 아직 복도의 반대편이 남아있었다. 마찬가지로 깊은 어둠이 짙게 깔린 반대편 복도. 생각같아선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일생일대의 라이벌이 저렇게 말하니 반대편도 가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
" 가는거.. 가는건 좋은데, 조금만 쉬자. 진짜 조금만 쉬었다가자. "
이 쪽 복도에 이런 것들이 있었다면 반대편 복도는 안전할지도 모르지. 중간중간 빛이 잘 들어오는 장소가 있을지도 모른다. 빛 안에선 안전하니까. 레오는 바닥에 앉은채로 가만히 주양을 올려다보았다. 다리를 툭툭 쳐서 이 쪽으로 오라며 빛이 잘 드는 장소로 주양을 이동시키고는 얼굴을 몇 번이나 들여다보았다. 마치 자신이 알고있는 주양이 맞냐는듯이, 중간에 바뀌거나 한 것은 아니냐는듯이. 그렇게 잠깐을 쉬다보니 금새 진정이 되어 천천히 원래의 텐션을 찾아가고 있었다.
>>102 아 맙소사 역시 첼주는.. 필력 금손이 맞다니까..? 분위기있는 한마디 한마디 너무 좋아 최고야~!! :D
어 음 벌레 선생들이 나오는 게 아니라면 첼주네 집에서 나오는 오싹하고 소름끼치는 것들은 역시 내 얼굴인가? :0
>>106 비밀유출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동화학원 불만 게시판 만들거같다 아 기숙사에 유령 개많은거 아니냐고 ㅋㅋ 우리 기숙사 옆에는 게딱지 있다고 ㅋㅋㅋ 이런 글 올라오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적폐지만 너무 찰떡이라서 뿜어버렸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데 속으로는 잔뜩 겁먹고 게임하고 있을거같다 진짜로 ㅋㅋㅋㅋㅋㅋ
349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면 : 장난 치기 몹시 좋으나 어디 가서 사기 당하는 게 아닌지 199 캐릭터는 어떤 타입에게 약해지나요? : 음.... 솔직하고 자기 감정 그대로 드러내고 사랑 많고 사람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자기 동생이나 아빠 닮은 사람 316 생부에 대한 생각 : 장난 치기 몹시 좋으나 어디 가서 (생략) 하하 난 엄마 있는데 아빠는 아내 없지 ㅎvㅎ
>>114, >>119 아 ㅋㅋㅋㅋㅋㅋㅋ 동화학원 대신 전해드립니다 뭐 그런거야? ㅋㅋㅋㅋ 현궁애들 유한 애들만 뽑는 이유가 이런 거였나...? (합리적 의심) 아 ㅋㅋㅋ 근데 쫄? 이거 너무 잘 어울려... 둘 대화에 쫄? ㅋㅋㅋㅋ 쫄?? ㅋㅋㅋ 이렇게 대화 진행할것 같구........ 하 이제 적폐 그만한다 이제 오피셜만 먹겠다. 고로 주양주 일상을 맛있게 보면 되는 일 ^^
ㅋㅋㅋㅋ 주양이도 새우 좋아하나??? 좋아하면 오늘부로 둘은 미래의 짱친으로 임명하겠음. 아무튼 그럼.
>>115 소룡포? 중국음식? 마라탕?(날조) 내가 살면서 마라탕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본 적 없음. 기다려. 내가 민을 소림사 주방장(?)으로 만들어 올게. 하...... 내 기력 거지지만 서리랑 일상 위해서라면 키보드와 손의 합일을 이루어내어 멀티라도... (무리임)
>>117 아 마님이라길래 순간 ??? 무슨 마님?? 대감집 마님?? 이러고 있었어 ㅋㅋㅋㅋㅋㅋ 음~ 두뇌 풀가동이라니 거친 사회생활과 불안한 마님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 아니었나...
>>120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엄마 있는데 아빠는 아내 없지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아나 서리 개그 장난 아니다 ㅋㅋㅋㅋ
>>124 소림사 주방장 아ㅜ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우리 배워와서 냉장고를 부탁해 그거 나가자 그거 나가먼 연예인도 많이 보고 내가 문투도 꼬박꼬박 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너무 무리하지마여 여름 휴가전까지 보면 되지~~ 못봐두 담에 보면 되구 저는 완전 끈질긴 사람이니까 ㅎ.ㅎ
개그는... 개그는.... 엄마 유전이에요 (ㅋㅋ)
>>12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그럼 서리 자막으로 [👎] [재미없다] [감박스 선물 환영] 이런 거 달고 어느 날 김레오 까마귀 모음집 하고 공포게임 때 소리지른 거 모음집으로 올라올 거 같은데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편집자라.. 미안햐.....
>>127 까마귀 모음집은 너무 많은 욕설로 인해 영상이 내려가진 않을까... 하는 걱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분 내내 영상에서 나오는 소리가 " 야 쳐죽여버린다!!!!!!!!! 꺼져꺼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뎡말 난봉꾼 스트리머임미당...
>>127 아 좋다좋다 서리도 꼭 같이 나가는거야 (서리 : 저요?) 아나 ㅋㅋㅋㅋㅋ 진짜 감동이다 ^.T 흑흑 맞아 그래도 지금 일상 텀 좀 있으니까 ~~ 멀티도 가능하면 할 것 같구,,, 느긋하게, 느긋하게 하려구 >.0 맞아맞아 나도 완전 끈질기니까 각오하셈 일상? 딱대... (라며 기력 거지인 사람이 말했습니다.)
빛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고 나서야 겨우 안도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마지막에 본 그 초록색 눈동자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좀비 비스무리한 뭔가를 보았을 때도 이 지경으로 놀라진 않았건만, 역시 주변 환경이 주는 영향이 큰 것 같았다. 게다가 그땐 여럿이었지만 지금은 단 둘뿐이라는 심리적 압박 역시 만만치 않았다. 벽에 등을 착 기대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느슨한 머리끈이 용하게 플리지 않은것에 대해 내심 감탄하면서 이번엔 제대로 묶었다. 그대로 갔다간 어디선가 풀려버려, 자신은 머리끈 찾으러 가겠다고 쌩 난리를 피우게 될 테니까.
"휴... 몰랐지. 분명히 자고 있는 여인이라고 써진 그림이, 잠깐 뒤돌아보는 사이에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었을 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적어도 주양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한껏 방심한 상태였다. 뒤이어진 노크 소리도 풀어봐야 할 미스테리였으나, 지금 여기서 자신 혼자 확인하러 갈 용기가 없었다. 다음날 날이 밝은 다음에 확인하러 가도 늦지 않았다. 만약 학생이 있었다면 사과하면 그만일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땐 자신도 모른다.
.. 사실 그냥 아무도 없는 상태라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있는데. 그 방을 쓰는 사람들 중 누구도 노크를 하지 않았다는 답을 듣는다면, 그 땐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케이, 콜! 나도 그렇게 말하려던 참이었어. 일단은 조금 쉬고 가는게 좋을 것 같으니까. .. 음. 흠. 너도 조금 놀란 것 같으니까 역시 쉬어가는게 좋겠지."
은근슬쩍 걱정을 내비치고서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양 헛기침을 했다. 매번 티격태격 하긴 하지만 신경이 안 쓰일수가 없다, 역시. 그러면서도 그 점을 그대로 드러내기에는 조금 많이 어색했다. 대놓고 대본대로 짜여진 것에만 충실하면 되는 관계라면 즐길 수 있었으나 역시 이런 쪽은 영 어색하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조금이나마 자신이 인간미 있는 모습을 내비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일이다.
".. 어머나. 왜 그렇게 자꾸 들여다봐~ 이 언니가 아까 그림에 있던 사람보다 더 예뻐서? 그것도 아니면 우리 꼬맹이가 언니의 키가 부러워서 그러나? 진작 이야기를 하지~"
당신위 옆에 앉아 잠깐의 휴식을 즐기면서, 어느정도 서로가 평소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싶을 때 즈음에 주양의 뻔뻔함 센서에 초록불이 켜졌다. 잠깐이나마 보였던 선배다운 모습은 금새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금새 다시 평소의 말투로 돌아와서는 신경을 긁을만한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추가된 것이 있다면 역시 아까 전 당신이 언니라고 불렀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에, 자기 자신을 언니라고 지칭하게 되었다는 것. 그 덕분에 얄미움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게. 인정하긴 싫지만 이것만큼은 공감이야~ 그치만 역시 이 언니가 너보단 덜 놀랐다. 어때. 이것도 인정? 인정 안하면 이 앞에서 다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언니는 널 놔두고 도망갈거다~?"
역시 동생은 놀려야 제맛인것 같기도 하고. 지금의 이 사이가 조금 더 맛깔나게 될만한 상황이 하나 추가된 것에 대해 꽤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제 곧 다시 나아가야 할 저 시커먼 복도 너머를 보면 안 들겠지만, 일단 지금은 아주 잠깐의 휴식을 즐길 차례니까. 또 언제 빛이 있는 곳까지 갈지 몰랐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면서 주양은 한층 더 미소를 짙게 머금었다.
"맞다. 그리고 언니가 이걸 말하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리. 이 층만 돌아보는 재미없는 내기를 하는 건 아니지~? 이 언니는 그만큼 쫄보가 아니라서 저택 전체를 돌기로 생각했는데. 당연히 우리 꼬맹이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고는 다시 수습하지도 못할 말을 마구잡이로 꺼내는 것이다. 어쩌면 이 편이 훨씬 평소의 주양다울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히 평소다운 모습이었다고 생각하며 손으로 자신의 입을 살며시 가리는 것이었다. 역시 자신은 친절함과는 이래저래 거리가 먼 사람이니까.
엘롶주 푹 자고 내일 봐! 잘자! :D 맞아맞아 독백은 페이스대로 가면 되는거니까~ 늦어진다면 그만큼 더 기다려줄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구!
>>11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쳐죽여버린다에 이은 너 나가 너무 최고다~! 레오파르트 키 개작음 도네 보낸거 사실 쭈 아니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0 >아빠는 아내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리 입담 화끈하고 좋다 최고다~~!
>>12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의 오싹함을 담당하는건 3가지 있지 벌레 귀신 그리고 벌레같이 생긴 내 얼굴.. () 앗 들켜버렸나! 그럴 줄 알고 이미 난 우리집으로 도망왔다구~? (??????)
>>124 응응 그런 느낌으로 가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예시를 현궁으로 들었지만 다른 기숙사 사람들도 분명 올릴거야 나 오늘 건쌤 등짝맞는거 실시간으로 지켜봄 엌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식으로..? 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지금 이거를 오피셜으로 돌리면 되는거지~ 사실 나도 정말 그러지 않을까 하고 있었으니까!
그럼그럼 새우 좋아하지~! 원래도 좋아하긴 했지만 미래의 짱친으로 임명받을 수만 있다면 애기때 옹알이도 새우라고 했다는 비설 넣을 자신이 있어 이거 찐이야 (????????)
>>14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준호 황소공포증 약 더빙한거 보다가 떠오른 드립인데, 차마 긔신 이야기 하다가 뜬금없이 황소 드립이 나오는건 에바같아서 적당히 로컬라이징(?)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라 근데.. 드립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무서우니까 스프레이 뿌리는 첼주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후추 팍팍 친 쭈꾸미가 되고 마는건가..! :p
" 거 듣자듣자하니까 멘트가 상당히 거슬리네? 증거있냐? 어? 내가 너 언니라고 불렀다는 증거 있어? "
계속 쳐다본 이유는 혹시라도 저게 주양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일까봐였는데 이 반응을 보아하니 원래의 주양이 맞는 것 같아서 금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잠자고 있던 원수에 대한 마음이 살아났다. 공포보다 더욱 큰 감정이었나보다. 레오는 일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없어 파.. 하고 한숨을 쉬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은 전부 사실이다. 언니라고 부른것도, 겁에 질린것도 맞다. 하지만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누구도 본 사람이 없으면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레오는 이대로 밀고나가야하나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 인정? 인정같은 소리하네. 맞고싶냐? 그냥 여기서 쳐죽여줄까? 그래, 너도 그냥 유령할래? "
레오는 '확 그냥' 이라고 말하며 눈을 흘겼다. 그리곤 인정하지 않으면 두고가버린다는 말에 잠깐 눈치를 보는듯 하다가 하이씨.. 하고 말끝을 흐렸다.
" 아니.. 뭐.. 0.000000000001 이라도 차이가 있는 거라면 있는거니까.. 뭐.. 그래 니가 0.000000000001 정도 덜 놀랐나보지 뭐. 됐냐? 확 그냥 쳐죽여버릴라.. 야, 가만있어봐. "
레오는 지친다 지쳐- 하고 말하면서 슬며시 주양의 몸에 기대었다. 잠깐 체력을 보충하면 또 살아날 수 있을것이다. 레오는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켰다.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레오는 그런 티를 낼 수 없었다. 여기서 더 얕보인다면 또 무슨 꼴을 당할지, 여기서 얼마나 더 놀림을 당할지 알 수 없었으니까. 저택 전체를 도는 것은 예상 외의 일이었다. 복도 끝만 찍고오면 다일줄 알았는데. 레오는 후우.. 하고 숨을 고르더니 조금 큰 소리로 말했다.
" 하아이씨.. 그래! 해! 다 돌지뭐! 내가 쫄 줄 알아? 날 뭘로보는거냐 도대체가? "
레오는 가만히있기나해. 하고 말하면서 다시 슬며시 물흐르듯 자연스레 주양의 몸에 기대었다. 잔뜩 겁먹고 긴장했던 탓에 몸이 굳어있었고 긴장이 풀리자 몸에 무리가 오는 느낌이었다. 잠깐이라도 충분히 쉬지 않으면 움직이 못할것 같은 생각에 지금 쉴 수 있을때 쉬어두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냥 탐험이고 뭐고 그만두면 되는것이 아니냐고. 그렇다면 레오는 어이없다는 목소리로 말하겠지. 저 녀석이 그만두지 않는데 어떻게 내가 그만두겠느냐고. 레오는 슬며시 눈을 뜨고 옆을 흘겼다. 주양이 그대로 있는지, 다른 무언가로 변하지는 않았는지 하는 불안감에서였다. 사람이란 참 간사해서 걷다보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싶은 법이었다. 레오는 툭툭 하고 주양의 다리를 주먹을 가벼이 쥐고 몇 대를 쳤다.
" 야. 다리 펴봐. "
이렇게 좀 해보라고. 레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제 마음대로 주양의 다리를 쭉 뻗게 만들고는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앉아있는것보다 나은 느낌이다. 자신이 누워있는 바닥이 저택의 맨바닥이라는 것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앞으로 돌아야 할 저택이 한가득이었으니 지금 충분히 쉬어두고 마음을 가라앉히지 않는다면 안된다.
>>147 아 그 드립이었어? 로컬라이킹 너무 절묘했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아냐 그거 드립으로 넘겨...! (다급) 에 아닌데 하나도 안 귀여운데! 희번득하게 눈 뜨고 스프레이 들고 있으니까 하나도 안 귀여워!! 그 그 뭐야...리나메에 나오는 빌런들 같다구~~ 후추 친 쭈꾸미.....(츄릅)(?)
굳이 장-단발 리버스가 아니더라도 스타일 체인지도 보고싶고 그래요. 졸려서 계속 적폐만 퐁퐁 떠오르고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을 많이 좋아하는데 그걸 있는 그대로 표현을 못해주니까 아쉽구((왜냐면 꼬옥 음쪼쪼로는 부족해요! 뭔가 대체할 말이 필요할 정도에요! 음꼭꼭..? 꼬꼬댁..ㅇ0ㅇ)) 옹알옹알꽁알꽁알...레스냠냠 내공냠냠..
결국 먼저 시선을 피한 건 민이었다. 멋쩍게 웃음으로써 답을 넘겨버렸다. 리안이 급하게 주제를 바꾼 걸 민도 알고, 리안도 알았으니 말이다. 약간은 미안해서 민의 눈가가 파들 떨렸다.
"미안해요. 제가 타국 문화에 무지해서요."
그렇다고 딱히 부끄러워하진 않는 것이, 쑥스럽거나 민망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혹은 내비치지 않으려 노력했을 것이다. 성큼 먼저 걸음을 시작한 민이 그제야 눈을 굴려 리안을 보았다. 여전히 평온하고 문제될 것 없는 태도였다.
"성을 두개나 쓰는게, 흔하지는... 않죠?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흔하지 않아서 몰랐다느니, 그런 변명의 의미는 못되었다. 민은 진실로 궁금하다는 투였고, 걸음만큼이나 느린 목소리는 여전히 나긋했다. 적어도 무언가 정정하고 싶어서 안달난 자의 것은 아니란 소리다. 여기서 대화가 끊긴다면 어깨 한 번 으쓱이고는 미련없이 다른 주제로 넘어갈 것만 같은 가벼움이 있었다.
"착실하다기보다는... 미안하잖아요. 괜히 바쁜 사람 붙잡는 거 아닌가 걱정인데. 아, 지금 말하는데 바쁘면 그냥 가도 좋아요."
얼핏 봐도 뻔뻔스러운 동행 제안이었으니, 보험을 들어두었다. 여기서 헤어진다면 다음을 기약하면 되는 일이고, 그렇지 않으면 좋은 말동무를 얻었으니 어느쪽이건 손해는 아니었다.
"그걸 신경썼으면 기숙사까지 데려달라고 하지 않았을 거예요."
자, 이제 걱정 끝. 환기시키듯 민이 말했다. 만약 양손이 자유로웠으면 박수를 쳤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따로 좋아하는 거 있어요? 뭐, 팬들한테 이런 말 들으면 기쁘다! 아니면 이런 선물 받으면 좋다! 이런거요."
"세상에. 지금 언니의 말을 의심하는 거야? 내가 이 방법까지 안 쓰려고 했는데~ 저기요. 그쪽도 방금 보셨죠~? 이 꼬맹이가 나한테 언니라고 하는 거?"
밝은 장소가 주는 안도감은 생각 이상으로 컸는지, 꽤 대담하게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적당한 목소리로 존재하지도 않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척을 해 보였다. 그러다가 정말 누군가의 대답이라도 들려왔다면 그 자리에서 당장 기절초풍해도 이상하지 않았겠지만 다행히도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나 혹시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허공일지 아니면... 누군가가 있으면서도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을 지.
이어. 정말 그렇게 할까? 하는 주양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만약 정말 유령이 된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당신을 이길 수 있겠지. 방금 전 잔뜩 겁에 질려일던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괜히 불길하게 웃었다. 물론 지금처럼 티격태격하는 맛은 없을 테니, 꽤 빨리 질려버리고 말 것이 분명했지만.
"워~ 그렇게 사소한 차이는 아닐건데? 우리 꼬맹이가 얼마나 놀랐는지 두고두고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때 모습을 담아둘만한 게 필요했는데. 조금 많이 아쉽네? 그래도 인정했으니까 넘어갈게!"
물론 정말 그 없다시피한 차이가 맞을 것이다. 주양 자신도 그 상황에서는 적잖아 놀랐고, 그 덕분에 평소대로 얄밉게 굴던 모습마저도 산산히 깨부수어진 것일테니. 당신이 자신에게 슬며시 몸을 기대자 주양 역시도 편안한 듯 그대로 살짝 몸을 기울였다. 갑자기 일어나자 순간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기는 했으나 금새 균형을 잡고 옆으로 몸이 고꾸라지는것은 면했다. 역시 주궁 짬 어디 안 간다.
"이 언니가 개밥이었으니까 너는 적당히 새밥 정도로 해둘까? 아니다. 청이 밥도 너보다는 겁이 없겠다~ 그냥 평소 꼬맹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꼬맹이인걸로 하지 뭐~"
방금 전 들었던걸 그대로 써먹으면서 이걸로 다시 한 방 먹였다는 느낌을 받고 기분 좋게 웃어댔다. 이미 한바탕 소란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잠에서 깨서 시끄럽다고 항의하러 나오는 사람도 없었으니 더 거리낄게 뭐가 있나 싶었다. 그래도 평소보다는 조용조용한 느낌의 웃음소리기는 했지만.
다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기대는 당신을 보며 주양은 킥킥거렸다. 맙소사. 평소에 그렇게 죽일 듯 달려들던 그 애가 맞나. 허나 지금만큼은 태클을 걸지 말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자신에게도 조금 안정을 가질 시간이 필요했으니. 눈을 감고서 그대로 졸아버릴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으나, 정말 그러진 않았다. 이대로 잠들어 버린다면 분명 곤란할테니.
"에, 내가 왜? 잠깐 방심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이 언니가 너가 하라는대로 하는 사람일 것 같아~? 안돼, 절대 안 펼거야.. 쳇, 아쉬워라~"
다시 눈을 뜨고서 다리에 힘을 주었으나 잠깐뿐이었다. 앞으로 더 많이 돌아보려면 충분히 체력을 비축해두는 편이 나을테니까 이런 사소한 것으로 옥신각신하는 건 잠깐 미뤄두기로 했다.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당신의 힘이 꽤 세기도 했으니. 버텨봐야 아픈 건 자신이었다. 그렇게 되는 건 되려 손해일테니, 주양은 일부러 봐준 척 다리를 곧게 뻗고서 키득거렸다.
"이 언니의 다리는 베개가 아닌데~ 뭐. 우리 꼬맹이가 눕겠다면 순순히 빌려줘야지! 대신 딱 5분만이다? 중간에 자버리면, 나는 널 두고 갈거라구~?"
물론 정말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의문이었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며 주양은 슬쩍 당신의 머리카락을 건들다가, 급기야는 이래저래 장난을 치는 것이다. 키도 짧은데 머리도 나보다 짧네~ 등의 시덥지 않은 도발도 섞어가면서.
헉 맙소사 머리 이리저리 뻗친 첼이도 1학년 당시의 범생이느낌 물씬 나는 벨이도 너무 귀엽고 최고다 끝내준다~! 다 너무 귀여운거 아니냐구 볼 옴냠냠 해버리고싶은 느낌인걸! :D (힐링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폐 퐁퐁 떠올리는 벨주도 귀여워..! C컬 단발 쭈.. 뭔가 금방 상상이 되진 않지만 잘 어울릴것 같은 느낌! 스타일 체인지도 볼만할것같아 평소 입던 옷 대신 다른 캐릭들 옷이랑 악세사리 껴주는거 완전 최고야..!
>>15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 근데 설명이 필요한 드립은 실패한 드립이라던데 쓰읍- (????) 좋아 그냥 드립으로 넘기는걸로~! 앗 어떤 느낌인지 알것같아. 하지만 우리 첼주는 그럴리가 없어! 리나메에 나오는 빌런보다! 훨씬 뽀짝한 첼주가! 그럴리가! (느낌표 하나마다 샷건 한번씩 치기)() 앗.. 나는 다시 심해로 돌아.. 가야겠다 ㅎㅎ.. 인간세상 구경 재미있었어..! (슬그머니)
>>171 ((입에 맛있는 꿀떡을 넣어드려요)) 이 시절에는 모노클과 안경을 번갈아 꼈어요. 가려진쪽 눈은 시력이 평균인지라 도수 없는 안경이었고 앞머리를 기를수록 안경은 불편하고 결국 모노클로 옹알옹알... 범생이 비주얼인데 하나도 안 소심하고 되레 앙칼진 친구..정말 좋아요...😋
장발 엘롭이도 떠오르네요...뭔가 굉장한게 스쳐갔는데..우와..부드럽고 나긋한데 위엄을 숨기는 그런 느낌이 날 것 같아요..
>>172 C컬 단발 쭈 너무너무 귀여울 것 같아요. 당당한 느낌에 더 당당한 느낌을 추가하는 거니까...두 배! 2억배! 멋있을 것 같아요..평소 입던 옷 말고 다른거..다른 캐릭터 옷...((기절해요))
아하 그런 설정이었구나!!! 확실히 앞머리에 안경 가리는 거 되게... 안경 뒤에 머리카락 넣어도 이상하고 안경 위에 머리카락 놔도 이상하지... 스타일링이랑 편의성 모두 탈락입니다 삐빅! 까칠한 범생이 캐릭터는 예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지! 그거랑은 별개로 성격 까칠한 캐는 다 좋아... ^~^
오~~~~~ 장발......???? 위엄.....??? 좋은 추천 고맙다구~~ 메모해서 열심히 연구하도록 하겠음... ^q^
>>178 앞머리 빼고 나머지 세팅은 그대로인 것은... 걍 머리 젖은 거 대충 넘겨서 이 상태라는 컨셉이기 때문이며...(생략)
>>182 앗 그러고보니까 그렇네.....! 모르는 사이 첼이를 향한 적폐해석을 하고 있었던 걸까🤔 약간 아프간하운드의 곱슬...? 이라고 생각했는데 푸들곱슬도 된다는 거야... 그게 너무 귀여워서 그만 X0 앗 조만간 안 몽실해져....?? 첼이 스트레이트 하니...???(??)
>>177 아앗 당당함+당당함은 귀여움이었나~! 2억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앗 그렇게 후한 평가를 줘버리면 연체동물인 쭈주는 버티지 못할거라구~? 아니 기절하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후후 어느쪽이든 좋아 입던거 말고 다른거로 스타일 체인지해도 좋고~ 다른 캐 옷으로 체인지해도 좋고! :)
이런 즐거운 잡담은 잇고 인사하는게 역시 인지상정! 벨주 푹 자고 이따 봐! 잘자! :D
>>178 헉 뭐야뭐야 깐머 엘롶이 진짜 너무 최고야 짱이야~! 후 좋아 깐머라는 적폐속성 추가된 엘롶이한테 꼭 무슨 일이 있어도 내던져지고 말겠어.. 오늘부터 이게 쭈의 버킷리스트다..! (????)
나 왜 엘롶주가 누구세요?? 했는지 이해가 가려고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도대체 누구세요 님 쭈 아니잖아 (쭈 짤짤 흔들기)(?????) 만들어놓고 나니까 이게 C컬 맞나..? 싶지만, 끝에 말려있고 말린게 C 모양이니까 C컬이겠지 아마도~? (?)
