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에 휘날려 흔들흔들, 힘없이 떨어지는 꽃잎들과 함께. " " 나 역시도 흔들려버려, 그저 가여삐 쓰러지는 꽃 한 송이가 되었죠. " " 봄이 그리워, 그 깊은 꿈을 사랑해 추억하노라면. " " 나의 겨울은 유독 시리고도 외로워, 몸을 말고 말았답니다. " - 흑접黑蝶 에미리. 낙화落花
"그런가요? 좋네요" 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요. 라는 말을 합니다. 아마도 트뤼플 쪽 같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걸 계획할 모양입니다. 동글동글하니 쏙 들어가는 건 차에도 어울리지요. 안에 잼류를 넣는다거나 하면 재미도 있으니까요.
"맞아요. 같은 레드인데도 회사마다 색이 묘하게 다르더라고요." 이 레드는 쨍한데 저 레드는 은근 맑은 느낌이기도 하고.. 라는 말을 하면서 안에 들어와서 에미리가 무엇을 찾는지에 대해서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운이 좋게도 재고가 남아있었습니다. 그것도 유통기한이 매우 길게 남은 게 말이지요. 짙게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도 그랬지만 한국어로 색을 표현해놓은 이름? 그런 게 재미있어서 오묘한 웃음기를 지었습니다.
"색의 이름.. 이라 하나요." 독특하네요? 라고 말하며 손등에 슥슥 테스터를 발라봅니다. 확실히 진하게 올라오지 않으면서 톡톡 올라오는 색감이 어울립니다. 그러면 에미리가 추천한다는 것은 이 종류를 써와서 그런 걸까요? 에미리도 이 종류를 쓰나요? 라면서 색을 유심히 보며 1호를 집어들곤 이 종류...? 라고 확신없는 말을 합니아.
>>896 (대충 임시스레때 돌렸던 일상을 다시 본다)(납득함) 솔직히 마도일본 때 요이치 묘사만 봐도 이상과는 좀 많이 거리가 멀게 쓰긴 했었어요....🤦♀️ 현실 상징 맞음 진짜로 맞음....당시 썼던 레스 그대로 위키에 옮겨놨는데 마지막 말풍선 이제는 탐정을 완전히 내려놓고 본인(현실)을 봐달란 뜻일 확률 200%.....
>>898 (대충 연성 끝내시면 푹 쉬셔야 한다는 앩옹.....😭)
>>906 지금 거의 절판되가는 에뛰드 밀키컬렉션입니다~~😉✌️ 아이스크림 전혀 아니에요 섀도우 팔레트에요!!!
>>913 과연 진짜로 탐정을 좋아할지는...🤔 얘 real 공고 나와서 각종 알바 하고 다니느라 바쁘던 애인데 소설같은데 완전 빠져있을 것 같진 않은거에요ㅋㅋㅠ 적당히 여친따라 보고 좋아해하고 재밌어하는 그런 정도....? 진짜 현실주의맨임.....지독히도 현실주의.....이상에 젖어있을 애는 아닙니다......
사오토메 에미리 '이정표' 말 그대로 어디로라도 이동할 수 있는 이정표. 다만 그 길이 '미야모토 준 - 이상'(미약한 것에서부터 이루어내는 완성. 탐정의 길. 이상)이냐 '요이치 - 현실'(현실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모습. 재능도, 재산도 미약한 요이치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동경과 응원밖에 없기 때문에 에미리의 현실을 상징함)'야마모토 토우마 - 미련'(만약 그때 이 사람이 이렇게 했더라면, 그가 조금 더 친절히 대해주었으면 하는 과정에서 생겨버린 방어기재.)란 점에서 재밌는 해석이 되지.
