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모든 건 게이트로 인한 것이기에 뭐라 말을 덧붙일 거야 없었습니다. 막으래야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걸요. 우리들은 우리 앞의 적을 막아내는 거로도 힘에 부친 상황이었습니다.
"변화인가요~? 변화이려나요...🎵 으음, 오늘은 조금 차가 마시고 싶었사와요? 그뿐이랍니다? "
달달한 우유로 진정이 될 마음이 아니니 어쩔수가 있을까요? 하늘이 맑아졌을지라도 수면은 계속 요동이고 있답니다. 수면 아래 무언가로 인해 계속해서 요동이고 있답니다. 변화가 생겼냐는 말엔 전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어보일 따름이었습니다. 여전히 차를 입에 대고 있으니 변화란 건 없었답니다.
"글쎄요.. 저의 마음을 저조차도 온전히 알기 어렵더라고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걸 모르진 않지만, 그 결말이.." 호감도가 가장 높은 이라던가.. 친구의 범위라던가. 꽤 이상하게 되어 있는 편이지요? 하지만 그걸 말하지는 않으며 은은한 미소로 일관합니다. 옷을 고를 때에라는 말을 듣고는 센스..
"그렇게 좋다고 보긴 어려운걸요.." 그치만 하루가 원한다면 옷을 이것저것 골라줄 순 있어요. 라고 중얼거리나요?
"아아~" 입을 벌리고 첫 모금을 마시면 달달상큼한 에이드가 입 안을 씻어주는 듯함을 느낍니다. 첫 모금을 서로에게 양보하는 보기 좋은 광경이군요. 룸카페에서 게임을 하는 것도 좋고.. 아니면 공부를 좀 하도 좋으려나..?
청천의 편안한 표정을 보고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미소를 짓다가 손목의 두 빛을 결합한다. [Salvia]라는 이름이 떠오를 때, 다시 떨어진 내 손목엔... [Cloudy]라는 이름이 떠오르고 있었다. 파란 하늘(이게 오해라는 건 좀 지난 후에 알게 될지도 모른다)이라는 이름을 가졌으면서 이름은 구름이라니, 참 특별하기도 하구나.
"이런, 내 속셈이 들켰나 보네. 난 좋은 인연이 쭉 이어지는 것 외엔 바라는 게 없으니까, 그걸로 충분한걸."
하고 팔짱을 낀 성현에게 미소짓다가 성현의 말에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대답한다.
"그것도 너의 차별화되는 장점이구나. 난... 17이야."
학원섬에 온 날부터 3학년 2월 전까지 의뢰를 돌고 또 돌아도 5레벨을 넘지 못하고 무시무시한 경험치에 난생처음 의지가 꺾일 뻔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윽... 트라우마가. 아무튼 신속 S라면 확실히 따라잡기 어려우려나. 다음에 만났을 땐 잠깐이라도 따라붙을 정도가 되고 싶은걸.
"라이벌, 라이벌 좋지. 너랑도... 라이벌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서로 비교하며 발전할 수 있는 비슷한 상대, 라고 하면 역시 라이벌일까. 언젠가 한 번 대련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성현을 바라봤다.
"그래, 소중한 인연을 잘 간직할 수 있으면 좋겠네."
그리고 청천의 과일맛 젤리 봉지를 손에 쥐었을 땐 조금 놀랐다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입이 심심할 때 먹을까... 그리고 시험기간이라는 성현의 말엔 올라오는 트라우마(2)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을 받았다. 친구들... 친구들이 아프란시아로 가버려...!
"윽... 시험인가. 나도 조금만 더 달리고 들어가봐야겠네."
그리고 발자국 없는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사라지는 그를 보고 안녕-이라며 손을 흔들고, 또 성현에게 손을 흔든다. 둘 다 떠나고 나선, 벗어놓은 겉옷가지 위에 젤리봉지를 내려놓고 시간단위로 맞춰 놓은 런닝머신을 10분 단위로 조작해 작동시켰다. 이번엔, 조금 더 빠르게 달려보자. //막레! 수고하셨습니다! 지금 생각났는데... 학교 출입 자체는 자유롭다는 거랑 성현이 1-3학년이 비어 있다는 걸 깜빡하고 레스들을 썼던 거에요...🤦♀️ 정신없어서 죄송합니다.
미간 사이가 콕 하고 찔리면 양 손 끝으로 그곳을 문지르며 상대를 더욱 심하게 노려볼 뿐이었다. 끝까지 장난 장난. 이건 마치 친구가 아니라 장난감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던가.
" ....... "
경멸의 눈빛이 한지훈을 향한다. 아니 그렇게 심한 짓을 해놓고도 또 하고 싶다고? 대체 얼마나 사람을 희롱하고 싶은 것인가! 하지만, 이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자신이 저 충동을 받아내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그보다 더 말이 안 되는 일을 겪은 직후이기에 바다는 스스로의 생각을 의심할 겨를이 없었다.
>>31 그 샐비어에서 따온 이름이 맞습니다! 정확히는 Flos라는 노래에서 전주에 나오는 꽃 이름 중에 Sabia(댕댕이덩굴)라는 걸 Salvia(샐비어)와 헷갈려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거 생각하다가 외국적이기도 한국적이기도 한 이름인 사비아를 한자로 끼워맞춰서 한국인 이름으로 지어놓으면 되게 예쁘겠다...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청천이가 그거 정확히 짚어서 신기하다고 해준 거 조금 기뻤어요..(TMI)
무언가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변화가 있었지만 지극히 사소하고도 사소한 것에서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한둘로 끝나지 않았고 여러 부분에서, 미묘하게 다가온 변화였습니다. 단순히 하나로 정의내리기가 어려웠답니다. 어째서일까요.
"에미리는 말이어요. 이제는 올바르게 살고 싶어 졌답니다. " 그렇게나 싫어하던 사오토메의 체통을 지키고 싶어졌답니다. 웃는 얼굴이 너무 해맑아서, 지나치게 해맑아서 위화감이 들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웃은 적은 입원했을 적 이후로 처음이었을까요? 다시 이렇게 웃게 될줄은 몰랐지만요.
"2주동안 한 일이라면 특별한 건 없었답니다. 그저 게이트를 닫고 닫고....그랬사와요. "
아, 한번 옷장을 정리하긴 했지요? 하고 덧붙이는 얼굴은 여전히 해맑았습니다. 검은 옷을 몇 벌 빼고 모조리 버리고 또 버리고, 남은 자리를 온통 새하얀 것으로 가득 채우긴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되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