>>18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쭈 C컬단발이 목적이었나..! (동공지진) 아잌ㅋㅋㅋㅋㅋㅋㅋ 후.. 우리의 심해대전은 그렇게 끝을 보기란 글러먹은건가.. 물고기와 쭈꾸미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을 선포합니다 (???)
>>188 아니 드르렁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맞아. 하나가 맞나 싶으면 다른 하나가 아니고.. 하나가 맞으면 또 다른게 아니고. 이것도 픽크루 안의 색깔에서는 빨간색으로 뜨는데 정작 뭔가 물탄듯 흐리멍텅한 빨간색이라 흠.. 싶지만! 참고용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케이 콜, 공동 버킷리스트 가자~! 돌릴 일상이 한가득이라 내가 과연 이벤기간 안에 다 할수 있으련가는 모르겠지만.. :p
>>190 러블리.... 어도러블.... 이 세상 말로는 쭈양이 귀여움 다 표현 못함 최고임 ㅋㅋㅋ그치그치 다른 분들 캐가 스타일 체인지 성공하면 헐..~~~ 쩐다 최고~~~ 이러는데 내 캐가 누구세요?싶을 정도로 다르면 뭐야 얘???? 하고 낯가리게 된다니까 ^~^ 아무튼 잘 봤다구~ c컬버전은 원래보다 더 장난스럽고 말괄량이 같은 느낌? 왠지 반에서 일짱할 것 같고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호~~~~~ 기회가 되면 좋겠네~ 우리 시간이랑 운이 잘 맞도록 노력해보자구... ^q^
>>189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찰떡이었구나 아무말일까봐 걱정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직모 ver도 잘 어울릴 것 같고 그럼... 아 곱슬 얘기하니까 원작에서도 곱슬머리 쫙쫙 펴주는 마법약이 있었던 것 같고🤔 첼이는 한 번쯤 그런 거 써본 적 있으려나???
>>19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작 쭈는 자신이 귀여움이랑 거리가 오억년정도 멀다고 느끼고 있지..! 하지만 칭찬은 늘 고마운 거라구~? (붕방) 아 진짜 공감이야 너무 다르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드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캐들 스타일체인지에서 받는 느낌이랑 엄청 많이 다른것..! 반에서 일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전국구 통을 노리는 일짱 쭈의 모험이 시작되었는데.. (????) 좋아좋아.. 시간은 몰라도 운은 노력으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D
>>197 왜냐하면 평화조약은 서로 주고받는 게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 (??????)(팩트:이미 첼의 뻗친머리 픽크루를 받았다) 스트롱사이다 샤워.. 오히려 좋아.. (?) 아니 호감도를 걸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쳇 이대로라면 업보를 쌓을 수 없잖아..? 그래도 첼주가 픽크루를 찾으러 갔으니 대기하겠어~! (평화협정 서류를 고이 접어 모셔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 피는 김에 성격도 쭉쭉 펴버린거냐구 비유 너무 귀엽잖아..! 쎄한 이미지라고 했던거랑 다르게 너무 무해하고 귀여운 모습이라서 세상에서 제일 흐뭇해졌어 좋아 만족하고.. 눈 감을 수 있겠는걸..? (?) 평화협정 체결.. 심해는 첼주오ㅓ 쭈주가 서로 반띵하고 노나먹을것을 선언.. 오케이 싸인까지 끝~!
첼이 픽크루도 봣으니 정말 여한이 없다..! 나도 이제 자러 가봐야지. 결국 동뜰때까지 또 깨어있고 말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첼주도 얼른얼른 푹 자구 이따 봐! 잘자~ :D
달링의 깃털이 혹시라도 바람에 쓸려 틀어졌을까 작은 빗으로 세심하게 빗질해주던 중 들려온 소식은 오늘도 리 선생님께서 백호님께 물리셨다는 소식이었다.
[뭐든 좋으니 백호님의 관심을 끌법한 선물이 필요하다지 뭔가요? 간식이든 장난감이든..저는 그래서 고양이용 낚싯대를 만들어서 드렸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았어요. 도련님은 현명하신 분이니 마땅한 생각이 있으실 법 해서 이렇게 편지를 보내요.]
안타깝게도 그는 냥집사가 아닌 광기로 가득찬 눈을 가진다는 새를 키우는 손가락 브레이커인데. 건조된 밀웜을 주워먹으며 주인의 세심한 관리를 받던 달링은 한 손으로 양피지를 들고 편지 내용을 읽어내리던 주인을 바라본다.
"What." "오. 달링. 세상에...벌써 What도 배운 거니? 머리가 아주 영리한 우리 달링. 천사같은 달링. 정말 천재구나. 난 참 복받은 주인이지."
머리를 쓸어주며 부리에 입을 맞추자 그릉그릉 소리를 낸다. 이 영리한 큰까마귀는 불과 며칠 전 고양이가 기분이 좋으면 그르렁댄다는 걸 깨닫고는 예쁨을 받을 때마다 어색하게 그릉그릉 소리를 따라하는 중이다. 사랑스러운 모습에 그가 오..하고 탄식을 뱉는다. ah, my dear. Darling. 결국 품에 안고 어화둥둥 정을 쏟는다. 달링은 끽끽 소리를 높이며 좋아한다. 그리고 간식을 주니 언제 그랬냐는 듯 정을 뚝 떼며 제갈길을 가버린다. 그의 손이 허공을 황망하게 더듬었다.
"oh."
여기서 한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고양이든 새든 강아지든 예쁨받고 간식을 먹으면 다시 제갈길을 가는 만족의 생물이라는 것을. 배신감을 뒤로하고 그는 타니아에게 답 서신을 써내린다.
[캣닢, 캣그라스, 개다래 나무.] [엉클 잭한테요?] [그래.] [작정하셨구나.]
재료가 도착하자 수제 마따따비 제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호랑이의 크기를 고려하여 최대한 커다란 사탕 형태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개다래나무를 마법을 이용해 잘게 부수고, 빻고, 뭉치고, 캣닢과 캣그라스도 다져서 넣고...일단 고양이가 좋아하는 건 모두 넣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완성이다.
아니, 백호는 고양이가 아닌데요?
라고 말해도 어쩔 수 없다. 달링도 앵무새가 아닌데 광기로 가득 찬 눈을 가지고 조금만 심한 장난을 쳐도 머리를 뱅뱅 돌리며 아악 소리를 지르지 않나. 분류에 들어가면 들어맞는 법이다. 훌륭한 지론과 함께 그는 마따따비 빅 캔디를...포장했다.
그는 선물 상자를 든다. 꽤 버거운 일이지만 여러개를 만들었기 때문에 감내할 일이었다. 닭따따비(?), 마따따비, 츄따따비(?)...여러 바리에이션으로 골라드시라 하였으니 말이다.
차라리 그가 새 애니마구스면 돌아갈 때 날아서라도 갈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 이제 보니 백정이 부럽다는 생각이 약간 들었다. 하지만 본인의 체력을 생각한 그는 체념하기로 했다. 날갯짓도 못하고 엎어져있다 누가 주워 데려가지만 않으면 다행이리라. 어머니도 이정도로 약골은 아니셨는데. 되레 오러셨기에 불가피하면 주먹으로 마법사의 얼굴이 곤죽이 될 때까지 두들겨 패셨다고 하셨지. 그럼 이 허약함은 어디서 오는 것이란 말인가?
온갖 잡생각과 함께하니 벌써 백궁이다. 리 선생님을 찾아간 그는 "백호님께서 관심을 조금이나마 돌리셨으면 좋겠군요." 라며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고는 선물상자를 건네었다. 언제는 안 그러겠냐만, 오늘의 리 선생님은 유달리 극한집사이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뜻밖의 여행을 오게 된 건 좋았으나, 막상 오고보니 작은 불만 하나 생겼다. 그건 바로 숙소의 배치 문제였다. 2인 1실인 건 좋은데 동성끼리만 같은 방을 쓰라는 조건이 그녀의 기분을 슬쩍 건든 것이다. 불과 얼마 전이었다면 누구랑 방을 쓰든 전혀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아니었으니. 잠깐 불만이 들었지만 예정에 없던 휴가를 오게 된 것만으로도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고 넘기기로 했다. 같은 방을 쓰게 된 주궁 선배도 좋은 사람 같았고.
짐을 대강 풀어두고나선 쉬지도 않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곧장 해변으로 나갔다. 안 그래보였겠지만, 사실 그녀는 몰놀이를 엄청 좋아했다. 온종일 물에 들어가 있어도 질리지 않을만큼 말이다. 그런 그녀의 앞에 펼쳐진 해변과 바다는 그야말로 천국 그 자체였다. 누가 놀아주거나 상대해주지 않아도 혼자 잘 쏘다니며 놀 수 있었다. 실제로도 그러고 있었고.
긴 머리는 꼼꼼히 하나로 모아 묶고, 흰 피부에 어울리는 새하얀 비키니 차림으로 바다를 만끽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그나잇대 애들과 다를 바가 없다. 시시때때로 장난칠 남매들이 없으니 주변을 경계하지 않아도 되서 더 자유로워진 것도 있겠다. 혼자 느긋하게 헤엄을 치다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고, 저 멀리서 다시 튀어나와 뽈뽈뽈 제자리로 돌아오고. 지치면 그대로 물 위에 떠서 느긋해져 있다가 기운이 돌아오면 자맥을 해 돌아다니고. 원래부터 거기 살던 해양 생물마냥 수중을 누비며 돌아다니다가, 무언가 발견한 듯 한 곳을 지그시 응시한다.
"......"
어디를 보고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이 그녀의 관심을 끌은 건 사실인 듯 하다. 거기로 가려는지 곧장 물에서 나와 샌들을 신고. 적당히 근처에 던져두었던 비치 가디건을 걸친 그녀는 다른 학생들이나 사람들이 놀고 있을 해변을 뒤로 하고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쟤가 뭐하러 어디가나 하는 생각이 들기 딱 좋을만 하게 말이다.
정말로 뜻밖의 외출이였다. 아니 외출이 아니라 여행인가. 어느쪽이든. 이 여행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예를 들어 추종자들을 만났던 때라던가. 시체(?) 마법사를 만났던 때라던가-에 대한 보답인가 싶다. 본래라면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와 숙소를 사용했겠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한번 만나서 친구가 되자는 제안을 받은-레오- 애와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굳이 굳이 말하자면 단태는 물놀이를 꽤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물에 젖는다는 것을 썩 즐기지 않는다는 축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해변에서 신나게 청춘을 즐기고 있는 학생들 무리에서 멀찍이 떨어져 선베드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학생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택했다. 수영복이나 비치웨어를 입지도 않았지만 바다에 왔다는 분위기는 내고 싶었는지 머리색과 똑같은 바탕색에 눈돌아가게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하와이안 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거기에 어디에서 구했는지, 보잉 선글라스까지 쓴 게 수영만 안할 뿐이지 분위기는 잘 즐기고 있어보인다. 너무 좋은데? 햇빛 아래에서 노는 아이들. 아름다운 풍경! 단태는 으흐흥- 하는 소리를 내며 비스듬히 앉아 있다가 선글라스를 슬쩍 내렸다. 학생들 중 한명이 단태의 관심을 끈 것이다.
"쟤는-.."
단태는 그 학생이 익숙했다. 처음 봤을 때는 마법보다 몸을 쓰는 게 익숙한 학생이라는 감상이었고 두번째 봤을 때는 자신과 그 시체 마법사에게 가까이 붙었던 학생이었다. 자신이 학생 대표는 아니지만, 일단은- 다른 학생 대표들도 노는데에 치중하다보니 신경을 쓰지 못하는 모양이었기에 단태가 몸을 일으키는 건 당연했다. 보름도 지났고-물론 다른 시기가 다가오고는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니까- 상태는 나쁘지 않다.
"거기 가는 귀여운 자기야-"
뭐하러 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지. 단태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따라가다가 헛기침으로 인기척을 대신한 뒤, 그 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무슨 일 생길라~ 하는 말은 덤이었다. 뻔뻔하리만치 능글맞은 목소리였다.
물에서 나온 직후 곧장 비치 가디건을 걸쳤기 때문에 가디건이 죄다 젖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긴, 묶은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이 가디건을 피해 바닥으로만 떨어져 준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말이다. 애써 입은게 무색할만치 젖은 가디건을 그저 무심하게 툭 털고, 그녀는 가던 길을 계속 가려 했다. 어디선가 들린 묘령의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
귀를 의심케 하는 호칭에 그녀는 그게 자신을 향한 것일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 그도 그녀를 그렇게 부른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뭐 그럴 사이가 맞는가부터 의구심이 들지만, 누가 그녀를 그렇게 부르겠느냔 말이다. 남매들 간에도 그런 장난은 안 치는데. 하지만 주변에 사람이라곤 그녀 밖에 없었기에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인적이 드물고 외진 곳이었다는 의미도 포함이었다만.
"???"
자, 뒤를 돌아 목소리의 주인을 향한 그녀의 표정은 어땠을까.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그 사람의 정체보다 그 사람이 입은 옷에 먼저 시선이 닿았다. 현란하고 화려한 하와이안 셔츠를 어떻게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있을까. 그리고 그녀는 그런 시각적인 것에 잘 끌리는 편이었다. 오감 혹은 육감 중 톱이라도 해도 좋을만큼 보이는 것에 대한 신경도가 높았다. 이러한 이유가 있다보니, 그녀는 자연스럽게 표정을 바꾸었다. 마치 생전 처음 거울을 본 고양이 같은 표정을 했다.
그 엄청난 옷에 경외를 표하듯 두 눈을 크게 뜨고 놀라기를 몇초, 그게 자연이 아닌 사람의 옷이라는 걸 깨닫는데 다시 몇초, 그리고 그 사람이 그녀를 불렀을거란 걸 깨닫는데까지 든 몇초를 모두 더하자면 1분 남짓되는 시간 되시겠다. 실제로는 순식간이라 해도 좋을 만큼 짧은 놀람과 침묵과 판단을 거친 그녀가 놀란 눈을 평소의 눈으로 되돌리며 고개를 꾸벅였다.
"안녕하세요."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일단 제쳐두고 먼저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잘은 모르지만 선배일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예의를 차리는 건 당연했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가다 마주친 사람을 대하듯 인사를 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몰래 사고 치러 가는 건 아니니까,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거에요."
어디까지나 그녀의 입장에서 그렇다는거니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진 모른다. 그래도 정말로 뒤가 켕길 만한 짓을 하러 가는 건 아니라서, 사실대로 말하고 금방이라도 갈 것처럼 발을 끌었다. 지익. 하고.
본가에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기함을 토할 옷차림이였다. 아니 평소에는 평범한 옷으로 잘만 입고, 나주 본가에서는 순혈 가문의 사람답게 점잖게도 입고 있으면서 왜 해변 패션은 저런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간에 단태는 딱 두번, 그것도 아주 우연히 같은 자리에 있었던 학생의 뒤를 쫒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매우 수상쩍은 풍경이다. 아주 수상쩍은. 자신을 향해 돌아서는 여학생을 향해, 단태는 꽤나 자연스럽게 한손을 들고 살랑살랑 좌우로 흔들어보였다. 자연스러운 인사였다. 굉장ㅎㅣ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여학생의 표정에 단태는 흔들었던 손을 선글라스에 대고 슬쩍 아래로 끌어내렸다. 샐쭉- 가늘어진 눈매 속에서 암적색 눈동자가 반짝거리는 건 호기심에 기반된 것이다. "이거 좀 서운하네. 달링~ 우리가 대화는 안해봤지만 우연히 마주친 게 두번인데~" 나 기억 안나나봐? 하고 단태가 사뭇 섭섭하다는 기색으로 눈썹을 아래로 늘어트리며 물음을 던졌다가 별거 아니라는 양, 어깨를 크게 으쓱하고 히죽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 나도 우리 달링이 여기까지 와서 사고를 칠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요새 좀 일이 많았잖아? 혹시나 하는 게 있다는 거지~ 굉장히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일단은 자기의 안전과 나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 동행을 해도 된다면 내가 동행을 해야할 것 같은데."
금방이라도 자리를 뜰 것 같은 여학생의 옆으로 단태가 가까이 다가서며 뻔뻔스러운 말을 능글맞고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선글라스를 콧잔등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두고 반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뒤, 단태는 헤죽-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보니 우리 서로에 대해 잘 모르던가? 재잘거리며 말을 덧붙히는 게 뻔뻔하다.
정말로 뭐가 미안한건지 모르겠다는 듯이 그는 방긋 웃어보였다. 어차피 진짜로 이야기 주제를 바꾸려고 하던 찰나기도 했고, 그저 타이밍을 조금 애매하게 맞췄을 뿐이라서 그런거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물건을 들어준채 소녀의 궁금증을 풀어줄 겸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아아! 그거요? 음 이 이야기는 제가 일곱살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 갸악, 혀 깨물었다."
마치 모 투머치토커 야구선수를 떠올리는 듯한 말버릇을 흉내내며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동시에 일부러 혀를 깨물며 그 장난스러움에 감칠맛을 더하였고 이내 가볍게 웃음을 떠넘긴 뒤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 시절에 아버지한테 '왜 난 엄마 성씨도 가지고 싶은데 아빠 성씨만 있어?'라고 물었거든요. 근데 아버지가 원래 그런거라고 답변했는데 싫다고 울고불고 피던 아이가 저라는 사실. 그렇게 밥도 안먹고 4일 밤낮으로 투정부려서 지금의 성씨가 된거에요."
지금의 모습을 생각하면 상당히 이해가 안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본인이 그랬다고 하니 그럴 것이리라,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면서 걸음을 계속 옮겼다. 무언의 긍정이라는 것은 단순히 몸짓만으로도 표현하는게 아니라는 단적인 의미였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같이 옮기면서 생각난듯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생각해보니 이 길이 제가 감점당한 이유중 하나겠네요. 왜 그 주궁 남학생 고백사건, 제가 등떠밀어서.... 킥킥킥...."
그렇게 실없는 이야기를 마칠즘, 소녀의 질문이 던져진다. 음? 뭘 좋아하냐고?
"전 뭐든지 좋아해요. 왜냐면 제 방송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주는 선물인데 좋고 싫고가 다 어디있어요? 막말로, 지금 그거 골라서 이야기 하기 힘들어가지고 랜덤가챠깡으로 하는건데."
한순간 머릿속을 새하얗게 날려버릴만큼 화려한 옷의 무늬 탓이었을까. 평소의 그녀라면 상대가 어디서 본적있는 사람이라는 걸 금방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겨우 놀란 걸 수습하고 적당한 말을 하는 것에 집중했던 탓인지, 구면 아닌 구면이라는 걸 들은 뒤에야 눈치채었다.
알았다는 표정을 지은 그녀는 푸른 머리칼과 선글라스 뒤로 드러난 붉은 눈을 보고 가장 최근의 사건을 떠올려냈다. 시체 마법사에게 일격을 가하는 순간, 그녀처럼 그 마법사의 가까이에 있던 사람이다. 처음과 마지막이었을 거다. 분명. 그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 쉽게 매칭이 되지 않지만 저만한 외적 특징을 가진 사람을 그녀는 달리 알지 못 했다. 상대도 마주쳤다고 말하고 있고. 그러니 같은 사람이라 간주하기로 하며, 익숙치 않은 호칭으로 저를 불러대는 상대를 빤히 보았다.
"우연히, 같은 자리에 있었을 뿐인걸요. 두번 다."
두번이라는 건 그 전, 버니의 사건 때에도 있었던 걸까. 다시 생각해보려 해도 그 때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최근에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보다. 아니면 좀더 비중이 커진게 있거나. 두말 할 것도 없이 있었지만.
"그러세요. 남에게 보인다고 해서, 찔릴 것도 없거든요."
굳이 동행을 해야겠다는 상대의 말에 그녀는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전혀 켕길게 없으니까 제법 당당해보였겠지. 아니면 동행한들 상대로서는 아무것도 못 할거라고 생각한 걸까? 어느 쪽이든 그녀는 가던 길을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발을 뗄 듯 하면서 상대가 가까이오는 걸 지켜보다가, 상대의 능청에 동의나 그런 말 대신 자기소개를 돌려주었다.
"펠리체 스피델리, 백궁, 4학년이에요."
원래라면 먼저 소개를 하지 않았겠지만 최근에 이래저래 할 일이 많았다보니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잘 모르면 알아가면 되는거고. 어련히 알아서 소개를 되돌려주겠거니 생각하며, 그녀는 멈췄던 발을 떼어 걷기 시작했다.
레오는 주양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채로 느리게 숨을 골랐다. 평소같았으면 바로 일어서서 주먹을 먹여줬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친 체력이라도 조금 보충해야하니까. 레오는 손을 들어 두 손가락으로 주양의 입술을 톡톡 치는걸로 마무리했다. 잠깐 사이에 10년은 늙은 기분이다. 아침이 오고 낮이 밝으면 다시 가서 그림을 확인해봐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입 밖에 내진 않았다. 숙적과의 싸움이라면 대부분이 이런것들이었다. 결국은 서로에게 피해가 가며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영광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목숨을 걸고 하게되는 것들.
" 아이씨.. 하지마. 하지말라고! 쳐죽여버린다 너 "
머리를 건드리는 손을 몇 번인가 쳐내다가 잡은 레오는 잡은 손을 입으로 가져와 물어버릴까 하다가 그럴 힘도 없었기에 그냥 잡은 손을 가슴팍에 올려두고 느리게 숨을 고를 뿐이었다. 5분의 잠깐 쉬는 시간이 이렇게 간절했을줄은 몰랐지. 반대쪽 복도역시 다녀와야할텐데 정말 가고싶지 않았다. 이쪽 복도에서 그런걸 봤다면 저 쪽 복도에도 그런게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 잡았던 손을 놓고 레오는 몸을 돌려누웠다.
" 반대쪽 복도 정말 갈거야? 미리 말하는데, 꼬리말고 싶으면 지금이 기회다? 뭐 도와준다던가 그런거 없다? 지금 꼬리말고 그만하자고 하면 이해정도는 해줄지도 모르지. "
허벅지에 얼굴을 묻은 레오는 확 그냥 물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내 그만두고 점점 퍼져가는 자신의 몸상태를 느끼고 있었다. 퍼진다. 이대로 잠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만 여기서 잠들었다간 정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먼저 잠이 조금 달아났고 지금은 평생의 숙적과 겨루고 있다는 생각에 잠이 완전히 달아났다. 슬슬 출발해야하나. 레오는 '엇차-'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아니야. 하기로 한 건 끝까지 해야지. 야, 개밥. 일어나. 출발하게 "
방을 나올때도 말하지 않고 몰래 나왔다. 다시 말하면 이대로 사라지는 일이 생긴다면 다음 날 아침이 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지. 레오는 발목을 돌려주고 어깨를 돌렸다. 가볍게 몸을 풀어주곤 반대편 복도를 바라보았다. 역시 엄청난 어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기억상으로는 양 쪽 끝에 계단이 있었지. 뭔가 좋은생각이 났다는 듯이 레오는 오. 하고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 쳤다.
두번 다 우연이라고 이야기하는 여학생의 모습에 주단태는 헤죽,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미소를 짓고 그 뒤에 다시 선글라스를 다시 고쳐썼다. 그 뻔뻔스러움이 자연스럽다. 상대가 자신의 능청스러운 자기야라던가, 달링이라는 호칭에 대해 반응이 없더라도 상관없었다. 늘 그랬듯이 단태는 꽤나 마이페이스였으니까.
어쨌든, 단태는 여학생의 말에 느물느물하게 잔뜩 풀려있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오, 자기야. 물론 우리는 우연히 두번을 만난 건 맞아! 하지만 이런 말이 있잖아? 우연도 세번이면 인연이라구~ 그러니까 자기랑 나는 세번째 만났으니 이제 인연이라는 거야. 아! 물론 인연임과 동시에 운명일지도 몰라~ 안그래?"
선글라스를 쓴 채, 단태는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흥얼거리는 것처럼 여학생에게 흐트러짐 없이 뻔뻔한 태도와 말투로 대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뻔뻔한 자세였다. 흔쾌하게 동행해도 좋다는 대답이 들리자, 헤죽- 웃는 게 화룡정점이다. 아 그래. 자기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과 인연을 맺다니 너무 기쁜걸~ 하는 말이 추임새처럼 따라붙은 건 당연했다. 단태는 여학생의 옆으로 다가섰다. 사실 동행을 제의한 이유는, 그닥 없다. 물놀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앉아있는 건 주단태의 성격상 힘들었을테니까.
"자기 이름이 펠리체구나? 생긴 거처럼 굉장히 이름이 예쁘네~ 아! 그래. 맞아. 내 소개를 안할 뻔했네? 현궁 5학년, 주단태라고 해~ 이렇게 보여도 이름만 이럴 뿐이지, 여학생이고~"
전혀 그런 생각을 안할텐데 단태는 쓸때없는 말을 덧붙히며 걸음을 옮기는 펠리체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우리 자기는 어디가는걸까? 이미 동행해버렸지만 동행해도 되는 자리가 맞는거지? 달링? 하고 느물하게 이어지는 목소리는 역시, 능청스럽다.
//답레가 짧은 이유를 알았다. 나 주단태의 심리를 하나도 묘사를 안하고 있었다. 자꾸 짧은 답레를 줘서 미안하다.....o<-< 날 매우 치시게....
왠만해선 고개 돌리지 않더니 이번만큼은 고개를 틀어 리안을 보았다. 장난이란 걸 몰라 다급했으나 열출의 일부인걸 깨닫자 별 말 없이 앞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조금 매정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민이라는 사람 자체가 걸음이 느린 터라 딴짓하면서 걸을 여유가 없기도 했고, 멀티테스킹이 잘 되지 않아서 보통 앞만 보고 걷는 편이었다.
"그랬는데 아버지가 화 내시진 않으시고요? 저희 아버지였으면 괜한 짓을 한다고 화 내셨을텐데."
