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8636> [현대판타지/학원/육성]영웅서가 - 73 :: 1001

◆c9lNRrMzaQ

2021-04-28 22:55:51 - 2021-04-30 13:20:09

0 ◆c9lNRrMzaQ (VQrd0uW5Pk)

2021-04-28 (水) 22:55:51

" 한낱 혈수로 흩어질 것들이 많이 많구나. "
" 좋다. 이리로 와보거라. 본녀의 손에 죽음을 맞고 싶다면, 그 소원 정도야 이루어줄 수 있지. "
- 혈향마녀 이하루, 제노시펜 전투.


이전스레 : >1596246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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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1:57:59

(사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와서 튼단 애옹)(진짜 강제웃참챌한단 애옹)

870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2:17:12

사오토메 에미리:
052 타인의 행동 중 가장 싫어하는 행동은?
역시 조금이라도 깔끔함을 추구해 주는 걸 좋아합니다!! 🤦‍♀️
118 본인이 느끼는 성격과 남들이 보는 성격은 다른가요?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사고가 유연해보이는 것과 달리 본인의 신념이 명확하다
그래서 겉으로 상대의 말에 그렇구나 맞장구 치긴 한데 속으로 완전히 동의하진 않는 경우가 많다
일상 묘사에서 나오는 생각은 진짜 생각을 몇번 칼질해서 순화되어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몇몇 부분은 실제론 진심이라 믿기 어려운 게 있다
요이치에 대한 감정 정리는 아카데미 입학 전에 완벽히 끝나서 왔다. 언뜻 그리워 하는 듯 보이고 실제로 그렇게 믿기 쉽지만 사실 그냥 죄책감이 남아있는 것이다.
267 캐릭터를 동물에 비유한다면
백여우🦊. 아니면 고양이🐱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대충 다 없는 새벽이라 올리는 진단메이커란 애옹)

871 나이젤주 (dOOP0Eshhg)

2021-04-30 (불탄다..!) 06:03:23

쫀아

뭐해?
마킹.
하고 냄새 묻히려고 부비작거리는 어떤 게 떠올랐다...

872 에릭주 (kDOQKl0PQM)

2021-04-30 (불탄다..!) 06:12:20

굿모닝

873 나이젤주 (dOOP0Eshhg)

2021-04-30 (불탄다..!) 06:13:46

>>872 >>871을 하는 하나미치야를 본 에릭 반응

굿모닝~!

874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15:16

작은 핏덩이는 모포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거친 숨을 헐떡이며 울고 있던 여인은 아이의 볼에 작게 입을 맞추어 무언가를 내뱉습니다. 아이는 이해할 수 없어 해맑은 미소로 손을 쭉 뻗습니다. 그 길게 뻗어진 손에 자신의 볼을 대어줍니다. 아이는 바구니에 담긴 채 멀어지는 여인을 바라봅니다. 제대로 여물지 않은 발성기관으로 열심히 어므, 어므! 하고 소리지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아기는 언제나처럼 큰 울음을 터트립니다. 커다란 울음소리는 숲에 가득 울립니다. 소녀는 살기 위해서, 자신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더 큰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때 늑대 한 마리가 천천히 바구니로 다가옵니다. 한참 눈살을 헤치며 다다른 곳에는 작은 바구니가 있었습니다.
인간의 물건이 있단 사실에 늑대는 주위를 살피고 신중을 기울였지만 특별한 냄새는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냄새가 난다면 바구니에서 희미한 냄새가 났습니다.
무슨 냄새인지 확인하기 위해 바구니로 얼굴을 들이밀자 조그마한 무언가가 나와 늑대의 얼굴을 만졌습니다.
놀란 늑대가 놀라 뒷걸음질을 치자 꺄륵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늑대는 천천히 바구니를 보았습니다.
피를 새긴 듯한 붉은 머리카락과 자신들을 닮은 노란 눈동자를 가진 인간의 아기.

물어 죽일까?

