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죠.. 손이 많이 가기는 하지요." 그래도 너구리씨(춘덕) 덕분에 레시피는 많이 있으니까요. 너구리 왕님이 만드신 케이크 먹어본 적 있는데 매우 맛있었거든요. 제자님이니만큼 노하우도 있고요. 라고 답하며 노하우가 쌓인 직원이라는 말에 옅게 웃습니다. 저도 그렇고 다른 직원분도 익숙해지신 모양이네요. 그래도 이런 반복작업을 하다 보면 운동이 되기도 하겠네요. 일까요. 그래도 막 수천개를 만들지 않으니 다행이네요. 라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맹물이에요" 소금이랑 설탕을 살짝 넣은.. 따지고보면 약한 이온음료라고 볼 수도 있나요? 라는 말을 하다가 달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설탕을 조금 덜 쓰려는 목적으로 다른 감미료를 조금 섞었는데 많이 단가요?" 의외로 설탕량은 본래 먹던 덜 단 빵이나 케이크보다 훨씬 줄어들었다고 말하는 다림입니다. 그래도 비율이 맛있다까지 줄어들었다니 다행입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에는 달다 못해 쓰기까지 했을 듯. 디저트류에 들어가는 설탕량을 보면.. 무섭죠?
"시험기간이 끝나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는 하죠.." 저는 무려 25%를 차지하는 시험을 망쳤거든요..(제노시아는 시험이 4번이다) 라는 소리를 하며 흐릿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공부를 해야 다음 시험에는 안 망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다림이네요. 공부를 왕창 하는 거다 다림아 내가 응원할게(?)
그냥 귀여운 너구리로만 생각했는데, 다음부터는 춘덕이를 대단한 너구리 씨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으며 청년은 소녀를 따라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경을 끼고 있지 않아서,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매섭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어릴 적에 그를 본 적이 있던 다림이라면, 뜻밖에 익숙한 얼굴일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너구리 왕님이라니, 민하씨가 본 너구리도 혹시 너구리 왕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구나, 그래서 뭔가가 가라앉아 있었던 거네."
카페 특성상, 베이킹을 하게 되면 단것을 많이 먹게 된다. 간단한 음료들도 모두 단 이상, 건강 스테이더스가 유독 높지 않은 이상 의념 각성자라고 하더라도, 당뇨와 같은 질병의 위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남이 생각하기에도 꽤 독특한 음료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가정을 내린 청년은 간단하게 음료의 정체에 수긍하고 말았다.
음,
대답보다 다시 한 번 타르트를 입에 집어넣는 것이 빨랐다. 이번에는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지만, 골똘히 생각하는 기미가 청년의 얼굴에 가득했다. 다시 한 번 더, 포크가 타르트와 입술 사이를 오가고, 우물거리고, 찻잔을 들어 올려 남은 홍차를 마시고 난 뒤에야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 기준에서 그런 거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디저트류에 들어가는 설탕량이 무서운 건 맞았으나,
"하지만 카페에 오는 사람들이 음식에 든 설탕량까지 생각하진 않을 텐데. 평범한 게 낫지 않으려나?"
청년 또한 디저트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렇게 말했다.
제노시아인가- 확실히, 청월에 비해 시험은 적으나, 그게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나도 망쳤으니 걱정하지 마. 따위의 소리를 위로라고 덧붙이며 짧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내 고민은 과거에 대한 고민이지만."
굳이 다림이 들어 줄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딸기를 포크로 찍어 들어 올린 뒤, 빙글빙글 돌린다.
"너구리 왕님의 제자니까요." 이 카페의 수셰프님이라고요? 라고 당당히 말하며 사실 춘덕이가 없으면 카페가 망할 수도 있다는 건 넘어갑시다.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은 춘덕이가 안 일해서 다행이야.. 이니까요. 뭔가가 가라앉아 있는 건 적었지만. 그래도 틀린 건 아니었지요. 당뇨는.. 무섭습니다.(물론 잠재 SS의 끝까지 건강을 올리면 당뇨는 아마 무섭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려나요.." 그냥 설탕을 넣는 레시피는 경험도 많고, 레시피도 많으니 한 번 시도해보긴 했지만요. 라고 말하며 아직 표본이 얼마 안 되니 많이 시험해봐야겠다고 말하면서 나도 망쳤으니라는 말에 청월은 또 시험이 있을 테니까요.. 라고 중얼거리며, 다음 번에는 공부를 끝낼 수 있을 거에요. 라고 나름의 위로를 건네려 시도합니다. 그게 위로라고 불리기엔 좀 부족하다는 것을 본인이 아는지 모르는지.
"과거인가요?" 과거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꺼낼 줄은 몰랐습니다. 그게 지금에서부터 일 년이나 이 년 같이 가까운 시기의 과거인지. 10여년 전같은 과거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거슬러올라가는지는 모르는 채 어떤 고민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민거리가 있다면 잘 해결되는 게 좋겠지요. 라고 말하려 합니다.
생일이라고 빵을 들고 뛰어가는 너구리.. 굉장히 귀여울 것 같다고 맞장구를 칩니다. 사실이잖아요. 너구리가 종종 뛰어간다니.
"너구리 왕님이 하시는 카페에도 간 적 있고.. 가장 처음 만난 건 성학교에 열린 온천에 갔을 때 만났었네요" 완전 좋았는데 말이에요.. 라고 말하는 말에 미약한 나근함이 묻어나오는 건 그 때가 꽤 기분이 좋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 방법도 있기는 해요." 대량생산할 때 하나를 좀 따로 빼놓는다거나 하는 식으로도 해보는 중입니다. 큰 타르트인가.. 싶지만 크다면 큰 것(?) 이런저런 실험을 거쳐 최종본은 맛있을 것이다...(고개끄덕)
"현재나 미래.. 고민이 되기는 하겠지요?" 저도 가끔은 시험뿐 아니라 다른 걸로도 고민하곤 하니까요. 가디언 훈련생인 만큼 고민의 무게도 좀 무거워지는 걸까. 라고 생각하며 은후가 하는 말을 천천히 듣습니다.
"고민이라는 게 즐거운 이야기이긴 어렵죠." 가끔은 즐거운 고민에 비명지른다곤 하지만요. 라는 말을 하며 다림은 받기만 한다는 말에 분명한 목적이 존재하는걸요. 이런 맛있는 카페를 소문내줄 수도 있는 분이라던가요? 라는 말을 웃으며 하다가 농담이라고 하지만. 그거 반은 진담 아닐까요? 잠재적 고객님을 붙잡는 그것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