민은 정말로 놀랐다는 듯 물었다. 그야 그럴것이... 현재 민이 가진 리안의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는 우락부락한 무림고수쯤 되신다. 그런데 아들 말에 성씨를 두개 붙여줄 정도라면 생각보다 꽉 막힌 사람은 아니겠다 싶은 것이었다. 물론 4일이나 밤낮으로 굶은 리안의 일념 역시 혀를 내두를 만했다. 왜 청룡에 들어갔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그런 사건이 있었어요? 음, 짓궂게도. 흥미 있어요. 그래서 그 학생은 차였나요?"
라며 꼰대 민이 물었다. 제 아무리 보수적인 편이라 한들 남의 연애사만큼 재미있는 게 없는 법. 민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가 돌아온다.
"원래 아무거나가 제일 어려운 거 아시죠?"
너무 빼지 말고 대답,까지 말하는 순간 리안의 눈빛을 읽었다. 결국 다 묻지 못하고 혀를 찼다. 고민은 온전히 제 후배의 몫이 되어버렸으니 안타깝지 않을 수 있겠나.
"그럼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도 없고요? 정 없으면 거짓말이라도 지어내봐요. 저도 제 후배에게 해줄 말 하나쯤은 있어야죠. 빈손으로 가면 안까워 죽을라 그럴 걸요."
민은 그리 물으며 창밖을 보았다. 어둑한 밤하늘이 스산하게 느껴졌다. 현궁을 향하고 있으니 착각은 아닐테였다. 현궁은 추운 곳이었고 귀신 역시 많았으니. 여러모로 생기 넘치는 청궁과는 다른 분위기일 게 분명했다. 스윽, 민이 조용히 리안의 안색을 살폈다.
우연도 세번이면 인연. 인연인 동시에 운명이라. 그녀는 상대가 말을 참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능구렁이처럼 느물한 말투로 낯간지러운 멘트와 호칭을 입 열 때마다 쏟아내는 사람은 일생 처음이었다. 파이도 가끔 장난을 치지만 어디까지나 장난이지 이토록 자연스럽게 하진 못 했다. 더 강적이라고 여겨야 할지, 그냥 그런 사람인가보다 해야 할지. 판단을 보류하고 뻔뻔함에 담담함으로 응수했다.
"인연이라는 건 그렇다 치겠지만, 운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네요. 그닥 와닿지도 않고."
정말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작업 거는 듯한 말들을 하는 것도 놀라운데, 시시각각 바뀌는 표정도 놀라운 사람이다. 하지만 단태의 표정이 능글맞을수록, 같은 말투가 이어질수록 그녀의 안에선 희미한 위화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날 그 달빛 아래에서 보았던 사람의 모습이 전혀 겹쳐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네, 잘 부탁해요. 단태 선배."
위화감은 속으로만 품은 채 내색하지 않고 다시금 고개를 꾸벅인다. 아직은 단태에 대한 판단을 다 내리지 않았으니 무엇 하나도 섣불리 생각할 수 없는 단계다. 조심히 혹은 무심하게 생각을 밀어내며 천천히 앞을 향해 걸었다.
"어디냐고 해도, 가보면 아실거란 대답 밖에 못 하겠네요."
정말로 가면 알 수 있을지는 솔직히 그녀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이제와 돌아가란들 돌아가지 않을 듯 하니 따라오게 냅둔 채 걸음을 옮긴다.
모두가 노는 곳과는 이미 제법 멀어져 있었기에, 조금 걸었을 뿐인데도 해변이 끝나 길이 없는 수풀지대 같은게 나왔다. 그래서 그녀는 조용히 가디건 안쪽에서 지팡이를 꺼내 수풀을 향해 디핀도를 읊었다. 그걸 반복해 길 아닌 길을 만들어 놓고 그 안으로 성큼 들어가며 말한다.
"물놀이는 딱히 안 하실거였나봐요. 노는 걸 못 본거 같은데."
모래가 사박이는 소리 대신 잘린 수풀이 으직으직 밟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단태에게 향했다.
해변에서의 휴양은 제법 즐거웠다. 학생들의 불안을 너무 단순한 수로 달래려 하는 게 아닌지, 몇 번이고 뚫려버린 보안체계에 대해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불신이라든지, 솔직히 말하자면 근 몇 주간 반복되었던 사고에 대한 학교의 수습 방식에 불만이 있기는 했지만 이곳이 좋은 휴양지라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말이다. 못마땅한 기분과는 별개로 학기중에 주어진 좋은 경험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낮동안 썩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는……. 지금, 숙소에 돌아가지 못하고 해변에 묶여 있었다.
곁에 라쉬는 없었다. 어떻게 된 사연인가 하면― 밤 시간대엔 입수를 하지 못하니 실내로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라쉬가 온종일 모래밭에서 굴러 인절미 떡뭉치가 된 것이다. 그래서 몸 씻고 모래를 털자고 하니 죽어도 싫다며 그를 두고 휑하니 도망가버린 게 지금 상황이었다. "야, 네가 튀면 어떡해!"라고 외쳐보아도 쏜살같이 달아난 개는 돌아올 기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별 수 없이 제자리 붙박인 채 라쉬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나쁜 개야. 며칠동안 간식 삭감이다. 모래밭에 펼쳐진 빈 의자에 앉아 꿍얼거리는 덩치는 제법 인상적인 광경이었다.
백호님께 피냐타(야매)를 선물해준지 얼마라고 리 교감님은 다시 죽상을 하며 교내를 돌아다니셨다. 잠깐, 피가나는 건 기분탓인가? 이쯤되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민은 직감적으로 그 피냐타가 한시간도 버티지 못한 채로 터져나갔음을 깨달았다.
오래 버틸만한게 필요했다. 오래 버틸만한... 오래 버틸만한.... 민은 그 고민을 하느라 주말 하루를 침대속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정한다, 그냥 벗어나기 싫어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아무튼, 민 나름대로 열심히 고민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고민하는 시간의 반은 낮잠이었고 또 반은 구름처럼 흘러가는 무의식이었지만 아무튼 주체가 고민이라 지칭하면 고민이다.
"그러고보니..."
개 한 마리를 패밀리어로 둔 친구가 샀던 장난감이 떠올랐다. 공모양처럼 생겨서 이리저리 굴려야 안에 들어있는 간식이 겨우 한 조각 나오는 장치였다. 그거라면 충분히 시간을 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민이 벌떡 일어났다.
주섬주섬 책상에 자리 잡고 한참을 낑낑거려 만든 결과물은 썩 나쁘지 않았다. 손재주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신경쓰는 일에는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백호님이 물건의 의도를 거스르고 반 찢어 놓는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겠지만 민은 백호님이 그렇게 무자비한 사람이 아닐 거라 믿었다. 적어도 그렇게 바랐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리에게 고통을 주는 근본적인 원인은 결코 고쳐지지 않았고,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으리라. 아마도 꽤 오랫동안, 어쩌면 영원토록…? 사감들의 기묘한 특성에 관해선 자세하게 아는 바 없으니 추론할 수는 없었다. 그저 리가 조금이나마 덜 물어뜯기기를 바라는 수밖에.
지난번에는 장난감(그것을 장난감이라 부를 있다면 말이다.)을 전달해드렸으니 이번에는 다른 것을 준비해야겠다. 좋은 게 뭐가 있을까, 이번에도 쉽게 답을 얻지 못해 고양이를 키우는 아는 학생에게 물어 힌트를 얻었다. 분명 전에도 백호를 고양이 취급 하지 말자 생각했을 텐데…….
학생은 좋은 집사이자 애묘인이었다. 가끔은 자기 고양이를 위해 고양이용 간식을 수제로 만든다고 했다. 진성 애묘인은 과연 고양이에 대한 사랑마저 남달랐다. 고양잇과 동물이라면 전부 고양이, 고양잇과 신수도 즉 고양이…라 하던데, 기적의 논리였지만 그는 어느새 그 주장에 설복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정신 차렸을 때에는 함께 뚝딱뚝딱 리를 살리기 위한 풀코스 간식세트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함께라고 해도 그는 대부분 재료 공수와 보조 정도만 한 게 다였지만. 아무튼 어떻게 도움을 얻게 된 그는 무사히 그것을 리에게 전달했다. 애묘인 학생은 그저 엄지를 척하고 올리며 '고양이가 행복하기만 하다면 내 지분이랑 감사는 됐다'라고 하더라. 그는 조금 그 학생에게 경외감이 들었다…….
자라나는 10대 청소년에게 전자기기를 뺏는 건 사탄도 안 할 짓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사탄을 실직의 길로 내몰았다. 서리는 편지를 붙잡고 부들부들 떨었다. 누가 문명의 이기를 박탈 당한 사람에게 넷*릭스 신작 리뷰를 보내지요. 자필도 아니고 타이핑으로 보냈다는 점에서 괘씸함이 두 배 커졌다. 장난해? 예의 안 지켜? 내가 기숙사로 타자기 택배 시키는 꼴을 봐야겠니?
실의에 빠져있던 서리를 일으킨 건 웬 이상한 생물체 하나가 현궁 근처에서 날뛴다는 소식이다. 서리는 소식을 전해준 친구를 빤히 바라보다가 박수를 쳤다. 어그로 5년이면 맨날 당하기만 하던 애도 무언가 시도를 해보는구나 언니는 정말 뿌듯하다, 뭐 그런 심경을 담은 박수였다. 서리는 진심으로 친 박수였지만 안타깝게도 친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짜증을 냈다. 아 왜 저래 진짜. 아니이 나는 그냥 뿌듯해서 그렇지.
"진짜라니까?" "그래?"
되묻는 얼굴이 어쩐지 불길하다…….
"어." "그럼 그거 구경하고 올테니까 잘 놀고 있엉."
그리고 십 분 뒤.
"이게 진짜네."
서리는 친구의 말이 개구라가 아님을 몸소 확인하고 만다.
사실은 사실인데 이거를 뭐… 어떻게 해. 공격해? 동물학대 아닌가 이거? 서리는 사람에게는 조금 매정할지 몰라도 동물에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한 21세기 소시민이었다. 그 동물의 범주가 남들보다 큰 게 특징이라면 특징인. 지팡이를 까딱이며 고민하던 서리가 마음을 굳힌 듯 입을 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게 동물은 아니지?
해변가에 온 두번째 날이자 새로운 멤버가 온 첫날이었다. 최소한의 휴식은 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험하게 굴려먹는 몰골을 보아하니 오늘도 쉬기는 글러먹었다 생각하면서 입이 댓발로 튀어나온 루인, 그녀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송 첫날이라 그런가 아현의 표정은 밝기 그지 없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1년전 자기들을 보는 것인지 그들의 표정이 아련해지는건 덤이었다.
"우리도 저랬었지." "파릇파릇했던 그 시절이 그립다...." "니들 나이 나보다 덜 먹었잖냐. 여기서 내가 제일 연장자야, 이놈들아." "나이 많이 쳐먹었다고 부럽수다." "왜 떡국 먹은 횟수로다가 서열 정하는 시대가 언젠데....." "..... 아현아." "네, 부장님." "네가 우리 부의 미래다."
아현을 붙잡고 청승을 떠는 자신들의 부장을 어처구니 없다는 듯 바라보는 3명, 그리고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적응이 되지 않는지 아현은 눈을 끔뻑이기만 한다. 그들이 그렇게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며 오크통에서 술 비스끄무리한 맥콜을 퍼마시며 꼬치구이로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아~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송, 동화 옥음의 MC대작입니다! 벌써 일주일의 절반이 날아갔네요, 해변가의 일정은 잘 즐기고 계신가요?"
조금은 여유롭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천천히 바닷바람을 타고 흘러간다.
"어제는 저희도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방송을 못한 점 죄송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이번 돌아오는 4일부터 7일 새벽! 저희가 가벼운 라이브 콘서트를 하루에 5분 정도 준비할 예정입니다! 혹시 즐기고자 하시는 분들은 해변으로 한번 나와주세요!!" "?!" "라이브요?! 부장님!? 저희 금시초문인데요?!" "아니 알고는 있지만 그거 문화제때 아니었어요?!"
동화옥음 지방방송이 사방으로 항의를 터트리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오직 아현만이 어떻게 해야할지 어버버 거리고 있을뿐이었고 리안은 그들의 표정을 보며 즐김 반, 진지함 반으로 방송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간 저희가 좀 활기차게 논 것도 있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 편안한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 지금 바로 바닷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돌이킬수는 없다는 것일까, 루인과 케인이 동시에 지팡이를 들어올리자 파도소리와 함께 바닷내음이 가득한 소리가 천천히 울려퍼지고, 그가 천천히 눈을 감고 목을 가다듬는다. 반주는 필요 없었다. 오직 이 자연스러운 소리가 가장 훌륭한 반주였으니까. 그와 동시에 지친 뱃사공의 노랫소리가 천천히 하늘 높이 울려퍼진다.
"An old man by a seashore At the end of day(저물어가는 하루의 끝자락 해변가의 노인) Gazes the horizon With seawinds in his face(바닷바람에 얼굴을 맞으며) Tempest-tossed island Seasons all the same(폭풍에 시달린 섬, 계절은 항상 같고.) Anchorage unpainted And a ship without a name(칠 벗겨진 정박지의 이름 없는 배 한척....)"
바다의 청량한 싱그러움보다는 조금은 오래되고 노쇠한 뱃사람의 심정을 노래하듯 그의 느긋하고도 지친듯한 목소리하 하늘 너머로 퍼져나간다.
"Sea without a shore for the banished one unheard(해변도 없는 바다, 들어본 적 없는 추방된 사람) He lightens the beacon, light at the end of world(그가 등대를 키니 세상의 끝을 비추네) Showing the way lighting hope in their hearts(마음 속에 있는 희망의 길에 빛을 내리고) The ones on their travels homeward from afar.(기나긴 여정에서 고향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네)"
바닷바람과 파도소리, 적막한 공기가 쓸쓸한 분위기와 함께 모닥불의 온기를 강조시키는 것일까, 아까의 불평은 온데간데 없이 그들은 리안의 노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clr black gray>"This is for long-forgotten Light at the end of the world(오랫동안 잊혀졌던 빛은 세상의 끝을 비추고) Horizon crying, The tears he left behind long ago(수평선은 울고, 그 눈물은 과거로 남겨두었네).....
어느순간이었다. 그 노래를 알고 있는듯 아현의 목소리가 상큼하고도 부드러운 화음을 넣기 시작했다. 마치 전설상의 세이렌과 뱃사공이 화음을 엮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The albatross is flying, Making him daydream(알바트로스는 백일몽을 꿈꾸며 날고 있네) The time before he became One of the world`s unseen(영계의 세계에 들어가기 직전,) Princess in the tower, Children in the fields.(성탑에 사는 공주 들판의 어린이들....)"
해변을 타고 노래가 넘실거린다. 그들은 서로 진지한 방송태도는 가져다 버린듯 꼬치구이와 맥콜을 마시며 건배를 하고있었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마치 세상의 끝을 본 여행자들의 말로와도 같은,느낌이었다.
"Life gave him it all An island of the universe.(그들에게 모든 생명을 주신 이 우주의 섬이여.) Now his love`s a memory, a ghost in the fog(지금, 그의 사랑스럽던 기억들은, 안갯속 유령같으니) He sets the sails one last time, Saying farewell to the world(그는 마지막으로 돛을 내려 놓으면서 세상과의 이별을 고하네) Anchor to the water Seabed far below(닻이 수면 아래로 깊이 가라 앉고) Grass still in his feet And a smile beneath his brow.(푸른 목초지가 아직 그의 눈 아래 보이고 그의 미소는 눈썹 밑에 가라앉으니....)"
조금은 지친 듯한 그들의 목소리엔 일견의 편안함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그것은 모든 일을 마친 자들의 화음이었다. 마치 귀신들 마저도 안식을 찾을, 그런 편안한 목소리였다.
"This is for long-forgotten Light at the end of the world(오랫동안 잊혀졌던 빛은 세상의 끝을 비추고) Horizon crying, The tears he left behind long ago(수평선은 울고, 그 눈물은 과거로 남겨두었네)"
과거로 잊혀져간 그들의 목소리가,
"So long ago(아주 오래전에 ...)"
바닷바람과 두 사람의 목소리에 흘러 넘친다.
"So long ago(아주 오래전에...)"
마지막을 장식하기라도 하듯 두사람의 목소리가 하늘높이 울려퍼진다. 자장가이자 진혼가였고, 지친 뱃사공의 노래이자 안식을 위한 세이렌의 노래였다.
"This is for long-forgotten Light at the end of the world(오랫동안 잊혀졌던 빛은 세상의 끝을 비추고) Horizon crying, The tears he left behind long ago(수평선은 울고, 그 눈물은 과거로 남겨두었네)"
그렇게 아주 약간의 간격을 두고 아현의 화음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리안은 가볍게 아현의 어깨를 두드려줌으로서 최고였다고 속삭여준뒤 밝은 목소리로 엔딩 멘트를 치기 시작했다.
"저와 함께 훌륭한 화음을 넣어준, MC 천양에게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하루 편안한 밤 되시길 바라며 저희는 인사드립니다!! 그럼 대바이!!""
그렇게 방송이 끝나고 그는 천천히 모닥불에 불을 넣으면서 꼬치구이를 하나 입에 물었다. 사뭇 진지해보이기까지 하는 그 모습에 다들 긴장하며 그의 입을 주목했다.
게는 여전히 죽지 않았고 서리는 먼지를 잔뜩 먹었다. 지친 얼굴로 서리는 머리를 쓸어 넘겼다. 으, 이게 뭐야. 재미도 없고. 나만 힘들고. 학원에 사람은 많고 서리가 꼭 저 꽃게를 잡아야 하는 건 아니다. 정 안되면 교수님들이 알아서 하시겠지 뭐. 순식간에 포기한 서리는 지팡이를 후드 주머니에 대충 쑤셔 넣었다.
그냥 아무나 데려와서 걔나 좀 놀려먹을 걸 그랬어. 산발이 된 머리를 결국 정돈하지 못한 서리가 투덜거리며 기숙사로 돌아간다. 선빵은 아무래도 내 적성이 아닌 거 같아. 특정 인물들이 들으면 반박을 할 소리도 뻔뻔하게 덧붙이면서.
"오호라~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 보시던가. 아마 이 언니가 저 너머로 도망치면 우리 꼬맹이는 들어올 엄두도 못 낼걸~?"
킥킥 웃으며 아까 도망쳐온 어둠 저 너머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허나 다시 저기로 도망가는 것은 사양이었다. 차라리 치고박고 싸우면 몰라도 뺄 사람은 아니니까. 그 이전에 아까 그 그림과 다시 눈을 마주치게 된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어떻게 될 지 몰랐다. 담력훈련을 괜히 하자고 했나 싶었으나, 여기까지 왔는데 애매하게 빼는 건 더더욱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주양의 자존심이 용납을 못 했다. 역시 이래서 사람은 쓸데없이 자존심이 높으면 안 된다.
손을 얌전히 당신의 가슴께에 올려놓으며 주양은 반대편 복도를 바라보았다. 괜히 헛웃음이 나왔다. 교감 선생님, 만약 이 사실을 알면 저 학생들은 대체 내 저택에서 뭐 하는건가 하는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분명 그림은 잘못 본 것일 가능성이 크다. 두려움은 때론 헛것도 가리지 않고 보여주기 마련이었으니. 허나 지금은 그 사실조차 망각할 만큼 저 어둠이 두렵게만 느껴졌다.
".. 좋지. 너의 이해를 바라면서 꼬리를 말고 도망갈 것 같았다면, 지금의 이 내기는 시작하지도 않았을걸~? 어머. 우리 꼬맹이, 언니의 다리베개가 꽤 편했나봐? 응?"
능글맞게 웃으며 당신의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마치 정말 어린애를 대하듯한 손길이었으나 그 의도는 다정함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었다. 언니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최대한 그 모먼트를 이용해먹어야지 하는 주양 나름대로의 도발이었다. 당신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주양은 그런 당신을 빤히 보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보다 키가 큰 사람이면 모를까, 항상 내려다보며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상대를 올려다보는 가분은 썩 좋지 않았다. 언제까지나 자신이 내려다봐야 직성이 풀렸기에 주양은 늘어져있던 몸을 일으켰다. 아. 이제야 좀 높이가 맞네. 당신을 내려다보며 씩 웃는 폼이 꽤 얄미웠을지도 모른다.
"오케이, 좋아. 역시 꼬맹이라면 안 뺄줄 알았어~ 그리고 말 안 해도 일어날 생각이었다구. 언니보다 키도 쬐만하면서 명령하지 말아줄래?"
다시 약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그래. 이래야 평소다운 모습이지. 아까의 위화감은 그새 사라진 지 오래인 채, 제법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잠깐의 휴식과 어느정도 잡은 것 같은 승기로 두려움은 약간 지워진 상태였다.물론 어디까지나 주양 혼자만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이열, 맨날 때리기만 할 줄 아는애가 왠일로 현명한 생각을 다 했담~ 설마 1층까지 가서 쫄튀하는 건 아니지? 그렇게 되면 내기는 내가 이기는거다~?"
말은 충분히 얄미웠으나 결국 그 의미는 당신의 의견에 찬성한다는 것이었다. 아까 복도 끝으로 갔을때도 문 두드리는 소리와 그림이 변한 것 빼고는 아무 일 없었으니 이번에도 분명 그렇게 무난무난하게 넘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물론 생각과 현실은 다른 것이니, 또 그런 상황들이 닥친다면 꽤 불안해 하겠지만. 괜히 드는 긴장감과 전율에 주양은 주먹을 꾹 쥐었다가 폈다. 아까 전같은 침착함만 유지한다면 내기는 이길 수 있다고 한참 자기세뇌를 하고 나서야 다시 한 걸음씩 뗄수 있었다.
"아. 그리고 무서우면 언제든 언니라고 불러도 돼. 이 언니는 우리 꼬맹이가 그렇게 불러주는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봐주면서 넘어갈 생각이 있으니까?"
학교였다면 혼자서도 잘 돌아갈 수 있었겠지만 이곳은 낯선 장소다. 모래밭에는 정돈된 인도도 표지도 없고, 감각도 둔해져 위험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 버리고 갈 수 있어. 빈정이 상해 아씨오를 써버릴까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라쉬를 물건처럼 함부로 휙휙 불러오는 것은 할 짓이 못 된다. 그렇다고 제 쪽에서 멋대로 돌아갔다간 그때는 라쉬가 미아가 될지도 모르고. 결국엔 얌전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정말로 곤란하다면 마법으로 길을 찾아 돌아가거나, 해변에서 밤 산책하는 사람이 한둘은 있을 테니 그들을 붙잡아 물으면 될 일이다. 하릴없이 기다리고만 있었지만 심히 곤란한 상황까지는 아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체감상 20분 정도 된 것 같다고 생각했을 무렵이었다. 이곳에서 마주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목소리에 그가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탄내가…… 인상적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아차리는 데 약간의 지체가 있었다. 도술과는 연이 없으니 평상시에는 무기를 마주칠 일이 적었던 탓이다.
"안녕하세요."
간결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비딱하게 대충 하고 있던 자세를 바르게 돌렸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빠릿한 짓을 하게 되는 것은 학생의 본능이다.
" 편하긴하더라. 근데 그 입좀 다물고 있었으면 몇 배는 편했을거같은데.. 좀 다물 생각은 없나? 응? "
레오는 확 그냥, 이라고 말하면서 주먹을 말아쥐었다가 폈다. 분위기의 환기도 끝났고 위화감도 사라졌다. 공포도 무서움도 한 순간 일뿐. 자리에서 일어선 레오는 다시금 발목을 돌려주고 손목을 돌리고 어깨를 풀어주었다. 여차하면 도망칠생각이 있다기 보단 여차하면 확 덮쳐서 몇 대 때려줄 생각이었다. 그런 순간이 온다면 몸을 풀어둔 쪽이 이길테니까. 몸싸움이라면 자신있는 분야 중 하나였다.
" 하, 쫄튀? 뭘 잘못먹었나. 내가 그럴 사람으로보여? 하여튼간에 너 먼저 도망치면 청이는 내가 갖는다. 이거 진짜야. 청이도 너처럼 매번 내기에 거는 주인보다는 나처럼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 낫지 않겠어? "
레오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반대쪽 복도의 깊고 짙은 어둠. 순간 소름이 돋았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교감선생님이 봤다면 뭐라고 하실까. 아니, 다른 교수님들이 보셨다면 뭐라고 하실까. 차라리 그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이 정신나간 내기도 끝낼 수 있고 복도 끝에 뭐가 있던 신경쓰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나저나 그 그림은 정말 뭐였을까. 너무 무서워서 헛것을 봤다거나 그게 아니라면.. 아, 생각하지말자. 레오는 고개를 절레절레저었다.
" 아까부터 멘트가 상당히 거슬리네.. 약처먹었어? 야, 진짜 쳐죽여버리기전에 그만하지? "
레오는 주먹을 가볍게 말아쥐고 어깨를 툭툭치려고는 했으나 키 차이는 어쩔 수 없기에 주양의 복부에 가볍게 주먹을 툭툭 가져다대는것으로 말았다. 주먹을 붙인 상대로 레오는 올려다보면서 한 번더 깝치면 진짜 쳐죽여버린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항상 이런식이다. 사정을 모르는 누군가가 본다면 저 둘을 말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둘을 떼어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겠지만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냥 내버려두라고 할 것이다. 항상 이렇게 지내왔고 항상 이렇게 대해왔으니까. 서로 잡아먹을듯이 으르렁대는 것이 일종의 애정표현이 되어버린 셈이다.
