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떠한 사건으로 멸종한 구 지성체와 닮은 모습으로 진화한 동물인 신인류입니다. 동물의 특징과 인간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족보행 하는 동물에서부터 동물의 귀꼬리만 달린 인간까지 모습은 매우 다양합니다. 현재 신인류는 옛 인류와 비슷한 문명 단계에 있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문제는 '에피트리온'이라는 이름의 고대 유적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유적을 발굴한 그들은 유적을 복구해서 사용하겠다는 기업에게 유적을 팔았고, 유적은 점차 옛 모습을 되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유적은 제 기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네, 제약 연구소가 된 것이죠.
그 연구소에서 좀비 바이러스 같은 게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절차에 맞춰서 처리하기 귀찮다며 비커를 그냥 개수대에 쏟아버린 연구원의 태만한 만행으로 전 세계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졌습니다. 발현까지 시간이 걸리는 바이러스라 첫 발생자가 나왔을 땐 이미 신인류의 70% 이상이 감염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첫 발생자로부터 반 년이 지난 현재. 여러분은 극소수의 생존자로서,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인 에피트리온 건물을 지키기 위해 모인 상태입니다. 아니면 어쩌다가 끼어들었거나 다른 이유로 합류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건물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는 합의를 본 상태입니다.
건물을 둘러싼 내벽과 그 주변을 둘러싼 외벽 사이가 여러분의 자리입니다. 여러분은 넓은 면적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방어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을 가지고서 서로 가깝진 않지만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거리를 두고서 자리 잡았습니다. 좀비가 소리에 반응하기에 소통은 핸드폰의 채팅 어플을 이용합니다.
좀비는 다음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리와 빛에 반응 -평소에는 느릿느릿 걸어다니나 몇 초간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음 -물리거나 할퀴어지거나 체액이 점막에 닿으면 감염됨 -감염 발현까지는 최소 5일이 걸림 -완성 전의 치료제에 그 무엇보다 강하게 반응함 -오직 신인류만 감염됨
치료제는 10일 후인 30일에 완성됩니다. 7월 1일이 되는 순간, 에피트리온의 인공지능인 1q2w3e가 전 세계에 약을 뿌리고 상황을 종결시킬 겁니다. 다만, 완성되기 전의 치료제가 좀비를 유인하기 때문에 준비 동안 좀비는 끊임없이 다가옵니다.
여러분은 좀비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지난 스레 목록 https://bbs.tunaground.net/list.php/situplay?search_type=thread_title&keyword=%EC%9D%B8%EB%A5%98%EB%8A%94+%EB%A9%B8%EB%A7%9D https://bbs.tunaground.net/list.php/situplay?search_type=thread_title&keyword=%EC%97%AC%EB%9F%AC%EB%B6%84%EC%9D%80+%EA%B0%87%ED%98%80 #기본적으로 채팅으로 대화합니다. 난입은 이름칸에 캐릭터 본명 혹은 닉네임으로 #캐릭터끼리 만나게 되면 평범한 상라처럼 합니다 #동물종은 현존하는 걸로만, 혼종 불가능 #7월 1일 되면 엔딩 납니다 이후 2일에서 3일 넘어가는 자정까지 뒷풀이 있습니다 #캐릭터의 자유로운 사망과 좀비화 보장
# 가장 높은 건물 위까지 올라온 순간, 소년이 바닥에 고꾸라집니다. 소년의 몸으로는, 소년의 다리로는, 이미 한계입니다. 아픔도 모르고 마음을 펼쳐내며 달렸던 방금 순간의 고통이 모두 몰려오는 듯, 무릎이 아파옵니다. 날개군은 그럼에도 쓰러지지 않고, 벽을 짚으며 아주 천천히 앞을 향해갑니다. 아래의 풍경이 코앞까지 다가올 때까지. # 언제였을까요? 아주 오래전입니다. 날개군은 아주 오래 전에 다리를 다쳤습니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상처의 흔적은, 비록 소년의 재빠른 걸음을 앗아가진 못했지만, 갑작스레 고통을 토해내며 소년을 여러 번 위험에 빠트렸습니다. 하지만, 소년에게 가장 괴로웠던 건 더 이상 높은 곳에서 뛰어낼 수 없단 것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항상 아프진 않았던 무릎도 뛰어내리는 충격을 견뎌내진 못했던 겁니다. # 소년은 쭉 머리를 감싸고 있던 검은 후드를 내립니다. # 밤의 색과 구분할 수 없는 검은 머리카락 뒤쪽, 검고 뾰족한 고양이의 귀가 드러납니다. # 겉옷을 벗어던지면, 뭉텅 잘려나간 짧은 꼬리가 튀어나옵니다. # 고양이는, 빠르게 달릴 수 있어. # 고양이는, 천 리 어둠 속에서 볼 수 있어. #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도 멀쩡히 착지해. # 연구소 쪽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희미한 불빛 속에서 검은 눈동자로 또렷이 바라보다가, 소년은 지그시 눈을 감습니다. # 당신들은 날개가 있나요? # 나에겐 아직 날개가 있나요? # 높은 곳에서 기꺼이 뛰어내릴 용기를 주는. # 높이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게 할. # 크고, 푹신하고, 가벼운 날개가 있나요? # 날개야 다시 돋아라. #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최고의, 최후의 작품 위로 몸을 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