늑대는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에 송곳니를 세우고 인간의 자식에게 다가갔습니다.
한 번에 숨통을 끊으려 다가간 늑대는, 인간의 자식에게서 늑대의 향기를 맡았습니다.
늑대는 놀랐지만 천천히 그 냄새를 맡다가 알았습니다. 이 아이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의 모습을 한 늑대새끼다.
바구나의 한 편을 물고 들어올린 늑대를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환영했습니다.
언젠가 이 새끼가 자라면 우는 법을 가르쳐주자. 늑대는 그리 생각하며 자신의 무리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자랐습니다.
숲은 여전히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수많은 '가족'들이 생겨나고 사라졌고, 카사를 데려왔던 늑대도 쓰러져 어머니 숲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는 늑대의 언어를 배우고, 늑대의 행동을 학습했습니다. 늑대들을 이끌었고, 늑대와 함께 먹었고, 늑대와 함께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에게 '인간'이 찾아왔습니다.

인간은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 넌 인간이야. 늑대가 아니라. 한 명의 인간이라고.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비록 보송보송한 솜털밖에 없었기에 겨울에는 동생들을 끌어안아야 했고, 다른 늑대들처럼 빠르게 달릴 수 없었지만 두 손이 조금 더 길어서 무언가를 잘 잡았을 뿐. 아이는 여전히 늑대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갈며 달라들었을 때 단 한 번의 손길에 아이는 쓰러졌고 인간은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 쓰읍.. 이런 일은 또 처음인데.

그렇게 말한 인간은 카사를 어깨에 매고 어딘가로 데려갔습니다. 그 곳에는 인간들이 만든다는 '집'의 형태가 있었습니다. 카사는 그 '집'에 끌려가 인간들이 앉아 쉬는 무언가에 앉혀졌고, 인간들이 우리들을 잡을 때 사용하는 '밧줄'이란 것과 비슷한 것에 묶였습니다.
이를 내밀고 으르릉대지만, 사실 아이도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이기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말이죠. 하지만 곧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어 카사의 입에 집어넣습니다. 먹고 싶지 않았지만. 그 것에서 나는 냄새가 유독 향기로웠기에 아이는 그것을 혀로 느끼다 꿀꺽 삼켰습니다. 덩어리진 무언가가 목에 걸려 고통스러웠지만 목을 넘어가는 순간 느낀 온기에 아이는 자신의 몸을 버둥거렸습니다.
인간은 웃으며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아이는 그 눈을 바라보며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늑대에게 음식을 나누어준단 의미는 여러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 중 하나는, 바로 가족이 된다. 무리가 된단 의미입니다.
아이는 천천히 입을 벌립니다. 그렇게 벌려진 입에 무언가를 먹어 삼키며 아이는 상대를 바라봅니다. 비록 억지로라지만, 음식을 얻어먹은 만큼 상대는 자신의 무리였으니까요. 그리고, 무리라면 강한 상대를 따르는 것이 맞으니까요.

그것이 카사와 아브엘라의 만남이었습니다.

아이는 자라 카사가 되었고, 인간은 시간이 지나며 아브엘라란 이름을 말해주었습니다.
카사는 아브엘라에게서 '이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알게 되는 것은 상대에게 날 소개하는 것, 날 알리는 것. 그를 통해.. 상대와 친해지고자 하는 것.
아직 제대로 세상을 이해하지 못한 카사에게 아브엘라는 그렇게 지식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카사는 자라며 여러 '인간'을 만나게 됩니다.

- 둘 다 나이가 비슷하니까 잘 지내라.
- 아브엘라 씨..? 얘 제 팔을 물었는데요?

아브엘라가 데려온 에릭의 팔을 물며 서열을 다지려 했지만, 에릭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물린 채 아브엘라를 불렀습니다. 카사의 머리에 손날치기가 날아오고 시무룩한 카사에게 에릭은 다가옵니다.

- 나는 에릭이야. 너는?
" .. 카사. "

두 사람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열여섯살의 나이가 되고, 이제는 시간만큼 나이를 먹은 나무집의 삐걱대는 나무문이 열리고 한 인간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 여전히 낡은 집이군.
- 맞아. 니 상판떼기같이 말야.

똑똑해 보이는 인간은 아브엘라와 이야기하다가 슬쩍 카사를 바라봅니다.

- 아마 내가 온 이유는 알겠지?
- .. 그래. 지겹도록 알고 있어.
-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나쁘지 않을거야. 개인적으로는 이 녀석은 청월로 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 머리도 제대로 굳지 않은 애야. 청월의 분위기를 견딜 수 있을리가 없잖아.