에미리는 미야모토 준을 동경하지만, 그와 완전히 닮길 바라진 않고 있으며. 에미리는 요이치를 사랑했지만 이미 그는 시간 속에 묻어두었기에(무엇보다도 자신의 의념이 되돌아감을 상징하는 회라는 점 + 가장 힘이 강한 의념 각성 시기에 오히려 요이치를 두 번 죽여버림) 결국 닳고 닳은 에미리의 현실이 되어버린 거고. 에미리는 야마모토 토우마를 그렇기에 증오한 거라고 할 수 있어. 사실 지금 느끼는 호감도도 자기 스스로는 사랑보다는 '야마모토 토우마가 가지고 있는 기억. 즉 미야모토 준을 좋아했던 어린 에미리, 요이치를 사랑했고 그를 떠나보낸 시기의 에미리, 그리고 그 어떤 의지점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의지점을 발견한 에미리.' 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혼란스러워 한다는 해석이 돼.
에미리가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이유? 간단해. 스스로의 이상이 '되돌리고, 되돌려, 결국 돌아가고 말 것이다.'인 애에게 '미래'를 상징하는 이상이 어울릴리가 없지.
나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런 최면을 머릿속으로 되새기길 반복했다. 한 달 가량의 짧은 훈련을 거친 뒤 화현이 학원도로 오며 했던 생각이었다. 손에는 펜을 들고, 남은 한 손에는 큰 스캐치북을 든 채로 화현은 이후 이뤄질 풍경들을 상상했다. 주위에는 쟁쟁한 애들도 많았다. 아주 어린 나이에 의념을 각성하여 가디언의 자질이 있다고 언론에서 띄워주던 애, 전국대회의 1등을 심심찮게 차지하던 애. 그런 애들을 보면서 화현은 다시금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사실 여전히 이 상황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당장 고입을 준비하던 화현에게 있었던 각성. 그것도 늦은 나이에 이뤄진 각성이란 점에서 고민을 했다. 이대로 의념을 봉인하고 일반인으로 살아갈지, 아니면 어려운 꿈이라도 꿔볼지. 화현이 선택한 것은 후자의 일이였다. 걱정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고, 만화책을 보며 시시덕거리던 녀석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 뒤에 화현은 가디언 아카데미로 향했다. 배 위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화현은 물결치는 파도를 빤히 바라봤다. 유독 손이 근질근질했다. 시끄러운 주위 풍경이 솔직히 맘에 들진 않았지만 화현은 빤히 요동치는 파도를 바라보는 것으로 흐르지 않던 시간을 떼웠다. 곧 시끄러운 소음이 한 순간에 정적으로 물들었다. 그 상황에 화현 역시 고개를 살짝 돌렸다. 배의 갑판을 차지한 사람은 화현에게도 익숙한 사람이었다. 미야모토 준. 자신에게 가디언 아카데미의 명함을 주었던 스카우터의 눈을 잠시 바라보던 화현은 다시 흥미를 잃고 파도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그런 화현의 시선을 신경 쓰는지 마는지 준은 목을 가다듬더니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었다. 처음은 지루한 연설로 시작되었다.
“ 먼저 이 배에 타게 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가디언의 자질을 가지고 있음이다. ”
로 시작한 연설은 시끄럽던 애들의 시선을 모을 만큼 강렬했다. 화현도 무의식적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을 만큼, 선명한 목소리는 그만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흥미를 가지고 눈길을 돌리게 되었을 즈음, 준은 손을 튕겼다. 허공에서 천천히 만들어지는 안내문에는 ‘동북아시아 3교 아카데미 설명문’이란 글이 적혀있었다.
“ 아마 말이 길어봐야 좋아하는 녀석들은 없겠지. 요컨대 선택의 시간이라는 거다. 너희들이 어느 학교에서 배우고, 어느 학교에서 자랄지에 대해 선택할 시간이지. ”
서류를 살폈다. 역시 신 한국의 사람이기 때문인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청월고등학교의 안내문이었다. 빼곡하게 채워진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설명과 일 년에 얼만큼의 지원이 들어가는지. 그리고 왜 청월이 명문 학교라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빼곡이 적혀있었다. 화현은 서류를 넘겨 다음으로 넘어갔다. 자신과 청월은 어울리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 글쌔요. 야마모토 씨. 그거 아시나요? " " 아무런 욕심도 가지지 않던 어떤 아가씨는, 유독 가지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답니다. " " 그래서 물으려 한답니다. 야마모토 씨. 아니 - " " '토우마' 씨. 당신을 가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