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유우토 오라버니의 말씀이 먼저 닿으셨군요. 더 설명할 것이야 없겠습니다. 오라버니의 말씀을 이미 들으신 뒤이기에, 저로썬 제 변호를 해 보일수밖에 없겠습니다. 도쿄대로 가라. 제가 만약에 어머니와 같은 길을 걷고자 하였다면 납득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아니기에 납득할 수 없습니다. 에미리는 사람을 지키고, 사람을 구하는 가디언이 되기 위해 아카데미에 온 것이 아닌지요? 어째서 이제와서 그 꿈을 버리고 일반인으로써 살아가라고 하시는지, 저로써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속죄도, 어떠한 것도 할 수가 없는 걸요. 그저 한 가문의 영애로써 남은 삶을 살아갈 뿐, 그 밖에 어떠한 일을 할 수가 있겠는지요? 에미리는 인형으로 살지 않을 거랍니다. 결코, 그러지 않을 거랍니다.
“감히, 한 말씀 올려도 되겠는지요. 아버지. “
평온하게 묻는 두 눈에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한 치의 떨림 없이, 올곳이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이제 막 후보생이 되었기 때문에 아직 모든 면에서 부족합니다. 하오나 아직 막 후보생이 된 1학년이기에, 저는 아직 배울 것도 많고, 장차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말씀드릴 수 있답니다. 이 소녀는 이곳 학원도에서 훌륭한 가디언이 되기 위해 바른 몸가짐으로 열심히 학업과 수련을 병행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직 한 학기가 끝나지도 않은 3월이지요. 고작 시험 하나가 끝난 이 시점에서 저를 도쿄대로 보내기에는 너무 시기가 지나치게 빠르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
그래요, 도쿄대는…..아직은 이릅니다. 언제 가던간에 적어도 지금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갈 마음이 없습니다. 무엇이 외도라는 것인지, 각성한 이래로 에미리는 오직 이 길만을 바래오고 걷고 있답니다. 정말로!
“부디 저를 좀 더 지켜보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랍니다. 현재의 가치만이 가치가 아니지 않은지요. 이 소녀가 가진 미래의 가능성 역시 봐주시련지요? “
빙그레 웃으며 말하다가, 불현듯 무언가가 생각났다는 듯 갑자기 화제를 바꾸려 하였습니다.
“그래요, 무엇을 하였느냐라, 증거, 증거라면……괜찮으시다면 책이어도 괜찮으시련지 싶답니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서를 한 권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으려 하였답니다. 혼천이일도세에서부터 줄곧 가지고 있던, 한 단검술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혼천이일도세에서 저희가 상대한 검귀 금도영이란 자는 혈기공이란 심법을 사용하였으며, 피를 이용해 공격하는 혈검팔초라는 검술을 사용하였고, 상대의 피를 모아 보관하는 혈낭검이란 검을 휘둘렀습니다. 이것은 그 무사와 싸우고 나서 나온 비급들 중에 하나인, 무림 세계의 암살자들이 쓰는 단검술이 담긴 비급이랍니다. “
책을 조용히 아버지께로 건네보이려 하며, 조용히 말을 잇고자 하였습니다.
“아쉽게도, 그 자가 쓰는 기술이 적힌 비서는 아니오나, 어떻게 마음에 드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