둘은 여러 이야기를 두고 카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주입된 기억 속에 카사는 '어른들이 대화할땐 끼어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가만히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카데미란 곳에 카사를 데려가기 위해서 왔는데 거기는 아브엘라만큼 강한 인간을 만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브엘라와 같은 인간도 한가득 있는데, 그 곳에는 카사같은 인간도 많다고 하면서요.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카사는 아브엘라의 여러 생각을 보고, 감정을 보다가 천천히 말을 내뱉습니다.

" .. 나. 아카데미에 갈래. "

그리고 카사는 아카데미로 향했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슴 귀신을 만나고, 잠을 자던 도중 친구들을 만나고, 세상은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을 배우고, 때론 어른들에게 의지하여 믿음을 바라도 된단 것을 알고, 아픔이란 것이 이렇게나 힘들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카사의 시간은 점점 흐르고 있습니다.

[ 가디언 카사는 동북아시아 아프란시아 성학교를 회고하며 스스로 '인간성'에 대해 배웠다 말했다. 수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수많은 악과 정의들을 만나고, 스스로에 대해 알아갔다 말한 카사는 자신의 서류상 부모였던 아브엘라가 헌터 범죄자에게 사망했단 사실을 안 직후 에릭 하르트만과 함께 헌터 협회를 뒤집어놓았다. 그 과정에서 당시 헌터 협회를 지키고 있던 투왕과 전투를 벌였고, 패배하였으나 투왕의 관심을 사게 되었다.
투왕은 카사에게 다양한 것들을 가르쳤다. 헌터란 왜 존재하는지, 또한 헌터들의 생태가 어떻게 되는지와 같은 것들 역시 배웠다. 카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 또한 투왕에게 다양한 전투 기술을 배우고, 마침내 투왕과의 대련에서 첫 승리를 거두었을 때 헌터 범죄자의 정보와 함께 2대 투왕의 칭호를 얻게 된다.
그러나 헌터 범죄자는 그 사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사람들 사이에 숨어들어 길드를 운영중이었고, 카사는 단신으로 그 길드에 쳐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의념 범죄자들이 다음은 자신의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쓸리게 되었고, 제 3차 의념 전쟁의 발발로 이어졌다. ]

카사는 천천히 눈을 뜹니다.
온 몸에는 강맹한 의념의 힘이 전신을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면 무엇이 오더라도 패배하지 않을 정도로 강맹한 힘과 더불어, 마음 깊은 속에 묻어두었던 투기는 천천히 끓어올라 카사를 깨우고 있습니다.

- 카사 벨로스티어. 벨로스티어란 이름을 알고 있나?

카사는 투왕과의 수련을 떠올립니다. 양 손에는 수십톤의 무게를 차고, 수십배의 중력이 가해지는 게이트 속에서 수많은 적들을 상대로 싸우며 카사는 듣습니다.

- 벨로스티어란 너와 나같은 황금의 종속의 한 무리명을 말한다.

순식간에 공간을 도약하여 수 개의 목을 취한 투왕은 카사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자신의 야성을 통해 한계를 넘어, 끝없이 싸우는 자. 벨로스티어의 이름을 가진 황금의 종속은 오랜 싸움이 지속될수록 그 야성을 깨우게 된다.

카사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요.

카사는 청망을 바라보며 빠르게 쇄도합니다.
청망의 화살 두 발이 카사의 팔과 눈을 노리고 날아오지만 이미 수 번의 걸음으로 공간을 도약해낸 카사는 자신을 노리고 날아오는 화살을 잡아 부수고, 깨물어 멈추어내곤 접근합니다.
청망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듯 수 발의 화살을 걸어 쏘아냅니다. 다섯 발의 화살은 하나의 원을 이루어 순식간에 태양이 되어 카사에게 쏘아집니다. 그러나 카사는 그것마저 뚫어내고는 청망에게 접근합니다.
갑옷 위에 오른손을 올려 가볍게 만진 카사는 그대로 숨을 마시고, 남은 왼손을 내질러 한 번의 공격을 가합니다.

퉁, 쏘아진 주먹의 힘에 청망이 밀려나면서도 한 발로 땅을 딛어 그 충격을 줄임과 동시에 화살 세 대를 걸쳐 카사에게 쏘아냅니다. 카사는 그 화살들을 손으로 치곤 또 다시 근접합니다.
화살 두어 발이 카사의 팔에 박히지만 카사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왜냐면,

- 야수는 상처입는다 하여 물러서지 않는다. 왜냐.