" 가자. 내,내,내가 앞장선다! 쭉 가서 계단을 타고 꼭대기 층을 간다음 반대편 복도로 가서 그 쪽 계단을 타고 내려오고.. 또 쭉 가서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오고.. 이런식으로해서 1층으로 가는거야. 불만없지? "
앞장서고싶은 마음따위 없었다. 뒤에, 적어도 옆에 서서 가고싶었지만 아까 너무 겁을 먹어 언니라고 불렀던 후유증이 남은 탓인지 레오는 조금이라도 더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색하게 앞에서서 심호흡을 두어번 정도 한 레오는 먼저 한 걸음을 내딛었다. 어둠속으로 한 걸음 다가갈때마다 조금씩 앞이 보이기는 했지만 역시나 어두웠다. 레오는 한 걸음을 걸을때마다 뒤를 돌아 그 자리에 주양이 있나를 확인했다. 없어진다면 그건 그것대로 큰일이었으니까. 앞을 보고 앞장서서 걷는다는 것은 혼자 걷고 있다는 느낌이어서 두 배로 공포심이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52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리치야,,, 털뭉텅이 자가용 승차감이 어때....??? 솔직히 '우왕좋다ㅎ.ㅎ' 이러면서 받아먹다가 가벼운 장난 정도는 그냥 방치할 것 같음(무책임....) 근데 두 번째 이후로는 뒤늦게 정신 차리고 '이 이게 무슨 짓인가 나를 간식으로 살 셈인가...>!!!' 이러고 살살 빼... ^~^
>>547 앗 드르렁(?)
ㅋㅋㅋㅋㅋㅋㅋ레오랑 주양이 일상 관전하기 꿀잼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괴로워하면서도 스불재를 결코 멈출 수 없는 승부사들....
>>550 리치 : (라쉬 등에 납작)(만족의 꼬리 팡팡) ...라고 꾸짖기에는 너무 많은 간식이었다...루트인거지 그치?ㅋㅋㅋㅋㅋㅋㅋㅋ 눈치 좋은 강아지는 이래서(?) ㅋㅋㅋㅋㅋㅋ 라쉬 진짜 매력둥이네! 엘롶도 눈치채고 그러면 이제 간식으로 꼬시는 건 안 하겠지만 ㅋㅋㅋㅋㅋ
우후후, 하고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지만 이내 실례라는 것을 깨달은 건지 그는 살짝 웃음을 감춘다. 하지만 입꼬리가 씰룩이는건 어쩔수 없는것일까, 그의 입꼬리가 묘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묘하게 짜증나보이는건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저보고 자기 닮았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시던데요. 어머니가 꽤 당황하셨죠, 오히려 어머니가 반대하셨어요."
보통 전통을 중시하는 가문이다보니, 그녀의 가문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날줄 몰랐던 탓이리라, 오히려 에스카마리의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아버지는 반기는 상황인지라 어머니의 당혹감은 더 커졌을께 분명했지만 말이다. 양쪽의 성씨를 모두 가져가는 어린아이는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다가 입을 열었다
"어.... 독립하겠대요. 졸업하고 둘이서 동거할 예정이라고는 들었는데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만 케인에게 이야기만 들었을 뿐, 그 이후의 사건은 아직까지도 잘 모르는 그였다. 물론 그 전말은 조만간 케인에게 들을 예정이지만 아직은 모르는게 그의 진실이었다. 이어지는 말들에 동의한다는 듯 그가 고민을 한다. 확실히 자신도 아무거나 방송하라 하면 분명히 미친듯이 갈등을 때리겠지. 그 마음 이해한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은하수는 대체 언제쯤 제자리로 돌아가줄런지. 빗자루를 들고 금지된 숲의 괴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며 생각한다. 전에 한번 왔었지만, 여러 학생들이 토벌을 시도했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말을 알음알음 듣고 다시 찾아가는 길이었다. 타지도 않을 빗자루를 들고 온 건 가는 길에 탈 예정이라 그렇고.
"...조금 귀찮네."
가던 중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온 길을 다시 돌아가진 않을거다. 거의 다 오기도 했고 해서 손해보는 일은 아니니까. 두번째 마주하게 된 게 괴수의 모습을 봤을 땐 귀찮음이 한가득 담긴 한숨을 내쉬긴 했다. 음, 역시 귀찮아. 빨리 해치우고 가자.
"리덕토."
왼손에 든 빗자루를 내려놓지도 않은 채 오른손에 든 지팡이로 괴수를 겨냥하고 마법을 쏜다. 이게 좀 통하긴 했을까. 잠시 지켜보다가 지팡이 든 손을 휙 휘두르며 재차 주문을 읊는다.
"엑스펄소."
이정도 화력으로 저 거구에 얼마나 위해를 줄 수 있을까 싶지만. 현재로썬 이 이상의 공격법은 모르니. 또 잠시간 텀을 두고, 손 안에서 지팡이를 한번 돌려 다시 쥐고서 다른 주문을 내뱉는다. 지팡이의 끝을 정확히 괴수에게 향하고.
"좋아~ 역시 꼬맹이가 그렇게 나와줘야 이 내기가 좀 더 심장 쫄깃해지는게 되는 거 아니겠어? 우리 청이도 아랫공기보단 윗공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서, 낫다고는 못 해주겠네! 이거 미안한걸!"
손을 곧게 펴고, 아랫공기라는 말에 당신의 실제 키보다도 한참 밑바닥을. 윗공기라는 말에 자신의 머리 위를 각각 손으로 짚으면서 살랑살랑 흔들었다. 매번 이러는 것이 일상이 된 터라, 이 모습에 익숙해진 누군가는 이야기할 것이다. 주양의 저 과한 도발마저도 받아주면서(?) 손절하지 않고 쭉 지내는 당신의 멘탈이 부처라고.
당신이 자신에게서 아주 잠깐이나마 고개를 돌리자 주양은 이때다 싶었는지 아주 작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긁적였다. 괜히 했다. 차라리 여기서 미친 척 비명을 지르면서 헛게 보인다고 난리법석을 피운다면 사감님이나 누군가가 깨어나 이 내기를 말려주지 않을까. 차라리 무승부로 할 걸. 한참 전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격하게 집에 가고 싶다. 엄마 보고 싶다.
"언제나 말하지만 언니는 우리 꼬맹이가 겁없이 대드는 걸 좋아한다구? 그리고. 나보다 키도 작으면서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는 이야기. 못 들었나봐, 응? 말이 안 통하니까 역시 적당한 다른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겠는걸?"
이번에도 일부러 몸에 힘을 주고서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은 채 역으로 당신의 어깨를 살살 밀었다. 자신이 먼저 도발한 주제에, 속이 꽤 답답했다. 차라리 한판 시원하게 붙는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 켠으로는 이것마저도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상황이 꽤 마음에 들었다. 항상 평온한 상태보단, 지금 이렇게 감정기복을 크게 느끼는 것이 훨씬 즐거운 일이었으니. 아는 사람들은 다 알만한 그 관계의 연장선이었다.
"ㅁ, 뭐..? 이번에는 같이 안 걸어...? 하. 뭐, 나야 편하고 좋네! 위. 위험할때 나 혼자 냅다 내뺄수 있으니까.. 그. 음. ㄷ, 당연히 불만 없지..! 불만을 가질 거였다면, 나오지도 부르지도 않았어!"
그리고 다시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상황이 닥쳤을 때. 아까의 그 기세등등함은 다시 자신의 방에 잠들어있는 청에게나 줘버린 듯 괜히 불안해하며 당신과 잡았던 손을 몇번 꼼지락거리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양 손을 쓸수 있어서 편하기는 했으나 손이 하나 빈다는 것은 그만큼 더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언제 어둠 속에서 이 손을 홱 낚아챌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심리적 불안함은 충분한 상태다. 주양은 몇번 더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가 뭔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순간 화색이 도는 표정을 짓고 양 손을 주머니 안에 쿡 찔러넣었다. 이 방법이 있었지.
".. 으. 내 눈 건강에 안 좋으니까, 그만. 돌아보고.. 앞으로 좀 가면 아. 안돼? 도, 도망 안 가! 내가 지는 선택지인데 그걸 고르는 건.. 멍청한, 짓, 이니까..!"
끝까지 악을 부리며 재앙만을 불러오고 있었다. 당신이 한 걸음을 걷고 돌아보고 하는 것이 반복될수록 더 불안했다. 공포 영화에서 나올법한 장면이 주양의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는 짧은 순간, 당신이 평소 저와 티격태격하던 레오파르트 로아나가 아니라 다른 뭔가가 되어 섬짓한 표정을 지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주양은 당신에게 돌아보지 말라는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 이대로 가다가 멈춰선다면. 갑자기 아무말도 안 하고 그렇게 마냥 서 있는다면. 자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몰랐다.
"어... 그치만. 조금은.. 돌아봐도 괜찮을.. 지도?"
괜히 소극적인 한 마디를 덧붙이며 애써 그 기분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불안함이란 쉬이 지워지는 게 아니었으니, 영 소용 없는 일이었지만.
현궁이 소란스럽다 했더니 뭔 꽃게란 말인가. 그는 골머리를 앓았다. 안그래도 머리가 아픈데 거대한 게의 난동 때문에 금지된 숲으로 남발되는 주문 소리, 학생대표니까 이런 건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1학년 학생들의 삐약거림까지 겹쳤다. 그는 서랍을 열어 오레오를 꺼낸다.
"무슨 소리가 나도 밖에 나가진 말거라, 아가."
담배라도 피우고 싶은 심정을 뒤로하며 그는 지팡이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금지된 숲과 얼음호수 근처인 방이라 참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분노가 치밀었다. 대체 뭘 어떻게 하면 은하수가 여기로 내려오냔 말이다. 그는 예민한 눈으로 게....를 훑었다. 저게 무슨 게란 말인가, 게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는 냅다 지팡이를 휘둘렀다.
"혀 씹으면 얼마나 아픈데요. 피 나면 큰일이고, 밥 먹을 때에도 조심해야, 음, 됐어요."
허가 찔린듯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여놓는다. 이내 자신이 하는 말들이 얼마나 우스운지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민이 눈을 가늘게 뜨고 리안을 흘겨보다 말았다. 뒤끝이 있다고 하나 이런 사소한 일을 마음에 담아둘 정도로 속이 좁지 않은 민이 말했다.
"아, 그래요? 화목한 집안 같네요. 부러워요. 그런데 그 기개는 어디갔고 혀 깨물었을까봐 걱정한 사람을 놀리는 사람만 남았나요?"
결코 째째하게 구는 것이 아니다. 민 자신은 정말로 순수한 호기심에 질문한 것이었다. 매우 속 좁은 사람이 생각했다. 방금까지 하하호호 말 잘 하다가, 뚝 웃음을 끊는게 고장난 카세트처럼 오싹했다. 웃을 때에는 덜했지만 무표정을 짓고 있으니 사람이 배로 음울해보였다.
"하하, 농담이에요."
민은 다시 활짝 웃으며 덧붙인다. 서늘한 얼굴에 그제서야 볕이 들었다. 농담을 할 때에는 조금 어설프게 굴었으면 좋겠다만 단 한번도 지적을 듣지 않았거나 고칠 의지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이다. 제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은 아니에요, 민이 어깨를 으쓱이며 얼버부리지만 굳이굳이 농담으로 꼽을 준 것을 보아 주관적인 생각일 소지가 다분했다.
"...독립이요? 결혼도 안하고 동거를 한다고요?"
민이 목소리를 높였다. 잠시 누그러졌던 꼰대 감성이 다시 불타오른다. 요즘 애들은 정말 빠르구먼! 민이 빠르게 중얼거린다. 본인도 요즘 애들이라는 자각은 없나보다. 말투도 어딘가 옛스러운게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당분간 장신구는 사지 마세요. 혹시 몰라요. 운이 좋아 장신구 선물이 올지."
민은 동거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 떨떠름한 얼굴로 사실을 전했다. 운이 좋다고 말했지만 후배가 선물로 줄거라는 노골적인 암시였다.
그는 혀를 차며 지팡이를 거둔다. 저 게같은 것에게 화풀이를 해도 별반 다를 바가 없음을 깨달았다. 저건 단단하고, 그는 지팡이를 휘두르고 나서야 껍질에 금이 가는 걸 봤으니까. 속살을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뒤로 돌아 다시 기숙사 방으로 향한다. 방의 창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창문의 커튼까지 모조리 친 뒤 서랍 속에서 아끼고 아끼던 막대에 꽂힌 토끼모양 마시멜로를 꺼내든다.
"이번 칠석이 두려워지는군 그래."
…그는 토끼 마시멜로의 귀를 퐁신퐁신 씹었다.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나름의 분노 해결법이었다.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상관없다는 듯 단태의 태도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불성실하고 경박하며 가벼운 태도였다.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히죽이는 웃음과 가벼운 태도가 뻔뻔하리만치 자연스러웠다. 타박타박 모래를 밝으면서 걷다가 들려오는 말에 헤죽-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괜찮아. 달링- 인연과 운명은 종이 한장 차이라고 생각하거든. 물론 자기와 내가 만난 건 인연이 아니라 운명이겠지만 말이야~ 와닿지 않아도 괜찮아. 나한테 엄청나게 와닿으니까!"
그날, 그 보름달 아래에서 만난 사이였지만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중얼거리는 게 뻔뻔했다. 자신이 시체처럼 움직이던 마법사를 상대하면서 보였던 모습을 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주단태는 여전히 평소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었다.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였다. 선글라스를 썼으니 자신이 펠리체를 슬쩍 바라보는 게 들키지는 않을테니까.
"어차피 같은 학원인데 굳이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자기야~ 싫은 건 아니지만 새삼스럽잖아? - 나도 잘부탁해. 달링! 앞으로 학원에서 만나면 아는 척 해줄거지? 달링이 아는 척 안해줘도 내가 아는 척 해버릴거지만~"
고개를 꾸벅이는 펠리체를 향해 단태가 느물한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중얼거리며 선글라스를 슬쩍 내려서 바라보고는 슬쩍 윙크를 해보였다. 앞장서서 걷는 펠리체의 옆에서 걷는 자세는 변함없었다. 묘하게 자신감이 섞여있다. 원래 그런 걸음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건지 명확하지 않다. 그런데 이쪽으로 가면 뭐가 있었나? 가본 적이 있어야지. 오, 수풀이 있네? 디핀도로 길을 만드는 펠리체를 잠시 단태가 바라봤다.
정확히는 펠리체의 질문 때문에 바라본 것이었다. 단태의 암적색 눈동자가 샐쭉- 가늘어졌다.
"그걸 아는거 보니 우리 자기, 날 관찰했나 보구나? 세상에 그렇게까지 관찰하다니 나 좀 부끄러울지도 몰라? 물놀이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같이 노는 것보다 그냥 노는 걸 보는 게 더 즐거워서 말이야~"
전혀 부끄럽지 않아보이는 표정으로 단태가 대답을 해왔다. 길이 만들어지다가 만 수풀을 발견하고 지팡이를 들어서 펠리체처럼 주문을 외우는 게 아닌 샌들을 신은 다리를 움직여서 콱 밟아서 짓뭉개서 길을 만들었다. 이렇게 물놀이를 하다말고 다른 곳으로 가는 자기랑 동행할 수도 있고, 좋잖아? 수풀을 뭉개는 꼴이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집안의 오점, 근사하고도 알 만한 이름이다. 어느 집안이나 제각기 박산 나고 콩가루 빻아진 정도야 다르고, 알고보면 사람 하나를 집안의 수치로 몬 다른 일원들이 더욱 수치스러운 짓을 하고 있었다는 반전도 제법 많지만,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그런 비밀들은 차치하고서 사실만을 따져보자. 자기네 가정사와 관련된 물건을 학생들에게 찾아달라 부탁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오점이라는 그가 마지막으로 '손 댄' 이후로 찾을 수 없게 된 상태는 아니었던 걸까? 물건에 '관련 없는 학생이 찾아야 한다'는 조건이라도 붙어 있기라도 한가, 그게 아니고서는 사건 뒷수습 겸 겸사겸사로 부탁할 이유가 없을 텐데. 아니, 애초부터 그 물건이 찾을 수 없는 상태에 있다는 전제부터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완전하게 잃은 것이 확실하다면 다시 찾고자 하지 않아야 마땅하니.
……이리저리 의심해봐도 당장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무엇보다도 그는 어떤 마법적 처리가 되어 있을지 모를 수상한 물건과는 그다지 좋은 추억이 없었다. 그러니 찾는 척만 하고 끝내야지. 그는 탐색보다는 집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여기는 장식품, 여기는 창문, 문 열고 잠깐 바깥 바람 쐬기.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다 결국은 농땡이만 잔뜩 부리고 방으로 들어간 게 끝이었을 테다.
괜히 앞장선다고 했나. 레오는 후 - 하고 심호흡을 했다. 복도는 어두웠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코앞까지만이 보이고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깊고 짙은 어둠 그 자체와 발소리뿐. 레오는 걸어가면서도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았다. 뒤를 돌 때마다 잘 쫓아오고 있지? 라거나 도망치면 쳐죽인다 따위의 소리를 하면서 벽을 짚고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다행히 가는동안 노크소리가 들린다거나, 그림과 눈이 마주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 허으.. 10년은 늙은 것 같네.. "
복도 끝에 도착하자 계단에 도달할 수 있었다. 창문을 통해 달빛이 들어와 계단통을 비추고 있었고 그나마 빛이 조금 있으니 미지에 대한 공포가 조금 가시는 기분이었다. 레오는 식은땀을 닦으며 후.. 하고 심호흡을 했다. 내기의 내용대로라면 윗층으로 올라가서 마지막 층의 복도부터 시작해 맨 아래층으로 가는 것. 뒤를 돌아 주양을 보던 레오는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하자 무언가 자신감이 생겼는지 킥킥대고 웃었다.
" 별 거 아니네! 딱 봐도 겁먹은거 같은데? 그래도 이 쯤에서 그만두진 않겠지? "
빛이 비추는 곳은 딱 여기 서있는 자리 뿐이었다. 계단 위쪽은 어두웠고 아래쪽도 마찬가지로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그 자체. 레오는 발목을 돌려 풀어주고 손목을 풀었고 어깨를 풀어주었다. 도망친다면 쳐죽인다거나, 겁먹었다면 슬슬 항복하라는 이야기도 빼먹지 않았다. 킥킥, 하고 한 번더 웃은 레오는 겁먹은 것같은 표정이 맘에 든다며 가까이 다가서선 손을 잡았다.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으니까.
" ..뭐! 너가 도망칠까봐 그런거 아니야! 도망치기만해 진짜 가만안둬! "
레오는 조금 강하게 손을 잡았다. 빛이 애매하게 비추어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정도까지가 되자 공포감이 배가되는 느낌. 레오는 잡은 손을 이끌고 계단으로 향했다.
" 올라가면 4층이야. 가자. "
레오는 조금 강하게 손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려했다. 신체적인 스펙에서 오는 힘차이인지 한 차례 멈칫했지만 레오는 고개를 돌려 주양을 바라보곤 침을 꿀꺽 삼켰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이것으로 내기의 승패가 가려질테니까. 그리고 미지로의 모험은 언제나 가슴 떨리는 것이었고 그것이 공포스러운 것이었다면 더욱 긴장되었으니까. 레오가 이히히, 하고 웃었다. 한 차례 더 손목을 잡아 끌었다. 조금 더 힘이 거세어진것이 느껴질 정도로.
" 빨리 가자고. 짜증나게 하지말고. 4층으로 가기로 약속했잖아. "
위화감이 느껴질지도 모르는 목소리. 그러고보니, 저택은 3층이 끝이 아니었던가.
" 서주양!!!!!!!!! "
뒤에서 들리는 쨍 하고 울리는 높은 목소리. 레오는 복도를 달려왔다. 어느정도 거리가 있었는지 어둠속에서 달려나온 레오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얼굴이 되어있었다. 주양에게 도착해선 손목을 확 잡아챘다. 울먹이는 촉촉한 목소리의 레오는 헉-헉- 하고 숨을 고르면서 가만히 주양을 올려다보았다. 진짜 너 맞지? 하고 물어보던 레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611 밀어내면 쳐죽여버린댘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레오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레오가 파고들어서 먼저 안고 잔대 짱 귀여워 ..:0 레오랑 땃태랑 껴안고 자는거 떠올리니까 너무 귀엽고 그런데ㅋㅋㅋㅋㅋㅋ쳐죽여버린다하면 땃태가 자다가 눈 슬그머니 뜨고 보다가 등 토닥토닥해줄거야!
주양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무려 그 신수가. 게다가 불 속에서 사는 주작이. 더위를 먹었다고? 이게 꿈이라는 데 청을 걸지 않겠다. 왜냐하면 아까 이미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어보기도 하고, 청에게 자신의 머리를 쪼아달라고도 한 뒤였으니까. 남들이 그랬다면 약한 건 죄라면서 키득거렸겠으나 이번 대상은 너무나도 규격 외다. 뭔가 자신마저도 덥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얼른 반팔 반바지로 갈아입고 휴대용 부채를 팔랑거리며 덥다는 것을 어필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 주작마저도 더위를 먹었는데 자신이 잔뜩 껴입고 있는다? 세상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장 방으로 달려가 평소 입던 옷을 벗어던지고 반팔 크롭티와 짧은 핫팬츠로 갈아입고 나서야 조금 안심되었다. 부채까지 챙기니 적어도 신수님을 놀리는 모습은 아닌 것 같아 더더욱 그랬다. 그래. 이게 학생대표의 참된 자세겠지. 이제 안심하고 감 사감님께 가서 현무의 물을 받아올 수 있겠다.
"가자, 청! 너네 대선배님이 덥다고 하시잖아. 같이 안 갈순 없겠지!"
청은 눈을 한 차례 끔뻑이며 머리를 털었다. 주양의 성실함 앞에서 자신도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모습으로.
>>619 하지만 땃태는 체온이 낮아 레오야88 이게 막 변화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낮아....((시선 회피)) 근데 입꼬리 올라가는 레오는 귀엽다:p
주단태는 보름이 뜰 때 늑대인간처럼 미쳐 날뛰는 기질이 있다. 이것은 주씨 가문 사람 중 일부, 단태처럼 붉은색 눈동자를 타고난 사람에게 있는 증세였다. 피를 봐야만 진정되는 광증이였고 원인 불명의 이상 징후였다. 주씨 가문은 이를 완화-없애는 게 아닌 완화-시키기 위해 약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영구적인 부작용이 있지만 증세는 완화되는 약이였다. (여기에 나오는 약은 땃태의 독백 중 별실의 사랑방에서 조카에게 먹여주던 양갱과 함께 있던 그릇 안에 담겨있던 것이다)
>>624 >>625 >>627 영구적인 부작용이 뭔지는 이미 나왔다. 여러번 언급했지롱~~ 여러분:p 피를 봐야 진정된다는 건 그러하다. 누구 하나는 죽여야 진정된다! 그나마 약을 먹어서 심하지는 않은데, 약 안먹으면 어장 초기에 뿌렸던 짧은 글에서 나왔던 적이 있던 것처럼 폭주한다(???) 약 자체는 주씨 가문에서 주기적으로 보내준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자 돈워리:D
역시 그림은 없었다. 반대편 복도 너머엔 그저 계단통과 달빛이 들어오는 창문 뿐이었다. 다른 장소로 갔는데 똑같은 그림이 또 있을리가. 역시 추측이 맞았어. 그런 이야기들을 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였으나 속으로는 미친 듯 안도하고 있었다. 또 같은 그림이 나왔다면 자신은 정말 내뺐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 다른 장소로 갔는데 이미 갔던 장소가 또 반복되는 것 아닌가. 그런 루프는 절대 사양이다.
"? 그럼 난 11년 더 늙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두지 뭐. 어때, 이렇게 하면 내가 더 위가 되는거지?"
10년 더 늙게 된다면 자신이 역으로 당신을 언니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건 싫다는 마인드로 되도 않는 무리수를 던지며 어깨를 으쓱였다. 눈에 보이는 것은 위로 향하는 계단 하나와 아래로 향하는 계단 하나. 자신이 길게 늘어트려버리긴 했으나 이 내기의 끝은 어쩌면 무승부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이 질 것 같았다. 왜일까. 지금의 당신은 그 어떤 곳이라도 싹 돌아볼것 같았으며, 갔던 장소마저 혼자서 한번 더 돌아보고 오는 담대함을 보여줄것만 같았다. 그런 느낌이 드는 모습이었기에, 살짝 위축될수밖에 없었다.
"하, 이 언니가 그렇게 쉽게 쨀까봐 그래~? 우리 꼬맹이는 언니를 얼마나 얕보고 있는 걸까나~ 항복이라는 단어는 '꼬마'들 사전에나 있는 거지, '어른'들의 사전엔 없거든?"
그럼에도 도발 앞에서 다시 한없이 당당해지는 것은 주양의 어쩔 수 없는 천성이었다. 남들이 휘둘리는 말을 잘 알고 있는 대신, 자신 역시도 그런 말들 앞에서는 무력하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놓칠세라 손을 세게 잡았다. 이번 역시 의도와는 다른 방향이었다. 지금만큼은 절대 이 손을 놓아버려선 안될것만 같았다. 놓는 순간, 당신과의 거리가 급격히 멀어져서, 홀로 이 어두운 계단 위에 덩그러니 남겨질것만 같았다. 홀로 이런곳에 있는 건 싫어. 놓을 수 없어.
".. 어? 아. 그래. 가자! 우리 꼬맹이보다 내. 내가 더 위라는 걸 보여줄게..! 그. 근데 우리 꼬맹이, 좀 거칠어졌다, 응?"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바로 느끼진 못했으나 뒤늦게 자신을 잡아끄는 손의 힘이 더 세진것을 느꼈다. 뭐지. 이 애. 아까 무섭다며 달라붙어있던 애가 맞나. 그래도 자신이 언니라는 호칭을 듣고 한참 놀려댔으니 질투심이 들어서라고 생각하려 했으나 생각보다 아팠기에 주양은 아프다면서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 뒤늦게 외면한 현실이 뇌리 깊숙히 쑤셔박힌다. 4층. 이 저택에는. 4층이 있던가?
"아이 ㅆ-!!"
순간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주양은 기겁하며 기어코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정신을 차렸다. 얼마나. 걸어왔지? 그리고 여긴? 아까 그 올라가는 계단은? 방금 전까지 손을 잡아끌고 있던, 당신은? 모든것이 붕 뜬채로 다가왔다. 지금 자신은 자신이 맞는가. 이건 꿈인가. 자신은 정신차린 상태가 맞나. 사실 지금 이것마저도 잘못 보는 건 아닐까. 이해할 수 없다. 받아들일 수 없다. 그때의 분노가 아니었다. 그저. 완전한 공포만이. 자신의 숨통을 강하게 옭아맨 채로, 앞으로 끌어가고만 있었다.
