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벚꽃은 아직 피어나기 전입니다. 앙 다물고 있던 꽃몽우리들이 천천히 가린 얼굴을 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풍경이 많은 나무들과 함께 길게 물들여 아직 피어나기 전인데도 연분홍빛 나무의 물결이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하나미치야는 에릭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잘 정리된 산책로를 따라 많은 수의 커플들이 데이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에릭과 하나미치야도 이 수많은 사람들의 인파를 타고 다정한 연인들로 보이진 않을까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두 사람은 천천히 호수로 다가갑니다. 큰 호수 옆에는, 어울리지 않는 한 그루 나무가 아직 때가 되기도 전에 아름다운 벚꽃을 피워낸 풍경을 찾습니다.
" 저 나무가 카즈시 교장 선생님이 의념으로 죽은 나무를 살려낸 거래. "
카즈시 요키히로. 제노시아의 교장은 현직 가디언으로 활동하던 당시 고아원을 지키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차디찬 겨울에 아이들이 떨고 있었던 때. 카즈시는 아이들을 위로하며 봄이 되면 다같이 벚꽃놀이를 가자고 했습니다. 그 약속을 아이들은 수도 없이 되새기며 봄을 기다리곤 했었지만, 갑작스럽게 열린 게이트에 아이들이 죽고 폐허가 되어버린 고아원 앞에 작은 벚나무 묘목이 피었다고 합니다. 카즈시는 아이들에 대한 감정과 여러 기분들을 자신의 의념에 담아 나무의 꽃을 피웠고 그 결과 나무는 영원히 봄이 되어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 카즈시 교장 선생님은 이 나무에 의념을 불어넣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자신이 늦게 각성했다는 죄책감? 어떤 감정일진 모르지만.. 영원히 피어나는 꽃은 어쩐지 슬픈 느낌이 들어. "
하나미치야는 슬픈 표정으로 벚꽃을 바라봅니다.
" 꼭 영원히 봄이어야 했을 아이들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을까. 같은 생각을 했거든. 아름다운 꽃이지만,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아이들에게 남기는, 카즈시 교장 선생님의 미련같은 것이 아닐까. 하고 말야. "
그러면서도 에릭에게 고개를 돌릴 때, 하나미치야는 즐거운 미소를 짓습니다. 언제 슬펐냐는 듯이, 즐거운 미소로 에릭을 바라봅니다.
" 그러니까. 약속하자. 같이 죽자. 같은 말은 안 하려구. 대신 누가 먼저 죽건, 마음을 담아서 슬프게 울어주자. 그리고 추억을 간직하자. "
하나미치야에게 있어 누군가와의 추억이란 흐릿한 것일 겁니다. 아마도, 하나미치야의 과거와 관련이 있겠죠.
" 적어도 한 사람 만큼은, 너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말야. "
미소 속에, 에릭은 천천히 녹아들어갑니다. 어쩌면, 아주 어쩌면이지만. 에릭이 지금쯤 만석을 이길 수 있었다면. 이 뒤에는 하나미치야의 사랑 고백을..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입니다.
>>84 유우토는 천천히 에미리의 어깨에 손을 올립니다. 남녀칠세부동석!! 같은 말을 하기도 전에 흘러든 의념의 힘을 에미리는 천천히 받아냅니다.
" 의념을 이용할 수 없으면 망념이라도 이용하면 되는 법이지. "
유우토는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 버서커의 의념 파장을 비튼 흐름이다. 망념 증가랑이 늘어나겠지만 어설프게나마 의념을 쓸 수 있을 거야. "
[ 정제 의념의 제조법 - 1. 자신의 의념을 천천히 흘려내어 안개의 형태로 만든 뒤 작은 병에 담아둔다. 2. 병을 24시간 동안 보관하여 의념의 힘이 불안정하게 만든다. 3. 불안정해진 의념의 힘을 결정수에 넣은 상태로 개봉하여 결정화한다. 이 과정에서 떠오르는 결정들은 부수고 가라앉은 결정들만 보관한다. 4. 고온에 결정을 가열하여 녹인다.
▶ 정제 의념 ◀ [ 불안정한 의념을 정제하여 아무 속성이 없는 순수한 상태의 재료로 만든 물건. 의념을 담은 물건의 제작에 사용된다. ] ▶ 재료 아이템 ▶ 무無 속성 - 아무 속성도 담기지 않은 순수한 의념의 힘을 가지고 있다. ▶ 마실 수 있나..? - 마실 경우 보통의 확률로 '망념 중독' 상태에 빠진다.
벚꽃 나무에 대한 이야기와 하나미치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전혀 웃을 수 없었다. 여우가 보여준 모습이 눈이 시릴정도로 분홍빛으로 반짝거리는 벚꽃과 너무나 잘 어울렸기에, 마치 홀린 것 처럼 멍한 표정을 지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
그 날은 비가 내렸다. 망가진 내가 인생을 낭비하면서 스스로를 불태워 가는 삶을 살아가던 중. 쏟아지는 비를 뚫고 뱀이 나를 찾아왔다. '어떤 아가씨가 부탁을 해서 말이야~ 바보에게 냉찜질 좀 해주라고 하더라?' ... 시현이를 내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꼴사납게 서포터로 도망치고 5레벨로 추락하고, 의지마저 잃어버린 내가 검을 다시 잡는다 한들 그차이를 매꿀 순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머리는 시원해졌다. 속이 후련해졌다. ...그리고 난, 나는 처음으로...
" 하나만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이카나. "
'...이제 우린..2학년이니까.... 의뢰를..갈까해.... 같..이 갈래?'
" 내가 너에게 의뢰를 도와주라고 처음 부탁했던 날....너는...왜 날 도와준거야? 너희를 떠나고, 심한말 하고, 이기적으로 굴고, 질투한 나에게 왜 다시 손을 뻗어준거야? 너도..만석이도...사람이 너무 좋은거 아니야? 나 같은건..그 날 그냥 내버려 둬도 괜찮았잖아 그런데.... "
>>103 배기운은 사비아가 의념을 증폭하여 안내를 하려고 하자, 어깨에 천천히 손을 올립니다. 알 수 없는 차가운 기운이 사비아의 몸에 흘러들어가고, 증가하려던 망념은 천천히 가라앉습니다.
" 의념 사용자들은 대게 의념의 힘에 의존하여 자신의 한계 이상으로 힘을 끌어내려 하곤 하지요. 생도 역시 들뜬 것은 알겠으나 안내는 느긋히 하여도 좋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이곳 저곳을 다니며, 보는 것도 즐거움이 있지 않을지요. "
그는 웃으며 의념을 이용하는 것이 꼭 장점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해 들었던 지식이 떠오르네요! 배기운은 의념을 극히 제한한 상황에서 자신의 경험과 기술에 의존한 전투법을 펼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위태롭고, 아슬아슬하지만 결국 활로를 찾아내어 적을 해치웠다고 하죠. 그런 그의 성격이 똑같이 느껴지는 기분이라 어쩐지 사비아는 즐거운 미소가 떠오릅니다.
>>104 보조계로 설정합니다! 허수아비는 특벌한 변화를 일으키진 않고 다림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