오직 적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카사는 다시금 주먹을 내밀어 청망의 갑옷을 내려칩니다.
수 번의 공방이 이어집니다. 카사가 다섯 대의 공격을 때리면 일곱 발의 화살이 카사를 꿰뚫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상관 없습니다. 카사는 싸우고, 싸우고, 싸우며 투기를 끓어올릴 뿐입니다.

- 싸움을 시작한 이상 그것은 너와 나.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사는 자신의 투지를 그대로 끌어올립니다.
치고, 부수고, 내려찍고, 차고, 꺾고, 전투를 반복합니다.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아군들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른 채로, 가만히 그 풍경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의념기를 사용하려 하지만, 급히 치솟은 망념에 온 몸이 떨리고 있음을 확인하고 물러납니다. 히어로 모먼트는 망념을 쌓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너무나도 많은 망념이 쌓였지만 캡틴의 재량으로 잠시 증가를 미루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다시금 싸움은 이어집니다. 이것은 카사 벨로스티어와, 청망의 일기토이니까요.
부수고, 치고, 때리고, 공격하고, 부수고, 부수고, 부수고, 부수고.
결국 견고하던 갑옷이 완전히 박살나지만 카사의 온몸도 피투성이입니다. 화살과, 검과, 불타는 태양의 빛이 카사의 온 몸을 상처입혔으니까요.
그럼에도 카사는 물러나지 않고, 마침내 갑옷을 부수어냅니다. 그리고, 미소를 짓습니다.
이제 이런 짓은 더 못하겠지만요.

의념기

모든 의념을 집중하고, 모든 투기를 끌어올린 카사는 단 한 점만을 노리고 주먹을 뻗습니다.
그 위치는 청망의 심장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청망 역시 막아내기 위해 검을 움직이고, 활을 움직이며 그 공격들을 하나하나 막아냅니다.
막아내도 상관 없습니다. 한 번으로 안 된다면 두 번, 세 번, 수백 번, 반복하면 되니까요.

극맹폭류타 極猛瀑流打

모든 것을 부수는 것 같은, 강대한 폭포를 닮은 주먹을 받아낸 청망의 입에서 혈수가 뿜어나옵니다. 카사는 마침내 마지막 한 대를 내지릅니다.

콰과광!!!!!!!!!!!

그 소리는, 거목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소리입니다.
멀리 밀려난 청망은 입에서 피를 토해냅니다. 선명하게 전해진 충격에 숨을 꺽꺽거리는 청망을 보며 카사는 밝은 미소를 짓습니다.
그러나 이미 카사의 망념은 100을 아득히 돌파한 상황입니다. 망념 봉인 인형이 급히 카사의 망념을 흡수하지만.. 그래도 부족합니다.

화현은 망념량을 체크합니다.

이 화현 76
카사 99(+168)
윤 지아 99(+41)
에미리 46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에미리는 천천히 책을 펼칩니다.

에미리의 세계는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죽고, 이권다툼을 위해 사오토메 社가 나누었던 수많은 영광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찢겨나갔습니다. 그를 막아내기 위해 노력하던 어머니는 '우연히' 범죄에 '휘말려' 죽어버렸고, 첫째 오라비는 '우연히' 게이트를 클로징하지 못해 죽었습니다. 둘째 오라비는 '우연히' 연인과의 치정 싸움에 의해 죽어버렸고 셋째 오라비는 '우연히' 게이트가 붕괴되어 지키던 도중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상복을 벗고, 다시금 입고, 다시 벗고, 다시 입고를 반복하던 에미리에게 다가온 것은 순수한 조의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비록 껍데기로라도 남아있던 '사오토메 사'의 이름을 위해 난생 처음 보던 사람은 자신의 삼촌을 칭하고, 처음 보던 남자는 자신에게 한눈에 반했다며 다가왔습니다.
비록 숨은 막힐지라도 시끄러웠던 식사 시간은 이제 침묵만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에미리를 지키던 야마모토가 갑작스런 심장 마비로 사망하여, 마침내 에미리의 옆에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 에미리는 그때야 진정 눈물을 보였습니다.