"혼... 자..? 내가..? 진짜로...?"
지금의 당신은 당신이 맞는가. 미처 도발할 정신조차도 부여잡지 못한 상태로 주양은 그저 주저앉은 당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와중에도 내기 취소라던가 하는 이야기를 꺼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 감정 기복의 짜릿함이 다가오기까지.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으니. 자신이 정말 그 계단을 올랐다면 어떻게 되었을 까. 두번 다시는 지금의 이 일상적인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어째서 이렇게 불안하게만 다가오는 것일까. 이상한 기분이었다.
주단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트위터파_페이스북파_인스타그램파 마법사다보니 sns를 하지 않습니다(???) 근데 한다면 땃태는 인별파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보고. 태그는 #오늘도_자기들과 같은 말도 안되는 태그 쓸 거 같고 그래:D
누가_자캐에게_도발을_하면_자캐의_반응 학원에서는 빙글빙글 웃으면서 도발을 끝까지 들어준 뒤에 "다했어? 이제 내가 좀 이야기해도 될까? 이 (바르고 어여쁜 말) 야?" 하면서 (바르고 어여쁜 말)(어찌됐든 고운 말)로 도발에 맞서는 편. 시기가 보름이면 예쁘고 고운 말 대신 도발해줘서 고맙다며 드잡이부터 하지만() 나주 본가에서는......얘한테 도발이요......? ((불가능))
자캐의_몸에_있는_점_위치를_말해_보자 시트에 서술하는 걸 빼먹었지만((땃쥐는 바보였다)) 픽크루에는 점이 있다....그러하다. 캐릭터 시점으로 왼쪽 입가에...하나 콕하고.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clr > 숲길을 걷는다. 후덥지근한 여름이라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났다. 벌써 앞머리 몇가닥은 땀에 젖어 붙었고, 등이 땀에 흥건해지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가면 아주 시원할 것이다. 숲길의 나무가 우거지는 곳으로 들어가면 그림자가 드리우고 바람이 분다. 거기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물레방아와 함께 오두막이 있다. 오두막은 제법 크고, 그것보단 좀 작은 물레방아를 따라 걷다보면 넓은 호수가 있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낚시를 할까? 머글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까? 아니면 마법을 보여줄까? 기대에 찬 발걸음이 빨라졌다. 여름날의 해로 쨍쨍 달아오른 뺨과 미소가 사랑스럽다.
"Uncle Tom!" "왔구나, 작은 양파!"
당신은 나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올린다. 맑은 웃음소리가 숲 안을 가득 채웠다. 살집이 두둑한 손, 불뚝 나온 배. 덥수룩한 붉은 수염과 호탕한 웃음. 당신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어린 날부터 막중한 일을 맡게 된 나의 유일한 도피처였다. 당신의 덥수룩한 턱수염에 뺨을 부비며 맑게 웃는다. 덩치가 큰 당신은 손쉽게 자세를 바꿔 나를 한 팔로 안아 들었다. 나는 당신의 어깨를 꽉 잡고 입술을 비죽 내민다.
"샬롯-이 아니라 샬-럿이라니까." "그게 그거지! 아니면, 샤를로테라 불러주리?" "싫어! 이름이 길어지면 외우기 어렵단 말이야." "그럼 어쩔 수 없지 않냐!" "그렇지만 양파는 싫은데. 맵고 맛없잖아. 차라리 내 미들네임이 캐롤이면 얼마나 좋아? 당근은 달잖아!" "녀석 참. 누굴 닮아서 이렇게 고집이 센지!" "엄마 닮았지! 우리 오늘은 뭐 하고 놀아?"
당신은 호탕하게 웃었다. 당신의 웃음소리는 아주 우렁차다. 새가 파드득 날아오르고 툭 튀어나온 배가 요동쳤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또 꺄르륵 웃음을 터뜨린다. 당신은 오두막의 문을 손짓 한번으로 연다. 당신의 마법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오두막 안으로 들어서며 당신이 내게 다시금 덥수룩한 턱수염을 장난스럽게 부볐다. 따갑고 간지러워서 깔깔 웃는 소리 사이로 당신이 말한다.
"오늘은 비스크 돌을 보여주마. 새로운 인형을 가져왔으니 너도 좋아할 게야." "O...뭐였지? Oh-reoh? 그건 없어?" "오늘은 오레오 말고 Mars가 있지." "그게 뭔데?" "Mars! 전쟁의 신의 이름이자 아주 달콤한 별의 맛이지!" "우와! 머글은 그런걸 먹을 수 있는 거야?" "그래. 아주 맛있는 초콜릿이란다."
초콜릿! 나는 군침을 삼킨다. 당신이 주는 초콜릿은 맛이 기가 막힌다. 마법사들이 먹는 초콜릿도 맛있긴 하지만, 개구리 초콜릿은 폴짝폴짝 뛰어 도망쳐서 여간 먹는게 힘이 든다. 그런데 머글의 초콜릿은 부드럽고, 여러 맛이 나면서, 또 도망치지도 않는다. 나는 당신이 차갑게 얼린 상자에서 검은 포장지를 꺼내는 걸 본다.
"이게 Mar-s야?" "그래. 이게 별의 맛이란다! 먹으면서 구경하자꾸나. 어떠냐?" "좋아!"
나는 포장지를 열심히 뜯는다. 당신의 어깨에 기대고 발을 동동 구르며 뜯은 포장을 다른 포장에 빙 두른다. 이렇게 먹으면 정말 편하다. 쓰레기를 두 번 버릴 필요도 없고. 별반 다를 바 없는 초콜릿 바를 입에 물고 오물오물 입술만 움직인다. 차가운 초콜릿을 녹이니 눅진한 캐러멜이, 그리고 그 속의 부드럽고 쫀득한 누가의 맛이 느껴진다. 나는 지하실로 내려간다. 본가의 지하실과 달리 엉클 톰의 지하실은 아주 예쁘다. 엉클 톰은 비스크 돌을 위한 장소를 테마별로 꾸며둬서 어딘가는 할로윈 느낌이 나고, 어딘가는 공주님이 사는 곳 같다. 건조할 뿐이지.
나는 입안에서 녹은 초콜릿을 잇새로 베어물며 오늘 들어온 인형을 본다. 키가 크고 검은 망사 레이스로 눈을 가린, 정장을 입은 남성이다. 손톱은 새파랗고, 피부는 밀랍같다. 손에 쥔건 검은 칠이 된 지팡이다. 꼭 머글들의 영화에서 나오는 찰리-채플린?의 지팡이 같았다. 잔뜩 상기된 볼과 함께 나는 꺄르륵 웃었다. 가슴에 달린 명찰 때문이었다. Blue Blood! 얼마나 상징적인 말인가? 나는 Mar-s 초콜릿을 다시 입술로 오물오물 짓무른다.
"이 형도 순혈주의자야?" "그래. 잡느라 애를 썼지." "엉클 톰. 포르말린을 조금 적게 넣고 글리세린을 더 넣는게 좋을 것 같아"
나는 진균이 번식하려는 흔적을 가리키며 맑게 웃었다. 당신은 껄껄 웃으며 역시 장의사 집안이 어디 안간다며 나를 어화둥둥 띄운다. 초콜릿을 먹으면서 몸이 들썩이자 결국 또 나는 꺄르르 웃는다. 오두막에서 처음 바닥을 밟고 남성의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
"형아도 여기서 편히 쉬어."
비스크 돌은 참 좋다.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지하실에 가두지도 않고, 블랙번 사람들처럼 나를 숭배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저 맡은 자리에 가만히 있어서 내 얘기를 하루종일 들어주고, 건조하고 차가운 몸에 뺨을 부벼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간섭 없는 이 인형이 너무나도 좋았다.
당신이 아즈카반으로 들어간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지만.
그는 소리없이 눈을 뜨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옆에 누워 곤히 잠을 자는 백정을 보며 손을 뻗으려다 주먹을 꽉 쥐고 다시 눕는다.
"참 웃기기도 하지."
…웃기기도 하지. 그는 몸을 뒤척이며 작게 헛웃음을 뱉는다. 당신이 내게 온기를 전한 이후로 비스크 돌이 갑자기 역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당신은 나를 이리 만든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다. 감히, 이 나를 다시 지옥같은 삶에 끌어들인 대가를.
>>63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플러팅이 부작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앟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평소에는 여러분이 아는 그 땃태니까 돈워리 베이베(??) 바다에서 신나게 놀....지는 않겠지만 나름 즐겁게 보낼테니 우리 프로틴 베이비도 라쉬랑 함께 재밌게,,,보내기,,,ㅎㅎ,,
>>6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맞아 완전 착각일 뿐이라서 아 내 머리가 또 ㅎㅎ;; 하게 되더라구. 역시 독백일상티미는 최고야 최고~ 우리 귀여운 땃주는 할짝해야 제맛 아니겠어? (???)
앗 영구적인 부작용.. 땃주가 이야기해줬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 기억력이 딸리는 지금은 바로 이거다 하고 떠오르지를 않네! 땃태 체온이 차가운게 부작용 때문인가..? (흠) 폭주하는 땃태랑 극대립의 끝까지 내달려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 역시 새벽 감성 때문이려나~ :D
>>623 나는 벨주의 묘사를 아주 좋아해..! 그러니까 괜찮다! :D
>>628 불쾌함이나 혐오감 정도야 충분히 그럴 수 있지! 패닉하지만 않으면 오케이라고 생각하니까 엘롶이 피 잘보는 사람 인정~! (???) 노래도 듣고 왔어! 엘롶이 목소리는 그런 느낌이구나! 히히히 목소리에 취한다.. (엘롶주:여기서 이러시면 안돼)
>>638 땃쥐는 할짝해도 아무맛도 안난다구? 그치ㅋㅋㅋㅋㅋㅋ아이쿠 내 생각이 또 너무 갔어!!하면서 이마를 탁 치게 되고 그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극대립의 끝까지ㅋㅋㅋㅋㅋㅋㅋ아니 우리 쭈양이 소중해 8ㅁ8..물논 재미있기는 하겠지만(????) 그거 새벽갬성 때문 아닐까? 쭈양이가 정색하면서 땃태한테 지팡이 겨누고 땃태는 그 지팡이 보면서 히죽- 웃으며 자기야. 우리 내기할까? 마법을 쐈을 때 내가 멈추는지 안멈추는지 말이야 하는 거 상상 안했어:p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추파를 던진다고 하던가. 옆에서 내내 떠드는 목소리를 들으며 잠깐 생각해본다. 무게라곤 발밑을 구르는 모래알만큼도 없는 말들이 그녀에게 닿을 리가 있나. 저 말들이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계속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신경 쓰이는 건 갈수록 맞춰지지 않는 한 사람의 두가지 모습이었다.
"운명은 제가 잡는 걸로 족하니까 인연으로 만족해주세요."
일단은 단태에게 맞추듯 그녀도 말에 무게와 의미를 빼고 가볍게 대꾸했다. 말은 어찌어찌 대응이 가능한데, 선글라스를 내리며 하는 윙크는 조금 움찔했다. 어깨가 떨렸다. 백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그녀에게는 좀더 효과적이란 걸 단태가 알 리는 없겠지만. 방금의 반응으로 눈치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로 인해 저 태도가 한층 더 농도를 높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지팡이를 손 안에서 한바퀴 돌린다.
"마주치면 인사는 할게요."
자기소개 다음으로 최근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을 하며 지팡이를 고쳐 쥔다. 단태의 신발이 수풀을 짓밟는 걸 힐끔 보곤, 짧은 중얼거림과 함께 한번, 다시 한번, 전방을 향해 크게 두번 휘두른다. 실전에선 잘 듣지 않던 마법이 이럴 때는 무자비하게 초목을 찢어 인위적인 길을 두 사람 앞에 만들어놓았다.
"자꾸 밟으면 신발에 풀물 들어요."
그녀의 행동에 대한 설명인 듯, 간단히 말한 뒤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걷는다. 너덜한 풀들을 가차없이 밟고 앞으로 가며 말한다.
"전 계속 물에 있었는데, 선배는 그 근처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옷도 젖지 않았고."
단태를 콕 집어 관찰했다기보다 그 주변을 보고 했던 질문이라는게 그녀의 말에서 여실히 느껴진다. 혹시 필요하면 더 내지를 셈인지 지팡을 넣지 않고 쥔 채 느긋히 걸어가며, 지나가듯 한마디를 더 흘린다.
"지켜보는게 더 좋으시면, 선배는 중간에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앞으로 가는 곳, 거기서 할 것에 대한 얘기인가 싶지만 의미심장하기만 하다. 별 의미 없다는 듯이 말한 그녀는 내심으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634 #오늘도_자기들과 이거 너무 땃태다워서 웃어버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땃태 왼쪽 입가에 있는 점 콕콕 찔러보고 싶다 아악 전에 돌렸던 일상에서 한번 해볼걸~~ 그리고 괜찮아 나도 시트에 서술하는거 빼먹고 못하고 그러니까..! :D
>>635 헉 엉클톰 세상 친절한거 너무.. 너무 마음에 들어 나한테도 별의 맛 보여줘 엉클톰..!! (???) 어린 벨이 세상 천진난만한것도 좋은데 비스크돌 재료를 생각해보면 소름이 오소소 돋네 :0 이 와중에 진균 흔적 가리키면서 조언하는거 전문가 포스 물씬 난다 최고다~!
" 진짜 약처먹었어? 너 혼자 왔잖아!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아까.. 그 어디냐.. 그그.. 앉아서 쉬던데부터! "
레오의 기억에서는 그러했다. 내기를 이어가려면 4층으로 가야한다면서 혼자 일어나서 앞장서서 나갔다고. 뒤를 돌아 잘 따라오라고 말한뒤 따라잡기 버거운 속도로 이동했다고. 레오는 무서웠지만 내기에서 질 순 없었기에 덜덜 떨면서 어둠속을 헤쳐나왔고 여기까지 오자 주양이 아무런 말도 없이 막혀있을 계단을 바라만보고 있었다고.
장난치는 눈빛이 아니다. 레오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진짜인가. 이거 전부 진짜인건가. 레오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무서워서 흐흐흐, 하고 울듯이 웃었다. 삐걱삐걱하고 망가진 관절인형처럼 앞으로 가서 주양의 손을 잡았고 다시 삐걱삐걱 뒤를돌아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려했다. 빠르게 뛰쳐나간다면 또 무슨 일이 있을까 싶어서. 레오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얼굴로 고개를 돌리지않고 앞만 바라봤다.
" 가,가,가,가자.. 여,여기서는 보,보,볼 일 다 봤어. 가,가자.. "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행동해야 할 것만 같았다. 삐걱삐걱, 그렇게 레오는 앞으로 이동하려했다. 빛이 들어오던 그 지점. 그러니까 주양의 말을 빌리면 '세이브 포인트'라고 하던 그 지점부터 뭔가가 잘못되었다. 거기서부터 둘은 서로 다른 둘을 보았고 있지도 않은 4층을 향해 가려고했다.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 설명하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는 이야기. 레오는 침을 꿀꺽 삼키곤 떨리는 입술을 열어 말했다.
" 너,너, 이,이름하고 하,학년 그리고 기,기,기숙사 말해봐.. "
하나라도 틀린다면 그냥 이 자리에 놓고 혼자 가버리겠다고 레오는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진심이었다. 주양이 그 중 하나라도 틀린다면 그 자리에 놓고 냅다 달려서 자기 방이던 교수님의 방이던 달려갈 생각이었다. 빛이 있고 다른 사람이 있다면 무언가 안심될 것 같았으니까. 창문마다 달빛이 들어온다. 레오는 빛이 들어올때마다 고개를 돌려 얼굴을 확인했다.
>>645 이제 갱생루트? 를 밟을지도 모르고 최악으로 치닫을지도 모르구 옹알옹알....벨의 앞날은 랜덤인것이에요!
>>646 별의 맛! Mars 초콜릿은 정말 맛있답니다..캐드베리나 밀카도 좋아하지만 역시 근본을 찾으면 Mars랑 허쉬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 재료...오늘이 7월이니까요, 공포 특집이에요...우우우! 무~서운 독백이랍니다. 👻 전문가...((쥐구멍에 숨어요))((숨기 전에 음쪼쪼를 해요!))🥰
>>642 이런이런. 그래도 내 할짝은 멈추지 않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물론 땃태 소중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 상황은 어쩔 수 없었기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새벽갬성을 열일시켜야겠는걸~ 헉 나도 상상 안 했지만 이거 너무 대박 아니냐구.. 나한테 먼저 내기를 건 용기가 참 대단하다면서 어떻게든 이겨먹으려고 여보가 마법 맞아도 안 멈춘다는 데 청을 걸겠다고 하는 쭈 모습.. 아 상상 안된다 :p (????)
주양이 마지막 뭔가요...우리 주양이 절대 지켜..😭😭😭 그런데 2번 극대노 좀 멋있는 것 같아요.. 좀이 아니라 많이..((야광봉을 흔들어요))
>>654 감독은 영화를 계속 보니까 노래 같은거 여러번 듣는 사람처럼 질릴게 뻔한데 아직도 무섭다고 하면..😮 저는 도전..을 해보려고요! 만약에 제가 랑종 보고올게요! 하고나서 며칠간 밤을 새더라도 그러려니 해주셔요...집에 소금 뿌리고 자야할지도 모르겠네요...곡성도 엄청 손 떨면서 봤는데..🙄
>>653 주양이 소노~대노 변화 너무 좋다:p 아냐 할짝은 멈춰 스탑!(??) 그런 상황에서도 청이를 거는 거냐구. 청이 어리둥절해서 어이없어할 것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늘 그랬듯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법 맞아도 안멈출거라고 하는 주양이가 왜 상상이 안가는 거지? 난 지금 쭈양이가 단태 마주 보고 서서 자신만만하게 구는 것까지 상상했는데(?????)
설주 안녕, 좋은 새벽~! :D 헉 잊고싶은 기억 없구나 노빠꾸 설 멋지다~~! 세상아 덤벼라 하는 서리 당당해서 좋아! :D 사진 한장이면 아빠 찾아줄수 있다니 설이네 아버님도 분명 미인이시겠구만! :p
>>652 와아아 별의 맛! :D 맞아맞아 허쉬 맛있지! 나는 초콜릿 브랜드 디게 단순하게 가나 허쉬 크런키 ABC 딱 이 정도밖에 몰라서 다른거 맛은 뭐라 못하겠지만.. 그래도 분명 맛있을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드는걸~! 7월 기념 공포특집 독백 센스있고 좋다! 앗 귀신 이모티콘이 너무 귀여운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주도 쥐구멍을 애용하게 되었나..! 안돼 못들어가 못지나간다~ (꼬옥)(움쪼쪼쪼)
영 이상한 기분이 기분을 확 가라앉혔다. 담력훈련으로 기분 좋게 시작해서 이래저래 놀려줄 계획을 세우고 있었건만,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될 줄은 몰랐다.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어긋나기 시작했는지, 상상하려고 해도 감이 잡히지 않았기에 가볍게 포기한 채 당신에게 몸을 한껏 기댔다. 절대 놓지 않겠다는 것처럼, 두 손으로 당신의 팔을 꼭 잡았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두려움이라는 거,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이야.
그나마 조금 안심되는 것은 아까 전의 당신의 모습을 한 무언가에서 느껴지던 그 묘한 기분이 싹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다 이겨먹을것만 같은 느낌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지금의 당신 앞에서는 조금 안심해도 좋지 않을까. 새삼 또 다른 기분이었다. 맨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기는 했다만 지금만큼은 있어줘서 고맙다고 제 감정을 털어놓을 뻔 했다.
".. 아. 안돼. 나만 두고가지 마, 제대로. 장난 안 치고 이야기 할 테니까.."
복도로 나오기 전. 만약 당신이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면 이래저래 장난을 치면서 놀려먹을 생각이었다. 자신이 그 상황을 직면허기 전까지는, 지금의 이 질문 앞에서도 일부러 몇개 틀려가면서 당신에게 겁을 주었을 것이다. 허나 지금은 장난쳤다간 몸이 남지 않게 생겼다. 교감선생님. 저택. 엄청 무서웠어요. 돌아간다면 꼭 그 솔직한 세 마디 소감을 전달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거의 당신에게 안기듯 몸을 착 붙여왔다.
"서 주양. 주궁 5학년 학생대표.. 너랑은. 지금 여기에서 담력훈련 내기를 하러 왔고.. 허구한날 내기에 청을 거는 그런 사람. 청이 뭐냐면 내 패밀리어 이름이고..."
구구절절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마치 머글 세계의 박 씨로 시작하는 야구선수를 연상케 하는 느낌이었다. 그대로 놔뒀다간 개인 정보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신상을 싹 다 털어버릴 기세였을 것이다. 주양은 지금 그만큼 진심이었다. 허나. 당신의 입에서 포기 선언 대신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 이상. 절대 먼저 빼지 않겠다는 쓸데 없는 승부욕이 또 다른 재앙을 불러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막상 주양은 그것을 자각하지는 못 했지만.
".. 크흠. 그래서, 다음은 어디로 갈 생각인데? 역시.. 이대로. 내려가는 쪽이겠지..?"
여전히 뭔가 불안함을 느끼는 듯 목소리가 살며시 떨려왔다. 한번 좁힌 거리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주양은 그 와중에도 살며시 느꼈다. 지금의 이 행동, 다음날 밤에 또 떠올라버려서 분명 이불킥을 세게 하고 말 것이라고. 교장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방에 샌드백을 반입해와도 좋을 것 같았다. 쪽팔릴때마다 세게 때리거나 걷어찰 수 있을 테니까.
"방금 그 말 굉장히 멋졌어~ 자기야. 이렇게 대화해보는 건 처음인데 자기한테 반해버렸을지도 몰라?"
걸음을 옮기면서 단태는 펠리체의 말에 느물느물하게 대꾸했다.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자연스러운 태도였고, 자세였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맥이 풀릴 정도로 뻔뻔해서 태클을 걸 마음도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펠리체가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어찌됐든 그렇게 대답하면서 단태가 자신의 가슴께에 손을 올리고 감격스러운 자세를 취해보였다. 슬쩍 내린 선글라스 속의 암적색 눈동자로 윙크를 했을 때 움찔하는 반응을 놓치지 않았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그럼 우리가 이렇게 만나서 같이 걷는 것도 인연이라는 것에 동의하는거지, 달링?" 느물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단태가 히죽- 웃었다.
"자기처럼 예쁜 사람이 인사해준다는데 내가 거절할 리가 없잖아? 자기가 나한테 인사를 안해줘도 내가 먼저 인사를 해버리려고 했는데 말이지~"
주단태를 아는 사람 중, 단태를 보고 피하는 쪽이 더 많았다. 단태의 사람을 가리지 않는 능청스럽고 뻔뻔한 태도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그야, 자신을 보고 먼저 인사를 해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단태의 태도를 몹시 부담스러워했다. 당연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디핀도 마법은 실전에서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니까. 길고 억세게 자라난 풀을 밟던 단태가 지팡이를 꺼내서 디핀도- 하고 주문을 외웠다. 이미 잘려져서 만들어진 풀들이 다시 깨끗하게 잘려나간다.
"세상에, 자기야. 지금 걱정해주는거야? 굉장히 기쁜걸? 신발에 풀물이 들어도 마법으로 세척해버리면 되니까 괜찮다고 생각해. 그래도 자기가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니 밟는 건 안해야겠네~"
잘 잘려진 풀들과 잘려져 나간 풀들이 발밑에서 뭉개지며 특유의 소리를 냈다. 풀이 밟히는 특유의 바스락하는 소리였다. 적당히 풀들을 걷어냈다고 생각했는지 단태는 자신의 지팡이를 다시 집어넣으며 능청스럽게 대꾸하다가 펠리체의 말에 낄낄 웃었다. 동의하는 웃음이었다. 바다에 가까이 가면 더위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추웠고, 바닷물에 들어가면 물 안에서 느껴지는 냉기가 차가웠다. 체온이 낮다는 게 이렇게나 불편해서, 바닷물에도 쉽게 들어갈 수가 없다.
"자기야. 그렇게 말하면 내가 너무너무 궁금하잖아~ 대체 뭘하러 가길래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말하는거야? 이야기 안해줄거야? 응?"
지팡이를 넣지 않고 들고 있는 펠리체의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붙으며 단태가 은근하게 치대기 시작했다. 가볍게 어깨를 맞대고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물음을 던졌지만 단태는 펠리체가 이야기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656 >>6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해시를 준 진단이 잘못했다~! 근데 한번 써보고 싶기는 했으니까 만족! (???) 극대노 멋있어해주다니 고마운걸 :p 헉 근데 존댓말 쓰는 햇살벨 좀 대박일것 같다..! 지금 고풍스러운 말투 쓰는 음침벨도 좋지만 나긋나긋하게 존댓말 쓰는것도 완전 좋아 최고야! :D 둘이 만났을때의 캐미도 너무 잘 상상가서 흐뭇해..
>>655 >>658 1초의 망설임 없이 적은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땃태한테라면 손가락뿐만이 아니라 손 전체를 깨물려도 쭈주는 만족할 수 있어~! (???) 변화 좋아해줘서 고맙구! 그렇다 쭈는 늘 청이를 걸고 오늘도 청이의 어이는 곱게 털려 하늘위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땃태는 소중하니까~? 헐 너무 좋다 쭈 자신만만하게 서있을 때 땃태도 분명 평소대로 능글능글하게 웃으면서도 눈은 안 웃고 입만 잔뜩 웃고있는 모습.. 떠올려버렸구..!
>>659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괜찮아. 학원 사람들 다 친절하고 좋아서 쭈가 극대노할 일은 독백에서 본가 사람들한테 하는 거 빼곤 없을테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 주인쉨 꼴 좋다 ㅋ 하면서 자유를 찾아 떠나갈것.. (?)
