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4 하나미치야는 조용히, 작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복잡한 듯 보이는 표정 속에는 말로 꺼내진 않지만 다양한 마음이 복잡하게 생각을 어지럽히는 듯 보입니다. 작품을 바라보고, 에릭을 바라보고, 헤실 웃으며 하나미치야는 말합니다.
" 남들이 보기에 우리는 연인으로 보이는 걸까? "
하나미치야의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저 오묘했던 감정을 정리하고, 다잡고, 표현하며, 웃어버립니다. 기쁜 듯, 착잡한 듯, 이상한 듯, 웃긴 듯, 그 수많은 생각이 웃음에 담겨 한바탕 긴 웃음을 토해냅니다. 손유는 조용히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화현의 손을 붙잡고 휙 끌고나옵니다. 두 사람이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죠.
하나미치야는 그림을 바라봅니다. 천천히 손을 뻗어 에릭의 옷깃을 붙잡습니다. 두 사람의 복장은 정복과, 유카타로 그림과는 다르지만, 하나미치야의 웃음과, 살짝 붉게 물든 볼. 긴장한 듯 떨리는 입술과, 여러 가지 감정들을 담아 에릭을 바라봅니다.
" 재미..? 오늘을 재미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까? "
웃습니다.
" 좀 더 많은 말이 필요해. 응. 단순히 행복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말들이 필요해. 좀 더 떨리고 두근거리고,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고 싶은데. "
입이 떨어지지 않네, 하고 그녀는 해맑게 웃습니다. 하나미치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열어둔 창문 틈으로 아직은 시린 봄바람이 스쳐옵니다. 눈을 닮은 머리카락을 천천히 에릭에게 비비며, 하나미치야는 눈물을 흘립니다. 에릭은 천천히 눈을 감고 그녀를 끌어안았을 뿐입니다. 친구니까. 지금은 그녀를 꼭 끌어안는 수밖에 없다는 듯요.
" 있지. 사실 아직 잘 모르겠어. 왜 나한테 네가 이렇게 해주는지. 그저 날 친구로만이 아니라, 정말로 좋아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단순히 옛날의 '너'가 친절했던 탓인지. 모르겠네 "
사실 하나미치야도 알고는 있었을 것입니다. 그저 지금의 감정들이, 짧게 느껴지는 흔들리는 꼬리의 마음이.. 에릭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러나 단순히 널 사랑하니까, 와 같은 착각은 느끼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랑한다. 사랑했다. 사랑하고 있다. 그런 말로 누군가를 믿기에는 이 세상은 여실히 위험했고, 사랑의 가치는 지나치게 가벼워 졌으니까요. 그래서 아직도 하나미치야는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에릭이라는 존재를, 에릭이라는 사람의 마음을.
그러니 에릭은 웃는 얼굴로 하나미치야의 머리를 쓰다듬었을 뿐입니다.
너로 하여금 바뀐 수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 것들을 모두 나열하려 한다 한들, 입이 아플 만큼 긴 이야기였을 뿐이었다. 너를 사랑한다 느낀 것은 언제였는지. 적어도 널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 지금이었단 사실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 내가 가진 고집이 내 망집이 되었으며, 너를 바라보던 네 마음이 너와의 거리가 되었다. 사랑한다. 사랑하고 있다. 사랑하고 싶다. 그런 말들로 너를 묶어두고 싶진 않았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네 곁에 있고자 했고, 네 옆에 있고 싶었다. 그런 마음들을, 생각들을 가진 채. 너에게 다가갔다. 왜 내가 너에게 약속을 하지 않았는지, 확신을 주지 않았는지는 단 하나였다. 나는 너의 단 열두시간이 되고 싶었다. 너가 고통에 누운 채로,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순간의 열두시간. 그저 네가 마지막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보아야 했다면 그것이 나이기를 바랬다. 내가 너의 모든 것이길 바란 것이 아니라, 네가 나로 마지막을 새기길 바랐을 뿐이다. 에릭 하르트만이라는 쇠가 있었다. 갓 캐어져, 제 성질조차 모르던 쇠는 첫 망치를 잡는 대장장이의 손에 녹아내렸다. 그 곳에서 온갖 불순물들을 삼켜 무뎌지고, 상처입고, 망가져갔다. 그러나 내가 잘못 두드려 지더라도, 잘못 만져지더라도, 너는 날 끌어안았다. 뜨겁게 타오른 쇠를 식히고, 다시금 두드려 단련되어라. 말하고 있었다. 나는 녹아내린다. 언제쯤, 이 불길 속에 내 안에 더러운 것들, 불순물들을 녹아낼지 모르겠으나. 그 날이 오기까지 난 네 품 속에서 식으며, 다시금 두드려 강해질 것이다.
