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이라는 의념이란 무엇인가. 무언가를 벤다. 자른다. 파괴한다. 그런 것들. 단순히 실체가 있는 것만이 아니라 버프와 공간 같은, 우리가 느끼지 못 하는 것들 혹은 실체가 없는 것을 잘라낼 수도 있다. 단순히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전투에서처럼 잘라진 상태를 부여하여 해당 부위를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자른다는 '행위'와, 잘라진 '상태' 두가지 개념이 이루고 있는 것이, 절단이라는 의념이었다.
절단이라는 의념 속성은 행위와 상태. 그 두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그 두개가 합쳐진 개념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문득 검귀의 질문을 떠올린다. 처음 검을 든 그는 자신을 위해 검을 들었다. 그리고 게이트 속에서, 그 끔찍한 광경 속에서, 그는 친구를 지키기 위해 검을 들었다. 검을 휘둘러 벤 것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파괴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지금의 자신을 떠올린다. 그는 더이상 친구를 위해 무언가를 파괴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친구들과의 인연을 파괴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들과의 관계는 유지하고,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들은 가차없이 관계를 끊어낸다. 이제 더이상 그의 검은, 절단은 더이상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본질에 걸맞게 무언가를 파괴한다는 목적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무언가를 파괴하기를 바라는 것일까.
최근 색다른 감정을 느꼈던 이들을 떠올린다. 카사, 지아, 다림, 에미리... 자신은 그들을 더이상 끊어낼 수 없었다. 오히려 얽매이게 되었다. 마음대로 끊어낼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했건만 알고보면 아니었다. 분명히 원한다면 끊어낼 수 있어야 할텐데. 자신은 이제 누군가를 지키고 싶지 않을텐데.
" ...사실은. "
사실 누군가를 파괴할 목적으로 인연을 끊어내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인연을 끊어내었다는 것을 상기한다. 그리고 그 자신을 지켜내겠다는 마음은, 이내 번져서 다시 한번 친구를 지켜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비록 아직 예전과 같이 온전한 것은 아닐지라도.
하루는 자신의 몸을 일으켜세워주곤 정좌를 하고 앉은 유야의 말을 듣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그의 말이 단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는 듯 순순히 고개를 꾸덕인다.
" 지금의 전 제 자신에게 자신이 없어 사랑하는 이에게 잘못된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에게 확신이 없기에 그 사람이 불안하고, 걱정이 되어서 집착하지 않을 수 없고, 매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 하지만 저 또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진정 바라던 것이 무엇인지, 주변의 조언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하루는 진지한 얼굴을 한 체 금빛 눈동자를 빛내며 말합니다. 절대로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망설임이라곤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 질풍같은 늑대와 견줄만한 그 아이와 나란히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겁니다. 그 아이와 나란히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아이와 함께 한걸음씩 같은 방향을 보며 나아가는 것. 그것이 제가 진정 하고 싶었던 사랑입니다. " " 여태껏 그 아이를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해왔기에, 그것을 바로잡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자 이렇게 배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 " 부디 제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하루는 유야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말하는지, 땀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402 커뮤도 좋긴 한데 제가 하나 파고들면 거기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커뮤 시작하면 계속 붙잡고있을것같아요 ㅋㅋㅋㅋㅋ >>405 ㅠㅠ 말씀 감사해요! 다음이 있으니까 괜찮고 진행 구경하는것도 재밌음!! >>406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으니까 조금 더 관찰해볼까 해서요! 그린코스트니까.. 사실 바로 돌려줄까 그냥 둘까 선택하기 어려워서 찬찬히 생각하고 있었기도 해요
▶ 가을의 사랑 ◀ [ 가을이란 계절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헤어짐, 외로움, 끝, 방랑과 같은 부정적 의미 역시 녹아있지만 화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가을이 가진 '완숙함'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있다는 것은, 두 사람 다 서로를 신뢰하고, 믿고 있다는 감정을 확인할 수 있게 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활용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화가가 의도적으로 한 사람의 색을 밝게, 한 사람의 색을 어둡게 표현한 것은. 어두운 쪽이 밝은 쪽을 향해 집착하고 있음을 표현하려 한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 ▶ 숙련 아이템 ▶ 만연한 사랑과 이야기 - 미미한 확률로 인연 퀘스트의 난이도를 소폭 감소하여 조정한다. ▶ 가을, 연인 - 미술품을 관람하는 경우 낮은 확률로 '가을의 축복' 버프를 받는다. ▶ 미련과 같은 것들은 나뭇잎에 물들인 채 - 첫 관람에 한정하여 망념을 30 감소시킨다. ▶ 겨울을 향해 가자 - 하루동안 냉기 저항이 증가한다.
>>322 " 모름다. 빵 조각을 줬더니 따라왔지 말임다. "
고로는 진석의 손을 낭낭하게 깨물어버립니다. 하하. 이 축생 녀석. 이빨이 날카롭구나. 괜히 사자의 친구가 아니야.
" 선배는 잘 다녀오셨슴까? "
노아는 꽤 밝은 표정으로 진석의 팔을 끌어안습니다. 장난치듯, 또 달라붙는 모습입니다.
>>335 아쉽지만 캡틴도 사람입니다. 책 검색이 일시적으로 봉인됩니다. 캡틴도 정보 검색을 쉴 시간을 주세요
어우... 망념이야... 기지개를 쭈욱 켜고 멍하니 자신이 그린 그림을 바라본다. ...정말 사랑이란 뭘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난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다. 부성애와 모성애는 부모님을 통해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타인을 진정으로 믿고 의지하며, 감정을 나누고 평생을 함께하는... 그런 관계... 난 아직도 모르겠어. 사랑이란 감정도 구현할 수 있을까? ... 됐어. 지금의 나는 이해할 수 없는 걸 너무 바라보지 말자. 조금씩, 조금씩 견문을 넓혀 나가면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