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는 말을 들으니 릴리는 눈에 띄게 기뻐한다. 아닌 척 하려고 하지만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것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다. 자꾸 꿈틀거리는 안면근육을 어떻게든 잠재우려고 입 안 가득 떡과 튀김을 넣고 우물거린다. 그런 다음에, 꿀-꺽.
“…… 괴도라!”
괴도 클라우디인가……. 정의를 위해서 괴도를 자처한 이들이 스스로를 『징수인』이라는 떳떳한 호칭으로 부르지 않는 까닭은, 무슨 수단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각오가 있어서겠지. 릴리는 흥미로운 듯한 눈빛으로 청천을 바라본다. 얼기설기 얽힌 야채 덴푸라를 떡볶이 국물에 굴리면서.
“아, 그래…… 게이트의 존재들에게 당했구나……. 그러면 당신한테는 게이트 너머의 녀석들 때려잡는…… 아니, 녀석들한테서 무언가 훔쳐 오는 게 천직인 걸까? 재미있는 복수 방법이야.”
게이트 너머의 존재들은, 오렐리 샤르티에에게 있어서는 오로지 비즈니스적인 관계로만 토벌의 대상이 되는 자들. 그녀는 게이트에 개인적인 원한을 품을 일이 없었기에, 오히려 이렇게 게이트의 희생자들의 이야기에 더욱 깊이 연민할 수 있었다. 물론 도둑이 되겠다는 말은…… 사람에 따라서는 레이드 닌자가 되겠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다는 게 작은 문제이긴 하지만…….
도둑질도 운명을 위해 정당히 이루어진다면 나쁠 게 무엇인가. 릴리는 이 소년을 응원하기로 했다.
“나는 목적이 뚜렷한 사람을 좋아해! 원대한 목적일수록 좋지. 결국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곧 이 우주에서 가장 원대한 목적일 테니까. 오히려 클로디 씨, 당신이야말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사양 말고 이야기하라구. 언제 내가 완벽한 불로불사의 약 같은 걸 만들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싱글벙글 웃으며 릴리는 무심코 새우튀김 하나를 양배추와 함께 입에 집어넣는다. 그러자 찌릿! 하고 왔다. ‘마, 맛있어 이거!’ 머릿속 기억의 궁전에 『떡볶이 국물에 익힌 양배추를 곁들인 새우튀김』을 입력해 둔다. 괜찮은 발견이 되었어. 그러는 와중에 지나가듯이 들은, 청월의 시험이 따라가기 어렵다는 말에는 그다지 공감을 할 수 없었지만!
>>113 #누가봐도_벌칙_주문을_하는_손님을_대하는_자캐 정훈이가 누가 봐도 벌칙주문을 하면 그래도 웃으면서 다림이는 서비스업의 본분을 다할 것이다...
#멘션캐가_꼭두각시가_되었다면_자캐는 정훈이가 꼭두각시 되면 이 파티 쫑나는데요. 랜스가 꼭두각시가 되었어! 으아악! 브루터메니스를 파괴하지 않고 본인 거라고 인지하길 바랄 수 밖에...(그리고 브루터메니스도 같이 해서 폭주족이 되는 것을 보고 벙찌게 된다) 아니면 워리어님! 버프 받고 후려패서 정신차리게 합시다!! 인가.
>>119 #전화를_받으니_멘션캐가_울며_자캐의_이름을_부른다면 지훈이 울면서 다림이 이름을 부른다니. 이것 매우 흥미진진한 상황일 것이다. 일단 침착하게 달래주려 시도하고 왜 우는지 물어보긴 하겠는데. 랜스를 울리는 이를 서포터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가 문제 아닌가(흐릿) 어쨌거나 달래주는 것에서 생각보다 친근하게 대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뭐 만일 가까이 있다면 나가서 안아줄 수도 있을지도.
#자캐와_멘션온_캐와의_관계와_잘_어울리는_곡은 상해죄 쪽이라면 레벨 phycho..?(아무말) 아니면 먼가 친구인 듯 아닌 듯 그 줄타기하는 그런 노래...?
>>122 #멘션캐가_자캐에게_애인대역을_부탁_또는_의뢰한다면 사비아 언니가 왜 나에게? 라는 생각을 하며 물음표가 가아아아득한 표정을 짓고는 수락은 하겠는데.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겠죠. 그리고 생각보다 진하면 오히려 다림 쪽에서 너..너무 진한 거 아니냐고 말한다거나? 애인대역이라니. 그런 말 안할 것 같은 언니가 그렇게 말하니 혼란스럽고 당혹스럽긴 한데. 일단 받아들이긴 하겠죠.
#멘션_온_캐가_자캐의_졸업앨범을_본다면_자캐의_반응은 다림이 졸업앨범이 있을지부터가 문제인데. 만일 있어도 아마 다림이는 없는 앨범을 보면서 여유분 중 파본을 받았거든요. 라고 말할 듯. 그리고 친하게 지낸 이의 사진을 조금 길게 본다거나 했을 때 물어보면 죽었다는 말 하려나.
