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은 공원 한 가운데 벤치에 앉아 선글라스를 끼고 주위를 둘러보는 중입니다. 이제 시험이 끝나서인지 저번에는 아무도 없던 공원에 학생들이 드문드문 보이네요!
" 흐으으음... "
압가에 미소를 띄운 채 고개를 돌려가며 주변을 구경하던 정훈은 곧 늘어지는 비음을 내더니 쓰고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벤치 한쪽에 내려둡니다. 그리고서는 눈을 두어번 느릿하게 깜빡이더니 입가의 미소를 지웠다가 다시 그려냅니다.
" 역시 어렵네요! "
파하, 하는 숨소리와 함께 정훈은 상체를 뒤로 기울여 벤치에 전적으로 몸을 맡긴 뒤 살짝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포기할 순 없죠. 원하는 성과가 안나오는건 예년전에 익숙해진 일입니다. 정훈은 그대로 몸에 힘을 쭉 빼며 아래로 흘러내린 뒤, 다리에 힘을 주고 살짝 뛰어오르며 자세를 바로해 다시 벤치에 앉습니다.
자, 다시 수련할 시간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이것보다는 활쏘기 수련쪽이 더 하고싶지만요
정훈은 다시 선글라스를 씁니다. 여러가지 색으로 물들어 있던 세상이 빛을 바래며 흑백으로 변하자 정훈의 입가에 미소가 올라옵니다. 복잡했던 세계가 조금 더 단순해지고 그에 따라 정훈의 머릿속도 조금 더 맑아집니다.
그 상태로 주변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나 주변의 풍경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정훈은 하늘을 나는 새를 바라보고 있을 때 문득 시야가 축소되는 느낌이 들자 바로 선글라스를 벗어냅니다. 그렇게 선글라스를 벗어내자 정훈의 세상은 다시 총천연색으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 에휴... "
그렇게 세상이 흐려지자 정훈은 한숨을 푹 내쉬며 뒷머리를 긁더니 미간을 좁히며 선글라스를 다시 집어듭니다.
다시. 또 다시.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언젠가 조금 더 나아질때까지 오늘도 정훈은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분석하는 것은 괜찮을지도. 다만 내가 도전할 때 묘사....로 느낀 바론, 아무래도 1:1 대련 느낌의 성질이 강해서, 대체로는 별 다른 지형지물 없는 필드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싸웠던 것 같아. 시작할 때 방패 올리기로 버티니까 포탄이 날라왔던걸 보아선 중거리 정도임. 그리고 방패의 경우 방어력에 의존하면 둔기와 망치 같은 진동공격으로 팔힘을 소진시켜 때려오는 패턴이 있어. 내가 초전에 그거에 당함.
방어가 주가되는 것은 맞지만, 적어도 캡틴이 줬던 힌트로써는 단순히 막는 것이 아니라 신체를 강화해서 들이받으라는 조언도 있었음. 상대의 공격의 틈새를 실드배시로 반격해서 균형을 무너트리는 것도 유용한 전략. 다만 역시 주 목표는 상대를 쓰러트리는게 아니라, 일정 타임 동안 제대로 공격을 견뎌내는 것에 가까움. 공격도 결국엔 방어에 유리하기 위해 고르는 선택지 중 하나란 인상이 내게 있네.
>>128 그것보단....그냥 단순한 이야기일듯. 방어용을 고른 사용자가 맹공을 가하는 상대방을 역으로 때려눕힐 화력이 나오는 경우가 잘 없는게 아닐까. 적어도 그걸 성공하려면 압도적인 힘의 격상이 있어야 할텐데, 우린 그런 케이스가 아니니 말이지. 뭐 방향성이 어쨌던간 만약 상대를 제압하는데 성공했을 경우 이러나 저러나 성공으로쳐줄 것 같은데. 탱커로써 그 과정이 엉망진창인게 아니었다면야.
이게, 전투란 그렇게 단순하게 아니니까. 압도적인 스펙이나 특화점이 있는게 아닌 이상. 올공이던 올방이던 극단적으로 단순히 하나의 패턴만을 고집하는건, 대응력이 뛰어난 상대라면 파훼할 수 있지. 내가 공략할 때 중심적으로 생각했던건 그래서 가능한 전체적인 전투의 흐름을 적는 것이었음. 창 몽둥이 둔기 검 총 등등 실패할 때 봤던 무기들을 상정한 방어자세를 전부 다 적거나 했지.
유진화씨는 철저하게 '막는다' 에 치중한 대답을 제출했음. 캐릭터의 방향성이 그랬기 때문. 그러니 내 대답이 아무래도 거기에 쏠려있는건 어쩔 수 없어. 주관적인 부분이 있다고 받아들여줘. 그렇게 얻은 기술이 부동일태세란걸 생각하면, 아마 거기서 자신이 제출해서 통과받은 방향성에 합당한 기술을 받을 거임.
>>148 물론 그렇지! 검이나 둔기 같은걸 사용하는 워리어도 많으니까. 다만 그 경우 당연히, 방패처럼 오로지 가드만 올리는 것에 비해선 방어력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음. 무기로 공격을 쳐내는 근접무기는, 그에 따른 다른 공략법을 써야 된다고 생각해. 패링만으로 견뎌내긴 어려울듯. 예를 들면 총탄 공격 같은건 방패론 가드를 올리면 그만이지만, 해머나 검으론 한계가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