>>66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맨날 내기에 걸더니만 너도 한번 엿돼봐라 주인쉨 ㅋ 하면서 절대 안 돌아올것 ㅋㅋㅋㅋㅋ.. 아니 맙소사 혼인신고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주가 어장와서 쓴 혼인신고서 벌써 10장 찍은 것 같지만! 하 좋아 설주가 펜 들었으니까 난 이제 도장에다가 인주 묻히면서 찍을 준비 하고있으면 되는거지..? (?????)
>>671 어머 쭈가 누구죠 저는 그런 사람의 의견은 모릅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이 어이는 앞으로도 계속 날아가지 않을까 싶어~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어이없게 태어났을지도 모르고! (청:?) 히히 좋아해주니 마냥 뿌듯하고 그러네! :) 맞아 계속 평소대로 여보자기하는거 너무 짱이다~!! 진짜 호칭 하나만큼은 계속 여보자기 하면서 서로 만들어진 관계 안에서 놀다가 딱 본심 드러내면 타이밍 맞춰서 그 관계 와장창 해버리는거 너무 최고야.. 이름 부를때 성까지 딱 붙여버리고 싶은걸! ㅋㅋㅋㅋㅋㅋ
" 한 번더 이상한 장난치면 진짜 쳐죽여버린다.. 진짜진짜진짜 진심이야.. 진짜 개밥으로 만들어버릴거야.. "
레오는 소매를 들어 슬며시 가득 차오른 눈물을 훔쳤다. 무언가 더 터진다면 정말로 울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는 죽기보다 싫었기 때문에. 새벽과 모두가 잠들었다는 상황 그리고 어둠속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그런 공포감이 잘 어우러져서 이런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았다. 교감선생님의 저택은 분명 아무 이상이 없을텐데 왜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차라리 다른 기숙사처럼 유령을 보면서 학교생활을 했다면 웃어넘겼을텐데 그게 아니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일까.
" 청이는 안 물어봤는데.. 오케이, 합격.. "
평소였다면 들러붙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을테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레오는 저도 모르게 꿈지럭대면서 주양에게 더욱 들러붙었다. 혹시라도 떨어질까, 그렇게 되면 여기에 혼자남을 것 같아서. 혹시라도 금새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지 않을까 싶어서 레오는 수시로 얼굴을 확인하고 꼭 끌어안은 한쪽팔을 몇 번이고 쓰다듬거나 주물렀다.
" 어,어? 그,그렇지.. 아,아래로 내려가야..지.. "
그만두고싶다. 생각같아선 이대로 그만두고싶다. 레오는 어느때보다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하면 끝낼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자신의 자존심도 지키면서 이 재앙을 끝낼 수 있을까. 저벅저벅 천천히 걷던 레오는 뭔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오' 하고 고개를 살짝 치켜들었다. 자존심도 지키고, 이 상황도 끝낼 수 있는 방법.
" 야, 들어봐. 이대로가면.. 또 무승부로 끝나지 않겠어? 하루종일 저택만 돌아다닐 수도 없고. 별로 무섭..지도 않고.. 슬슬 지루하잖아. 안그래? "
약을 파는것은 레오였다. 약먹었냐고 욕을 하던것도 레오였지만, 지금 약을 파는것도 레오였다. 레오는 후.. 하고 심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옆자리를 지키고 걸어가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 그러니까.. 그만..할까? 아니, 나는 상관없는데. 솔직히 조금 지루하기도하고, 재미도 없고.. 별로 무섭지도 않고.. 그러니까 이 쯤에서 그만하는..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든달까.. "
조금씩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굴욕이라면 이미 충분히 맛보았다. 그림 앞에서 언니라고 불러버린 그 사건. 레오는 아마 자기전에 이불을 몇 번이고 찰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학교생활을 하는 도중에도 몇 번이고 이불을 찰지도 모르고 누군가 언급하기라도 한다면 바로 달려들어 주먹을 얼굴에 먹여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걷던도중 어느샌가 빛이 들어오던 예의 그 '세이브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레오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털썩 주저앉아 숨을 고르며 진정하기 시작했다.
" 아니 뭐.. 더 하고 싶으면 더해도 되고. 난 다 괜찮아. 왜냐면.. 무섭지도 않고 그냥 지루할 뿐이니까...! "
>>672 어머님 본인 따님을 잊으시면 어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혹시 데려올 때부터 청이 조권은 이미 없던거야?????:0 ((청: 진짜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거 아니에요)) 맞아 맞아 진짜 계속 여보자기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균형 꼭 유지해야하고 누가 먼저 깨버릴까 하는 거 꼭 있어야함! 물론 깨는 건 눈돌아간 땃태여야하구ㅋㅋㅋㅋㅋㅋㅋ성까지 붙혀서 부르는 거 너무 좋구~~~:P
반해버렸을지도, 라는 단태의 능청스러운 말에 그녀는 맥이 풀리거나 어이가 없는 대신 다른 걸 떠올렸다. 그 때 그녀가 느꼈던 그건 과연 반해버렸다고 할 만한 감정, 혹은 이끌림이었을까. 상대를 두고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실례지만 자연히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솔직히, 그 날 이후로 그녀의 머릿속 대부분은 그에 대한 걸로 와글와글 했으니.
"반하면 곤란해요. 뭐, 지금 이렇게 같이 있는 건 분명 인연이 맞겠지만요."
그녀가 딴생각만 한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듯 들려오는 말에 대답도 착실하게 돌려주었다. 운명은 아니지만 인연인 것은 틀림없었으니. 그녀의 마법이 한번 훑고 간 자리를 단태가 재차 훑어내는 것을 보는 시선은 담담하다 못해 건조하다. 한결 깔끔해진 길을 걷자 좀전보다 풀 밟는 소리가 선명하게 났다. 정확히 두 사람 분 소리가.
"알아버린 이상 그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한다고, 자주 들었거든요."
이미 알아버린 것을 외면해선 안 된다.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수 없으니. 무뚝뚝한 아버지가 해주신 몇 안되는 말씀 중 하나다. 어떤 사실이든 사람이든 알게 되었다면 보이는 것 또한 자연히 될 테니 눈 돌리지 말고 제대로 보라고, 너는 그래야만 할 거라고.
"그쵸. 풀물은 지우면 그만이긴 해요."
방금 전 신발에 물이 든다며 풀 밟기를 그만두길 말했던 사람이 맞나 싶을만큼 흔쾌히 단태의 말에 수긍한다. 가벼운 말투만큼이나 의미 같은 건 없어보인다. 그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라고 말하는 듯이. 다만 단태가 옆으로 와 어깨를 맞대고 치근거리기 시작했을 때는 아까처럼 움찔, 반응해버렸지만.
"선배는 아마, 해본 적 없을테니까, 그러니까 쉽게 알려주면 재미 없을 거 같아서요."
목적지에 대한 걸 캐묻는 단태에게 그녀는 좀처럼 뭘 하려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예전, 그녀가 처음 이걸 경험했을 때 파이가 써먹었던 거다. 파이가 한 건 영 관심이 없는 그녀를 살살 약올려 데려가는 용도였지만 지금은 그녀가 말한대로 도착했을 때의 즐거움이 줄지 않게 해주려는 거였다. 방금까지 나눈 대화로는 아마 단태에겐 재미 없을지도 모르지만, 보는 건 또 느낌이 다를테니까.
"마법사, 머글 통틀어도 이런 걸 즐기는 사람은 찾기 힘들, 아니, 수가 적죠."
마법사는 아마 없다시피 하겠지만.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풀이 좀 덜 잘린 앞을 향해 다시 지팡이를 휘둘렀다. 디핀도.
".. 아.. 마음대로 해. 꼬맹이. 이. 이 언니가, 그런 걸 무서워할것 같기나 해..?"
차라리 당신의 손에 개밥이 되는 게 더 낫겠다 싶었다. 오히려 그런 엔딩이라면 차라리 숙적한테 지는 거니까 나중이라도 되갚아주면 그만이었다만 저 계단을 또 올라가거나 또 다른 뭔가에 홀려버려 이도저도 못 쓰고 그저 끌려가면서, 정말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는 건 자신이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타이밍 좋게 당신이 자신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주양 자신은 지금쯤 여기 있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하니 괜히 당신에게 더 고마움이 느껴졌다. 허나. 주양은 괜히 드는 생각이라고 판단하며 넘겼다. 그러는 게 자신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시, 시끄러워..! 내가. 말하겠다는 데 왜 이렇게 참견이 많아.. 나보다 짧으면서. 자꾸 이거저거 태클 걸면서 얄밉게 굴래..?"
그렇게 이야기하며 다시 한 숨 돌릴수 있었다. 조금 더 자신에게 붙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완전히 안도하고는 싶었지만, 아까의 상황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방금 전, 자꾸만 자신을 확인하며 돌아보고, 계단으로 이끌었던 당신이 당신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아버린 이상. 지금 이 장소에서만은 기세 좋게 아이컨택을 하지 못한 채 그저 앞만을 바라보며 걸었다.
그리고 꺼내어진 당신의 이야기에 주양은 한껏 집중했다. 맞는 말이다. 어차피 둘 다 빼지 않으려는 그 승부욕만큼은 드높았으니, 절대 도망치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당신 역시 겁을 먹은 듯 보였으니 더 밀어붙인다면 모르겠으나 그러기엔 자신이 중간에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이 없었다. 이 지경까지 겪고서 끝내 패배하는 것보단 차라리 적당히 둘러대며 물러나는게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오기보다. 앞의 결과를 내다보는 것. 다시 겜블러로써의 신념을 부여잡고서 주양은 뻣뻣한 미소를 지으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아하하.. 우리. 꼬맹이, 그랬구나..? 나는 즐겁고, 재밌고, 무섭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루하지도 않지만, 우리 꼬맹이가 그렇다면야 역시 이 언니가 양보해주는 게 맞는 일이겠지..?"
그렇게 말하면서 적당히 당신이 동조하기 위한 여지를 주면서, 또 다른 한 켠으로는 어떻게든 지금의 이 말마저 이겨먹기 위해 당신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반박해버리는 것이었다. 무섭지 않다는 것과, 그만 하자는 이야기만 제외한다면. 오늘 밤은 잠도 제대로 못 잘것만 같았다. 눈을 감으면 다시 한없이 높은 4층의 계단 위로 끌려가는 상황이 꿈으로 나올것만 같았다.
".. 뭐. 말은 이렇게 했다만! 역시 나도 우리 꼬맹이가 더 즐기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는거고~ 내기 쯤이야. 나중으로 미뤄뒀다가 해도 그만이니까.. 그치, 응?"
아. 세이브 포인트다. 이번에는 정말 세이브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무의식적으로 창문 밖을 내다보려는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시선의 사각지대. 촛점이 잡히지 않은 흐릿한 시선 방향으로, 검은 옷을 입은 뭔가가 손을 흔드는 인영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어둠에 익숙해지면 간혹 뭔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때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 역시도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하며, 벽으로 발걸음을 옮기지도 못한 채 당신의 곁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 근데. 우리 아까도 이러고 있다가 헛걸 보지 않았었나? 응? 여기 이렇게 있어도. 정말 괜찮은걸까나..~"
>>67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쭈.. 우리 딸 아니예요..! (급기야)(주양:(오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 부분은.. 과거에 대한 비설을 좀 더 써야 확실해질것 같으니까 보류! 드립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조권 그게 뭐예요? 가 되겠지만 :D (??)(청:이건 너무한거 아니냐고 XX..) 땃태가 먼저 깨주는건가 진짜 너무.. 너무 완벽한 썰이 되어버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 의식의 흐름이었는데 잘 받아준 땃주.. 짱이야..! :D (뿌듯!)
>>682 편하게 돌핀팬츠랑 반팔티 입고 잠들지 않을까 싶어! 이건 기숙사에서도 동일한 느낌이라는 짜잘한 TMI가 있다~! :D
>>690 (((아가씨풍은 아닌데요 선생님))) (((어쩌다가 이렇게 왜곡되어버린거죠???)))
>>691 오.. 과거사에 관련된 비설인가? 그런가? 오호오호 좋아. 그 과거사 모두 작성이 될 때까지 존버하겠어:D 쭈양이 과거사 기다릴게! 우히히. 조권 그게 뭐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짐)) 눈이 돌아가버린 땃태는 당빠 먼저 깨버릴 수 밖에 없다~ 보름의 땃태는 인내심이 매우매우 낮기 때문이지(?)(새벽 아무말러 등판) 잘 받아주다니 쭈주가 잘 풀어줬기 때문이지~~:p
외형 아이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마 탁)(?) 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괜찮아~ 나도 일상 이으면서 레오 귀여워서 엄마미소 지은 채 잇고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689 좋아 첼주의 새벽 구몬막타 완벽하고 깔끔하다~! 닿은 손에 부빗거리는 거 좀 끌리는데 역시 호감도 좀 높여야 가능하겠지..? 첼주가 전에 첼이 호감도 올리기 쉬워졌다고 했으니까 기대해봐야겠어 후후후.. (????) 앗 그리고 어렸을때 너무 맘아프다.. 88 밖에 못 나가게 해서 첼무룩해져서 아무말도 안하는 거 귀엽고 안쓰럽고.. 흑흑 나가도 괜찮아 7살 첼이를 괴롭히는 병균이랑 바이러스는 내가 이미 다 담가버렸다구~? (????)
>>693 호감도 이전에 쭈가 스킨십이 그만큼 할..려나...? 하면 반응하겠지만~~ 7살 때는 좀 괜찮았는데 혹시 모르니까 외출은 거의 못 했어! 체력도 빌빌댔고~~ 안대 못나가 하면 이제 그날은 잠들 때까지 볼 빵빵해놓고 놀아줄게~ 해도 막 저리가고 그랬다나~~ 균을 담가버리는 쭈주... 멋있어...!!
>>692 앗 맙소사 비설 아니고 독백.. 이었지만 관련 있으니까 상관 없겠지 :p 왜냐하면 그게 자리가 잡혀야 청이 서씨 가문에 쭈양이 애완동물 겸 패밀리어로 올 때부터 내기에 걸리기 시작했는지, 아니면 어렸을 땐 평범하게 아끼다가 딱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쭈가 어긋날때부터 내기에 걸기 시작했는지 정해질것 같으니까! :) 그 전에 패밀리어 설정을 캡틴한테 좀 물어보는것부터 해야할것 같구!
헉 새벽에 터져나오는 설정 내가 엄청엄청 좋아해! 보름의 땃태는 인내심이 매우 낮다.. 메모 완료~! :) 뭔가 쭈가 조금만 도발해도 금방 넘어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 앗 ㅋㅋㅋㅋㅋ 그래도 앞서 말했듯 의식의 흐름이었을 뿐이니까, 그대로 받기는 내가 부끄러운걸. 그러니까 둘 다 잘해줬다는걸로 결론! :D
>>694 얼굴에 손 닿게 하는것 정도는 할 수 있을거야! 챌이 백궁 사람이니까, 나도 가을 기운좀 느껴보자~ 하고 손등이나 손 대고서 키득키득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p 헉 그렇구나 못 나가서 뾰로통해진 첼이 심정도 이해가 가면서 동시에 못 나가게 하는 사람 마음도 이해가 가는걸..! 만약이라는 건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 거니까.. 아니 근데 잠들때까지 볼 빵빵해져있는거 진짜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뽀짝이 7살 첼이를 위해서라면.. 균쯤이야 순식간에 담가버릴수 있다~! (??)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펠리체의 반응을 보던 단태는 생각하며 능청스럽게 히죽- 미소를 지었다. 큰 반응이 없더라도 상관없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신경 써달라던가, 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요컨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치근덕거린다고 하더라도 정도가 있다는 뜻이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반하면 곤란하다는 대답에 단태는 어깨를 으쓱였다.
"자기가 그렇게 말한다면 반하지 않도록 노력은 해볼게~ 예쁘고 귀여운 사람을 앞에 두고 반하지 않는 게 어렵겠지만 말이야~ 일단 오늘은 자기와의 만남이 인연이라는 것에 치중하면 되니까- 다음에 만나게 되면 꼭 인연이 아니라 이정도면 운명이라고 이야기해버릴거야."
다른 생각을 한다고 신경써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 건 펠리체에게서 대답이 돌아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뻔뻔하게 보일정도로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대꾸하면서 단태는 걸음을 옮기는 걸 멈추지 않았다. 풀을 밟는 두 사람 분의 발소리가 제법 컸다. "굉장히 좋은 말이네." 선글라스를 썼기 때문에 가려진 암적색 눈동자가 샐쭉- 가늘어졌다. 알아버린 이상 그에 맞는 대우를 해야한다-인가. 느물느물 풀어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단태는 고개를 슬그머니 한쪽으로 기울여보였다. 그런데 그때 시체처럼 보이던 마법사와 마주했을 때 이 애랑 눈이 마주쳤었나.
어깨를 가볍게 맞대자 돌아오는 반응에 단태는 으흐흥- 하는 소리를 내보였다. 말에는 반응이 없는데 행동에는 반응이 돌아오는 게 만족스러워보이기도 하고 뿌듯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점점 더 우리 자기가 뭘 하려고 하는 건지 궁금해지는데? 도착할 때까지 힌트도 주지 않고 꽁꽁 숨길 셈이야, 달링?"
나란히 서서 맞대고 있는 어깨로 가볍게 툭 건드려보며 단태가 선글라스를 내려서 호기심에 반짝반짝거리는 눈으로 펠리체를 물끄러미 응시하며 궁금하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던지는 질문이나 하는 태도가 궁금해하는 것과 거리가 멀기는 했지만. 쉽게 알려주면 재미없을 것 같고. 자신이 해본 적이 없고. 더 나아가서 마법사도, 머글도 즐기는 사람이 적은 것이라. 태생이 순수혈통인 것도 있지만 단태는 취미라고 할 법한 게 없는 축에 속했으니 펠리체의 말에 궁금증과 함께 호기심이 이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펠리체가 외우는 주문에 앞을 막고 있던 풀이 잘려나갔고 단태는 주문이 아니라 맨손으로 풀들을 잡아 옆으로 밀어냈다.
"자기가 나한테 뭘 보여주려는지 점점 더 궁금해지는데~"
//땃쥐가 슬슬 손이 느려질 시간이 다가와서 답레는 편할 때 올려줘! 텀..느려도 이해 부탁해88
말은 언제나 살벌했다. 혀 끝에 날이 서있는듯이 말했다. 그럼에도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니 이 무슨 모순일까. 레오는 이전에 얘기하던 그대로 손을 슥 들어 두 손가락으로 주양의 입술을 톡톡 쳤다. 혀를 뽑아버린다느니, 주둥이를 조심하라느니 하는 이야기들.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이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빛이 들어오는 그야말로 세이브포인트. 레오는 끝까지 자존심을 놓지 않는 주양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괜히 소리를 좀 질러보았다. 그러면 무서운게 좀 가실까 싶어서. 레오는 어떻게든 이 정신나간 짓을 끝내야한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죽어도 자기가 졌다고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주양도 마찬가지일것이라는 건 잘 알고있었으리라. 여전히 공포가 가시지 않아서 복도 끝에서 누군가 손짓하는 것 같았고 창문 밖에는 이 안으로 들어오려는 무엇인가가 있을것 같았으며 어느샌가 주양이 아닌 그 누군가가 되어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미쳤다.
" 다리도 아프고 재미도 없으니까.. 야, 다리나 펴봐. "
선택권따위는 주지 않겠다는듯 두 손으로 다리를 잡아 쭉 펴고는 아까처럼 머리를 기대고 누웠다. 허어- 하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심호흡을 하다보면 또 안정이 되는 기분이다. 그래도 학생대표라는 사람이 같이 있으니 조금은 나은 기분. 레오는 이쯤에서 슬슬 승부를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제발 물어라. 제발 물어라. 레오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 정도면 많이 양보했으니 너도 조금만 양보해서 이 제안을 받아들여주기를. 레오는 눈동자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다가 무서운건 이제 지쳤다. 당분간은 어두운 곳은 제대로 다니지도 못할 것 같았고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오늘 자는것도 제대로 못자지 싶었다.
>>702 맙소사 이렇게 또 동트기까지 얼마 안 남았나.. :0 좋아좋아 캡틴한테 질문하고 청이가 어찌 될지 결정해야겠어 후후후.. (음흉)(???) 앗 기대해준다니 그 기대 져버리지 않겠어! 랄까 아직 글 시작조차 못 하기는 했지만.. () 금방 넘어가면서 행동 거침없어지는거 너무 멋있고 짱이야 전에 이벤트에서 좀비 때릴때부터 느끼긴 했지만~! 맞아맞아 나도 재미있었구 나중에 극대립 땡기면 이 상황 또 떠올리면서 만족해야지! (?) 야호 좋아좋아 결론까지 완벽해~ :D
>>705 우히히히.....아냐. 방향이 정해지면 금손 쭈주는 독백 하나 정도는 뚝딱 적어낼 수 있을거라고 땃쥐는 생각해. 쭈주는 금손이니까!:D 약간 버니때랑은 느낌이 달랐지:p 버니때는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재보고 했으면 좀비 마법사((우리는 그 마법사를 좀비라고 부르기로 했어요))때는 시기가 시기여서 바로 덤볐고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게 씹뜯맛할정도인가?:0 그러게 벌써 동틀 시간이 얼마 안남았어....하지만 쭈주 매일 다섯시 넘어서 자잖아(????)
>>698 아하! 호오 그럴러면 첼이도 쭈한테 호감도 좀 쌓아야겠는걸? 이건 쌍방이 같이 일정수준으로 친해져야 될거 같으니까~~ 음... 얘가 뭘 좀 하려나...?! 사실 나가도 괜찮은데 저런 모습이 귀여워서 일부러 안 된다고 할 때도 있었대...첼이 어머님 피셜...ㅋㅋㅋㅋㅋㅋ 균을 담가버리는 쭈주 멋있지만 애기 첼이는 무서워서 숨어버렸대 쟌넨!(?)
>>709 끄아앗 금손이라니 늘 늘 부정하지만 나는 그저 글을 두서없이 길게 쓸 뿐이라구 금손이라니 당치도 않다..! :p 맞아맞아 버니때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구! 아니 그러고보니까 분명 머글 사냥꾼 뭐시기였던거 같은데 어느새 좀비가 되어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좀비가 더 친숙(?)하니까 좀비인걸로 결론~ 바로 덤빈 땃태 너무 멋있었다! :D ㅋㅋㅋㅋㅋㅋㅋ 그럼그럼 땃주가 잘 풀어주기도 했으니 충분히 씹뜯맛즐할 가치가 있고! ㅋㅋㅋㅋ 나 분명 시트 처음 냈을땐 캡틴이랑 같이 칼잠자러 갔는데 어느순간 새벽러가 되어있고.. 좀 더 어장 사람들이랑 익숙해지고 나서는 밤샘러까지 진화해있고.. ×Q+ 뭐 그만큼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의미기는 하지만~!
>>714 쭈주는 금손 반열에 들어야한다. 이건 첼주도 인정할 사실이야!:D 그런 소소하지만 확실한 걸로 변화를 주고 싶었어:) 어..그 마법사 뭐였더라. 원래 좀비가 아니였어????? ((대체다)) 아냐 난 썰풀이 못하기 때문에 씹뜯맛즐할 게 없다구??: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들 그렇게 어장에 진심이 되어가며 시트캐들을 덕질하고 썰풀이를 즐기게 되는 것이지.....우히히. 요코소!!! 밤샘러에!!!XD
>>712 쭈랑 호감도 쌓아가는 건 쉬울거야~! 막 진짜 대놓고 싫어하거나 자존심 벅벅 긁어버리지만 않으면 진입장벽 매우 낮음이니까. 아마 첫 일상만에 주궁 기숙사 영입후보(?)+룸메라는 이유로 은근슬쩍 시도해보기도 할것 같은걸! :) 첼이 호감도 쌓아가는 게 우선이겠지만 :p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케이 첼이네 어머님 좀 좋다 애기 첼의 귀여움을 보려고 일부러 그럴때도 있다니! 우리 뽀짝이 첼.. 뽀짝.. 쁘띠.. 쁘띠첼 (?????) 앗 안돼 숨지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쁘띠첼~ 어디있을까~? 찾으면.. 쓰다듬이랑 뽀담을 동시에 선사해주지.. (음침)(글러먹음)
>>715 아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찐 금손 둘이서 기만함다..! 이건.. 이건 기만이다...! 흙손은 그저 흙흙하고 운다구 흙흘그.. (???) 뭔가 그런 모먼트도 엄청 좋은것같아 조금 소소하지만 변화가 뚜렷한? 특정 상황에서 애가 이렇게 행동한다는걸 확실하게 잘 보여주는것같아서 마음에 들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좋아 머글 사냥꾼 김좀비였다는걸로 결론~ (????)(마법사:내가 이러려고 어둠의 마법사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호오.. 땃주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아니라구! 우리집 가보로 남길 썰풀이었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그럼! 시트캐 덕질.. 썰풀.. 아주 재밌어~! :D 좋아 어서왔다~ 이럇샤이마세!! (이거 아님)
>>717 찐 금손은 누구인가....:0 혹시 앵커를 잘못한 거 아냐??? ((새벽의 아무말러)) 나도 같이 울어 흙흙흙하고 울어 흙흙...88 쭈주가 동의해줬으니까 이건 내가 뿌듯해해도 되는 거겠지? 우히히 ((뿌듯해하는 땃쥐)) 하지만 아조씨...그 마법을 맞고 멀쩡했던 게 너무 임팩트가 강했는걸 마치 좀비같아서:( 가보는 너무 갔잖앜ㅋㅋㅋㅋㅋ앟ㅋㅋㅋㅋㅋ땃쥐는 창피해서 그만 사망해버렸어! 없어!(?) 이랏샤이마세!!!!!!((대체)
>>71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다시 봐도 앵커도 문제 없이 제대로 걸었고 비유도 완벽하게 잘 썼는데! 안돼 땃주는 흙흙 하지 말고 금금금 하면서 울란말이야..! (????) 그럼그럼 당연히! 뿌듯해해도 된다! 오너 생각과 다른 사람 생각이 동일하면 그건 진짜 잘 짜둔 모먼트라고 생각하거든 :D 그건 맞아 생긴것도 빼박 좀비였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안돼 땃주..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랬지만.. 내가 허락하기 전까진 절대 사망 못하는거 알잖아...? (힐)(예토전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받아쳐주는 땃주 아주 친절해 최고야~! :D
날선 이야기가 이어지자 주양은 기다렸다는 듯 씩 미소지었다. 그래. 이래야 평소같은 모습이자, 진짜 당신이지. 눈에 보이기만 하면 늘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험한 말도 주고받지만 없으면 그 누구보다도 허전할것만 같은. 더는 긴장할 것 없다. 오롯이 지금의 상황 앞에 안도하며 안심하기만 하면 된다.