사실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우연'이란 것은 이렇게 이뤄지지 않는다고요. 단지 사오토메 오토기라는, 한 사람의 거인이 무너진 것의 여파일 뿐입니다.
게이트가 열리며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뭉쳤지만, 살아남기 위해 더욱 추악해졌습니다. 목숨의 가치가 얼마 되지 않는단 것을 알아버린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에미리는 야마모토의 싸늘한 시체에 몸을 기대어, 눈물을 흘렸습니다. 에미리란 이름의 나비는 단지 정처 없이 떠돌고 있었기에.

가족이란 꽃을 잃고,
요이치란 이름의 꽃을 잃고,
마침내 야마모토란 이름의 꽃마저 지게 되었을 때.

에미리는 드디어 긴긴 가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거대한 나무가 있었습니다. 나무에는 수많은 것들이 걸쳐져 있었습니다. 낡은 곰방대와 코트, 주사기와 메스, 화장품과 리본, 장갑, 안경. 그런.. 에미리의 추억들이 남아있었습니다.
에미리는 나무에 손을 올립니다. 언젠가 모두를 잃었을 때 야마모토는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 아가씨도, 겨울을 아시게 되겠군요.

왜 당신은 이야기 해주지 않았을까요.
왜 당신은 또 미련하게 날 두고 떠났을까요.
당신의 말에, 당신의 행동에 놀라 당황하던 어린 나.
당신이 처음으로 사오토메도, 야마모토도 아닌, 에미리와 토우마의 관계로 해주었던 때의 나.
겨울을 알게 될거라던, 모든 것을 잃기 직전의 나.
그리고 겨울을 알아버린 나.

에미리의 겨울은 '황량함'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계 속에서, 혼자 봄을 기다리게 될 에미리는 잘못 우화한 미련한 나비일 뿐입니다.
불행을 몰고오는, 검은 색을 칠한 나비는 미련하게도 겨울에 우화하여 날아올랐습니다.

에미리는 웃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 웃음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에미리는 웃다가, 웃다가, 웃다가, 멈추어버립니다.
뜨거운 불길 속으로 야마모토를 떠나보내며 에미리는 말합니다.

" 나쁜 사람. "

그는 불 속으로 사라졌고,

" 나쁜 사람. "

그는 다시 에미리를 두고 봄으로 떠나버렸습니다.

" 나쁜 야마모토 씨. "

자신은 이제야 겨울에 남게 되었는데.

" 나쁜 토우마. "

에미리는 마지막 장례를 치르고 회사를 매각한 뒤 세상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마치 이 세상이 질리고야 말았다는 듯.
그리고 그녀가 세상에 돌아왔을 때. 세상은 충격에 휩쌓이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죽어버린 예언자의 목을 들고 사람들 앞에서 밝게 웃었습니다.

" 그대들이 나의 미래를 흐리게 만들었기에, 나도 그대들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었을 뿐이랍니다. "

그리고 수많은 검은 나비들은, 볼리비아를 지워버렸습니다.
최악의 의념 범죄자. 흑접黑蝶 에미리는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에미리는 천천히 손을 뻗습니다.
청망. 청망淸莽. 그 이름답게 아름답던 당신의 미래를 부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에미리는 손을 뻗습니다. 그리고,

의념기

부정합니다.

부정

어디선가 수백마리의 검은 나비가 날아올라 청망의 몸에 올라붙습니다. 나비들은 청망의 몸에 내려앉아 천천히 청망을 갉아먹습니다. 나비가 닿은 곳으로부터 천천히 흩어져 사라지기 시작하는 청망을 에미리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천천히 흩어지고, 사라지며 스스로를 부정당한 청망은 그런 와중에도 활시위를 걸어 에미리에게 쏘아냅니다.
나비 수마리가 날아들어 화살을 감싸자, 그것은 다시금 부정당하여 세상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 돌아가여라. 나는 너와 나의 세상을 기억하지 않으니. "

그리고 에미리는.
누구보다도 슬픈 얼굴로 웃으며 말합니다.

" 나私는, 에미리는 돌아갈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

마침내 나비가 떠나가고 난 자리.
청망은 한 팔이 사라지고, 전신에 피를 흘리면서도 남은 팔로 활을 내려두고 검을 쥐고 있습니다.

