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했냐고 물어보는 다림씨의 말에 나는 고개를 잠깐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서 엄청 부끄럽다.
"아....유진화 입니다. 아프란시아에서 활동중인 워리어에요."
생각해보니,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름도 소개 안했던가. 지난번에 자기 소개는 했어도 괜찮았을텐데. 확실히 나도 너무 서둘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선 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이력서....뭘 말해야 하는걸까. 학생으로써의 실적인가, 아님 카페 알바로써의 이력서인가....어느쪽인지 잘 모르겠다. 따라서 나는 둘 다 말하기로 했다.
"의뢰적인 면으론, 방어력에 집중하는 더 록 타입이에요. 요 최근엔 긴급 임무에 불려 검귀를 막았고...."
방패를 사용한다던가, 방어력이 증가하는 의념기가 있다던가, 그런 요소들을 간단히 설명했다.
"다음으로 아르바이트생으로썬, 요리는 어느정도 할 줄 알아요. 손님 응대....는 잘 모르겠지만, 서빙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구요."
간단한 디저트 정도는 직접 만들 수 있다. 레시피를 배우면 엄청난 고급 디저트가 아닌 이상 대략적으론 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얼마나 울었는지, 잘 모르겠다. 굉장히 짧았을지도 모르고, 엄청나게 길었을지도 모른다. 눈물이 아니라 영혼을 쏟아낸 기분이다. 담담하게 바라보는 넌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 쪽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한 쪽은 지나치게 표현한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상황에 처하니까, 그 간극은 역시 멀다. 나는 역시 그다지 성숙한 인간은 아닌 것이다. 그냥, 그렇게 되고 싶어서 애쓸 뿐. 어디까지나 서투르고 미숙한 인간이다.
눈물과 서러운 숨을 잔뜩 토해내, 마침내 더 뱉어낼 것도 없어졌을 때, 나는 그녀를 조금 밀어냈다. 그 손길과 눈가의 입맞춤, 품속의 부드러움과 따스함이 싫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척 기뻤다. 다만, 적어도 지금 당장으로썬 거기서 느끼는 기쁨을, 방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상회했다. 한 없이 받아주기가 실패한 다음엔, 불안해서 밀어내기인가. 스스로가 생각해도 기가 막혀서 자신에 대한 비웃음을 흘린다.
"......주고 싶었던 물건이 있다고 했지."
나는 흐트러진 옷차림을 추스르며 느릿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어쩐지 지쳤다. 솔직히 이제 더 보일 추태도 없다는 기분이 든다. 더 이상 뭔가가 망가지기전에 돌아가서 쉬고 싶다는 지리멸절한 생각조차 든다. 다만 이 지독한 우울감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그녀를 좋아했다. 따라서 나는 그녀에게 주기로 했던 계획에서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원래라면 수줍게나마 '너를 위한 선물이야' 라고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럴 분위기도 아니고, 그럴 기분도 아니다.
근처에 떡하니 놓여있던 선물 상자를 테이블 집어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연인을 위한 선물이랍시고 나름 고민하면서 고른 밝은색의 포장지가, 우중충하고 시니컬해진 기분속에서 보니 퍽 우습다. 과거에 했던 행동 하나 하나가 스스로에 대한 조롱처럼 느껴지는 기분을 참으면서도, 나는 방패 밑에 있던 낡은 검을 꺼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복수귀가 되어 헤메었던 검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검. 장인으로써 활동하는 그녀라면, 그걸 보고 무언가 영감을 얻지 않을까 싶어서 구해온 검. 나는 한숨을 한번 더 내쉬곤, 그 낡은검도 마찬가지로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하나는 아까 말한 곰인형. 귀여워서 하나 더 샀어. 다른 하나는....긴급 의뢰 가서 얻어온 검이야.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서. 괜찮다면 빌려줄게."
네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어쩐지 마주칠 자신이 없어서, 나는 시선을 비스듬히 돌리며 담담하게 설명했다.
situplay>1596259115>284 시험공부에 영성 강화할 필요 없다 / 시험공부랑 다른 공부랑 다르다 고 제가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데 제 과오가 깊습니다. 바다주 미안해요.
라고 비아주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뒷북이지만 시험공부는 범위나 과목을 따로 지정해서 할 수 없어요...저도 시도해봤는데 캡이 똑같이 시험공부인지 해당부위 복습인지 되물으시더라고요... 또 현재 10코인으로 시험 스킵권을 팔고 있고, 진행 중에 이걸 구매해서 쓴다고 선언하시면 시험공부 스킵이 가능하십니다! 참고로 저희 현재까지 코인 이벤트 시작때부터 35판 넘게 갈려서 신입분들이나 코인 사용하신 분들 외에는 정산하시면 전부 100코인씩 받아가실 수 있으세요!
"그래요?" 그런 거라면 글쎄요? 라고 생각하며 에릭을 빤히 바라봅니다. 악덕점장이라는 말은 농담이지만요.
"성심성의껏 집중중인걸요." "안할 거라고 생각하신 거에요? 너무하시다." 진화가 말하는 이력서의 워리어라던가 그런 것도 들어봅니다. 여기에서 난동피우는 아프란시아 학생들이 생기면 쫓아낼 수 있다인걸까.. 같은 생각이 드나요? 농담같지만 아프란시아라면 가능할 것 같다(?)