"아하~ 그런 거였어? 무섭거나 한 게 아니지? 하긴. 꼬맹이는 푹 자야 키도 무럭무럭 크니까~ 언니의 성장판도 우리 꼬맹이의 성잔판에 안 지려면 푹 자는게 옳은 선택인것 같기도 한걸~?"
그냥 동의해. 혹은 그럼 그렇게 하자. 식의 간단한 이야기를 꼭 잔뜩 꼬아버린 채 그렇게 내놓는 것 역시 주양의 습관이었다. 허나 그 이상은 가지 않았다. 더 도발했다가 행여나 당신이 기껏 준 이 기회를 다시 철회하고 더 나아가자고 이야기할까봐. 그런 상황이 온다면 분명 또 자신은 피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정도 빼기로 한 생각이 든 시점에서 그런 길을 택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다. 딜교로만 따지자면 이미 자신이 충분히 얻어갈 건 얻어갔으니. 물러서도 크게 나쁠 건 없지 싶었다.
"아이 참. 또야~? 내가 분명 말했을텐데. 이 언니는 꼬맹이가 하란대로 순순히 하지 않을 거라고. ... 그치만 뭐, 그렇게 해도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조금 억울하네. 너가 거기 누우면 난 누구한테 기대서 누워? 그런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던 주양은 이윽고 피식 웃었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나 싶었다. 당신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한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황이었다. 자신의 멘탈이 평소같았다면 무슨 접이식 침대 취급한다면서 또 티격태격했을 테지만 지금 그러기엔 주양의 멘탈은 간신히 부여잡고만 있는 상태였다. 누운 당신을 빤히 바라보던 주양은 다시 머리카락으로 장난을 쳤다. 몇번 쓰다듬어보기도 하면서.
"오호라. 나는 승부가 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치만.. 역시 너의 말대로 하는 게 좋겠어. 넌 언제까지나 내 라이벌이어야 하니까, 압도적으로 눌러버리는 건 재미가 없잖아?"
가끔은 이럴때도 있고 저럴때도 있어야 즐길만한 승부인 법이라면서 주양은 고집을 한 풀 꺾고 여유롭게 웃었다. 당신의 눈빛을 읽었기도 하고, 그것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도발한다면 다음은 안봐도 뻔했으니까. 서로 다시 승부욕에 불을 붙이고, 결국 상처만 남을 싸움을 이어갈 뿐이다. 내기는 나중으로 미루겠다는 여지를 남겨봐야 지금과 다른 장소에서 또 비슷한 과정을 밟아나갈 뿐일지도 모른다. 설마 일어나자마자, 또 아까처럼 잘못된 환영을 마주하진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일어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 대신. 5분만 쉬었다가 가자. 정말 딱 5분만. 너도 조금, 안정을 취할 필요가 있을 테니까.. 물론 그 사이에 잠들어버리면.. 하. 모르겠다. 나도 자버릴거야?"
정말 그런다면 차라리 깰 때까지 기다리거나 하는 것보단 잠들어버리는게 더 낫지 싶었다. 놔두고 간다면 분명 아까처럼 헛걸 볼것만 같다는 기분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면, 사람이 둘 있으니까 귀신이 한명이라고 가정할 때 건들 확률은 50대 50. 절반의 확률은 크면서도 작은 것이었으니, 충분히 걸어봄직한 내기라고 생각한 것이다.
"뭐, 딱히 너가 아까 편하다고 해서 5분 휴식을 준 건 아니니까 행여나 오해하지는 말고~"
안 해도 될 쓸데없는 이야기를 굳이 덧붙여가면서 주양은 몸을 슬쩍슬쩍 끌어 벽에 등을 기대었다. 아무것도 없는 장소를 등지고 있는 것보다 벽을 등지고 있는편이 훨씬 안정되기도 하고 무언가에 기댈 수 있으니 편안했다.
>>724 아이 왜 재워버리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어남)() 앗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새벽 아무말이 낳은 결과였지만 써준다면 내가 많이 뿌듯할거야! 겸사겸사 짤막한 썰도 듣고 우후후후.. (?) 오들오들 떠는 쁘띠첼 귀여워 볼따구 콕 찌르면 바나나푸딩처럼 말랑할것같아.. (????) 앗 그것도 좋다! 서로 일상 구하는 타이밍이나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돌렸다면 선관 느낌으로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풀어나가도 괜찮을 것 같은걸~! 첼주 굿아이디어! :D 아니 근데 금손에서 첼주가 빠지다니 평화협정을 깰 시간이.. 찾아왔나.. (???)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으나 속으로는 땅을 치고 후회했다. 현궁은 겨울이라는 것을 망각한 게 큰 오산이었다. 주작님. 그냥 현궁으로 잠깐 피서 오세요. 엄청 시원할테니까. 속으로 하염없이 그렇게 외치며 주양은 오들오들 떨었다. 그 와중에도 꿋꿋하게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게 누가 본다면 벌칙을 수행하러 온 것으로 보일지도 몰랐다. 추위에 약한 청은 이미 주양을 버리고 기숙사로 날아가버린지 오래였다. 하여튼 밉상이다 밉상.
그렇게 짤막하게 현무의 물을 얻으러 온 이유를 밝히고, 성공적으로 물을 받았다면 주양은 기숙사로 빠르게 돌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얼른 사감님께 가져다 주었겠지.
>>726 오키 알았다구~~ 근데 지금은 답레가 먼저니까 아마 오후나 저녁쯤 한번에 써서 올릴거 같네~~ 그때까진 기다려달라구★ 바나나푸딩 ㅋㅋㅋㅋㅋㅋㅋ 콕 찌르고 볼냠하고 싶어지는 감촉이네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이제 그 충격받은 고양이 표정으로 다시 엄마 뒤에 숨어서 또 오들오들 떤다 ㅋㅋㅋ!! 마침 같은 방을 쓰게 됐다는게 좋은 계기가 될거 같더라구~ 언제까지고 일상 돌리는 것만 기다리기도 감질맛나구~~
>>730 모기 잡는 거 포기했다. 빠른 모기 자슥....88 어차피 곧 잠들 것 같아서 썰은원하나 반응이 느릴 것 같아서 괜찮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흙진흙....8ㅁ8((더 함)) 크아악 어째서야 아냐 날 죽게 내버려둬 불로불사는 사양이야 상상했는데 못죽고 현생 시달릴 거 생각하니 지독해!:0
>>731 앗 당연하지~! 돌리고 있는 일상이 우선이니까 짤막한 썰은 언제든 편할 때 주면 된다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쁘띠첼이는 분명 그럴거라고 믿어 말 나온 김에 쁘띠첼이 볼냠도 해버리겠다 후후후.. (지옥의 첫째 쭈꾸미가 나타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닌데~ 사탕 사줄게 바깥공기 좀 쐬지 않으련..? (???) 맞아맞아 역시 룸메 설정만큼 좋은 계기는 없지! :D 앗 내가 이해력이 딸리는 시간이라 그런데, 이벤트 끝날 때까지 일상 못 돌렸으면 그때 가서 짜는걸까 아니면 지금 미리 짜는걸까? :)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 줄 알았지.. 감당 가능하겠나..? (스승)(선생님이 칼 꺼내는 소리)(?????)
>>73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뿌듯하구만~!
>>733 나쁜 모기녀석 감히 우리 땃주한테.. 안되겠다 모기 담가버리러 출동~~ (????) 앗 응응 오케이~! 아니 근데 왜 더 진흙진흙 하는 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이것도 금손의 기만으로 간주할 것을 나 흙꾸미는 선언합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땃태의 서사와 비설과 독백을 다 풀기 전까지는 절대 그렇게 못 두지! 불로불사.. 영원불멸.. 히히히히 ()
>>739 쭈주의 말이 순간 호그와트 비밀지도 주문이랑 겹쳐보여서 따라해버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마 탁)) 세상 모든 모기들을 없애줘 쭈주에몽(????) 땃쥐는 금손이라고 하면 더 진흙진흙하고 우는 사람이라구~~~~~((아니다)) 땃태 서사랑 비설 별거 없는데....미래가 정해지지 않아서 주변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이 아이의 미래는 어둠의 마법사냐 아니냐가 갈라진다:D
>>740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린 건 아니었는데! 근데 따라하는 땃주 뭐냐구 귀엽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다다담) 오.. 오케이 지구파괴폭탄...~~ (?????) 어허 쓰읍 왜 반대되게 우는거냐구~ 그렇다면 좋아 땃주는 흙손이다 라고 할 줄 알았지! 절대 그렇게 안 할테다 땃주 금손!! 우주최강금손!! 빛이나는금손!! 미다스의 황금손 야호~~ () 앗 미래에 어둠의 마법사가 되냐 아니냐가 갈리는건 별거 없는게 아니라구 생각하는데 :0 어느쪽이든 좋겠지만 역시 땃태의 행복을 위해서는 어둠마법사 루트 막아야 하고.. 근데 어둠마법사 땃태 짱 멋있을거같아서 보고싶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땃주에게는.. 잠을 줘야만 할 것 같은데...? :0
거듭 운명을 언급하는 단태의 말에 조금은 단호하게 말해주고 힐끔 보았다. 그녀의 눈에 비친 단태는, 인연은 몰라도 운명은 안 믿을 거 같은데, 굳이 굳이 운명이길 바라는 것처럼 말하는 이유가 뭘까 싶었다. 정말로 아무 의미도 없는 걸까. 그래서 더 과장하는 걸까. 선글라스 뒤의 검붉은 눈이 드러날 때마다 달빛을 받던 붉은 눈이 떠오른다. 같은 듯 다른 눈은 모두 한 사람의 것이다. 그 때의 모습도, 지금의 모습도.
그녀가 아버지의 말을 인용한 대답에 단태가 좋은 말이라 하기에, 말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걸로 대신했다. 그녀도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말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시야를 바로잡아주는 말이라고.
"도착하면 알게 될 텐데, 미리 떠들 필요가 없는걸요. 모른 채로 갔을 때, 선배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해서요."
막상 다다른 후에 알게되면 이런거였냐는 반응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뭐든 도착해봐야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것도 그거지만 단태가 어깨를 툭 건드린다거나 호기심 어린 눈빛을 쏠 때면 그때마다 움찔, 하고 반응해버린다. 머리보다 몸, 이성보다 본능이 앞서는 그녀다보니 위화감을 갖고 있는 단태의 행동에 일일히 반응이 안 나갈 수가 없었단다. 행동에 약하기도 하고.
"거의 다 온 거 같네요."
단태가 맨손으로 풀을 밀어내는 건 말리지 않은 채 잠자코 걸어가기만 하다가, 수풀이 끝나고 흙바닥, 사람의 발길이 탄 곳이 보이자 거의 다 왔다 라고 말한다. 그 즈음에서 주변을 보면 올라온 길이 경사진 길이었구나 싶을거다. 급하지 않고 완만한 경사를 제법 올라왔기 때문에 적당히 얕은 산이라도 올라온 듯 하지 않았을까. 그만큼 느긋히 걸었으니 체감은 잘 되지 않았을 지도 모르지만. 길이 바뀐 뒤에는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수풀 대신 나무들 사이를 걸어갔을 것이다.
>>74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대 도망 못 가! 우리 귀엽고 뽀짝한 쁘띠첼이는.. 파이 대신 등장한 지옥의 첫째 쭈꾸미가 데려가도록 하지! 되찾기를 원한다면 위대한 항로에서 결판을 내자! (??????) 음~ 사실 이벤트 끝날때까지는 기다려보고 싶었는데 첼주 이야기대로 마냥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서 조금 걸리네. 그래도 괜찮다면 일단 끝날 때까지는 기다려볼 생각이야! 그동안 다른 캐들이랑 일상 돌리면서 타이밍 재보면 되는 거니까 :) 내가 멀티까지는 가능하기도 하고! 첼이랑 쌓아갈 서사도 다른 캐들이랑 쌓아갈 서사처럼 똑같이 중요하니까, 썰로만 만족할수는 없지! :D
>>744 하루 날샌다고 죽지는 않을거야. 암..죽을만큼 괴롭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안죽음~~~~:p 그러니까 더 떠들겠다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으셈! ((아니다. 현생이 막는다)) 근데 진짜 보자마자 떠올라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따라할 수 밖에 없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쭈주에몽 하는 김에 현생도 박살내줘(????) 크아악 쭈주가 날 쑥쓰러움에 죽이려하고 있어 으아악.......o<-< 별거 없는 거 맞아:D 어느쪽 호감도가 더 높냐에 따라 당신의 땃태가 바뀝니다(게임 광고톤) 어둠 마법사 땃태면 그냥 막연하게 집착광공 느낌으로 생각 중이야 ((이건 농담입니다))
>>743 (아가씨 풍 잠옷에 흐뭇)(땃태 옆에 첼이 앉혀줌) 그치만 너무 잘 어울릴 거 같은 걸! 이건 절대 입혀야겠는걸 !!! (광기)
그 머야 정체를 모르겠어서 느끼는 위화감이라 딱히 경계를 하는 건 아니라구~~ 아니 근데 지금 답레를 끼적이겠다니... 땃주 안자...?!
>>746 파이...의문의 1패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대한 항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쭈주 드립 진짜 너무 찰져 쭈꾸미라 그런가(???) 머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는게 말이 기다리는거지 이렇게 잡담도 하고 짤짤한 썰풀이도 하니까 그렇게 미안할거 없어~~ 쭈주 멀티를 시키는 건 미안하기도 하고 ㅋㅋㅋㅋ 금손님을 멀티로 고통받게 할 순 없지...! 그러믄 끝날 때까지 각 한번 잘 재보는 걸로~~ 땅땅땅!
조랭이떡이래니까 쭈랑 렝이 둘 얼굴 그려진 조랭이떡이 상상됐(그만) 이미지적으로도 괜찮은거 같기도 하고 ㅋㅋㅋ 귀여운 쭈렝조랭 콤비~~
>>747 현생이 막으면 전혀 안 괜찮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멈춰.. 이 강을 건너지 마...! (??) 앗 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포기반 스레에 시트 냈더니 나도 오늘부터 해포 마법사가 되어가나봐.. 앗 현생 박살은 지구파괴폭탄으론 모자랐나 좋아 은하파괴폭탄~~! 다터춰 다뿌셔~~!! (????) 후후후 그치만 죽으러고 한다면 다시 힐을 해줄 거라구..? 절대 이 삶에서 벗어날 수 없지! 게임 광고톤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의 땃태를 선택하고 키워보세요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농담이라고 했으니 오피셜은 아니지만 집착광공 땃태 최고야 끝내준다..! (???)
>>749 파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쁘띠첼이가 더 우선이었으니까 후후후..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비루한 개드립 찰지다니 고맙구 음 아마 쭈꾸미라 상식을 벗어나는 일을 많이 떠올려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 앗 좋아좋아 첼주 친절의 친절함에 쭈꾸미는 감동받고 만 것이야.. 멀티는 괜찮아! 크게 고통받는다 정도의 느낌은 아니었으니까 :) 물론 텀이 길어지는 게 흠이기는 하지만..! :p 좋아좋아 각도기 사러 갔다와야지~ 아니잠깐 내가 금손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자연스럽게 숨겨두다니 하마터면 못 찾고 넘길뻔했잖아..? (자연스럽게 빼고 대신 흙손 삼어두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그거 좀 귀여운데..! 서로 떨어지려고 안간힘을 쓸 것 같기는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쭈렝조랭 콤비 이거 어감 마음에 든다! 물론 쭈가 이 사실 알면 나는 귀여운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서 빼앵거리겠지만 쭈는 모니터 밖으로 못 나오니까.. 후후... ()
>>749 아ㅋㅋㅋㅋ당연히 그런 의미의 위화감인거 알지ㅋㅋㅋㅋ그 반응이 너무 재밌어 즐거워 짜릿해(????) 아까 쭈주한테도 말했듯이 하루 안잔다고 죽지는 않워:D 이렇게 된거 조금 떠들다가 출근 준비하지 뭐:P
(단태는 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니 대체 광기ㅋㅋㅋㅋㅋ이 참치,,진심이다,,,,
>>750 ㅋㅋㅋㅋㅋ하지만 현생은 이길 수 없는걸 호기롭게 맞섰지만 박살나는 건 나였다를 매번 경험하는걸8ㅁ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해포 마법사가 된거면 호그와트로 가서 내 최애 헬미온(?)에게 안부를 전해줘. 왜 하필 론이여야했니 하고.......((정줄 놓음)) 우히히히 다 부숴져버려라!!!!XD 파괴 망각!!!!! 그거 맞아. 당신의 땃태를 선택하여 키워보세요~~~ 그거(?) 집착광공 땃태를 왜 마음에 들어해 히엑 안돼. 걔는 지지야 지지. 속썅이 아니라 그냥 썅이라구(??????)
로맨틱하고 낯간지러운 말들을 매번 익숙하게 뱉어내고 그에 걸맞는 행동들도 자연스럽게 하지만 사실 주단태는 누구보다 운명을 믿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운명보다는 순리라는 말을 더 좋아했고 변화라는 단어를 좋아했다. 운명을 믿지 않으면서 계속 운명이라고 재잘거리는 이유는, 단태의 깊은 곳에 내제되어 있는 본성이라는 것이 운명과 맞닿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는 암적색 눈동자가 깜빡여지다가 샐쭉해진다. 경박하고 불성실하고 가벼운 사람. 지금은 그것이면 된다. 언제 사뭇 진지한 말을 떠들어댔냐는 양, 단태의 태도는 예의 가벼운 태도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더 기대가 되는걸? 얼마나 멋진 걸 보여줄 생각이야? 나한테는 지금 자기와 있는 이 시간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다운 시간인데~"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내거나 어깨를 툭 치며 거리감 따위 없어보이는 태도로 대할 때마다 보여지는 반응에 단태는 펠리체가 자신에게 위화감을 느끼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행동으로 치대는 것에 반응하는 건지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갔다. 그때 눈이 마주친 거라면 지금의 반응은 자신을 향한 위화감에 가까울 터. 거의 다 왔다는 펠리체의 말에 풀을 밀어내던 손을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비틀어서 꺽어 치웠다. "제법 경사가 있는 곳인걸? 이런 장소는 어떻게 아는거야? 혹시 자기~ 여기 와본 적 있어?" 완만한 경사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고 단태는 꽤나 자연스럽게 말을 받았다. 길이 바뀌고 사람의 손이 탄 숲길이 드러났다.
"일단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물어봐도 될까, 달링?"
모습을 드러낸 나무 중 하나를 툭툭 두드리면서, 단태가 물음을 던지고 선글라스를 벗어서 단추를 두개쯤 푼 하와이안 셔츠 앞섶에 꽂았다.
막 쭈주 지금 의식의 흐름으로 레스 쓰고 있는 거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괜시리 쑤담해봄)) 아니 임페리오가 왜 거기서 나와ㅋㅋㅋㅋㅋㅋㅋ으아악 안돼 쭈주 그길을 가면 안돼ㅋㅋㅋㅋㅋㄲㅋㅋ8ㅁ8 맞아 모기가 잘못했다 그러니 모두 박살나버려!!!!우히히!!!!(????) 오피셜..오피셜인가? 쓰읍 맞는 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막 그러네?:D 약간 쓰고난 뒤에 어....싶은 기분이 종종 들기도 하고:q
>>0 [황보 민/교감선생님이 찾는 것.]-수행 집안의 오점이라. 흥미로운 이야기였지만 더 캐낼만한 이유는 없었다. 민은 먼지 쌓인 찬장을 손끝으로 쓸었다. 예민한 노인처럼 손에 쌓인 먼지를 보다가 이유없이 입바람으로 먼지를 날려버린다. 로켓이라함은 보통 안에 사진이 들어있기 마련이었다. 운 좋으면 안의 내용물이라도 확인할 수 있을지도. 악취미적인 호기심이 고개를 들었다.
"어디보자..."
호기심이라는 장작을 받은 민은 평소처럼 마냥 무기력해하진 않았다. 찬장을 뒤적이는 모습만 봐도 제법 열정적으로 보였다. 오래된 문을 열고 접시와 바구니를 한 번 들었다 놓기를 반복한다. 뭐가 있을 것 같진 않다만, 흥미가 이곳에 닿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의 요구였다.
>>0 [황보 민/교감선생님이 찾는 것.] 완료합니다. 민은 학교에서 제공해준 부엉이에게 편지를 건넸다. 매번 왔다갔다 해야하는 일이 여간 고역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진지하게 새를 패밀리어로 들이는 걸 고려해본다. 그때, 힘찬 날갯짓 소리와 함께 부엉이가 저택을 떠났다.
밍주 안녕 그리구 맛점~~ 캡틴도 안녕~~ 진행 얘기가 잠깐 나왔구나? 나도 하루 안에 진행 끝나는게 좋더라. 그래야 끝난 담에 일상 구하기도 쉽구 깔끔하게 떨어지는 느낌도 좋구. 그래도 캡틴이 제일 덜 무리하는 쪽이 제일이라구~~ 보니까 주말에도 일하는거 같은데 이동하면서 레스 쓰고 그런거 보니까 좀 걱정되드라... 너무 무리하지말라구~~
>>8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흑흑 나 홀로 와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니.. 서러워서 안 되겠다 전향서.. 각..!!! (???)(아님)
맞다. 나 질문이 몇 개 있어 :) 이 세계관에서 패밀리어는 뭔가 좀 특별한 생물 취급으로 막 수명이 그냥 동물보다 길고 그럴까 아니면 그냥 애완동물 느낌으로 수명이 그냥 생물하고 같을까? 그리고 동화학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데리고 있던 애완동물도 그냥 그 때부터 패밀리어라고 부르게 되는거야?
편히 있어도 된다는 말에 그가 웃었다. 다른 대꾸는 하지 않았지만 다시 널널한 자세로 돌아가지 않은 것을 보면 쭉 제대로 앉아 있을 생각인가 보다. 별달리 제 앞에 있는 상대가 사감이라 부담을 느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화 태도는 예의의 측면이라 생각하는 성격이다 보니.
"그렇지만 그 자유도 가겠다고 통보는 해주고 찾으러 갔다면 좋겠어서요……. 우리 개는 왜 목욕을 싫어할까요?"
물놀이는 좋아하면서 모순이 따로 없다. 일단 붙잡혀서 단장 당하는 과정을 싫어하는 게 아닐까 추측하고는 있지만. 무기에게 그런 것을 물어봤자 개 당사자도 아니고, 이렇다 할 답도 돌아오지 않겠지만 그는 농담하듯 장난스레 푸념을 했다. 그러다가 조금 뒤늦게 무언가를 지각한다. 피어오르는 담배 향에 섞여든 비릿한 냄새. 그는 그것을 모르는 척 해야 할지, 혹은 조금쯤은 물어도 괜찮은 것인지를 잠시 고민했다. 그는 사감들에게 학생은 모를 사정이나 비밀이 많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이를테면 리가 백호에게 어떤 방식으로 씹고 뜯겨지고, 그러면서도 어떻게 치사에는 달하지 않는 것인지…… 같은 이야기처럼 말이다. 고난의 상세한 결은 다르겠지만 무기 역시 어쩌면 리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덕에 두루뭉술하게나마 질문을 꺼낼 수 있었다. "다치셨나요?"
아, 그런데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흐르지? 느슨하게 풀린 얼굴이 한순간 굳어진다. 짧은 정적, 그는 순간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그것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가장 먼저 짜증이 북받쳐 올라온 까닭은 무엇인지부터.
"……사양할게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을 때 꽤 많이 비참해질 것 같으니까요."
사실 볼 수 없는 상태를 '원래'라고 칭하는 건 틀린 말이었지만 그것을 굳이 짚어 말하지는 않기로 했다. 저도 모르게 가늘어진 눈을 다시 유하게 돌려놓으려 하며, 그가 무기에게 시선을 맞추려 했다. 필연적으로 정확하게 바라볼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선생님은 그런 것도 가능하셨어요?"
적어도 그가 아는 한에서는 잠시동안이라 해도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줄 방법은 없다. 마법으로 해결될 상태였다면 왜 이러고 살겠나. 물론 지금까지는 '인간 문명의 마법'과 본인의 '문화권' 수준에 한정했기 때문에 몰랐던 것일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하던 것과는 조금 다른 뉘앙스의 말이 들려오자, 그녀는 시선만 옆으로 돌려 단태를 본다. 저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녀가 느끼는 위화감과 닿은 무언가일까. 의문에 의문을 더해가지만 말로 꺼내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 시간이 지나가면 가라앉을 의문임을 알기에. 그 대신 다른 말을 하긴 했다.
"운명에게서 어떤 얼굴을 볼지는, 스스로 보고 생각하기 나름이죠."
누군가에게는 가혹한 운명이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포상과도 같을 수 있지 않은가. 운명이든 인생이든 말이다. 주어진 것에 대한 판단은 결국 스스로가 하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있었다. 단태의 사정도 가정사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단태가 무얼 품고 있던 그것에 대한 판단, 생각은 자기 자신이 라는 것이다, 라고.
어느새 가벼운 태도로 돌아온 단태를 그녀는 좀전처럼 흘끔 보고 말 뿐이었다. 단태의 손이 풀을 비틀어 꺾어낼 쯤엔 시선을 돌려 앞을 향했지만.
"여기는 처음 와요. 이 비슷한 곳을 몇번 가봤을 뿐이에요."