수없이 두드리고 수없이 타오르고, 수없이 식는 사람이 되리라.
에릭 하르트만의 의념 속성이 연단(鍊鍛)으로 변화합니다.
하나미치야는 천천히 에릭에게서 떨어집니다.
" 있지. 내가 무슨 짓 하더라도 놀라면 안 돼? "
장난스런 말을 남기고, 하나미치야는 짧은 무언가를 달싹입니다. 곧 에릭의 눈 앞이 어둡게 물들어갑니다. 시야 대신, 청각에 집중하자 또각, 또각, 하고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언가가 살짝 올려지는 듯한 소리. 옷깃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런 소리들에서 벗어나면, 이제 느껴지는 것은 따뜻한 온기가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 재미 없게도 안개로 흐릿하게 시야가 돌아올 즈음. 백색의 머리카락이 천천히 다가와 에릭의 입술에 내려앉습니다. 시간은 딱히 길지 않았습니다. 세어 봐야.. 수 초에 끝날지도 모를 순간입니다. 그 촉각이 떠나기도 전에 이제 뚜렷히 상이 잡히기 시작한 상황에서 하나미치야는 에릭을 바라보고 말합니다.
" 아직은 친구 사이니까. 더 앞선 거는 기대만 해줘? "
하고, 웃습니다.
" 그러니까. 지금은. "
사랑해. 에릭. 그 짧은 입모양을 대신하여, 에헤헤 하고 웃어버리는 여우입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사랑해서. 에릭도 웃었을 뿐입니다.
내가 본 감정을 선으로 녹여내고, 색으로 표현한다. 선과 색으로 만들어진 그림은 그렇게 감정을 만들어낸다. 회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그림은 누군가의 감정을 담은 것, 누군가의 의미를 담은 것. 그림 한 점에는 여러 감정과 의미가 담겨있다.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것도 다르겠지. 그림이란 그런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손유 선배를 바라본다. 제법 피곤하지만, 헤실헤실 웃으며 손가락을 접어 브이자를 만들어낸다.
"제가 해냈어요, 선배."
앗, 뭔가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브이를 표현한 손을 거두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내 손을 잡은 선배에게 이끌려 부실 바깥으로 나가졌다. 뭐임? 뭐임? 순간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한 채 멀뚱거리다가 아, 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뭔가, 분위기가 어색해진 것 같아 어색하게 웃으며... 필사적으로 눈을 굴리다가 입을 열어 말해본다.
>>66 다림이가 현재 속해있는 동아리와 관련된... 걸로 응용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망을 보름달로 해석하여 사용한다면 의념을 이용해 보름달을 만들어내어 대상에게 붙이는 것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공격력을 가득 찬 보름달처럼 가득 차게 라던가 체력이 점점 차오르는 보름달처럼 서서히 차오르도록 버프를 건다거나 혹은, 가득 찬 보름달로 방어력을 가득 차게 버프한다거나...
바라는 것을 이루게 해주고 싶다! 라는 형태라면... 다림이가 타로 카드 같은 걸 뽑아서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공격력을 상승시켜주고 싶다! 힘 카드를 뽑아서 거기에 공격력의 상승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뫄뫄의 공격력이 상승하기를 바란다. 같은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