" .. 아직. 아직! "

그 목소리는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 이 몸은 쓰러질 수 없다! "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 오라! 이 청망. 마지막까지! 내 불꽃을 불태우리니!! "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 무사의 마지막을 지켜보아라! "

875 나이젤주 (dOOP0Eshhg)

2021-04-30 (불탄다..!) 06:28:03

876 ◆c9lNRrMzaQ (0sVI/nUavo)

2021-04-30 (불탄다..!) 06:32:50

해석 각주 1.
와타시(저)는 에미리가 사오토메란 이름을 버렸지만, 아직도 추억을 그리워한단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와타시의 바로 뒤에 자신을 에미리라 칭하는데 이때 와타시가 아니라 자연스레 영국식 발음으로 에미리로 정정하는 것이 포인트

877 에릭주 (kDOQKl0PQM)

2021-04-30 (불탄다..!) 06:33:04

878 나이젤주 (dOOP0Eshhg)

2021-04-30 (불탄다..!) 06:35:50

어휘력을 잃었습니다

오진다... 오진다... 개쩐다... 🤦‍♀️🤦‍♀️🤦‍♀️

879 에릭주 (kDOQKl0PQM)

2021-04-30 (불탄다..!) 06:37:28

그러게요 진짜 오졌습니다..
겨울을 알게되었군요는 정말 에미리 서사를 관통했다..

880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38:58

:0..
어때..? 내가 진행중에 왜 글이 안 써진다고 했는지.. 혹시.. 이해했니..

881 나이젤주 (dOOP0Eshhg)

2021-04-30 (불탄다..!) 06:40:01

쿨타임 돌고 있었군요
이건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882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41:42

그리고 각주 2긴 한데..
카사가 왜 버려지게 되었는지는 저번에 내가 결혼 연령이 줄어들게 되었다고 했지..? 그거랑 참고해서 보면 좀 더 이해가 될거야. 그리고 게이트는 어떠한 계기 없이 갑작스럽게 열리게 된다는 것도..

883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45:08

각주 3. 에미리의 의념 회와 의념기 '부정'은 '상대를 부정하여 과거로 되돌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의념기로 스스로를 부정한다 한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시간계 의념 사용자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
에미리가 자신의 세계에 갖혔다는 것은 '자신은 아무리 부정하려 하더라도 부정할 수 없지만 타인은 부정함으로서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글을 보면 충분한 도움이 된다.

884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45:27

(길길거리며 내가 너희들의 멘탈을 깨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중)

885 에릭주 (kDOQKl0PQM)

2021-04-30 (불탄다..!) 06:49:30

아..
그런 의미였구나..
영광팟 ㅠ
다들 멋져서 덕질하기 최곱니다 ㅠ
역시 캡틴이다

886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6:49:41

본인 소감....jyp

887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50:15

아직 모먼트 한참 남았음 ㅎ

888 나이젤주 (dOOP0Eshhg)

2021-04-30 (불탄다..!) 06:50:21

멘탈은 대절단 때 깨졋는데
한 대 때리는 줄 알았는데 극맹폭류타를 날리시네용

889 에릭주 (kDOQKl0PQM)

2021-04-30 (불탄다..!) 06:50:28

에미리주가 사망하셨다..

890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50:56

>>886 키워드를 까기 싫으면 다른 서사를 쥐여주어 상대의 멘탈을 흔들어라 - 캐프.D.틴

891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52:23

참고로 저거 길이 공포함 8500자 정도 됨.
진행중에 쓰기에는 내가 어.. 이거 맞나? 이 묘사보다 더 길어져야 하지 않나? 해서 새벽에 깨서 혼자 카사 설정이랑 에미리 설정 조좀조좀해다가 쓰기 시작한 거야.
둘 다 어느정도 서사라는 부분에서 힘들어하는 것도 있어서.. 이건 내가 해석한 캐릭터들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아!

892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6:55:05

To. 야마모토
From. 흑나비된 에미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93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55:45

에미리야 멘탈 많이 아프니..?

894 나이젤주 (dOOP0Eshhg)

2021-04-30 (불탄다..!) 06:57:40

흑접씨가 멘탈이 나간 나머지 유아퇴행을

895 에릭주 (kDOQKl0PQM)

2021-04-30 (불탄다..!) 06:58:59

언제봐도 재밌는 벤츠눈깔 햄스터..

896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6:59:21

지금 진짜 심정.......jyp

897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6:59:32

카사 시작부분 글은.. 내가 이전에 쓰고 있다던 카사 과거사 관련 글이라서 그냥 그거 그대로 복사 + 붙여넣기 한거야.