"요리를 할 수 있다면 서빙은... 가능하고 조리보조도 가능하다는 걸까요.." 라고 말하며 춘덕이를 봅니다. 춘덕이만 고생시키기엔.. 이라고 생각하나요?
"혹시 사람 대하는 게 힘들다면 조리 쪽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점장님?" 점장이라고 인정한 건 바뀌지 않을 테니 계에속 찌르는 것이다. 제노시아 도박마녀나 숙청여제같은 말을 한 대가다. 같은 다림주의 짖궂음이..
조금 놀란다. 하긴 아까 화현이는 매니저라고 했던가. 좋게도 나쁘게도 자신감이 넘치는 애였는데, 나름대로 이루어낸게 있구나.
"조리보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려는 감사하지만, 대인기피증 정도는 아니라서 일 중엔 충분히 대응 할 수 있어요."
다림씨의 배려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대답한다. 사실 전학 갈 시절만 해도 솔직하게 말하자면 낯선 사람이랑 대화하는게 두려웠으나, 요즈음엔 딱히 그렇진 않다. 새 환경에 그럭저럭 적응하고 여러 사람을 사귀면서 나도 조금 정도는 바뀐거겠지. 일 중에 간단한 대화나 응대 같은 것은 할 수 있고, 솔직히 어줍잖은 진상 손님 정도는 쫓아낼 자신은 있다.
"인간관계? 으음....그렇게 아주 넓진 않은데요....친한 친구는 있어요."
....카페 아르바이트 면접에 인간 관계를 물어보는게 보통인가? 나는 조금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한 때 외톨이를 표방했던 만큼 결코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친한 관계는 분명히 생기고 있는 것이다. 비아라던가, 청천이라던가, 아니면 춘심이라던가. 카페일이 바빠졌을 때 잠깐 돕는 정도는 아마도 들어주지 않을까. 아마도.
사실 여태까지로썬 의념의 활용을 그다지 못한다는 설정이었는데, 현재 본인의 해석적으론 '한걸음 나아갈 용기를 주는 힘.' 이라고 여기고 있고 따라서 일반적으론 중요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의 신체 강화 정도로 이해하고 있어요. 레스주의 해석적으론 거기서 나아가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힘' 으로 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의 불리나 디버프, 정신적인 동요 등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단순한 내구성이나 방어력 외의 끈기를 부여하는 힘~ 정도로 생각중.
'영웅'이라는 의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 무언가... 이상적인 영웅이 된 자신을 그리고, 현재의 자신과 영웅이 된 자신과의 간격을 좁혀서 일시적으로 버프를 얻는다던가? 정신적인 걸로는 영웅의 기상을 의념으로 구현해 카리스마를 발휘한다던가, 게이트에서 만난 비겁한 사람에게 '영웅 심리'를 부여해 무언가를 맡긴다던가 정보를 얻어낸다던가? 앗 갑자기 게이트에서 만난 호의적인 npc랑 같이 다니다가 보스 잡을 때 그 npc가 희생해서 성공하고 죽어가는 npc한테 "정말 영웅같은 모습이었어. 멋져." 하고 손 잡아주면서 의념 불어넣어주는 진화같은 장면 보고싶다(씹타쿠특)
"디저트류의 제조에 관한 기본지식....기초적인 것은 있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취미로 요리할 때, 단걸 좋아해서 몇몇개 시도해봤거든요."
물론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가디언넷에서 간단해보이는 레시피를 보고 따라해본거니까, 우쭐 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것 보단 나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면접 생각했던 것 보다 진지하다고 할까, 이것저것 묻는데....확실히 카페의 평판을 걱정할 정도로는 진지하게 점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다시금 자세를 고쳐 잡는다.
"네?"
훅 들어와 가슴을 비수처럼 찌르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얼빠진 목소리로 되묻는다. 정말 시원스럽게 물어보네! 원래라면 부끄러워 하면서도 대답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와는 내 한심한 성격덕에 요 근래 울적한 일이 있었다. 따라서 나는 눈동자가 마구 흔들리면서, 아주 힘겨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이다.
"네...있죠...."
얼마지나지 않으면 '있었죠'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이 상태로 계속 있다간 또 울음을 터트릴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기에, 필사적으로 화제를 돌렸다.
캡틴이 '의념 활용이나 고찰에 대해 워리어나 랜서진이 부족한 모습이 있다' 라고 말한거 보면, 분~명히 일상 때에서도 의념에 대해서 무언가 고민하거나 발전시키는 방향성이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의념기도 '쓰다보면 언젠간 성장하겠지라고 생각하니 초기 버전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라는 언급을 했고....이제 내가 궁금한건 그 고찰의 방법이야. 의념에 대한 해석은 내가 직접 한다...고 쳐도, 그걸 어떻게 제출하면 되는걸까. 에릭의 깨달음처럼 #의념에 대해 고민합니다! 같은 느낌으로 괜찮은걸까? 어차피 부활동 하느라 망념 쓴다 치면 그냥 한턴 보는셈 치고 해볼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