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잘 안다. 하루한테 이야기 듣고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친분도 있다. 왠진 모르지만 덤벼왔고.... 평소라면 반가웠을 이름의 울림이 어쩐지 묘하다. 지금 그녀는 왠지 모를 논란에 휩쌓여있으니까 말이야. 카사는 밝고 착한애다. 그런 그녀는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끼리 다투는걸 알까? 알게 되면, 무슨 생각을 할까.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광경이다. 왜 그녀를 위한다면서 그녀에게 상처되는 싸움이 벌어지는거지.
"...."
차가운 시선에 평소라면 움츠라들면서 말을 회수했을지도 모르지만, 진지한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 나는 그럴 마음이 없어졌다. 유약하던 눈빛은 굳게 변하고, 조금 움츠라들던 어깨는 당당히 펴진다. 용무를 물어보는 그녀의 말에 적당히 둘러댈까 생각도 했지만, 그건 별로 나 답지 않았다. 그냥 솔직히 털어놓자.
"분쟁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어. 그런데, 나는 조금 위화감을 느끼거든."
나는 하루를 위해 싸울 것이다. 그러나 계속 느껴지는 위화감을 그저 방치할 정도로 나는 어리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