898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7:00:04

>>896 그래서 캡틴이 멘탈 깨갰다고 했을 때 이런 글이 올거란 상상을 했나요?(마이크

899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7:04:07

그리고 나머지는.. 오후에 또 올라올겁니다. 지금은 좀만 쉬면서 도담받고 싶어..(방전된 캡틴..

900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04:53

>>898 ㅋㅋ아니요(다시머리깸!)

901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05:32

잼마모토를 고소할 것이다
처음부터 그 생각 뿐이었다

902 ◆c9lNRrMzaQ (xBCi7V4uS2)

2021-04-30 (불탄다..!) 07:06:23

왜 죽일까?

903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08:41

바카토우마!!!!!!! 갈거면 에미리를 행복하게 해주고 가란 말이다!!!! 치사하게 혼자가기 있기없기!!!!!!!!

904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09:48

(대충....그래서 >>890은 빨리 요이치 키워드를 더 밝히란 캡틴의 무언의 압박으로 보면 되냔 애옹)(눈물이 난단 애옹......)

905 ◆c9lNRrMzaQ (0sVI/nUavo)

2021-04-30 (불탄다..!) 07:09:56

에미리주의 본심이 나오는 장면입니다. 희귀한 장면이니 다들 잘 보도록 하자

906 에릭주 (kDOQKl0PQM)

2021-04-30 (불탄다..!) 07:10:25

흑흑ㅠ몇번 재탕해도 감동이다
잼마모토씨 ㅠㅠ 아브엘라 ㅠㅠ

907 화현주 (UQjqzjfalM)

2021-04-30 (불탄다..!) 07:10:35

헐~~~~ 영광팟 진짜 모든 영광을 다 누리고 있어!

908 ◆c9lNRrMzaQ (0sVI/nUavo)

2021-04-30 (불탄다..!) 07:10:46

>>904 아니!
난 너가 나에게 키워드를 주지 않으면 오늘과 같은 글들로 언젠가의 너를 흔들수도 있단 내용인걸

909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11:41

>>908 ㅋㅋ조졋다 이건? 빨리 요이치 독백을 써오라는 캡틴의 계시가 분명함 ㅇㅈ하십니가? ㅇㅈ?? ㅇㅇㅈ (실성!)

910 화현주 (UQjqzjfalM)

2021-04-30 (불탄다..!) 07:11:50

협박과 협박이 난무하는 세계

이게 겨울이구나... 카사.. 어린 동생은 추워

911 ◆c9lNRrMzaQ (0sVI/nUavo)

2021-04-30 (불탄다..!) 07:13:10

그래도 간만에 쓰고싶은 글을 쓴단 느낌이라 기분 좋게 썼어!
특히 극맹폭류타는 정말 간만에 쓰는 기분이라 좋았우

912 화현주 (UQjqzjfalM)

2021-04-30 (불탄다..!) 07:14:11

진짜 읽으면서 캡틴 신났다는게 느껴지는 글이었어요! 보는 저도 유열~~~ 하면서 미소지으며 봤다니까요! 그리고 청망의 흐트러진 모습 섹시~~~♡

913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15:41

근데 사실 요이치쪽 키워드 일부는 화현이 손 치료하면서 살짝 깠었어요 (대충 수정레스를 본다)(실성함)

914 ◆c9lNRrMzaQ (0sVI/nUavo)

2021-04-30 (불탄다..!) 07:15:54

청망이 흐트러진건가요?
- 저래도 일류무사라 방심하면 바로 뎅겅이야

915 ◆c9lNRrMzaQ (0sVI/nUavo)

2021-04-30 (불탄다..!) 07:16:15

>>913 (그 겨울)

916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16:43

청망아...너도 이제 요이치의 여름을 보러가는거다...(비장!)

917 ◆c9lNRrMzaQ (0sVI/nUavo)

2021-04-30 (불탄다..!) 07:17:19

약간 에미리주의 느낌이 달라진 느낌이야

918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17:25

>>915

919 에미리주 (tskH5gvoA6)

2021-04-30 (불탄다..!) 07:18:24

저는 여전히 저입니다
그냥....자기전에 프리즘쑈를 5연속 봐서 그럼ㅋㅋ(실성!)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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