>>126 #멘션캐와_자캐의_능력이_바뀐다면 진화와 다림의 능력(의념속성. 방패. 특성 등)이 바뀐다면.. 다림은 워리어에 매우 어색해할 것이다. 영웅이라는 의념을 열심히 다루려 노력은 하겠죠. 일단 바뀐 이상 열심히 해야지 다시 바뀌어도 누를 끼치지 않는다! 라는 포인트?
>>84 " 읏챠. 이 책일까? " " 안 들리나보네. " ( 한숨지으며 살짝 미소짓는다. ) " ...그래도, 이렇게 네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순간이 정말 좋아. " ( 책더미 사이로 보이는, 문자들이 비칠 만큼 반짝거리며 책을 훑는 새벽빛 눈동자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눈을 감는다. ) " 네가 진리를 찾을 때까지만은 너의 조수로 있어도 되겠지. 분명,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까. Ma Chérie. " ( 그러다가, 살짝 숨을 들이켜고는. ) " 그때야말로 나는 너를 지키는 너만의 영웅이 될게. Mon trésor, Mon bijou. "
>>85
>>93 " 마침 혜성이 떨어지는 걸 이렇게 좋은 장소에서 볼 수 있게 되다니, 행운이네. " ( 짙은 남색이 칠해진 듯한 밤의 언덕, 풀밭 위에 누워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두 눈에 별을 담았다. ) " ...사실 행운이 아니야. 똑똑한 너라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난 일부로 오늘 여기 널 데리고 온 거거든. " " 그림책에 나오는 혜성처럼 네 머리카락 색, 흰빛과 푸른빛이 섞인 색은 아니네. 오히려 그냥 하얀색. 하지만 네 눈동자 색을 닮았으니 이것도 좋다. " " 난... 네가 좋아. 시원한 잔디 위에 같이 손 잡고 누워서 별을 보는 이 시간이 좋아. 네 손, 시원해서 정말 좋아해. 죽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 ( 이제는 그 말이 너에게 얼마나 무거운지 알지만,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말이기에 숨기지 않고 그대로 내보이며 너를 마주볼 수 있었다. ) " 사랑해, 다림아. "
>>117 " 바다야, 바다야. " ( 물에 반신이 잠긴 채, 가만히 짠 바다공기를 들이마시다 그렇게 말했다. ) " 내 손 잡아줘. 불안해. 네가 여기에 그냥 날 놔두고 가버릴까 겁나. 너는 해룡이니까, 날 물 위에 띄워놓는 만큼 물속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겠지? 난 용궁으로 끌려가고 싶지 않아. 그러니 손을 잡아줘. " " ...옳지, 잘했다. " ( 당신의 뺨을 양손으로 감싸면서, 그렇게 하면 네가 떠나지 않을 거라 착각하는 것처럼, 이대로 감싸쥐면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 것 같았다. ) " 너는 역시 나의 사람이야. 나와 같은 공간에서 쭉 숨쉬어줘. 어디론가 떠나지 말아줘. 그렇게 평범한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나의 행복이야. " " ...아니, 역시 더는 푸른빛이 아니어도, 검은빛이 되었어도, 너는 내 사랑이야. " " 그렇다면 나를 차라리 너의 소유품으로 삼아줘. 너의 둥지에서 밝게 빛나며 너를 기다릴 뿐인 너만의 보석으로, 빼앗기면 분노하고 되찾아오려 할 너의 자존심으로. 부탁해... "
>>123 " 정훈아, 무슨 생각해? " ( 살짝 몸을 숙여 너의 회색 눈동자를 마주치며 물었다. ) " 나는 네가 열중하는 모습이 좋아. 함께 의뢰를 갈 때면 내가 네 앞에 있으니 널 보진 못하지만, 네가 활을 쏠 때면 언제나 등 뒤에 있는 내 존재를 느껴. 그래서 너와 함께할 때면 더 힘낼 수 있게 돼. " " 하지만, 지금은 의뢰가 아니니까. 적이든 뭐든 다른 거에 신경쓰지 말고 나만 봐줘. 나에게만 신경써줘. 여기 널 사랑하는 내가 있는걸... " ( 볼이 빨개진다. ) " ...아니, 방금 한 말은... 무시해줘... " " 흠흠. 잊어, 잊어. 빨리 갈 길 가자. 아, 아직 널 어디로 데려가고 싶은 건지 말 안 했던가? " ( 너의 손바닥을 쓰다듬으며 미리 말해줄지 말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도착하면 말해주기로 한다. 매번 똑같은 옷만 입고 똑같이 살아가는 네 모습에 내 손으로 변화를 주고 싶어서, 오늘은 너만을 위한 옷을 사주고 싶다... 같은 걸 말할 순 없으니까! 너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신경쓰이는걸... )
>>140 친구들한테 실수로 애인이 있다고 말해버려서... 라던가, 정말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고백해서 거절했는데 열 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며 달려들고 있으니 거절하기 위해 잠시 도와줄래... 같은 게 아닐까요. 어느 쪽이건 '얘가 걔를 좋아한다니까 애인대역이 애인 되는 대작전을 펼치자' 라는 친구의 흉계같은 일일 가능성이 매우 높음. (이라고 연애뇌가 돌아가는 참치가 말했다.) 애인이니까 괜찮아-라는 걸로 생각하고 부끄러워도 스킨십은 임시해제지만, 애인 관계에서 뭘 해야 할지 정확히 몰라서 스킨십이 엄청 진하다던가 찰싹 붙어다닌다던가. 거리조절 실패? 나중엔 받아줘서 곤란했을텐데 정말 고맙다고 하면서... 연애뇌로 생각하면 사랑의 씨앗이 촉진됩니다! 두근두근, 설렘, 사랑스러움, 애정, 독점욕, 보호욕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사랑 포인트 2점을 얻습니다! 의 계기가 되었을지도요.
