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뭐 그렇게 큰 건 아니고... 그냥... 오랜만에.. 선생님에게.. 질문...이란 걸 해볼까 싶어서... 꺄악! 부끄러워! 어차피 손유 선배나 찬후 선배는 의뢰중이셔서 바쁘신 것 같으니 나 혼자서 동아리에 남아있는 것보단.. 낫잖아? 그리고! 나는 서포터! 사포타가 해야 할 일을 다시 배우면서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게 좋지 않을까!?
나는, 내가 만든 검이 그의 본분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제아무리 좋은 소재와 아름다운 외관을 가진 검이라도, 무언가를 벤다는 본질적인 행위에 충실할 수 없다면 그저 보기 좋은 장식품에 불과할 뿐이다. 소재와 공정의 결이 온전히 다름에도 일벌백계의 검신을 모방하는 것은, 내 바람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와 환희로움, 게이트라는 이질적인 공간의 생경한 창조물이라는 것에 대한 경외심의 표출이고, 뜨겁게 달구어진 쇳덩이를 두드리고 두드리고 두드려 소재의 밀도를 한계까지 단련하는 것은 코스트라는 부서지지 못하는 성질의 표방이며, 의념도 혼도 모두 배제하고 쇠를 두드리는 것은 오롯이 내 힘만으로 그를 뛰어넘어 보이겠다는 가증스러운 의지의 관철이다. 내 신념과 바람이 이 제작물에 다 담기지 못하더라도, 파리하게 흩어져 무의미해지더라도 검을 두드리는 지금 순간만큼은 무엇보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네가 저 검처럼 단단해질 수 없다면, 차라리 부러져라. 무너지고 부서지고 깨어져 버려라. 검을 두드릴 때마다 발끝부터 치닫는 끔찍한 희열감에, 순식간에 몸이 달았다. 카타르시스라는 단어로는 표현이 부족했다.
#의념 철을 사용해 도검을 제작합니다. 외관은 일벌백계를 본뜨되 검날만은 그와 반대로 예리하게 벼려냅니다. (인형으로 망념을 9 회복하고, 제작으로 망념을 99 쌓습니다)
독서욕에 미친 오렐리 샤르티에는 책장을 향해 손을 뻗으려 하는 순간 심장에 강한 충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진다.
‘이건 징후다…… 3개월에 한 번 꼴로 오는 과독서의 부작용……!’
지나치게 뛰어난 두뇌의 처리 기능을 지닌 사람은 때로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신체와 부조화를 일으키는 법이다. 목에서 울컥울컥 올라오는 기침을 삼키며 릴리는 겨우 책장을 붙잡고 일어나 숨을 몰아쉰다. 지금은 책에 빠져 거품을 물고 쓰러져도 뺨을 때려서 깨워 줄 엄마가 곁에 없었다. 해가 갈 수록 과독서에 이르는 독서량의 한도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느껴진다.
릴리는 당분간 독서는 봉인하기로 결정한다.
“흑, 콜록…… 헉……. Merde ! 하……. 허억.”
그렇지……. 교무실에 가 볼까. 잠시 개인 연구에 들떠서 잊고 있었지만 시험의 피드백을 들어야 한다. 천재라도 듣지 않고는 모르는 사실이 있으니까. 겸사겸사, 동아리에 관한 것도 물어볼 겸…….
....아냐, 관두자. 애초에 OwO쨩 조언이 뭐랬어. 다른 사람들 이목을 끌지 말고 눈치껏 주라고 했지. 수소문 하면 동네방네 소문도 다 나고 이목도 확 끌릴텐데...아무리 답답해도 그렇지.
으....담임선생님에게라도 물어봐야 할까.....일단 답이 명확히 나오질 않네.
나는 머리를 긁적이곤, 결국 아무도 없는 경호부에서 조금 더 머무르기로 했다.
기왕 머무를거 연습이나 더 해보자.
나는 에릭과의 싸움에서 획득한 발구르기를 생각한다. 아직 F 단계지만, 그러니까 성장의 여지가 있겠지. 그런데 이 기술, 부동일태세랑 연계할 수 있나?
.....
으음. 잠깐 고민하던 나는 한가지 아이디어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부동 일태세의 굳건한 자세를 잡기 위한 동작을 취할 때, 어차피 나는 원래부터 진각을 밟았다. 무게 중심을 견고히 하고 충격을 받아내기 위한 자세와 정신을 단단히 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말이지. 그럼 그 진각에 좀 더 힘을 실어, 발구르기에서 부동일태세로의 연결은 어려울까?
한번 해보자. 잘 안되더라도 발구르기의 요령 정도는 늘겠지.
스으읍, 심호흡을 하고, 발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의념을 실어 강화한 발을, 일순간 강화를 실어 쾅!! 바닥을 내려찍는다. 공격이 아니니까 단순히 강하게 부딫힌다는 것과는 다르다. 중요한 것은 충격과, 진동. 실은 무게와 힘이 땅을 타고 울리게, 큰 소리가 퍼지게.
충격을 받아낼때 요령 중 하나는, 바닥을 힘껏 다리로 받쳐 전신과 지면으로 피해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럼 발구르기도 역으로 그 요령을 이용해, 자신의 무게와 충격이 지면틀 타고 울리도록 흘려보내면 ㅓㅇ떨까? 그렇게 힘껏 밟은 힘으로부터, 전신의 자세를 부동일태세로. 되든 안되든 연습해보자.
#수소문 취소. 동아리실에서 99망념을 쌓아 (나홀로) 동아리 활동을 해봐요. 발구르기를 숙련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