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것이 없어서 되지 않는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일까요??? 새삼스럽지만 그래요, 제가 이 학교에 와서 지나치게 느슨해진 부분이 없지 않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지를 인정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조용히 오라버니 쪽으로 손을 들어보였을까요. 정말정말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어요, 에미리가 부탁드린 것이니 이 이상 폐가 되어드려선 안 되겠지요. 여기서 끝냅시다. 그래요, 자존심은 곱게 접어두고, 정도대로!
>>37 전신에 의념이 주는 충만감, 고양감이 퍼져오르고 감정은 조용한 호수 속에서 진화를 잡아 끌어당기는 듯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천천히 진화의 의념이 진화를 감싸고 신념과 의지가 갑주의 형태로 몸을 감쌉니다. 온 몸이 무겁고, 답답하지만 이것은 영웅이 견뎌야만 하는 사람들의 기대이며, 희망이기에 진화는 더욱 신체의 힘을 끌어올리고 방패를 견고하게 붙잡습니다. 그리고, 진화의 준비가 끝났을 때. 허수아비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콰직.
처음은 방망이입니다. 둔탁한 충격이 팔을 타고 흘러오지만 아직은 견딜 만 합니다.
쿵!
다음은 망치입니다. 묵직한 무게에 의해 균형이 흔들리지만 신체의 견고함으로 견뎌냅니다.
카가각,
찔러들어온 창이 진화의 갑주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날카로운 충격이 인상적입니다.
수 발의 총성이 울립니다. 진화의 갑옷에 둔탁한 파열음을 남깁니다. 그 뒤로도 수많은 무기들이, 공격이 진화를 두드립니다. 버티고, 버티지만 방패를 잡은 손의 힘은 부족해지고 결국 방패를 놓치고 나자 허수아비는 기회라는 듯 방패의 이음새를 찔러오고 금이 간 부위를 두드리며 공격을 가해옵니다. 결국 쩡 하는 소리와 함께 갑옷에 금이 가고, 무기가 진화의 목을 노린 직후에야 허수아비는 움직임을 멈추며 말합니다.
- 테 스 트 종 료! - 방어란 단순하게 막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공격을 예측하고 어떻게 막고, 어떤 것은 흘리고, 어떤 것은 반격하는지. 그것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 생도는 단순히 방어력을 이용한 방어에 집중하였지 방어 방법을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 그렇기에 본 허수아비는 학생의 방패를 놓치게 만들 기 위해 무거운 망치와 도끼, 방망이 등으로 생도의 근력을 먼저 소비시키고 그 뒤에 갑옷을 일점포화하였습니다. - 생도는 더욱 고민하여 다음 훈련에선 좋은 결과를 받길 바랍니다! 이상!
허수아비는 말을 마친 뒤 천천히 꺼집니다. 아무래도 첫 시도는.. 실패한 듯 보이네요. TIP. 단순히 '방어력이 크게 증가한다'만을 믿지 마십시오. 방어력을 꿰뚫을 수 있는 수단인 '방어구 관통', '진동 피해' 등등을 대비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역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수아비의 행동은 이러한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행동임을 기억하고, 전투에선 서포터의 판단 하에 능동적인 워리어가 되고자 한다면 뛰어난 워리어 캐릭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38 그는 자신의 옷깃에 슬쩍 손을 올린 채 짧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받습니다.
" 창수 배기운이오. 미약하나마 사람들에게 무룡칠천창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소. "
무룡칠천창이란 이름을 들은 사비아는 얼굴에 당황을 떠올리고 맙니다. 그야 다윈전쟁에서 활약했던 가디언이자 1세대 극 초기 각성자인 배기운은 수많은 창사들을 키워낸 것으로 유명한 가디언이니까요. 사비아가 존경하는 '영웅에 가까운 수많은 준영웅'중 하나입니다!
수련장에 나는 대자로 시원하게 뻗었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십니다. 부스스 하게 허리를 일으킨다. 왠지 오기가 생겨서 곧바로 도전하고 싶지만... 일단은 다시 도전하기전에 기초를 다질겸 신체부터 단련하자. 단단하거나 방어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게 기초가 되는 것은 확실하니까.
삼월의 벚꽃은 아직 피어나기 전입니다. 앙 다물고 있던 꽃몽우리들이 천천히 가린 얼굴을 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풍경이 많은 나무들과 함께 길게 물들여 아직 피어나기 전인데도 연분홍빛 나무의 물결이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하나미치야는 에릭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잘 정리된 산책로를 따라 많은 수의 커플들이 데이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에릭과 하나미치야도 이 수많은 사람들의 인파를 타고 다정한 연인들로 보이진 않을까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두 사람은 천천히 호수로 다가갑니다. 큰 호수 옆에는, 어울리지 않는 한 그루 나무가 아직 때가 되기도 전에 아름다운 벚꽃을 피워낸 풍경을 찾습니다.