다림이만 없는 앨범부터 찜찜함이 시작됐다가, 페이지를 안 넘기고 있길래 아는 사람이라도 있냐고 물었더니 죽은 사람이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거나... 옆에 앉아서 같이 페이지 넘기다가 살며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 할지도 모르겠네요.
기대하고 기대하던 여자친구가 입장했을 때, 나는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평소(라고는 해도 두번이긴 하지만)에는 작업을 위해 티셔츠와 바지 차림이 기본이던 그녀가, 블라우스에 플레어스커트라는 그야말로 데이트에 어울리는 복장 조합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평소 차림도 분명 시원털털한 매력이 있는 그녀였지만, 저렇게 꾸미고 나니 평소에는 알기 어려웠던 매력들이 더더욱 돋보이면서 훨씬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가장 내 가슴을 흔든건, 그런 그녀의 낯설면서도 매력적인 복장이 다름 아닌 날 보여주기 위해 준비 되었다는 부분이겠지. 그녀의 이런 차림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걸 느끼며, 그녀에게 인사하려고 했는데....
^ o ^
망 했 다.
이럴 수가. 그녀가 나를 보았을 때, 나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내 모습을 인식한 직후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경악에 물들고, 마치 정지 버튼이 눌러진 비디오 마냥 행동이 완전히 정지 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서 방금전까지 느껴졌던 두근거리는 설렘은 어디가고, 몹시 당황한 역력이 나기 시작했다. 내 복장이 잘은 몰라도 뭔가 문제가 있었음에 불구하다. 지훈아....어울린다며...(분노). 가디언넷에 평소처럼 [처음 데이트 나갈건데 무슨 옷이 좋아요?]라고 질문 했어야 했나?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한거지? 갑자기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라,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풀고 옆에 준비 되어 있던 음료를 집어 한모금 마셨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경직된 동작으로 내 맞은편에 앉았다.
평소답지 않게 입술을 꾹 다물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그 모습은 내가 생각하기엔 몹시도 귀여웠으나, 그 원인이 무언가 치명적으로 오류를 범한 내 복장에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에 돌을 맞는 느낌이다. 최근 에릭 점장의 의념기를 맞아 관통 당할 때에도 이 정도로 마음이 아프진 않았는데.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당장에서라도 '미안! 어울리지 않지!?' 라고 자폭하며 당장에라도 머리를 헝클어트리고 옷도 갈아입고 오고 싶다. 하는김에 말하자면 나가서 우에에엥, 하고 이 실패감을 울면서 시원하게 토해내고 싶다.
그렇지만 그래선 안되겠지. 아무리 바보라도 안다. 여기서 저 경악한 반응에 움츠라들었다간, 그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를 뿐더러, 지금 이 순간의 만남이 엉망진창 뭉개질 것이다. 그녀의 복장을 보건데, 분명 상대쪽에서도 기대하고 나왔음이 분명하다.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 뭐? 이미 망친거 아니냐고? 제발 좀 닥쳐줘.
"....안녕, 서희야. 오늘 옷, 무척 잘 어울려. 그.....귀엽다고 생각해."
따라서 나는 어색하게나마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다. 분명 예전 가디언넷에서 보건데, 여자친구와 만났을 땐 그녀를 관찰하고 제대로된 칭찬을 하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배웠던 것 같다. 이번 선택은 틀리지 않았기를 빈다.
아무튼... 이번 앵커의 테마는 「좋아하는 너의 모습(연인 Ver.)」였습니다. 지켜진 건 처음 두 번뿐이고 나머지는 깨져버리긴 했지만요...? 솔로의 생존방식이라고 했으니 커플은 제외!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커플은 아니지만 지훈이는... 너... 너는 안돼...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