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리를 잡은지 얼마 되지 않은 저택에 손님이 찾아오는 날이었습니다. 하루는 누군가를 부리는데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저택의 사용인들을 대하는데에도 꽤나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름대로 적응을 하고 있었습니다.
" 손님이 오시기로 했으니까 홍차랑 쿠키 좀 준비해주시겠어요? " " 네, 주인님. 응접실에 준비를 해두도록 하겠습니다. "
어색한 자신의 말에, 잽싸게 대답을 하곤 물러가는 정령 사용인을 보며 자신이 이런 위치에 있어도 되는건가 하는 고민에 빠지는 하루였습니다. 이래저래 이런 위치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그녀였으니까요.
" ...애초에 이런 집을 얻은 것도 꽤나 운이 좋았죠.. "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커다란 자신의 방에서 새하얗고 깔끔한 원피스로 갈아입은 하루는 머리를 빗으며 작게 중얼거렸습니다. 언제쯤 익숙해질지 모를 이 감각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그러다 종소리가 울리는 것이 흐릿하게 들리자 빗을 내려놓은 하루가 살며시 달려 내려갑니다. 하지만 그녀보다도 먼저 정령사용인이 우아하게 문을 열었고, 그런 정령에게 가벼운 목례를 해보인 하루가 릴리를 반겼습니다.
" 어서와요, 릴리. 오는데 힘들지는 않았어요? "
상냥한 미소를 지어보인 하루가 장난스레 양팔을 살짝 벌려보이며 인사를 건냅니다. 언제나 친구의 방문은 그녀에게 행복한 일거리 중 하나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