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덕이는 그럴 만도 하죠." 요리를 맡는 총책임주방장님에게 어디 기어오르세요. 라면서 콕콕 손가락으로 찔러봅니다. 맥스는.. 맥스 나름의 매력이잖아요? 라고 반박을 따박따박하기는..
"기초적인 게 있다니 다행이네요." 없다 하더라도 조리 보조라서 큰 건 필요 없겠지만. 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예 없는 것보다는 기초적인 게 있다면 좋습니다. 방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에릭의 질문을 듣고는 고개를 갸웃하다가(그.그게 필요한가? 싶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울 것 같은 듯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의 있죠.. 라는 말에 진화를 눈을 깜박이며 동그랗게 뜬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 진화의 질문에 에릭도 봅니다. 어라. 있다고 말하시면 여기서 나만 솔로야?(※다림이가 굳이 연애를 할 그건 없긴 하다) 그리고 고민하는 침묵과 함께 없다는 말을 하자. 그건...그건...
"...좋아하는 분은 계신가 보네요?" 그거 짝사랑인가요 아니면 쌍방인데 아직이신가요. 라는 말을 하는군요. 본인은.. 이라는 역공을 받아도 뭐.. 괜찮겠지. 대답할 말은 한가득 있을 테니까..
나는 그 어색한 공백을 놓치지 않았다. 슬슬 지금 이 자리의 분위기를 깨달았다. 애초에 면접은 이제 거의 끝난 것과 다름 없지 않은가. 내 평가는 의외로 나쁘지 않았고, 주방보조로 일하면 되겠지. 여기서 흐름을 전환하지 않으면 계속 놀림 당할 뿐이다. 놀림 당하지 않으려면, 나 대신 이 자리에 앉을 누군가를 세울 수 밖에 없다. 에릭 점장, 당신도 나랑 동류야....!! 글러먹음 동류....!! 놓치지 않아!!
"점장님, 좋아하는 여자애 있죠.....아니면 사귀지는 않아도, 거의 그에 비슷한..."
나는 죽은 눈동자를 하면서도 집요하게 캐물었다. 물론 근거도 있었다.
"여기서 이제 같이 일하게 될테니, 점장님에 대해서 알아두는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특히나 점장님과 사귀...사이가 좋은 여성분은 카페에 언젠간 놀러오실텐데, 알아둬야 점원으로써 마땅히 대응할 수 있는거 아닐까요?"
글러먹은 사람은 글러먹은 이야기를 할 때 빛난다. 나는 조금 신났다. 마찬가지로 나를 즐겁게 해준 가디언넷의 누군가가 떠올라서, 아핫 하고 웃으며 덧붙이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가디언넷에서 어떤 사람이 사귀지도 않는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뽀뽀하려다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올려서, 되게 친근감이 느껴졌었는데...문득 떠오르네요."
요즘은 왜 연애 얘기 안올려주는걸까? 나는 어딘가에 있을 Crei 를 그리워 했다. 지금이야말로 너의 한심한 이야기가 가장 고달픈 때인데.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거야.
에릭에겐 하나미치야라는 썸녀가 있다. 사실 말이 썸녀고 이미 서로 좋아하는게 거의 확정된 커플이지만 에릭이 인연퀘스트(호감도 락 해제)를 클리어하지 못했기 때문에 달다구리한 장면을 연출하면서도, 뽀뽀는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에릭(가디언넷 Crei)는 이를 가디언넷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