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젤도 신체 S의 스테이더스를 발휘할 수 있을 만큼 의념을 담아 액자를 후려팬 건 아니었으니까, 아마 괜찮지 않을까.
"저 정도에 부서지면 아마 다른 고학년들은 못 버틸 거에요-"
눈앞에 공격 같은 위협이 다가오는 순간 의념을 끌어모아 필살권을 때려박는 사람도 있는 거 아닐까. 그에 비하면 아직 레벨 한 자릿수인데다 여실한 실전부족인 나이젤은 괜찮다. 아마도. 그리고 웃음소리에 이은 칼 뽑는 소리에 같이 놀랐을까.
"...오니잔슈 씨한테 먹일 진짜 유령은 여기 없는걸요."
라고 진정하고 나선 태연한 척 농담을 한다. 마이크로 한 거였구나. 음질 좋네. 아무튼 촛불 불빛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검 집어넣는 손을 보고 나이젤은 다시 주변을 경계하면서 걷기 시작했다. 이런 건 경계해도 못 막는 게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경계하게 되는 게 사람의 심리다. 그리고 어김없이 뭔가 일어났다. 나이젤은... 갑자기 발목을 휘감는 무언가의 감촉을 느끼며 저택 복도에 나뒹굴었다!
"...!"
와당탕! 뭔가, 뭔가 묶었다. 나이젤은 당황해서 풀어내려는 듯 넘어진 채로 다리를 더듬었다. 하지만 만져지는 건 아무것도 묶여 있지 않은 다리와 차가운 돌바닥뿐. 구석까지 밀려 있는 낡은 붉은색 카펫은 이곳까지 뻗었다고 하기엔 너무 멀리 있는 것이었겠지.
다음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1 강화된 천장. 천장의 금에서 차갑고 썩은내를 풍기는 액체가 바로 앞에 툭 떨어진다 2 실내인데 왠 바람 한 줄기가 오싹하게 뒷목을 스치고 지나간다 3 갑자기 와장창 소리와 지나온 뒷쪽의 창문이 깨진다 4 사람 크기의 물체가 아래에 있는 듯 둥글게 부푼 카펫이 묘하게 움직인 기분이 든다 5 당신의 발목을 결초보복☆ 6 아무도 없는데 갑자기 복도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0 복도의 촛불이 꺼지며 한 줄기 연기만 남긴다 .dice 0 6. = 6
둘 사이에 있던 일은 온전히 지아에게 털어놓기는 아직 두 사람의 거리가 있었고, 개인적인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만큼 하루 혼자서 다 털어놓는 것은 애매했다. 그렇기에 쿠키를 내려놓으며 자리에 앉은 하루가 '감사해요' 라는 말과 함께 쥬스를 한모금 마신 후 차분하게 대답을 돌려준다.
" 두사람 사이에 좀 의견 충돌이 일어났을 뿐이에요. 카사는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몰랐는데, 제가 하고 있었고... 그걸 말했고, 충돌이 생겼어요. 그래서 둘이 다투게 된거죠. 가치관 문제라고 하면 될까요... "
두루뭉실하게 이야기를 해준 하루는 목이 마른지 다시 쥬스를 한모금 마시며 지아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하는 것은 카사와도 어느정도 관계가 있는 것이 확실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을 이어간다.
" 저와 카사의 가치관이 부딪쳤고, 그게 싸움이 된거에요. 의견 충돌이죠. 그래서 ... 카사가 집을, 기숙사를 나갔네요. 찾지 말라면서 나갔으니 지금도 어딘가에서 돌아다니고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찾아나서면 화를 더 키울 것 같으니 일단 찾는 건 보류한 상태에요. "
설명이 됐을까요? 하는 눈으로 지아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덤덤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하루 역시 카사를 걱정하고 있다는 듯.
저번에 화현이 마지막으로 한 짚도 농가의 재산인데 마음대로 써냐는 말에 큰실수라고 느끼고 바로 해당 구역 주인에게 가서 사죄의 의미로 절을 한 다음 온갖 잡일거리를 해서 어느정도는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허락 받았다.(일상이니까 넘어갔다는 식으루!) 이렇게저렇게 도움을 받아서 짚으로 만든 움집에서 누워있다가 참새 같은 새떼들이 농작물을 습격하자 자리에서 박차 뛰쳐나온다.
"후우우우웁"
숨을 크게 들이마셔서 눈에 보일정도로 가슴이 부풀어 오르게 한 다음 그대로 내짖은다.
갈!"
큰 소리와 함께 새들이 푸드덕 거리며 하늘을 날아오른다. 옛 성현(3시간전)이 말하기를 나는 살아있는 허수아비다.
농업 구역에 가는 일은 적었습니다. 농업 구역에서 운이 좋아봐야 개구리를 발견하거나.. 큰 새를 발견한다거나.. 올해 내내 있어야 수확량 대박이던가. 하지만 이번엔 그냥 산책조로 좀 멀리까지 나가려 했기에 농업구역까지 향하게 되었습니다.
"윽.." 꾸짖는 소리에 온갖 새가 날아가는 광경을 보자. 성현씨가 보였습니다. 어라. 저건... 마치 허수아비같은데.. 사실 성능만 보면 캔 찰캉찰캉이 더 어울릴 것 같지만. 그거를 보고는 다가가려 하나요? 오늘은 답지않게 목티를 입었지만 붕대는 슬쩍 보였을 겁니다. 말하는 데에는 별 문제없지만 크게 움직이는 건 조금 곤란하니까요.
다들 안녕이야~ 성현이 볼때마다 어째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거야........ㅋㅋ큐ㅠㅠㅠㅠ >>307 조금 더 목소리가 높은 편이더라요! 성우분이 애초에 진로 결정한게 죠죠 6부보고서 라는데... 스테이지에서 울고 저도 울고.... >>309 냉장고도 털고... 문앞에 모르는 사람 지나가면 컹컹 짓고.... 후안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검은 옷에 털 묻이고........ ....왜 안 쫒아냈지..?
카사가 직접 말한 적은 아마도 없었던 것 같지만, 그냥 같이 친하게 이리저리 다니다보면 사람의 감이라는게 자연히 느끼기 마련이다. 이 아이의 살아온 환경은 보통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나는 부러 말하지 않았고, 카사의 행동스타일에 최대한 맞추는 것을 택했다. 결국 어울리지 않는것을 강요하면 스트레스로 다가올테니까.
"...게다가, 지금은 악천후네요."
빨리 찾지 않으면 카사가 감기가 걸린다 수준의 이야기는 아니고, 적어도 동물적인 감으로 감쪽같이 하루양을 피해다닐게 뻔한 상황에서 어디로 갔을지 미리 예측하며 찾아봐야 할 것이다. 거기다 이런 악천후라면 카사쪽이 훨씬 더 유리하겠지.