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여기에는 이성으로 이루어진 팀 보다, 동성으로 이루어진 팀이 더 많다…. 이 정도 인파가 몰려왔을 정도면, 다들 경품뿐만 아니라 게임에 대한 정보도 어느 정도 알고 왔을 것. 그렇다면, `커플 게임`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상당히 가벼운 게임이라는 뜻이 될지도 모른다- 청년이 머리를 굴리는 건 순식간이었다. 상대도 같은 이야기를 했겠다.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바야흐로 라이트 파티 결성! 의 순간이었다.
"신청서도 따로 써야 하는구나…. 상품이 상품이라, 생각보다 본격적이네."
상대를 놓칠 것 같진 않지만, 은후는 아무 생각 없이 소녀가 내민 손을 잡았다. 일단은 `커플 게임`이 아닌가. 신청서를 쓰는 동안이라도 파티원끼리 어색하지 않은 척을 해야지, 접수원도 뻘쭘하지 않지 않겠는가!
"사람이 많으니까, 꽉 붙잡아."
그리고…. 다림 혼자서 이 인파를 뚫을 수 있을지 청년에겐 확신이 잘 서지 않았기도 했다. 최근에 다시 만난 사이이니 말이다. 대답을 듣기도 전에, `아,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예의상으로 하면서, 어느 정도 능숙한 솜씨로 접수대까지 소녀를 끌고 나아가기 시작한다- 무사히 접수대 앞으로 도착한다면, 고개를 돌려 다림의 상태를 확인하려 할지도. //4
"본격적이네요.." 그래도 못 얻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1등상은 누가 봐도 대단한 겁니다. 아키히나 어리하로 상상하며 쓰고는 있지만 한정판 필기구라고 생각해도 되고.. 아니면 한정판 필기구 커스터마이징권이라던가.. 같은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농담) 꽉 붙잡으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잡는 힘이 다림의 가녀림에 비해서는 꽤 높은 느낌일까요?
"은후 씨는 괜찮으신가요? 저는 괜찮네요.." 무사히 접수대 앞까지 도착하면 다림은 생각보다 괜찮았을 겁니다. 정 안되면 신체 A로 밀어야죠. 신속은 안 되지만.. 신체로 미는 것 정도야.(?) 접수원에게 신청서를 납부하면 접수원이 방글방글 웃는 표정으로 이성 커플은 흔하지 않은데 잘 어울리시네요. 같은 입에 발린 말을 합니다. 뭐 급하게 짠 팀같으면 그거에 심하게 반발하는 거라도 노린 걸까요. 그리고 주는 쿠폰은 잘 챙겨야겠지요. 신상품도 할인해주는 좋은 쿠폰이라구요?
"오.. 종목이 공개 반 비공개 반이네요.." 공개되는 종목은 통과하는 사람도 있고 떨어지는 사람도 있는데. 비공개는 대부분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며칠 전부터 하고 있었으니까 사람이 이렇게 불어난 걸까..
>>672 일단 그때 화현주 계시면 화현이랑 접선해보고... 여건이 안 되면 힐킷만 사서 가겠슴다...!!
근데 그럼 기술은 3개뿐에 해석이라든가 없는 상태로 가게 되겠지만... 그래도 괜찮으시다면...(끄덕 혹시나 해서 다시 말해두지만 청천이는 디스트로이어 없으니 착오 없으시길 바람다... 제가 디스트로이어 수업 이후에 들어왔고 복습할 틈 없이 태양왕 게이트가 열렸었기 때문에....
언제 우울했다는 듯, 방긋 웃어 보이며-그런데 좀 얼이 빠진 것 같은 그 특유의 웃음이라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는- 다림을 안심시키려고 한다. 과연, 그 말대로 정말 괜찮은 것 같긴 했다…. 잘 어울린다는 말에, 천연덕스럽게 오른손으로 브이 자까지 그리면서, `그렇죠, 저희가 잘 어울리죠.` 같은 잡담을 시도하려고 했으니 말이다. 신상품 할인 쿠폰! 접수원이 건네는 쿠폰을 조심히 받아서 겉옷 안주머니에 챙긴 청년은 종목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아, 종목은 무작위인가! 비공개가 안 걸렸으면 좋을 텐데."
비공개 종목이 뭔지 가디언 넷에 없으려나, 재접수는 가능하려나- 같은 내용을 확인해보고자 가디언 칩에 손을 올리려다, 접수원의 매서운 눈길에 포기한 그는 다림을 내려다보았다.
"좋아, 이렇게 된 거…. 뭐가 걸리던 두 사람 다 최선을 다하기."
약속, 같은 태연한 소리를 건네며, 상대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다림이 이것을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그다지 상관은 없어 보인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