그러고 보면 플을 잘라 길을 내는 것도 꽤나 능숙해보였다. 이전에도 이렇게 길을 내고 간 적이 있나보다. 결국 길이 나온 걸 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으나. 이미 온 길을 되돌릴 수는 없다. 풀 밟는 소리 대신 흙길 밟는 소리와 함께 걸어가던 그녀가 걸음을 멈춘다. 때마침 단태가 얼마나 더 가야 할지를 물어봤으니, 그에 대한 대답도 해줄 겸 말이다. 그녀는 길 끝에 서서 단태를 돌아보며 말한다.
"다 왔어요."
길 끝, 흙길이 끝나는 지점. 그 앞에 더이상 길은 없었다. 깎아지른 절벽이 있고 해변가와 다른 푸르고 깊어보이는 바다가 절벽 아래에서 넘실거릴 뿐이다. 그대로도 풍경이 제법 장관이었으니 이걸 보러 온 건가 싶겠지만, 그녀는 지팡이를 가디건 안쪽에 넣으며 그렇게 말했다.
"저는 여기서 뛰어내릴테니, 선배는 왔던 길이나 있는 길을 따라 돌아가시면 되겠네요."
태연하게, 담담하게, 여태 대화를 나눌 때와 같은 말투로 터무니없는 말을 내놓은 그녀는 바다를 향해 돌아서 제 옷차림을 가다듬었다.
운명에게서 무슨 얼굴을 볼지는 스스로 보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펠리체의 말에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던 주단태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걸려있는 히죽- 하는 능청스럽고 뻔뻔스러운 미소는 그대로였지만 샐쭉 가늘어진 눈매는 웃음기 하나 없이 암암리에 짙게 가라앉았다. 가려져 있기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겠지.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단태는 대답없이 그저 능글맞게 웃으면서 풀을 꺽어서 길을 만들 뿐이었다.
원래 목적이 그것이였다는 것처럼. 자기가 자기 입으로 운명의 얼굴이 어쩌고 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애초에 그 고집스러운 아집과 같은 신념에 의문을 품었을테지. 풀을 제치고 보여지는 것은 사람의 발길이 닿은 숲길이었다. 그러니까 아예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모험심이 충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비슷한 곳?"
자기라던가, 달링이라던가. 낯간지러운 호칭이 잘려나간 채 지극히 자연스러운 물음이 단태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디핀도 마법을 능하게 사용하는 걸 보니 길을 내는 용도로 많이 사용해왔다는 걸까. 그 백호 기숙사에 있다가 퇴학당한 타 기숙사의 선배-이름이 버니라고 했던가?-를 상대할 때는 마법보다는 몸 쓰는 게 더 익숙해보였는데. 흙길을 밟는 소리만 들려왔다. 딱 두사람 분의 발소리다. 단태는 입을 다물고 걷다가 자신을 돌아보는 펠리체에게 부딪힐 뻔한 몸을 겨우 멈춰세울 수 있었다. "다 왔다고? 자기야. 내 눈 앞에 절벽 밖에 없는데?" 해변에서 보던 것과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보이는 바다가 절벽 아래에서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 풍경에 단태는 이 후배가 뭘 하려고 하는지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고 머리에 스쳐지나가는 단어를 겨우 뱉지 않을 수 있었다. 미쳤나봐.
"자기야, 달링. 혹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야? 아니면 약간 겁이라는 게 일반 사람들보다 높게 잡혀 있는 편일까? - 내가 태클을 걸 생각은 없는데.."
여기서 다이빙을 했다가 잘못 떨어지면 큰일날 것 같은데. 터무니없는 펠리체의 말에, 단태는 선글라스를 벗은 탓에 꽤나 당혹스러움이 담긴 얼굴로 중얼거렸다. 길을 도로 내려가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다이빙 준비를 하는 펠리체를 한번, 바다를 한번 번갈아가며 보다가 절벽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바다 가고 싶어.....더워 죽어.....o<-< 아니면 현궁....((녹아버린 땃쥐))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리고 만 그였다. 실례인줄은 알고 있지만 이걸 뱉어내지 않으면 그대로 얼굴이 우스운 꼴이 될테고, 그러면 상대의 민망함을 한층 부각 시킬뿐, 그럼 양쪽에 안좋은 상황이니 그럴바에는 차라리 자신이 나쁜 놈이 되는 것이 최고다, 라고 이해한 그가 끅끅대며 입을 열었다.
"저희 에스카마리 가문의 절대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모두 니들 마음대로 해라, 대신 책임은 니가 져라.'"
냉막한 그녀의 얼굴에도 그는 여전히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뭐랄까, 냉막한 얼굴 보다는 상대방의 표정을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그는 잠시간 냉전을 치루는 그녀의 모습에 무표정한 모습에 그는 천천히 온기를 품는 그녀의 태도를 보면서 살짝 검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양분하는, 소위 말하는 쉬잇 제스쳐였지만 그거랑은 다르게 아예 입술에서 뗀 무언가를 강조하는 듯한 자세였다.
"괜찮은 농담이네요, 기억해뒀다가 방송에 써먹을께요."
역시 이곳에 잘 왔다고 생각이 든다. 이곳의 모든 이들은 개성이 넘친다, 음울하다고 생각되는 이들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것은 전부 자신만의 생동감이었다. 자신은 그것이 너무나 좋았다. 그것을 구경하고 그것을 소개하며 그것을 나누고, 때로는 다투며 나아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다. 때로는 비틀린 길을 걸어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아무래도 저희 부모님 이야기 들으면 식겁하시겠네요. 결혼식도 안하고 같이 잔 첫날밤에 저희 형을 회임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머니쪽이 행동에 옮겼다는 말까지 하면 아예 까무라치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는 조용히 그녀의 반응을 보았다. 그녀와 자신은 거의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보수적인 집안과 실용주의파 집안, 물과 기름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오히려 물과 기름이기에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그는 그 어안이벙벙한 표정을 보고 생글생글 웃어보였다.
"네, 아마도 좋은 일이 벌어지겠죠?"
기다리겠습니다아, 라고 장난치기라도 하듯이 입을 여는 그였다. 아마 이게 그의 본모습이 아닐까?
((잡담을 올려다보던 땃쥐는 밍주의 금손력과 더위 콤보에 그만 쓰러져버렸다)) 엄청..엄청나다. 우리 어장에 금손이 가득해. 굉장해.....8ㅁ8 다들 맛저하고 집인 참치들은 시원하게 있구 퇴근하는 참치들도 귀가 조심히하자:D 오늘 날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야.... 이 땃쥐는 아직 현생 중이다보니 모두의 안전 귀가를 기원할게.
창틀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 바깥 경치를 구경했다. 그 어느때와 다름없이 태양은 한없이 타오르고 있었으나 불아오는 바닷 바람은 제아무리 여름의 더위라도 살살 녹혀주는 기분이다. 적당한 날씨. 적당한 온도.그리고 이 정도 높이의 창틀에 걸터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고, 저 멀리를 내다보는 것은 꽤 짜릿한 기분이었다. 밤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무언가를 보는 것보다 훨씬 좋은 느낌이었다. 적어도 이 자리에서는, 중심을 못 잡고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으니까.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이 이런 자극적이고 아찔한 감정만을 찾아 다니며, 내기에 목을 매게 된 것이. 분명 처음에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내기라는 건 익숙하지도 않았으며 자극적인 상황은 가능하면 피하려 했다. 적어도 그 날의 전까지는 그랬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그러나 언제까지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에서 사골마냥 우려먹어질 그 일을 떠올리며 주양은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그 짧은 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뒤바꾸었다.
"맞아. 그땐 그랬었지."
허나 오늘은. 조금 더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볼까. 같은 걸 계속 회상한다고 한들, 감정 기복이 클 리가 없다. 인간답지 못한 모습이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머릿 속에서 책이 펼쳐지듯, 그때의 기억이 촤르륵 소리를 내며 펼쳐진다. 그 누구보다 순진하며 무해했던 사촌동생.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훨씬 평범한 사람이었던 자신. 외동이었던 자신은 늘 친동생이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으며, 간혹 철없이 동생이 한명 더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투정을 부리는 일도 있었다. 그랬기에 자신보다 한두살정도 어렸던 사촌동생을 절대 예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그 아이의 보호자인 양 누구보다 더 아끼며 잘 챙겨주고 그런 만큼 그 아이 역시도 주양을 잘 따랐다. 서로 그렇게 투덕거리는 일 없이 마냥 화목하게만 지냈다.
탄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검고 붉게 물들어버린 다음 장이 펼쳐진다. 아직도 그 아이의 눈빛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여리고 작은 민들레를 시들게 만든 것은 그 어떤 용서받지 못할 저주도, 그 어떤 무기도 아니었다. 단 네 마디의 마법 영창. 레라시오. 타오르는 불꽃. 지옥같은 열기 앞에서 그리도 무참하게 꽃봉오리를 미처 개화시키지도 못한 채 시들고 말았던 것이다. 시들어버리는 것은 자신이어야만 했는데. 어째서. 그런 무자비한 짓을 하고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보이는 직계 측의 사람이 시선에 들어왔다. 방계니까. 그래서 죽였다. 그것이 대답일 뿐이었다. 같은 가문원끼리의 전쟁이라는 것은, 어른들이 마냥 입으로만 떠들어댔던 마법사 전쟁의 상황보다도 훨씬 참혹한 현실으로 자신에게 다가왔다. 서로 잠시 평화롭게 지내자는 약속을 한 뒤에도. 모든 게 하나하나 전부 아니꼬울 뿐이었다. 더는 삶을 이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이 무의미한 삶을 나아갈 바에야. 차라리.
다시. 페이지가 한참 뒤로 넘어가다 멈춘다. 멀쩡한 듯 하지만, 군데군데 검은 재가 흉물스럽게 자취를 남긴 그 장. 그렇게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고 있을 때. 이 아이가 자신의 곁으로 와 주었다. 청. 앙증맞은 주황 부리와 어린 티를 벗어내지 못한 뽀송한 깃털이 매력적이었던 귀여운 아이. 직계는 그저 조금만 더 지나면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이유로 방관하고 있었기에, 그것이 걱정된 삼촌이 늦게나마 주양에게 건내었던 새로운 동생이었다. 그 존재 앞에서. 주양은 마냥 웃었다.
'.. 청. 청이구나. 네가..'
'내 다른 동생..'
기쁘지 않다. 더는 그 무엇도 자신의 기분을 풀수 없다. 조금이나마 더 어렸다면 그저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으나 이미 철은 너무나도 빨리 들어버렸으며,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은 굳게 걸어잠가져 있었다. 입에 발린 이야기는 그저 역겨울 뿐이었으며 이 애 대신 진짜 내 동생을 살려내라고 악을 지르고 싶었다. 허나 그렇게 한다고 한들, 과연 시들었던 민들레가 다시 피어날까. 뿌리조차 뽑혀나간 자리엔 그 무엇도 남지 않았을텐데.
그렇기에 울지 않았다. 윽박지르지도 않았다. 그저, 주양은 청을 안고 웃었다. 어긋난 미소.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 환한 미소. 동생이 돌아올 수 없다면. 그렇다면 네가 내 동생이 되어 영원토록 내 곁에 남아주지 않으련. 소중한 존재가 내 곁에서 사라지는 것을 느꼈을 때, 나는 처음으로 평범함을 벗어나 살아있어야만 하는 무언가를 느꼈으니. 내 위험한 여정에 함께하며, 언제든지 내던져지지 않으련. 내게 내가 살아있어야만 하는. 앞으로 나아가는 걸 멈춰서는 안될 감정 기복을 가져다주며 평생을 그렇게. 그렇다면 나 역시, 네게 모든 것을 쏟아줄테니. 내가 언젠가. 그 놈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를 되갚아줄 때까지. 너와 나의 생이 허락하는 끝까지. 우린 서로를 이해하고 갈망하며 지내게 될 거라고. 한 없이 속삭이며, 주양은 웃었다.
책의 마지막 장이 맥 없이 덮어지며 한없이 길어지기만 했던 생각의 막을 내리고 주양은 눈을 떴다. 따사로운 햇살에 눈이 부신 나머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이마 위에 대고 그늘을 만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청. 저 아이는 한결같구나. 체급조차 신경쓰지 않고 갈매기들과 싸움을 붙으며 꽤 멋지게 하늘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머글들은 이럴때 야광봉이라는 걸 흔들던데. 지금만큼은 자신도 그러고 싶었다.
"청, 이겨라 이겨~ 너가 이긴다는 데 너를 걸테니까! 지면 큰일난다~?"
닿지 않을 목소리. 하지만 어떻게든 닿을 목소리.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유지하며, 대상 없는 내기에 청을 걸어 뭔가 미묘하면서도 충분히 즐길만할 스릴을 느낄 뿐이었다. 주양의 시선이 갈매기와 싸움이 붙은 청을 벗어나 슬쩍. 허공을 향했다.
지금쯤이면 너는. 그 곳에서라도 찬란하게 피어나 너의 한을 달래고 있겠지. 그러니. 이젠 그저 내가 행할 모습만을 지켜봐주길. 모든 건 너의 복수만을 위해 진행되며, 나는 복수가 끝났다고 나아갈 방향을 잃고 길을 헤맬 멍청이가 되지 않을테니. 지금의 날 보면서, 부디 만족해주기를.
안녕안녕~~ 앗 캡틴 괜찮아..? 포도 액기스 별칭이 포도주인거 좀 귀여운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쭈 분위기 좋게 봐줘서 너무.. 너무 고마울 뿐이구..! 앞서 적었던 독백들이 향신료가 너무 들어가 알싸한 것 같아서 좀 조절해봤는데 괜찮았으려나 모르겠다 :)
현 상황만 보면 여기에 길이 있을 줄 알고 수풀을 가로질러 올라온 듯 보이겠지만, 길이 나올 때까지 그녀는 그런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길이 나오면 나오는대로, 아니면 아닌대로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갈 생각이었다. 그런 의미로 이렇게 깔끔한 길과 포인트가 있는 건 그녀에게 좋은 일이었다. 흙길일수록 도움닫기를 하기 쉬우니까.
역시라고 할까. 당혹스러움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 단태를 보며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단태가 생각한, 단태가 말한 것이 맞다는 의미였다. 절벽 쪽으로 다가가는 단태를 보며 그녀는 옆으로 살짝 비켜선다. 몸을 숙여 샌들의 끈을 고쳐 메면서 말한다.
"즐긴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하면 즐거우니까 맞는거겠죠."
그녀의 말은 즐기는 것과 즐거움을 느끼는 걸 나눠서 인지하는 듯 들릴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말했으니까. 직접 포인트를 찾아오고, 오기 위해 길까지 만드는 그 행동들이 즐기는게 아니면 뭐인가 싶겠지만. 그녀에겐 그 둘이 별개로 느겨졌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말했다.
"맞아요. 저한테 이걸 가르쳐 준 사람한테서도, 겁대가리를 상실했냔 말을 들었거든요.
미쳤나봐. 단태는 그 말을 삼켰지만 파이는 대놓고 그녀의 면전에서 했었다. 아직은 어른도 겨우 뛰는 높이에서 주저없이 뛰어든, 지금보다 어린 그녀를 붙잡고 가차없이 내뱉었던 말이다. 걱정에서 나온 말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때나 지금이나 그 말들에 별 감흥이 없다. 하고 싶은 걸 할 뿐인데, 뭐가 문제인걸까.
"다 봤으면 옆으로 비켜주세요. 해 지기 전에 한번은 하고싶거든요."
채비를 마친 그녀가 단태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간다. 짧게 뛸 수 있을만큼.
아앗 우리 캡틴.. 나도 뭔가 좀 불안불안하기는 하네 88 밍주 이야기대로 뭔가 속을 달랠만한 걸..! :0
>>911 >>913 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괜찮아~ 오해할수도 있지! :) 더 비극적인 것도 노렸고, 주양이 나이랑 설정에서의 마법사 전쟁 생각해보면 그것보다는 차라리 그 이후에 쭈 태어나고 나서 있었던게 훨씬 확 와닿을것 같아서 써봤지. 마음에 들었다니 고마운걸~! :D
>>916 동화옥음 7월 4일까지 쉬는건가..! 그때까지 멤버들 휴일 신나게 즐기고 다시 신나는 방송 진행할수 있기를~! :D
그러나 책임은 항상 무겁게만 느껴졌다. 자신에게도 동일한 원칙이 주어졌다한들 자신은 리안처럼 당당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게 민을 우울하게 할 이유는 결코 되지 못한다. 민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볼때 차이를 조목조목 따지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민은 리안을 따라 웃었다. 창백할지언정 그늘 없는 얼굴이었다.
이어지는 말에 민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웃기 위해 가늘어진 눈이 자연스레 동그랗게 커졌다. "이걸요...? 오늘 방송은 못듣겠네요. 재미없는 제 농담이 어떻게 방송을 망칠까 두려워요." 민은 될대로 하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리안이 진심으로 꺼낸 말이라면 충고하는 대답이 될테고 저를 단순 놀리기 위해 꺼낸 말이라면 회피하는 대답이 될테다. 민은 어찌되었건 상관 없다는 투였다.
"...?"
민이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콩으로 메주 쑨다는 말을 들은 것마냥 당황해하는 것 같기도 했고, 이해할 수 없는 타지의 언어를 해석하는 것 같기도 했다. 어째 아까 놀림 당했을 때보다 더 당황한 눈치였다. 민이 느릿하게 눈을 끔뻑인다. 지적하고픈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다가 독실한 신자처럼 인내하는 모습이 교차된다. 차마 남의 가정사에 함부로 말 얹을 수 없었기에 결국 민은 입을 다물었다.
"...그럴 수 있죠."
민 나름대로 혼란스러운 마음을 억누르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해를 포기하면 되려 쉬웠다. 그럴수 있지가 그래서 마법의 단어인 것이다. 지체된 걸음을 채우기 위해 분주히 걸어야만했다. 기다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민이 탁 소리를 내며 발을 구른다.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등을 돌려 리안을 마주했다.
"현궁은 바로 앞이니 여기까지만 데려다주셔도 좋아요. 바쁠텐데 오늘 고마웠어요. 손에 들린 그건 제가 까먹은 셈 치고 부원들이랑 나눠먹도록 해요. 청자가 보낸 선물이라 생각하면 더 좋겠네요."
단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기온이 낮아졌다. 방금 운동을 하고 땀이 식은 리안에게는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민은 여기에서 작별을 고하는게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민의 얼굴에는 잘 깎인 목제 인형처럼 균열없는 웃음이 걸려있었다.
// 한창 바다 이벤트인데 슬슬 끝마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끝낼게~ ^ㅇ^ 내가 오늘도 약속 있고 내일도 약속이 있어서 흑흑 더 늘어지면 미안할 것 같더라구,, 이걸 막레로 쳐도 되고 막레 써줘도 좋아!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고 금손 벨주랑 같은 칭찬을 받다니 이거 엄청 뿌듯하고 그런걸..? 그래도 나는 벨주가 훨씬 더 깔끔하게 잘 했다고 생각해! 사감님들 호감도 정리해둔 표도 그렇구 서사 쭉 정돈해둔것도 그렇고, 질서정연하게 잘 정돈된 도서관 보는 느낌? :) 그리고 밍주도 위키정리 깔끔하게 잘 되어있는걸! :D
첼주 다시 안녕! 카레에다가 새우튀김 같은 거 곁들여서 먹으면 맛있지! 내 최애조합이야 히히..
>>952 그렇구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야!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벨주가 나를 성불 못하게 막고있어..! 얼마나 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셈이지~?! (???) 그래도 도리도리하는 벨주가 귀여우니까.. 성불 안하고 오래오래 남아서 열심히 야광봉을 흔들어주겠다~!
>>955 앗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그렇게 느껴졌다니 다행인걸!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나중에 6월 총정산 7월 총정산 이런 느낌으로 접어둘까 싶어 :p 에이 그래도 소지품이랑 기숙사 점수 딱딱 깔끔하게 나누어놨으니까! 민이 기숙사점수 같은거 보고 쭈에 빙의해서 경쟁욕심 붙을뻔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던 다음 날이다. 묘하게 초췌한 듯 초췌하지 않은 몰골으로, 주양은 해변을 거닐기 위해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서 오늘도 어김없이 청을 위시한 채 나갔다. 낮이니까 자신의 의견에 협조적으로 나오는 것이 충분히 다행이라면 다행인 일이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조용히 거닐며; 밀짚모자를 살짝 기울여 바다를 바라보았다.
꽤 괜찮은 바다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워나갔다. 지난 밤 실컷 느꼈던 두려움과 쪽팔림을 바닷바람에 싹 씻어 날려버리고, 이렇게 여유로운 느낌의 산책을 즐긴다는 것은 주양에게는 꼭 필요한 행복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학원에 돌아가고 나서도. 아니.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쪽팔릴것만 같다는 게 주양의 생각이었다. 좋은 추억이었다고 애써 웃으며 쪽팔림을 덮는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물론 주양의 생각은 너무나도 짧아, 지금 이 행동 역시 그렇게 큰 기여를 못하는건 자각하지 못 했지만.
"으음. 역시 너무 더우려나~ 조금 쉴래?"
청에게 물을 먹여주면서 허구한 날 내기에 걸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이야기했다.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자신은 가벼운 옷차림이지만 청은 깃털으로 가득 뒤덮여서 그런 느낌과는 정반대였으니까. 아무리 파랑새가 여름에 오는 새라고는 해도 더위를 못 느끼는건 아니겠거니 생각하며, 적당히 나무그늘 아래로 가 쭈그려서 앉으며 모자를 벗어 얌전히 옆에 내려놓았다.
"평화롭고. 심심하고.. 썩 좋은 기분은 아니네. 이거 뭔가, 졸리다.."
주변도 적당히 따끈하고,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칼을 휘날려 얼굴을 간지럽히는 것만 제외하면 꽤 평화롭고 잔잔한 느낌이었다. 파도 소리. 그리고 간간히 들리는 갈매기의 울음소리. 모든 것이 그저 기분 좋은 자장가로 느껴졌다. 눈꺼풀이 무거워질락 말락한 것을 느끼며 무릎 사이에 얼굴을 푹 파묻었다. 청이 날아갈것같은 느김이 어깨에 전해지자, 주양은 나 안 잔다 하면서 약간의 경고를 주었다. 또 갈매기랑 쌈박질하며 시끄럽게 군다면 이 평화가 깨질 것 같았으니까.
"날아가면. 너.. 두번 다시 내기에 안 걸어버린다..?"
조금은 나른한 목소리로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청에게 이야기를 걸었다. 정신이 몽롱한 주양은 참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새하고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웅얼거릴수 있는 게. 물론 주양은 청이 깩깩거리는 울음소리 따위는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지만.
낮에 물개마냥 바다에서 실컷 논 탓인지, 저녁쯤 잠깐 쉰다고 누웠다가 눈을 뜨니 창밖이 어두컴컴했다. 늦은 밤은 아니지만 어쨌든 밤이긴 밤이었다. 눈을 뜨고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를 한 5분, 아니 10분쯤 했나. 겨우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으니 문득, 밤바다 구경이나 나갈까 싶었다. 낮이면 낮대로 밤이면 밤대로 매력이 있는게 바다이지 않은가.
하고싶은게 생겼으니 남은 건 몸을 움직이는 일 뿐이다. 자느라 구겨진 옷 대신 짧은 반바지에 어깨를 드러낸 상의를 걸치고 머리는 놀 때처럼 하나로 묶었다. 이번엔 아래로 묶어 늘어뜨린게 얌전한 아가씨 같아보일지도. 옆에 붙어서 자던 리치가 그녀의 움직임에 고개를 들고 쳐다보길래 더 자라고 토닥여주고 숙소 밖으로 나갔다. 해가 저문 바깥은 해가 없는 것만으로 제법 선선했다. 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아 산책하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해변가로 내려가니 해가 져서 그런가 낮처럼 노는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처럼 산책을 하나보다 싶은 사람만 한둘 보이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사람이 줄은 만큼 조용해진 해변은 낮은 파도가 오고가는 소리가 빈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납작한 샌들 밑에서는 낮의 열기를 품은 모래가 은근히 밟혀온다. 사박이는 발소리를 들으며 파도거품이 닿을락말락 하는 지점까지 다가가 바다를 잠시 지켜보다가, 그 경계를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
밀려오는 물살에 샌들이 닿을락 말락하고, 가까운 만큼 파도 소리가 선명히 들려온다. 같은 소리만 계속 듣고 있으니 그 안에 갇힌 듯한 기분을 느끼며 계속 걸어가고 있었다.
현궁에서 5년을 지내긴 했지만 현무의 사생활을 접할 기회는 없는 게 당연했다. 즉 이건 처음으로 알게 된 현무의 tmi라는 것이다. 물이랑도 연관 있으신 분이 목욕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아두면 좋은… 정보일까? 그는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기의 행동은 알아차리지 못 한 채다.
"아, 글쎄요. 잘못 맡은 것 같기도 하고. 바다 냄새였을까요."
다친 곳이 있냐 물은 상황에 곧바로 냄새를 짚어 말하는 것을 보면 짐작이 어긋나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무기의 어조에 당혹감이 느껴져 그 역시 얼버무리며 모르는 척을 했다. 묻지 말 걸 그랬나. 소금 냄새 밴 바다의 끈덕진 바람과 질척한 핏물의 비린내는 혼동하기가 어려울만큼 근본적으로 달랐지만, 누구에게나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은 있는 법이다.
"…전에는 가능하셨다는 뜻인가요?"
이어지는 설명에 납득했다. 아하, 역시 그래서 몰랐구나. 어찌되었든 도술 역시도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듯하니 달리 미련도 들지 않는다. 해결책이 정말로 있다한들……. 자신이 그것을 간원할지도 알지 못 하겠다. 과연 이제 와 되찾고 싶다 단언할 수 있을까? 그리한다면 희망에 안주해버릴 게 뻔한데.
"뭐 어때요. 누구나 그럴 수 있죠. 저도 좀 무심한 편이고."
그는 빙긋 웃고는 의자에 걸터앉아 몸을 조금 앞으로 숙였다. 그 상태로 무기에게 고개를 까딱 기울이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