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란 그런 것이지. 다름을 이해하기보다 같음을 우선시하고 공통점을 당연시하지만 차이점을 혐오하는 인간들로 가득한 세상. " " 악. 악같은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나는 피해자임과 동시에 가해자니까. 그것도 아주 지독한 가해자 말야. " " 그러니까 물으려고 해 친구들. 내 어머니와 아버지의 살은 부드럽던? 그렇게나 날카로운 칼로 후벼파는 것이 즐거웠어? 그저 너희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내 고리를 부수더니 이제는 나마저 이 세상과 격리하려 하는 거야? " - 세스비에트의 악몽 연바다, 이종족 해방 전쟁 중.
"뭔가.. 이상하네요.." 다림은 천천히 걷고 있었습니다. 안색이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지만.. 그러다가 뒷골목에서 뭔가 브시럭부시럭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천천히 그쪽으로 가자. 쓰레기통에서 팡! 하고 뛰쳐나온 카사(댕모드인지 닝겐모드인지는..?)를 보고는
"???" 같은 표정을 짓네요
"카사 양?" 눈을 살짝 동그랗게 뜨면서 말해보려 합니다. 근데 카사가 도망가면 다림은 못 잡아요.. 카사 양.. 어째서 쓰레기통에? 라고 고개를 갸웃합니다.
"혹시 누가 뭐 버리기라도 했나요?" 소중히 여긴 게 갈갈이 찢겨서 버려졌으면 그거 찾으려고 뒤진 적 있었으려나.
언제 막 싸웠다고 또 시비냐!!!!!!!! 이 정도는 알아볼 머리는 간신히 된 카사! 황당함에 입이 쩌억 벌어진다! 마침표도 안 쓴다!
"나 뭘로 보는 거야!! 파티정도는 있거든!!!"
자존심 상한 듯, 윗몸을 합, 하고 일으켜, 잔뜩 부풀어 오른 상태로 손목을 치켜든다. 봐바! 하고 에릭의 얼굴에 들이미는 가디언 칩. 지아와 에미리에게서 온 메세지가 짠, 하고 떠 있다! 다시 손목을 회수하는 카사의 얼굴은 워낙 의기양양했다.
"흥! 내가 그때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오해... 아니, 오산! 오산이야!"
마지막으로 힘껏 혀를 내밀어 에릭에게 치명타(?)를 내는 카사! 거기에 최근 공부도 빡세게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영성에 스탯 투자에 정당성을 넣으려는 카사주의 밑밥! 카사는 그런 자기 자신이 워낙 자랑스러운 지 가슴께를 탕탕 주먹으로 쳤다. 좋아, 반걱시작이다! 카사는 주먹을 꾸욱, 쥐었다!
"너야 말로 추하게 팔 뜯기는 거 아냐?? 흠흠, 든든히 잘 지켜줄 내가 없어서 곤란하겠네~!"
갑작스런 칭찬(?)에 어리둥절하는 모습이지만, 이내 굳게 고개를 끄덕인다. 저번에 같이 싸운 적이 있었으니까, 그때 본 것을 생각하면, 음! 확실히 강한 편이지! 바람이 막 휘잉하고 후와악 하고 막.
"아니 왜 자꾸 시비야, 진짜!! 그냥 편지가 편한 거거든?! 네가 뭔 상관이야!!"
지금 싸움 거는 거냐?! 다시 싸우겠다는 거냐?! 보건실에 그렇게 다시 가고 싶어 엉?!? 누가 너 따위 심부름 할까보다!! 하고 몸을 낮추는 게,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는 것을 연상케한다. 고로의 집사인 에릭이라면 바로 연관성을 지을수도 있을 정도로. 아예 신성한 성학교 예배당에서 싸움을 일으킬 생각인지, 전투태세를 준비하던 카사. 예배당에게는 운이 좋게도, 툭, 바닥에 떨어진 물건에 멈칫, 눈이 동그랗게 뜨여진다.
"어? 이거..."
그거다! 그, 그거! 저번에 포기했던 그거! 스윽, 조심스레 책을 주워서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 에릭의 츤츤에 다시 얼굴이 구겨진다.
"쓸꺼거든! 아아주 고맙다, 바보야!"
주는 것에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할지, 에릭의 버리는 듯한 말투에 화를 내야 할지 혼란스러운 것일까? 결국 똑같이 틱틱거리면서도 소중하게 받아든다. 물론 끝에 바보라 부르는 것은 필수다. 너도 바보라 불리니 기분 좋냐, 바보야!
"나 사정 많아?! 아, 아니. 말안해도 강해질꺼거든?! 이, 이...."
지아는 말야!! 자세한 거 몰라도 내가 지킬꺼고!! 자쯩난다! 아는 말만 계속 일해라, 절해라(?)하고! 자꾸 할멈에게 이상하게 집착하고!! 뭐라고 불러야 할지, 머리를 굴리는 카사. 공부가 빛을 발한다.
버린 음식도 음식인데, 탈은 왜나? 역시 인간들은 이상해, 라는 얼굴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쯧쯔! 섬세한 닝겐녀석들!! 흙도 더럽다고 안 먹겠어 떼잉!
"응? 응! 무슨 일 있어? 왜 그래?"
끄덕끄덕, 일단 다림의 말에 긍정하면서도 고개를 기울인다. 왜 그래애? 또 어떤 나쁜 자전거가 공격했어? 역시 그때 확! 그 자전거를 분질러 버렸어야 했는 데! 오늘따라 상태가 안좋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듯, 재잘재잘 복수를 얘기하던 카사, 그러다가 다림의 엄격한 표정을 보아버린다.
파블로브의 개마냥, 본능적으로 주눅이 든 모습의 카사. 흔들리는 동공으로 다림을 올려다 보는게, 없는 귀가 추욱 늘어진 모습이 보일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히 핫도그를 입에 쑤셔넣으려는 찰나, 다림의 말에 딱딱히 굳는다.
"엑?! 어째서?! 핫도그 사주는 건 좋지만...!"
아깝다고!! 그냥 이것도 먹고 핫도그도 사주면 안돼?? 하고 협상을 시도하려한다! 인텔리카사!
"....건강한 사람은 괜찮겠지요.." 예를 들자면 ㅊ으로 시작하는 모 분이라던가. ㅎ으로 끝나는 모 분이라던가 깡패멋쟁이라던가.. 정도면 인정하지만 카사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다림주의 의견을 다림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다림은 카사가 무슨 일 있냐라던가, 복수를 이야기하는 카사를 봅니다.
"복수..하려면 스스로를 박살내야 할지도..." 애매모호한 것을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다림은 카사의 주눅든 모습을 보며 희미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카사 양의 그 꼬질함.. 안돼요 안돼.." 뽀송뽀송하게 씻겨도 되나요? 라고 말하려 합니다. 꼬질꼬질한 카사를 씻기겠다는 의무감이 있을까요? 협상하려는 카사를 바라보면서
"안돼요★" 단호합니다. 단호박도 아니면서... 기숙사에서 씻긴 다음에 식당가에 데려가면 딱 맞으려나. 라는 생각도 하고 있을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