" 저 나무가 카즈시 교장 선생님이 의념으로 죽은 나무를 살려낸 거래. "
카즈시 요키히로. 제노시아의 교장은 현직 가디언으로 활동하던 당시 고아원을 지키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차디찬 겨울에 아이들이 떨고 있었던 때. 카즈시는 아이들을 위로하며 봄이 되면 다같이 벚꽃놀이를 가자고 했습니다. 그 약속을 아이들은 수도 없이 되새기며 봄을 기다리곤 했었지만, 갑작스럽게 열린 게이트에 아이들이 죽고 폐허가 되어버린 고아원 앞에 작은 벚나무 묘목이 피었다고 합니다. 카즈시는 아이들에 대한 감정과 여러 기분들을 자신의 의념에 담아 나무의 꽃을 피웠고 그 결과 나무는 영원히 봄이 되어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 카즈시 교장 선생님은 이 나무에 의념을 불어넣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자신이 늦게 각성했다는 죄책감? 어떤 감정일진 모르지만.. 영원히 피어나는 꽃은 어쩐지 슬픈 느낌이 들어. "
하나미치야는 슬픈 표정으로 벚꽃을 바라봅니다.
" 꼭 영원히 봄이어야 했을 아이들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을까. 같은 생각을 했거든. 아름다운 꽃이지만,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아이들에게 남기는, 카즈시 교장 선생님의 미련같은 것이 아닐까. 하고 말야. "
그러면서도 에릭에게 고개를 돌릴 때, 하나미치야는 즐거운 미소를 짓습니다. 언제 슬펐냐는 듯이, 즐거운 미소로 에릭을 바라봅니다.
" 그러니까. 약속하자. 같이 죽자. 같은 말은 안 하려구. 대신 누가 먼저 죽건, 마음을 담아서 슬프게 울어주자. 그리고 추억을 간직하자. "
하나미치야에게 있어 누군가와의 추억이란 흐릿한 것일 겁니다. 아마도, 하나미치야의 과거와 관련이 있겠죠.
" 적어도 한 사람 만큼은, 너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말야. "
미소 속에, 에릭은 천천히 녹아들어갑니다. 어쩌면, 아주 어쩌면이지만. 에릭이 지금쯤 만석을 이길 수 있었다면. 이 뒤에는 하나미치야의 사랑 고백을..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입니다.
>>84 유우토는 천천히 에미리의 어깨에 손을 올립니다. 남녀칠세부동석!! 같은 말을 하기도 전에 흘러든 의념의 힘을 에미리는 천천히 받아냅니다.
" 의념을 이용할 수 없으면 망념이라도 이용하면 되는 법이지. "
유우토는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 버서커의 의념 파장을 비튼 흐름이다. 망념 증가랑이 늘어나겠지만 어설프게나마 의념을 쓸 수 있을 거야. "
[ 정제 의념의 제조법 - 1. 자신의 의념을 천천히 흘려내어 안개의 형태로 만든 뒤 작은 병에 담아둔다. 2. 병을 24시간 동안 보관하여 의념의 힘이 불안정하게 만든다. 3. 불안정해진 의념의 힘을 결정수에 넣은 상태로 개봉하여 결정화한다. 이 과정에서 떠오르는 결정들은 부수고 가라앉은 결정들만 보관한다. 4. 고온에 결정을 가열하여 녹인다.
▶ 정제 의념 ◀ [ 불안정한 의념을 정제하여 아무 속성이 없는 순수한 상태의 재료로 만든 물건. 의념을 담은 물건의 제작에 사용된다. ] ▶ 재료 아이템 ▶ 무無 속성 - 아무 속성도 담기지 않은 순수한 의념의 힘을 가지고 있다. ▶ 마실 수 있나..? - 마실 경우 보통의 확률로 '망념 중독' 상태에 빠진다.
벚꽃 나무에 대한 이야기와 하나미치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전혀 웃을 수 없었다. 여우가 보여준 모습이 눈이 시릴정도로 분홍빛으로 반짝거리는 벚꽃과 너무나 잘 어울렸기에, 마치 홀린 것 처럼 멍한 표정을 지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
그 날은 비가 내렸다. 망가진 내가 인생을 낭비하면서 스스로를 불태워 가는 삶을 살아가던 중. 쏟아지는 비를 뚫고 뱀이 나를 찾아왔다. '어떤 아가씨가 부탁을 해서 말이야~ 바보에게 냉찜질 좀 해주라고 하더라?' ... 시현이를 내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꼴사납게 서포터로 도망치고 5레벨로 추락하고, 의지마저 잃어버린 내가 검을 다시 잡는다 한들 그차이를 매꿀 순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머리는 시원해졌다. 속이 후련해졌다. ...그리고 난, 나는 처음으로...
" 하나만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이카나. "
'...이제 우린..2학년이니까.... 의뢰를..갈까해.... 같..이 갈래?'
" 내가 너에게 의뢰를 도와주라고 처음 부탁했던 날....너는...왜 날 도와준거야? 너희를 떠나고, 심한말 하고, 이기적으로 굴고, 질투한 나에게 왜 다시 손을 뻗어준거야? 너도..만석이도...사람이 너무 좋은거 아니야? 나 같은건..그 날 그냥 내버려 둬도 괜찮았잖아 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